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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정맥 하계 단독종주를 꿈꾸며..》
(마음을 정리하며..)
지난해까지 13년 동안 사)한국산악회가 주최하고 산림청이 후원한 “청소년 백두대간 생태탐방에 강사로 10번 정도 참여한 것 같다. 산을 좋아하고 사회활동을 산과 더불어 해온 터라 청소년기의 학생들에게 체험의 기회를 준다는 봉사활동의 미명아래 참여를 해왔다. 올 휴가는 하기휴가와 더불어 특별휴가까지 겹쳐 20여일이 넘는다. 이번만큼은 나 자신을 위한 시간으로 채우려 한다.
(뭐 할까?)
또, 산으로..
산은 아름다움에 접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곳. 등산은 모든 것으로 부터의 자유요~! 내 삶의 번뇌와 정체성으로 부터의 해방이요 탈출구이다. 육체적 고통이 크면 클수록 희열과 충만감으로 가득해진다. 산은 일상에서 느낄 수 없는 자유와 뜬금없이 내가 살아있다는 새로운 기쁨을 부여한다. 이 모든 것들은 산이 있었기에 자꾸만 산으로 산으로 Go~ Go~! 조지 맬러리가 말했듯이 ‘산이 거기에 있으니까 오른다’ 는 말처럼 어릴때부터 눈만 뜨면 앞, 뒤, 옆 할 것 없이 산속에서 살아온 우리로서는 자연적으로 산과 하나 되는 삶을 살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산행을 할까?)
이번 산행은 관객이 없는 단독산행! 마음부터 설레인다. 내 머릿속에 넌즈시 홀로산행의 장점들을 생각하고 자기암시를 해본다. 동반산행에서 누군가가 나의 등산행위를 바라보는 순간부터 잘하건 못하건 자신을 맞추려고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관객을 갖는다는 것은 자신과 산을 뿌리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동반 산행은 그 산행을 원만하게 끝내려고 자신보다 동행자를 배려하다보면 자신의 산행을 제대로 안될 수도 있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않는 산행의 자유를 누리며 아름다움에 푹 빠져봄일 것이다.
(그렇다고,)
동반산행이 단독산행보다 좋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동반산행의 장점으로는 뭐니 뭐니 해도 인연으로 맺어진 우정과 배려, 공유하여 닥쳐올 고난으로부터 협동, 단결하여 위기를 극복하고 짐의 분산 등 수많은 이점이 있겠으나 미리 꿈꿔보는 휴가를 나 홀로 산행에 맞출 수밖에 없는 상황을 전제로한 생각에서 기인한 것 일게다. 낙동정맥을 한방에 질러버려~ 쉽게 생각해버리고 결정해버리자~ ㅎ~
여기서 시간의 종결은 지금이란 말이 생각나고, 공간의 종결은 여기다 라는 말처럼~!
시간의 종결은 여름휴가로 맞추고, 공간의 무대는 낙동정맥으로 결정하고...
(태백으로 출발 D-1)
원래는 오늘 토요일이 출발 날이었으나, 회사에 처리할 일도 남았었고 1주일전에 주문한 올 4월에 발간된 최신지도첩인 ‘낙동정맥 12’ 라는 지도첩을 인터파크에 주문하고 출판사인 ‘고산자의 후예들’ 에 까지 판매되는지 확인까지 해두었건만 5일째까지 오질 않는다. 하는 수 없이 출판사에서 직구매를 하고 택배도착 날이 토요일이라 안심할 수 없어 택배사에 문의 결과 2,800원 특별 배송료를 부담하면 무슨일이 있어도 보내준다하여 추가비용부담하고 퇴근후 받아들고 출발시간이 10시간도 안남았기에 인터넷에서 3일간 야영가능한 장소만 책크하고 나머지는 야영중에 결정하기로 하고 다른 짐싸는일로 바쁘게 보낸다.
《낙동정맥 단독연속 여행에 종지부를 찍고..》
그동안 태백의 매봉(천의봉)에서 부터 시작된 나의 올 하계휴가는 오지중의 하나로 남아 있는 낙동정맥을 따라 관객이 없는 나만의 솔로 여행이 14박15일만에 태풍 나크리로 인하여 약 열흘 이상의 여정을 남겨둔 채, 포항시 죽장면 상옥1리 부근 가사령에서 200여km지점에서 접어야만 했다.
