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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작·공룡과 한바탕 잘 놀았네.
▲덕룡봉에서 두륜산을 바라보다.
◐ 에필로그 ◑
옛 벽화에 四方을 지키는 四神圖가 나옵니다.
四神은 청룡(동), 백호(서), 주작(남), 현무(북).
朱雀은 봉황과 불사조의 사촌, 남방의 수호신.
南方 땅끝기맥에 훤칠한 주작산이 있습니다.
덕룡(산)과 백호(리)를 양 날개로 장착한 산입니다.
오늘, 공룡능선을 품은 그 산을 만나러 갑니다.
2016년을 매조지 하는 달달한 희망산행입니다.
◐ 산행 개요 ◑
◇어디 : 계라리고개-복덕산-첨봉-덕룡봉-쉬양리재-공룡능선-오소재
(16.18km, 약8시간)
◇언제 : 2016년 12월 18일.
◇누구랑 : 대전한겨레산악회 여러분과 함께.
▲한해의 끝자락에서, 마무리 산행지로 한반도의 땅끝을 골랐습니다.
▲계라리 고개.
▲시작하는 산길이 시멘트 길입니다.
그래도 건강과 재미를 줍기 위해 즐거운 마음으로 산에 듭니다.
▲딱딱한 콘크리트 위에서도 길은 열립니다.
그 길이 마음을 환하게 밝혀주는 참된 길이기를 갈구합니다.
▲대저, 길은 어디에 있어서 찾는게 아니라, 각자 만들면서 찾아가는 게 아닐까.
▲삭막한 시멘트길은 금방 끝나고, 성가신 가시덤불 한가운데로 들어갑니다.
▲정글의 산자락에서, 무덤 주변은 가로등과 같은 환한 존재.
▲마루금을 바로 옆에 두고, 회장님이 일부러 딴청을 부리고 있습니다.
▲산행은 몸으로 하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임을 한번 더 생각합니다.
▲산의 품속으로 자맥질하듯 빠져들고 있습니다.
▲오늘도 산에게 말을 걸어봅니다. 너는 내 심장이야. 네가 없으면 나는 시체야.
▲산에게 갖은 아부를 다하며 산과 친해지려고 애를 씁니다.
▲올라야 할 복덕산이 바로 코 앞.
▲왼쪽 멀리, 만덕산 줄기가 멋진 하늘금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복덕산 오름길은 꽤나 거친 편.
▲복덕산을 알현하고 돌아오겠습니다.
▲유쾌한 복덕산 지킴이님.
▲쾌청한 하늘은 아니지만, 조망이 산뜻하게 펼쳐집니다.
시계 진행방향으로 눈을 호강시켜 보자구요.
▲(조망1).서기산이 탄탄한 날개를 펼쳐놓았습니다.
▲(조망2).
▲(조망3).
▲(조망4).
▲(조망5). 봉황저수지가 덕룡산을 품고 있습니다.
▲(조망6). 진행할 마루금이 조감도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조망7). 화원지맥 마루금이 선명합니다.
▲오늘 산행은, 전체적으로 보면, 주작의 몸통을 올라타고 가는 여정입니다.
▲주작산에서 주작의 날개에 올라타고 비상을 꿈꿉니다.
▲고개를 자라처럼 빼고서, 산의 비밀스런 품 속을 헤집고 다니고 싶습니다.
▲학동고개.
▲겨울의 삭막한 풍경 속에서, 녹색의 색감이 새로운 풍경의 책장을 넘기고 있습니다.
▲직립의 나무들 사이에서, 사선의 기울기로 풍경을 채우는 나무도 있습니다.
▲사람 발길이 끊어지니 고개의 흔적이 조금씩 지워지고 있습니다.
▲산길 중간에 있는수준점.
▲대산고개.
▲대산고개는 화원지맥의 조망대.
▲마루금 좌측 아래. 탐이 나는 지형입니다.
