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부터 아이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오늘은 일상생활기술학교 라면 끓이기 활동을 진행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각자 준비해온 냄비와 라면을 소개하며 선생님이 오시기를 기다렸다.
“선생님 저는 진라면을 가져왔어요! 이걸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라면 끓이는 법을 배울 거예요!”
선생님이 오시기 전 아이들과 누가 선생님 옆에서 라면 끓이기를 배울지 정했다. 모든 아이가 선생님 옆자리에 앉기를 희망했고 결국 가위바위보를 하게 되었다. 결과는 하선이가 선생님의 옆자리에서 라면 끓이기를 배우기로 했다. 선생님에게 부탁하러 갔을 때부터 선생님의 제자가 되겠다고 다짐하던 예준이는 실망한 얼굴을 했다.
선생님이 오시고 아이들은 본 적 없는 얼굴로 환영 인사를 했고 곧바로 수업에 들어갔다. 선생님의 라면 끓이기 비법은 건더기를 먼저 넣고 면을 반절로 나눠 넣는 것이었다.
“면이 길면 먹기가 불편해. 그러고 면을 반절 부숴서 넣으면 국물을 더 잘 먹어.”
어르신은 아이들에게 라면 끓이기 시범을 보여주신 후 귀가하시려 했고 아이들은 놀라 선생님을 붙잡으며 “저희 라면 끓이는 거 잘하나 확인해주셔야죠!”라고 말했다. 선생님은 허허 웃으시며 다시 자리에 앉으셨고 아이들은 선생님이 알려주신 방법대로 라면을 끓였다.
각자 끓인 라면을 먹어보라면서 나에게 건네는 아이들이 정말 고마웠다. 다 먹은 후 아이들에게 부모님이 끓여준 라면이 맛있는지 본인이 끓인 라면이 맛있는지 물었고 아이들은 두말할 것 없이 오늘 먹은 라면이 제일 맛있다고 말했다.
즐거운 라면 끓이기가 끝나고 아이들은 어르신에게 드릴 감사장을 준비했다. 각자 원하는 방식에 대해 말했다. 하선이는 모두가 함께 써서 드리기를 원했고 예솔이는 각자 써서 드리기를 원했다. 예준이는 어떤 방식이든 전해드리면 된다고 말했다. 결국, 다시 한번 가위바위보를 통해 결정했다. 결과는 예솔이의 승리였고 각자 적어서 감사장에 합치기로 했다. 완성된 감사장은 삐뚤빼뚤했지만 내 눈에는 이상하게 선명히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