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찔한 조망은 날개를 돋게 한다.
□ 어디 : 자운리-불발현-청량봉-장곡현-1191.8m봉-구목령-생곡리.
□ 누구랑 : 대전한겨레산악회 여러분과 함께.
□ 언제 : 2015년 9월 6일.
◎ 시작하면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상큼한 계절입니다.
싱숭생숭 바람난 산꾼은 배겨내질 못하고
갈바람 등에 업고 사부랑삽작 산으로 향합니다.
마음이 한 곳에 꽂히면 눈이 멀게 되는 법,
산에 꽂혀 멀어진 눈으로 맑은 우물을 팝니다.
그 우물 속에는 맑은 바람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무거운 현실을 벗어나고 싶은 간절한 바람,
발품에 밴 땀의 소중함을 느끼고 싶은 바람,
숨구멍 하나 터놓고 벗들과 정을 나누고픈 바람,
그런 바람, 그런 희망을 안고 산 속으로 들어갑니다.
▲오른쪽 임도 따라 불발현까지 오르는 우회코스는 쉽지만 지루하겠고...
해서 왼쪽 계곡 방향의 짧고도 거친 산길을 모색합니다.
▲혼자 되어 산길을 오르면, 외롭지만 자유라는 반대급부가 주어집니다.
▲당분간, 작은 하천을 왼쪽에 끼고 홀가분하게 오릅니다.
▲예상외로 농로가 잘 닦여져 있습니다.
▲일단 다리를 건너 하천을 가로지릅니다.
▲탄탄한 임도가 계속 이어지고,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미리 예습한 기억에 따르면, 아직은 우측길로 붙을 때가 아닙니다.
▲길이 너무 좋아, 혼자 걷기가 괜히 죄스러워집니다.
▲물가에는 궁궁이가 순백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습니다.
▲이 사방댐을 기준으로 길찾기를 한다면, 정리가 쉬울 것 같습니다.
▲산길에 녹색 중앙선이 자연스럽게 그어져 있습니다.
▲이 작은 다리를 만나면, 길찾기에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직진하여 좋은 임도를 계속 따르면, 쉽게 메인 임도에 접근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불발현까지는 임도를 따라 반대편에서 한참을 더 걸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측으로 접근하여 산비탈을 치고 오를 예정입니다.
▲길이 조금 거칠어집니다.
▲길 흔적을 따라 일단 물길을 가로질러 건너고,
▲작은 능선으로 붙을 지점을 호시탐탐 탐색합니다.
▲
▲이 오지의 산자락에도 사람의 손을 탄 톱질의 흔적이 있네요.
▲이쯤에서 오른쪽 가파른 비탈로 막무가내로 달라붙습니다.
▲5분도 채 되지 않아, 능선으로 이어지는 번듯한 산길을 만납니다.
▲드디어 불발현이 지척인 메인 임도에 올라섭니다.
▲불발현에서 자운리로 하산시, 들머리 이정표로 기억해 두면 좋겠네요.
▲되돌아본 날머리 지점.
▲지난 구간의 마루금이 구름에 잠겨있네요.
▲이슬 머금은 산풀들이 등산화를 촉촉이 적셨습니다. 기분은 날아가고 있습니다.
▲불발현 초가정자에 걸터앉아, 산벗님들을 기다립니다.
▲걱정했던 빗방울의 흔적은 사라지고, 푸른 하늘이 나타나 초가을을 티 내려고 합니다.
▲달맞이꽃이 맑은 이슬로 자신을 씻어내고 있습니다.
얼마나 기다리다 꽃이 되었을까, 얼마나 그리우면 꽃이 되었을까.
▲청량봉으로 향하는 들머리, 각시취 한무더기가 웅성거리고 있습니다.
▲오르다가 오른쪽 계방산 방향을 바라보지만, 구름이 시야를 방해하네요.
▲산죽을 비집고 열심히 오르고 있습니다.
▲첫번째 헬기장. 용도폐기된 듯.
▲눈을 크게 뜨니, 왼쪽으로 시야가 조금 트입니다.
시계반대방향으로 카메라를 돌려 보겠습니다(조망1).
▲조망2.
▲(조망3). 조금 당겨보았습니다.
▲(조망4).
▲(조망5).
▲청량봉을 향해서 계속 고도를 높여갑니다.
▲두번째 헬기장.
▲수리취와 각시취. 그룹 미팅 중?
▲쩍벌남은 여기도 있네요.
▲복주머니 한 망태기 걸메고.
