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6월 24일, 목요일, Cartagena, Casa Viena (오늘의 경비 US $13: 숙박료 9,000, 아침 1,800, 점심 7,000, 맥주 5,000, 식료품 6,000, 인터넷 3,500, 선물 14,000, 환율 US $1 = 2,700 peso) 어제 낮에는 나 혼자 있던 방이 오늘밤에는 꽉 차버려서 6명이 되었다. 에어컨을 밤 11시부터 아침 8시까지만 튼다. 에어컨은 방에만 있는 것 같고 숙소 안 다른 곳에는 없는 것 같다. 어쨌든 에어컨 덕택에 잠은 덥지 않게 잘 잔다. 이 숙소에는 TV 방, 책 교환 서비스 (book exchange), 인터넷, 주방, 관광정보 서비스 등 배낭 여행자가 필요한 것이 다 있다. 어제 밤엔 TV 방에서 콜롬비아 국가대표 팀과 아르헨티나 최강 프로팀인 Boca Junior 간의 축구 경기가 있었는데 Boca Junior의 압도적이 경기로 진행되었지만 0대 0 무승부로 끝났다. 숙소주인은 오스트리아에서 온 Hans라는 사람인데 현재 오스트리아에 가족 방문 중이란다. 숙소의 이름은 Casa Viena 인데 “비엔나의 집”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번 여행 중 외국인이 주인이라는 숙소 중에서 외국인 주인이 안 보이는 경우가 반은 된다. 내 생각에는 외국인 주인이던 숙소가 현지인에게 팔린 후에도 외국인이 주인인양 하는 것 같다. 그래야 외국 여행객들이 더 많이 오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속이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진짜 주인이 외국인인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는 종업원들 태도에서도 알 수 있고 숙소시설 정비 상태에서도 알 수 있다. 아침에 old town 구경을 나갔다. 시가지 전체가 하나의 박물관 같다. 성벽이 잘 보존되어서 성벽이 old town 전체를 거의 둘러싸고 있었다. Cartagena (카르타헤나로 발음) 거리를 Lonely Planet에 나온 지도에 표시를 해가면서 돌면서 사진을 찍었다. 볼거리나 사진 찍을 곳은 많아서 좋은데 잡상인들이 문제였다. 콜롬비아의 다른 도시에서는 안 그랬는데 이곳은 잡상인들이 너무나 많다. 못사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고 흑인이 많기 때문이다. 불행히도 남미에서는 흑인과 못사는 사람은 거의 동일하다. 잡상인들이 계속 덤벼든다. 주로 하포네스를 (Japanese) 외치면서 덤벼든다. 어떤 친구는 하포네스, 치노 (Chino - 중국인), 코레아노를 (Coreano - 한국인) 동시에 외치면서 덤벼든다. 남미 사람들은 보통 모든 동양인들을 치노라고 부른다. 그러나 관광객을 상대하는 사람들은 우선 하포네스라 부르고 다음에는 코레아노라 부른다. 일본 관광객 다음으로는 한국 관광객이 많이 오는 모양이다. 중국 관광객은 별로 안 오는 모양이다. 이렇게 덤벼들 때는 가까이 다가오기 훨씬 전에 손짓으로 필요 없다는 표시를 하고 피해가는 것이 상책이다. 일단 가까이 다가오면 빠져나가기가 힘이 든다. 멀리서 피해가면 따라오다가 금방 포기해 버린다. 그만큼 악착같지는 않다는 얘기다. 날씨가 더웠지만 바다 바람이 있어서 서울 한 여름보다는 조금 난 것 같았다. 길거리는 참 아름답다. 집들을 다양한 색으로 칠해서 단장했고 베란다가 다 있다. 중심가를 빠져서 주변 길로 가니 잘 단장된 집들이 줄어든다. 