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2005년 1월 8일부터 2005년 3월 13일 까지 매주 토 일 밤 9시 55분에 방영되었던 SBS 주말특별기획드라마이다.
원작은 일본드라마 별의 금화이며 고현정이 이 드라마로 10년 만에 컴백했다..
프로듀서 : 김양 문정수.극본 : 김규완.연출 : 김종혁.고현정 : 서정은 역.
조인성 : 고은섭 역.지진희 : 고은호 역.신충식 : 서달호 역.장용 : 고형진 역
봄날 (봄날 OST) - 아이(i)
* 나도 모르게 그댈 사랑한다 말했죠
들리지 않나요 나의 고백이
너무 멀리 있어서 기억이 흐려져서
지금 내 눈물도 모르는거죠
영원히 그대 하나만 바라보는 나 *
그대보다 행복할까봐
조금 더 오래 울고
그대를 떠나오던 그 날은 반성도 하고
어김없이 내일로 가는 시간을 미워하고
가끔은 그 시간에게 부탁하죠
오늘만 오늘 하루만은 쉬라고
* 별이 내리는 이거리도 사랑한 내 얼굴도
그대는 모두 지운채 웃고 있죠
어쩌면 그게 바랄지도 몰라요
* 혹시라도 마주친다면 그때처럼 친절해줘요
그날처럼
나만 혼자 돌아서면 되
그대 두눈을 보고 매일 꿈을 꾸던 나
다신 어디서도 찾을수 없죠
우리 만들던 얘긴 모두 잊어야 겠죠
다른 사랑을 또 이어가려면
하나라도 남기없이 지울수 있게
너는 사랑속에 숨어버리죠
이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한한 인간들이 영원성을 믿어 의심치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사랑이다. 순간의 열정으로 시작된 어설픈 사랑도, 어느덧 집착으로 변해버린 병적인 사랑도, 심지어 오랜 시간이 흘러 상대방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낡은 사랑조차도 소중한 추억이 되어 가슴 속에서 영원히 빛나기를 바라고 또 갈구한다. 인간들은 도대체 사랑의 어떤 힘을 믿기에.. 그렇게도 집착적으로 영원을 꿈꾸는 걸까?
여기!! 상처입은 젊은이들이 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버려지고, 사랑을 거부당하고, 왜곡된 욕심에 의해 뒤틀려 버린 가족관계 속에서 고통 받는 우리의 주인공들이 있다. 이들이 사랑을 한다. 드라마 속에서 우리와 똑같은 방식으로, 그 사랑이 영원하기를 바라며 사랑을 해나간다. 때로는 소심하게, 때로는 격렬하게 자신의 사랑을 주장하며 서로에게 상처를 입혀가며 아프게 사랑을 한다. 하지만 이들에게 사랑은 단순한 열정도, 일방적인 희생도 아니다. 이들에게 사랑은 스스로의상처를 더 나아가 상대방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아픈 과정이다.
