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노니아
이웃과 함께
지산성당 옆 로비에는 색색의 열매가 예쁜 '예수님의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나무 아래에는 '기도를 부탁드려요,'
'도움을 청합니다.' '기도해 드릴께요' '도움을 드릴께요'라는 용지와 야물게 봉해진 청원함이 놓여 있다.
교우분들은 나무에 달린 열매를 만져보기도 하고 용지를 들고 망설이기도 하고 무엇인가를 적어서 함에 넣기도 한다.
'예수님의 나무'는 대구대교구에서 실시한 사랑이음아이디어 공모전에 참가하여 최우수상을 받아 실천하고 있는
지산성당 사회복지위원회의 친교 활동 명칭이다.
사회복지위원들은 큰 상을 받고 나서 기쁨과 의욕도 컸지만, 코로나 등으로 무관심해지고 소원해진 세상속에서
겨자씨를 닮은 사랑과 희망을 나눌 용기를 얻은 것 같아 설레며 나무를 만들었다. 또, 기도와 물적 도움을 통하여
사랑을 나누고 이어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매월 마지막 주간에 청원함을 열어 청원 내용을 맺어주고 감사미사를
봉헌하며 나무에 열매를 달면서 이 일들이 '우리의 손으로 하는 일들이 맞는가'라는 벅차오름에 오히려 조심스러움이
커간다.
힘든 병고로 방사선치료 중에 계신 자매님의 치유를 희망하는 기도 청원은 기도 보아자와 인연이 되어 친 자매처럼
기도로 힘이 되어 드리고 있다. 그 기도 청원의 열매가 '예수님의 나무'에 맺힌 것을 자매님이 보시고 희망이 곁에
있음을 느끼다며, 미소를 보이셨다. 그 자매님의 모습에 괜히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어떤 자매님은 새벽 미사 올 때마다 마주친 신문 배달 할아버지의 자전가가 너무 낡았고, 늘어난 체인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지만 도와줄 엄두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어떻게 방법을 찾아조자고 청원 글을 넣었고, 힘든 사정을
알게 된 우리는 비신자이신 할아버지를 위해 신부님의 지도하에 자전거를 마련해 드렸다.
좀 더 안전하게 다니는 모습에 안심이 되었고 보기 좋았다.
처음 시작할 때, 교우분들의 반응은 축하와 격려 정도였는데 지금은 사랑이음의 전도사로 기꺼이 나서 주신다.
누군가에에 걱정이 생기거나 병환이 생기면 '예수님의 나무'에 도움을 청하는 청원시를 넣으라고 이끌어 주고
힘든 이웃을 만나면 다가가서 사정을 들어보고 직접 청원서를 넣어 의논도 하고 사회복지 위원회와 함께 도움의
방법을 찾아 실천해 나간다.
힘든 일이 생기거나 병고로 고통받는 분들이 용기를 내어 기도를 부탁하는 청원과, 기도로 도움을 주고 싶다는
기도 봉사 청원을 서로 이어주어 그 열매가 달리면서, 많은 분이 우리 안에서 기쁨과 위로, 희망이 번져나가는 것을
느낀다고 한다. 그리고 혼자서는 이웃을 도울 힘이 부족했지만 도와줄 방법을 청하고 의논할 수 있는 '예수님의 나무'
가 있어 이웃에게 다가갈 용기를 가지게 되었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힘들고 어려울 때, 누군가에게 '기도해 주세요', '도와주세요'라고 말하는 용기, 그리고 기도와 도움을 누군가에게
베풀겠다고 말하는 용기.
사랑이 이어지려면 큰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우리 주 예수님, 희망과 사랑을 나눌 용기를 간절히 청하오니 들어 주소서!
대구 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