▲여인네 유두처럼 생긴 저 봉우리는? 380m봉.
▲상여를 따라가듯, 희미한 산길을 따라 숙연한 마음으로 걸어갑니다.
▲파란 하늘을 이고 등성이를 오르니, 하늘로 비상하는 듯 마음이 맑아집니다.
▲산죽숲 속에 가시덩쿨이 매복해있는, 짜증이 폭발하는 구간.
▲그래도 고개를 들면, 가슴을 펄펄 끓게하는 멋진 덕룡산이 있습니다.
▲작은 표지판 하나가 산중에선 더없이 소중한 나침반이 됩니다.
▲겨울산은 황토빛 바다가 되어 누워 있습니다.
▲산의 바다에 풍덩 뛰어들고 싶어집니다. 나룻배 같은 집이 떠 있습니다.
▲그냥 내버려진 헬기장.
▲만덕산, 복덕산, 석문산의 트라이앵글.
▲첨봉. 주작의 右翼에 해당하는 화원지맥의 분기봉.
▲겨울산에서는 파란 산죽이 기분전환용 비타민이 됩니다.
▲유두처럼 보였던 380m봉이, 덕룡산 암봉과 멋진 앙상블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미리 선보이는 주작 공룡능선의 등줄기.
▲멀리 두륜산의 거무튀튀한 하늘금이 가슴을 벌렁거리게 합니다.
▲표지판이 현재의 위치를 각인시켜 줍니다. 고마운 일입니다.
▲쓰러진 고목 한그루, 가시덤불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습니다.
▲반드시 저 봉우리 올라 그 기분을 느껴보리라.
▲그 봉우리 오르는 길이 만만치 않습니다.
억새 속에 가시와 덤불이 내장되어 있어, 금방 후회가 밀물처럼 몰려옵니다.
▲백여미터도 채 안되는 짧은 거리를 뚫으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주저앉아 돌아보니, 주작덕룡봉이 무표정하게 내려다 보고 있었습니다.
▲가시덤불 헤치고 온 보람이 있습니다.
▲저 바위에 올라, 다른 차원의 산그림을 구경합니다.
▲다른 차원의 산그림에는 이 그림도 포함됩니다.
▲(조망1). 두륜산.
▲(조망2).
▲(조망3). 땅끝기맥의 멋진 배경, 화원지맥 마루금.
▲(조망4).
▲(조망5). 덕룡산.
▲(조망6). 이제 마루금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덕룡산 갈림 삼거리로 오르면서 380m봉을 돌아봅니다.
▲덕룡이 주작과 만나는 지점.
▲437봉이 송곳처럼 날카롭게 솟았습니다. 저 봉우리가 풍성한 조망을 선물합니다.
▲(조망1).
▲(조망2).
▲(조망3).
▲(조망4). 강진만 너머, 부용산-천태산으로 이어지는 사자지맥이 진을 치고.
▲(조망5).천관산 클로즈 업.
▲(조망6).
▲마루금이 주작의 몸통을 따라 탄탄하게 흐르고 있습니다.
덕룡(산)과 백호(리)를 좌우 날개로 장착하고, 힘차게 날아오르는 형국.
▲하얀 억새꽃이 눈송이처럼 흩날리고 있습니다.
▲산에 푹 빠져있는 산벗님들.
▲덕룡봉 고스락 풍경1.
▲덕룡봉 고스락 풍경2.
▲덕룡봉 고스락 풍경3.
▲(조망1). 주작산 주봉.
▲(조망2). 상황봉과 공룡능선.
▲(조망3).
▲(조망4).
▲(조망5).
▲(조망6). 덕룡산, 그 뒤 만덕산.
▲(조망7). 부용산.
▲(조망8). 천관산.
▲(조망9). 강진만의 섬들.
▲(조망10).완도 상황봉.
▲(조망11). 다시, 공룡능선과 두륜산.
▲갓빻은 쌀가루처럼, 오후의 햇살에 억새꽃이 하얗게 부서지고 있습니다.
