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앨범 발매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바쁘실 텐데 다들 컨디션은 어떠신지. 이혁 컨디션요. 뭐 가을이 되서 좀 쓸쓸하긴 한데.(웃음) 기타 치는 친구는 아까 기타 헤드를 들다가 허리를 삐끗 해가지구 컨디션이 별로 안 좋은 것 같아요.(웃음) 황의준 네 뭐 가을이라서 선선하구. 방송국 다니는 것도 좋고 그래요. 이혁 피부가 건조해져서 신경이 좀 쓰이는 것도 있는 것 같구요.
현재의 밴드명은 2집 앨범의 타이틀이기도 합니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말 같은데 어떤 뜻인가요. 힌두어라는 얘기가 들리기도 하던데. 이혁 'prana'가 인도어로 '기(氣)'라는 뜻이거든요? '기'라는 뜻인데. 다들 알고 계실 테지만 우주와 삼라만상에 존재하는 어떤 보이지 않는 에너지의 근원이 되는 그런 개념이에요. 그렇게 저희 앨범에 '기'를 담아서 만든 것도 있고. 저희들 마인드가 약간 명상이라든지 하는 그런 쪽에 연결이 많이 되는 편이기 때문에 '내 귀에 도청장치'보다는 '프라나'가 더 저희 음악이랑 더 어울리지 않을까 해서 바꾸게 됐습니다. 그리고 프라나는 2집의 타이틀 명이기도 했는데 그때도 방금 말씀드린 그런 느낌이 많이 들어가서 제목을 프라나로 했다가 그 이름이 밴드명으로도 오히려 맞는 것 같아서 바꾸게 됐습니다.
|
|
|
신보를 만들면서 설정해둔 어떤 방향 같은 게 있다면요. 이번 앨범은 이러이러하게 만들어봐야겠다 하는 뭐 그런. 이혁 사운드적인 면에서는 2집이 오리지널리티가 강했었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오리지널리티라는 게 뭐냐면 간단하게 드럼 베이스 기타로 모든 사운드를 해결할 수 있는 그런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여튼 2집은 그런 쪽의 분위기로 많이 갔었구요. 이번 앨범은 약간의 일렉트로닉과 인더스트리얼적인 사운드를 첨가시켜서 전자음적인 그런 분위기가 좀 더 나게끔 했습니다. 근데 그렇게 많이 나가지는 않았어요. 말하자면 곳곳에 숨어있는 거죠. 그리고 가사적인 면에서도 좀 더... 앨범 제목이 'Shine'이거든요? 가사에 '빛'이라는 단어가 곳곳에 들어가 있어요. 그래서 저희 팀이 예전에는 좀 어두운 노래를 했었는데 그것보다 앞으로는 좀 더 밝고 희망적인 그런 앨범을 만들어 보자 해서. 좀 더 희망적인 분위기로 앨범의 방향으로 기울어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2집의 경우 레코딩에만 10개월을 소비했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이번 앨범은 작업 기간이 얼마나 걸렸으며 앨범 제작 과정에 있어서 2집과 달랐던 점은 무엇이 있었는지요. 이혁 2집 때랑 비교하면 일단 기타리스트가 바뀌었어요. 김태진씨가 레이니 선(Rainy Sun)에서 기타를 치다가 프라나로 합류를 했기 때문에 기타 사운드적인 면에서도 많이 바뀌고 또 아무래도 저희가 같이 작업을 하다 보니까 서로 영향을 많이 받고 그렇기 때문에. 한 작년 가을부터 준비를 했던 것 같아요 이번 앨범은. 작년 가을부터 준비해서 녹음은 4월 달쯤에 했던 것 같구요. 황의준 정식 녹음이 아마 3월 말에서 4월 초 쯤에 시작했던 것 같아요. 이혁 4월 정도에 들어가서 7월까지 했죠. 황의준 그러니까 정식 녹음은 그렇고. 녹음 기간으로만 따지면 한 4월에서 5개월? 길게 잡으면 그 정도죠. 이혁 그리고 이제 준비는 작년 가을부터 한거니까 정확히 일년 가까이 됐구요. 황의준 그리고 2.5집까지 같이 했던 프로듀서가 빠지고.. 이혁 이번에는 저희 멤버들끼리 그냥 자체적으로 프로듀싱을 해결했죠.
신보를 작업할 때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들었나요. 기술적인 부분이라든지 혹은 체력적인 부분이라든지..^^ 아님 정서적인 부분도... 이혁 그냥 제가 술을 많이 안 마셔서. 작업하면서 다른 멤버들은 술도 마시고 그러니까. 술 마시는 거기에 제가 맞추느라고 좀. 하하하. 뭐 그거 이외에는 다 재밌었어요 멤버들하고 작업하는 기간 모두. 새로 들어온 기타리스트 태진이가 저희 팀하고 은근히 안 어울릴 것 같으면서도 잘 맞는 부분들이 많아서 더 우리 팀다워 진 것 같아요.
|
기술적인 부분에서 아쉬웠던 부분은 없나요. 이혁 기타에 있어서 펜더(기타) 소리를 좀 더... 태진이가 기타가 한대 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빌려서 쓰긴 했는데. 장비나 악기적인 부분에서 좀 더 좋았더라면, 그리고 좀 더 재미난 소리를 많이 넣을 수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조금 있긴 해요. 황의준 전반적으로 사운드가 많이 안정되고 특히 음질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여태까지의 앨범들 중 가장 월등한 것 같아서 저는 개인적으로 만족합니다. 이혁 그리고 2집 같은 경우는 믹싱 같은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엔 믹싱을 정말 잘 했어요 저희가 생각하기에도. 그래서 이제 다른 그룹들도 마찬가지고, 외국 팀들도 보면 보통 3집쯤에서 물이 익어가지고 좋은 앨범들이 많이 나온다고 생각하거든요? 저희 팀도 이제 활동 기간에 비해서는 앨범을 그다지, 그러니까 싱글 내고 3집 냈으니까 총 네 장 째인데. 기간에 비해서는 몇 장 안냈어도 3집이다 보니까 많이 무르익고 저희들 생각에는 저희가 낸 앨범 중에 가장 맘에 드는 작품인 것 같아요. 사운드 퀄리티적인 부분도 그렇고. 해서 어떤 부분이 부족해서 아쉬울 뻔하기도 했는데 그것들이 운 좋게 다, 음반 어레인지도 그렇고 녹음도 그렇고 |
|
| |
주위 분들이 다 잘 도와주셔서 부족한 조건 하에서도 흡족하게 나오게 된 것 같습니다.