▲계단길이 팍팍합니다.
▲누구 얼굴이 제일 멋질까요. 웃는 얼굴이 으뜸 얼굴입니다.
▲청량봉 높이가 송죽님 키만큼 더 높아졌습니다.
▲정성이 돋보이는 안내판입니다.
청량봉에서 삼계봉까지는 한강기맥과 춘천영월지맥이 겹치는 구간.
▲삼각점 뒤쪽의 산불감시탑 둘러보기.
▲시원한 조망을 기대하면서 계단을 올라봅니다.
▲조망은 트이지않고, 방카님의 잘생긴 얼굴만 보입니다.
▲올라온 계단 보고 카메라 놀이하기.
▲내면 방향의 잘 생긴 석화산(문암산).
▲청량봉 안내판 지점으로 복귀, 다시 마루금 여행을 계속합니다.
▲발목을 간질이는 산죽들의 행렬.
▲좌측으로 시야가 뚫립니다. (조망1. 시계방향)
▲(조망2). 불발현부터 걸어온 탄탄한 마루금이 인상적입니다.
▲(조망3).
▲산에 들면 산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
▲대륙간 탄도미사일?
▲이정목 위에 나무가 덮친 걸까, 넘어진 나무를 이용해 이정목을 세운 걸까.
▲옹골찬 혹덩어리에도 버섯은 삶의 터전을 마련하고...
▲한번 더 눈을 세척합니다. (조망1, 좌에서 우로).
▲(조망2).
▲확 밀어올린 신병의 뒷머리가 연상됩니다.
▲밀어버린 산비탈 덕분에 마루금의 원리가 돋보입니다.
▲거리를 두고 바라보니, 불발현의 높이가 만만치 않습니다.
▲책의 행간에서 작가의 생각을 읽듯이,
산 속살을 헤집는과정에서 산행의 의미를 찾으려 애를 씁니다.
▲잠시 숨을 고릅니다.
▲종점에 도달했으니 또 다른 시작이 있어야겠지요.
▲임도종점 부근, 오른쪽 서석면 방향으로 시야가 트입니다.
▲공작산의 먼 자태가 아름다워 줌~인.
▲장곡현.
▲좌측은 흥정계곡으로 연결되는 임도.
▲손을 흔들면서 느긋하게 입장하는 산돌이.
▲앞선 이들처럼 사람의 뒤태는 마뜩해야 한다는 생각.
▲우리는 평평한 임도보다는 오르내림이 있는 산길에서 행복을 느낍니다.
▲이즈음부터 선두그룹에서 환호성이 터집니다. 버섯이 노다지.
▲나뭇가지 사이로 솟아난 봉평일대의 산자락.
▲이상하게도 이 오지의 산자락에 뱀의 흔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산길이 꾸불꾸불 그 흉내를 내고 있네요.
▲산은 가장 자연스러운 자연입니다. 그래서 산이 더 좋은지도 모릅니다.
▲두 산꾼으로 인해 산이 한층 밝아졌습니다.
▲모싯대와 산박하의 데이트.
▲며느리밥풀.
▲서로에게 속박일까, 뗄 수 없는 애정일까.
▲산행을 시작할 때는 대부분 호기심이지만, 그 산길의 끝지점은 대부분 힐링이 차지합니다.
▲무엇인가 중요한 포인트가 포착되었나 봅니다.
▲오늘 구간의 최고지점.
▲잠시 내려섰다가 다시 오릅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를 향해서.
▲아찔한 조망의 서곡.
▲그 조망바위에는 며느리밥풀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바람이 보이십니까.
▲한강기맥 마루금이 멋들어진 배경을 연출해 줍니다.
아찔한 조망을 시계방향으로 감상해 보겠습니다.
▲(조망1).
▲(조망2).
▲(조망3).
▲(조망4). 영월지맥의 태기산을 당겨봅니다.
▲(조망5).
▲(조망6).
▲(조망7).
▲조망에 넋을 잃었다가, 시간의 재촉으로 굼벵이처럼 몸을 움직입니다.
▲구목령은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1142m봉.
좌측 갈림길로 들어서면 축제마당이 펼쳐지고 있는 봉평땅 산자락으로 갈 수 있습니다.
▲산은 꿈에 대한 속앓이의 증인입니다. 좌절할 때마다 기대는 곳이 산이겠기에....
▲산은 고향입니다. 힘들 때마다 기어들어 마음의 안식을 얻으니까...
