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상의 모습
하나 그립고 그리운
거리/황경신 당신과 나 사이에 거리가 창이 한쪽이 창밖에 어 있어야 한다면 따뜻해라
꽃밭/정채봉 하늘나라 거울로 본다면 내 가슴속은 꽃으로 너를 가슴 가득 사랑하고 있으니
오래, 오래/정윤천 사알짝 내밀어 잡아주었던 것 손길 하나 오래 오래 멈추고 싶었든 순간이
문자/김경후 다음 생에 있어도 없어도 지금 다 지워져도 나는 너의 문자 너의 모국어로 태어날 것
언덕에 누워 바다를 보면 /김영랑 빛나는 잔물결 눈만 감으면 떠오는 얼굴 뵈올 적마다 한 분이구려
그대/김준태 가 없다면 나는 새들도 꽃들도 동산의 둥근 달도 가을 날의 단풍나무 숲도 아무런 의미
그 마음자리/김시천 칼도 써먹지 않으면 네 맘도 닫아걸면 폐가 사랑이란 마음 다 열어 주고 마는
지울 수 없는 얼굴/고정희 냉정얼음불무심징그러운극윽한따뜻한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도 아니냐
겨울 사랑/문정희 눈송이처럼 너에게 머뭇서성숨기지 그냥 뛰어들어 따스한 겨울 천년백설이 되고
죽 한 사발/나도 언제쯤이면 다 풀어져 흔적도 없이 흐르고 흐르다가 그대 상처에 온몸으로 스밀 죽
연/박철 끈이 있으니 연이다 묶여줄손길 눈물이 사랑하니 아픈내가네가 날아라 멀리 쓰러질 때까
봄길/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길이 되는 사람이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사람이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나태주 차마 감당 모진 못잊기에 외롭 덩달아 아끼고달래며숨기며
편지/김남조 사랑외롭게 정직거울 한 구절 쓰면 한 구절을 와서 읽는 그대, 그래서 한번도 부치지
거울/이성복 지울 수, 아니라면 길은 어디에 숨기고 가로막았나요 거울처럼 당신을 나를 보고
임께서 부르시면 은행잎이 바람에 재넘는 초승달처럼 흐르는 물처럼 잔디에 스며드는햇볕처럼
질량보존의 법칙/김하인 삶과 죽음 이성과 감정 눈물과 아픔 기쁨 즐거움 행복 사랑으로 인한 행
둘 아프고 아파도
초승달/박상우 욱신오므렸던 그리움의 꼬리 퉁기면 어둠 속으로 튀어나가는 뭍별들, 더러는 베개에
너를 보내놓고/박봉우 울고만 싶었다 여백을 저만치 남겨놓고 울고만 싶었다. 너를 보내놓고는
밤에 쓰는 편지/김사인 그대로 하여 이런 밤이 짐승들은 총총히 견디는 풀잎 희망의 밤이 있습
사랑의 이율배반/이정하 손을 흔들지 나는 눈물겹다 돌아오면 무작정 기약이 없으면 손을 흔들지
치자꽃 설화/박규리 스님 소리가 뒹굴고 쑥국새 떠내려가 없어서 받지못한 버릴수록 깊어지는
터미널/이홍섭 볼세라 모퉁이 같다며 오가며 기억 울음을 받아 떠나고 돌아오는 앳된 한 여인이
조그만 사랑노래/황동규 동여맨 길 길 아닌 놀아주던 깨어진 금 내려앉지 못하고 떠다니는 몇송이
여자들과 사내들 벼락정전 배고픔 흘러 돌아서지만 떠오르는 후줄근해질 과거를 빨아널고 있다
