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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2 종주기 14구간(화방재-사길령-태백산-부소봉-깃대배기봉--신선봉--곰넘이재-구룡산-도래기재)
1.일시: 2016년 6월 24일 금요일~6월 25일 토요일
2.참가인원: 전과동
3.날씨: 비가 오락가락하며 전날에도 장마비가 왔었는데, 다행히 등산 당일에는 비가 소강 상태다. 화방재에서 태백산 오름길은 세찬 바람과 좌우 풀숲에 머금은 빗방울로 인해 금새 등산화를 적시고 급기야는 등산화 안으로 물이 침범했다. 태백산은 정말이지 오뉴월에 눈이 내릴 것 같이 손이 곱을 정도로 춥고 바람이 거셌다.
4.산행거리 및 시간
이제 35km정도의 거리는 휘파람 불며 갈 수준이 된건지, 아니면 gps 오류로 여기 표시된 거리에서 10km 정도를 빼야 맞는건지 모르겠다.
아무튼 기계가 그렇다니 믿을 수밖에!
gps 괘적수가 37,000개를 넘어서면 이 기계는 우리가 지나온 괘적을 그림으로 보여주지 않는다.
총 괘적수가 42,000개이니 발기 발기 찢을 수밖에!
총 걸린 시간이 정확하게 12시간 14분이다. 먹고 놀구 천제단에서 지체한 시간 포함이다.
점점 우리의 안빈낙도회원들이 대간의 길에 순탄하게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
가상하고 가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태백터미널 안의 전경.
아무도 없다. 커피도 먹고 우리를 움직이게 하고 최후로 남은 뱃속의 찌꺼기도 버리고 여유롭게 행장을 꾸린다.
택시기사는 우리를 어둠의 긴 터널 속으로 던져넣고는 쏜살같이 꽁무니를 내뺀다.
오면서 할증에 대해 기사에게 물어보니 동네마다 할증율이 다 틀리다고 한다. 이 기준은 태백시에서 정해논 것이라 어쩔 수가 없다는 얘기다.
할증 구간이 정해진 구간으로 들어서니 정말로 도로변에 할증 구간이라는 팻말이 서 있다. 이 기사 양반 할증 구간 지나갈 때 잽싸게할증버튼을 누른다.
gs칼택스 바로 옆 간판이 서있는 자리 뒤로 대간길이 열려 있다.
신새벽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사길령 도착. 사길령은 경상도에서 강원도로 들어오는 관문으로 보부상들이 수백명씩 대열을 이뤄 넘어 다녔다고 한다.
우린 새벽부터 6,000원을 벌고 들어간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듯이 일찍 일어나는 인간이 돈을 잡는다.
6,000원이면 소주가 6병이다. 새벽 시작이 좋다!
산령각은 사길령을 오가며 장사하던 보부상들의 안녕과 장사 번영을 위해 세우고, 매년 음력 사월 보름에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보부상이 해체되고 태백시 혈리에 사는 주민들이 산령각계란 이름으로 매년 제를 지내고 있다고 한다.
현재 산령각계회에 보관중인 천금록은 200여년 동안 보부상들이 제사를 지낸 기록으로 우리나라에 유래가 없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한다.
어째 빨간 손이 나와 있노?
뒤에 누고?
사길령에서 2km 주파!
이곳이 사길령 그리고 유일사 태백산 천제단으로 가는 삼거리 갈림길이다.
1935년 순일이라는 비구니가 이터를 지키다 떠나고 터만 남은 자리에 1959년 한 불자가 이곳에서 백일기도중 원효와 의상대사가 현몽해서 크게 기뻐하여 다시 불사를 일으켜 지금의 유일사가 되었다고 한다.
주목
춤을 추는 무희같다
죽어서도 주목은 어찌 저리도 고고할까?
주목이 하늘을 향해 춤을 추는 듯하다. 서서히 여명이 우리의 발밑을 비춰주고 있다.
태백산의 천제단은 천왕단을 중심으로 북쪽 것은 장군단 남쪽에 있는 작은 것은 하단 이렇게 3기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니까 이것은 장군단이다.
장군단에서 사진을 찍으니 장군들 같에? 옅은 안개가 산정에 내려앉으니 돌 위에 영기가 서리 서리 맺힌 것 같다.
장군봉이 태백산 최고봉이다. 원래 이 자리에 천제단이 있어야 맞는데 여찌하야 장군단을 여기에 두고 이보다 낮은 곳에 천왕단을 세웠는지 의문이다.
이 표지판에는 천왕단의 크기와 태백산 천제단이 언제부터 있었는지 유래가 적혀있는데 정확한 자료는 없고 삼국사기에 신라가 이곳에서 제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천년이 훌쩍넘는 세월을 그렇게 있었다는 얘기인데, 돌덩이 하나도 천년이 넘으면 단순한 돌이 아니듯이, 이 천제단은 영험함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기가 쎈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내노라하는 무당들이 신기가 떨어지면 오는 곳이 이곳 아닌가!
