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하시기를, 나는 천지를 개벽하여 하늘과 땅을 다시 짓고, 무극대도(無極大道)를 열어 선천의 운을 닫고, 조화선경(造化仙境)을 열어 고해에 빠진 억조중생을 건지리라.
전주 사람 김자현과 김갑칠과 여러 사람이 찾아와 제자가 되니라.
가르침을 내리시니, 입은 곤륜산처럼 무겁게 하고, 마음은 황하수처럼 깊게 하라.
가르침을 내리시니, 덕을 감추기를 귀울림처럼 하고, 허물을 드러내기를 숨소리처럼 하라.
가르침을 내리시니, 천지는 해와 달이 없으면 빈 껍질이요, 해와 달은 아는 사람이 없으면 헛깨비니라.
가르침을 내리시니, 넓고 큰 것을 알고자 하면 천지를 보고, 때에 따라 바뀌는 바를 알고자 하면 사계절을 보고, 음양의 이치를 알고자 하면 해와 달을 보고, 공덕이 되는 일을 알고자 하면 성인을 보라.
만물을 낳아 끊임이 없음은 천지의 대업이요, 돌고돌아 쉬지 않음은 천지의 큰 덕이요, 공이 만세에 미침은 성인의 대업이요, 끝에도 처음처럼 나날이 새로움은 성인의 큰 덕이니라. 우임금이 구년홍수를 다스릴 때 삼년 동안 (자기 집) 문 앞을 지나면서도 들어가지 않음은, 한 몸의 괴로움으로 천하의 모든 백성을 편안히 하려 함이었느니라.
그러므로 세상을 다스리는 이는 그 몸을 주리게 하고 힘줄을 수고롭게 하여 백성의 목숨을 살리고, 세상을 어지럽히는 이는 그 마음이 음란하고 재물을 탐하므로써 백성의 삶을 해치나니, 하늘의 이치가 있을진대 공은 닦은데로 돌아가고 화는 지은데로 돌아가리라.
가르침을 내리시니, 나의 세상에는 천지가 합덕하고 천하가 한집안이 되나니, 천지공정을 세우느니라.
2장
대선생께서 말씀하시기를, 나의 세상에 이마두는 신계(神界)의 주벽(主擘)이니 공경함이 옳으니라. 이마두의 공덕이 천지에 가득 차느니라.
이마두가 선경을 건설하려고 동쪽으로 왔더니, 정치와 교화가 폐단이 쌓여 안될 것을 알고는, 역법을 만들어 백성들에게 때를 밝혀주고, 동방의 문명신을 거느리고 서양으로 넘어갔느니라.
천지간에 수화기제의 운을 연 사람이 이마두요, 천지간에 신명계의 영역을 개방한 사람이 이마두니라. 선천에는 동서양이 서로 통하지 못했으니 화수미제의 운이요, 내 세상에 동서양이 서로 통하니 수화기제의 운이니라.
선천에는 천지의 신명이 각기 지역의 경계를 지켜 서로 왕래하지 않다가 이마두가 개방하니, 지하신이 천상에 올라 천국의 모습을 본떠 사람에게 알음귀를 열어준 것이 오늘 날 서양의 문명이니라. 이마두의 공덕을 사람이 다 알지 못하나니, 그러므로 천지만신이 받드느니라 하시니라.
말씀하시기를, 이마두는 언제나 나를 옆에서 모시며 세상의 모든 일을 다스리느니라.
말씀하시기를, 나의 세상에서 관운장이 삼계의 병마대권(군사 총지휘권)이니라. 나의 세상에는 운장이 성제군의 지위에 서나니, 운장의 오늘날이 오로지 의리에 있고 재주나 지식에 있지 않나니, 천지 사이에 의로움보다 큰 것이 없느니라.
나는 추상같은 절개와 태양같은 충성을 사랑하노라. 사람의 언행이 의로우면 천지도 진동하느니라. 하늘이 할 수 없는 바가 없으나, 오직 의로운 사람에게는 미치지 못하는 바가 있느니라. 나는 천지의 보배를 모두 가졌으나, 그 중에서도 의로움을 보배로 삼느니라.
