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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욱아빠의 평화강정! 스크랩 강정의 문제, 종북이라는 단어
민욱아빠 추천 0 조회 50 12.08.15 09:37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주) 이 글은 제가 활동하는 모 까페에서 강정의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작성한 글입니다.  감안하시고 문제가 있는 부분은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강정의 문제를 논함에 있어 사실은 조금 놀란 면이 있습니다.  까페 회원 여러분에게 넌지시 건네어 본 강정문제는 제가 살고 있는 제주에는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메세지와 함께 혹시 제가 놓치고 있을지 모를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때문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댓글에는 감정의 표출과 가벼운 의견수준에서의 충돌로 인한 마음의 상처만 드러났습니다. 

그렇게 보고 있자니 ‘강정의 문제를 객관적 견지하에 찬반의 논리를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제가 강정문제를 주제로 포스팅하며 이제껏 찾아보고 배웠던 내용을 가지고 해군기지에 대한 각 사안별로 찬반의 논리를 정리해보았습니다.  이것이 또다른 감정의 표출과 마음의 상처를 유발할 수도 있겠지만 바라건대, 저의 의견임을 견지해주시고 혹시나 제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지적해주심과 동시에 최대한 감정적인 댓글은 자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강정문제로 이 까페에서는 더 이상 이야기를 꺼내지 않겠음도 미리 말씀드리겠습니다.  글이 많이 깁니다.  양해를 바랍니다.


1. 노무현의 대양해군론

  노무현의 대양해군론은 해군의 역할증대와 남방항로의 보호를 위해 참여정부때 주창된 것으로 이때부터 이에 적합한 해군기지 건설을 위한 적지를 제주도에서 찾기 시작합니다.  대양해군론의 배경에 있어서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유력한 것은 노후된 해군전력의 유지보수문제와 이지스함등의 건조에 따른 정박기지 신설 필요성으로 보인다는 견해입니다.  아무튼 대양해군론은 그렇게 입지를 선정하는 문제부터 어려움에 봉착하다가 강정에 반강제적인 추진으로 자리를 잡아감으로 진행되다가 2년전 천안함 사건을 통해 폐기에 이릅니다.  그러던 중, MB정권은 구럼비 발파즈음에 이르러 대양해군론을 다시 내걸으며 해군기지 건설에 박차를 가합니다.


2. 해군의 역할에 대한 고찰

  찬성론

해상군사력의 입장에서 해군은 크게 세가지 수준의 역할을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연안방어와 원거리 방어, 그리고 대양진출입니다.  핵항공모함을 내세운 미국의 해상장악은 대양진출의 대표적인 예가 되겠죠.  그에 비하면 우리해군의 능력은 전반적으로 연안방어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것을 ‘숏다리 해군’이라고 비유하더군요.  암튼, 숏다리해군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해군력이 출항하는 기지의 위치와 함선의 항해 및 전투능력이 고려되어야 하는데 이런 관점에서 제주도는 남방으로의 진출을 위해 필수적인 입지요건을 갖춘 섬입니다.

  반대론

우리해군의 군사력이 과연 원거리 및 대양진출의 필요성이 있을까 하는 점에서는 의문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로는 작전통제권을 스스로 가지고 있지 못한 나라에서 군사력의 주체적 활용이 불가능하는 점이 있습니다.  둘째로, 북한과 중국의 견제와 이에 일본에 대한 견제까지 고려해도 해군력이 원거리수준의 진출은 그닥 불필요하다는 점입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남방해역에서의 기지운용은 진해기지와 목포함대만으로도 충분히 공격과 방어가 가능합니다. 


3. 해군기지로서 제주도의 입지적 조건

제주도에서 해군기지 입지선정에 대한 문제는 그 절차를 먼저 파악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입지선정 초기의 시뮬레이션 결과는 최적의 입지로 정방폭포 앞바다가 선택되었습니다.  그러나 해군은 천연의 관광지 앞에 기지를 짓겠다는 무모함은 벌이지 않습니다.  그 다음의 적지는 화순항 지역이었고 그 다음이 위미, 그 다음이 강정이었습니다.  하지만 화순은 배를 돌릴 공간적 여유가 없었고 위미는 바닥준설을 좀 더 해야만 하는 제약이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일단 두 곳에서 마을주민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혀 기지건설을 포기해야만 했죠. 

