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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心寶鑑
繼善篇(선행에 대한 글)
子曰 爲善者는 天報之以福하고 爲不善者는 天報之以禍니라
공자(孔子)가 말하였다.
“착한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하늘이 복으로 갚아주고, 착하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하늘이 재앙으로 갚는다.”
漢昭烈이 將終에 勅後主曰 勿以善小而不爲하고 勿以惡小而爲之하라
한(漢)나라의 소열황제(昭烈皇帝)가 장차 죽으려 할 때 후주(後主)에게 경계하여 말하였다. “작은 선이라고 해서 하지
않아서는 안되며 작은 악이라고 해서 하지 말라.”
莊子曰 一日不念善이면 諸惡이 皆自起니라
장자(莊子)가 말하였다. “하루라도 선(善)을 생각지 않으면 모든 악(惡)이 저절로 일어난다.”
太公曰 見善如渴하고 聞惡如聾하라 又曰 善事란 須貪하고 惡事란 莫樂하라
태공(太公)이 말하였다. “착한 일을 보거든 목마른 듯이 하며, 악한 말을 듣거든 귀머거리처럼 하라” 또 “착한 일이란
모름지기 탐내야 하며, 악한 일이란 즐기지 말라.”
馬援曰 終身行善이라도 善猶不足이요 一日行惡이라도 惡自有餘니라
마원(馬援)이 말하였다. “몸을 마치도록 선(善)을 행하더라도 선은 그래도 부족하고, 단 하루 악(惡)을 행하여도 악은
저절로 남음이 있다.”
司馬溫公曰 積金以遺子孫이라도 未必子孫이 能盡守요 積書以遺子孫이라도 未必子孫이 能盡讀이니
不如積陰德於冥冥之中하여 以爲子孫之計也니라
사마온공(司馬溫公)이 말하였다. “돈을 모아 자손에게 남겨준다 하여도 자손이 반드시 다 지킬 수는 없으며, 책을
모아서 자손에게 남겨 준다 하여도 자손이 반드시 다 읽는다고 볼 수 없다. 남모르는 가운데 덕(德)을 쌓아서 자손을
위한 계교를 하느니만 같지 못하다.”
景行錄曰 恩義를 廣施하라 人生何處不相逢이랴 讐怨을 莫結하라 路逢狹處면 難回避니라
≪경행록(景行錄)≫에 말하였다. “은혜와 의리를 널리 베풀어라. 사람이 어느 곳에 살든 서로 만나지 않으랴? 원수와
원한을 맺지 마라. 길이 좁은 곳에서 만나면 회피하기 어렵다.”
莊子曰 於我善者도 我亦善之하고 於我惡者도 我亦善之니라 我旣於人에 無惡이면 人能於我에 無惡哉인저
장자가 말하였다. “나에게 착하게 하는 자에게도 나 또한 착하게 하고, 나에게 악하게 하는 자에게도 나 또한 착하게 할
것이다. 내가 이미 남에게 악하게 함이 없으면, 남도 나에게 악하게 함이 없다.”
東嶽聖帝垂訓曰 一日行善이면 福雖未至나 禍自遠矣요 一日行惡이면 禍雖未至나 福自遠矣니 行善之人은 如春園之草
하여 不見其長이라도 日有所增하고 行惡之人은 如磨刀之石하여 不見其損이라도 日有所虧니라
≪동악성제수훈(東嶽聖帝垂訓)≫에 말하였다.
“하루 선한 일을 행하면 복은 비록 이르지 아니하나 화[재앙]는 저절로 멀어질 것이요, 하루 악한 일을 행하면 화는 비록
이르지 아니하나 복은 저절로 멀어질 것이다. 선한 일을 행하는 사람은 봄 동산의 풀과 같아서 그 자라는 것을 보지 못하나
날로 더해지는 것이 있고, 악을 행하는 사람은 칼을 가는 숫돌과 같아 갈려 닳아 없어지는 것을 보지 못하나 날로 이지러짐이
있다.”
子曰 見善如不及하고 見不善如探湯하라
공자가 말하였다.
“선함을 보거든 미치지 못할 것과 같이 하고, 선하지 않음을 보거든 끓는 물을 만지는 것과 같이 하라.”
天命篇(천명을 두려워하는 글)
孟子曰 順天者는 存하고 逆天者는 亡이니라
맹자(孟子)가 말하였다.
“하늘을 따르는 자는 살고, 하늘을 거역하는 자는 망한다.”
節邵先生曰 天聽이 寂無音하니 蒼蒼何處尋고 非高亦非遠이라 都只在人心이니라
소 강절(邵康節) 선생이 말하였다.
“하늘의 들으심이 고요하여 소리가 없으니 푸르고 푸른 어느 곳에서 찾을 것인가. 높지도 않고 또한 멀지도 않다.
모두가 다만 사람의 마음속에 있을 뿐이다.”
玄帝垂訓曰 人間私語라도 天聽은 若雷하고 暗室欺心이라도 神目은 如電이니라
≪현제수훈(玄帝垂訓)≫에서 말하였다.
“인간의 사사로운 말도 하늘이 듣는 것은 우레와 같고 어두운 방 속에서 마음을 속일지라도 귀신의 눈이 보는 것은
번개와 같다.”
益智書云 惡鑵이 若滿이면 天必誅之니라
≪익지서(益智書)≫에 말하였다.
“악의 그릇이 가득 차면, 하늘이 반드시 그를 죽인다.”
莊子曰 若人이 作不善하여 得顯名者는 人雖不害나 天必戮之니라
장자가 말하였다.
“혹 사람이 착하지 못한 일을 하여 훌륭한 이름을 얻는 자는 사람이 비록 해치지 않더라도 하늘이 반드시 그를 죽일
것이다.”
種瓜得瓜요 種豆得豆니 天網이 恢恢하여 踈而不漏니라
오이씨를 심으면 오이를 얻고, 콩을 심으면 콩을 얻는다. 하늘의 그물이 넓어서 보이지는 않으나 새지 않는다.
子曰 獲罪於天이면 無所禱也니라
공자가 말하였다. “<나쁜 일을 하여> 하늘에 죄를 얻으면 빌 곳이 없다”
順命篇(운명에 순응하는 글)
子曰 死生有命이요 富貴在天이니라
공자가 말하였다. “죽고 사는 것은 명(命)이 있고, 부귀(富貴)는 하늘에 달려 있다.”
萬事分已定이어늘 浮生空自忙이니라
모든 일은 분수가 이미 정해져 있는데, 덧없는 인생은 부질없이 스스로 바쁘구나.
景行錄云 禍不可倖免이요 福不可再求니라
≪경행록≫에 말하였다. “화는 요행으로는 면해서는 안되고, 복은 두 번 다시 구할 수 없다.”
時來風送滕王閣이요 運退雷轟薦福碑라
때가 오니 바람이 <왕발(王勃)을> 등왕각(滕王閣)으로 불어 보내고, 운(運)이 물러가니 벼락이 천복비(薦福碑)에 떨어졌도다.
列子曰 癡聾瘖啞도 家豪富요 智慧聰明도 却受貧이라 年月日時 該載定하니 算來由命不由人이니라
열자(列子)가 말하였다. “어리석고 귀먹고 벙어리라도 집은 호화롭고 부자요, 지혜 있고 총명한 사람도 도리어 가난하게 된다. 운수는 해와 달과 날과 시가 모두 처음부터 정해져 있으니, 계산해 보면 부귀는 명(命)으로부터 말미암지 사람에 말미암지 않는다.”
孝行篇(효행에 대한 글)
詩曰 父兮生我하시고 母兮鞠我하시니 哀哀父母여 生我劬勞샷다 欲報深恩인대 昊天罔極이로다
≪시경(詩經)≫에 <이렇게> 말하였다 “아버지 나를 낳으시고 어머니 나를 기르시니, 아아 애닯다 부모님이시어 나를 낳아 기르시느라 애쓰고 수고하셨다. 그 은혜를 갚고자 하나 넓은 하늘처럼 끝이 없어라.”
子曰 孝子之事親也는 居則致其敬하고 養則致其樂하고 病則致其憂하고 喪則致其哀하고 祭則致其嚴이니라
공자가 말하였다. “효자가 어버이를 섬길 때 기거하심에는 그 공경을 다하고, 봉양함에는 그 즐거움을 다해 드리며, 병이 드시면 근심을 다하고, 초상엔 슬픔을 다하며, 제사지낼 때엔 엄숙함을 다한다.”
子曰 父母在어시든 不遠遊하며 遊必有方이니라
공자가 말하였다. “부모가 살아 계시면 멀리 가서 놀지 않으며, 노는 것이 반드시 일정한 곳이 있어야 한다.”
子曰 父命召어시든 唯而不諾하고 食在口則吐之니라
공자가 말하였다. “아버지가 命하여 부르시면 즉시 대답하며 머뭇거리지 말고 음식이 입에 있거든 이를 뱉을 것이다.”
太公曰 孝於親이면 子亦孝之하나니 身旣不孝면 子何孝焉이리오
태공이 말하였다. “어버이에게 효도하면 내 자식 또한 나에게 효도하나니, 내 자신이 이미 효도하지 않았다면 자식이 어찌 나에게 효도하겠는가?”
孝順은 還生孝順子요 忤逆은 還生忤逆兒하나니 不信커든 但看簷頭水하라 點點滴滴不差移니라
효도하고 순한 사람은 또한 효도하고 순한 자식을 낳으며, 부모에게 거역한 사람은 또한 거역하는 아들을 낳는다. 믿지 못하겠거든 저 처마 끝의 낙수를 보라. 방울방울 떨어짐이 어긋남이 없다.
正己篇(몸을 바로하는 글)
性理書云 見人之善이어든 而尋己之善하고 見人之惡이어든 而尋己之惡이니 如此라야 方是有益이니라
≪성리서(性理書)≫에 말하였다. “남의 착한 점을 보고서 나의 착한 것을 찾아보고, 남의 악한 것을 보고는 나의 악한 점을 찾을 것이니, 이와 같이 하여야 바야흐로 유익하다.”
景行錄云 大丈夫當容人이언정 無爲人所容이니라
≪경행록≫에 말하였다. “대장부는 마땅히 남을 용서할지언정, 남에게 용서를 받는 사람이 되지 말아야 한다.”
太公曰 勿以貴己而賤人하고 勿以自大而蔑小하고 勿以恃勇而輕敵이니라
태공이 말하였다. “나를 귀히 여김으로써 남을 천하게 여기지 말고, 자기를 크게 여겨 자기만 못한 남을 업신여기지 말며, 용맹을 믿고서 적을 가볍게 여기지 말지니라.”
馬援曰 聞人之過失이어든 如聞父母之名하여 耳可得聞이언정 口不可言也니라
마원이 말하였다. “남의 과실을 듣거든 부모의 이름을 듣는 것과 같이 하여 귀로 들을지언정 입으로는 말하지 말 것이니라.”
康節邵先生曰 聞人之謗이라도 未嘗怒하며 聞人之譽라도 未嘗喜하며 聞人之惡이라도 未嘗和하며 聞人之善이면 則就而和之하고 又從而喜之니라 其詩曰 樂見善人하며 樂聞善事하며 樂道善言하며 樂行善意하고 聞人之惡이어든 如負芒刺하고 聞人之善이어든 如佩蘭蕙니라
소 강절 선생이 말하였다. “남의 비방을 들어도 성내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며, 남의 칭찬을 들어도 기뻐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남의 좋지 못한 소문을 듣더라도 이에 동조하는 일이 없을 것이며, 남의 착한 것을 듣거든 곧 나아가 어울리고 또 따라 기뻐할지니라. 그의 詩에 이렇게 썼다. ‘선한 사람 보기를 즐겨하며, 선한 일 듣기를 즐겨 하며, 선한 말 하기를 즐겨하며, 선한 뜻 행하기를 즐겨 하며, 남의 악한 점을 듣거든 가시를 몸에 진 것 같이 여기고, 남의 선한 점을 듣거든 난초를 몸에 지닌 것 같이 여기라.’”
道吾善者는 是吾賊이요 道吾惡者는 是吾師니라
나의 선한 점을 말하여 주는 사람은 곧 나를 해치는 사람이요, 나의 나쁜 점을 말하여 주는 사람은 곧 나의 스승이다.
太公曰 勤爲無價之寶요 愼是護身之符니라
태공이 말하였다. “근면은 값을 매길 수 없는 보배가 될 것이요, 신중함은 몸을 보호하는 신표이다.”
景行錄曰 保生者는 寡慾하고 保身者는 避名이니 無慾은 易나 無名은 難이니라
≪경행록≫에 말하였다. “생(生)을 보전하려는 자는 욕심을 적게 하고 몸을 보전하려는 자는 명예를 피할 것이니, 욕심을 없애기는 쉬우나 명예를 바라지 않기는 어렵다.”
子曰 君子有三戒하니 少之時엔 血氣未定이라 戒之在色하고 及其長也하여는 血氣方剛이라 戒之在鬪하고 及其老也하여는 血氣旣衰라 戒之在得이니라
공자가 말하였다. “군자(君子)는 세 가지 경계하는 것이 있으니 연소할 때는 혈기가 정하여지지 않았는지라 경계할 것이 여색(女色)에 있고, 장성함에 이르러서는 혈기가 바야흐로 강성한지라 경계할 것이 싸움에 있고, 몸이 늙음에 이르러서는 혈기가 이미 쇠해졌는지라 경계할 것이 얻으려는 데 있다.”
孫眞人養生銘云 怒甚偏傷氣요 思多太損神이라 神疲心易役이요 氣弱病相因이라 勿使悲歡極하고 當令飮食均하며 再三防夜醉하고 第一戒晨嗔하라
≪손진인 양생명(孫眞人養生銘)≫에 말하였다. “성냄이 심하면 특히 기운을 상하고, 생각이 많으면 크게 정신을 손상한다. 정신이 피로하면 마음이 사역 당하기 쉽고, 기운이 약하면 병이 서로 일어난다. 슬퍼하고 기뻐하는 것을 심하게 하지 말 것이며, 마땅히 음식을 고르게 하며, 재삼 밤에 술 취하는 것을 막고, 새벽에 성내는 것을 제일 경계하라.”
景行錄曰 食淡精神爽이요 心淸夢寐安이니라
≪경행록≫에 말하였다. “음식이 담박하면 정신이 상쾌할 것이요, 마음이 맑으면 꿈과 잠자리가 편안하다.”
定心應物하면 雖不讀書라도 可以爲有德君子니라
마음을 정하여 사물(事物)에 대응하면, 비록 글을 읽지 않았더라도 덕이 있는 군자라 할 수 있다.
近思錄云 懲忿을 如救火하고 窒慾을 如防水하라
≪근사록(近思錄)≫에 말하였다. “분을 징계하기를 불을 끄듯이 하고, 욕심 막기를 물을 막듯이 하라.”
夷堅志云 避色을 如避讐하고 避風을 如避箭하며 莫喫空心茶하고 少食中夜飯하라
≪이견지(夷堅志)≫에 말하였다. “여색 피하기를 원수 피하듯이 하고, 바람 피하기를 화살 피하는 것 같이 하며, 빈속에 차를 마시지 말고, 밤중에 밥을 적게 먹어라.”