|
기타리스트의 생각은 어떠신지. 김태진 뭐 앨범 퀄리티는 좋죠. 제가 제 자식한테 침을 뱉겠습니까. 다 내 새낀데...(웃음) 근데 꼭 그런 게 있어요. 그러니까 녹음을 저희가, 가녹음을 한두 번 정도 했거든요? 레코딩하기 전에 곡을 다 만들어가지고 한 두어 번 하면서 계속 바뀌고 그랬는데 그때마다 곡이 좀 더 좋아지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기고 안 좋은 아이디어는 없애고 이런 과정이 있었는데. 꼭, 본 녹음이 끝나고 나서 다시 돌아보면 사실 아쉬운 부분이 항상 있죠. 조금만 더 멋지게 했으면 좋았을 건데 하는. 하지만 그런 걸 다 발전의 과정으로 생각을 하고. 그러니까 이게 우리의 완성작이 아니고 앞으로 다음 앨범 다음 앨범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야 되니까 그런 단계의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는 거죠.
|
|
|
초창기에 비하면 이번 앨범은 확실히 대중적인 사운드로 들립니다. 행여 '변절했다'라는 말이 들려온다면 어떻게 대꾸하시겠습니까.^^ 이혁 사실 새로운 앨범을 낼 때 마다 그런 얘기는 항상 듣거든요? 심지어 1집을 냈을 때도 저희가 과거 앨범을 내지 않고 활동을 하던 시절의 팬들은 그 앨범을 두고서 완전히 대중적으로 가버렸다 그런 식으로 얘기들을 하셨고. 또 1집에 | |
서 2집 냈을 때는 그때도 완전히 대중과 타협했구나, 음악이 변했다 이랬구요. 그래서 그런 분들은 항상 계시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그게 오히려 좋게 들리는 게, 앨범이 항상 나올 때마다 똑같고 그러면 되게 재미가 없거든요. 1집이 2집 같고 2집이 3집 같고 막 이러면. 그리고 하다못해 이제 모든 것이, 지금 제가 앉아 있는 쇼파 같은 것들도 미세하게 계속 변하고 먼지로 인해서 부패되고 이러고 있는데. 또 사람도 마음도 변하고 감정도 그때그때 변하는데 어떻게 1~2년 후에 나오는 앨범이 그 전 앨범과 비슷한 맥락을 가질 수 있을까.. 저는 비슷비슷하면 오히려 더 이상한 것 같거든요? 그래서 뭐 제가 느끼기에는 특별한 변화가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저희들 안에 있는 감정들을 쏟아낸 거고 우리가 만들고 싶고 좋아하는 것들을 쏟아낸 건데. 팬들이 보기에는 과거 앨범의 것들만 가지고 좋아하시던 분들은 지금 앨범을 들으면 어, 바뀌었네 변했다 사운드가 약해졌다 세졌다 그렇게 생각들을 하시나봐요. 그런데 저희는 사운드 면에서는 오히려 대중적인 게... 저희가 예전에는 기타소리를 줄이고 건반소리를 올리고 보컬을 앞에 놓고 막 이런 게 대중적인 사운드라고 생각을 했는데. 요즘에는 '대중적인 사운드'라 하면 무조건 '잘'만들어내는 사운드가 제일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소리가 좋고, 그러니까 소리가 명확하게 잘 들리고, 기타 소리가 귀를 자극하기 보다는 좋게 잘 들리면서 때맞게 확 나와 주고. 그렇게 일단 퀄리티 라는 게 좋아지면 전 그게 대중적인 것이라 보기 때문에. 그리고 퀄리티 면에서 좋아져서 대중적이 |
됐다는 것은 저희가 느끼기에는 예전의 '상업화됐다'는 이런 차원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저희 것을 공감하는 그런 방향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저흰 그게 더 좋아지는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런데 이제 음악적인 부분에서는 이른 바 '센 음악'이 줄어 든 것에 대해서 팬들께서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사실 저희는 팬들을 따라서 팬들이 원하는 음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저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단순히 팬들의 평가에 따라서 좌지우지되는 음악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을 해요. 제가 지금 이 평가를 볼 때 한 80%는 좋다고 얘기를 하고 20%는 안 좋다고 얘기를 하는 그런 분위기더라구요. 여기저리 팬들을 모니터를 해보니까. 여튼 그렇게 좌지우지되는 음악을 하기 보다는 저희가 하고 싶은 대로 열심히 하고, 평가는 알아서 맡기는 그런 편이지 팬들이 약해졌다고 뭐라 그럴까봐 저희가 별로 하고 싶지도 않은데도 일부러 막 센 음악만 만든다거나 그러지는 않아요. 김태진 일단 '대중적'이라는 말의 의미가 확실하지가 않으니까. 뭐 대중적이다 대중적이 않다 이게...솔직히 음반이 나왔을 때 '대중적이 않다'라는 말은 뭐 멜로디도 별로 안 좋고 |