강정을 선택한 이유는 해양요건은 일단 고사하고 입지부지가 바위덩어리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구럼비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기지건설에 있어 특별한 마찰도 필요치 않았고 기존의 시설을 재조정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었죠.  이번에는 해군도 요령이 생겨 마을주민들을 교묘하게 설득시킵니다.  1500명 정도의 마을주민들 중 80여명만을 마을회관에 불러놓고 단 한번의 설명회만으로 그것도 박수를 통해 기지유치를 결정합니다.  이후로는 알다시피 일사천리로 기지건설작업에 착수합니다.  참고로 강정천과 악근천 사이에 있는 풍림콘도는 마을주민 설명회만 7번 이상을 개최한 뒤에야 건물을 지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찬성론

찬성론자들의 주장은 크게 남방수역과 이어도 수호, 그리고 중국견제의 측면에서 ‘어디든 상관없이‘ 제주남방지역에 기지를 건설하면 된다는 의견이 대부분입니다.  일단 제주도에도 해군기지가 있어야만 영토분쟁과 자국방어의 측면에서 효율을 극대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이죠.  추가하자면, 해군기지는 단순히 해군만 주둔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대공방어의 문제와 함께 전략상 공군이 함께 움직이게 되어있어 제주도에 공군기지를 유도함으로 섬을 완벽한 방어기지로 만들 수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반대론

먼저 제주도라는 개방형 지형은 과연 해군기지 건설에 적합한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전 세계 대부분의 해군기지는 리아스식 해안의 깊은 만에 건설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넓은바다로부터 깊은 만으로 들어감으로 하여 지형을 이용한 은폐와 방어가 가능하다는 이유때문입니다.  목포와 진해에 해군기지가 건설된 이유는 이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주의 지형은 이렇지 못합니다.  완전개방형 해안에서 해군기지의 가장 취약점은 잠수함 공격에 약하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중국도 개방형 해안인지라 함선보다는 핵잠수함 개발에 집중을 하고 있습니다.  만일 미국전략휘하에서 제주가 중국견제의 기지로 활용이 될 경우 제주해군기지를 드나드는 함정에 대한 잠수함의 공격은 속수무책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잠수함은 레이다 감지가 되지 않고 엔진가동시의 소음을 감지하는 방식으로 발견할 수 있습니다.


4. 이어도문제

  찬성론

찬성론자들이 주로 많이 제시하는 이어도 방어의 문제에 있어 제주 해군기지에서 출발을 하면 이어도까지 8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어 기존의 육지기지에서 출발과 비교하면 6- 13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반대론

일단 이어도 문제는 일차적으로 군사적 문제가 아니라 해경에 의한 자국수역관리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지금도 이어도 수역은 해군이 아니라 해경에 의해 관리가 되고 있으며 이를 해군력으로 먼저 방어를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가 먼저 도발하기를 주장하는 꼴이 됩니다.  따라서, 해군기지문제에 이어도를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실제로 이어도 수역관리 강화를 위해 화순에 해경부두 확장계획이 존재합니다.


5. 미군기지로서의 제주해군기지


  한미군사협정에 따라 남한내 군사기지는 필요에 따라서는 미군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바꾸어말하면 국내의 군사기지는 미군의 필요에 따라 사용할수도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이를 판단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군의 역할이며, 이는 미군의 전략을 바탕으로 합니다.  따라서 남한의 군사기지=미군기지라는 등식은 논리에 따라서는 무리가 있으며, 미군의 전략적 기본특성을 분석한 어떤 글에서는 제주에 세워지는 해군기지는 미군의 전략에 대입해보면 미군기지로 사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도 보입니다.  하지만, 최종적 판단은 미군의 권한하에 있다는 사실과 우리군이 미군의 판단을 주체적으로 통제할 수 없다는 현실역시 엄연히 존재합니다.

 
  찬성론

해방이후 미국에 종속된 군사체제는 미국의 군사적 보호아래 있었음이 사실입니다.  이는 냉전체제에 의한 피할 수 없는 현실이었습니다.  냉전종식이후 군사적 역학관계는 이제 미국의 중국견제로 전환되었는데 한반도는 이러한 변화안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지리적 위치에 있습니다.