말씀하시기를, 만약 일심 하는 사람이 있으면, 서촉에 있더라도 나는 반드시 찾아서 만나리라.
3장
대선생께서 말씀하시기를, 나는 이마두에게 명하여 서도의 종장이 되게하고, 수운을 서도의 종장으로 명하고, 진묵을 불도의 종장으로 명하고, 회암(주자)을 유도의 종장으로 명하여 단점은 버리고 장점을 취하여 모든 선(善)을 거두어 합치나니, 이리하여 내가 세우는 바가 천하만세에 유일한 대도니라.
말씀하시기를, 천지의 이치가 난을 짓는 것도 조화요, 난을 그치게 하는 것도 조화니, 최수운은 천하의 난을 지었고 나는 천하의 난을 가라앉히느니라.
말씀하시기를, 진묵이 봉곡에게 원한을 품고 서쪽으로 건너가 서양의 문명을 열었나니, 나는 동토로 불러와 선경 건설에 힘쓰도록 하느니라.
말씀하시기를, 유교인들이 잘못이 많거늘 오직 회암은 잘못이 없느니라.
말씀하시기를, 수운은 사명당이 갱생이니 승평시대 불원이라 하고, 수운은 산하대운이 진귀차도라고 하였나니, 그러므로 나는 순창 회문산 오선위기로 천하의 시비를 풀고, 무안 승달산 호승예불로 천하의 좌판을 만들고, 태인 예배전 군신봉조로 천하의 임금을 내고, 장성 손룡 선녀직금으로 천하사람들에게 비단옷을 입히리라.
4장
임인년 여름 ○월 ○일 ○시에 대선생께서 전주 하운동에 계시면서 천지대신문을 여시고 천지대공사를 보시니라.
설법하시고 가라사대, 인간 세상의 어지러움은 곧 명부의 착란이라. 그러므로 명부를 정리하면 인간 세상도 또한 바로잡히느니라.
여러날 칙령을 내리시는데 밤낮을 계속하시고 신명에게 명령하시기를 다하시니라.
말씀하시기를, 전명숙과 최수운과 김일부에게 명하여 명부를 정리케 하노라. 전명숙을 조선명부로 임명하고, 최수운을 일본명부로 임명하고, 김일부를 청국명부로 임명하노라. 최수운은 나의 세상이 옴을 알렸고, 김일부는 내 세상의 이치를 밝혔으며, 전명숙은 내 세상의 첫머리를 만들었노라.
말씀하시기를, 명숙이 도탄(塗炭)에 빠진 백성을 구하고자 하고, 상놈의 천대를 풀어주기를 바라니 모든 신명이 기뻐하노라.
전명숙은 만고의 명장(名將)이니, 포의한사로 천하의 난을 일으킨 사람은 만고에 명숙 한사람 뿐이니라.
가르침을 내리시니, 영세화(永世花)는 건곤(乾坤)의 자리에서 자라고, 큰 방책의 태양은 간태궁(艮兌宮)을 비추느니라.
말씀하시기를, 천지의 일은 불시에 오는 것이요 사람이 감히 알지 못하나니, 때가 오지 않아서 내 일을 알면 하늘이 잡아죽이느니라.
말씀하시기를, 그러기에 영평이 누가 능히 떨치고 물러나 신선의 길을 찾으리요, 부유함은 몸을 도모하지 못하나니 돈 우물에 빠져 죽으리라 하지 않았더냐 하시고 또 말씀하시기를, 술수가 삼국시대에 나서 해원하지 못하다가 이때에 해원하노라.
제자가 여쭈기를, 세상에 도 아래 머무르라는 말이 있으니 그러하나이까?
말씀하시기를, 천지의 큰 겁액이 닥치는 때에 천지의 대도 아래 머무르지 않으면 어찌 살아나리오.