|
| 고만고만하게 느껴지는 그런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대중적이지 않은데 대번에 확 튀어나오는 밴드는 요즘에 거의 없다고 봐요. 그래서 따지면, '대중적이다'는 것을 문제 삼는 사람들은 아마도 거의가 다 골수 락 매니아들, 그러니까 항상 외국 팀들이랑 비교를 하고 항상 외국의 선진적인 것을 접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저희 음악이 충분히 대중적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는데. 저흰 이번에 만들어 놓은 앨범이 완전한 락 앨범이라고 생각을 해요. 이건 완전 락 앨범이고. 솔직히 저희 어머니께 들려드려도 이건 락이라 그러시지 '가요'라고 안 봐요. 진짜.(웃음) 그러니까 그런 논쟁 자체가 사실 모호한 것이기 때문에 전 절대 저희가 의도적으로 대중적인 방향으로 갔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곡 작업이 어떻게 이루어지나 궁금합니다. 작곡이나 작사 같은. 이혁 편곡은 다 같이 하고. 같이 모여서 합주를 통해서 하는 경우가 많아요. 아니면 기타 치는 친구나 제가, 아니면 베이스 치는 친구가 멜로디랑 코드를 정리를 해서 곡을 가지고 멤버들끼리 모여서 하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둘둘이 짝을 이뤄가지고 계속 멜로디 이게 좋냐 모니터를 계속 해보면서 코드도 정리하고 리프도 만들고... 황의준 이번 앨범 같은 경우 멜로디 파트에 멤버들이 참여를 많이 하기는 했는데 주로 혁이 형이 쓴 곡이 많아요. 멜로디에 있어서 혁이 형의 색깔이 좀 많이 들어간 그런 앨범이죠. |
|
|
초창기에 멤버교체가 자주 이뤄졌던 것 같은데 이런 부분이 밴드의 음악적 정체성에 영향을 주거나 하지는 않나요. 이혁 사실 멤버 교체가 안 되고 쭉 가면 좋죠. 그런데 중간에 이제. 2집 때 있던 친구는 군대 문제 때문에 나갔어요. 나이 때문에 군대를 가야 돼서. 그러다 그런 와중에 태진이를 만나서 또 하게 됐죠. 1집 때의 멤버도 음악적인 견해차 보다는 어떤 개인적인, 사적인 문제 때문에 팀을 나가게 됐어요. 베이스 치는 종필이 형이라고 있었는데 그 형도 그렇게 나갔고. 그래서 그런 것에 대해서는 이제. 만약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같이 가면 좋겠지만 부득이하게 뭐 개인적인 사정으로 여의치가 않게 된다면 그걸 어떻게 저희들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팀이다 보니까. 근데 저는 그렇게 바뀌어 가면서 좋아진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멤버가 바뀌면서 힘든 점도 많았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더 좋은 멤버들을 만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거든요.
| |
김태진씨가 합류하게 된 계기와 과정을 알고 싶습니다. 이혁 기타 치는 친구가 군대를 가게 되서 일단 오디션을 보고 구했었어요. 근데 이제 좀..(오디션 봤던 사람들이) 저희랑 안 맞아서.. 먼저 번에 봤던 사람도 경력에 비해서는 기타를 되게 잘 치는 친구였었거든요? 근데 아무래도 같이 연주를 하고 하다보니까. 같이 연습해서 늘려나가면 될 줄 알았는데 알게 모르게 저희가 10년 동안 음악을 하면서 경력이 쌓이고 해서 경력이 저희랑 다른 사람들과는 생각한 것 이상의 갭이 생기는 거예요. 저희는 그냥 실력이 고만고만할 거라 생각을 했는데 아무래도 경력이 없는 친구들하고 저희는 또 차이가 나나 봐요. 그러다보니까 그런 부분이 너무 힘들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생각한 게 아무래도 제가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든지 혹은 그래도 이 바닥에서 알려진 친구랑 같이 음악을 해야지 맞겠구나, 그래서 주변의 다른 팀에서 나와 있거나 혹은 하고 있지 않거나 하는 그런 기타리스트들을 물색해봤죠. 그런데 원래 태진이는 예전에 같이 공연하고 그랬을 때부터 제가 같이 해보고 싶었어요. 한 밴드에서 같이 음악을 하지는 않더라도 프로젝트로라도 한번 해보고 싶은 그런 친구였기 때문에. 어쨌든 다행히 레이니 선이...해체된 것은 아닌데 지금도 활동을 하고는 있는데 공연을 많이 안하거든요.
그럼 김태진씨는 지금 임시 멤버인 건가요. 김태진 아니 뭐 부탁인데.. 레이니 선 일년에 공연 한번 정도도 잘 안 해요.(웃음) 안 죽은 상태로 그냥 유지만 되고 있는 그런 상황이에요. 이혁 그러니까 지금 다 다른 일을 하고 있어가지고..