그러나 건물 자체는 중심가 못지않게 아름답다. 단장만 잘하면 중심가 못지않게 아름답겠다. 남미 집들은 돌이나 두꺼운 흙벽돌로 지어서 오래 보존할 수 있다. 거기에 비하면 우리나라 집들은 목조라 오래 보존을 못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중국 음식점이 보여서 들어가 보니 차오메인이 (chowmein, 남미에서 제일 흔한 중국 음식이다) 13,000 peso로 너무 비싸다. 비싼 정도가 아니라 바가지 가격이다. 싼 곳으로 가서 먹었는데 5,000 peso에다 생수를 시켰더니 2,000 peso가 더 붙어서 7,000 peso가 나왔다. 물 한 병에 2,000 peso라니 역시 바가지다. 항상 가격을 먼저 체크하고 시킨다는 원칙을 어겨서 당했다. 오전 11시경 쉬면서 맥주 한잔 시켰는데 5,000 peso에 팁까지 5,800 peso를 냈다. 역시 바가지 가격이다. Cartagena old town을 구경할 때는 먹을 것과 마실 것을 미리 준비해서 가지고 다니는 것이 상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다른 여행객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점심 먹은 곳에서 돈 받는 여자가 나보고 중국 사람이냐고 물어서 한국 사람이라고 했더니 자기 아버지가 중국 사람이란다. 전혀 중국 사람같이 보이지 않아서 물어보았더니 어머니는 콜롬비아 여자란다. 이 여자 어머니는 틀림없이 mestizo (백인과 인디언 혼혈) 아니면 mulato일 텐데 (백인과 흑인 혼혈) 거기에다 중국인 피까지 섞였다. 오후에 숙소로 돌아오니 TV 방에는 여행객 7, 8명이 축구경기를 보면서 환성을 지른다. 아마 유럽 축구경기인 모양이다. 찬물 샤워를 한 다음에 낮잠을 푹 잤다. 저녁때도 old town 산보를 나갔다. 어디 앉아서 사람구경이나 하려고 앉을 곳을 찾으니 없었다. 중앙광장으로 가니 북을 치고 춤을 추는 그룹이 있어서 한참 서서 구경을 했다. 밴드는 어른들이고 춤은 애들이 춘다. 신나게 돌아가는데 아프리카 춤인 모양이다. 저녁때는 선선해서 좋다. 오늘도 수퍼마켓에서 고기를 조금 사다가 저녁을 만들어 먹었다. 이곳은 수도 Bogota와는 달리 사먹는 음식이 비싸기만 하고 맛이 없다. 오후에는 은행에 가서 돈을 찾았다. 다행이 나의 미국은행 Citibank가 눈에 띠어서 가서 찾았다. 숙소 근처에 있는 Parque del Centenario 공원에는 롤러스케이트 장이 있고 롤러스케이트를 하는 애들이 많았다. 구경하는 부모들도 많았다. 오늘 우리 방에는 대만에서 교사로 일한다는 여자가 들어왔는데 혼자 여행한단다. 2층에는 싱가포르에서 온 부부가 들었고 우리 방의 일본 여행객 Yoshi까지 동양인이 5명이나 되었다. 한 숙소에 동양인 배낭 여행객이 이렇게 많은 것은 아마 처음인 것 같다. 대만에서 온 미스 양은 여름 방학 때는 항상 이렇게 여행을 한단다. 여행에 아주 익숙해 있는 것 같았다. 여행지도 Cartagena의 상징 건물인 시계탑 성벽 밖에서 보이는 시계탑 내성 안에 있는 중앙광장, 옛날에 노예시장이 열린 곳이란다 관광객을 끌기 위해서 아름답게 단장해 놓은 주택가, 집안은 어떤지 볼 수 없다 Cartagena는 매우 touristy한 도시다, 그러나 한번 가 볼만한 도시다 집 색깔을 다양하게 해 놓았다 파스텔 색깔인가? 저 튼튼해 보이는 대문 안에는 무엇이 있을지 궁금하다 아담한 Iglesia de San Pedro Claver 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