▲그래서 산에서는 증인처럼 정직하고 고향처럼 너그러워집니다.
▲산길을 걷다보면, 맺혔던 나쁜 감정은 자연적으로 항복하고 맙니다.
▲이 지점에서 실질적인 하산이 시작됩니다.
▲헬기장을 향해서 사면길을 훑어나갑니다.
▲벌써 산의 색감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네요.
▲물봉선
▲헬기장 직전 기슭에서, 오른쪽 전방의 덕고산을 렌즈에 가두었습니다.
▲헬기장은 산풀들이 꽉 들어차 있습니다.
▲밝은 표정의 개미취.
▲화살표가 친절하게 하산길로 이끌어줍니다.
▲야누스의 얼굴(반은 뿌리, 반은 줄기로).
▲잘 생긴 운무산을 엿봅니다.
▲구목령 직전.
▲강원도의 숨겨진 보물이라는 곳.
▲날머리 돌아보기.
▲초가을 구목령의 풍경.
▲다음 구간 들머리를 찜하고,
▲구목령 떠나는 마당에 발목을 잡는 구릿대.
▲한 구비 돌아가는 임도 하산길.
▲첫번째 지름길 들머리.
▲장난이 아닌 지름길 기울기.
▲물이 없는 계곡길.
▲뚜렷한 길의 흔적.
▲다시 만난 임도길.
▲오지에서는 임도도 정글 기분 냅니다.
▲물봉선이 지천에 널렸습니다.
▲두번째 지름길로 들어섭니다.
▲지름길 능선에는 직선의 아름다움이 숨어있습니다.
▲하산길 중앙에 버티고 있는 작은 봉우리.
▲제대로 풍기는 정글 냄새.
▲어두운 정글계곡에서 홀로청청인 눈빛승마.
▲이제는 넒은 임도만 따라가면 된답니다.
▲돌아본 날머리.
▲왼쪽 계곡의 사방댐.
▲미다스의 손길이 기다려지는 곳.
▲누군가의 입맛이 기다려지는 수수의 계절.
▲저 푸른 논밭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돌아보니, 900m가 넘는다는 구목령의 높이가 실감납니다.
▲가을을 바라보는 산객의 마음에도 가을이 깊숙이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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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맺는 말
오늘 산행의 백미는 1132m봉, 아찔한 조망바위!
그 위에 서자, 빙의된 ICARUS의 마음이 솟아났습니다.
암담한 크레타섬을 벗어나 지중해를 날고 싶었던 이카루스!
그 간절함은 현실의 굴레를 벗고싶은 우리 마음과 통합니다.
21세기의 이카루스에게 산은 더없이 든든한 날개가 됩니다.
탁 트인 조망은 현실의 굴레를 초현실적이게 하는 면죄부!
맨눈에 포착된 봉우리들이 주홍글씨처럼 박힐 때 쯤이면,
아찔한 조망은 거역할 수 없는 飛上의 유혹으로 다가옵니다.
날고 싶다, 이카루스처럼. 산을 넘어, 현실을 넘어,
태양에 녹지 않고 신세계에 안착하는 최후의 그 날까지.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첫댓글 범산님 정원 잘 가꾸셨네요.~~
산책 잘 하고 갑니다.~~
오랜만에 하늘의 민낯을 보니 발걸음이 한결 가벼웠습니다.
거기에다 좋은 분과 함께 하니 더더욱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앞으로도 함께 산으로 가슴벽을 도배하고 싶습니다.
님의 글을 보면서 지나간 길들이 새롭게 느껴지니 지난날 내가 간 길은 때우기위한 길이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늘 아기자기하게 소개하는 님의 글에 언제 한 구간을 다 보았나 쏜살 같네요 늘 건강하신 님의 모습을 보고싶습니다. 즐거운 시간되세요
알프스의 바람은 여기보다 시원했는지요.
무탈하게 다녀오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공통관심사가 있다는 게 행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항상 감사드립니다.
어쩜 이렇게 맛난 산행기를 만드셨나요...침이 꼴깍꼴깍 넘어가는 기분으로 함께한 멋진 흔적 잘 보았습니다.
살금살금 오지 / 조심조심 오지 / 숨박꼭질하며 오지 / 해마다 오지.
모 시인의 표현처럼, 가을은 그렇게 오는가 봅니다.
좋은 계절에 함께 한 산행, 참으로 즐산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언제나 맛나는 詩가있는 범산님의 유익한 산행기 잘 보았습니다
다음 산행기도 기대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