그럼 레이니 선의 향후 행보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 김태진 앨범은 11월 달에 내야 되는데... 지금 할일이 많아요. 할일이 많은데. 그 밴드는 이제 각자가 다 개인 일이 있으니까 앨범을 내더라도 공연을 활발하게 하고 그렇게 되진 않을 것 같아요. 다 할일이 있고 그래서. 이혁 레이니 선의 보컬인 차식이도 이제.. 저희가 1집을 내기 전에는 저희 팀을 좋게 생각을 했대요. 근데 1집을 내고 나서 완전 상업적으로 갔다, 이건 내가 알던 내귀(내귀에 도청장치)가 아니다, 그렇게 얘기를 하더라구요. 근데 사실 노선을 좀 달리 갔어요. 레이니 선이나 우리나 약간 사이키델릭 몽롱.. 1집 때 저희가 스스로를 '몽롱블루스메탈'이라고.. 그런 식으로 갔었거든요. 그렇게 처음에는 조금 비슷했는데 방향을 레이니 선은 원래 하고 싶어 하던 매니아 취향대로 갔고 저희는 어떻게든 대중적으로 가보려고 노력하는 쪽으로 갔어요. 노선이 달랐던 거죠. 그러다보니까 지금으로선 많이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음...그래서 결국은 어떻게 보면, 두 팀만 놓고 보자면 지금 레이니 선은 다른 일을 하면서 해야 되는 상황이고 저희는 음악만 어떻게든지 해보려고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뭐가 좋은 지는 잘 모르겠어요. 저희는 일단..어떻게 보면 어느 정도 타협을 한 상황이라 할 수 있겠죠. 그러니까 '타이틀 곡'에 대해서. |
|
|
데뷔 앨범의 히트곡인 'E-mail'을 리메이크해서 실었습니다. 배경을 알고 싶은데요. 이혁 1집의 'E-mail'. 어떤 분들은 저희 팀 이름을 'E-mail'로 아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E-mail'이라는 밴드의 ''내귀에 도청장치'라는 곡' 이렇게. 저희 팀 이름을 얘기하면 모르다가도 노래를 부르면 아시는 분들이 많았을 만큼 그렇게 'E-mail'이 그 당시 상당히 홍보가 많이 됐었나 봐요 저는 그렇게 생각을 안했는데. 그래가지고 그룹 이름을 이번에 프라나로 바꾸면서, 물론 프라나랑 내귀에 도청장치랑 항상 같이 가야죠. 왜냐면 내귀에 도청장치를 아시는 분들한테 프라나로 바뀌었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 같이 가는 거니까요 사실은. 그래서 도시락에서도 프라나 옆에 내귀에 도청장치를 써주셨으면 해요. 왜냐면 그냥 프라나라 그러면 신인밴드인 줄 알잖아요. 신인밴든데 뭔 3집이냐 이렇게 의아해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고. 그래서 항상 내귀에 도청장치를 옆에 써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프라나로 바뀌는 과정에서 또 1집이 요즘에 희귀음반이 되가지구..1집 회사가 지금은 거의 이 쪽 음악계에서 기획사를 안 하고 다른 일을 하기 때문에. 또 2집하고 이번 앨범도 회사가 다르고. 여튼 그래서 1집을 구하기가 굉장히 힘들어요. 그래 가지고 이메일로 많이 알려줬고 또 이름도 바꾸고...이런 상황에서 이메일을 넣어야 또 사람들이 새로운 앨범을 사면서도 이 팀이 내귀에 도청장치라는 걸 알아주고 그러거든요. 또 편곡을 좀 달리 했거든요 인트로라든지. 중간에 좀 티가 안 나게 하는 방법도 있지만 저희 나름대로 많이 바꿨는데.
| |
|
|
기타 부분이 많이 바뀌었더라구요. 이혁 네 기타가 많이 바뀌었죠. 그런데 이제 맨날 하는 거, 공연을 할 때마다 한번도 빠진 적이 없어요. 1집 이후로.(웃음) 그렇게 공연 때 'E-mail'을 안한 적이 없고. 저희도 좀 바꿔서 해보고 싶고, 또 들으시는 분들도 맨날 1집거 듣는 것 보다는 이번에 좀 새로 편곡한 걸 들어서 좀 새로운 느낌으로 듣게 해드리고 싶은 그런 게 있었죠.
박성신의 '한번만 더'도 커버곡으로 실렸던데. 이혁 원래는 저희가 리메이크 앨범을 내려고 했었어요. 가요계에 한창 리메이크 붐이 일 바로 그때요. 근데 그 과정에서 여차여차해가지고..말하자면 긴데. 그렇게 여하튼 리메이크 앨범을 안 내게 되고, 정규 3집 앨범을 내게 되면서 그나마 리메이크 앨범 중에서 정규 앨범에 넣을 만한 곡을 하나 정도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그래서 '한번만 더'를 넣게 된 거에요. 그런데 그렇게 훌륭하게 편곡이 되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뭐 저희들의 스타일은 어느 정도 나오는 것 같아요.
리메이크 앨범을 말씀하셨는데 혹시 추후에 예정은 없으신가요. 이혁 사실 그..락 뮤지션들은 리메이크 앨범을 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질 않아요. 저희도 이런저런 외적인 이유 때문에 리메이크 앨범을 내려고 머리를 짜고짜고 한 적이 있는데. 막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라 사실은 내기가 싫었어요. 그래서 지금으로선 안 낸 게 잘됐다고 생각하고, 그리고 앞으로도 그런 걸 그냥 공연 때 재미로 한 두 곡씩 하는 방향으로 해야지 풀렝쓰 앨범으로 내기에는 좀..그렇게 하기는 좀 싫더라구요. 황의준 특별한 계획은 없고 만약에 4집을 내게 된다면 그 중에서 또 한 두 곡 넣는 그런 정도로 생각을 하지 리메이크 곡들로만 전체가 채워진 그런 앨범은 솔직히..(웃음) 이혁 특히 그때 저희가 내려고 했던 시점에서는 너도 나도 리메이크 앨범을 내는 상황이어서. 원래 락 하는 사람들은 막 이렇게 붐이 이는 것에 대해서는 약간 거부감이 있거든요. 다른 사람들이 리메이크를 안 할 때 하면 재밌는데 와~ 이럴 때 하게 되면 괜히 싫은 그런 게 있어요.(웃음) 남들이 입은 옷은 안 입는 그런 심리라고나 할까.(웃음)
최근 지상파 방송 출연이 잦아지면서 밴드 이미지가 많이 달라진 듯한 감이 듭니다. 언더에서만 활동하던 데뷔 시절과 현재의 생활에서 멤버들이 느끼는 어떤 차이점 같은 건 없나요. 이혁 저희는 사실 많이 안 알려져 있기 때문에 단순히 언더그라운드라고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사실 저희는 1집 때부터도 오버그라운드를 목표로 하고 나온 거거든요. 만약 언더그라운드 밴드로만 계속 머물 생각이었으면 1집을 아마 인디레이블에서 냈을 거예요. 인디레이블 쪽에서 저희랑 같이 해보자고 하는 회사들이 많았었거든요. 근데 왜 메이저를 선택했느냐 하면 음..음악에만 전념하면서 생활할 수 있게 만들려고. 그러니까 인디..그런 쪽으로 해도 장점이 있는 반면에 다른 일을 하면서 해야 되고 그렇게 되면 음악에 집중을 할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음악에 전념을 하기 위해서 1집을 메이저에서 내게 됐는데 그때 오버그라운드로 나오는 것 같았는데 2집 때 프로모션이 잘 안 돼가지고..2집하고 싱글요. 그래서 좀 묻힌 게 아쉽게 생각되거든요. 그래서 이번 3집에선 홍보를 제대로 하려고 생각을 하고 회사도 바꾼 거예요. 그래서 저희가 이번에 프로모션을 하면서 다시 오버로 올라왔다거나 언더였는데 오버로 왔다 그런 생각은 없고 최대한 프로모션을 잘해서 굳히기에 들어가 가지고 좀 더 오래 더 오래오래 음악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그렇게 만들고 싶어요.