제자가 여쭈기를, 세상에 나를 살리는 것이 삼인일석이라는 말이 있으니 그러하옵니까?
말씀하시기를, 마음을 닦고 덕을 닦음이니라.
제자가 여쭈기를, 세상에 나를 죽이는 것이 소두무족이라는 말이 있으니 그러하옵니까?
말씀하시기를, 비결에 이 당 저 당 여러 당에 당에 들지 않은 이가 영웅이로다라고 하지 않더냐?
제자가 여쭈기를, 수운이 우리 동방의 삼년 괴질을 누가 막을 수 있으리오 하고, 또 십이제국 괴질운수는 누가 막아내리오라 말하니 그러하옵니까.
말씀하시기를, 큰 것을 들어 말한 것이려니와, 천하가 모두 그러하니라. 토정이 말하기를, 전쟁도 아니고 굶주림도 아닌데 시체가 길에 쌓이고, 전쟁으로 백명이 죽으면 흉년으로 천명이 죽고 병이돌면 만명이 죽는다고 하지 않았더냐. 때가 되면 홍수 밀리듯하여 누웠다가 일어날 틈이 없고, 국물 마실 짬이 없으리니 의통을 배우라 하시니라.
제자가 여쭈기를, 불교에 미륵불 출세를 말하고, 서도(기독교)에 예수 부활을 말하고, 동학에서 수운의 갱생을 말하니 그러하옵니까?
말씀하시기를, 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나지 못하나니, 한 사람이 오면 천하의 모든 사람이 모두 내 스승이라 하여 따르리라.
제자가 여쭈기를, 세상에 천주께서 세상에 오시어 선악을 심판한다는 말이 있으니 그러하옵니까?
말씀하시기를, 인존시대에 상제가 내려와 선악을 심판하나니, 천존과 지존보다 인존이 크노니 지금은 인존시대니라.
제자가 여쭈기를, 서교를 숭상함이 옳으나이까?
말씀하시기를, 동도(東道)를 헐뜯는 자는 동쪽으로 갈 길이 없고, 서도를 헐뜯는 자는 서쪽으로 갈 길이 없느니라.
말씀하시기를, 나의 말은 구천에 사무치느니, 결코 땅에 떨어지지 않고 부절과 같이 합하노라.
말씀하시기를, 재화(財貨)를 탐하지 마라. 낭패가 따르는 바이니라.
말씀하시기를, 독한 약이 입에 쓰나 병을 고치고, 충고하는 말이 귀에 거슬리나 행사에 도움이 되느니라.
말씀하시기를, 나는 사람의 마음을 빼었다 찔렀다 하느니라.
말씀하시기를, 내 말은 약이니 죽은 이가 살아나고, 앓는 이가 낫고, 갇힌 사람이 풀려나고, 근심있는 이가 즐거워지느니라.
제자가 여쭈기를, 세상에 부자는 불행하고 가난한 이가 복이있다는 말이 있으니 그러하옵니까?
말씀하시기를, 나를 따르는 자는 먼저 망하고 들어서나니 부유함을 버리고 가난함에 돌아가라.
사바세계는 고해이고 용화세계는 선경이니, 미륵불 조화선경은 하늘문이 넓게 열리고, 천신이 세상에 내려오고, 주야가 한가지로 밝으며, 모든 곡식을 한 번 심어 여러 번 거두며, 모든 과일이 매우 크고, 맛좋은 음식이 저절로 생기고, 아름다운 옷이 저절로 얻어지고, 정사(政事)는 함이 없이 다스리고, 뭇 백성이 저절로 교화되고, 신선의 음악이 그윽하고, 풍류가 날마다 이어지며, 금과 옥이 집에 가득하고, 길에 떨어진 물건을 줍지 않으며, 밤에도 문을 닫지 않고, 앉은 자리에서 하늘나라를 보며, 천리길을 순식간에 당도하고, 늙지도 죽지도 않으며, 세상에 홀아비와 과부가 없고, 아들 딸 하나씩을 낳으며, 온 천하가 공변되고, 비바람이 순조롭고, 흉년이 없어져 굶주림이 없고, 젓자와 서자의 차별이 없으며, 양반과 상놈의 구별도 없고, 진기한 새가 날고 별스런 꽃이 피며, 해로운 짐승이 없어지며, 노인을 부모처럼 섬기고, 어린이를 자식처럼 사랑하며, 세상에 질병의 괴로움이 없고, 농사를 천한 일로 여기지 않고, 사랑이 넘쳐나고, 사람을 살리는 것을 덕으로 삼는다 하니 그러하옵니까?