실어증에 걸릴 만큼 사랑의 상처를 앓아 봤다. 그런데 나에게 말을 하도록 한 사람이 있다. 그래서 힘들게 다시 사랑하게 됐는데 그는 이제 나를 기억하지 못한다. 잃어버린 기억을 부여잡고 그를 바라만 본다. 그에겐 동생이 있다. 거칠고 쌘 척하는, 그러나 누구보다 사랑에 목말라 하는 남자가 있다. 그가 내 인생에 새로이 들어온다. --> 정은은 부모로부터 버려져 서해의 어느 섬 보건소 소장의 집에서 자라 원천적인 외로움을 앓고 있다.초등학교 4학년 때 짝사랑하는 총각선생님의 [너는 모차르트처럼 절대음감을 가진 아이] 란 칭찬에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하여, 성인이 된 후에도 음대에 진학하려는 꿈을 가진다. 그러나 모두 낙방을 하게 되고, 첫사랑인 선생님을 우여곡절 끝에 찾아가나 자신을 기억하지 못한다. 어느 날 오케스트라 단원 선발 공고를 보고 오디션을 치르러 가지만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고 만다. 결국 정은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낙향을 하지만, 낙향한지 4년이 지나도록 말을 안하고 산다. 어항 속 물고기처럼 고요하고 무의미하게… 그런 스물 여덟 살의 정은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난다. 겁도 없이 정은 앞에서 피아노 연주 곡을 틀어놓는 남자. 정은을 사랑하게 만들 남자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이 참 많은 삶이었다. 그러다 기억 속에만 갇혀 살고 있는 한 여자를 만나 사랑하게 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녀가 누군지 알 수 없다. 지금 내 곁을 지키는 여자에게 왠지 마음이 간다. -->의사의 아들로 태어나 의사로 운명이 결정된 은호. 어느날 갑자기 엄마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새엄마와 동생 은섭이 나타난다. 냉정한 아버지 밑에서 겉으로는 예의 바른 척, 속으로는 외로움에 치를 떨며 자랐다. 성인이 되어 의대에 진학하고, 아버지가 처음부터 두 집 생활을 해왔고, 생모는 맘 고생만 하다가 쫓겨났음을 알게 된다. 의료봉사 활동으로 간 섬에서 음대에 가고 싶다는 여고생이 생각나 생모의 피아노를 선물로 주기 위해 다시 찾으나, 소녀는 자신을 기억 못하고 희망을 잃어버린 채 실어증까지 앓고 있다. 남 같지 않은 그녀를 위해 은호는 갖은 노력을 하고, 사랑하게 된다. 은호는 아예 섬에서 살려고 짐을 싸러 서울로 간다. 그 와중에 생모를 만나고, 생모가 운전하는 차을 타고 가다 사고를 당한다. 갑자기 하늘과 땅이 뒤바뀌고, 굉음이 터지는 순간 정신을 차린 은호 앞에 엄마는 눈을 뜨고 죽어있다. 눈을 감겨드려야 하는데... 눈을 감겨드려야 하는데...은호의 눈이 먼저 까물까물 감겨왔다.
참 웃긴 여자다! 의식을 잃은 형을 무조건 지키고 서서는 기억조차 못하는 자기존재를 혼자 감당하고 있다. 나를 이렇게 쳐다보지도 않는 여자는 처음이다. 근데 그 여자가 자꾸 좋아진다. 그리고 그 사람이랑 있으면 맘이 편해진다. 내 여자로 만들고 싶은데, 사랑이 뭔지 모르는 나로써는 세상 어느 것 보다 도 힘든 일이다. -->한 달에 두번 집에 오는 아빠. 아빠가 올 때마다 호적정리는 언제 하냐고 묻는 엄마 밑에서 자랐다. 아빠와 함께 사는 날. 형으로 모셔야 할 샌님 하나가 버티고 있었다. 늘 아빠에 대한 갈증으로 목말라하던 은섭은 엄마의 욕심에 항상 [형 은호 보다 백만 배 훌륭하게]라는 말을 들으며 자라, 결국에는 은호와 같이 아빠가 운영하는 병원인턴이 되었다. 어느 날 사소한 실수로 인해 아버지에게 공식적으로 개망신을 당하고, 그 핑계로 아버지 차를 훔쳐 가출을 한다. 향락, 쾌락, 퇴폐의 생활. 그러나 아버지를 통해 형 은호가 식물인간이 돼 버렸다는 소식을 듣고는 정신 없이 돌아온다. 그리고, 그렇게 밉던 은호를… 돌아온다고 약속을 했는데 그가 오지 않는다며 눈물로 찾는 여자를 만났다. 형의 여자에게 자신도 모르게 눈길이 간다. 마음이 끌린다.