앨범 커버도 굉장히 화려해졌습니다. 어떻게 제작하게 된 것인지 알 수 있을까요. 이혁 앨범커버에 멤버들이 다 같이 나왔으면 했는데 저 혼자 나오게 돼서 약간 아쉬운 마음이 있어요. 근데 앨범 커버의 주인공이 저인 줄을 아무도 모르더라구요. 제가 컨셉이 처음에 바깥이 여자고 안이 남자인, 그렇게 해가지고 어떤 인간의 양면성이라든지 빛과 어둠, 이런 걸 표현하는 컨셉으로 자켓 사진을 가져가자고 얘기를 했는데. 뭐 그림은 나쁘지 않다고 봐요. 저희 멤버들이 다 들어가지 않은 것이 아쉬울 뿐이지 그 자체로 봤을 때는 임팩트가 있는, 퀄리티가 높게 나온 자켓이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맘에 드는 편이고. 컨셉은 저희가 음지에서 양지로 간다는 그런 느낌도 있고. 좀 더 메이저틱한 느낌을 주려는 그런 의도였거든요. 그래서 그런 건 충분히 전달이 잘 된 것 같아요.
|
|
멤버들 각자가 현재의 파트를 맡게 된 역사를 알고 싶습니다. 황의준 저는 베이스를 뭐..남들 다 시작하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했고.
처음부터 바로 베이스로 시작하신 건가요? 황의준 그렇죠. 시작하면서 그 뒤에 기타도 좀 배우고..베이스 같은 경우에는 다른 파트와의 연관성이 많잖아요. 그래서 기타랑 따로, 드럼이랑 또 따로 이런 식으로 연습을 해 왔고. 곡 쓰는 것도 열심히 해서 좀 많이 쓰고 싶고...
다른 파트로 바꿔보고 싶은 유혹은 없나요. 황의준 유혹은...뭐 보컬 같은 걸 해보고는 싶지만 그런 건 타고나야 되는 거고.(웃음) 사실 연습으로 좀 안되는 부분도 있고. 조금씩 기타 치는 거라든가 집에서 뭐 가끔 노래방 간다거나 기타나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부른다든가 그런 거는 좋아하는데. 뭐 그래도 베이스를 계속 치고 싶죠. |
|
| |
이혁 고등학교 때 제 옆에 있던 친구가 음악을 좋아했었어요. 보통 그렇게 많이 전파가 되잖아요. 옆에 있는 짝이 메탈을 듣는다거나 그러면. 그래서 그 당시에 머틀리 크루(Motley Crue)나 스키드 로우(Skid Row)..그땐 L.A. 메틀이 인기가 있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그것부터 듣다가 나중에 딥 퍼플(Deep Purple), 레드 제플린(Led Zeppelin)까지 들으면서 뭐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도 듣고. 그런데 제가 그때 사춘기, 반항의 시기였기 때문에 집에서 공부하라는 압박과 부담감 같은 걸 해소하는 배출구가 필요했어요. 그래서 당시는 유일한 낙이 이제 친구들하고 모여서 노래 부르는 거. 그때는 미성년자여서 주위에 안 들키게 산이나 그런데 가서 친구들하고 맥주마시면서 노래하고..(웃음) 이런 걸 낙으로 삼다가, 우연찮게 이제 음악을 하던 선배가 있었는데 '너 술 먹고 노래 부르는 거 보니까 좀 하는 거 같더라..우리 일주일 후에 공연인데 보컬이 나갔다..일주일 후에 니가 보컬 ‘땜빵’을 좀 해주라..' 그렇게 해서 땜빵을 하게 돼가지고 신나란가 종로에 무슨 공연장이 있었어요. 신나라 라이브였나? 거기서 이제 공연을 하게 된 후에 저도 그런 공연을 계속 해보고 싶어서, 학교에서 보니까 어떤 애들이 팀을 만들었더라구요. 그래서 나도 거기 보컬로 끼워주라, 해가지고 거기 들어가서 활동을 하다가 계속 음악을 하게 됐죠.
당시 '땜빵 공연'의 결과는 어땠죠.(웃음) 이혁 그때는 제가 첫 공연이라서 굉장히 얼어 있었어요. 지금은 무대에서 많이 움직이고 이래저래 하는 게 많지만 그 당시에는 그저 똑바로 서서 노래만 부를 뿐이었죠. 가죽잠바를 이태원 어디서 구해서 입었는데..(웃음) 똑바로 서서만 노래를 불러가지고 친구들이 막 너 무대매너 진짜 없다고..그랬죠. 그리고 그 당시 L.A.메틀 노래들이.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 뭐 그 정도는 키가 썩 높은 편은 아니라서 특별히 어렵지 않았는데 본 조비(Bon Jovi)나 스키드 로우라든지 건즈 앤 로지즈(Guns & Roses) 그런 걸 팀에서 연주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너무 키가 높아서 많이 힘들었죠. L.A.메틀 쪽 보컬들은 보면 대부분이 다 하이톤이잖아요. 만약 지금까지도 L.A.가 대세였으면 저는 아마 보컬로 인정받기 힘들었을 거예요.(웃음) 키가 너무 높아가지고.
