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이섬유 수용성& 불용성
식이섬유는 언젠가부터 현대인의 건강을 위한 ‘필수 영양소’로 꼽히고 있다. 장 건강을 위한 ‘천연 영양제’로 각광받아 누구나 ‘식이섬유’의 중요성을 인지하게 됐다.
과거엔 사실 식이섬유가 영양학적 가치가 없다고 인식했다. 우리 몸에서 소화되거나 흡수되지 않고 열량이 없어 에너지원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1970년 섬유질이 부족하면 대장암, 심장병, 당뇨병 등 질환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연구가 발표되며 ‘식이섬유의 반란’이 시작됐다.
1985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선 식이섬유를 식물성 식품뿐 아니라 동물성 식품까지 포함해 ‘인간의 소화효소로 분해되지 않는 식품 중 고분자의 난소화성 성분’으로 정의, 식이섬유의 효능을 인정했다.
식이섬유 섭취로 사망 가능성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내과학기록(Archives of Internal Medicine)’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9년간의 관찰실험 결과,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면 사망 위험률이 낮아진다.
가장 식이섬유 섭취량이 많았던 그룹(여성 25g, 남성 30g)이 섭취량이 가장 적었던 그룹(여성 10g, 남성 13g)보다 사망 위험률이 22% 낮았다. 뿐만 아니라 심장질환, 전염병, 호흡기질환으로 한정하자 식이섬유와 사망 위험률 사이에 더욱 밀접한 연관성이 드러났다.
포만감을 줘 과식 가능성을 낮추고, 장 운동에 도움을 줘 변비 해소에도 탁월한 식이섬유. 이젠 명실상부 제7의 영양소로 우뚝 섰지만, 식이섬유엔 사실 우리가 모르는 사실이 많다. 식이섬유라고 다 같은 식이섬유도 아니었다. 식이섬유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다.
1. 불용성
대부분 섬유질이라고 불리는 것이 바로 ‘불용성 식이섬유’다. 물에 녹지 않고 수분을 흡수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불용성 식이섬유가 장점을 발휘하는 곳은 대장이다. 소화기관에서 수분을 흡수해 대변의 부피를 증가시키는 등 대장에서 기능을 발휘해 장을 자극한다. 이로 인해 장운동이 활발해진다. 변비 치료에 탁월하다.
통곡물, 견과류, 과일, 채소 등에 들어있는데 특히 씨앗, 껍질, 줄기 등에 풍부하다. 뿐만 아니라 브로콜리에도 많이 들어있다. 하지만 무턱대고 많이 섭취하는 것도 좋지 않다. 불용성 식이섬유를 너무 많이 섭취하면 칼슘, 철분, 아연 등의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한다.
고구마, 감자, 시금치, 브로콜리, 옥수수, 곡물 등도 껍질째. 밀, 통밀, 현미, 콩, 쿠스쿠스, 당근, 오이, 토마토. 배추, 양배추, 셀러리 등의 채소류와 껍질 째 먹는 과일 및 건포도 등의 말린 과일류
불용성 식이섬유는 너무 많은 양의 식이섬유가 장을 지나치게 자극을 해서 설사, 구토, 복부 팽만이 올수 있습니다.
2. 수용성
수용성 식이섬유는 물에 잘 녹는 식이섬유다. 소화기관 내에서 물과 결합해 젤처럼 부드럽고 끈적거리는 형태가 된다. 불용성 식이섬유에 비해 수분을 체내에 더 많이 흡수시키며, 장운동 역시 더 활발하게 촉진시킨다. 변을 부드럽게 만들어줘 위장관을 쉽게 미끄러지도록 한다.