어렸을 적부터 은호의 옆집에 살던 여자. 은호를 짝사랑 한다. 유학을 다녀왔으나, 아직도 은호를 잊지 못하고 있다. 어느날, 서정은이란 여자가 찾아와 청천벽력같은 애기를 해준다. 은호가 사고로 초등학생으로 기억이 퇴행해 맹장수술하고 나서 그 수술자국은 제일 먼저 민정이에게 보여주기로 약속했다며 민정이를 찾는단다. 그러니.. 그의 기억을 이어갈 수 있게 도와줄 수 있겠냐는 거였다. 과거에 오빠의 수술자국은 자기가 제일 먼저 만져볼 수 있었다. 우스운 말을 하면 배를 움켜쥐며 "웃기지 마! 배 터진단 말야!" 라고해서 더욱 더 큰 소리로 웃었던 기억, 정말로 배가 다시 터질까봐 조심했던 기억... [도와드리고 말고요. 그런데...댁은...누구시죠?] ....
작은 섬의 보건소장. 어느날 선물처럼 정은이 집 앞에 버려져 있었고, 그 아이를 거두어 기쁘게 남은 생을 살고 있었다. 정은이 손을 다쳐 피아노를 칠 수 없게 되자, 피아노가 그 아이에게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었던 이 인자한 분은, 어떻게 해야 그 아이가 다시 행복해질 수 있는지 날마다 고민한다. 그러던 중 한 준수한 청년이 섬에 내려옴으로써 잠시 희망을 가져보지만, 서울에 있는 그 부친의 전화 한 통으로 희망을 접어야 했다. 희망을 접었다기보다는, 애초부터 정은에게 희망을 갖지 못하도록 애쓰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벌써 늦었다. 정은은 그 청년을 사랑하고 있었다. 말을 잃은 정은이 그 청년 때문에 말문을 텄다. 오래도록 섬에서 손녀딸을 걱정하며 전전긍긍할 것이다.
대대로 의사가문의 혈맥을 잇고 있는 명망 높은 의사. 은호와 은섭의 부친 은호의 엄마와 이혼하고, 오랫동안 동거하던 은섭의 엄마와 재혼했다. 은섭엄마에게 매번 휘둘린다. 우유부단하다. 은호엄마를 내보낼 때도 가슴이 아팠다. 사회적 인물로서의 고형택은 유능하지만, 한 개인으로서는 너무나 나약하고 짜증나는 인간이다.
야망가이자 야심가. 은섭의 엄마 빼어난 미모 하나로 먹고 살아온 여자. 자기 자신이 무엇이 될 생각은 전혀 못해본 여자. 남자를 통해서, 아들을 통해서 자신이 빛나보이고 싶은 사람. 아들인 은섭이 자기를 지긋지긋해한다는 사실은 꿈에도 모르고 있다. 그 아들이 어디서 굴러먹었는지 모를 근본없는 여자, 정은을 사랑한다는 걸 알았을 때 기함해 돌아가실 뻔한다. 그걸 기를 쓰고 못하게 했더니 이번엔 제대로 된 술집 여자를 만나 동거에 들어간다. 기막힐 노릇, 가만 있을 여자가 아니다. 아들의 인생에 제대로 끼어들어 제대로 망쳐먹을 여자다.
외로운 술집 웨이트레스. 상처입은 몰골로 자기에게 주질러앉아버린 은섭을 사랑하게 되는 여자. 은섭의 동거녀. 인생이 온통 남자들에게서 입은 상처투성이의 것이라, 은섭에게서만큼은 똑같은 상처를 받고 싶지 않다. 그런데 은섭이 다른 남자처럼 자기를 훌쩍 떠나버렸다는 걸 알았을 때, 그리고 은섭을 자석처럼 그리로 끌어들인 여자가 서정은이라는 기지배라는 걸 알자마자, 머릿속으로 부엌에 있는 식칼을 떠올리는 무서운 여자. 그 식칼을 사용하게 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봄날》은 2005년 1월 8일부터 2005년 3월 13일 까지 매주 토 일 밤 9시 55분에 방영되었던 SBS 주말특별기획드라마이다.