미국의 중국견제는 오키나와 대만 그리고 제주를 잇는 삼각이 중심이 될 것입니다.  현재 오키나와의 미군기지에 이어 제주에 군사적 단위가 형성되면 완벽한 방어체제의 한 꼭지점으로서 미국의 지원과 관리하에 힘의 견제가 성립되며 이로서 전쟁억지력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반대론

전작권이 미국에 주어져 있는 상황에서 군사기지의 조성은 미국의 직접적 또는 암묵적 승인하에 이루어졌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제주의 해군기지는 중국견제를 위한 미군기지에 다름아니며 이곳에 중국견제를 위한 핵항공모함의 정박등이 이루어질 것이며 때로는 미군이 주둔하는 미군기지로의 탈바꿈도 가능합니다.  미군기지가 들어선다 함은 평택이나 동두천같은 지역분위기의 몰락을 야기합니다.

제주에 군사기지가 들어선다는 것은 적으로부터 스스로 타겟이 되겠다는 발상에 다름아닙니다.  요즘같은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군사적 환경에서 파괴대상이 되는 주요타겟을 들인다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으며, 스스로 긴장을 조성하여 평화의 섬이라는 타이틀과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간직한 천연의 자연환경을 지키는 일이 무색해질 것입니다. 


6. 환경의 문제

  찬성론

연산호 군락이나 붉은발 말똥게, 맹꽁이 등의 서식처는 일부 파괴가 된다 하더라도 예정부지 주변에서 이동서식할 가능성이 많으며, 연산호의 경우 기지건설 반경밖에 서식합니다.  최근 구럼비가 유네스코 지정유산이라는 이야기는 오인에서 비롯된 것이며, 생물권 보존지역인 범섬과도 기지건설부지는 3km 정도 떨어져있습니다.  따라서 기지건설이 생물권 보존지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주장은 무리가 있습니다.

  반대론

구럼비는 1.2km에 달하는 거대한 바위덩어리이며 할망물이라는 용천수를 내는 곳입니다.  이곳엔 붉은발 말똥게와 맹꽁이가 서식하며 거의 유일한 바다습지가 형성되어 있는 곳입니다.  이곳을 절대보존구역으로 지정한 이유가 있습니다.  물론 이곳이 유네스코 지정유산이라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지만 범섬이라는 생물권 보존지역을 완충하는 보존완충지역 안으로 기지부지가 들어가 있음은 명백하며 이는 연산호를 비롯한 생물권 보존지역의 해양환경에 분명한 악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게다가 해군기지를 비롯한 군사기지는 그 지역의 명백한 오염원임을 이제까지의 군사지역내 환경오염사례를 통해 증명되어 있습니다. 


7. 지역 경제 측면에서의 문제

  찬성론

해군기지가 들어서면 약 10만명 정도의 인구유입을 통한 경제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 수준은 약 5-10% 정도의 경제활성화를 기대하며 강정마을에의 인구증가를 통한 관광 교육을 활성화 시킬 수 있습니다.  이에 부가적으로 해외교류 및 부가적인 행사관련 지역경제 활성화등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반대론

해군기지 건설에 따른 인구유입은 3천에서 7천 정도의 수준이며 이에 따른 경제활성 수준은 고작 1-2%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 마저도 영내 PX 등의 시설을 통하거나 대형마트 이용을 통한 소비로 실제적 지역경제에 기여를 하는 부분은 극히 적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리고 군사기지가 들어서는 지역의 경제활성화는 주로 성의 상품화나 유흥환락시설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강정지역의 생활환경은 심대한 부정적 변화에 직면할 것이며, 군사시설에 따른 개발제한 등의 규제에 묶여 지역경제는 더욱 위축될 것입니다. 


8. 개인적 해군기지 반대의 이유

제가 이제껏 서술한 해군기지 찬반의 문제는 철저히 현실적이면서 국가주의 안에서 판단되는 문제들입니다.  이 문제는 그래서 쉽게 어느것이 옳다 할 수 없는 팽팽한 사안들입니다.  따라서 저는 이런 현실적이면서도 국가주의가 개입된 주장사이에서는 쉽게 제 의견을 내지 못합니다. 