물론, 내게 주어진 휴가시간이 여름에 국한 되었기에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그 시간을 내가 좋아하는 산에서 그것도 산간오지 낙동정맥이라는 공간에서 나이 60을 2년여 남짓 남겨둔 채, 처자식과 함께 먹고 살며 살아온 길에서 일탈하여, 우리네 인생길이란 것이 올 때는 순서가 있어도 갈 때는 순서가 없다는 것을.. 그리고, 사랑과 혈육으로 엮인 가족과 부인마저도 떠날 땐 홀로 외톨이라는 사실을 아는가? 나는 어쩜 산간오지의 제법 긴 외로울법한 고독한 길을 홀로 걸으며 산속에서 잠을 자며 나 라는 존재성을 지키며, 동식물이나, 바람, 돌 하나 까지도 사랑하며, 자연과 함께하며 누려온 여행의 시간들을 더 사랑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모든 것이 도시생활과 달리 조금은 불편하고 하루살이와 날파리가 앵앵대며 달라붙어도 쫓아버릴 수 없다는 현실을 알고 달려들면 여행의 동반자로..
없으면 좋다는 식으로 자연을 이해하며, 걸어온 산간오지 낙동정맥 능선에서 때론, 어깨 뒤 5-6m 거리에서 멧돼지가 새끼를 대리고 큰소리로 킁! 하며 짖으며 씩! 씩! 댈 때도, 칠보산 9부 능선에서 만난 엄청난 능구렁이를 스틱으로 집어던지며 걸을 때도, 어떨 땐 도망치던 독사가 S자로 갑자기 공격을 해 올 때도, 백암산아래 윗삼승령 임도에서 야영중에 새벽3시 멧돼지무리가 킁!킁! 대며 20-30m까지 텐트로 다가올 때도, 검정말벌에 왼쪽 장단지를 쏘이면서 까지 무거운 배낭을 지고 무더운 날씨 속에 온 몸을 땀에 절인 채 참아오던 갈증을 더는 못 참고 벌목한 골짜기를 타고 내리는 불거스레한 빗물을 꿀꺽 꿀꺽 마시고 속이 아려 한 나절동안 고생한 일등.. 길손이 홀로 걸어온 여행의 시간들이 진정 나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었고, 내가 나를 위해 이렇게 많은 땀을 흘릴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도 가지게 되었으며, 내 인생의 소중한 시간들 속에서 참 나를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5부 능선 날머리에 서서 지나온 삶의 굴레를 벗어나 대자연에 몸을 맞기고 욕심 없이 마음의 여유를 부리며 자연의 순리 앞에 순종하며, 평소에 자연과 함께하는 삶의 생각들을 그려보았을 지도 모를 일이다.
삶의 정도와 가치관은 각자가 다르지 않던가?
《 나 자신을 사랑하며..여행을 즐기다 》
삼의 제1야영장에서 하루를 쉬고 또, 야영장 개울가엔 적막한 밤이 찾아온다. 산에 가려 좁게 보이는 하늘엔 작은 별들이 깜박이고 나그네의 몸과 마음은 여유를 가지는데.. 한켠엔 집에 있을 안사람 생각에 조금은 마음이 아려온다. 이번 여행에서 특별히 아무런 뜻도 목적도 정하지 아니하고 진정한 힐링, 산과 자연 그리고, 나 하나 되어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여행으로 정하고, 집 나가면 고생이다! 라는 수식어가 따르듯 홀로 땀과 발로 걷는 시간여행으로 보통 아침 5시쯤에 일어나 밥을 짓거나 짐을 정리하고, 길을 나서면 멧돼지 와 뱀, 벌. 날파리, 하루살이 등과 길을 꽉 막는 얼키설키 엉킨 큰 수풀을 헤치고 걷다가 산딸기가 보이면 짊어진 배낭이 무거워도 딸기를 따서 먹으며 맛의 정도를 나름 메기며 여행자는 마음의 여유를 부려보지만, 그래도 하루에 가야할 거리가 있고, 물을 구할 수 있는 곳 까지 가서 2km쯤은 물 뜨러 계곡을 내려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여행도 삶이기 때문에 하루가 존재하고, 낮 설은 길을 가기에 지루하다든가 외롭다든가 이런 생각들은 전혀 하지를 않는다. 왜냐 하면 여행자의 길엔 늘 멧돼지 와 뱀 등 어느 정도의 긴장과 가장 절실한 물을 얻기 위해서 매일 매일 일정 구간씩을 가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길손의 마음은 자연과 하나 되어 적당한 고통도 더위도 나 자신을 위해 진정 이렇게 많은 땀을 흘리며 살아온 날들이 얼마나 되었을까? 싶을 정도로 내 자신을 사랑해본일도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일과 가족 클럽활동 등을 하며 살아온 것들과는 다른 참 나를 위해 내가 진정한 땀을 쏟으며 내 인생의 소중함을 알고 이 시간들을 즐기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내 자신을 위해서 시간투자를 안했다기보다는 인생의 후반에 들어 이제 아이들 뒷바라지가 어느 정도 끝난 뒤 제2의 삶을 찾기에 앞서 내 자신부터 뒤돌아보고 내 인생의 주인공인 나를 아끼며 사랑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비로써 책임의 한계가 끝이 없겠지만 적당히 내려놓고 그동안 살아온 세월들을 뒤돌아보고 남은 인생은 나를 위한 시간들로 채울 수 있는 삶을 그려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여행은 축복이다.