원작은 일본드라마 별의 금화이며 고현정이 이 드라마로 10년 만에 컴백했다..
프로듀서 : 김양 문정수.극본 : 김규완.연출 : 김종혁.고현정 : 서정은 역.
조인성 : 고은섭 역.지진희 : 고은호 역.신충식 : 서달호 역.장용 : 고형진 역
봄날 (봄날 OST) - 아이(i)
* 나도 모르게 그댈 사랑한다 말했죠
들리지 않나요 나의 고백이
너무 멀리 있어서 기억이 흐려져서
지금 내 눈물도 모르는거죠
영원히 그대 하나만 바라보는 나 *
그대보다 행복할까봐
조금 더 오래 울고
그대를 떠나오던 그 날은 반성도 하고
어김없이 내일로 가는 시간을 미워하고
가끔은 그 시간에게 부탁하죠
오늘만 오늘 하루만은 쉬라고
* 별이 내리는 이거리도 사랑한 내 얼굴도
그대는 모두 지운채 웃고 있죠
어쩌면 그게 바랄지도 몰라요
* 혹시라도 마주친다면 그때처럼 친절해줘요
그날처럼
나만 혼자 돌아서면 되
그대 두눈을 보고 매일 꿈을 꾸던 나
다신 어디서도 찾을수 없죠
우리 만들던 얘긴 모두 잊어야 겠죠
다른 사랑을 또 이어가려면
하나라도 남기없이 지울수 있게
너는 사랑속에 숨어버리죠
이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한한 인간들이 영원성을 믿어 의심치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사랑이다. 순간의 열정으로 시작된 어설픈 사랑도, 어느덧 집착으로 변해버린 병적인 사랑도, 심지어 오랜 시간이 흘러 상대방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낡은 사랑조차도 소중한 추억이 되어 가슴 속에서 영원히 빛나기를 바라고 또 갈구한다. 인간들은 도대체 사랑의 어떤 힘을 믿기에.. 그렇게도 집착적으로 영원을 꿈꾸는 걸까?
여기!! 상처입은 젊은이들이 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버려지고, 사랑을 거부당하고, 왜곡된 욕심에 의해 뒤틀려 버린 가족관계 속에서 고통 받는 우리의 주인공들이 있다. 이들이 사랑을 한다. 드라마 속에서 우리와 똑같은 방식으로, 그 사랑이 영원하기를 바라며 사랑을 해나간다. 때로는 소심하게, 때로는 격렬하게 자신의 사랑을 주장하며 서로에게 상처를 입혀가며 아프게 사랑을 한다. 하지만 이들에게 사랑은 단순한 열정도, 일방적인 희생도 아니다. 이들에게 사랑은 스스로의상처를 더 나아가 상대방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아픈 과정이다.