荀子曰 無用之辯과 不急之察을 棄而勿治하라
순자(荀子)가 말하였다. “쓸 데 없는 변론(辯論)이나 급하지 않은 일은 버려 두어 다스리지 말라.”
子曰 衆이 好之라도 必察焉하며 衆이 惡(오)之라도 必察焉이니라
공자가 말하였다. “여러 사람이 좋아하더라도 반드시 살펴야 하며, 여러 사람이 미워하더라도 반드시 살펴야 한다.”
酒中不語는 眞君子요 財上分明은 大丈夫니라
술 취한 가운데 말이 없음은 참다운 군자요, 재물에 대하여 분명함은 대장부이다.
萬事從寬이면 其福自厚니라
모든 일에 너그러움을 좇으면 그 복이 저절로 두터워진다.
太公曰 欲量他人인대 先須自量하라 傷人之語는 還是自傷이니 含血噴人이면 先汚其口니라
태공이 말하였다. “타인을 헤아리고자 한다면 먼저 스스로를 반드시 헤아려라. 남을 해치는 말은 도리어 스스로를 해치는 것이니, 피를 머금어 남에게 뿜으면 먼저 자기의 입이 더러워진다.”
凡戱는 無益이요 惟勤이 有功이니라
모든 유희(遊戱)는 무익하고, 오직 근면만이 공(功)이 있다.
太公曰 瓜田에 不納履하고 李下에 不整冠이니라
태공이 말하였다. “<남의> 외 밭에서 짚신을 고쳐 신지 않고, <남의> 오얏나무 아래에선 갓을 바르게 하지 않는다.”
景行錄曰 心可逸이언정 形不可不勞요 道可樂이언정 身不可不憂니 形不勞則怠惰易弊하고 身不憂則荒淫不定이라 故로 逸生於勞而常休하고 樂生於憂而無厭하나니 逸樂者는 憂勞를 其可忘乎아
≪경행록≫에 말하였다. “마음은 편안할 수 있을지언정 육체는 수고롭지 않아서는 안될 것이요, 도는 즐길 수 있을지언정 몸은 걱정하지 않아서는 안 된다. 육체가 수고롭지 않으면 게을러서 어그러지기 쉽고, 몸이 걱정하지 않으면 주색(酒色)에 빠져서 안정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편안함은 수고로움에서 생겨 항상 기쁘고 즐거움은 근심에서 생겨 싫증이 없나니, 편안하고 즐거워하는 사람은 근심과 수고로움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耳不聞人之非하고 目不視人之短하고 口不言人之過라야 庶幾君子니라
귀로는 남의 나쁜 것을 듣지 말고, 눈으로는 남의 단점을 보지 말고, 입으로는 남의 허물을 말하지 않아야 군자에 가깝다.
蔡伯喈曰 喜怒는 在心하고 言出於口하나니 不可不愼이니라
채백개(蔡伯喈)가 말하였다. “기뻐하고 노여워하는 것은 마음에 있고, 말은 입 밖으로 나가는 것이니 삼가지 않으면 안 된다.”
宰予 晝寢이어늘 子曰 朽木은 不可雕也요 糞土之墻은 不可圬也니라
재여(宰予)가 낮잠을 자거늘, 공자가 말하였다. “썩은 나무는 조각할 수 없고, 썩은 흙으로 만든 담은 흙손질을 못한다.”
紫虛元君誠諭心文曰
福生於淸儉하고 德生於卑退하고
道生於安靜하고 命生於和暢하고
患生於多慾하고 禍生於多貪하고
過生於輕慢하고 罪生於不仁이니라
戒眼하여 莫看他非하고 戒口하여 莫談他短하고
戒心하여 莫自貪嗔하고 戒身하여 莫隨惡伴하며
無益之言을 莫妄說하고 不干己事를 莫妄爲하며
尊君王孝父母하고 敬尊長奉有德하고 別賢愚恕無識하며
物順來而勿拒하고 物旣去而勿追하며
身未遇而勿望하고 事已過而勿思하라
聰明도 多暗昧요 算計도 失便宜니라
損人終自失이요 依勢禍相隨라
戒之在心하고 守之在氣라
爲不節而亡家하고 因不廉而失位니라
勸君自警於平生하노니 可歎可驚而可畏니라
上臨之以天鑑하고 下察之以地祇라
明有王法相繼하고 暗有鬼神相隨라
惟正可守요 心不可欺니 戒之戒之하라
≪자허원군 성유심문(紫虛元君誠諭心文)≫에 말하였다.
“복은 청렴과 검소함에서 생기고, 덕은 <자기를> 낮추고 물러서는 데서 생기며, 도는 안정에서 생기고, 생명은 화창함에서 생긴다. 근심은 욕심이 많음에서 생기고, 재앙은 탐욕이 많은 데서 생기며, 과실은 경솔하고 교만한 데서 생기고, 죄악은 어질지 못한 데서 생긴다.
눈을 경계하여 다른 사람의 그릇된 것을 보지 말고, 입을 경계하여 다른 사람의 결점을 말하지 말고, 마음을 경계하여 스스로 탐내고 성내지 말고, 몸을 경계하여 나쁜 짝을 따르지 말며, 유익하지 않은 말은 함부로 하지 말고, 나에게 관련 없는 일은 함부로 하지 말라. 임금을 높이고 부모에게 효도하며, 존장(尊長)을 존경하고 덕이 있는 사람을 받들며, 어진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을 분별하고 무식한 사람을 용서하라. 일이 순리로 오거든 물리치지 말고, 일이 이미 지나갔거든 뒤쫓지 말며, 몸이 아직 <때를> 만나지 않았거든 원망하지 말고, 일이 이미 지나갔거든 생각하지 마라.
총명한 사람도 어두운 때가 많고, 계산도 편의를 잃는 수가 있다. 남을 손상하면 마침내 자기도 손실을 입을 것이요, 세력에 의존하면 재앙이 서로 따른다.
경계할 것은 마음에 있고, 지킬 것은 기운에 있다. 절약하지 않음으로써 집을 망치고 청렴하지 않음 때문에 지위를 잃는다.
그대에게 평생을 두고 스스로 경계할 것을 권고하노니, 탄식할 만하고 놀랄 만하고 두려워할 만하다. 위에는 하늘의 거울이 그대를 굽어보고, 아래에는 땅의 신령이 그대를 살피고 있다. 밝은 곳에는 왕법(王法)이 서로 이어져 있고, 어두운 곳에는 귀신이 서로 따르고 있다. 오직 바른 것을 지켜야 하고 마음을 속여서는 안되니, 경계하고 경계하라.”
安分篇(분수를 편안히 하는 글)
景行錄云 知足可樂이요 務貪則憂니라
≪경행록≫에 말하였다. “만족할 줄 알면 즐거울 수 있을 것이요, 탐욕에 힘쓰면 근심하게 된다.”
知足者는 貧賤亦樂이요 不知足者는 富貴亦憂니라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가난하고 천하여도 즐거울 것이요,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은 부(富)하고 귀(貴)하여도 역시 근심한다.
濫想은 徒傷神이요 妄動은 反致禍니라
지나친 생각은 오직 정신을 상할 뿐이요, 허망한 행동은 도리어 재앙을 부른다.
知足常足이면 終身不辱하고 知止常止면 終身無恥니라
만족할 줄 알아 늘 만족스러워 하면 종신토록 욕되지 아니하고, 그칠 줄을 알아 늘 그치면 종신토록 부끄러움이 없을 것이다.
書曰 滿招損하고 謙受益이니라
≪서경(書經)≫에 말하였다. “가득 차면 덜림을 부르고 겸손하면 이익을 받는다.”
安分吟曰 安分身無辱이요 知幾心自閑이니 雖居人世上이나 却是出人間이니라
≪안분음(安分吟)≫에 말하였다. “분수에 편안하면 몸에 욕됨이 없을 것이요, 기미를 알면 마음이 저절로 한가할 것이다. 비록 인간 세상에 살더라도 도리어 인간 세상을 벗어나는 것이다.”
子曰 不在其位하여는 不謀其政이니라
공자가 말하였다. “그 지위에 있지 않으면, 그 정사(政事)를 도모하지 않는 것이다.”
存心篇(마음을 보존하는 글)
景行錄云 坐密室을 如通衢하고 馭寸心을 如六馬면 可免過니라
≪경행록≫에 말하였다. “밀실(密室)에 앉았어도 마치 네거리에 앉은 것처럼 여기고, 작은 마음을 제어하기를 마치 여섯 필의 말을 부리듯 하면 허물을 면할 수 있다.”
擊壤詩云 富貴를 如將智力求인대 仲尼도 年少合封侯라 世人은 不解靑天意하고 空使身心半夜愁니라
≪격양시(擊壤詩)≫에 말하였다. “부귀를 만약 지혜와 힘으로 구할 수 있다면, 중니(仲尼 : 孔子)도 젊은 나이에 제후에 봉해졌을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푸른 하늘의 뜻을 알지 못하고, 부질없이 몸과 마음으로 하여금 한밤중까지 근심하게 한다.”
范忠宣公이 戒子弟曰 人雖至愚나 責人則明하고 雖有聰明이나 恕己則昏이니 爾曹는 但常以責人之心으로 責己하고 恕己之心으로 恕人이면 則不患不到聖賢地位也니라
범 충선공(范忠宣公)이 자제를 경계하여 말하였다. “사람이 비록 어리석을지라도 남을 꾸짖는 데엔 밝고, 비록 총명함이 있다 해도 자기를 용서하는 데엔 어둡다. 너희들은 항상 남을 꾸짖는 마음으로써 자기를 꾸짖고, 자기를 용서하는 마음으로써 남을 용서한다면, 성현의 경지에 이르지 못함을 근심할 것이 없다.”
子曰 聰明思睿라도 守之以愚하고 功被天下라도 守之以讓하고 勇力振世라도 守之以怯하고 富有四海라도 守之以謙이니라
공자가 말하였다. “총명하고 생각이 밝더라도 어리석음으로 <자기를> 지키고, 공이 천하를 덮을 만하더라도 겸양으로 지키고, 용맹이 세상에 떨칠지라도 겁냄으로써 지키고, 부유하기가 온 세상을 차지할 정도라도 겸손으로써 지켜야 하느니라.”
素書云 薄施厚望者는 不報하고 貴而忘賤者는 不久니라
≪소서(素書)≫에 말하였다. “박하게 베풀고 후하게 바라는 사람에게는 보답이 없고, 몸이 귀하게 되어 천했던 때를 잊는 자는 오래가지 못한다.”
施恩이어든 勿求報하고 與人이어든 勿追悔하라
은혜를 베풀었다면 보답을 구하지 말고, 남에게 주었거든 후회하지 말라.
孫思邈曰 膽欲大而心欲小하고 知欲圓而行欲方이니라
손사막(孫思邈)이 말하였다. “담력은 크고자 하되 마음가짐은 섬세하고자 하고, 지혜는 원만하고자 하되 행동은 방정하고자 하라.”
念念要如臨戰日하고 心心常似過橋時니라
생각마다 싸움터에 나아가는 것처럼 임해야 하고, 마음마다 늘 다리를 건널 때와 같이 해야 하느니라.
懼法朝朝樂이요 欺公日日憂니라
법을 두려워하면 아침마다 즐거울 것이요, 공적(公的)인 일을 속이면 날마다 근심한다.
朱文公曰 守口如甁하고 防意如城하라
주 문공(朱文公)이 말하였다. “입 지키기를 병과 같이 하고, 뜻 막기를 성을 지키는 것처럼 하라.”
心不負人이면 面無慙色이니라
마음이 남을 저버리지 않았으면 얼굴에 부끄러운 빛이 없다.
人無百歲人이나 枉作千年計니라
사람은 백 살을 사는 사람이 없건만 부질없이 천 년의 계획을 세운다.
寇萊公六悔銘云 官行私曲失時悔요 富不儉用貧時悔요 藝不少學過時悔요 見事不學用時悔요 醉後狂言醒時悔요 安不將息病時悔니라
≪구래공 육회명(寇萊公六悔銘)≫에 말하였다. “관원은 사사롭고 굽은 일을 행하면 벼슬을 잃을 때 뉘우치게 되고, 부자는 검소하지 않으면 가난해졌을 때 뉘우치고, 재주는 어렸을 때 배우지 않으면 시기가 지났을 때 뉘우치고, 일을 보고 배우지 않으면 필요할 때 뉘우치고, 취한 뒤에 함부로 말하면 술이 깨었을 때 뉘우치고, 몸이 편안할 때 조심하지 않으면 병이 들었을 때 뉘우칠 것이다.”
益智書云 寧無事而家貧이언정 莫有事而家富요 寧無事而住茅屋이언정 不有事而住金屋이요 寧無病而食麤飯이언정 不有病而服良藥이니라
≪익지서(益智書)≫에 말하였다. “차라리 아무 사고 없이 집이 가난할지언정 사고 있으면서 집이 부유하지 말 것이요, 차라리 사고 없이 초가집에서 살지언정 사고 있으면서 좋은 집에 살지 말 것이요, 차라리 병이 없이 거친 밥을 먹을지언정 병이 있어 좋은 약을 먹지 말 것이다.”
心安茅屋穩이요 性定菜羹香이니라
마음이 안정되면 초가집도 편안하고, 성품이 안정되면 나물국도 향기롭다.
景行錄云 責人者는 不全交요 自恕者는 不改過니라
≪경행록≫에 말하였다. “남을 꾸짖는 자는 사귐을 온전히 할 수 없고, 자기를 용서하는 사람은 허물을 고치지 못한다.”
夙興夜寐하여 所思忠孝者는 人不知나 天必知之요 飽食煖衣하여 怡然自衛者는 身雖安이나 其如子孫에 何오
아침 일찍 일어나고 밤늦게 자서 충성과 효도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남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하늘이 반드시 알아줄 것이요, 배부르게 먹고 따뜻하게 입어 안락하게 제 몸만 보호하는 자는 몸은 비록 편안하겠지만 그 자손은 어떻게 할 것인가?
以愛妻子之心으로 事親이면 則曲盡其孝요 以保富貴之心으로 奉君이면 則無往不忠이요 以責人之心으로 責己면 則寡過요 以恕己之心으로 恕人이면 則全交니라
아내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으로써 어버이를 섬긴다면 그 효도가 극진할 것이요, 부귀를 보전하려는 마음으로 임금을 받든다면 어느 곳에 간들 충성하지 않음이 없을 것이요, 남을 책망하는 마음으로 자기를 책망하면 허물이 적을 것이요, 자기를 용서하는 마음으로 남을 용서한다면 사귐을 온전히 할 것이다.
爾謀不臧이면 悔之何及이며 爾見不長이면 敎之何益이리오 利心專則背道요 私意確則滅公이니라
너의 꾀가 좋지 못하면 후회한들 어찌 미치겠으며, 너의 소견이 좋지 못하면 가르친들 무엇이 이로우리요? 자기 이익만 생각하면 도에 어그러지고, 사사로운 뜻이 굳으면 공(公)을 멸(滅)하게 된다.
生事事生이요 省(생)事事省이니라
일을 만들면 일이 생기고, 일을 덜면 일이 줄어든다.