김태진씨는 어떻게 기타를 시작하게 되셨죠. 김태진 저는 뭐 어릴 때부터 그냥 기타를 쳐왔고. 클래식 기타를 시작해서 한달 정도 배웠는데. 그저 뭐 음악 자체를 좋아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왜, 언제 기타를 잡았는지 저도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그냥 어느 순간 기타를 치고 있었어요. 클래식 기타는 어릴 때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우면서 같이 익히게 된 건데. 사실 기타가 제일 힘든 거거든요? 피아노는 누르기만 하면 소리 나지, 바이올린도 여기(몸짓을 취함)만 이~렇게 하면 소리가 나거든요? 근데 클래식기타는 고사리 같은 손으로 잡기도 힘들고 줄 튜닝하는 것도 골치 아프고..그러니까 얼마나 그게...제 생각에 기타는 정말 원시적인 악기거든요. 진짜.(웃음) 그래갖고 와, 나중에 커서 음악을 하더라도 기타는 진짜 안 쳐야 되겠다 이 생각 하고 있었는데. 그리고 한달을 배우다가 그만뒀는데. 그런 상황이 계속 가다가, 그냥 기타를 치게 됐어요. 어떻게 다시 계속 치게 됐는지는 모르겠어요 너무 옛날 일이라서.(웃음) 근데 일렉으로 바꿨던 순간은 기억이 나요. 카멜(Camel)의 'Stationary Traveller'의 솔로를 치고 싶어서 일렉 기타를 잡게 됐어요. 그때가 중학교땐가 그랬는데 음악을 계속 쭉 듣고 있었어요 그런 쪽의 걸.
|
|
|
이건 좀 곁다리 질문인데요. 최근 임정현군의 기타 동영상 기사가 뉴욕 타임스에 게재돼 국내 언론들이 대서특필한 바 있는데요. 같은 뮤지션으로서 이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황의준 제가 그거 본 적 있어요. 캐논 맞죠? 뉴욕 타임즈에서 인정을 해서 이 사람은 세계적인 기타리스트다 이랬던 걸로 아는데. 근데 그런 동영상은 임정현씨 말고도 뮬 같은데 보면 막 자주 올라오잖아요. 그래서 저는 그런 수준의 기타리스트는 우리나라에만도 굉장히 많다고 생각하는데 왜 하필 그 한사람만 찍어서 이슈가 된 건지.. 좀 의문스럽죠.(웃음) 김태진 제가 집이 부산인데, 저도 서울에 와서 기타를 잘 친다는 사람들은 쭉 다 봤거든요? 정말 굉장히 잘 친다는 그런 사람들. 근데 제가 한창 기타를 배울 키드였을 때는 임덕규씨, 배재범씨, 디오니소스(Dionysus)나 스트레인저(Stranger) 같이 부산 출신들이 완전히 씬을 잡고 있을 때였거든요. 그런 사람들, 그땐 진짜 하늘같은 선배님들이었어요. 한마디로 거의 '기타의 끝'이었죠. 솔직히 잉베이 맘스틴(Yngwie Malmsteen)보다 더 잘 쳤어요 그 당시는. 그래서 그런 사람들을 많이 봐왔는데. 기타라는 게 확실히 유행이 있거든요. 유행을 타요. 특히 요즘 유행하는 노래들 같은 경우는 기타 솔로를 거의 안 하는 추세죠. 그런 추세로 넘어가고 있는데. 기타를 잘 친다 못 친다 하는 것은 빨리 움직인다는 것으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고 봐요. 그렇게 따지면 에릭 클랩튼(Eric Clapton) 같은 사람은 완전 평범한 포크 싱어일 뿐이죠.(웃음) 그러니까 기타를 잘 친다는 것은, 진짜 중요한 것은, 기타리스트로 계속 살아남기 위해서는 곡에 대한 어떤 적응력, 기타라는 악기를 가지고 이 곡을 어떻게 해석을 할 것인가 하는 그런 거 있잖아요. 그렇게 센스를 가지고 해 들어가는 것이 훨씬 중요하지, 나머지 뭐 빨리 치고 테크닉 좋고 이런 것은...테크닉은 솔~직히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거예요. 진짜 미친 듯이 연습만 하면. 게을러서 그런 거지. 그래서 테크닉은 그리 크게 중요한 게 아닌데 그걸 어디다 적절히 구사해 주느냐, 그게 기타 잘 치는 사람과 못 치는 사람의 차이가 아닌가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황의준 고등학교 때 실력이 십년 지나도 그대로 가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보면.(웃음) 꼭 야구로 따지면 투수들이 힘은 좋은데 나머지는 안 되는 사람들. 예컨데 송진우 선수가 오래 가는 건 제구력이라든가 야구를 대하는 어떤 요령, 접근법, 그런 부분에 있어서 어떤 경지에 올랐기 때문이잖아요.
멤버들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아티스트들로는 누가 있나요. 그리고 국내외로 최근 눈에 띄는 가수가 있다면. 이혁 저는 라디오헤드의 톰 요크(Thom Yorke)를 좋아하구요. 굉장히 많은데 굳이 뽑자면 톰 요크. 최근 솔로앨범이 나왔다는 얘긴 들었는데 음악을 직접 들어보진 못했어요. 제가 사실 좋아해도 썩 많이 듣고 하지는 않는 스타일이거든요.(웃음) 나오면 바로 듣고 하는 그런 매니아가 아니라서. 김태진 툴(Tool). 요즘에는 그냥 건반 치는 크렉 암스트롱(Craig Armstrong) 좋아하고. 음악은 그냥..저는 요즘에 음악 하는 사람들하고 같이 사니까. 피아(Pia)라든지 에브리 싱글 데이(Every Single Day)라든지 부산 출신으로 음악 하는 사람들이랑 거의 같이 살다시피 하거든요. 그 형들 좋아하는 음악들을 항상 들으니까 요즘 음악, 그러니까 트렌드는 안 놓쳐요. 계속 들리니까. 그래서 요즘 듣는 것 중엔 소일워크(Soilwork)가 좀 괜찮은 것 같았고. 근데 제가 좋아하던 그 앨범도 알고 보니까 비교적 예전의 앨범이더라구요.(웃음) 그리고 일 니노(Il Nino)...그 외에 뭐..모르겠어요 계속 센 것을 찾아가요 저는. 한때는 조용한 것 밖에 안 들었거든요. 포티셰드(Portishead)나 수잔 베가(Suzanne Vega) 이런 거 막 쌓아 놓구서 다 듣고 그랬는데 지금은 완전 징징장장으로만 막.(웃음) 그런 게 좋더라구요.
