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소리를 읽다 / 박성미
햇살의 미소를 받아 적는 초록 숲이 햇살의 미소를 받은 초록 숲이
7년을 버티고 얻은 저 매미들의 별장이다 7년을 버텨 얻은 저 매미들의
허공을 자르고 고막을 찢듯 달려오는
리듬을 타는 수 많은 매미들의 외침
울음일까, 노래일까, 생각이 스치운다.
여린 몸으로 돌맹이와 흙 사이를 오가며
하늘로 날아오를 깊고 푸른 꿈속에서
울음 같은 저 노래를 누구에게서 배웠을까
억눌려 살아온 어둠의 기억들이
일제히 되살아나는 꿈을 탄주하는 것 같다
서로 화답하는 떼창에 즐거운 리듬이 있다
여름이 지나가면 다시 올 수 없는 생애가
서럽지 않은지, 환희에 찬 감동이 퍼져간다.
허공을 날아볼 수 있는 시간만으로도
값없이 주신 삶이 결코, 짧지 않았다고
오늘의 삶을 영혼을 다해 환호성을 지른다
하루하루 자족하며 살라고,
미워하지 말고, 사랑하고 또 사랑하라고,
힘닿는 데까지 오직, 생명을 주신 이를
찬양하며 감사하며 살라, 부르짖는다
초록 숲 가득, 함성이 허공을 찢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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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소리를 읽다
오월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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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19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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