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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머더(NIGHT MOTHER)
[페이지] F01
호암아트홀 기획공연
마샤로만작 윤 여정역
김수현각색
최지민연출
공연:<<85년 12월>><< >>
연습:<<85년 11월>><< >>
장소:호암 아트홀
* 中央日報社(중앙일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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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1983년 3월 31일 뉴욕의 브로드웨이 죤 골든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등장인물
제씨.케이츠 연령은 삼십대 후반 또는 사십대 초반. 창백한 얼굴에 전체적으로 산만한듯 하면서 불안하다. 제씨가 그나마 자신의 형태를 컨트럴 할 수 있게 된 것은 최근 일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고, 특히 오늘밤은 마지막까지 자신의 균형 상태를 잘 유지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굳게 결심하고 있다.
바지에 긴 검정 스웨터. 스웨터 주머니에 메모한 노우트 종이를 넣어 두었고, 귀뒤에 연필으 꽂거나 아니면 다른 주머니에 펜을 찔러 놓거나. 제씨는 대체로 말이 없는 편이며, 또 그녀가 말을 한다해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녀의 궤변에 가까운 유모어가 잘 통하지 않는다. 오늘밤, 그녀의 행동은 지극히 평화스럽지만 그녀에게는 뚜렷한 목적이 있고 시간 시간이 흐르는 것을 정확하게 의식하고 있다.
오늘밤만큼 제씨가 이야기를 많이한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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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밤처럼 이야기를 즐겨 본 적도 없다. 제씨가 언제나 이런 것은 절대로 아니다. 여기 등장하는 두 여인의 친근감은 모녀가 둘이 오래 함께 살아서 생긴 것이며, 시작만으로 이미 의사 소통이 되는 짧은 말투, 서로를 안됐어하는 방법, 약 올라하는 일 등등 틀에 박힌듯, 습관적, 상투적인 부분이 있다.
쎌마.케이츠 제씨의 엄마. 50대 후반, 또는 60대 초반 나이가 들어 가는 걸 인식하면서부터 편안하게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어 한다. 바른 말투에 수다스럽고 자기가 한번 그렇다고 한것은 끝까지 믿고 그녀가 완강, 또는 건강해 보이는 것은 신체적이라기 보다 정신적인데가 있다. 수다에, 참견을 좋아하고 게다가 이곳은 그녀의 집이다.
작가노우트
바로 지급부터 시작되는 일이다 무대의 시계는 8시 15분 무대가 시작되면 시계는 관객에게 보이는 곳에서 공연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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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안 함께 움직여 가고 있어야 한다. 시계는 부엌과 거실의 테이블에 놓아둔다. 막간은 없다.
무대장치
시골길에 있는 비교적 새 집. 거실과 부엌이 붙어 있고 가운데 복도가 침실쪽으로 연결된다. 천정에 잡아 당길 수 있는 줄이 있어서 그것을 당기면 다락으로 올라가는 사닥다리가 내려오게 되어 있다. 침실 한개는 복도 쪽으로 개방되어 있고 침실 입구가 관객들에게 보여야 한다. 이 침실이 전체 셋트의 촛점이다. 조명으로 어떤때는 이 방을 완전히 안 보이게 할 수 있어야 하고 그리고 또 그저 다른
세트의 일부로 보여지게도 해야 한다.(관객에게) 이렇게 해야 하는 이유는 위협과 약속, 공포와 기대들을 상징하기 위해서다. 완전 허무로 통하는 이 문은 그저 아주 평범한 문이라야 한다(절대로) 이 문이 이극, 전체의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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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은 뜨개질 책, 잡지, 재털이, 사탕그릇들로 가득 차 있다. 엄마가 짠 뜨개질 쿠션, 담요, 이불 조각, 화병받침, 깔개등등이 적재 적소에 편안하게 놓여 있다. 화려하지도, 유난스럽지도 않다. 제씨와 엄마의 의상, 세트에서 그들의 취향이라든지 지적수준을 관객이 쇰게 눈치챌 수 없도록, 다시 말하면 아주 평범한 어느 소시민들이 우연히 이곳에 살고 있을 뿐인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블필요한 특색을 덧붙이면 관객이 쎌마와 제씨에게서 거리감을 느낄 것이며, 이것이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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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음정 박자도 없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찬장에 손만 집어 넣어 더듬어서 무엇인가를 찾는다. 그녀에게는 이것이 굉장한 운동일 수 있다. 마침내 컵 케익 상자를 찾아 낸다. 케익이 비는 것을 발견하고 집 어디엔가 있을 제씨를 부른다.
[엄마] 제씨! 제씨이!
(불러 놓고 컵 케익 종이 벗기며 안 보이는 딸에게 큰 소리로) 케익 이거 마지막이야 적어놔라 응? 초콜렛두 떨어졌어. 땅콩 엿은 어따 뒀니! 아마 다슨에게 또 손 탔나봐 냉장고 문에다 커다란 거울을 붙여 놔야겠다. 그그럼 지눔두 함부루 못 열겠지. 그렇지? 듣냐?! (혼잣소리로) 이놈으 코코낫가루, 딱 질색이야. 근데 이놈의 건 왜 이렇게 밤낮 떨어질까 (제씨 신문뭉치 들고 침실쪽에서 등장)
[제씨] 내버려두 아깝잖을 수건 없수?
