지행옥 교수 전남대학교 의과 대학
총동창회에서 ‘자랑스런 동문상 수상’
징흥신문/281호/ 2003년 6월 5일
지난 5월 24일 오후 7시, 광주 신양파크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 '2003년 전남의대 총동창회 정기총회'에서 한양대 의대 지행옥교수(62세)가 자랑스런 동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전남의대 출신의 동문은 무려 6천여 명. 이 중에서 지행옥교수는 학술부분에서 큰 업적을 일구어 후진들의 귀감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전남의대의 명예와 동문들의 위상 정립에 크게 기여한 공으로 '자랑스런 동문'으로 선정되어 이날 500여 명의 동문들이 지켜본 가운데 영예의 상을 수상한 것.
사실 지행옥교수(관산읍 동촌 출신)는 지난 66년 전남의대를 졸업한 이후부터 오늘날까지 무려 38년 동안 치료비가 없는 심장병 환자를 무료진료·치료해 온 사랑의 실천으로 한국의 '가난한 심장병 환자의 아버지', '인술의 성자'로까지 알려져 온 분이다. 특히 그는 지난 96,7년부터서는 치료비 없는 환자를 기다리지 않고 전국의 '의료 오지'를 돌아다니며 사랑의 시술이 필요한 환자를 찾아 나서 거의 해마다 작게는 4,50여명, 많게는 6,70여 명의 어린이 심장병 환자가 건강을 되찾도록 도와 왔다. 근년 들어서는 하나 둘씩 동참하는 동료, 후배들이 생겨 심장병뿐만 아니라 류마티스 등 다양한 무료진료도 추진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리병원장 시절, 외국인 노동자 무료검진
지난 해 10월에는 본지와 장흥군청 등에 심장병으로 고통받는 이웃들이 있으면 꼭 연락해달라는 서신을 보내 3,40명의 지역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도 했던 지교수는 "얼마 전 어느 고향 분이 폐암과 임파선 등 합병증에 걸려, 수술 시기를 놓쳐 타계하고 말았다는 말을 누군가로 듣고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했다"며 "굳이 심장병 환자가 아닌 다른 고질병으로 낫기 어려운 환자가 있어 연락 해주면 최선을 다해 선후배, 동료의사들에게 알선해 수술을 쉽게 받을 수 있게 한다든지 건강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양대 의과대 부교수로 재직하며 독일 바드웬하우젠 심장센터 스태프로 있던 84년, 800g짜리 여아의 심장병 수술에 성공, 세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또 92년에는 폐결핵으로 호흡이 곤란할 만큼 좁혀진 32세의 여자환자의 기관지를 7.5㎝길이로 절제하고 다시 이어주는 대형 기관지재건수술(현재까지 외국에서 기관지 절개수술의 경우 6.5㎝가 가장 길어 이 분야에서 세계기록을 갱신한 셈이다)을 성공시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심장병 수술 등 국내 흉부외과수술에서 손꼽히는 권위자로 잘 알려져 있는 지교수는 지난 99년에는 대한흉부외과학회장을 맡기도 했으며, 지난 2월 28일부터는 구리병원장 봉직을 마치고 다시 한양대학교 의대교수로 돌아와 인술활동에 여념이 없다.
지행옥 박사 38년동안 700여명
불우 심장병 환자 무료 검진·치료
지교수의 이러한 지고지순한 사랑의 실천은 나이가 들어도 끊이지 않고 있다. 흉부 및 심장혈관외과 전문의로서 한양대 부속병원 흉부외과 과장 겸 겸임교수로 재직하다 한양대 구리병원장(4대)으로 봉직한 것이 지난 2001년 3월이었다.
지교수는 구리병원장이 된 바로 그 해 4월부터 매달 셋째주 일요일에 정기적으로 성동 공단지역의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해 정기 무료건강진단을 실시해 온 것을 비롯, 동년 5월 31일에는 자신의 회갑기념일 행사 대신 '심장병 환자 및 외국인근로자 돕기 후원의 밤' 행사를 열 정도로 불우한 심장병 환자 무료 치료에 열정을 보여 올 정도였다.