혹시 그렇게 된 계기가 무엇인 것 같은지... 김태진 계기는 아무래도 내귀(내귀에 도청장치)를 하게 되면서부터. 갑자기 헤비하고 라우드한 것을 듣기 시작했어요. 그 전엔 포티셰드처럼 기타가 안나오는 음악들만 들었거든요. 그러다가 막상 앨범 작업하면서 형들이 곡 주면서 야 이거 해라 이러는데. 아시다시피 지금까지 프라나를 거쳐 간 기타리스트들이 기타를 엄청나게 잘 치는 사람들이었어요. 정말 어딜 가도 안 빠지는 사람들이거든요. 그래서 그 역할을 제가 하려니깐 막 미치겠는거예요.(웃음) 그래가지고 제 음악적인 성향을 좀 바꿔야 되는데, 음악을 너무 오랫동안 안 듣고 요즘 트랜드가 뭔지도 잘 모르겠고 해서 최근 그쪽의 걸 좀 많이 듣기 시작했는데. 좋은 게 많았어요. 요즘 어린 팬들이 열광하는 이유가 다 있더라구요. 후바스탱크(Hoobastank)도 좋아하고 뭐...
|
|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현재 한국의 인디씬에는 어떤 변화가 있는 것 같나요. 이혁 정말 많이 변했죠. 뭐 간단하게 예를 들면. 과거 우리나라 뮤지션들은 항상 잘나가다가 겪게 되는 게 약물이나 대마초 같은 사건들. 그래서 한번 싹 죽으면 그 후로 한 삼사년간 조용하게 드문드문 하다가 다시 또 나오고 이런 걸 반복해왔는데. 요즘 음악 하는 친구들은 약을 안 해요. 대마초도 안하고. 옛날 뮤지션들은 많이 걸리고 그랬었잖아요. 근데 요즘 친구들은 아마 안 걸릴거예요. 저희 팀부터도 술이나 뭐... 태진이가 술을 좀 즐기기는 해도 담배도 안 피고. 하여간 어떻게 보면 너무 건조하게 사는.. 저래가지고 무슨 락 필이 나올까 할 정도이고. 약간 변태스러운 점은 있지만(웃음) 그런 점들은 또 일상 생황의 재미고. 그렇기 때문에. 걸릴 일도 없고 앞으로는 좀,,만약 락이라는 게 한 번 더 뜬다면 좀 오래 지속 될 것 같아요. 그리고 락이 모든 음악의 기본인 것 같거든요. 원초적인 사운드, 원초적인 마인드.. 락을 죽여서는 다른 음악들이 발전할 수 없다고 개인적으로 생각을 해요. 락을 일단 살리고 다른 게 있다고 저는 생각하지. 그리고 요즘 또 보면 메이저 가수들도 락 분위기 내보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이 보이거든요. 이런 걸 보면서 아, 락이 좀 되는 분위기이긴 한 모양이구나 하죠. 원래 뭔가 트렌드가 있다 싶으면 메이저에 있는 사람들이 먼저 움직임을 보이잖아요. 힙합 분야가 한창 그런 시절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댄스나 그런 일반적인 성향의 가수분들도 락적인 성향을 많이 보이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락이 좀 분위기를 타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구요. 또 저희들의 이번 타이틀곡이 대중성이 있으니까 우리가 선두주가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락의 부흥에 있어서. 그런 욕심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표현해도 좋습니다. 프라나가 하고 있는 음악, 그리고 앞으로 하고 싶은 음악을 언어로써 그려 본다면요? 이혁 프라나라는 이름이 이제 여러 가지로 설명될 수가 있는데. 음악에도 기가 담겨있지만 공연장에서 저희가 연주를 하면서 때 주고받는 관객들과의 교감이 파도처럼 술렁거리는 게 느껴지거든요? 저는 그 술렁거림에 몸만 실으면 자연스럽게 액션이 나와요. 그런 걸 굉장히 재밌어하고.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저는 공연에 큰 비중을 두고 있어요. 제가 하는 음악에 있어서. 앨범 작업하는 것도 좋고 녹음하는 것..이건 사실 그리 중요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음반은 내야 되니까. 녹음하는 과정은 재밌는데 하여간 녹음을 할 당시는 좀 힘들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공연에 모든 포커스를 맞추는 상황이에요. 그렇게 공연에서 관중들과 교감할 수 있는 프라나의 음악을 만들고 그리고 저희가 계속 앞으로 더 활동을 잘 할 수 있게 많은 대중들이 저희 음악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해서 음악을 만들어 나가고, 또 다음 앨범이 어떤 게 나올지는 저희도 모르죠. 나와 봐야 아는 거고. 이 앨범을 작업할 때도 '이런 음악을 만들어야겠다' 이렇게 만든 게 아니거든요. 멤버들과 모이거나 아니면 저 혼자서 하거나 혹은 그때그때 생각해서 나오는 멜로디라든지 그 당시 생각하고 있는 가사 따위가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상황이 변하고 제 마음도 변하고 기분도 변하기 때문에 어느 계절에 어느 시점에 노래를 만드느냐에 따라서 달라지죠. 그렇기 때문에 특별히 어떻게 음악을 만들겠다는 것보다도 그저 '잘' 만들고 싶어요 뭘 하더라도. 음악을 만들건 공연을 하건 '잘' 하고 싶어요. 그래서 의상도 그렇고 뮤직비디오도 그렇고 곡도 그렇고 다른 팀들 음악 하는 것도 그렇고 뭐든지 '잘'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음식이 맛있게 만들어져야 되듯이. 여튼 그렇게 '잘' 만들어서 공연에서 관중들과 교감을 하고 그렇게.
