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 오래전에 계획되었던 지리산 무박 산행일이다.
항상 무박산행을 하기 전에는 걱정과 설레임 그리고 기대가 있다. 저녁8시에 산악대장을 만나 동대문으로 향하는 전철을 타고, 오미경씨와 이정표와 합류하여 동백산악회에서 총 4명이 무박 산행에 나섯다.
동대문 출발 현장 인근에서 족발에 소주를 한 잔 곁들이고는 차에 올라 잠을 청했다. 한참을 달려 무주 인삼랜드에서 잠시 쉬고는 지리산 반선계곡에 도착한 것이 새벽2시이다. 이곳에서 저녁을 먹지 못하신 분, 장비를 챙겨오시지 못하신 분들을 위한 시간을 허락받았다. 다행히 24시간 여는 슈퍼와 식당이 있었다.
예전에 뱀사골 야영장에서 야영해본 경험이 있어 곁에 있는 야영장에 가 보았다. 텐트 한동과 비박을 하는 3팀이 야영장을 다 차지하고 있었다. 이 추운 날씨(지리산 날씨는 추웠다.)에 참 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 3시가 되어 백무동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그런데 올 때 가득찼던 버스의 2자리가 비어 있는 것이 아닌간 물어보니 반선에서 내려 성삼재로 올라 내일 하산 예정이 중산리까지 등정을 하신다고 내렸단다. 우와 무려 40km를 등정하신다니.
우리는 3시 반에 백무동에서 장터목으로 향했다. 예전에 4-5시간 걸린 경험이 있어 느긋하게 마음먹고는 한걸음 한걸음 위로 향하시 시작하였다. 항상 산행은 오를 때가 힘들다. 이번에도 참샘까지 오르는데 숨이 턱에 찬다. 참샘을 지나니 급경사가 나타나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이 오르막을 넘어야만 한다.
지리산 정도를 등정하려면 한달전부터 미리 운동을 하여 대비도 해야 한다고 하던데 나는 매일 아침으로 헬스를 하여 대비해 왔던터라 다리 근육이 아프고 하는 것은 없었다. 다만, 너무 급경사이다보니 숨이 가쁜 것은 어쩔 수가 없는 모양이다.
생각지도 않게 3시간 정도밖에 걷지 않았는데 산악대장님이 위에 장터목산장이 보인다고 이야기하여 나는 아직 1-2시간은 더 가야하는데 벌써 장터목산장일까봐 하고 생각지도 않았다. 그런데 웬일인가 진짜 장터목산장이 앞에 있지 않는가?
나는 이해를 할 수 없었다. 내 건강이 좋아진 것인가? 이렇게 빨리 장터목산장에 올랐다는게 믿기지 않았다. 지리산이 그동안 축소가 된 것인가? 참으로 이해가 안가는 대목이다.
장터목산장에 도착하니 하늘에 태양이 솟아올라 붉은 빛이 산등성이를 비추고 있다. 장관이다. 이미 장터목에 도착한 많은 산우들이 이 장관을 카메라에 담느라 바쁘다. 허기가 있던 터라 아침 7시를 넘어 아침을 준비하여 허기진 배를 채운다.
이제는 대원사로 갈 것인가 중산리로 갈 것인가를 결정하여야 하는데 인솔책임자가 대원사는 무리이니 중산리로 하산할 것을 요청한다. 내가 봐도 대원사를 가려면 아침을 간단하게 해결하고 나서야 되는데 이미 아침으로 1시간을 허비하다 보니 너무 여유를 부린 듯한다. 이곳에서 중산리로 가는 길은 너무 시간여유가 많다. 이제부터는 주변 경치를 즐기면서 천천히 가도 충분하다.
천왕봉 정상에는 백무동에서 오른 사람, 중산리에서 오른 사람으로 인하여 인산인해를 이루고 천왕동 표석앞에서 한 컷 사진찍는 것도 순번을 기다려야 한다.
바람도 매섭고 사람도 많아 기념사진을 찍고 하산을 하였다. 하산은 너무 쉽고 즐거운 산행길이었다. 칼바위에 다다라 우리는 많이 챙겨온 음식을 무려 1시간이나 여유자작하면서 즐기고, 먹고, 온갖 재미있는 이야기로 시간가는 줄을 모르고 보냈다.
너무 즐거운 산행을 한 듯 하다. 천천히 하산을 하고는 중산리에서 또다른 만찬으로 점심을 해결하였다. 통상적인 식당에 들지 않고 슈퍼 앞 가게에서 음식을 데우고 찬을 나누어 너무 맛있게, 소주도 한잔 하면서 마무리
서울오는 길은 누구라도 할 것 없이 모두 쓰러져 서울에 온 여정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잠나라에 빠졌다. 무려 21km를 걸었으니 심신이 노곤할 수 밖에 없으리라. 차 안은 쥐 죽은 듯 조용하고 모두들 잠의 나라에 빠져 고요하기만 하였다.
논현역에서 하차하여 전철을 타고 장승배기에서 내려 간단하게 호프로 해산주를 겸하고는 집에 들러 편안하게 잠에 빠져 바쁘게 지낸 하루를 마감하였다.
무박산행은 2-3시간의 고난의 산행뒤에는 너무너무 많은 여유와 한가로움, 그리고 산행중 쉬면서 나누는 대화로 인하여 인생이 쌀찌고 삶이 풍요로워짐을 느낄 수 있는 아주 소중한 기회인 듯 하다. 많은 산우들이 무박산해의 묘미를 함게 할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있기를 희망에 본다.
첫댓글 좋은글 감사 그때 그 숨 가푸고 곰 나타날까 가슴 조이며 장난하던 제미난추억이 항상도전하는맴으로 또 다른 산행을 기약하 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