이별/안성호 우의 채우고 몰려다니고 구겨졌다 상해갔다 구멍이 뚫리고 그 사이로 비가 흘렸다
어떤 그리움/원성 보고싶다 눈물방울이 땅바닥으로 뚝뚝, 떨어져 본 적없으시길 그건 너무나 너무나
강/황인숙 괴로미쳐지지 토로하지 침도 피도 튀기지 차라리 강에 가서 강가에서 우리 마주치지 말
다만 흘러가는 것들을 듣는다/박남준 부러진 매달려 뒹굴던 것, 되돌리고밀어올린 떠올려 누워
셋 가슴 뭉클한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나/정현종 이스트를 넣거나 피는 그리는 풍경일 때처럼 행복한 때가 없다
둘레/박용래 산은 산빛이 있어 좋다. 가차운 산에 버들 흩날 먼산에 부시다 둘레마저 가득해서
감/허영자 누구도 그냥 나이 먹고 철이 들 수밖에는 떫고 비리던 내 피도 홍시로 익을 수밖에는
앉은뱅이꽃 밭밑에 가여운 것 밟지마라, 귀양 간단다. 그 꽃 밟으면 죄로 간단다
수덕사/정우영 행자승이 보챈다 허허 그놈 참 건드린다. 잡아끈다 봤죠. 동무 헤쳐가고 멀어진다
우리는 다 아는 사이/김형영 풀과 길 어둠 잠들면 무심한 것과도 아, 살아 있으니 세상의 모든 것과
아득한 청산을 보며/박재삼 짜릿한 공감 아득 청산은 늘 그 자리에 놓여 잘 받아 그 이마가 빛나는
장난/김남주 다람쥐 꼬리만큼 한 햇살 가위질하여 삼키고 싶다 언 몸 봄눈 녹듯 녹을 성 싶어
허공이 되다/장석남 강아지 안으니 새끼의 귀를 핥는다 입을 밖을 내다 허둥 허공이 되어 삼켰다
책꽂이를 치우며 환하다 마음이 등불을 지고가는 창 하나 열어놓아도 하늘 전부 쏟아져 오는 것을
져야 할 때는 질 줄도 알아야 해/김행수 나이테 씨앗에 있을 터,가지에 남아 자꾸만 버텨는 건가
아내/천상병 카페를 남편 대신에 돈을 그렇잖아도 좋은 아내인데 돈도 참으로 감사하고 감사하다
이모에게 가는 길/양애경 흉물 푹익은 대화 한옥 교수님 버스 바라볼 무서워서 더 귀엽던 계집애가
수라/백석 거미새끼 큰 알 분명히 울곱ㄹ고할 이것의 걱정을 하며 쉬이 만나기나 했으면 좋으련만
다 알면서도/최은명 부은 진물이 500원짜리 껌을 묻자 1000원입니다. 답하는 아저씨 껌을 산다
2. 더 나은 세상
하나 우리가 함께하는
겨울 강가에서/안도현 어린 눈발 강물 안타까워 뒤척이다 받으려고 강의 가장자리부터 살얼음을 깔
용서받는 까닭은/유안진 보들리지 존재소리 떠받치는 세상을 하늘은 오늘도 용서 사람아닌 이들 덕
식혜/한미영 삭히고 소멸 떠다니고 누군가의 가슴 한켠에 잘 발효된 한 그릇 시원한 식혜로 남고
아름다운 위반/이대흠 저번 참에 기사는 돌아가듬마는 그 기사가 미쳤능갑소 저번 참에도 내가
사람/김준태 사람이 모두 벽 아니 문이다 몸부맄쳐서라도 열고 들어가야 할 사람은, 모두 찬란한 문
기도/마종기 이유 없이 울게 당신 사람을 만나게 죽어서는 그들의 눈물로 지내게 하소서
숲/강은교 나무 하나가 흔들 둘셋 꿈은 고개를 젓는다 나무들이 흔들리고 고개를 젓는다 이렇 함께
사람을 쬐다/유홍준 그렇다 쬐어야 저승꽃 삭아 짓물러진 바라보고 깊고 먼 눈빛으로 사람을 쬐고
삼촌의 직업/김미희 백수 매미들에게 주례사로 축북햊고 치러준다. 직업의 자유를