戒性篇(성품을 경계하는 글)
景行錄云 人性이 如水하여 水一傾則不可復이요 性一縱則不可反이니 制水者는 必以堤防하고 制性者는 必以禮法이니라
≪경행록≫에 말하였다. “사람의 성품은 물과 같아서 물이 한 번 기울어지면 회복할 수 없고 성품이 한 번 방종해지면 바로 돌이킬 수 없을 것이니, 물을 제어하는 것은 반드시 제방(堤防)으로써 하고 성품을 제어하는 것은 반드시 예법으로써 하여야 한다.”
忍一時之忿이면 免百日之憂니라
한 때의 분함을 참으면 백일의 근심을 면한다.
得忍且忍이요 得戒且戒하라 不忍不戒면 小事成大니라
참을 수 있으면 우선 참고, 경계할 수 있으면 우선 경계하라. 참지 않고 경계하지 않으면 작은 일이 크게 된다.
愚濁生嗔怒는 皆因理不通이라 休添心上火하고 只作耳邊風하라 長短은 家家有요 炎涼은 處處同이라 是非無實相하여 究竟摠成空이니라
어리석고 흐린(탁한) 자가 성을 내는 것은 다 이치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음 위에 화를 더하지 말고 다만 귓전을 스치는 바람결로 여겨라. 장점과 단점은 집집마다 있고 따뜻하고 싸늘한 것은 곳곳마다 같다. 시비(是非)란 본래 실상이 없어서 마침내는 모두가 다 헛것이 된다.
子張이 欲行에 辭於夫子할새 願賜一言爲修身之美하노이다 子曰 百行之本이 忍之爲上이니라 子張曰 何爲忍之닛고 子曰 天子忍之면 國無害하고 諸侯忍之면 成其大하고 官吏忍之면 進其位하고 兄弟忍之면 家富貴하고 夫妻忍之면 終其世하고 朋友忍之면 名不廢하고 自身忍之면 無禍害니라
자장(子張)이 떠나고자 함에 공자(孔子)에게 하직을 고하면서 <말하기를>, “한마디 말로 몸을 닦는데 가장 아름다운 것을 말씀해 주시기를 원합니다” 하자, 공자(孔子)가 말하였다. “모든 행실의 근본은 참는 것이 그 으뜸이 된다” 자장(子張)이 말하기를, “어찌 하여 참습니까?” 하자, 공자가 말하였다. “천자가 참으면 나라에 해(害)가 없고, 제후가 참으면 큰 나라를 이룩하고, 벼슬아치가 참으면 그 지위가 올라가고, 형제들이 참으면 집안이 부귀해지고, 부부가 참으면 일생을 마칠 수 있고, 친구끼리 참으면 이름이 없어지지 않고, 자신이 참으면 재앙이 없다.”
子張曰 不忍則如何닛고 子曰 天子不忍이면 國空虛하고 諸侯不忍이면 喪其軀하고 官吏不忍이면 刑法誅하고 兄弟不忍이면 各分居하고 夫妻不忍이면 令子孤하고 朋友不忍이면 情意疎하고 自身不忍이면 患不除니라 子張曰 善哉善哉라 難忍難忍이여 非人不忍이요 不忍非人이로다
자장이 “참지 않으면 어떻습니까?” 하고 묻자, 공자는 말하였다. “천자(天子)가 참지 않으면 나라가 공허하게 되고, 제후(諸侯)가 참지 않으면 그 몸을 잃고, 벼슬아치가 참지 않으면 형법에 의하여 죽게 되고, 형제가 참지 않으면 각각 헤어져서 따로 살게 되고, 부부가 참지 않으면 자식을 외롭게 하고, 친구끼리 참지 않으면 정의(情意)가 소원해지고, 자신이 참지 않으면 근심이 덜어지지 않는다.” 자장이 말하였다. “좋고도 좋으신 말씀이로다. 참는 것이 어렵군요 참는 것이 어렵군요. 사람이 아니면 참지 못할 것이요, 참지 못하면 사람이 아닙니다.”
景行錄云 屈己者는 能處重하고 好勝者는 必遇敵이니라
≪경행록≫에 말하였다. “자기를 굽히는 자는 중요한 지위에 처할 수 있고, 이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반드시 적을 만난다.”
惡人이 罵善人커든 善人은 摠不對하라 不對는 心淸閑이요 罵者는 口熱沸니라 正如人唾天하여 還從己身墜니라
악한 사람이 착한 사람을 꾸짖거든 착한 사람은 모두 대꾸하지 마라. 대꾸하지 않는 사람은 마음이 맑고 한가롭고, 꾸짖는 자는 입에 불이 붙는 것처럼 뜨겁게 끓는다. 마치 사람이 하늘에 침을 뱉으면 도로 자기 몸에 떨어지는 것과 같다.
我若被人罵라도 佯聾不分說하라 譬如火燒空하여 不救自然滅이라 我心은 等虛空이어늘 摠爾飜脣舌이니라
내가 만약 남에게 욕설을 듣더라도 거짓으로 귀먹은 체하여 시비를 가리려 하지 마라. 비유컨대 불이 허공에서 타다가 끄지 않아도 저절로 꺼지는 것과 같다. 내 마음은 허공과 같거늘 다 너의 입술과 혀만 나불거리는 것이다.
凡事에 留人情이면 後來에 好相見이니라
모든 일에 인정(人情)을 남기면 뒷날 좋게 서로 보게 된다.
勤學篇(배움을 부지런히 하는 글)
子夏曰 博學而篤志하고 切問而近思면 仁在其中矣니라
자하(子夏)가 말하였다. “널리 배워서 뜻을 두텁게 하고, 간절하게 묻고 가까이에서 생각해 나가면 인(仁)이 그 가운데 있다.”
莊子曰 人之不學은 如登天而無術하고 學而智遠이면 如披祥雲而覩靑天하고 登高山而望四海니라
장자가 말하였다. “사람이 배우지 않으면 하늘에 오르려는데 재주가 없는 것과 같고, 배워서 지혜가 원대해지면 상서(祥瑞)로운 구름을 헤치고 푸른 하늘을 보며 산에 올라 사해를 바라보는 것과 같다.”
禮記曰 玉不琢이면 不成器하고 人不學이면 不知道니라
≪예기(禮記)≫에 말하였다. “옥은 다듬지 않으면 그릇을 이루지 못하고,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도의(道義)를 알지 못한다.”
太公曰 人生不學이면 冥冥如夜行이니라
태공이 말하였다. “사람이 배우지 않으면 어둡고 어두움이 밤길을 가는 것과 같으니라.”
韓文公曰 人不通古今이면 馬牛而襟裾니라
한문공이 말하였다. “사람이 고금의 일을 통달하지 못하면 마소에 옷을 입힌 것과 같다.”
朱文公曰 家若貧이라도 不可因貧而廢學이요 家若富라도 不可恃富而怠學이니 貧若勤學이면 可以立身이요 富若勤學이면 名乃光榮이니라 惟見學者顯達이요 不見學者無成이니라 學者는 乃身之寶요 學者는 乃世之珍이니라 是故로 學則乃爲君子요 不學則爲小人이니 後之學者는 宜各勉之니라
주 문공이 말하였다. “집이 만약 가난하더라도 가난 때문에 배우는 것을 버리지 말 것이요, 집이 만약 부유하더라도 부유한 것을 믿고 학문을 게을리 해선 안 된다. 가난한 자가 만약 부지런히 배운다면 입신(立身)할 수 있을 것이요, 부유한 자가 만약 부지런히 배운다면 이름이 더욱 빛날 것이니라. 오직 배운 자가 훌륭해지는 것을 보았으며, 배운 사람으로써 성취하지 못하는 것은 보지 못했다. 배움이란 것은 곧 몸의 보배요, 배운 사람은 곧 세상의 보배이다. 이 때문에 배우면 군자(君子)가 되고 배우지 않으면 소인(小人)이 될 것이니, 후에 배우는 자는 마땅히 각기 힘써야 한다.”
徽宗皇帝曰 學者는 如禾如稻하고 不學者는 如蒿如草로다 如禾如稻兮여 國之精糧이요 世之大寶로다 如蒿如草兮여 耕者憎嫌하고 鋤者煩惱니라 他日面墻에 悔之已老로다
휘종황제(徽宗皇帝)가 말하였다. “배운 사람은 낟알 같고 벼 같지만, 배우지 않은 사람은 쑥 같고 풀 같도다. 아아, 낟알 같고 벼 같음이여! 나라의 좋은 양식이요, 온 세상의 보배로다. 쑥 같거나 풀 같음이여 밭을 가는 자가 미워하고 밭을 매는 자가 걱정스러워 한다. 다른 날 담장에 얼굴을 대한 듯 할 적에 <배우지 않은 것을> 뉘우친들 이미 늙었도다.”
論語曰 學如不及이요 猶恐失之니라
≪논어(論語)≫에 말하였다. “배우기를 미치지 못할 것처럼 하고 <때를> 잃을까 두려워할지니라.”
訓子篇(아들을 가르치는 글)
景行錄云 賓客不來면 門戶俗하고 詩書無敎면 子孫愚니라
≪경행록≫에 말하였다 “손님이 오지 않으면 집안이 비속(卑俗)해지고 ≪시경(詩經)≫과 ≪서경(書經)≫을 가르치지 않으면 자손이 어리석어진다.”
莊子曰 事雖小나 不作이면 不成이요 子雖賢이나 不敎면 不明이니라
장자가 말하였다. “일이 비록 작더라도 하지 않으면 이루지 못할 것이요, 자식이 비록 어질지라도 가르치지 않으면 현명하지 못하다.”
漢書云 黃金滿籝이 不如敎子一經이요 賜子千金이 不如敎子一藝니라
≪한서(漢書)≫에 말하였다. “황금이 상자에 가득함이 자식에게 경서(經書) 하나를 가르치는 것만 같지 못하고, 자식에게 천금을 물려주는 것이 기술 한 가지를 가르치는 것만 못하다.”
至樂은 莫如讀書요 至要는 莫如敎子니라
지극한 즐거움은 글을 읽는 것만한 것이 없고, 지극히 요긴한 것은 자식을 가르치는 것만한 것이 없다.
呂滎公曰 內無賢父兄하고 外無嚴師友요 而能有成者 鮮矣니라
여 형공(呂滎公)이 말하였다. “안으로는 어진 부형이 없고, 밖으로 엄한 스승과 벗이 없으면 성공하는 자가 드물다.”
太公曰 男子失敎면 長必頑愚하고 女子失敎면 長必麤疎니라
태공이 말하였다. “남자아이가 교육의 기회를 놓치면 자라서 반드시 미련하고 어리석으며, 여자아이가 교육의 기회를 놓치면 자라서 반드시 거칠고 솜씨가 없게 된다.”
男年長大어든 莫習樂酒하고 女年長大어든 莫令遊走하라
남자가 자라나거든 풍악이나 술을 익히지 말도록 하고, 여자가 자라나거든 놀러 다니지 말도록 하라.
嚴父는 出孝子요 嚴母는 出孝女니라
엄한 아버지는 효자를 길러내고, 엄한 어머니는 효녀를 길러낸다.
憐兒어든 多與棒하고 憎兒어든 多與食하라
아이를 사랑하거든 매를 많이 치고, 아이를 미워하거든 먹을 것을 많이 주라.
人皆愛珠玉이나 我愛子孫賢이니라
남들은 모두 주옥(珠玉)을 사랑하지만, 나는 자손이 어진 것을 사랑할지니라.
省心篇 上(마음을 살피는 글)
景行錄云 寶貨는 用之有盡이요 忠孝는 享之無窮이니라
≪경행록≫에 말하였다. “보화는 쓰면 다함이 있고 충성과 효성은 누려도 다함이 없다.”
家和貧也好어니와 不義(誼)富如何오 但存一子孝니 何用子孫多리오
집안이 화목하면 가난해도 좋거니와 정의(情誼)가 좋지 않다면 부유한들 무엇하랴. 다만 한 자식이라도 효도하는 자를 둘 것이니 자손이 많은들 어디에 쓰리오?”
父不憂心因子孝요 夫無煩惱是妻賢이라 言多語失皆因酒요 義斷親疎只爲錢이니라
아버지가 마음에 근심하지 않음은 자식이 효도하기 때문이요, 남편이 번뇌가 없음은 아내가 어질기 때문이다. 말이 많아지고 말을 실수함은 술 때문이요, 의리가 끊어지고 친한 사람이 소원해짐은 단지 돈 때문이다.
旣取非常樂이어든 須防不測憂니라
이미 비상(非常)한 즐거움을 취했거든 모름지기 헤아리지 못하는 근심을 방비해야 한다.
得寵思辱하고 居安慮危니라
영예(榮譽)를 얻거든 욕됨을 생각하고, 편안함에 거처하거든 위태함을 생각할 것이니라
榮輕辱淺하고 利重害深이니라
영화가 가벼우면 욕됨이 얕고, 이(利)가 무거우면 해(害)도 깊다.
甚愛必甚費요 甚譽必甚毁요 甚喜必甚憂요 甚藏必甚亡이라
심히 아끼면 반드시 심하게 허비할 것이요, 심히 칭찬 받으면 반드시 심한 헐뜯음을 받게 된다. 기뻐함이 심하면 반드시 심히 근심하고, <보화(寶貨)를> 심히 보관하면 반드시 심히 잃는다.
子曰 不觀高崖면 何以知顚墜之患이며 不臨深泉이면 何以知沒溺之患이며 不觀巨海면 何以知風波之患이리오.
공자가 말하였다. “높은 낭떠러지를 보지 않으면 어찌 엎어져 떨어지는 환란을 알 것이며, 깊은 샘에 임하지 않으면 어찌 몸이 빠져 죽는 환란을 알 것이며, 큰 바다를 보지 않으면 어찌 풍파의 환란을 알겠는가?”
欲知未來인대 先察已然이니라
미래를 알고자 한다면, 먼저 지나간 일을 살필지니라.
子曰 明鏡은 所以察形이요 往古는 所以知今이니라
공자가 말하였다. “밝은 거울은 얼굴을 살피는 수단이요, 지나간 일은 오늘을 아는 방법이다.”
過去事는 明如鏡이요 未來事는 暗似漆이니라
지나간 일은 밝기가 거울과 같고 미래의 일은 어둡기가 칠흑과 같다.
景行錄云 明朝之事를 薄暮에 不可必이요 薄暮之事를 晡時에 不可必이니라
≪경행록≫에 말하였다. “내일 아침의 일을 저녁때에 기필하지 못하고, 저녁때의 일을 포시(晡時: 오후 네 시)에 기필하지 못한다”
天有不測風雨하고 人有朝夕禍福이니라
하늘에는 예측 못하는 비바람이 있고, 사람은 아침저녁으로 화복이 있다.
未歸三尺土하여는 難保百年身이요 已歸三尺土하여는 難保百年墳이니라
석 자 되는 흙 속(무덤)으로 돌아가지 아니하고서는 백년의 몸을 보전하기 어렵고, 이미 석 자 되는 흙 속으로 돌아가선 백년 동안 무덤을 보전하기 어렵다.