▲부서지는 건 햇살 뿐만이 아닙니다. 얼굴의 눈이 부셔 마음의 눈까지 박살나고 말았습니다.
▲쉬양리재로 내려서는데, 주작산의 부드러운 능선이 자꾸 유혹합니다.
▲이 마루금을, 이 하늘금을, 어떻게 감당하라고 이리도 아름다운가.
▲산은,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하늘과 땅만 아는 거대한 도둑.
▲쉬양리재의 풍경이 손금처럼 내려다 보입니다.
▲쉬양리재(수양리재), 일명 작천소령.
▲원마루금을 그어 보고.
▲쉬양리재의 햇살을 진저리치며 만끽합니다.
▲山情無限이요 山情無盡이어라.
▲공룡의 품으로 파고듭니다.
▲뒤돌아보기.
▲점점 마음이 해체되어, 암릉의 블랙홀 속으로 빨려들고 있습니다.
▲늘어선 바위들이, 마치 이곳에 집결하기로 약속한 촛불처럼 느껴집니다.
▲조물주의 작품1.
▲조물주의 작품2. 대포바위.
▲조물주의 작품3, 비행접시바위.
▲비행접시 바위를 위에서 내려다 보았습니다.
▲조물주의 작품4.
▲아름다운 공룡능선을 두륜산이 받쳐주고 있습니다.
▲가파른 암릉을 올라오고 있는게 아닙니다. 내려가는 중.
▲배낭 지고 통과하기가 버거운 코스.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길이 있습니다.
▲우뚝 솟은 기상이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산은 나룻배, 산꾼은 사공. 산행은 그렇게 마루금 바다를 건너가는 여정.
▲산행은 산이 내쉬는 숨을 들이 쉴 숨으로 빨아들이는 과정.
▲아직 젖을 떼지 못한 아이처럼, 자꾸 산이라는 어머니에게 다가갑니다.
▲아찔해 보이지만, 달라붙으면 해볼만 합니다.
▲바위벽에 제법 큰 제비집이 걸려있네요.
▲아직 날머리는 멀었는데, 어이하라고 산은 자꾸 발목을 묶어 놓는건가.
▲427.7m봉
▲두륜산은 점점 가까워지고, 날머리인 오소재도 덩달아 가까워지고.
▲조물주의 솜씨 자랑은 끝도 없이 펼쳐지고.
▲제3 비상탈출로 삼거리.
▲암릉 릿지는 스릴이 넘치지만, 혹 하다가 훅 가는 수가 있음이니...... 조심 또 조심.
▲돌아보기(멀리).
▲돌아보기(가까이).
▲열린 허공을 통해 바다가 눈 속으로 들어옵니다.
▲암릉의 재미에 빠져, 날머리와의 거리 좁히는 속도는 느림보 거북이.
▲지친 발품에 싱싱한 바람을 불어 넣고 싶습니다.
▲「Que Sera Sera」를 흥얼거리며 걸어갑니다.
'될대로 되라'는 자포자기가 아니라,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이루어질 거라는 낙관적인 기대.
▲조물주는 아직 끼를 다 발산하지 못했나 봅니다.
▲안내판은 자꾸 비상탈출만 권유하고.
▲산행의 만족이 임계점을 넘어서면, 그건 만족이 아니라 감탄이 됩니다.
▲감탄사를 연발하다 보니, 어느듯 마지막 암봉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이제 본격적인 하산모드로 접어듭니다.
▲두륜산은 해를 삼키고.
▲두륜산은, 노을을 이용해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재주를 지녔습니다.
▲내려가기 전에, 마지막 손맛을 볼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해의 후광이 하산길을 밝혀주고 있습니다.
▲아! 탄성 섞인 감동의 물결이 산 가득 넘실댔던 하루였습니다.
▲이 계단 내려서더라도, 그 탄성의 여운은 오래 남을 것입니다.