수용성 식이섬유가 바로 당뇨병에 효능을 보이는 식이섬유다. 콜레스테롤, 당분과 결합에 이 물질들이 혈액으로 흡수되는 것을 방지한다. 때문에 수용섬 식이섬유가 들어있는 음식은 혈중 콜레스테롤과 혈당 수치를 조절하고 심장질환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수용성 식이섬유는 소화관 내 좋은 박테리아의 양을 늘려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되고, 항염증 효과도 탁월하다. 포만감도 높여 체중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미국 웨이크 포레스트 뱁티스트 의료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매일 수용성 식이섬유 섭취량을 10g만 늘려도 5년 간 복부지방이 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용성 식이섬유는 오트밀, 견과류, 콩, 사과, 블루베리.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데 도움. 바나나, 사과, 딸기, 키위. 레몬, 오렌지 등의 과일 다시마, 미역, 김, 곤약 등 해조류와 과일에 많다.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버섯류가 있다.
수용성 식이섬유의 경우 철분, 아연 등 미량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해서 영양소 결핍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빈혈과 탈모가 올 수도 있습니다.
동시, 담요 한 장 속에 권 영 상
-한밤중에 내 발을 덮어주시던 아버지… -
담요 한 장 속에
아버지와 함께 나란히 누웠다.
한참 만에 아버지가
꿈쩍이며 뒤척이신다.
혼자 잠드는 게 미안해
나도 꼼지락 돌아눕는다.
밤이 깊어 가는데
아버지는 가만히 일어나
내 발을 덮어주시고
다시 조용히 누우신다.
그냥 누워 있는 게 뭣해
나는 다리를 오므렸다.
아버지 ― 하고 부르고 싶었다.
그 순간
자냐? 하는 아버지의 쉰 듯한 목소리
― 네.
나는 속으로만 대답했다.
아버지에게 아들은 "타자화된 자기"라는 말이 있다. 아버지와 아들은 하나이면서 둘이고, 둘이면서 하나라는 뜻이겠다. 아버지가 묵은 가지라면 아들은 거기에서 뻗은 새 가지다. 아들은 침몰하는 배에 탄 아버지를 구하는 구조선이라고 생물학자는 말한다. 아들은 아버지의 유전자를 제 생명으로 이음으로써 아버지를 구한다. 그 아버지와 아들이 한 담요 속에 누웠다. 한 담요를 덮고 나란히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는다. 아버지가 몸을 뒤척이고, 아들은 돌아누워 다리를 오므렸다. 아버지는 가만히 일어나 담요 바깥으로 빠져나온 아들의 발을 덮는다. "자냐? 하는 아버지의 쉰 듯한 목소리"에는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곡진한 사랑이 듬뿍 묻어 있다.
내 아버지는 1929년생이다. 전쟁 통에 양친을 다 잃었다. 그 뒤론 신산스런 삶이었다. 부모 잃고 가진 것 없이 험한 세파에 시달리며 산다는 것이 얼마나 큰 외로움인지를 나는 알지 못했다. 그 아버지의 장남인 나는 일하는 날보다 노는 날이 더 많은 아버지를 존경하지 않았다. 천하의 정약용도 아버지 노릇은 쉽지 않았다. 끼닛거리가 떨어지자 옆집 호박을 따다 죽을 끓인 여종을 닦달하는 아내를 말리며, "아서라, 그 아이 죄없다. 꾸짖지 마라" 했다. 식솔을 가난에 방치하고 책이나 읽고 벗들과 어울린 것을 크게 부끄러워하며, "나도 출세하는 날이 있겠지. 하다못해 안 되면 금광이라도 캐러 가리라" 했다. 뒷날 정약용은 "내가 남의 아비가 되어서 너희들에게 이처럼 누를 끼치는 것이 부끄럽다"라고 썼다.
권영상(55)은 한 담요를 덮고 누운 아버지가 한밤중에 "가만히 일어나/ 내 발을 덮어주시고" 다시 잠드는 광경을 그려낸다. 이렇듯 아버지는 평생을 아들의 필요를 채워주려고 남몰래 애를 쓴다. 아버지는 아들을 가슴에 품고 거두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들들은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눈물이 절반"(김현승의 〈아버지의 마음〉)인 것을 모른다. 그 진실을 모르니, 늘 아버지에게 불만을 갖고 툴툴거린다. 나 역시 뒤늦게 깨닫는다. 내 불만이 터무니없는 것임을, 아버지는 세상에서 이룬 것과 상관없이 존경받아야 할 영웅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