저는 나름 평화주의자이자 군축주의자이며 생태주의에 가까운 사고를 하며 그렇게 사고하도록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생태주의는 단어가 주는 온화함과는 달리 수준과 사안에 따라서는 체제전복적인 의미까지도 담고 있습니다.  이는 국가주의를 넘어서 공동체주의에 기반한 인간사회의 삶의 구성을 목표로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군사력이란 파괴적 공권력은 반드시 거부되어야만 할 요소입니다.  그러기에, 생태주의적으로 평화만을 외치는 주장은 현실에서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비현실적인 주장이기만 합니다.  그것을 여기에서 깊이 이야기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개념과 이론부터 이야기해야하기 때문이고 현실에 적용함에도 오랜 이야기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엄연한 현실안에서 무조건 주장하기엔 아무리 잘 받아들여져도 관념적이란 비판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제 입장에서 몇가지 면에서 나름의 현실적 의의를 제기해 봅니다.  입지의 문제에서 강정이 세번째 순위의 후보지였지만 일단 입지조건상의 문제는 완전히 배제된 채 마치 걸렸다는 듯 마구 달려들어 짓고 있는 강정 해군기지의 설계문제를 들어봅니다.  15만톤 급 크루즈 2대가 정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은 이미 뉴스타파에서 밝혀졌듯 설계와 강정의 기후조건에서 심대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설계상의 오류가 명백히 의심되는 상황에서도 기지건설은 재차 시뮬레이션의 결과도 밝히지 않은채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와 연관하여, 그리고 5항의 서두에서 밝힌 연유에서 강정해군기지는 미군기지라는 등식에는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쉽게 말해서  설계오류가 명백해지는 경우 정박과 출항에 있어 설계적, 기후적, 지형적 위험요소가 따르는 기지에 미군이 쉽사리 자신들의 함선이나 모함등을 정박시키려 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미군이 자신들이 필요하면 남한에 기지사용을 요청하여 사용하는 구조에서 이러한 오류가 있다면 해군기지=미군기지라는 등식은 다급한 경우가 아니라면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해군기지 선정에 있어 절차상의 문제입니다.  강정에 기지를 건설하기 위한 해군의 노력은 분명 무리가 있었고 합법적인 관점에서도 해군의 기지추진에는 위법의 요소가 무척 많았습니다.  사실 팽팽한 찬반논리의 사이에서, 그리고 평화만을 주장하여 무척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반대의 입장에서 가장 집중해서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부분은 절차상의 위법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해군의 위법성은 현 정권하에서 상당히 은폐되고 보호되고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추가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현재 해군기지의 공사모습은 마치 해군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이는 트윗모니터링과 종종 현장에 가보며 개인적으로 느끼는 것이지만, 해군이 바람을 잡고 경찰이 비호하는 펜스의 장막 뒤에서 토건자본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민의 세금을 잡아먹으며 파괴를 서슴치 않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다시말해, 강정해군기지는 국가안보나 군사력 강화등의 목적보다는 공권력과 토건자본권력이 손잡은, 명분없는 역할증대와 개발이익을 도모하는 사업이며, 결국 저항은 공권력에 대한 직접적인 저항이 아닌 공권력이 비호하는 토건자본권력에 대한 저항의 모습으로 보입니다.  모든 힘을 자신의 손아귀에 몰아넣는 자본권력이 지배하는 시대에 강정을 파괴하는 실세는 역시 자본권력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9. 강정에서 저항하는 사람들

화순, 위미와 마찬가지로 강정분들도 해군기지가 자신의 마을에 들어서는 걸 반대합니다.  물론 절차상의 교묘함이 드러난 후의 분노가 개입되기도 했겠지만, 이후 마을회에서 재차 시행한 설문에서는 해군기지 반대가 98% 였습니다.