지행옥 교수는 그동안 40여년 가까이 각종 의료봉사활동을 펴 오면서 특히 지난 98년부터 한국심장재단은 물론 '사랑 실은 교통봉사대'와 연계, 틈만 나면 약사출신인 부인 김숙자씨와 함께 본격적으로 전국의 불우 심장병아동 진료에 나서는 열정을 보여왔는데, 그가 지금까지 무료 진료와 수술한 심장병 환자만도 전국에 6,7백여 명을 헤아린다고 한다.
□구리병원장 때 불우한 외국인 노동자 무료검진도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기도 한 그의 이런 인술은 처음에는 가난한 환자를 한국심장병재단에 추천, 무료치료를 알선해주는 일로부터 시작됐다.
그러다 88년, 지교수의 고향이기도 한 장흥지역 주민들에게 수백 통의 편지를 보내 "심장병 증세는 이런 식으로 나타나니 제가 방문했을 때 심장병 의심이 가는 분들은 꼭 얘기해 달라"는 사연을 전한 뒤 지역을 방문, 50여명의 어린이 심장병 환자의 무료진료와 수술을 받도록 해주면서 지역에 큰 감동을 주기도 했다.
그 이후 지교수는 2000년부터 장흥지역뿐만 아니라 해남 진도 지역에서도 (사) 한국해외입양인후원회(총장 민경완)과 손잡고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으면서 가정형편이 어려워 수술을 받지 못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해남-진도지역 선천성 심장병 환자 무료 검진, 치료운동을 펼쳐 이곳 지역사회에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지난 90년 12월에는, 심실중격결손증이란 선천성 심장병을 앓아 온 중국 연길시에 사는 동포 임수길씨 차남 임호군(2)을 한국심장재단의 도움으로 지교수가 무료수술을 단행, 각 언론매체가 미담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지교수는 98년 우연히 초등학교 동창회에서 '심장병어린이 돕기운동'으로 유명한 '사랑실은 택시봉사대' 손삼호(60)회장을 만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불우 아동 심장병 환자 돕기운동에 나서게 된다. 서로 동창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두 사람은 곧바로 의기가 투합, 지교수는 손회장으로부터 수술이 필요한 어려운 환자들을 알선받는 것은 물론, 전국 각지를 돌아다닐 수 있도록 교통편의를 지원 받기에 이른 것이다.
―불우 신장병 환자 무료 치료 봉사하게 된 특별한 이유라도 있으신지요.
▲심장병은 평소에는 증세가 잘 나타나지 않는 특성 때문에 병이 악화되도록 몰랐다가 검진을 받고 나서야 후회합니다. 또 뒤늦게 나타나는 증상도 다양, 자신도 모른 가운데 악화되어 사망에 이르기도 해서 무엇보다 조기발견이 중요합니다.
이런 환자들을 보면 안타깝기만 하죠. 더구나 많은 치료비로 고민하는 환자를 보면 더욱 안타깝고 해서, 나라도 도와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이들을 돕는 길을 생각하다가, 우선 불우 어린이부터 무료검진 치료를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누구나 쉽게 봉사를 생각하지만, 행동이 따르지 않는 봉사는 무의미합니다. 또 남을 돕는 것은 자신을 돕는 것이고 그만큼 자신이 행복해지는 길이므로 이 보다 고마운 일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봉사는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
―한양대 구리병원장으로 재직하면서도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무료검진을 시작했는데
▲공단 외국인 근로자 무료검진은, 제가 병원장으로 취임하자마자 사회복지관의 한 담당자가 의료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성수공단 외국인 근로자들을 딱하게 여기고 제게 도움을 요청해 와 이뤄진 것입니다. 당시 성수공단 외국인 근로자들의 경우, 불법 체류·취업 등 신분상의 문제로 변변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었지요. 첫 번째 실시한 외국인 근로자 무료 검진에 대한 반응이 좋아 그 다음 달부터는 아예 매달 셋째주 일요일마다 정기적인 진료활동을 전개했습니다. 그리고 그들 모두의 건강상태가 의외로 좋지 않는데다 한결같이 생활이 매우 열악, 아파도 치료받을 엄두도 못 내고 병원 측의 치료비 부담이 커, 그들을 돕기위해 제 회갑연 대신 '가난한 심장병 환자 및 소외 받는 외
국인 노동자를 위한 후원의 밤' 행사를 열었습니다.