말씀하시기를, 성인의 말이로다. 무릎을 치고 흥을 돋우시며 말씀하시기를, 좋은 세월이 오는구나. 복을 구하는 자는 힘쓸지어다.
제자가 여쭈기를, 석가불이 제자에게 널리 공덕을 쌓아 오는 세상에 용화세계에 태어나라고 가르쳤으니, 그때 사람들이 앞으로 오는 선경에 참가할 수 있나이까?
말씀하시기를, 삼생의 인연이 있는 사람이라야 나를 따르느니라.
말씀하시기를, 내가 땅을 석 자까지 태우니 농사가 잘되리라. 나는 모든 곡식을 한 번 심어 계속 거두게 하노라. 나는 소와 말의 괴로움을 기계가 대신하게 하노라. 나의 세상에는 논밭 갈고 심고 거두는 일을 신이 대신케 하리라 하시니라.
말씀하시기를, 나의 세상에서 부부는 일부일처요, 자녀는 일남일녀가 되리라. 나의 세상에는 과부와 홀아비와 자식없는 노인과 부모없는 아이가 없으리라 하시니라.
제자가 여쭈기를, 수운이 오는 세상에 한 남자가 아내 아홉을 거느린다고 말하니 그러하옵니까?
말씀하시기를, 선천에 남자는 척이 많고 여자는 원한이 많으니, 큰 겁액이 닥칠 때 한 때 그런 일이 있노라. 척이 없어야 잘 산다고 하나니, 척을 짓지말라.
말씀하시기를, 나의 세상에 자손이 선조와 같은 상에 앉으리라 하시니라.
8장
임인년 가을 구월 ○일 ○시에 대선생께서 하운동에 계시면서 천지대신문을 열고 천지대공사를 보시니라.
동서양의 신구(新舊) 서적을 갖추어 두시고, 통감(通鑑)으로 신명에게 명령하시고, 해동명신록(海東名臣錄)으로 신명에게 명령하시고, 신약전서(新約全書)로 신명에게 명령하시고, 자전(字典)으로 신명에게 명령하시고, 사요(史要)로 신명에게 명령하시고, 여러 다른 책으로도 신명에게 명령하시니 여러 날이 걸리니라.
말씀하시기를, 쉽고 간단한 문자로 천하가 널리 쓰게 하리니, 그리하여 나의 세상에는 글 모르는 사람이 없어지리라.
말씀하시기를, 내가 세상에 올 때 천지의 정사(政事)를 천조(天朝)에서 대신하게 하였으니, 신축년으로부터 내가 몸소 다스리니라.
말씀하시기를, 나는 어묵동정이 천지공사가 아님이 없어 쉴 짬이 없거늘 사람들은 알지 못하노라.
말씀하시기를, 선천은 천지비요, 후천은 지천태니라.
말씀하시기를, 선천은 위엄으로 살고, 나의 세상은 웃음으로 사느니라.
말씀하시기를, 생각에서 생각이 나오느니라.
말씀하시기를, 말을 듣고도 실행하지 않으면 바위에 물주기와 같으니라.
말씀하시기를, 악으로 악을 갚으면 피로 피를 닦는 것과 같으니라.
말씀하시기를, 만약에 나를 헐뜯는 사람이 있다면 나를 모르는 사람이니, 헐뜯음을 헐뜯어 갚으면 용렬한 사람이니라.