이를 마냥 제주선주민들의 괸당 및 텃세나 님비현상으로만 받아들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이제껏 국가사업이라는 명분하에 자신이 살던 마을에서 나가야만 했던 주민들은 알량한 보상비만 쥐고는 고향을 떠나 결국 도시난민으로 전락하여 도시사회의 최하층생활을 면치 못했음이 사실입니다.  게다가 해군이 처음 시행했던 주민설명회는 그 은밀함도 문제였지만 모인사람들 대부분이 강정지역에 땅을 가진 사람들이어서 보상비를 두둑히 챙기거나 해군기지가 들어서면 자신의 땅에 뭔가를 해볼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진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 변화에 대해 기대를 가질 수 없는 소작민들이나 기지가 들어설 경우 여러이유로 강정을 떠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었습니다.  경제력의 상하계층관계가 있었지만 서로가 챙겨가며 살아가던 마을공동체에 균열이 생긴 건 당연한 일이었고 불안감에 따른 저항은 하위계층으로부터 비롯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실제로 강정에 해군기지가 들어서게 되었다는 사실도 해군의 은밀한 주민설명회 결과를 알게되어 자신의 입지에 불안감이 생긴 어느 마을주민 한분이 제주지역내 시민사회단체에 문의를 함으로서야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강정은 현재 공권력의 일방적인 탄압에 인권은 상당히 심각한 수준으로 억압받고 있습니다.  그것이 변방의 외떨어진 마을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저항하는 이들의 숫자가 적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08년도의 광화문 촛불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위압적이고 은밀한 방법으로 폭력을 사용함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만일 이것이 두물머리 저항과 같은, 서울에서 가까운 곳에서의 저항이라면 과연 이정도일까 싶을 정도이죠.  이 상황은 이미 뉴스타파에서 보여준 촬영당시의 며칠간의 모습에서도 보여졌지만, 이후에도 변한 것은 별로 없습니다.  최근에는 공사장 정문을 지키는 용역에 의해 문정현신부님의 수염이 한움큼 뽑히고, 전경병력의 군홧발에 의해 미사에 사용되는 성체가 짓밟혀 부서지기도 했습니다.  저항의 장소에서 뭔가 이성적이고 침착하기란 참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그런 충돌에서 일방적으로 인권이 훼손당하고 충돌에 대한 이후의 법률적 판단이 공권력에 유리한 결과로 편파성을 지닌다면, 그것은 어느 한 편의 비인간적인 폭력적 탄압일 수 밖에 없습니다.  강정은 현재 그렇습니다.


10. 강정, 그리고 종북의 문제

강정의 문제에 참여하는 단체는 대책위라는 이름하에 101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중엔 소위 ‘종북단체’라 불리는 단체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나 짚고 넘어가자면, 강정에서 활동하시는 문정현 신부님을 종북주의자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연유는 신부님을 평통사라는 단체와 연관시키기 때문입니다.  제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문정현 신부님은 평통사와는 관련이 없고 단지 평화바람이라는, 평통사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단체에 소속되어 활동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많이들 사용하는 ‘종북’이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종북이라 함은 북한을 추종한다는 의미인데, 과연 멀쩡한 인식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집안 3대 세습을 거치며 인민의 고통과는 무관하게 권력유지와 대외적 자존심만을 강요하는 북한의 체제를 추종할 수 있을까요?  정말 그런 무모한 체제를 추종하는 사람이라면, 사회에서 권력을 획득하여 그렇게 집안세습을 통해 대대손손 통치자로서의 권력을 누리려는 기회주의자이거나 파시스트임이 분명하지, 그게 아닌 한 제정신가지고 북한을 추종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단지 종북주의자들이라 칭하는 사람들은 북한이 정립한 주체사상에 대한 나름의 합리적인 해석을 이론화 한  부류들일 것이며, 이마저도 남한의 현실과 인식수준에서 이미 오래전에 폐기되고 외면당한 이론과 부류들이라 생각합니다.  좀 더 이야기해보자면, 그들의 꼰대정신과 이기심이 지금의 통진당 사태를 야기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여기까지 이야기했는데 반미=종북이라는 등식을 말하는 이들의 사고의 저렴함은 더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정리하자면 강정의 문제는 무조건 반미의 문제로 귀결될 문제는 아니며 강정에서의 반미의 문제를 종북의 문제로 귀결시키는 것은 무척 천박한 생각입니다. 

강정의 문제는 복잡합니다.  현실적으로 찬반의 분석은 너무도 복잡하고 실제 외치는 구호에서는 비현실적이고 관념적인 느낌만 듭니다.  동시에 해군과 토건자본은 절차의 위법성과 미결에도 불구하고 미친듯 그리고 쫓기는 듯 파괴와 건설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오랜 저항과 싸움에서 다치는 건 현장에서의 몸뚱아리와 이에 개입한 현실과 가상세계안의 사람들의 마음입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이 문제를 명확히 결론내릴 수 없음은 여전히 변수가 너무도 많기 때문입니다.  좀 더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분석과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긴 글을 써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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