▲주작은 봉황 또는 불사조의 아바타.
불사조의 기운이, 주작산을 빌려 우리 몸 속에 이체되기를 소망했습니다.
▲저 부드러운 하늘금처럼, 막힘없이 흐르는 삶이기를 소망했습니다.
▲오늘 산행은 삭막한 시멘트길로 시작해서,
화려한 공룡의 등줄기를 넘어, 마지막엔 호젓한 산길로 마무리가 됩니다.
▲어머니가 해주시는 따뜻한 밥을 먹은 것 같이, 든든한 마음으로 산을 내려갑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의 가슴에 다리를 놓는 일이라고 합니다.
산행도 결국 사랑입니다. 오늘의 날머리와 다음의 들머리 사이에 다리를 놓는 거니까.
▲산을 품으려 산에 들어왔다가 산에 포용당하고, 마음이 부자가 되어 내려왔습니다.
▲내려온 길 돌아보니, 내려온 흔적이 말끔히 지워져 있습니다.
미련없이 다음 산행을 깨끗이 시작하라고......
▲산행은 계속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다음 들머리에 수작을 걸어놓고 떠납니다.
⊙⊙⊙ ⊙⊙⊙ ⊙⊙⊙ ⊙⊙⊙ ⊙⊙⊙
◐ 에필로그 ◑
시계바늘은 쉼없이 자전과 공전을 반복합니다.
느린 시침과 빠른 분침, 더 빠른 초침.
이들의 끊임없는 움직임이 시간을 만듭니다.
순간의 숨결을 엮어 영원을 만들어냅니다.
60초마다, 60분마다 뜨겁에 만나고 헤어집니다.
시계의 싸이클과 산행의 싸이클은 닮은 꼴.
때로는 빠릿빠릿한 분침 또는 초침으로,
때로는 느릿느릿한 시침으로 변신하면서
그날의 컨디션과 산정무한의 상대성에 따라
뜨겁게 만나고 아쉽게 헤어짐을 반복합니다.
2016년도의 시계도 벌써 꼭지점에 다다랐습니다.
시계의 건전지를 무지 힘센 놈으로 교체하고
2017년의 시계바늘에 낙관적 주문을 걸어둡니다.
걱정하지마, 다 잘 될거야 ( Hakuna Matata! ),
될 수 있는 건 어떻게든 되겠지 ( Que Sera Sera! ).
첫댓글
뻘뻘 땀흘리며, 이크 에크 돌부리차며,헉헉 가쁜 숨 몰아치며~~
가시밭 길 헤치며,지나온 길~~ ,정상에서 되돌아보면 아름답게 보이는
이유가 뭘까요?~~오랜만에 덕룡 주작과 재미나게 잘 놀았습니다~~
영화(덕룡과주작)한편 재미있게 감상하고 갑니다.~~
억새풀! 하면, 눈송이처럼 나풀거리고 윤슬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환상만이 떠올랐었습니다.
그러나 첨봉 지나서 나타난 380m봉의 유두봉 가는 길은 다른 차원의 억새밭이었습니다.
억새밭이라는 환상 속에도 가시가 숨겨져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말았습니다.
그 따끔한 교훈이 오늘을 살아가게 하는 에너지원이 되는 것 같습니다.
함께 한 '이크 에크'의 시간이 소중함으로 다가옵니다. 감사합니다.
지나간 아련한 추억속에 산행기를 접합니다. 우리는 그때 비를 만나 먼 발치를 볼 수 없었는데 님의 산행기를 통해 먼 곳을 바라 봅니다. 늘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흡족한 산행을 하고 나면 심한 몸살을 앓곤 합니다.
한 이틀 정도까지 다녀온 산에 대한 벅찬 감동과 여운이 쉽게 가시질 않습니다.
저는 이를 '산몸살'이라 즐겨 말하곤 합니다.
무심천님의 격려와 관심이 그 몸살을 낳게 하는 명약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