|
|
|
혹시 전국 투어를 계획하고 있지는 않으세요. 이혁 이번 스케줄이 잘 진행되면 부산 공연을 다음달이나 다다음달이나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전국투어가 사실 좀 힘든 게. 부산 이외에 광주나 아니면...목포라든지 이런 지방에는 공연 문화가 썩 많지 않다 그러더라구요. 가장 공연이 잘되는 걸로 알려진 싸이(Psy)나 버즈(Buzz) 이런 분들이 망설이고 할 정도고 그래서.(웃음) 이게 사실 피하는 게 아니라 보러오는 사람들이 적으니까 안 가게 되는 거죠. 우리나라에서 전국투어라는 게 솔직히 부산 대구 서울 이정도 밖에 안 되는 것 같아요. 많이 해봤자. 거기다 하나 더 되면 광주. 근데 광주도 사실 좀 힘든 상황이죠. 저희 이번 앨범이 갑자기 엄청 뭐 잘 돼 가지고 그렇게 되면 전국 투어를 할 수 있기도 한데.(웃음) 여튼 저희가 일단 계획하는 건 부산 대구 정도로. 네.
마지막으로 도시락 이용자들께 멋진 인사말 부탁드립니다. 이혁 저희 3집 열심히 만들고 이름도 내귀에 도청장치에서 프라나로 바뀌었고. 열심히 할 테니까 많이 지켜봐주시고 공연장에도 많이 오셔가지고. 뭐 인터넷으로만 음악 즐기시지 마시고.(웃음) 공연장에 많이 찾아주시면 좋겠어요. 황의준 도시락엘 저도 많이 들어가 보는데. 되게 잘 돼 있더라구요. 음악도 듣기 편하게 돼있고. 그리고 요즘 불법 엠피쓰리 유통하고 그런 것에 대해서 오히려 도시락 같은 데서 그런 게 유료화 되고 그런다면 저희도 그런 걸 정착시키는데 도움이 돼 드릴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런 면에서 굉장히 좋게 생각해요. 이혁 도시락 이용자분들한테는 어떤.. 예전에 어디서 보니까 그렇게들 듣더라구요. 1위부터 50위까지 클릭해 놓고 쭉 듣는 거. 그렇게 너무 트렌드에만 집착하지 말고 찾아서 듣는, 새로운 게 뭐 있나, 나한테 맞는 게 뭔가. 우리나라는 어렸을 때부터 교육이 너무 주입식 교육이고 요즘 유행하는 걸 따라가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그런 압박감을 심어주고 그러는데. 전 그게 자기 계발을 저해시킨다고 생각을 해요. 자기가 좋아하는 게 뭔지도 모르고, 자기 스타일이 뭔지도 모르고 그렇게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자기가 좋아하는 게 뭔지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남들이 이런 음악 들으면 들어야 되겠다, 남들이 저런 옷 입으면 입어야 되겠다 그런 생각을 하지 말고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스타일이 뭔가, 그렇게 자기만의 스타일을 찾으면서 인생을 살아나가고 음악도 그렇게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김태진 일단 락 밴드들이란 앨범이라는 게 한계가 있거든요. 우리가 뭐 발라드 가수도 아니고 댄스팀도 아니고. 그러니까 무조건 공연장에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앨범을 한번 들어보고 오면 더 좋은데 굳이 뭐 앨범이 없더라도 공연장에 와가지고 분위기나 열기 같은 걸 한번쯤 느껴보는 게 좋다고...그런 경험을 해보는 게 인생 살아가는데도 좋을 것 같아요.
|
인터뷰어 / 김병군 |
| |
첫댓글 태진님 부분을 읽을때 나도 모르게 부산사투리의 그톤으로 읽고 있다는거...그리고 재훈님이 없다는거!!!
저도 태진님 부분은 사투리로 읽힌다는..ㅋㅋ
ㄴㅐ귀화이팅!_! 공연많이 해주세요ㅠㅠ
앨범무지잘되서 공연많이하셨으면 좋겠어요~~프라나 홧팅~~ㅋㅋ
프라나화이띵^^*
사투리 자동 변환..모드..ㅋㅋ 항상 파이팅입니다!!
ㅋㅋㅋㅋㅋ
전국공연>_<)/// 꺅~~~~ 꼭!!! 부산으로 오세요!!
태진님 대사 사투리 변환, 완전 공감해요ㅋㅋㅋㅋ
혁오빠 말한것들 완전 다 공감공감♡
혁님싸이에서봤던거 흐흐.
인터뷰내용 알차네요+.+ 혁이님의 생각을 알 것 같네요. 이번 앨범 뜹시다~! 아쟈~!!
프라나오빠들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인터뷰보니까 정말....ㅠㅠ 재훈오빠 없으셔서 아쉽구요ㅠㅠ 이번 앨범 정말 잘만들어졌으니까^^ 꼭!! 프라나가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좋겠습니당~♡
좋네요^^ 진지한 부분도있고, 그래서 더 진솔한 느낌도 들고,,prana의음악적인 견해도 들을수있고,, 제가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들과 공감도 되고,,
우와 혁님이 말하는거 다공감합니다 멋져부려 ^-^
태진님이 일렉기타를 하게 된 계기가 Stationary traveller 라니. 제가 정말 좋아해서 블로그이름으로 까지 쓰고있는데. 감격스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