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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지사연 1. <재미나던 봄빛문학회 야외활동> (여, 70대)11/29 수
박영옥(여, 70대), 중국 길림성 안도현
**림만복 – 김용필 ** 리명자 - 이소연
천고마비의 계절인 지난 10월 2일 봄빛문학회에서
안도현 토월산 밑에서 흐르는 강우에 놓인 정자 위에서
야외활동을 진행했다. 27명의 회원에서 출국한 회원,
외출한 회원 그리고 외성에 있는 회원들이
못 참가하는 것으로 해서 연길, 용정, 도문, 왕청,
안도 이렇게 다섯 지역에서 13명의 회원이 모였다.
심양에서 수필가로 이름있는 황혜영 선생님이
마침 다른 볼일로 연변에 왔다가
그날 참가하다 보니 14명으로 되었다.
늘 베풀기 좋아하는 박성우 선생이
연길부터 안도까지의 버스비를 부담해주었다.
그날따라 날씨가 무척 좋았다.
그날 우리는 먼저 가을의 경물을 보고
장르없이 쓰고 싶은대로 써서 위챗에 올리는 임무를 주었고
그 다음은 유희를 놀았다.
두 개 조로 나눠서 시합을 했는데
손시늉을 보고 단어 맞추기, 춤추며 달리기, 퀴즈 맞추기,
젓가락을 입에 물고 과자 넘기기 등 유희를 놀았는데
푸른 하늘아래서 뛰어노는 그 모습들은 진짜 어린이들 같았다.
특히 몸을 요리조리 탈면서 뛰는 동작을 보고 모두들 포복요절하였다.
그날 한국에서 몇 년 간 지내다가 귀국한 손홍범 선생님께서
양말을 선물로 내놓으셨고 아동잡지 응모작에서 특별상을 탄
최봉녀 회원은 특별한 사탕을 사 왔고
새로 가입하게 되는 김순옥 씨는 조개떡을 만들어왔는데
말 그대로 늘 봄빛이 감도는 단체이고
서로 간에 정이 오가는 단체다.
원래는 도시락을 싸 가지고 야외에서 식사할 생각이었는데
날씨가 좀 찬 것도 있지만 바람도 좀 부는지라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에서 문학에 대한 탐구를 하면서
식사하는 기분은 더없이 좋았다.
여러 지역에서 온 회원들이지만 우리글을 사랑하는
그런 마음으로 해서 나이 차이가 상관없이
모두 한집식구 같은 그런 화기애애한 기분이었다.
며칠 후 위챗에 여러 편의 시들이 올랐는데
거기에서 두수만 올리는 것으로 이 글을 마무리하고 싶다.
(낭독) <가을 빛 아래> 림만복
먼곳에서 찾아온
우리글 사랑하는 남녀들
허허허 호호호 춤추며 즐기네
흰구름 돛배되여
우리들의 웃음싣고
천천히 흘러가네
(낭독) <가을 나들이> 리명자
아담한 정자엔
아름다운 마음을 지닌 령혼들
한자리에 모여서 마음껏 취해본다
자연에/ 세월에/ 인생에
▶ 편지사연 2. <따뜻한 사랑> (여, 10대)
김원련(여, 녕안조중 초중 2학년) , 중국 흑룡강성 녕안시 녕안조중 초중 2학년
**어머니 – 이소연
어느 날 집에서 조용히 선생님이 내준 숙제를 하던 중
나는 자신으로는 도무지 풀 수 없는
어려운 문제에 봉착하였다.
아무리 올리 훓고 내리 훑으며
머리를 쥐여짜도 풀리지 않았다.
이때다. 옆에서 내가 애타하는 모습을 바라보던
어머니께서 이렇게 물었다.
(어머니) 왜? 모르는 문제에 걸렸어.
(김원련) (얼결에) 아, 네...
(어머니) 내가 도와줄까요?
어머니는 나를 흘끔 보더니 나의 옆으로 다가앉았다.
(김원련) 아니요. 나 혼자 풀 거예요.
나는 단호히 거절하였다.
어머니는 내가 이렇게 견정한 것을 보며
흐뭇한 기색을 띄었다.
한 시간이 지났지만 문제는 풀리지 않았다.
필기장을 다섯 장 넘겼지만
문제는 역시 제자리에서 맴돌며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자존심이고 뭐고 일단 문제를 풀어야 했다.
나는 하는 수 없이
어머니에게 가르침을 청할 수 밖에 없었다.
어머니는 나를 마주하여 웃으며 돌아앉으셨다.
(어머니) 우리 딸 도움이 필요한가 보네.
자, 엄마가 한번 보자.
어머니는 나와는 달리 우선 문제를 서너 번 읽으셨다.
그리고 나서 어머니는 나에게 미지수부터 찾는 것이
이 문제를 푸는 가장 가까운 열쇠라며
차근차근 강해하셨다.
실뭉테가 풀리는 느낌이었다.
갑자기 눈앞이 환해지더니
그렇게 골머리를 앓게 하던 문제가 순순히 풀어졌다.
참, 귀신이 곡할 노릇이랄까?
어머니의 몇 마디에 캄캄하던 문제가
원형을 환히 드러냈다.
나 때문에 한국도 안 가시고 옆을 지켜주는 어머니는
내가 학습에서 어려운 문제에 부딪쳤을 때도
늘 이렇게 힘이 되어주신다.
오늘 나는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을
새삼스레 느끼며 행복에 잠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