景行錄云 木有所養이면 則根本固而枝葉茂하여 棟樑之材成하고 水有所養이면 則泉源壯而流派長하여 灌漑之利博하고 人有所養이면 則志氣大而識見明하여 忠義之士出이니 可不養哉아
≪경행록≫에 말하였다. “나무가 기르는 바가 있으면 뿌리가 견고하고 가지와 잎이 무성하여져 동량(棟樑)의 재목을 이루고, 물이 기르는 바가 있으면 샘의 근원이 세차고 물줄기가 길어서 관개(灌漑)의 이익이 넓고, 사람이 기르는 바가 있으면 지기(志氣)가 커지고 식견이 밝아져 충의(忠義)의 선비가 나오니, 기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自信者는 人亦信之하여 吳越이 皆兄弟요 自疑者는 人亦疑之하여 身外에 皆敵國이니라
스스로 믿는 자는 남도 또한 자기를 믿어서 오(吳)나라와 월(越)나라와 같은 적국 사이라도 형제와 같이 될 수 있고, 스스로를 의심하는 자는 남도 또한 자기를 의심하여 자기 외에는 모두 적국(敵國)이 된다.
疑人莫用하고 用人勿疑니라
사람을 의심하거든 쓰지 말고, 사람을 쓰거든 의심하지 마라.
諷諫云 水底魚天邊雁은 高可射兮低可釣어니와 惟有人心咫尺間에 咫尺人心不可料니라
≪풍간≫에 말하였다. “물 바닥의 고기와 하늘가의 기러기는 높이 <하늘에> 뜬 것은 쏘아 잡고, 낮게 물 속에 있는 것은 낚아 잡을 수 있거니와, 오직 사람의 마음은 지척간에 있음에도 이 지척간에 있는 마음은 헤아릴 수 없다.”
畵虎畵皮難畵骨이요 知人知面不知心이니라
범을 그리되 껍데기는 그릴 수 있으나 뼈는 그리기 어렵고, 사람을 알되 얼굴은 알지만 마음은 알지 못한다.
對面共話하되 心隔千山이니라
얼굴을 맞대고 함께 이야기는 하지만, 마음은 천산을 격해 있다.
海枯終見底나 人死不知心이니라
바다는 마르면 마침내 바닥을 볼 수 있으나, 사람은 죽어도 그 마음을 알지 못한다.
太公曰 凡人은 不可逆相이요 海水는 不可斗量이니라
태공이 말하였다. “무릇 사람은 앞질러 점칠 수 없고, 바닷물은 말[斗]로 헤아릴 수 없다.”
景行錄云 結怨於人을 謂之種禍요 捨善不爲를 謂之自賊이라
≪경행록≫에 말하였다. “남과 원수를 맺는 것은 재앙의 씨를 심는 것이라 하고, 선한 것을 버리고 선한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를 해치는 것이라 한다.”
若聽一面說이면 便見相離別이니라
만약 한 편의 말만 들으면 곧 서로 이별함을 보게 된다.
飽煖엔 思淫慾하고 飢寒엔 發道心이니라
배부르고 따뜻하면 음욕을 생각하고, 굶주리고 추우면 도심(道心)을 발(發)한다.
䟽廣曰 賢而多財則損其志하고 愚而多財則益其過니라
소광(䟽廣)이 말하였다. “어진 사람이 재물이 많으면 그 뜻을 손상하고, 어리석은 사람이 재물이 많으면 허물을 더한다.”
人貧智短하고 福至心靈이니라
사람이 가난하면 지혜가 짧아지고, 복이 이르면 마음이 영통(靈通)해진다.
不經一事면 不長一智니라
한 가지 일을 겪지 않으면, 한 가지 지혜가 자라지 않는다.
是非終日有라도 不聽自然無니라
시비 거리가 종일토록 있을지라도, 듣지 않으면 자연히 없어진다.
來說是非者는 便是是非人이니라
와서 시비를 말하는 자는, <이 사람이야말로> 곧 시비하는 사람이니라.
擊壤詩云 平生에 不作皺眉事하면 世上에 應無切齒人이라 大名을 豈有鐫頑石가 路上行人이 口勝碑니라
≪격양시≫에 말하였다. “평소에 눈썹 찡그릴 일을 하지 않으면 세상에 이를 갈 원수 같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크게 난 이름을 어찌 딱딱한(뜻 없는) 돌에 새길 것인가. 길가는 사람의 입이 비석보다 낫다.”
有麝自然香이니 何必當風立고
사향이 있으면 자연히 향기로울 것이니, 어찌 반드시 바람을 향하여 서겠는가?
有福莫享盡하라 福盡身貧窮이요 有勢莫使盡하라 勢盡寃相逢이니라 福兮常自惜하고 勢兮常自恭하라 人生驕與侈는 有始多無終이니라
복이 있어도 다 누리지 마라. 복이 다하면 몸이 빈궁해질 것이요, 권세가 있어도 다 부리지 마라. 권세가 다하면 원수와 서로 만난다. 복이 있거든 항상 스스로 아끼고, 권세가 있거든 항상 스스로 공손하라. 인생에 교만과 사치는 시작은 있으나 대부분 끝이 없다.
王參政四留銘曰 留有餘不盡之巧하여 以還造物하고 留有餘不盡之祿하여 以還朝廷하고 留有餘不盡之財하여 以還百姓하고 留有餘不盡之福하여 以還子孫이니라
≪왕참정 사류명(王參政四留銘)≫에 말하였다. “남음이 있고 다 쓰지 않은 재주를 남겼다가 조물주에게 돌려주고, 남음이 있고 다 쓰지 않은 봉록(俸祿)을 남겼다가 조정에 돌려주고, 남음이 있고 다 쓰지 않은 재물을 남겼다가 백성에게 돌려주며, 남음이 있고 다 쓰지 않은 복을 남겼다가 자손에게 돌려주라.”
黃金千兩이 未爲貴요 得人一語가 勝千金이니라
황금 천 냥이 귀한 것이 아니요, 사람의 좋은 말 한마디를 듣는 것이 천금보다 낫다.
巧者는 拙之奴요 苦者는 樂之母니라
재주 있는 사람은 재주 없는 사람의 노예요, 괴로움은 즐거움의 어머니이다.
小船은 難堪重載요 深逕은 不宜獨行이니라
작은 배는 무거운 짐을 견디기 어렵고, 깊숙한(으슥한) 길은 혼자 다니기에 마땅치 못하다.
黃金이 未是貴요 安樂이 値錢多니라
황금이 귀한 것이 아니요, 안락이 돈보다 값어치가 많다.
在家에 不會邀賓客이면 出外에 方知少主人이니라
집에 있을 때 손님을 맞아 대접할 줄 모르면, 밖에 나가서야 바야흐로 주인이 적은 줄을 안다.
貧居鬧市無相識이요 富住深山有遠親이니라
가난하면 번화한 시장거리에 살아도 서로 아는 사람이 없고, 부유하면 깊은 산 중에 살아도 먼 곳에서 오는 친구가 있다.
人義는 盡從貧處斷이요 世情은 便向有錢家니라
사람의 의리는 다 가난한 데로부터 끊어지고, 세상의 인정은 곧 돈 있는 집으로 향한다.
寧塞無底缸이언정 難塞鼻下橫이니라
차라리 밑 빠진 항아리는 막을지언정, 코 아래 가로놓인 것(입)은 막기 어렵다.
人情은 皆爲窘中疎니라
사람의 정분(情分)은 다 군색한 가운데서 소원하게 된다.
史記曰 郊天禮廟는 非酒不享이요 君臣朋友는 非酒不義요 鬪爭相和는 非酒不勸이라 故로 酒有成敗而不可泛飮之니라
≪사기(史記)≫에 말하였다.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사당에 제례 올림에도 술이 아니면 제물(祭物)을 올리지 못할 것이요, 임금과 신하 그리고 벗과 벗 사이에도 술이 아니면 의리가 두터워지지 않을 것이요, 싸움을 하고 서로 화해함에도 술이 아니면 권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술에 성공과 실패가 있으니 함부로 마셔서는 안 된다.”
子曰 士志於道而恥惡衣惡食者는 未足與議也니라
공자가 말하였다. “선비가 도에 뜻을 두면서 나쁜 옷과 나쁜 음식을 부끄러워하는 자와는 서로 더불어 <도를> 의논할 수 없다.”
荀子曰 士有妬友則賢交不親하고 君有妬臣則賢人不至니라
순자가 말하였다. “선비에게 질투하는 벗이 있으면 어진 이가 가까이 하지 않고, 임금에게 질투하는 신하가 있으면 어진 사람이 오지 않는다.”
天不生無祿之人하고 地不長無名之草니라
하늘은 녹 없는 사람을 내지 않고, 땅은 이름 없는 풀을 기르지 않는다.
大富는 由天하고 小富는 由勤이니라
큰 부자는 하늘에 달려 있고, 작은 부자는 근면에 달려 있다.
成家之兒는 惜糞如金하고 敗家之兒는 用金如糞이니라
집을 이룰 아이는 똥(거름)을 아끼기를 금같이 하고, 집을 망칠 아이는 돈 쓰기를 똥과 같이 한다.
康節邵先生曰 閑居에 愼勿說無妨하라 纔說無妨便有妨이니라 爽口物多能作疾이요 快心事過必有殃이라 與其病後能服藥으론 不若病前能自防이니라
강절(康節) 소 선생(邵先生)이 말하였다. “한가롭게 살 때 삼가 해로울 것이 없다고 말하지 말라. 겨우 해로움이 없다고 말하자마자 문득 해로움이 생기리라. 입에 상쾌한 물건이 많으면 병을 일으킬 수 있고, 마음에 상쾌한 일도 지나치면 반드시 재앙이 있으리라. 병이 난 후에 약을 먹기보다는 병나기 전에 스스로 예방하는 것이 낫다.”
梓潼帝君垂訓曰 妙藥이 難醫冤債病이요 橫財는 不富命窮人이라 生事事生을 君莫怨하고 害人人害를 汝休嗔하라 天地自然皆有報하니 遠在兒孫近在身이니라
≪재동제군수훈≫에 말하였다. “신묘한 약이라도 원한에 사무친 병은 치료하기 어렵고, 뜻밖에 생긴 재물은 운명(운수)이 궁한 사람을 부자로 만들지 못한다. 일을 내면 일이 생기는 것을 그대는 원망하지 말고, 남을 해치면 남이 해치는 것을 너는 꾸짖지 말라. 천지는 자연스레 모두 보답함이 있나니 <그 보답이> 멀게는 자손에게 있고 가까우면 자기 몸에 있다.”
花落花開開又落하고 錦衣布衣更(경)換着이라 豪家도 未必常富貴요 貧家도 未必長寂寞이라 扶人에 未必上靑霄요 推人에 未必塡溝壑이라 勸君凡事를 莫怨天하라 天意於人에 無厚薄이니라
꽃이 졌다 꽃이 피고 피었다 또 지며, 비단 옷도 다시 베옷으로 바꿔 입는다. 호화로운 집이라고 해서 반드시 언제나 부귀한 것도 아니요, 가난한 집이라 해서 반드시 오래 적적하고 쓸쓸하진 않다. 사람이 부축하여도 반드시 하늘에 오르지는 못할 것이요, 사람을 밀어도 반드시 깊은 구렁에 떨어지진 않는다. 그대에게 권하노니, 모든 일에 하늘을 원망하지 말라. 하늘의 뜻은 사람에게 후하거나 박함이 없다.
堪歎人心毒似蛇라 誰知天眼轉如車요 去年妄取東隣物터니 今日還歸北舍家라 無義錢財는 湯潑雪이요 儻來田地는 水推沙니라 若將狡譎爲生計면 恰似朝開暮落花니라
사람의 마음이 독하기가 뱀 같음을 한탄할 만하다. 누가 하늘의 눈이 수레바퀴처럼 돌아가고 있음을 알겠는가? 지난해에 망령되이 동쪽 이웃의 물건을 취했더니 오늘은 다시 북쪽 집으로 돌아가는구나. 의리가 없는(정의에 어긋난) 돈과 재물은 끓는 물에 눈을 뿌리는 것과 같이 없어질 것이요, 뜻밖에 오는 전지(田地)는 물이 모래를 미는 것과 같다. 만약 교활함과 속임수를 가지고 생계를 삼는다면 아침에 피었다 저녁에 지는 꽃과 흡사하다.
無藥可醫卿相壽요 有錢難買子孫賢이니라
약으로도 재상의 목숨을 고칠 수 없고, 돈으로도 자손의 어짊을 사기 어렵다.
一日淸閑이면 一日仙이니라
하루 동안 마음이 깨끗하고 한가로우면 하루 동안의 신선이다.
省心篇 下(마음을 살피는 글)
眞宗皇帝御製曰 知危識險이면 終無羅網之門이요 擧善薦賢이면 自有安身之路라 施仁布德은 乃世代之榮昌이요 懷妬報寃은 與子孫之危患이라 損人利己면 終無顯達雲仍이요 害衆成家면 豈有長久富貴리요 改名異體는 皆因巧語而生이요 禍起傷身은 皆是不仁之召니라
≪진종황제어제(眞宗皇帝御製)≫에 말하였다. “위태로움을 알고 험한 것을 알면 마침내 그물에 걸리는 일이 없을 것이요, 선한 사람을 들어 쓰고 어진 사람을 천거하면 몸을 편안히 하는 길이 저절로 있다. 인(仁)을 베풀고 덕(德)을 폄은 곧 대대로 영화롭고 창성할 것이요, 시기하는 마음을 품고 원한에 보복함은 자손에게 위태로움과 재앙을 끼쳐주는 것이다. 남을 해쳐 자기를 이롭게 하면 마침내 현달하는 자손[운잉(雲仍)]이 없을 것이고, 뭇 사람을 해롭게 해서 집안을〈크게〉 이룬다면 어찌 장구한 부귀가 있겠는가? <죄를 지어> 이름을 고치고 <목이 베이어 죽는 형벌에 처해져 머리와> 몸이 따로 놓임은 모두 교묘한 말로 말미암아 생겨나고, 재앙이 일어나고 몸이 상하게 됨은 다 어질지 못함이 부르는 것이다.”
神宗皇帝御製曰 遠非道之財하고 戒過度之酒하며 居必擇隣하고 交必擇友하며 嫉妬를 勿起於心하고 讒言을 勿宣於口하며 骨肉貧者를 莫疎하고 他人富者를 莫厚하며 克己는 以勤儉爲先하고 愛衆은 以謙和爲首하며 常思已往之非하고 每念未來之咎하라 若依朕之斯言이면 治國家而可久니라
≪신종황제어제(神宗皇帝御製)≫에 말하였다. “도리(道理)가 아닌 재물은 멀리하고 도(度)에 지나치는 술을 경계하며, 거처함에 반드시 이웃을 가리고, 사귈 때는 벗을 가리며, 질투를 마음에 일으키지 말고, 남을 헐뜯는 말을 입에서 내지 말며, 동기간(同氣間)에 가난한 자를 멀리하지 말고, 타인 가운데 부유한 자를 후하게 대하지 말고, 자기의 사욕을 극복하는 일은 근검(勤儉)을 첫째로 삼고, 대중을 사랑함은 겸손과 화목을 첫째로 삼을 것이며, 언제나 지나간 나의 잘못을 생각하고, 매양 미래의 허물을 생각하라. 만약 나의 이 말에 의거한다면 나라와 집안을 다스림이 오래갈 수 있을 것이다.”