[엄마] 거기 있잖니
[제씨] (신문뭉치에 있던 수건 집으며) 수건, (하다가 느끼고) 더 안 잡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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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익 껍질 줏으며) 로렛타가 준 이, 수영수건, 비취타월이라구 하지 참 엄마 이거 쓸 거예요?
[엄마] (고개흔든다)--- 게서 뭘하구 있었니?
[제씨] 커다란 비닐 보자기 같은거 뭐 없을까? 쓰레기 봉투면 되겠는데, 여유가 있으면 말에요.
[엄마] 그만 어질러라 벌써 여덟시야.
[제씨] 가루비누 곽 속에 보너스루 딸려 왔던 담요조각 낡은거나 수건 같은 거 없어요
[엄마] 그만 어질러 글쎄 니 머리 그거 이상 까맣게는 안돼
[제씨] (계속 장을 뒤진다. 수건을 두세장 더 찾아 들고 있던 것 위에 덧 얹으며) 머리염색에 쓸려는 거 아니예요 엄마. 무슨 버려두 괜찮을 베개나 바깥 의자에 놨던 쿳션같은 게 좋겠는데
[엄마] 오늘 뭐하는 날인지 알지 응? (손가락 쳐들어 보이며) 다 벗겨졌어 봐 일주일 내내 기다렸다
제씨야, 토요일 밤이다 지금이.
[제씨] 알아요 알고 있어요
[엄마] (거실을 가로 지르며) 지금 손 씻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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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님 니 염색을 먼저 할래. (케익 상자 보며) 이거 떨어졌다구 말했니 내가?
[제씨] 한 상자 주문해 놨으니까 내일 올 거예요
[엄마] (TV가이드 잠시 뒤적이며) 한상자 씩이나, 나중엔 뻣뻣하게 굳어서 못 먹어.
[제씨] 냉동실에 두구 먹으면 돼요 아버지 총 어딨수?
[엄마] 다락
[제씨] 다락 어디? 엄마 낮잠 주무시는 동안 다 뒤져 봤는데 없든데요?
[엄마] 구두 곽속에 있을텐데
[제씨] 구두만 가득 들었든데요?
[엄마] 제대루 안 봤지 그럼. 병원 갔을 때 신었던 구두, 그 구두곽을 말이야. 죽구나서 병원에서 주길래 갖구 왔는데 난 그 구두 처음부터 마땅찮았다.
[제씨] (주머니에서 꺼내며) 총알을 찾았는데, 우유 깡통에 들어 있드군요 (제씨가 북도로 가기 시작할 때)
[엄마] 총은 다슨이 갖구 갔지 아마. 얘 바구니 좀 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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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구니 집어 주고) 다슨이 그걸 뭐하러 갖구 갔겠어요. (움직이려는 자세를 다시 멈추게 한다)
[엄마] 안경 좀 다우 (제씨는 안경을 가지러 돌아온다)
[엄마] 다슨한테 고무장화도 갖고 가랬더니 그건 낚시하러 갈때나 신는 거라나? 그래서 그럼 낚시갈 때 신으려무나 했지 (제씨 스프레이를 집어 안경에 풀고 안경을 닦는다)
[제씨] 그애가 얼마나 게름뱅인데요. 다락까지 올라가기 귀찮아서 그랬을 거에요. 아니면 마룻장이 부실한 거 알구 약게 논거든지.
[엄마] (뜨개질 거리 꺼내며) 마릇장이나 되니 어디 그게. 나무 판때기 엉성하게 그냥 걸쳐만 논거지
이것좀 재 다우, 육인치만.
[제씨] (재면서) 거기 있는 헌 옷들 다슨이 입을 수 있겠수? 아님 딴 사람 누구 쥐 버려요.넘쳐 쏟아져 내리기 전에. 구세군한테 갖구 가라구 해요. 정확히 육인치유
[엄마] 걱정마라. 너만 오르락 내리락 안하면 쏟아져 내릴 염련 없다
[제씨] (돌아서 다시 가려 하며) 난 늘 조심해요
[엄마] 제씨, 근데 총은 왜 찾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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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씨] (복도 천정에 있는 줄을 당겨 사닥다리는 내린다) 호신용으로요 (엄마가 말하는 동안 사닥다리를 붙잡고 서 있다)
[엄마] 넌 텔레비를 너무 심각하게 보드라 원, 난 평생에 도둑이라군 맞아 본 적이 없다 이 구석까지 뭘 훔치러 와. 이제까지 그런 눔 구경두 못했구먼
[제씨] (사닥다리 한 칸 올라가며) 그럼 릭키는 뭐유?
[엄마] 걘 아직 뭐가 뭔지 아무 것두 몰라서 그러구 다니는 거지. 걔가 어디 도둑놈이냐?