실어증에 걸릴 만큼 사랑의 상처를 앓아 봤다. 그런데 나에게 말을 하도록 한 사람이 있다. 그래서 힘들게 다시 사랑하게 됐는데 그는 이제 나를 기억하지 못한다. 잃어버린 기억을 부여잡고 그를 바라만 본다. 그에겐 동생이 있다. 거칠고 쌘 척하는, 그러나 누구보다 사랑에 목말라 하는 남자가 있다. 그가 내 인생에 새로이 들어온다. --> 정은은 부모로부터 버려져 서해의 어느 섬 보건소 소장의 집에서 자라 원천적인 외로움을 앓고 있다.초등학교 4학년 때 짝사랑하는 총각선생님의 [너는 모차르트처럼 절대음감을 가진 아이] 란 칭찬에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하여, 성인이 된 후에도 음대에 진학하려는 꿈을 가진다. 그러나 모두 낙방을 하게 되고, 첫사랑인 선생님을 우여곡절 끝에 찾아가나 자신을 기억하지 못한다. 어느 날 오케스트라 단원 선발 공고를 보고 오디션을 치르러 가지만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고 만다. 결국 정은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낙향을 하지만, 낙향한지 4년이 지나도록 말을 안하고 산다. 어항 속 물고기처럼 고요하고 무의미하게… 그런 스물 여덟 살의 정은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난다. 겁도 없이 정은 앞에서 피아노 연주 곡을 틀어놓는 남자. 정은을 사랑하게 만들 남자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이 참 많은 삶이었다. 그러다 기억 속에만 갇혀 살고 있는 한 여자를 만나 사랑하게 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녀가 누군지 알 수 없다. 지금 내 곁을 지키는 여자에게 왠지 마음이 간다. -->의사의 아들로 태어나 의사로 운명이 결정된 은호. 어느날 갑자기 엄마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새엄마와 동생 은섭이 나타난다. 냉정한 아버지 밑에서 겉으로는 예의 바른 척, 속으로는 외로움에 치를 떨며 자랐다. 성인이 되어 의대에 진학하고, 아버지가 처음부터 두 집 생활을 해왔고, 생모는 맘 고생만 하다가 쫓겨났음을 알게 된다. 의료봉사 활동으로 간 섬에서 음대에 가고 싶다는 여고생이 생각나 생모의 피아노를 선물로 주기 위해 다시 찾으나, 소녀는 자신을 기억 못하고 희망을 잃어버린 채 실어증까지 앓고 있다. 남 같지 않은 그녀를 위해 은호는 갖은 노력을 하고, 사랑하게 된다. 은호는 아예 섬에서 살려고 짐을 싸러 서울로 간다. 그 와중에 생모를 만나고, 생모가 운전하는 차을 타고 가다 사고를 당한다. 갑자기 하늘과 땅이 뒤바뀌고, 굉음이 터지는 순간 정신을 차린 은호 앞에 엄마는 눈을 뜨고 죽어있다. 눈을 감겨드려야 하는데... 눈을 감겨드려야 하는데...은호의 눈이 먼저 까물까물 감겨왔다.
참 웃긴 여자다! 의식을 잃은 형을 무조건 지키고 서서는 기억조차 못하는 자기존재를 혼자 감당하고 있다. 나를 이렇게 쳐다보지도 않는 여자는 처음이다. 근데 그 여자가 자꾸 좋아진다. 그리고 그 사람이랑 있으면 맘이 편해진다. 내 여자로 만들고 싶은데, 사랑이 뭔지 모르는 나로써는 세상 어느 것 보다 도 힘든 일이다. -->한 달에 두번 집에 오는 아빠. 아빠가 올 때마다 호적정리는 언제 하냐고 묻는 엄마 밑에서 자랐다. 아빠와 함께 사는 날. 형으로 모셔야 할 샌님 하나가 버티고 있었다. 늘 아빠에 대한 갈증으로 목말라하던 은섭은 엄마의 욕심에 항상 [형 은호 보다 백만 배 훌륭하게]라는 말을 들으며 자라, 결국에는 은호와 같이 아빠가 운영하는 병원인턴이 되었다. 어느 날 사소한 실수로 인해 아버지에게 공식적으로 개망신을 당하고, 그 핑계로 아버지 차를 훔쳐 가출을 한다. 향락, 쾌락, 퇴폐의 생활. 그러나 아버지를 통해 형 은호가 식물인간이 돼 버렸다는 소식을 듣고는 정신 없이 돌아온다. 그리고, 그렇게 밉던 은호를… 돌아온다고 약속을 했는데 그가 오지 않는다며 눈물로 찾는 여자를 만났다. 형의 여자에게 자신도 모르게 눈길이 간다. 마음이 끌린다.