高宗皇帝御製曰 一星之火도 能燒萬頃之薪하고 半句非言도 誤損平生之德이라 身被一縷나 常思織女之勞하고 日食三飧(飱)이나 每念農夫之苦하라 苟貪妬損이면 終無十載安康이요 積善存仁이면 必有榮華後裔니라 福緣善慶은 多因積行而生이요 入聖超凡은 盡是眞實而得이니라
≪고종황제어제(高宗皇帝御製)≫에 말하였다. “한 점 작은 불티도 능히 만경(萬頃)의 섶을 태우고, 한 마디 그릇된 말도 평생의 덕을 그르치고 훼손한다. 몸에 한 오라기의 실을 걸쳐도 항상 베 짜는 여자의 수고를 생각하고, 하루 세 끼니의 밥을 먹어도 농부의 노고를 생각하라. 구차하게 탐내고 시기해서 남에게 손해를 끼친다면 마침내 10년의 편안함도 없을 것이요, 선(善)을 쌓고 인(仁)을 보존하면 반드시 후손들에게 영화가 있으리라. 복(福)은 대부분 선행(善行)을 쌓는 것을 통해서 생기고, 성인(聖人)의 경지에 들어가고 평범을 초월하는 것은 다 진실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이다.”
王良曰 欲知其君인대 先視其臣하고 欲識其人인대 先視其友하고 欲知其父인대 先視其子하라 君聖臣忠하고 父慈子孝니라
왕량(王良)이 말하였다. “그 임금을 알고자 한다면 먼저 그 신하를 살펴보고, 그 사람을 알고자 한다면 먼저 그 벗을 살펴보고, 그 아비를 알고자 한다면 먼저 그 자식을 살펴보라. 임금이 성스러우면 그 신하가 충성스럽고, 아비가 인자하면 자식이 효도한다.”
家語云 水至淸則無魚하고 人至察則無徒니라
≪가어(家語)≫에 말하였다. “물이 지극히 맑으면 고기가 없고, 사람이 지극히 살피면 친구가 없다.”
許敬宗曰 春雨如膏나 行人은 惡(오)其泥濘하고 秋月揚輝나 盜者는 憎其照鑑이니라
허경종(許敬宗)이 말하였다. “봄비는 기름과 같으나 길가는 사람은 그 진창(흙탕물)을 싫어하고, 가을달이 밝게 비치나 도둑은 그 밝게 비추는 것을 싫어한다.”
景行錄云 大丈夫見善明故로 重名節於泰山하고 用心精故로 輕死生於鴻毛니라
≪경행록≫에 말하였다. “대장부는 선(善)을 보는 것이 밝은 까닭에 명분과 절의를 태산보다 중히 여기고, 마음 쓰는 것이 깨끗한 까닭에 죽고 사는 것을 기러기 털보다 가볍게 여긴다.”
悶人之凶하고 樂人之善하며 濟人之急하고 求人之危니라
남의 흉한 것을 민망히 여기고, 남의 선한 것을 즐거워하며, 남의 급한 것을 건지고, 남의 위태로움을 구제하라.
經目之事도 恐未皆眞이어늘 背後之言을 豈足深信이리오
눈으로 경험한 일도 모두 다 참되지는 아니할까 두렵거늘, 등뒤의 말을 어찌 족히 깊이 믿을 수 있으리요?
不恨自家汲繩短하고 只恨他家苦井深이로다
자기 집 두레박 끈이 짧은 것은 탓하지 않고, 단지 남의 집 우물 깊은 것만 탓한다.
贓濫이 滿天下하되 罪拘薄福人이니라
부정한 재물을 취하는 사람이 천하에 가득하되, 죄는 복이 적은 사람에게 걸린다.
天若改常이면 不風則雨요 人若改常이면 不病則死니라
하늘이 만약 상도(常道)를 바꾸면 바람 불지 않으면 비가 오고, 사람이 만약 상도를 바꾸면 병이 나지 않으면 죽는다.
壯元詩云 國正天心順이요 官淸民自安이라 妻賢夫禍少요 子孝父心寬이니라
≪장원시(壯元詩)≫에 말하였다. “나라가 바르면 천심(天心)도 순하고, 벼슬아치가 청렴하면 온 백성이 저절로 편안하다. 아내가 어질면 남편의 화가 적을 것이요, 자식이 효도하면 아버지의 마음이 너그러워진다.”
子曰 木從繩則直하고 人受諫則聖이니라
공자가 말하였다. “나무가 먹줄을 좇으면 곧아지고, 사람이 간(諫)함을 받아들이면 거룩하게 된다.”
一派靑山景色幽러니 前人田土後人收라 後人收得莫歡喜하라 更有收人在後頭니라
한 줄기 푸른 산은 경치가 그윽하더니 앞사람이 가꾸던 전토(田土)를 뒷사람이 거둔다. 뒷사람은 거두게 된 것을 기뻐하지 말라. 다시 거둘 사람이 뒷머리에 있다.
蘇東坡曰 無故而得千金이면 不有大福이라 必有大禍니라
소 동파(蘇東坡)가 말하였다. “까닭 없이 천금을 얻는다면 큰복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큰 재앙이 있다.”
康節邵先生曰 有人來問卜하되 如何是禍福고 我虧人是禍요 人虧我是福이니라
강절 소선생이 말하였다. “어떤 사람이 와서 운수(점괘)를 묻되, ‘어떠한 것이 화(禍)와 복(福)입니까?’ 하자, ‘내가 남을 해롭게 하면 이것이 화요, 남이 나를 해롭게 하면 이것이 복이요.’라고 하였다.”
大廈千間이라도 夜臥八尺이요 良田萬頃이라도 日食二升이니라
큰 집이 천 칸이라도 밤에 여덟 자 방에 눕고, 좋은 밭이 만 이랑이 있더라도 하루에 두 되 먹는다.
久住令人賤이요 頻來親也疎라 但看三五日에 相見不如初니라
오래 머물면 사람으로 하여금 천하게 하고, 자주 오면 친하던 사이도 멀어진다. 다만 사흘이나 닷새만에 서로 보아도 처음 <보는 것과> 같지 않다.
渴時一滴은 如甘露요 醉後添盃는 不如無니라
목이 마를 때 한 방울의 물은 감로수(甘露水)와 같고, 취한 후에 잔을 더하는 것은 없는 것만 못하다.
酒不醉人人自醉요 色不迷人人自迷니라
술이 사람을 취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취하는 것이요, 女色이 사람을 미혹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미혹되는 것이다.
公心을 若比私心이면 何事不辦이며 道念을 若同情念이면 成佛多時니라
공(公)을 위하는 마음을 사(私)를 위하는 마음에 비긴다면 무슨 일인들 되지 않을 일이 있을 것이며, 도(道)를 향하는 마음을 만약 정념(情念)처럼 한다면 부처의 경지가 이룩된 지 오래일 것이다.
濂溪先生曰 巧者言하고 拙者黙하며 巧者勞하고 拙者逸하며 巧者賊하고 拙者德하며 巧者凶하고 拙者吉하나니 嗚呼라 天下拙이면 刑政이 撤하여 上安下順하며 風淸弊絶이니라
염계 선생이 말하였다. “교자(巧者)는 말을 잘하고 졸자(拙者)는 침묵하며, 교자는 수고롭고 졸자는 한가하다. 교자는 남을 해치고 졸자는 덕성스러우며, 교자는 흉(凶)하고 졸자는 길(吉)하다. 아아! 천하가 졸(拙)하면 형벌로 다스리는 정치가 없어져, 위(임금)는 편안하고 아래(백성)는 순종하며, 풍속이 맑고 폐단이 없어지리라.”
易曰 德微而位尊하고 智小而謀大면 無禍者鮮矣니라
≪주역(周易)≫에 말하였다. “덕(德)은 적으면서 지위가 높으며, 지혜는 작으면서 꾀하는 것이 크면 화를 당하지 않는 자가 드물다.”
說苑曰 官怠於宦成하고 病加於小愈하며 禍生於懈惰하고 孝衰於妻子니 察此四者하여 愼終如始니라
≪설원(說苑)≫에 말하였다. “관리는 지위가 성취되는 데서 게을러지고, 병은 조금 나아진 데서 심해지며, 재앙은 게으른 데서 생기고, 효도는 처자에서 약해진다. 이 네 가지를 살펴서 끝까지 삼가 끝맺음을 처음과 같이 할지니라.”
器滿則溢하고 人滿則喪이니라
그릇이 차면 넘치고, 사람이 차면(자만하면) 잃는다.
尺璧非寶요 寸陰是競이니라
한 자의 구슬이 보배가 아니요, 오직 광음(光陰 : 짧은 시간)을 다투어라.
羊羹이 雖美나 衆口는 難調니라
양고기 국이 비록 맛은 좋으나, 여러 사람의 입을 맞추기는 어렵다.
益智書云 白玉은 投於泥塗라도 不能汚穢其色이요 君子는 行於濁地라도 不能染亂其心하나니 故로 松柏은 可以耐雪霜이요 明智는 可以涉危難이니라
≪익지서(益智書)≫에 말하였다. “백옥을 진흙 속에 던져도 그 빛을 더럽힐 수 없고, 군자는 혼탁한 곳에 갈지라도 그 마음을 더럽히거나 어지럽힐 수 없다. 그러므로 소나무․잣나무는 서리와 눈을 견디어 내고,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위난을 건널 수 있다.”
入山擒虎는 易어니와 開口告人은 難이니라
산에 들어가 호랑이를 잡기는 쉬우나, 입을 열어 남에게 고하기는(부탁의 말을 건네기는) 어렵다.
遠水는 不救近火요 遠親은 不如近隣이니라
먼 곳에 있는 물은 가까이서 난 불을 끄지 못하고, 먼 곳의 일가 친척은 이웃만 같지 못하다.
太公曰 日月이 雖明이나 不照覆盆之下하고 刀刃이 雖快나 不斬無罪之人하고 非災橫禍는 不入愼家之門이니라
태공이 말하였다. “해와 달이 비록 밝으나 엎어놓은 동이의 밑은 비추지 못하고, 칼날이 비록 잘 들더라도 죄없는 사람은 베지 못하고, 나쁜 재앙과 느닷없는 화(禍)는 조심하는 집 문에는 들지 못한다.”
太公曰 良田萬頃이 不如薄藝隨身이니라
태공이 말하였다. “좋은 밭 만 이랑이 하찮은 기술을 몸에 지니는 것만 못하다.”
性理書云 接物之要는 己所不欲을 勿施於人하고 行有不得이어든 反求諸己니라
≪성리서(性理書)≫에 말하였다 “남을 접하는 요체는 자기가 하고자 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베풀지 말고, 행해도 되지 않는 일이 있거든 돌이켜 자기 몸에서 찾아라.”
酒色財氣四堵墻에 多少賢愚在內廂이라 若有世人跳得出이면 便是神仙不死方이니라
술과 색과 재물과 기운의 네 담 안에 수많은 어진 이와 어리석은 사람이 그 방에 갇혀 있다. 만약 세상 사람 중에 이 곳을 뛰쳐나오는 이가 있다면 그것은 곧 신선의 죽지 않는 방법이다.
立敎篇(가르침을 세우는 글)
子曰 立身有義하니 而孝爲本이요 喪紀有禮하니 而哀爲本이요 戰陣有列하니 而勇爲本이요 治政有理하니 而農爲本이요 居國有道하니 而嗣爲本이요 生財有時하니 而力爲本이니라
공자가 말하였다. “입신(立身)에 의(義)가 있으니 효도가 그 근본이요, 상사(喪事)에 예(禮)가 있으니 슬퍼함이 그 근본이요, 싸움터에 대열(隊列)이 있으니 용맹이 그 근본이 된다. 나라를 다스리는 데 이치가 있으니 농사가 그 근본이 되고, 나라를 지키는 데 도(道)가 있으니 후사(後嗣)가 그 근본이요, 재물은 생산함에 시기가 있으니 노력이 그 근본이다.”
景行錄云 爲政之要는 曰公與淸이요 成家之道는 曰儉與勤이니라
≪경행록≫에 말하였다. “정사(政事)의 요점은 공평과 청렴이요, 집을 크게 이루는 길은 검약과 근면이다.”
讀書는 起家之本이요 循理는 保家之本이요 勤儉은 治家之本이요 和順은 齊家之本이니라
독서는 집을 일으키는 근본이요, 이치를 따름은 집을 잘 보존하는 근본이요, 근면과 검약은 집을 다스리는 근본이요, 화목과 순종은 집안을 가지런히 하는 근본이다.
孔子三計圖云 一生之計는 在於幼하고 一年之計는 在於春하고 一日之計는 在於寅이니 幼而不學이면 老無所知요 春若不耕이면 秋無所望이요 寅若不起면 日無所辦이니라
≪공자삼계도(孔子三計圖)≫에 말하였다. “일생의 계획은 어릴 때에 있고, 일년의 계획은 봄에 있고,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있다. 어려서 배우지 않으면 늙어서 아는 것이 없고, 봄에 밭 갈지 않으면 가을에 바랄 것이 없으며, 새벽에 일어나지 않으면 그 날에 하는 일이 없다.”
性理書云 五敎之目은 父子有親하며 君臣有義하며 夫婦有別하며 長幼有序하며 朋友有信이니라
≪성리서≫에 말하였다. “오교(五敎)의 조목(條目)은 아버지와 자식 사이에는 서로 친함이 있으며, 임금과 신하 사이에는 의리가 있으며, 남편과 아내 사이에는 분별이 있으며, 어른과 어린이 사이에는 차례가 있으며, 친구 사이에는 믿음이 있는 것이다.”
三綱은 君爲臣綱이요 父爲子綱이요 夫爲婦綱이니라
삼강은 임금이 신하의 벼리(근본)가 됨이요, 아버지는 자식의 벼리가 됨이요, 남편은 아내의 벼리가 된다는 것이다.
王蠋曰 忠臣은 不事二君이요 烈女는 不更(경)二夫니라
왕촉(王蠋)이 말하였다. “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고, 열녀는 두 지아비를 섬기지 않는다.”
忠子曰 治官엔 莫若平이요 臨財엔 莫若廉이니라
충자(忠子)가 말하였다. “벼슬을 다스림에는 공평한 것만한 것이 없고, 재물에 임해서는 청렴만한 것이 없다.”
張思叔座右銘曰 凡語를 必忠信하며 凡行을 必篤敬하며 飮食을 必愼節하며 字畫을 必楷正하며 容貌를 必端莊하며 衣冠을 必肅整하며 步履를 必安詳하며 居處를 必正靜하며 作事를 必謀始하며 出言을 必顧行하며 常德을 必固持하며 然諾을 必重應하며 見善如己出하며 見惡如己病하라 凡此十四者는 皆我未深省이라 書此當座隅하여 朝夕視爲警하노라
≪장사숙 좌우명(張思叔座右銘)≫에 말하였다. “무릇 말을 반드시 충성되고 미덥게 하며, 무릇 행실을 반드시 돈독히 하고 공경히 하며, 음식을 반드시 삼가고 알맞게 하며, 글씨를 반드시 반듯하고 바르게 쓰며, 용모를 반드시 단정하고 엄숙히 하며, 의관을 반드시 엄숙하고 바르게 하며, 걸음걸이를 반드시 편안하고 자상히 하며, 거처하는 곳을 반드시 바르고 정숙하게 하며, 일하는 것을 반드시 계획을 세워 시작하며, 말을 하는 것을 반드시 그 실행 여부를 생각해서 하며, 평상의 덕(德)을 반드시 굳게 가지며, 승낙하는 것을 반드시 신중히 대응하며, 선(善)을 보거든 자기에게서 나온 것 같이 하며, 악(惡)을 보거든 자기의 병인 것처럼 하라. 무릇 이 열 네 가지는 모두 내가 아직 깊이 살피지 못한 것이다. 이것을 자리의 귀퉁이에 해당하는 곳에 써 붙여 놓고 아침저녁으로 보고 경계하노라.”