그 섬의 이팝나무 입 대신 눈으로라도 침 풍어제 만물이 등대구실까지 음덕치고는 미덥고 보배로운
저문강에 삽을 씻고/정희성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퍼다 저물어 돌아갈 뿐 사람들의 마을로 돌아가
그래도 버린 건 세상이 아니라/김정환 너다 울부짖겠지만 등만 보이고 다 아픈 것을 네가 모를 뿐
노란 은행잎/임지연 변함없이 따뜻한 모습을 노란 리본의 슬픈 모습도 잊히지, 변함없이 노랗기를
둘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아침의 예의/김규동 그 아침이 오면 빈손으로 가진 것 자랑할 것도 없이 손을 깨끗이 만남을 위한
걸레/고은 오욕과 오염 얼마냐 묻지 않고 닦고 잊지 헹구어지고 새로운 나라의 걸레로 태어나고
비유의 시/이시영 수족관에 상어를, 제국의 전함 약소국들이 살해의 위협 속에서 늘 자신을 성찰할
시/이광웅 말의 예술이라지만 숨결맥박따순 손길 말없는 바라봄 뜨건 뺨부빔 뿌리 하늘에 주렁주렁
통곡/이상화 울어도 두 발을 못 뻗는 땅이 애달파 흘기니 울음이 터진다. 해야 웃지 달도 뜨지마라
만세소리/김기림 터져나온 민족의 소리 눌리다 걷잡을 수 없는 폭죽처럼 별구름 사이에 퉁기는 만
봄/이성부 기다리지 않아도 흔들어 깨우면 더디게 껴안아보는 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몹시 무덥던 날/오도엽 값진 됨됨이보다 서반장은 업혀가고 사람보다 값진 반장이라는 찍힌 안전모
그것이 알고 싶다/배유나 다 다른 35명 똑같은 수업을 누구 생각 꿈꾸는 마주 보는 상황은 이리 다를
벌/김광섭 네가 광섭?널판 위에 세어짐을 느끼고 모르고 운명에 자유가 처벌된 너의 나라를 주어도
이불을 꿰매면서/박노해 친다 밥물달라 직시 화목순종 갉아 달았다 착취 몸종 아픈 각성의 바늘을
동두천/김명인 쏘리쏘리 흘러가는 못한 없던 꿈꾸던 별하나와 깨뜨리지 못해도 곧 지워졌을 손흔듦
3. 시인의 세계
하나 참신하게 쓰는
비굴 레시피/안현미 잔굴석화홍굴보살석사처럼 나를 시체반성하게 내일 당도할 오늘도 비굴을 맛
곡선의 말들/김선태 지나치는 걸어돌아비켜쉬다 같은 동사 형용사 명사들 직선의 길가에 버려진
이별의 일/심보선 이별은 이 별의 일이 멸망을 기다리고 있다. 그다음에 이별 어디쯤 왔는가 멸망
시계풀의 편지/김승희 푸른 것은 늘 멍은 그러므로 멍은 아름답다 그러니까 멍든 것은 늘 아름답
사랑과 사람/김영진 사람과 사람이 만나 사랑이 슬픔마음이 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사람이 된
병마개는 입심이/이정록 눈사람은 살 햇살다이어트가 식후경 때깔 이 잇몸 통니하나 이 빠지면 죽
죽도록/이영광 공부해도 죽지 해본 인간이나 할 공부같은 건 살기위해 공부하는 것인데 지금 죽는
김밥의 시니피앙/정일근 김빱이라 말할 때 저절로 깊은 맛이 되는 나의 가난한 시니피앙
이것이 날개다/문인수 배려라도 해주는 것인 양 비틀구기흔들어 빠져나왔다 이 고요한 일치안심착
독수리사냥/윤진화 구름위조울 해와달건들면 더 바람간절 눈비뒤통술 시인망설 무리먹이 가시공