말씀하시기를, 내게 잘못이 있고 남이 옳을 때에는 하늘에 빌면서 자책하면 화가 저절로 풀릴 것이요, 내가 옳고 남이 그릇된 때 하늘에 빌면서 자책하면, 그는 화를 받고 나는 덕이 높아지리라 하시니라.
9장
김갑칠이 여쭈기를, 저처럼 아주 못난 사람도 선경세계의 즐거움을 누릴수 있나이까?
대선생께서 갑자기 얼굴 빛을 바꾸시며 큰 소리로 말씀하시기를, 갑칠아, 이 웬말이냐?
세 번 을 거듭하시고 말씀하시기를, 내가 세상에 옴은 가난하고 약하고 병들고 괴로운 이들을 위함이니, 부유하고 강하고 권세있고 교만한 사람은 그들도 나를 싫어하려니와 나도 그들을 싫어하노라 하시니라.
말씀하시기를, 나의 세상은 원한을 푸는 세상이니, 그러므로 내가 가리는 사람은 농판, 천치, 천진군자라는 평을 듣는 사람이니라.
말씀하시기를, 내가 명령을 내리면 목석이라도 쓰임이 되노라.
하루는 길을 가시다가 다른 사람이 자기 아이를 아주 사랑함을 보시고 말씀하시기를, 복이 아래로부터 위로 오르지 않고 반드시 위에서 아래로 내리나니, 부모를 사랑하고 공경하라.
말씀하시기를, 나의 세상에는 자식은 효에 머물고, 어버이는 자애에 머무노라.
말씀하시기를, 순은 천하의 큰 불효자니 고수( 嫂)의 잘못이 반만년 동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노라. 또 말씀하시기를, 요는 천하를 쳐서 빼앗으니 구년홍수가 백성들의 흐름이라 하시니라.
제자가 여쭈기를 요순이 어질지 않았아옵니까?
말씀하시기를, 선천 세상에 요지일월(堯之日月)이요, 순지건곤(舜之乾坤)이란 말이 있지 않느냐. 형벌이 순으로부터 나왔느니라.
말씀하시기를, 공은 포덕 보다 큰 것이 없고, 죄는 천륜을 상하는 것보다 큰 것이 없느니라.
말씀하시기를, 나의 세상에는 스승을 해치는 제자가 없나니, 예전에는 예수가 있었고 지금은 명숙이 있노라.
말씀하시기를, 나의 세상에는 도한(백정)과 재인(예능인)을 하대하지 않느니라.
말씀하시기를, 나의 세상에는 직업에 귀천이 없고 다만 덕에 크고 작음이 있어, 윗 사람은 사랑하고 아랫사람은 기쁘게 따르느니라.
10장
대선생께서 말씀하시기를, 석가불은 수미산의 운을 받아 원만한 도를 깨우친 사람이 360명이요, 공자는 니구산의 운을 받아 마음으로 육예(六藝)를 통달한 이가 72명이니, 그 나머지는 모두 한을 품었느니라.
나는 금강산 기운을 쓰나니, 나의 세상에는 영원히 혈식(血食)을 받을 도덕을 갖춘 군자가 12,000명이요, 나머지 사람들은 기국에 따라 크고 작게 도덕을 이루어 한이 되는 바가 없노라 하시니라.
말씀하시기를, 나의 세상에는 일반 백성도 사흘 앞의 일은 아느니라.
말씀하시기를, 나의 세상에 금강산은 세계정부의 관청이 되노라.
하루는 어떤 사람이 청나라를 중국이라 부르거늘 크게 꾸짖으시고 말씀하시기를, 청은 청이요 중국이 아니니, 나의 세상에는 내가 있는 곳이 천하의대중화니라
내 세상에는 반역하는 신하가 없다고 말씀하시니라.
말씀하시기를 나의 세상에는 도술이 직책을 따른다 하시니라.
말씀하시기를 나의 세상에는 친구를 속이는 사람이 없노라 하시니라.
말씀하시기를, 파고 또 파라. 얕으면 한이 되느니라.