范益謙座右銘曰
一不言朝廷利害邊報差除요
二不言州縣官員長短得失이요
三不言衆人所作過惡之事요
四不言仕進官職趨時附勢요
五不言財利多少厭貧求富요
六不言淫媟戱慢評論女色이요
七不言求覓人物干索酒食이요
又人附書信을 不可開坼沈滯요
與人並坐에 不可窺人私書요
凡入人家에 不可看人文字요
凡借人物에 不可損壞不還이요
凡喫飮食에 不可揀擇去取요
與人同處에 不可自擇便利요
凡人富貴를 不可歎羨詆毁니
凡此數事에 有犯之者면 足以見用意之不肖니
於存心修身에 大有所害라 因書以自警하노라
≪범익겸 좌우명(范益謙座右銘)≫에 말하였다
“첫째 조정에서의 이해와 변방으로부터의 기별(소식)과 관직의 임명에 대하여 말하지 말 것이요,
둘째 주현(州縣) 관원의 장단과 득실에 대하여 말하지 말 것이요,
셋째 여러 사람이 저지른 악한 일을 말하지 말며,
넷째 벼슬에 나아가는 것과 기회를 따라 권세에 아부하는 일에 대하여 말하지 말 것이요,
다섯째 재리의 많고 적음이나 가난을 싫어하고 부를 구하는 것을 말하지 말며,
여섯째 음탕하고 난잡한 농지거리나 여색에 대한 평론을 말하지 말 것이요,
일곱째 남의 물건을 요구하거나 주식(酒食)을 구하고 찾는 일을 말하지 말 것이다.
그리고 남이 편지를 부탁하거든 뜯어보거나 지체시켜서는 안되며,
남과 함께 앉아 있으면서 남의 사사로운 글을 엿보아서는 안되며,
무릇 남의 집에 들어가서 남의 문자를 보지 말며,
남의 물건을 빌었을 때 손상시키거나 돌려보내지 않아서는 안 된다.
무릇 음식을 먹음에 가려서 버리거나 취해서는 안될 것이며,
남과 같이 있으면서 제멋대로 편리만을 가려서는 안 된다.
무릇 남의 부귀를 부러워하거나 헐뜯어서는 안 된다.
무릇 이 몇 가지 일을 범하는 자가 있으면 그 마음씀의 어질지 않음을 볼 수 있으니, 마음을 보존하고 몸을 닦는 데 크게 해로운 것이 있다. 이 때문에 이 글을 써서 스스로 경계하노라.”
武王이 問太公曰 人居世上에 何得貴賤貧富不等고 願聞說之하여 欲知是矣로이다 太公曰 富貴는 如聖人之德하여 皆由天命이어니와 富者는 用之有節하고 不富者는 家有十盜니이다
무왕(武王)이 태공(太公)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 “사람이 세상에 사는데 어찌하여 귀천과 빈부가 고르지 않을 수 있습니까? 원컨대 그 점에 대해 말씀해 주시는 것을 듣고 이를 알고자 합니다.” 태공이 이렇게 대답하였다. “부귀는 성인의 덕과 같아서 다 천명에서 말미암거니와 부자는 쓰는 것이 절도가 있고 부유하지 않은 자는 집에 열 가지 도둑이 있습니다.”
武王曰 何謂十盜닛고 太公曰 時熟不收 爲一盜요 收積不了 爲二盜요 無事燃燈寢睡 爲三盜요 慵懶不耕이 爲四盜요 不施功力이 爲五盜요 專行巧害 爲六盜요 養女太多 爲七盜요 晝眠懶起 爲八盜요 貪酒嗜慾이 爲九盜요 强行嫉妬 爲十盜니이다
무왕이 말하였다. “무엇을 열 가지 도둑이라고 합니까?” 태공이 대답하였다. “때맞게 익은 곡식을 거둬들이지 않는 것이 첫째의 도둑이요, 거두고 쌓는 일을 마치지 않는 것이 둘째의 도둑이요, 일없이 등불을 켜놓고 잠자는 것이 셋째의 도둑이요, 게을러서 밭 갈지 않는 것이 넷째의 도둑이요, 공력(功力)을 들이지 않는 것이 다섯째의 도둑이요, 오로지 교활하고 해로운 일만 행하는 것이 여섯째의 도둑이요, 딸을 너무 많이 기르는 것이 일곱째의 도둑이요, 대낮에 잠자고 아침에 일어나기를 게을리 하는 것이 여덟째의 도둑이요, 술을 탐하고 욕심을 즐기는 것이 아홉째의 도둑이요, 심히 질투하는 것이 열째의 도둑입니다.”
武王曰 家無十盜而不富者는 何如닛고 太公曰 人家에 必有三耗니이다 武王曰 何名三耗닛고 太公曰 倉庫漏濫不蓋하여 鼠雀亂食이 爲一耗요 收種失時 爲二耗요 抛撒米穀穢賤이 爲三耗니이다
무왕이 말하였다. “집에 열 가지 도둑이 없는데도 부유하지 못한 것은 어째서입니까?” 태공이 대답하였다. “그런 사람의 집에는 반드시 삼모(三耗)가 있습니다.” 무왕이 말하였다. “무엇을 삼모라고 이름합니까?” 태공이 대답하였다. “창고가 새고 넘치는데도 덮지 않아 쥐와 새들이 어지럽게 먹어대는 것이 첫째의 낭비요, 거두고 씨뿌림에 때를 놓치는 것이 둘째의 낭비요, 곡식을 버리고 흩어지게 하여 더럽히고 천하게 하는 것이 셋째의 낭비입니다.”
武王曰 家無三耗而不富者는 何如닛고 太公曰 人家에 必有一錯二誤三痴四失五逆六不祥七奴八賤九愚十强하여 自招其禍요 非天降殃이니이다
무왕이 물었다. “집에 삼모가 없는데도 부유하지 못한 것은 어째서입니까?” 태공이 대답하였다. “그런 사람의 집에는 반드시 일착(一錯), 이오(二誤), 삼치(三痴), 사실(四失), 오역(五逆), 육불상(六不祥), 칠노(七奴), 팔천(八賤), 구우(九愚), 십강(十强)이 있어서 그 화를 스스로 부르는 것이요, 하늘이 재앙을 내리는 것이 아닙니다.”
武王曰 願悉聞之하나이다 太公曰 養男不敎訓이 爲一錯이요 嬰孩不訓이 爲二誤요 初迎新婦不行嚴訓이 爲三痴요 未語先笑 爲四失이요 不養父母 爲五逆이요 夜起赤身이 爲六不祥이요 好挽他弓이 爲七奴요 愛騎他馬 爲八賤이요 喫他酒勸他人이 爲九愚요 喫他飯命朋友 爲十强이니다 武王曰 甚美誠哉라 是言也여
무왕이 말하였다. “그 내용을 다 듣기를 원합니다” 태공이 대답하였다. “아들을 기르되 가르치지 않는 것이 첫째의 잘못이요, 어린아이를 훈도하지 않는 것이 둘째의 그름이요, 새 며느리를 맞아들여 엄한 가르침을 행하지 않는 것이 셋째의 어리석음이요, 말하기 전에 먼저 웃는 것이 넷째의 과실이요, 부모를 봉양하지 않는 것이 다섯째의 거스름이요, 밤에 알몸으로 일어나는 것이 여섯째의 상서롭지 못함이요, 남의 활을 당기기를 좋아하는 것이 일곱째의 상스러움이요, 남의 말을 타기를 좋아하는 것이 여덟째의 천함이요, 남의 술을 마시면서 다른 사람에게 권하는 것이 아홉째의 어리석음이요, 남의 밥을 먹으면서 벗에게 명(命)하는 것이 열째의 뻔뻔함입니다.” 무왕이 말하였다. “매우 아름답고 진실하도다, 이 말씀이여.”
治政篇(정사를 다스리는 글)
明道先生曰 一命之士 苟有存心於愛物이면 於人에 必有所濟니라
명도선생(明道先生)이 말하였다. “처음으로 벼슬을 얻은 사람이 진실로 물건을 사랑하는 데 마음을 둔다면 사람에게 반드시 구제하는 바가 있다.”
宋太宗御製云 上有麾之하고 中有乘之하고 下有附之하여 幣帛衣之요 倉廩食之하니 爾俸爾祿이 民膏民脂니라 下民은 易虐이어니와 上天은 難欺니라
≪송태종어제(宋太宗御製)≫에 말하였다 “위에는 지시하는 이가 있고, 중간에는 이에 의하여 다스리는 관원이 있고, 그 아래에는 이에 따르는 백성이 있다. 예물로 받은 비단으로 옷을 지어 입고 곳간에 있는 곡식을 먹으니, 너희의 봉록(俸祿)은 다 백성들의 기름인 것이다. 아래에 있는 백성은 학대하기가 쉽지만, 위에 있는 푸른 하늘은 속이기 어렵다.”
童蒙訓曰 當官之法이 唯有三事하니 曰淸 曰愼 曰勤이니 知此三者면 則知所以持身矣니라
≪동몽훈(童蒙訓)≫에 말하였다. “관리된 자가 지켜야 할 법은 오직 세 가지가 있으니 ‘청렴’, ‘신중’, 그리고 ‘근면’이다. 이 세 가지를 알면 몸가짐의 방법을 아는 것이다.”
當官者는 必以暴怒爲戒하여 事有不可어든 當詳處之면 必無不中이어니와 若先暴怒면 只能自害라 豈能害人이리오.
관직을 담당하는 자는 반드시 갑자기 성내는 것을 경계하여, 일에 옳지 않음이 있거든 마땅히 자상하게 처리하면 반드시 맞지 않음이 없으려니와, 만약 갑자기 성내는 것을 먼저 하면 단지 스스로만을 해롭게 할 뿐이지, 어찌 남을 해칠 수 있으리요?
事君을 如事親하며 事官長을 如事兄하며 與同僚를 如家人하며 待羣吏를 如奴僕하며 愛百姓을 如妻子하며 處官事를 如家事然後에 能盡吾之心이니 如有毫末不至면 皆吾心에 有所未盡也니라
임금 섬기기를 어버이 섬기는 것 같이 하며, 벼슬의 윗사람 섬기기를 형 섬기는 것 같이하며, 동료와 더부는 것을 집안 사람같이 하며, 여러 아전 대접하기를 자기집 노복(奴僕)같이 하며, 백성을 사랑하기를 처자같이 하며, 관청의 일을 처리하기를 내 집안 일처럼 하고 난 뒤에야 내 마음을 다한 것일 수 있다. 만약 털끝만큼이라도 지극하지 못함이 있으면 모두 내 마음에 다하지 못한 바가 있는 것이다.
或問 簿는 佐令者也니 簿所欲爲를 令或不從이면 奈何닛고 伊川先生曰 當以誠意動之니라 今令與簿不和는 便是爭私意요 令은 是邑之長이니 若能以事父兄之道로 事之하여 過則歸己하고 善則唯恐不歸於令하여 積此誠意면 豈有不動得人이리오.
어떤 사람이 물었다. “부(簿)는 령(令 : 縣令)을 보좌하는 자입니다. 부(簿)가 하고자 하는 바를 령(令)이 혹시 따르지 않으면 어떻게 합니까?” 이천(伊川) 선생이 대답하였다. “마땅히 성의로써 그를 움직여야 할 것이다. 이제 령(令)과 부(簿)가 화목치 않는 것은 곧 사사로운 마음으로 다투어서이다. 령(令)은 고을의 장관이니 만약 부형(父兄)을 섬기는 도리로 섬겨서, 잘못은 자신에게로 돌리고 잘한 것은 행여 令에게로 돌아가지 않을까 두려워해서, 이와 같은 성의(誠意)를 쌓는다면 어찌 사람을 감동시키지 못함이 있겠는가?”
劉安禮問臨民한대 明道先生曰 使民으로 各得輸其情이니라 問御吏한대 曰 正己以格物이니라
유안례(劉安禮)가 백성에 임하는 도리를 묻자, 명도(明道) 선생이 말하였다. “백성으로 하여금 각각 그들의 뜻을 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아전을 거느리는 도리를 묻자, 대답하였다. “자기를 바르게 함으로써 남을 바르게 하는 것이다.”
抱朴子曰 迎斧鉞而正諫하며 據鼎鑊而盡言이면 此謂忠臣也이니라
≪포박자(抱朴子)≫에 말하였다. “도끼를 맞더라도 바르게 간하며, 솥에 넣어지더라도 말을 극진히 하면 이것을 충신이라 이른다.”
治家篇(집안을 다스리는 글)
司馬溫公曰 凡諸卑幼 事無大小히 毋得專行하고 必咨稟於家長이니라
사마온공(司馬溫公)이 말하였다. “무릇 손아래 사람들은 일의 크고 작음이 없이 제멋대로 행동하지 말고 반드시 가장(家長)에게 여쭈어야 한다.”
待客엔 不得不豊이요 治家엔 不得不儉이니라
손님을 접대함에는 풍성하게 하지 않을 수 없으며, 가정을 다스림에는 검소하지 않을 수 없다.
太公曰 痴人은 畏婦하고 賢女는 敬夫니라
태공이 말하였다. “어리석은 사람은 아내를 두려워하고, 어진 여자는 남편을 공경한다.”
凡使奴僕에 先念飢寒이니라
무릇 노복을 부림에는 먼저 배고픔과 추위를 생각하라.
子孝雙親樂이요 家和萬事成이니라
자식이 효도하면 어버이가 즐겁고,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
時時防火發하고 夜夜備賊來니라
때때로 불이 나는 것을 막고, 밤마다 도적이 오는 것을 방비하라.
景行錄云 觀朝夕之早晏하여 可以卜人家之興替니라
≪경행록≫에 말하였다. “아침저녁의 이르고 늦음을 보아, 그 사람의 집이 흥하고 쇠함을 알 수 있다.”
文中子曰 婚娶而論財는 夷虜之道也니라
문중자(文中子)가 말하였다. “혼인하고 장가드는 데 재물을 논하는 것은 오랑캐의 도이다.”
安義篇(의리를 편안히 여기는 글)
顔氏家訓曰 夫有人民而後에 有夫婦하고 有夫婦而後에 有父子하고 有父子而後에 有兄弟하니 一家之親은 此三者而已矣라 自玆以往으로 至于九族히 皆本於三親焉이라 故로 於人倫에 爲重也니 不可不篤이니라
≪안씨가훈(顔氏家訓)≫에 말하였다. “인민(人民)이 있은 뒤에 부부가 있고 부부가 있은 뒤에 부자가 있고 부자가 있은 뒤에 형제가 있나니, 한 집의 친한 관계는 이 세 가지뿐이다. 이로부터 나아가 구족(九族)에 이르기까지 모두 이 삼친(三親 : 부부․부자․형제)에 근본한다. 그러므로 인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니 돈독하게 하지 않을 수 없다.”