------ 롱펠로우의 [인생찬가] ------ 삶의 의미와 용기를 부여해본다
나에게 슬픈 곡조로 인생은 한낱 공허한 꿈이라고 말하지 마라
잠자는 영혼은 죽은 영혼 만물은 겉보기와는 다른 것
삶은 진지한 것 삶은 엄숙한것
결코 무덤이 그의 목표는 아닌것 본시 흙으로 된 존재이니
그대는 다시 흙으로 돌아가야만 된다는 그 말은
우리의 영혼을 두고 한 말은 아니다
예술은 길다지만 세월은 덧없이 흐르는 것
오늘 우리의 가슴은 튼튼하고 용감하지만
우리가 지금 이순간도 죽음을 향하여
소리없이 행진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하리
인생의 광대한 싸움터에서 인생의 야영장에서
말없이 쫒기는 가축의 무리는 되지 말자
이 투쟁에 앞장서는 영웅이 되자
미래는 믿지 말자 그것이 제 아무리 달콤하다 하더라도
지나간 일로 돌리자
활동하자 살아 있는 이 현재를 위하여 활동하자
가슴속엔 용기를 품고 하늘 위엔 신이 계시다는 신념을 가지고
위대한 우리의 선조들은 우리도 노력하면 우리와 삶이 거룩한 것이 될 수 있다는
모범을 남겨 주었다
이들은 또 이 삶을 뒤에 두고 떠나면서 인생의 모래밭 위에 발자국을 남겨 주었다
수 많은 우리의 형제들이 이 험난한 인생의 항로를 달리다가 풍랑을 만나
구조는 끊어지고 절망속에 허덕일 때 이들이 남긴 발자국은
절망에서 우리를 구해 주는 등불이 되리
자 우리 모두 일어나 활동하자 우리앞에 어떤 운명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하더라도 이루고 또 추구하면서
일하는 것을 배우고 기다리는 것도 배우자
*** 원문***
A Psalm of Life
Henry Wadsworth Longfellow
Tell me not, in mournful numbers,
"Life is but an empty dream!"
For the soul is dead that slumbers,
And things are not what they seem.
Life is real! Life is earnest!
And the grave is not its goal;
"Dust thou art, to dust returnest,"
Was not spoken of the soul.
Not enjoyment, and not sorrow,
Is our destined end or way;
But to act, that each to-morrow
Find us farther than to-day.
Art is long, and Time is fleeting,
And our hearts, though stout and brave,
Still, like muffled drums, are beating
Funeral marches to the grave.
In the world's broad field of battle,
In the bivouac of Life,
Be not like dumb, driven cattle!
Be a hero in the strife!
숲속에 텐트를 치고 자리 깔고 몸을 뉘이면 곧 집이요~ 편히 잠들었노라고..
ㄴ 가벼운 모종삽하나 가지고 갔더니 깔끔하게 멋지게 터 딱습니다. 포크레인이 부럽지 않습니다.
마지막날 포항시 죽장면 상옥1리 마을 회관앞 정자에서 텐트 밑에 스틱을 두고 자고나니 글쎄 참 오랜만에 보는 놈이 이렇게
함께 하고 있습니다. 어릴때 길가 쇠똥에서 잡아 놀던 놈인데 그때 기억엔 까만색으로 알고 있는데 좀 붉은 색깔이 납니다.
저 코뿔로 쇠똥을 동그랗게 굴리고 뿔로 덜어올리고 했지요~~ 기억이 오래됐지만 맞을 겁니다.
쇠똥구리 숫놈
우중산행으로 뒷꿈치에 물집이 잡혔습니다.