나무에 기대어 배워라 먹이가 단번에 서로의 과거를 다시 기웃 후회가 기다렸다 죽는 수가
시간/홍영철 해는 동서남북에서 뜨고지는 것이 아니라 뜨고지는 것도 억년 전에 떠서 아니 모른다
에프킬라를 뿌리며/황지우 초토 파리는 파리 목숨 이제 울음소리도 이 향기 속의 살기에 유의하시압
겨우 존재하는 것들/강형철 해변섬상추메뚜기 게 태도를 보아가며 추가 유리잔은 혼자서 좀패이꿈
아름다운 수작/배한봉 봄비햇살무당벌레물방ㅇㄹ 잠시 꽃술이 떨렸던가 수억 겁 생명들의 수작
탐지기/유진택 달맞이꽃에 접시를 벌리는 저 정화성 달은 중천을 맴돌며 ㅅ랑의 전파를 띄우고
시험/김정빈 빈정인정주정투정진정흥청망청고정자정매정우정흥정사정부정 핸드폰을 잡고 실정
하늘을 나는 아라비아숫자/함민복 계좌비밀호출대기인원 12 자본주의 심장 기호 법조항 숫자로
둘 새롭게 보는
침 직디/정운천 무릎을 치셨다다는 것인데 나는 고작 침이나 뱉고 투덜대고 있을 뿐, 운동화 칫솔
권위란/최영미 당신과 그가 똑같은 옷을 입고 목소리로 말을 해더 그의 이야기에만 귀를 기울이는
소금/류시화 바다의 상처 아픔 눈물 그 눈물이 있어 이 세상 모든 것이 맛을 낸다는 것을
무기의 의미/김현승 빼지 않는 칼이 원수보다 강한 저를 지킨다 이 어둠의 눈물이 소금이 되어
이모아니면 고모/신천희 예쁘게 피었다가 더럽게지는 맛있는 밥 먹고 똥을 싸는 사람이나 다를 게
있는 힘을 다해/이상국 왜가리 한 숨을 죽였다 물속에 머릴 처박는 사는 게 다 쉬운 일이 아닌 모양
유리창 위의 새/이햬안 머릴 부딪치고 위장된 진실과 행복이 하도 그럴듯해 새가 나인 것 같아서
꼭지들/이윤학 훙터 젖꼭지 쪼그라든 흔들어댄다 누군가를 떠나보낸 저 짝사랑의 흔적들
서시-들길에서/서홍관 꼭 한송이만 손길 닿는 곳마다 여뀌파랭이달개비들이 도처에 피어있음을
사랑은 야채 같은 것/성미정 야채 오이 고기 결국 그녀는 사랑은 그가 먹는 모든 것이라 생각
꽃/오봉옥 꽁망울 모두 졌다 누가 와서 불러도 내 안의 생기가 무섭게 흔들어도 꽃이 되지 않으련
고독한 사냥꾼/천양희 탕! 그 사냥꾼이 죽을힘을 다해 쏜 것은 적막이었다 적막이라는 무서운 짐
적/맹문재 목수의 적은 바로 못이다 몰두하여 망치질하는 공사판의 목수들은 누가 못의 적이라
복숭아를 솎ㅇ며/배한봉 첫 마음을 잘 솎아야 세상살이 내 마음을 솎는 일이 더 어렵다는 걸
곰곰/언현미 아린 마늘만 먹을 때 여자를 꿈꾸며 행복하기는 했나 마늘 아닌 걸 먹어본 적이 있기
접기로 한다/박영희 섭섭 괘씸하지만 접기로 지폐편지종이 반만 접기로 나는 새도 날갤 접어야
집이 집에 없다/이문재 안방이 출산 윗목마루손님마당잔치죽음이 저 혼자 죽음이 살지 못하고
길들여진 개/ 부모 일제독재 잘 길들여진 개 배고픔 자유로운 들개가 앞발을 핥으며 잠을 이루지
쥐/김광림 하나님 어쩌자고 이런 것을 어느 사이에 교활한 이빨과 눈깔을 한 쥐어 되어가겠지요
잠/홍수진 녀석이 온다 녀석들이 오고 있다 오라고 할 땐 코웃음가라고 굳이,참 알다가도 모를 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