태백산이라는 돌을 세운 게 뭐라고 기어이 여길 찾아와 사진을 찍는다.
천제단에 막걸리도 부었으니 앞으로 건강이고 일이고 돈이고 술술 풀릴 것이다. 이건 내가 보장한다!
천왕단은 둘레27.5m, 높이24m, 좌우 폭 7.36m, 앞뒤 폭 8.26m의 타원형 계단을 자연석으로 쌓았다.
돌로 만든 단이 아홉단이고, 매년 개천절에 제사를 지내는데 중앙에 태극기와 칠성기를 꽂고 주변에는 13天旗와 28宿旗을 세우며 9종류의 제물을 바친다고 한다.
우리도 天, 地, 人 이렇게 세개의 대상물에 우리의 염원을 담아 기도했다!
인상 쓰고 거기 왜 앉아 있는 겨? 기를 좀 받아 보려고?
천왕단 동영상. 이곳에서 비구니 스님인지 무속인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이 추운 날씨에 반팔 티셔츠 한장 달랑 입고 1,080배를 하는지삼천배를 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절하는 기계같다. 내공이 느껴지는 대목인데, 정작 구하려고 하는 것들은 안에 있는데 자꾸들 밖에서구하려고들 한다. 밖에는 아무것도 없다 물론 안에도 없지만서도...
여기 팻말만 보고 우측으로 빠졌더니 부쇠봉은 정작 따로 있었다. 부쇠봉 정상을 잘라먹은 것이다!
부쇠봉은 부소봉이라고도 하는데 단군의 둘째 아들 부소왕에서 유래되었다고도 하고, 이곳에는 불 지필 때 쓰는 부싯돌이 많아서 부쇠봉이라고 한단다.
부쇠봉 정상 조망도 죽인다는데, 마침 오늘 날이 흐려 천만다행이 아닐 수없다!
노루궁뎅이버섯!
이게 어떻게 내눈에 걸렸는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일부러 찾아 다녀도 찾기가 쉽지 않은 자연산 노루궁뎅이버섯이 내게 얻어 걸렸다. 향을 맡아보니 은은하니 향이 짙게 배어 나온다. 이건 오늘 당근 뒷풀이 찌개감이다.
효능은 치매 치료에 탁월하고 소화불량, 신경쇠약, 자양강장, 머리를 좋게하고, 면역력을 증강시키고 위암 대장암에 좋다고 한다.
이 버섯은 최근 많은 학자와 연구원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한다. 위장 질환을 개선하는 유일한 버섯이기도 한다.
헐! 만병통치구만!
이름모를 나무들이 새벽 물안개에 촉촉히 젖어, 이 깊고 깊은 심심 산골의 공기를 탱글 탱글하게 만들어주고, 심호흡에 폐는 호강에 겨워 요강이 뒤집어질 정도다.
등산화가 그리도 좋은 지 닥지 닥지 찰거머리 처럼 붙어서 떨어질 생각을 안한다. 한마디로 개판 오분전이다.
바닥이 다 젖어 어디 먹을 때가 마땅치 않았으나 배가 고파 눈이 뒤집어질 판에 장소가 무에 대순가?
철퍼덕 아무대나 주질러 앉아 인생고를 해결하는 안빈낙도 회원들!
깃대배기봉 도착 7시 30분.
차돌이 박혀 있었던 흔적은 찾을 길이 없고 다만 쉬어가기 좋게 평평한 곳이다.
'바람'은 싸온 수박을 먼저 먹으려고 애쓰고 '그윽한미소'는 파프리카를 먹어 무게를 1g이라도 줄이려고 고군분투중인데, 수박으로 낙찰되었다!
하늘말나리! 아직 개화 일보직전이다! 성질 급한 놈들은 벌써 나왔는디!
신선봉 도착 10시 7분.
신선봉 정상에는 묘 한기가 있는데 발복을 기원하는 후손의 바램이 처절하고 처연하다.
초롱꽃! 정말 이름답게 초롱꽃같다!
천남성!
큰뱀무
태백산으로 제를 지내러 가는 행렬들이 곰처럼 느릿 느릿 고개를 넘어가서 붙인 이름이 아닌가 싶다!
이 방울 토마토는 내가 싸온 것이다. 나도 내 배낭의 무게를 줄여야 하기 때문에 전광석화 처럼 빠르게 배낭에서 빼냈다!
나도수정초!
처음에는 버섯인줄 알았는디!
비비추여 옥잠화여?
드디어 구룡산 도착 12시 19분.
어른들 식사하시는데 난데없이 먹구름이 몰려와 후두둑 후두둑 빗방울을 떨어뜨린다. 한참을 먹고 있는데 일단의 산악회 사람들이 우르르 올라온다. 60 70 산악회 회원들인 것 같다. 그런데 산악회 대장이 한분을 가리키며 연세가 얼마 정도 보이느냐고 반문한다.
