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5년을 보낸 주일학교 교사의 이야기
지난 11월 24일 주일은 저에게 조금은 특별했던 날이었습니다. 바로 근속 교리 교사 표창식이 있던 날이었는데, 올해는 중 고등부 교사회 내에서 대상이 저 뿐이라 조금 머쓱하기도 했습니다. 단체장인 제가 챙겨야 할 부분이라 회합 시간에 “이번에 근속 표창식 해야 합니다~” 하고 이야기를 꺼내는데 그 대상이 저였으니까요. 또 마이크를 쥐어주려나 하고 조금은 긴장한 채로 미사를 드리는데, 마침 주임신부님이 집전하시는 날이었습니다. 신부님의 강론을 들으며 긴장도 풀고 다시 한번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스도왕대축일을 맞아 새로이 마음을 다지고 다음을 맞이하자는 신부님의 말씀을 듣고 제가 처음 중 고등부 교사가 되었던 그때의 마음, 어떤 마음으로 교사를 하게 되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았습니다. 어릴 때 엄마 따라 인덕원성당에 온 저는 자연스레 주일학교에 다니며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친구 같은 제 남동생과 함께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성당에 왔습니다. 놀이터 같은 곳이었던 성당은 조금 커서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도, 막 성인이 되었을 때도, ‘주일은 성당 가는 날’이라는 당연한 일정은 변함없었습니다. 이때 저에게 큰 영향을 주신 분들은 바로 중 고등부 선생님들이었습니다. 제가 잠깐 몇 년을 중 고등부 미사가 아닌 다른 시간대의 미사를 드렸음에도, 오랜만에 온 저를 반갑게 맞아 주셨습니다. 그 이후로 저와 제 동생은 정말 성당에 살다시피 하였고, 자연스레 중 고등부 교사가 되어 우리 겨자씨 학생들을 위해 봉사하게 되었습니다. 교사가 되고 어느덧 20살부터 지금까지 5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지난 5년을 돌이켜보면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학창시절 선생님들께 받은 사랑을 다른 이들에게 나누려고 교사가 되었던 건데, 오히려 제가 더 큰 사랑을 받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하느님 안에서 사랑을 실천할 수 있도록 봉사할 수 있음에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5년이라는 시간에 점점 흐려지고 있던 처음의 다짐을 잊지 않고 제가 느꼈던 하느님의 사랑이 학생들에게도 전해질 수 있도록 봉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제 옆에서 함께 하시는 우리 중 고등부 선생님들 정말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안서영 크리스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