莊子曰 兄弟는 爲手足하고 夫婦는 爲衣服이니 衣服破時엔 更(갱)得新이어니와 手足斷處엔 難可續이니라
장자가 말하였다. “형제는 수족(手足)이 되고 부부는 의복이 되니, 의복이 떨어졌을 때는 새 것으로 갈아입을 수 있거니와, 수족이 잘라진 곳은 잇기가 어렵다.”
蘇東坡云 富不親兮貧不疎는 此是人間大丈夫요 富則進兮貧則退는 此是人間眞小輩니라
소 동파가 말하였다. “부유해도 가까이하지 않으며 가난해도 멀리하지 않음 이것이 바로 인간으로서의 대장부요, 부유하면 나아가고 가난해지면 멀리하는 것 이는 인간 중에 참으로 소인배(小人輩)이다.”
遵禮篇(예를 따르는 글)
子曰 居家有禮故로 長幼辨하고 閨門有禮故로 三族和하고 朝廷有禮故로 官爵序하고 田獵有禮故로 戎事閑하고 軍旅有禮故로 武功成이니라
공자가 말하였다. “한 집안에 예(禮)가 있으므로 어른과 어린이가 변별(辨別)되고, 안방에 예가 있으므로 삼족(三族)이 화목하고, 조정(朝廷)에 예가 있으므로 벼슬의 차례가 있고, 사냥하는 데 예가 있으므로 군대의 일이 숙달되고, 군대에 예가 있으므로 무공(武功)이 이루어진다.”
子曰 君子有勇而無禮면 爲亂하고 小人有勇而無禮면 爲盜니라
공자가 말하였다. “군자가 용맹만 있고 예가 없으면 난리를 일으키고, 소인이 용맹만 있고 예가 없으면 도둑질을 한다.”
曾子曰 朝廷엔 莫如爵이요 鄕黨엔 莫如齒요 輔世長民엔 莫如德이니라
증자(曾子)가 말하였다. “조정에는 벼슬만한 것이 없고, 고을에는 나이만한 것이 없으며, 세상을 돕고 백성을 다스리는 데는 덕만한 것이 없다.”
老少長幼는 天分秩序니 不可悖理而傷道也니라
늙은이와 젊은이, 어른과 어린이는 하늘이 정한 차례이니, 이치를 어기고 도(道)를 상하게 해서는 안 된다.
出門에 如見大賓하고 入室에 如有人이니라
문을 나갈 때는 큰손님을 만나는 것과 같이 하고, 방으로 들 때는 사람이 있는 것과 같이 하라.
若要人重我인대 無過我重人이니라
만약 남이 나를 중히 여기기를 바란다면 내가 먼저 남을 중히 여기는 것보다 더함이 없다.
父不言子之德하며 子不談父之過니라
아버지는 아들의 덕을 말하지 않으며, 자식은 아버지의 허물을 말하지 않는 법이다.
言語篇(말을 조심하는 글)
劉會曰 言不中理면 不如不言이니라
유회(劉會)가 말하였다. “말이 이치에 맞지 않으면, 말하지 아니함만 못하다.”
一言不中이면 千語無用이니라
한 마디 말이 <이치에> 맞지 않으면, 천 마디 말이 쓸모 없다.
君平曰 口舌者는 禍患之門이요 滅身之斧也니라
군평(君平)이 말하였다. “입과 혀는 재앙과 근심의 문이요, 몸을 망치는 도끼이다.”
利人之言은 煖如綿絮하고 傷人之語는 利如荊棘하여 一言利人에 重値千金이요 一語傷人에 痛如刀割이니라
사람을 이롭게 하는 말은 따뜻하기 솜과 같고, 사람을 상하게 하는 말은 날카롭기가 가시 같아서, 한 마디 말이 사람을 이롭게 함은 소중한 것이 천금으로 값나가고, 한 마디 말이 사람을 속상하게 함은 아프기가 칼로 베는 것과 같다.
口是傷人斧요 言是割舌刀니 閉口深藏舌이면 安身處處牢니라
입은 바로 사람을 상하게 하는 도끼요 말은 바로 혀를 베는 칼이니, 입을 막고 혀를 깊이 감추면 몸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 가는 곳마다 확고할 것이다.
逢人에 且說三分話하고 未可全抛一片心이니 不怕虎生三個口요 只恐人情兩樣心이니라
사람을 만나거든 우선 말을 3할만 하되 자기가 지니고 있는 한 조각 마음을 다 털어 버리지 말지니, 호랑이가 세 번 입을 벌리는 것이 두렵지 않고, 단지 사람의 두 마음이 두렵다.
酒逢知己千鍾少요 話不投機一句多니라
술은 나를 알아주는 친구를 만나면 천 잔도 적고, 말은 기회를 맞추지 않으면 한 마디도 많다.
交友篇(벗을 사귐에 대한 글)
子曰 與善人居면 如入芝蘭之室하여 久而不聞其香이나 卽與之化矣요 與不善人居면 如入鮑魚之肆하여 久而不聞其臭나 亦與之化矣니 丹之所藏者는 赤하고 漆之所藏者는 黑이라 是以로 君子는 必愼其所與處者焉이니라
공자가 말하였다. “선한 사람과 같이 거처하면 지초(芝草)와 난초(蘭草)가 있는 방안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오래되면 그 냄새를 맡지 못하나 곧 그 향기와 더불어 동화(同化)되고, 선하지 못한 사람과 같이 있으면 생선 가게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오래되면 그 악취를 맡지 못하나 또한 그 냄새와 더불어 동화되나니, 붉은 단사(丹砂)를 지니면 붉어지고 검은 옻을 지니면 검어진다. 그러므로 군자(君子)는 반드시 그 더불어 사는 자를 삼가야 한다.”
家語云 與好人同行이면 如霧露中行하여 雖不濕衣라도 時時有潤하고 與無識人同行이면 如厠中坐하여 雖不汚衣라도 時時聞臭니라
≪가어≫에 말하였다. “좋은 사람과 동행하면 마치 안개 속을 가는 것과 같아서 비록 옷은 젖지 않더라도 때때로 윤택함이 있고, 무식한 사람과 동행하면 마치 뒷간에 앉은 것 같아서 비록 옷은 더럽히지 않더라도 때때로 그 냄새를 맡게 된다.”
子曰 晏平仲은 善與人交로다 久而敬之온여
공자가 말하였다. “안평중(晏平仲)은 사람과 사귀기를 잘한다. 오래되어도 공경하는구나.”
相識이 滿天下하되 知心能幾人고
서로 얼굴을 아는 사람은 온 세상에 가득하지만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몇이나 될 수 있겠는가?
酒食兄弟는 千個有로되 急難之朋은 一個無니라
술이나 음식을 함께할 때 형제 같은 친구는 많으나, 급하고 어려울 때 도와줄 친구는 하나도 없다.
不結子花는 休要種이요 無義之朋은 不可交니라
열매를 맺지 않는 꽃은 심으려 하지 말고, 의리 없는 친구는 사귀지 말라.
君子之交는 淡如水하고 小人之交는 甘若醴니라
군자의 사귐은 담박하기가 물 같고, 소인의 사귐은 달콤하기가 단술 같다.
路遙知馬力이요 日久見人心이니라
길이 멀어야 말의 힘을 알고, 날이 오래되어야 사람의 마음을 본다.
婦行篇(부인의 행실에 대한 글)
益智書云 女有四德之譽하니 一曰婦德이요 二曰婦容이요 三曰婦言이요 四曰婦工也니라
≪익지서≫에 말하였다. “여자에게는 네 가지 덕의 칭찬이 있으니, 첫째 부덕(婦德)이요, 둘째 부용(婦容)이요, 셋째 부언(婦言)이요, 넷째 부공(婦工)이다.”
婦德者는 不必才名絶異요 婦容者는 不必顔色美麗요 婦言者는 不必辯口利詞요 婦工者는 不必技巧過人也니라
부덕(婦德)이라는 것은 반드시 재주와 이름이 뛰어남을 말하는 것은 아니요, 부용(婦容)이라는 것은 반드시 얼굴이 아름답고 고움을 말하는 것이 아니요, 부언(婦言)이라는 것은 반드시 구변(口辯)이 좋고 말 잘하는 것은 아니요, 부공(婦工)이라는 것은 반드시 손재주가 다른 사람보다 뛰어남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其婦德者는 淸貞廉節하여 守分整齊하고 行止有恥하며 動靜有法이니 此爲婦德也요 婦容者는 洗浣塵垢하여 衣服鮮潔하며 沐浴及時하여 一身無穢니 此爲婦容也요 婦言者는 擇師而說하여 不談非禮하고 時然後言하여 人不厭其言이니 此爲婦言也요 婦工者는 專勤紡績하고 勿好葷酒하며 供具甘旨하여 以奉賓客이니 此爲婦工也니라
그 부덕(婦德)이라는 것은 맑고 곧고 청렴하고 절개가 있어 분수를 지키고 몸 가짐을 바르게 하며, 행동거지(行動擧止)에 염치가 있고 동정(動靜)에 법도가 있는 것이니, 이것이 부덕이다. 부용(婦容)이라는 것은 먼지나 때를 깨끗이 빨아 옷차림을 정결하게 하며, 목욕을 제때에 하여 몸에 더러움이 없게 하는 것이니, 이것이 부용이다. 부언(婦言)이라는 것은 본받을 만한 것을 가려 말하며 예의에 어긋나는 말은 하지 않고, 꼭 해야 할 때가 된 뒤에 말해서 사람들이 그의 말을 싫어하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부언이다. 부공(婦工)이라는 것은 오로지 길쌈을 부지런히 하고 마늘과 술을 좋아하지 않으며, 맛있는 음식을 갖추어 손님을 받드는 것이니, 이것이 부공이다.
此四德者는 是婦人之所不可缺者라 爲之甚易하고 務之在正하니 依此而行이면 是爲婦節이니라
이 네 가지 덕은 부녀자로서 하나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다. 행하기 매우 쉽고 힘씀이 바른데 있으니, 이것에 의거하여 행한다면 이것이 부녀자로서의 범절이 된다.
太公曰 婦人之禮는 語必細니라
태공이 말하였다. “부인의 예절은 말소리가 반드시 가늘어야 한다.”
賢婦는 令夫貴요 侫婦는 令夫賤이라
어진 부인은 남편을 귀하게 하고, 간악한 아내는 남편을 천하게 한다.
家有賢妻면 夫不遭橫禍니라
집에 어진 아내가 있으면 그 남편이 뜻밖의 화를 만나지 않는다.
賢婦는 和六親하고 佞婦는 破六親이니라
어진 부인은 육친(六親)을 화목하게 하고, 간악한 부인은 육친의 화목을 깨뜨린다.
增補篇(증보편)
周易曰 善不積이면 不足以成名이요 惡不積이면 不足以滅身이어늘 小人은 以小善으로 爲无益而弗爲也하고 以小惡으로 爲无傷而弗去也니라 故로 惡積而不可掩이요 罪大而不可解니라
≪주역≫에 말하였다. “선을 쌓지 않으면 이름을 이룰 수 없을 것이요, 악을 쌓지 않으면 몸을 망치지 않을 수 있거늘, 소인은 자그마한 선은 유익함이 없다고 하여 행하지 않고, 자그마한 악을 해로움이 없다 하여 버리지 않는다. 그러므로 악이 쌓여 가리지 못하고 죄가 커져 풀지 못한다.”
履霜하면 堅氷至하나니 臣弑其君하며 子弑其父는 非一朝一夕之事라 其所由來者漸矣니라
서리를 밟으면 얼음이 이르나니, 신하가 그 임금을 죽이며 자식이 그 아비를 죽이는 것이 하루 아침이나 하루 저녁에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라, 그 유래하는 것이 점진적이다.
八反歌 八首
(여덟 편의 반어적인 노래로, 부모에게 효도할 것을 권하는 내용)
幼兒는 或詈我하면 我心에 覺懽喜하고 父母는 嗔怒我하면 我心에 反不甘이라 一喜懽一不甘하니 待兒待父心何懸고 勸君今日逢親怒어든 也應將親作兒看하라
어린아이가 혹 나를 꾸짖으면 나는 마음에 기쁨을 깨닫고, 부모가 나를 꾸짖고 성내면 나의 마음에 도리어 달가워하지 않는다. 하나는 기쁘고 또 하나는 달갑지 아니하니, 아이를 대하고 어버이를 대하는 마음이 어찌 그다지도 현격(懸隔)한가? 그대에게 권고하노니, 이제 어버이의 노여워함을 만나거든 또한 마땅히 어버이를 어린아이로 바꾸어 보라.
兒曹는 出千言하되 君聽常不厭하고 父母는 一開口하면 便道多閑管이라 非閑管親掛牽이니 皓首白頭에 多諳練이라 勸君敬奉老人言하고 莫敎乳口爭長短하라
어린아이들은 여러 말을 하되 그대는 들으면서 늘 싫어하지 않고, 어버이는 한 번만 말을 하여도 잔소리가 많다고 한다. 쓸데없는 참견이 아니라 어버이가 마음에 걸리고 끌려서이니, 흰머리가 되도록 긴 세월에 아는 것이 많다. 그대에게 권하노니 늙은 사람의 말을 공경하여 받들고, 젖냄새나는 입으로 길고 짧음을 다투도록 하지 마라.
幼兒尿糞穢는 君心에 無厭忌로되 老親涕唾零엔 反有憎嫌意니라 六尺軀來何處오 父精母血成汝體니라 勸君敬待老來人하라 壯時爲爾筋骨敝니라
어린아이의 오줌과 똥의 더러움은 그대 마음에 싫어하거나 꺼림이 없고, 늙은 어버이의 눈물과 침이 떨어지는 것은 도리어 미워하고 싫어하는 뜻이 있다. 여섯 자의 몸이 어디서 왔는고. 아버지의 정기와 어머니의 피로 그대의 몸이 이루어졌다. 그대에게 권하노니, 늙어가는 사람을 공경스레 대접하라. 젊었을 때 그대를 위하여 살과 뼈가 닳으셨도다.
看君晨入市하여 買餠又買餻하니 少聞供父母하고 多說供兒曹라 親未啖兒先飽하니 子心이 不比親心好라 勸君多出買餠錢하여 供養白頭光陰少하라
그대가 새벽에 시장에 들어가 밀가루 떡을 사고 또 흰떡을 사는 것을 보니, 부모에게 드린다는 말은 들리지 않고 아이들에게 준다고 대부분 말한다. 어버이는 아직 맛보지도 않았는데 아이들이 먼저 배부르니, 자식의 마음은 부모의 마음이 좋아하는 것에 비할 수 없다. 그대에게 권하노니, 떡 살 돈을 많이 내어 흰머리에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어버이를 공양하라.
市間賣藥肆에 惟有肥兒丸하고 未有壯親者하니 何故兩般看고 兒亦病親亦病에 醫兒不比醫親症이라 割股還是親的肉이니 勸君亟保雙親命하라
시장에 약 파는 가게에 오직 아이를 살찌게 하는 환약만 있고, 어버이를 튼튼하게 하는 약은 없으니, 무슨 까닭에 두 가지로 보는가? 아이도 병들고 어버이도 병들었을 때 아이의 병을 고치는 것이 어버이의 병을 고치는 것에 비할 수 없다. 다리를 베더라도 도로 어버이의 살이니 그대에게 권하노니 빨리 어버이의 목숨을 보호하라.