많이 봐줘서 7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데, 이 어르신 팔십대 중반이라고 한다.
헐 하고도 허거걱 하고도 퓨쉬쉬(방귀 새는 소리)!
팔십 중반에 백두대간이라니! 그럼 우린 백살에 히말라야를 오르나? 으메! 징글 징글헌 거!
이 팻말에는 포고 버섯 운운하는데, 여기서는 포고버섯의 표자도 보질 못했다. 구룡산이면 아홉마리의 용이 꿈틀거리듯이 정상 조망이 기가막혀야 하는데 그런 건 없고 염장코스의 냄새가 진하게 난다. 가도 가도 정상을 볼 수 없었으니...
강원도와 경상북도의 경계에 있는 구룡산은 아홉마리의 용이 승천하여 구룡산인데 어떤 아낙이 승천하는 용의 꼬리를 잡아당겨 떨어져 뱀이 되었다고 한다. 한마리가 뱀이 되었다면 팔룡산이 되어야 하는데 우리나라 어디에도 팔룡산이 있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잘 올라가는 애를 왜 잡아당겨 뱀으로 만드누! 간도 크게시리.
우산나물! 이건 먹는 나물이고 이거랑 비슷한 것이 하늘말나리인데, 우산나물은 잎이 끝에서 갈라진다.
이게 바로 하늘말나리!
털중나리!
이 버섯을 먹으면 머리에 구름띠를 두르게 될 것 같다!
춘양목이 지천으로 있었으나 솔잎흑파리의 해충에 점차 쇠퇴하여 그 대체재로 잦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춘양목(금강소나무)을 반출하기 위해 이곳에 기차역을 세워 생겨난 말이 '억지 춘양'이라는데, 춘양목도 점차사라진다 하니 이제는 이말도 역사속으로 사라질 판이다.
드디어 도래기재 도착 오후 3시 23분.
장장 12시간의 기나긴 여정이었다. 그런데 얼굴들이 뺀질뺀질한 것이 12시간을 개고생하며 온 얼굴들이 아니다.
헐! 정말 이제는 대간에 완전히 적응한 모습들이다!
도래기재 터널.
현재 시간 오후 3시 23분으로 춘양 택시에 전화를 하니 이곳 도래기재까지 20분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그러면 춘양터미널에서 동서울 가는 버스가 4시 10분과 6시 10분에 있으니 4시 10분 차를 놓치면 꼬박 2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다. 춘양까지 왕복 50분은 족히 걸린다는 계산인데 4시 10분 차를 어이 타노?
춘양 택시기사에게 시간을 맡기기로 하고 콜을 하니 득달같이 달려오는데, 시간이 간당 간당 똥꼬가 옴찔 옴찔한다.
바닥을 북 긁으며 도래기재에 도착하여 춘양을 향해 내달리는데 터미널에 도착하니 4시 3분!
내 코에서 단내가 풀풀 날 지경이다.
동서울로 출발!
춘양터미널 그 바쁜 와중에도 춘양 막걸리를 먹어야 한다며 '그윽한 미소'가 사온 춘양 막걸리!
그러나 맛은 역대 최악이고 우리가 제일 싫어하는 첨가물들이 종류도 다양하게 들어가 있고 유통기한이 한달 이상이었다.
지방 술도가들이 오히려 도시보다는 첨가물에 더 관대한 것 같다. '그윽한 미소'와 내가 한잔씩만 하고 나중에 합류한 '딱선생'에게 너를 위해 특별히 남겼다며 남은 술을 몽땅 안겼다.
그런데 정작 '딱선생'은 맛나게 마시니 우리 입이 잘못된 것이여 '딱선생' 입이 잘못된 것이여?
정나진에서 산행 뒷풀이를 했는데 우리가 아직 먹어보지 못한 꽃게 낙지탕을 시켰더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꽃게가 없어 안된단다.
아! 이런 된장 할 수 없이 우리가 주로 먹던 도루묵구이와 삼식이탕을 시켜 노루궁데이버섯을 정확하게 4등분해서 하나씩 사이좋게 나누어 먹었다. 언제 이런 자연산 노루궁데이버섯을 또 먹을 수 있으랴! 노루친 막대기 삼년 끓여 먹는다고 노루궁뎅이버섯을 집은 젓가락을 쪽쪽 빨며 아쉬움을 달랬다!
다음 산행에도 표고나 노루궁데이버섯, 그도 아니면 산삼이라도 점지해 주십소사!
나의 집 도착 시간 12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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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돈벼락은 나한테도좀 내려달라고 빌지그랬냐?
제대로 맞으면 죽어!
죽어도 좋아?
좋아
돈 쓰지도 못하고 죽는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