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현재 겪는 어려움에는 ‘기독교와 교회가 하나’라는 잘못된 ‘교회주의’ 탓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회주의로 흐르면서 교회는 살았지만 기독교 정신은 버림받아 기독교가 쇠퇴했다”며 “예수님은 단 한 번도 교회에 대해 걱정한 적이 없는데, 목사들은 오로지 교회 걱정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교회는 예수님의 뜻대로 살아가려는 공동체 가운데 어머니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공동체일 뿐”이라며 “교회 밖에도 기독교 대학, 병원, 직장 같은 공동체가 있을뿐더러 가정도 작은 기독교 공동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따금 초청받아 교회에서 설교도 하고, 평신도로서 예배도 드리지만 교회에 연연하지 않는다. 교회가 성도의 신앙을 키워주기는커녕, 목사의 우산 밑에서 못 자라게 막고 있다면 굳이 교회에 갈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시골에 가 보면 여전히 지역 사회에는 교회가 필요하다”며 “시골에 가서 목사들이 목회하면서 정신적으로 지역 사회를 이끌어간다면 그것이 곧 예수님을 대신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회가 필요 없다는 게 아니라 지금 같은 교회는 달라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목사들이 너무 공부를 안 한다”며 “목사가 공부를 안 하니 장로도, 성도도 공부를 안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목회자들이 신학이나 성경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세상, 특히 ‘인간’에 대한 이해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목사가 교인을 자신보다 훌륭한 신앙인으로 키워내는 게 아니라 (목사에게) 복종하는 사람으로 키우려고 하니 문제”라고 지적했다.
목회자들의 지나친 소유욕에 대해서도 그는 할말이 많았다. 김 교수는 “가톨릭 사제나 불교 승려 제도가 옳다고 보진 않지만, 만나보면 이들은 돈이나 자리 등에 대한 소유 욕망이 없다”며 “하지만 목사들의 경우 소유욕은 물론 명예욕까지 버리지 못하는 이가 많다”고 말했다. 종교개혁 500주년이었던 지난해 장신대 총신대 감신대 등 주요 신학대들이 홍역을 치른 것도 “목회자들이 권력욕에 빠져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명성교회 세습과 관련, “기독교에서 세습 문제를 이야기하게 됐다는 것 자체부터 잘못”이라며 “세습은 소유욕의 하나로, 세상 사람들과 똑같이 굴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에게 진정한 크리스천으로 사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예수님의 교훈과 말씀을 나의 인생관, 가치관으로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것이 크리스천“
"인간 존엄성을 지키고, 자유를 사랑하고, 이웃에 사랑을 베풀며 살아가는 것”
“지난해 여러 곳에서 상을 받았는데, 내가 노력해서 벌지 않은 돈은 소유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인지 상을 받고 나니 오히려 걱정이 생겼다”며 “제자들에게 사회를 위해 써 달라고 부탁한 뒤에야 마음이 편해졌다”고 전했다.
“예수님 말씀을 따라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 신앙인의 가치관 아니겠느냐”며 “평생 살아오면서 철학적으로, 또 다른 종교도 다 봤지만 예수님의 말씀과 교훈 이상으로 나와 민족을 위한 희망은 없었기에 기독교를 떠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오늘날 한국기독교가 세상으로부터 염려의 대상으로 전락한 원인을 목회자들이 진리 곧 기독교의 정신을 가르치지 않고 해당 교파의 교리를 가르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진리가 되는 성경의 말씀이 개인의 삶과 가치로 스며들게 해야 하는데 헌금, 기도, 교회봉사 등과 같은 교리들만 가르침으로써 현대 교회들이 그리스도의 정신을 잃어 사회와 역사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나는 목사님 설교를 듣고 신앙을 갖지 않았다. 성경책을 읽고 신앙이 생겼다. 예수님 말씀이 내 인생관이 됐고 그것을 절대 버릴 수가 없었다. 예수님은 사람에게 인생의 목적과 방법을 가르쳐주셨다”면서 “예수님의 말씀이 나의 인생관, 가치관이 되면 그것이 진리가 된다”고 밝혔다.
... “중세 교회가 왕권 이상의 권위를 가지면서 타락하기 시작했다. 정치도, 경제도, 문화도 내버리고 교회만 잘되면 된다는 교회주의를 따랐다”며 “기독교 정신을 버리고 인간적인 것을 받아들인 교회는 오히려 사회에서 폐쇄되고 역사적으로 몰락의 길을 걷게 됐다”고 덧붙였다.
“교회가 크기만 하고 그리스도의 정신이 없으면 결국 빈집으로 남는다”
특히 “세상 속의 정치인, 기업가, 젊은이들이 스스로 방향을 알 수 없을 때 ‘우리 목사님이 어떤 말씀을 하시는지 들어보고 배워야겠다’ 생각하고 교회에 올 수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교회가 줄 게 없는데 누가 교회에 오겠느냐”고 쓴 소리했다.
이어 “교회 키우는데 신경 쓰기보다는 그리스도의 정신을 가진 인물을 기르는 데 힘을 써야 한다”면서 “그래서 그리스도의 정신을 가진 인물들이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할 때 예수님이 그렇게 되신 것처럼 기독교는 참된 권위를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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