말씀하시기를, 세상에 나면서부터 아는 사람은 없느니, 천지가 비바람을 지을 때에도 공력을 들이느니라.
말씀하시기를, 말을 박하게 하면 사람이 상하노라.
말씀하시기를, 천하사를 하는 사람은 소나 말과 통정하는 것은 옳지만, 부모 형제나 처자와 통정하는 것은 옳지 않노라.
제자가 여쭈기를, 옛날에 제갈공명이 능히 동남풍을 불렸다 하니 그러하옵니까?
말씀하시기를, 옛적에 공명이 비바람을 빌 때에는 제단을 쌓고 여러 날이 걸렸으나, 때가 와서 너희들이 비바람을 빌때에는 명령이 내리면 바로 불리느니라.
제자가 아뢰기를, 옛날에 공명이 뽕나무 팔백 그루를 남겨 청렴한 이름이 후세까지 들리나이다.
말씀하시기를, 천하사를 하는 자는 뽕나무 팔백 그루도 남기지 않느니라.
가르침을 내리시니, 물건에는 근본과 말단이 있고 일에는 처음과 끝이 있나니, 먼저 할 바와 나중 할 바를 알면 곧 도에 가까우니라.
말씀하시기를, 수운가사에 저런 것도 잠시동안이라 하였으니, 도에 뜻하는 자의 거울이니라.
말씀하시기를, 나는 마를 풀어놓으니 어지러움이 앞서고 다스림이 뒤에 되는 이치니라. 그러므로 나를 따르는 자는 여러 마가 발동하나니, 화를 받아내어야 복이 오느니라.
말씀하시기를, 바람이 불기도 하고 그치기도 하나니, 사람도 움직일 때도 있고 멈출 때도 있느니라.
11 장
대선생께서 말씀하시기를, 조용하기는 자방처럼 하고, 정대하기는 공명을 본 받으라.
말씀하시기를, 옛적에 한고조는 소하의 덕으로 천하를 얻었지만, 너희들은 베풀 것이 없으니 언덕(言德)에 힘쓰라. 덕은 언덕보다 큰 덕이 없노라. 말을 후하게 하면 그 사람에게 복이되어 나에게까지 미치고, 말을 박하게 하면 그 사람에게 화가 되어 나에게까지 미치느니라 하시니라.
가르침을 내리시니, 나쁘게 여겨 없애려 하면 풀 아닌 것이 없고, 좋게 보고 받아들이면 모두가 꽃이로다.
말씀하시기를, 말은 마음의 소리요, 행사는 마음의 자취니라.
말씀하시기를, 동학가사에 새 운수가 들었으니, 소진과 장의의 구변(口辯)이 있고, 강절의 알음이 있고, 이백과 두보의 문장이 있느니라.
가르침을 내리시니, 하도의 의로운 기운은 사람과 말이 같으니, 한 터럭을 뽑아 천하를 이롭게 하노라. 박람박식이 누가 복희를 따르리요, 하늘 임금의 공사 마당에 햇무리를 나타내도다.
가르침을 내리시니, 신구 용마의 한 길이, 이 산하(山河)에 수천년 동안 수만리에 걸쳐, 포운(胞運)과 태운(胎運)을 거쳐 세계를 길러서, 큰 도수의 일월이 성령(聖靈)을 왕성하게 하리라.
말씀하시기를, 수운가사는 자기 노래를 엮은 것이로되 내 노래를 엮은 것이로다.
말씀하시기를, 최수운은 예수의 요한과 같은 사람이니라 하시니라.
가르침을 내리시니, 제 한몸 수습하는 것이 천금보다 귀중하고, 순간 순간의 안위가 마음 쓰기에 달렸노라.
말씀하시기를, 동학가사에 제 소위 추리라고 생각나니 그뿐이라 하였느니라.
가르침을 내리시니, 그 두터이 할 곳에 박하게 하고, 박하게 할 곳에 후하게 하는 일은 없나니라.
