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학을 다녀온 ‘K’는 작가 지망생이다. 직업이 없다. 생활은 그의 아내가 친정어머니를 찾아다니며 도움을 청하고 집에 있는 물건을 내다팔아서 해결한다.
친척 ‘T’가 집을 찾아온다. 그는 제 아내에게 주려고 산 양산을 자랑한다. 부러운 표정을 짓던 아내는 T가 돌아간 후 남편 K에게 ‘살아갈 도리를 강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K는 미안한 마음이 아니 드는 것도 아니면서, 자신을 못 믿는 아내에게 도리어 화를 낸다. 그 바람에 “막벌이꾼한테 시집을 갈 것이지 누가 내게 시집을 오랬어? 예술가의 처가 다 뭐야?”라는 막말까지 쏟아낸다. 그 바람에 아내는 눈물을 쏟게 되고, K도 마음이 약해져서 ‘앞으로 당신에게 잘하겠노라’ 약속하여 화해를 한다.
K가 장인 생신 잔치에 참석한다. 비싼 옷을 입었지만 가정폭력으로 눈가에 멍이 든 처형과 만난다. 부부는 가난해도 서로 아끼며 사는 것이 행복이라는 실감을 느끼고, 상대에게 믿음을 가지게 된다.
처형이 부부의 집을 방문한다. 자신도 새 신발을 신었고, 손에도 새 신을 한 켤레 들고 있다. 어제 동생의 낡은 신발을 보고 마음이 아팠던 까닭이다. 언니가 선물을 줘도 아내는 겉으로만 웃을 뿐 속마음까지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 모습을 보며 K는 속으로 놀란다.
줄곧 남편 흉을 보던 처형이 그 남편 밥을 차려줘야 한다면서 돌아간다. 언니가 간 후 새 신발을 신은 아내는 기뻐한다. K는 다시 실망하지만, 남편이 밉다면서도 그가 배고플까 걱정하는 처형을 떠올리며 아내의 마음을 이해한다.
아내는 정신적 행복에 만족하려고 애쓰고 있구나! 아내의 마음을 내가 헤아리지 못했단 말인가!
K는 아내에게 “어서 출세해 비단신을 사주고 싶다!”고 말한다. 그 말에 감동한 아내가 눈물을 흘리고, 나도 덩달아 눈물을 흘린다.✧ (1921년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