富貴엔 養親易로되 親常有未安하고 貧賤엔 養兒難하되 兒不受饑寒이라 一條心兩條路에 爲兒終不如爲父라 勸君養親如養兒하고 凡事를 莫推家不富하라
부귀하면 어버이를 봉양하기가 쉽되 어버이는 항상 편하지 못한 마음이 있고, 가난하고 천하면 아이를 기르기가 어렵되 아이는 배고픔과 추위를 받지 않는다. 한 가지 마음 두 가지 길에 아이를 위함이 마침내 어버이를 위함만 같지 못하다. 그대에게 권하노니, 두 어버이 섬기기를 아이를 기르는 것과 같이 하고, 모든 일을 집이 넉넉하지 못하다고 미루지 말라.
養親엔 只二人이로되 常與兄弟爭하고 養兒엔 雖十人이나 君皆獨自任이라 兒飽煖親常問하되 父母饑寒不在心이라 勸君養親을 須竭力하라 當初衣食이 被君侵이니라
어버이를 봉양함엔 다만 두 분인데 늘 형제들과 다투고, 아이를 기름엔 비록 열 사람이더라도 그대가 모두 혼자 스스로 맡는다. 아이에게 배부르고 따뜻한가는 친히 늘 묻되, 부모의 배고프고 추운 것은 마음에 있지 않다. 그대에게 권하노니, 부모를 봉양함에 반드시 힘을 다하라. 당초에 입을 것과 먹을 것을 그대에게 빼앗겼다.
親有十分慈하되 君不念其恩하고 兒有一分孝하면 君就揚其名이라 待親暗待兒明하니 誰識高堂養子心고 勸君漫信兒曹孝하라 兒曹樣子在君身이니라
어버이는 십분 사랑함이 있으나 그대는 그 은혜를 생각하지 아니하고, 자식이 조금이라도 효도함이 있으면 그대는 곧 그 이름을 드러낸다. 어버이를 대접함엔 어둡고 자식을 대함엔 밝으니, 누가 어버이의 자식 기르는 마음을 알까? 그대에게 권하노니, 아이들의 효도를 믿지 말라. 아이들의 본보기가 그대 자신에게 있다.
孝行篇 續(효행에 대한 글)
孫順이 家貧하여 與其妻로 傭作人家以養母할새 有兒每奪母食이라 順이 謂妻曰 兒奪母食하니 兒는 可得이어니와 母難再求라하고 乃負兒往歸醉山北郊하여 欲埋掘地러니 忽有甚奇石鍾이어늘 驚怪試撞之하니 舂容可愛라 妻曰 得此奇物은 殆兒之福이라 埋之不可라한대 順이 以爲然하여 將兒與鍾還家하여 懸於樑撞之러니 王이 聞鍾聲淸遠異常而覈聞其實하고 曰 昔에 郭巨埋子엔 天賜金釜러니 今孫順埋兒엔 地出石鍾하니 前後符同이라하고 賜家一區하고 歲給米五十石하니라
손순(孫順)이 집이 가난하여 그의 아내와 더불어 남의 집에 품팔이를 하여 그 어머니를 봉양하였는데, 아이가 있어 언제나 어머니의 잡수시는 것을 빼앗는지라, 순(順)이 아내에게 말하기를 “아이가 어머니의 잡수시는 것을 빼앗으니 아이는 또 얻을 수 있거니와 어머니는 다시 구하기 어렵다.” 하고, 마침내 아이를 업고 귀취산(歸醉山) 북쪽 교외로 가서 묻으려고 땅을 팠는데, 문득 매우 이상한 석종(石鍾)이 있거늘 놀랍고 괴이하게 여겨 시험삼아 두드려 보니 소리가 멀리 퍼져 사랑스러웠다. 아내가 말하기를, “이 기이한 물건을 얻은 것은 아마 아이의 복일 듯하니 땅에 묻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하자, 손순도 그렇게 생각하여 아이와 종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대들보에 매달고 이것을 쳤다. 임금이 종소리가 맑고 멀리 퍼져 이상함을 듣고 그 사실을 자세히 물어서 알고 말하기를, “옛 적에 곽거(郭巨)가 아들을 묻었을 때엔 하늘이 금으로 만든 솥을 주시더니 이제 손순이 아들을 묻자 땅에서 석종이 나왔으니 앞과 뒤가 서로 꼭 맞는다.” 하고, 집 한 채를 주고 해마다 쌀 50석을 주었다.
尙德이 値年荒癘疫하여 父母飢病濱死라 尙德이 日夜不解衣하고 盡誠安慰하되 無以爲養이면 則刲髀肉食(사)之하고 母發癰에 吮之卽癒라 王이 嘉之하여 賜賚甚厚하고 命旌其門하고 立石紀事하니라
상덕(尙德)은 흉년들고 열병이 유행하는 때를 만나 부모가 굶주리고 병들어 거의 죽게 되었다. 상덕이 낮이나 밤이나 옷을 벗지 않고 정성을 다하여 위안하였으되, 봉양할 것이 없으면 넓적다리 살을 베어 잡수시게 하고, 어머니가 종기가 나자 입으로 빨아 곧 낫게 하였다. 임금이 <이 소식을 듣고> 가상하게 여겨 물건을 하사하기를 매우 후하게 하고, 명하여 그 마을에 정려문(旌閭門)을 세우게 하고 비석을 세워 이 일을 기록하게 하였다.
都氏家貧至孝라 賣炭買肉하여 無闕母饌이러라 一日은 於市에 晩而忙歸러니 鳶忽攫肉이어늘 都悲號至家하니 鳶旣投肉於庭이러라 一日은 母病索非時之紅柿어늘 都彷徨柿林하여 不覺日昏이러니 有虎屢遮前路하고 以示乘意라 都乘至百餘里山村하여 訪人家投宿이러니 俄而主人이 饋祭飯而有紅柿라 都喜하여 問柿之來歷하고 且述己意한대 答曰 亡父嗜柿라 故로 每秋에 擇柿二百個하여 藏諸窟中하여 而至此五月이면 則完者不過七八이라가 今得五十個完者라 故로 心異之러니 是天感君孝라하고 遺以二十顆어늘 都謝出門外하니 虎尙俟伏이라 乘至家하니 曉雞喔喔이러라 後에 母以天命으로 終에 都有血淚러라
도씨(都氏)는 집이 가난하였으나 효성이 지극하였다. 숯을 팔아 고기를 사서 어머니의 반찬을 빠짐 없이 공양하였다. 하루는 시장에서 늦어 바삐 돌아오는데 솔개가 갑자기 고기를 채 가거늘 도씨가 슬피 울부짖으며 집에 돌아와 보니 솔개가 이미 고기를 집안 뜰에 던져 놓았다. 하루는 어머니가 병이 나서 제철이 아닌 홍시를 찾거늘 도씨가 감나무 숲을 방황하여 날이 저문 것도 모르고 있었는데, 호랑이가 있어 여러 번 앞길을 가로막고 타라는 뜻을 표시하였다. 도씨가 호랑이를 타고 백 여리나 되는 산 동네에 이르러 인가(人家)를 찾아 투숙하였는데, 얼마 후 집주인이 제삿밥을 차려 내오는데 홍시가 있었다. 도씨는 기뻐하여 감의 내력을 묻고 또 자신의 뜻을 말하자, 대답하여 말하기를,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감을 즐기셨으므로 해마다 가을에 감 200개를 골라 굴 안에 감추어 두되 이 5월에 이르면 완전한 것이 7․8개에 지나지 않았는데 올해는 50개의 완전한 것을 얻었으므로, 마음속에 이상하게 여겼더니, 이것은 하늘이 그대의 효성에 감동한 것이다.” 하고는 20개를 내주었다. 도씨가 사례하고 문밖에 나오니, 호랑이가 아직도 엎드려 기다리고 있었다. 호랑이를 타고 집에 돌아오니 새벽닭이 울었다. 뒤에 어머니가 천명(天命)으로 돌아가시자, 도씨는 피눈물을 흘렸다.
廉義篇(청렴에 대한 글)
印觀이 賣綿於市할새 有署調者以穀買之而還이러니 有鳶이 攫其綿하여 墮印觀家어늘 印觀이 歸于署調曰 鳶墮汝綿於吾家라 故로 還汝하노라 署調曰 鳶이 攫綿與汝는 天也라 吾何受爲리오 印觀曰 然則還汝穀하리라 署調曰 吾與汝者市二日이니 穀已屬汝矣라하고 二人이 相讓이라가 幷棄於市하니 掌市官이 以聞王하여 並賜爵하니라
인관(印觀)이 장에서 솜을 파는데 서조(署調)라는 사람이 곡식으로써 솜을 사 가지고 돌아가더니 솔개가 그 솜을 채 가지고 인관의 집에 떨어뜨렸다. 인관이 서조에게 솜을 돌려보내며 말하기를, “솔개가 너의 솜을 내 집에 떨어뜨렸으므로 너에게 돌려보낸다.” 하니, 서조는 말하기를, “솔개가 솜을 채다가 너에게 준 것은 하늘이 한 일이다. 내가 어찌 받겠는가?” 하였다. 인관이 말하기를, “그렇다면 <솜 값으로 받은> 너의 곡식을 돌려보내겠다.” 하자, 서조가 말하기를, “내가 너에게 준 지가 벌써 두 장[市]이 지났으니, 곡식은 이미 너에게 귀속되었다.” 하였다. 두 사람이 서로 사양하다가 솜과 곡식을 다 함께 장에 버리니, 시장을 맡아 다스리는 관원이 이 사실을 임금께 아뢰어 모두 벼슬을 주었다.
洪公耆燮이 少貧甚無聊러니 一日朝에 婢兒踊躍獻七兩錢曰 此在鼎中하니 米可數石이요 柴可數馱니 天賜天賜니이다 公驚曰 是何金고하고 卽書失金人推去等字하여 付之門楣而待러니 俄而姓劉者來問書意어늘 公悉言之한대 劉曰 理無失金於人之鼎內하니 果天賜也라 盍取之닛고 公曰 非吾物에 何오 劉俯伏曰 小的이 昨夜에 爲窃鼎來라가 還憐家勢蕭條而施之러니 今感公之廉价하고 良心自發하여 誓不更盜하고 願欲常侍하오니 勿慮取之하소서 公卽還金曰 汝之爲良則善矣나 金不可取라하고 終不受하니라 後에 公爲判書하고 其子在龍이 爲憲宗國舅하며 劉亦見信하여 身家大昌하니라
홍공(洪公) 기섭(耆燮)이 젊었을 때 가난하여 매우 무료(無聊)하였는데, 하루는(어느 날) 아침에 어린 계집종이 기쁜 듯 뛰어와 돈 일곱 냥을 바치며 말하기를, “이것이 솥 안에 있었으니, 쌀이 몇 섬일 수 있고, 나무가 몇 바리일 수 있습니다. 참으로 하늘이 주신 것입니다.” 하였다. 공이 놀라 말하기를, “이것이 어찌된 돈인가?” 하고 곧 돈 잃은 사람은 와서 찾아가라는 글을 써서 대문에 붙여 놓고 기다렸다. 얼마 후 유가(劉哥)라는 사람이 찾아와 글 뜻을 묻자, 공은 자세히 그 내용을 말해 주었다. 유가가 말하기를, “이치상 남의 솥 안에 돈을 잃는 일은 없으니, 참으로 하늘이 주신 것입니다. 왜 취하지 않으십니까?” 하였다. 공이 말하기를, “나의 물건이 아닌데 어찌 하겠는가?” 하였다. 유가가 엎드려 말하기를, “소인이 어젯밤에 솥을 훔치러 왔다가 도리어 가세(家勢)가 너무 쓸쓸한 것을 불쌍히 여겨 이것을 놓고 돌아갔습니다. 지금 공의 청렴(淸廉)에 감동하고 양심이 저절로 우러나 도둑질을 아니할 것을 맹세하고, 앞으로는 항상 옆에서 모시기를 원하오니 염려 마시고 취하소서.” 하였다. 공이 곧장 돈을 돌려주며 말하기를, “네가 착하게 된 것은 좋으나 이 돈은 취할 수 없다.” 하고 끝내 받지 않았다. 뒤에 공은 판서가 되고 그의 아들 재룡(在龍)은 헌종(憲宗)의 국구(國舅 : 임금의 장인)가 되었으며, 유가 또한 신임을 얻어 몸과 집안이 크게 번창하였다.
高句麗平原王之女가 幼時에 好啼러니 王戱曰 以汝로 將歸愚溫達하리라 及長에 欲下嫁于上部高氏한대 女以王不可食言이라하여 固辭하고 終爲溫達之妻하니라 蓋溫達이 家貧하여 行乞養母하니 時人이 目爲愚溫達也러라 一日은 溫達이 自山中으로 負楡皮而來하니 王女訪見曰 吾乃子之匹也라하고 乃賣首飾하여 而買田宅器物頗富하고 多養馬以資溫達하여 終爲顯榮하니라
고구려 평원왕(平原王)의 딸이 어렸을 때 울기를 좋아하니, 왕이 희롱하여 말하기를, “너를 장차 바보 온달(溫達)에게 시집보내리라”하였다. <딸이> 자라자 상부(上部) 고씨(高氏)에게 시집을 보내려 하니 딸이 임금은 식언(食言)을 해서는 안 된다 하여 굳이 사양하고 마침내 온달의 아내가 되었다. 온달은 집이 가난하여 돌아다니며 빌어다가 어머니를 봉양하니 당시 사람들이 지목하여 바보 온달이라고 한 것이다. 하루는 온달이 산 속으로부터 느릅나무 껍질을 짊어지고 돌아오니, 임금의 딸이 찾아와 보고 말하기를, “나는 바로 그대의 아내입니다” 하고는 머리의 장식물을 팔아 밭과 집과 기물을 매우 넉넉하게 사들이고, 말을 많이 길러 온달을 도와 마침내 영달하게 되었다.
勸學篇(배움을 권하는 글)
朱子曰 勿謂今日不學而有來日하며 勿謂今年不學而有來年하라 日月逝矣라 歲不我延이니 嗚呼老矣라 是誰之愆고
주자가 말하였다. “오늘 배우지 않고 내일이 있다고 말하지 말며, 금년에 배우지 않고 내년이 있다고 말하지 말라. 해와 달은 가니 세월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아! 늙었구나. 이 누구의 허물인가?”
少年易老學難成하니 一寸光陰不可輕이라 未覺池塘春草夢하여 階前梧葉已秋聲이라
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니, 짧은 시간이라도 가벼이 여길 수 없어라. 못가의 봄 풀은 꿈에서 아직 깨지 못했는데, 섬돌 앞의 오동나무는 벌써 가을 소리를 내누나.
陶淵明詩云 盛年은 不重來하고 一日은 難再晨이니 及時當勉勵하라 歲月은 不待人이니라
도연명의 시에 말하였다. “젊은 시절은 거듭 오지 않고, 하루에는 새벽이 두 번 있기 어려우니, 때에 이르러 마땅히 학문에 힘써라.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荀子曰 不積蹞步면 無以至千里요 不積小流면 無以成江河니라
순자가 말하였다. “반걸음을 쌓지 않으면 천 리에 이르지 못할 것이요, 작은 물이 모이지 않으면 강하(江河)를 이룩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