아니 여기도
왼쪽 뒷꿈치에도 오른쪽과 똑 같이 생겼네~
왼발 엄지발가락과 발바닥에 물집이 생겼네
첫 번째 진드기를 떼어낸자리에 5일이 넘었는데도 가렵고 진물이 흐르네~
왼 손목 뒤에 숨어서 붙어 있던 진드기를 떼내고 얼마되지를 않아서 인지 가렵고 주위가 붉은 반점으로 번저 있습니다.
이 상처들은 영광에 상처는 아니지요 이러지만 안했더래도 좀 더 자유로운 여행이 되었을거고 남은 여정을 소화했을 것인데..
적당할 때 그 만 둘 줄도 아는 나이 입니다. 그렇게 후회도 실망도 하지 않으렵니다.
좋은 기억과 추억으로 마음 한구석을 꽤차고 살것 같습니다.
(장비 및 준비물)
1. 운행구
(1)배낭 : 노르웨이산 베르겐스 배낭(너무 크고 무게도 약4kg에 달하기에 포기하려다 어깨걸이와 힢 밸트 등 흔들림 없는 믿음에 가져가기로 함.
(2)등산화 : 중등산화(목긴 것)
(3)타이츠(여름철 운행엔 최고, 위에 숏-반바지구입 후 5cm 더 잘라내고)
(4)무릎보호대 : 장거리산행엔 처음부터 착용, 타이츠 위에 껴야 무릎뒤 오금이 안 아픔)
(5)고글/얼굴 가리게 : 날파리, 하루살이 때문에 필수
(6)카멜수통(1.5리터) : 장거리산행 때 호스달린 카멜물백 편리함
(7)킬라 : 벌떼, 해충퇴치용, 날짐승들로 부터 최후의 화염방사기 역활(뿌리며 불붙이기)
2. 막영구
(1)텐트 : 2인용, 나중에 짐 무게 줄인다고 후라이, 바닥매트 집으로 택배
(2)취침등 : 솔라충전용 1일 산행 후 무게 때문에 기증
(3)매트리스 : 빨래판
3. 취사구
(1)버너 : 개스버너(1)
(2)코펠 : 작은 거 (2) --- 나중에 1나만 남기고 집으로 택배
(3)수저셑, 칼
4, 의류
(1)긴바지 : 2벌 나중에 1벌 집으로 택배
(2)긴티셔츠 : 2벌
(3)양말 : 5컬레 --- 2쪽 버림
(4)팬티 : 5벌 --- 다 집으로.. 끈 팬티 자작사용
(5)세면도구 : 치약, 칫솔, 일회용 면도기, 수건 각1개
(6)면장갑 : 1주일 쓰고 새것구입 함.
(7)스카프 : 2장
5. 식량(확보시 물량)
(1)주식 : 쌀1kg(4일분),라면(4봉)
(2)비상식 : 콘푸스트(12곡/물과 된장만으로 먹음)
(3)반찬 : 마른멸치(조림용4-5cm 큰 것), 조선된장(마실물에 2숫갈타서 굿)
(4)단백질용 : 육포, 오징어포 (라면, 국 끓일 때 등 다용도)
(5)조미료 : 허브맛 솔트(마늘맛) 소금인줄알고 쌌는데 이거 좋음.
(6)간식 : 사탕, 핫브레이크, 연양갱
(7)부식 : 인스탄트국(북어국,육개장,시래기된장국) 야채스프만 가져감 2끼분을 1끼로 사용
간은 된장으로 마춤, 라면 끊일때도 국스프 넣고, 육포, 오징어포 넣어 먹음.
6. 기타
(1)영양제 : 1일 1캡술용
(2)후시딘연고, 지사제, 진통제, 식염포도당(50정), 정로환, 아스피린(1통)
(3)여유끈, 건전지여유분1벌, 개스2통
7. 빠뜨린 것
(1)방수양말
(2)목짧은 레인 스패츠
첫댓글 태풍 나크리 로인하여 14일차에 낙동정맥종주 하계단독 여행을 태백 천의봉(매봉)에서 시작하여 포항 가사령에서 접었습니다. 한 3일 기다렸다 계속하려 했으나, 연이은 태풍소식에 그동안 우중산행으로 발에 물집이 잡히면서 지금까지 보름가까이 진행한 산길 여행에 만족하기로 하고, 이번 여행으로 남은 여생동안 좋은 기억과 추억들은 영원히 꿰어찰 것으로 생각듭니다.
이 글 보시고 관심가져 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대견스럽습니다
ㅎㅎㅎ !
대명이도 이번 여름엔 낙도를 찾아 혼자 긴 여행을 했더만..
섬 도서 여행기 오려라~
밴드보다는 낫지않을까 세월의 흔적 뒤에서 간혹 보며 위로가 될터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