말씀하시기를, 천하사를 하는 사람은 글로 전하지 않고 사람에게 전하나니, 어쩔 수 없이 글로 전하면 읽어보고 바로 태우노라 하시니라.
말씀하시기를, 마음을 바로 하고 몸을 닦아 가정을 다스리고 나라를 다스려 천하를 평안케 하나니, 천하(사)를 위하는 자는 집안 일을 돌보지 않느니라.
가르침을 내리시니, 가라앉은 마음 아래 도덕이 있고, 손바닥 뒤집는 사이에 병법이 있노라.
말씀하시기를, 속담에 맥 떨어지면 죽는다 하니, 연원을 잘 바루라 하시니라.
12 장
대선생께서 가르침을 내리시니, 쇠북소리 한 번에 천하를 호령하고 봉황이 한 번 울면 세상 닭이 모두 우네. 팔방이 머리를 잃으니 황토가 밝아지는구나. 풍상이 그치지 않아서 해마다 고생이 더하니 세상을 고치는 공을 이루려는 마음이로다. 밖으로는 기운이 창통(暢通)하고 안에서는 신령스러움이 있으니 흔들어도 움직이지 않고 부딪혀도 흐려지지 않으니 일편단심으로 그 때를 기다리도다. 넉넉한 저 남산에 우뚝 솟은 바위로다. 관을 쓰고 천하를 굽어보니 무엇이 허망하리요, 느리면 급히 하고 급하면 늦추노니 긴 세월 비바람을 참아내는 마음이로다. 들고 남에 반드시 공경함은 그 마음을 바람이라. 기강을 심어 북돋우니 밝은 재상이 그 누구인가. 만백성의 기다림이 오래고 오래로다. 아침 저녁 사방에서 옳으니 그르니 하니 나를 살리는 것이 누구인가, 알알이 잊을 수 없노라. 살 기운을 기르는 기(氣)요, 세움을 세우기를 바라는 바람이로다. 세상 돌아가는 일을 보면 닦아야 할 덕을 알리라. 신출귀몰하는 음률이로다. 신령스런 기운만이 내게 큰 복을 내리리로다. 재주 있는 영웅의 기운이 곳곳에서 들끓으리니 뽕밭이 변해서 바다가 되는 것이 그 때가 있도다. 머리 돌려 강산을 보니 정신이 새로 나도다. 초나라 노래가 슬피 둘러싸니 그 마음을 일깨움이라. 쇳소리가 울리니 양유이야로다. 만물을 고동시켜 온화한 기운이 저절로 일어남이라. 열고닫는 돌쩌귀와 들고나는 문짝과 큰 도수가 닿는 시절에 성령이 왕성하도다. 인자한 마음을 소리에 섞어 짜니 만국 통합이 진실로 이에 말미암음이라. 천만가지 기틀이요, 천만가지 조화로다. 삼신산의 뭇 신령이 춤을 추니 달 밝은 오동나무에 봉황이 날아오는 자태로다. 멈추면 올바른 자세요 움직이면 올바른 소리라 뭇 사람이 보는 바요 모든 이가 듣는 도다. 도덕이 행세하는 요순의 세계이니 하늘이 뜻을 두면 땅이 반드시 따르나니 만대에 이어나가 영원하리로다.
가르침을 내리시니, 호천금궐에 상제께서 오위(午位)에 앉으시고 대지토계에 뭇 백성이 스스로 오는구나. 일기가 관통하니 만리가 환히 밝아지고 삼재를 모두 얻으니 모든 백성이 기쁘게 복종한다. 신명세계와 온화한 풍속이 널리 퍼지고 건곤이 참으로 바로잡히니 밝은 달이 밝게 비친다. 장구한 천지에 서신의 명이 끝간데 없이 미치고 해는 가고 달은 오니 동쪽 손님에게 방책이 있도다.
가르침을 내리시니, 세 사람이 칠십리를 동행하니 오로봉 앞에 스물 하나라. 칠월 칠석 15일 밤이요 동지 한식에서 105를 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