어렸을 적부터 은호의 옆집에 살던 여자. 은호를 짝사랑 한다. 유학을 다녀왔으나, 아직도 은호를 잊지 못하고 있다. 어느날, 서정은이란 여자가 찾아와 청천벽력같은 애기를 해준다. 은호가 사고로 초등학생으로 기억이 퇴행해 맹장수술하고 나서 그 수술자국은 제일 먼저 민정이에게 보여주기로 약속했다며 민정이를 찾는단다. 그러니.. 그의 기억을 이어갈 수 있게 도와줄 수 있겠냐는 거였다. 과거에 오빠의 수술자국은 자기가 제일 먼저 만져볼 수 있었다. 우스운 말을 하면 배를 움켜쥐며 "웃기지 마! 배 터진단 말야!" 라고해서 더욱 더 큰 소리로 웃었던 기억, 정말로 배가 다시 터질까봐 조심했던 기억... [도와드리고 말고요. 그런데...댁은...누구시죠?] ....
작은 섬의 보건소장. 어느날 선물처럼 정은이 집 앞에 버려져 있었고, 그 아이를 거두어 기쁘게 남은 생을 살고 있었다. 정은이 손을 다쳐 피아노를 칠 수 없게 되자, 피아노가 그 아이에게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었던 이 인자한 분은, 어떻게 해야 그 아이가 다시 행복해질 수 있는지 날마다 고민한다. 그러던 중 한 준수한 청년이 섬에 내려옴으로써 잠시 희망을 가져보지만, 서울에 있는 그 부친의 전화 한 통으로 희망을 접어야 했다. 희망을 접었다기보다는, 애초부터 정은에게 희망을 갖지 못하도록 애쓰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벌써 늦었다. 정은은 그 청년을 사랑하고 있었다. 말을 잃은 정은이 그 청년 때문에 말문을 텄다. 오래도록 섬에서 손녀딸을 걱정하며 전전긍긍할 것이다.
대대로 의사가문의 혈맥을 잇고 있는 명망 높은 의사. 은호와 은섭의 부친 은호의 엄마와 이혼하고, 오랫동안 동거하던 은섭의 엄마와 재혼했다. 은섭엄마에게 매번 휘둘린다. 우유부단하다. 은호엄마를 내보낼 때도 가슴이 아팠다. 사회적 인물로서의 고형택은 유능하지만, 한 개인으로서는 너무나 나약하고 짜증나는 인간이다.
야망가이자 야심가. 은섭의 엄마 빼어난 미모 하나로 먹고 살아온 여자. 자기 자신이 무엇이 될 생각은 전혀 못해본 여자. 남자를 통해서, 아들을 통해서 자신이 빛나보이고 싶은 사람. 아들인 은섭이 자기를 지긋지긋해한다는 사실은 꿈에도 모르고 있다. 그 아들이 어디서 굴러먹었는지 모를 근본없는 여자, 정은을 사랑한다는 걸 알았을 때 기함해 돌아가실 뻔한다. 그걸 기를 쓰고 못하게 했더니 이번엔 제대로 된 술집 여자를 만나 동거에 들어간다. 기막힐 노릇, 가만 있을 여자가 아니다. 아들의 인생에 제대로 끼어들어 제대로 망쳐먹을 여자다.
외로운 술집 웨이트레스. 상처입은 몰골로 자기에게 주질러앉아버린 은섭을 사랑하게 되는 여자. 은섭의 동거녀. 인생이 온통 남자들에게서 입은 상처투성이의 것이라, 은섭에게서만큼은 똑같은 상처를 받고 싶지 않다. 그런데 은섭이 다른 남자처럼 자기를 훌쩍 떠나버렸다는 걸 알았을 때, 그리고 은섭을 자석처럼 그리로 끌어들인 여자가 서정은이라는 기지배라는 걸 알자마자, 머릿속으로 부엌에 있는 식칼을 떠올리는 무서운 여자. 그 식칼을 사용하게 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