당시 김옥두 의원님을 비롯해서 임향순향우회장, 위성복 조흥은행장, 김봉균 장흥중고동문회장 등 많은 고향 분들의 성원과 도움이 컸습니다. 외국 사람들을 잘 보살피고 그들에 대한 건가에 도움 주는 일은 국가이미지 제고에도 중요하여 우리 병원 측에서는 정성을 다해 그들을 돕는 일을 계속한 것이지요.
□남은 여생도 정성껏 불우환자 돕기운동 펼칠 터
-앞으로 계획은
▲제 목숨이 다하고 능력이 다하는 날까지 심장병환자들에 대한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것입니다. 이것은 하느님이 제게 부여한 소명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영세가정 환자, 불우 아동의 무료진료와 수술을 통해 이들에게 삶의 의욕을 되찾아주는 일은 하느님이 제게 부여한 은혜요, 축복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1일부터 다시 한양대학교 의대 교수로 되돌아 온 지교수는 "의사의 참 사명은 조건없이 생명을 살리는데 있으며, 봉사라는 것은 행동으로 옮겨지는 봉사가 될 때 아름다운 것"이라면서 "앞으로 내 생명이 다할 때까지 가난하고 소외된 환자들을 돕는 일에 최선을 다항 생각"이라고 말했다.
거듭해서 고향의 심장병, 고질병 환장들을 적극 돕겠다며, 다른 것은 다 그만두라도 이 점만은 널리 홍보해 달라고 부탁하는 노교수인 지행옥박사를 지켜보며, '의술로 세상을 구한다(仁術濟世)'는 말의 진정한 의미를 떠올릴 수 있었다.
/지행옥 교수의 연락처는 장흥신문사로 문의.
<주요 프로필>
▲1941년 장흥 관산 동촌리 생 ▲전남의대 졸(96).醫博(75) ▲독일 Dusseldorf의과대학, 심장혈관 외과학교실, 독일 Herzzentrum NRW Bad Oeynhausen에서 Oberarzt ▲대한흉부학회·대한순환기학회·독일흉부 및 심장혈관외과학회·범태평양아세아흉부외과학회·대한미세수술학회 이사 ▲대한응급의학평의회·세계심장이식학회 회원 ▲세계심장 및 혈관외과학회정회원 ▲대한흉부외과학회상임이사역임 ▲대한흉부외과학회회장 역임▲한양대학교 의과대학 흉부외과 과장 및 주임교수 역임 ▲한양대학 구리병원장 역임(01.0303.02) ▲현 한양대학의과대학 교수 ▲저서: <최신 흉부외과학(공저)> <나의 건강비결(우신사)> <고혈압과 운동(독일 책) 번역> <센 쥬드 판박의 혈류역학적 고찰>외 논문 국내 148편. 국외 2편
▲수상: 논문 국내 148편, 국외 2편 ▲ 수상: 대한의학협회 공로상(94), 한국심장재단 감사폐, 우수논문상 (96.한양대학교총장), 자랑스런 출향인상(99.장흥신문), 자랑스런 장흥인(02.재경향우회), 국민화합연합 봉사상(00), 자랑스런 동문상(03.전남의대 총동문회)등 십수회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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