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1일, 일요일, Surovkino, 무명 모텔 (오늘의 경비 US $37: 숙박료 $21, 점심 520, 식품 440, 환율 US $1 = 62 ruble) 오늘은 제일 고생이 많을 것으로 걱정했던 날인데 아주 잘 달렸다. 러시아에 들어와서 제일 잘 달린 날 같다. 우선 더위를 걱정했는데 일기예보가 틀렸는지 별로 덥지 않았다. 거의 하루 종일 구름이 해를 가린 덕분이다. 이른 아침에는 오히려 쌀쌀하게 느껴져서 자전거 재킷 위에 방수재킷까지 입었다. 그리고 일기예보에 나온 시속 30km의 맞바람도 없었다. 지형도 어제 오후처럼 대부분 평지였다. 그래서 최고 속도로 달려서 어제보다 2km나 더 먼 87km를 어제보다 무려 2시간이나 빠른 오후 1시 반에 숙소에 도착했다. 오전 4시에 떠났으니 87km를 9시간 반에 달린 것이다. 잘 달리긴 했는데 그동안 누적된 피로 때문인지 오전에는 달리면서 조금 졸리게 느꼈고 전반적으로 피로감을 느꼈다. 그리고 아직까지 괜찮았는데 이상하게 어제부터 궁둥이가 아파서 고생했다. 궁둥이가 아파올 땐 보통 고생이 되는 것이 아니다. 궁둥이를 좌우로 움직이다가 결국은 자전거를 세우고 쉬다 가곤 했다. 어제 밤에는 너무 고생이 될까봐 기차를 타고 Volgograd까지 갈까도 생각했었는데 그러지 않기를 다행이다. 이제 내일 67km, 모래 71km를 달리면 이번 자전거 여행은 끝난다. 10월 중순까지 여행을 하는 6개월 계획이 3개월로 줄어지게 되었다. 날씨가 그렇게 덥지만 않았더라면 계획대로 6개월 여행을 했을지는 모르겠지만 내 나이에 6개월 자전거 여행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4개월 이상의 자전거 여행은 피해야겠다. 어쨌든 Volgograd까지 오게 되어서 올해 자전거 여행에 체면은 세우게 되었다. 어제 인터넷으로 7월 19일 저녁 때 Moscow를 떠나서 다음 날 오전에 한국에 도착하는 항공권을 구입했다. 이제 Volgograd에서 자전거여행을 끝내고 2주간 러시아 배낭여행을 한 다음에 7월 19일에 귀국 비행기를 타는 것으로 이번 여행의 나머지 여정이 확정되었다.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현재 위치와 오늘 달린 자전거 길 오늘은 구름이 해를 많이 가린 날이어서 날씨가 아주 시원한편이었다 길도 구릉이 많지 않아서 신나게 달렸다 숙소가 15km 남았다는 표지판을 보니 반가웠다 초라해 보이는 모텔이지만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곳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