[제씨] (금방 내려 올테니까 손이나 씻어놔요. 물길 완전히 없애요. 나 내려올 때까지 완전히 말려
노라구요. 알았죠?
[엄마] 다슨이 거기 올라가지 말라구 했잖니!
[제씨] (올라가며) 그랬었수?
[엄마] 난 그 총 꺼내는거 반대야
[제씨] (다락 위에서 아래로 소리 지른다) 어떤 구두곽인지 기억해요?
[엄마] 까만 거야
[제씨] 곽이 까매요?
[엄마] 구두가 검정색이었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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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씨] 그렇게 말하면 어떻게 찾아요
[엄마] 찾을거 없다구 글쎄 (제씨 말없다. 다락안)
[엄마] 얘 우리가 뭐 남이 탐낼만한 게 있는 사람들이냐? 날더러 온통 다 거저 가지래두 난 싫겠다
[제씨] 알아요. 나두 싫으니까. 손이나 씻어요
[엄마] (일어나 사닥다리 아래로 가 선다) 얘 제씨야 얼른 내려와. 또 발작 나기 전에. 내가 기어
올라가 널 끌어 내릴 순 없다는거 너두 알지?
[제씨] 알아요
[엄마] 그까짓것 도둑이 들면 뭐든지 달라는대루 다 주자구
[제씨] 좋은 생각이에요
[엄마] 릭키두 맘 잡으면 아니 철 들면 좋은 애가 될 거야 제씨 아 그런데 참 너한테 분명히 말해 두겠는데 릭키가 집에 총 있는걸 알게 할 필요는 없다
[제씨] 여기 있네. 찾았어
[엄마] 릭키가 그러는 건 한 때 자라는 과정이야 아마 나쁜 친구들하구 놀아설 거야. 시간이 좀 지나면 괜찮아. 이제 곧 복학을 하거나 어디 좋은 자리에 취직을 해서 어느날 전활 할 거야 "그동안 말썽 부려 죄송합니다아" 하면서 정장을 안하면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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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 가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자구 말야
[제씨] (층계에서 내려 오며) 걱정마세요. 릭키 때매 총 찾는게 아니라 내가 딴 일루 쓸 거예요
[엄마] 지 새낄 지 손으로 쏠까봐 하는 말이 아니야. 아니 그러구 싶을 때두 없잖아 있긴 하지 세상 누구나가 누굴 쏘고 싶을 때가 있으니까. 있구 말구. 그렇지만 그럴수야 있니? 아뭏든 내 상각엔 총이 아무래두
[제씨] (중단시키며) 손 안 씻었죠 메니큐어 할 거유 안할거유
[엄마] 할 거야 그런데
[제씨] (의자로 질러 가며) 그럼 손 씻구 릭키 얘기는 그만 둬요 지난번 그 반지 두개가 내가 갖구 있던 귀중품의 전부였으니까 지금쯤 아마 이집 저집 딴 사람들 집털일 시작했겠지 제발 누가 신고해서 잡아 넣었음 좋겠어 어딨는줄만 알면 내가 집어 넣겠어
[엄마] 그냥 해 보는 말이겠지
[제씨] 그냥 말이 아니라 진짜 진심이에요 손 씻어요. 손씻으라 소리 나 더 이상 안할 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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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씨 앉아서 총을 닦기 시작한다 탄창을 꺼내 비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작은 헝겊에 기름을 묻혀 상자 속에서 막대기 꺼내 헝겊을 꿰어 총신에 넣어 닦는다. 엄마는 부엌으로 가 손을 씻고 총에
대해서는 무관심을 가장한다)
[엄마] 우유 깡통 갖구 내려 오랄걸 그랬구나 애그니스는 그걸 고물장사한테 사십불 받구 팔았다드라.
[제씨] 내려다 주께요. 마차바퀴두 있구 우유 걸러내리던 통두 있던데 그것두 내려 와요?
[엄마] (제씨 쪽으로 와서 들여다 보며) 근데 너 뭐하는 거니?
[제씨] 닦아야겠어. 화약가루가 남아 있어서
[엄마] 왜 닦냐구
[제씨] 말했잖우
[엄마] (총 잡으면서) 나두 말 했잖니 여긴 도둑놈 안 들어와
[제씨] (재빨리 총을 자신쪽으로 당기며) 내가 쓸거랬잖아요
[엄마] 갖구 싶으면 가져. 나 죽으면 전부 다가 니껀데 왜 그러니?
[제씨] 난 내가 날 죽일려구 해요. 엄마(자살로 바꾸지 말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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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소파로 돌아가며) 그래? 참 재미있구나 그래
[제씨] 정말이예요
[엄마] (화나서 아.나) 시끄러 제씨! 그따위 소리 입에 담지두 마!
[제씨] 내가 암말 안 했으믄 엄만 몰랐잖어 왜, 나중에 놀라는 편이 나을 뻔 했수? 엄마 방에 누워 있다가? 아님 양치질 하다 총소리 듣구?
[엄마] 널 죽인다구?
[제씨] 날 쏜다구요. 한두시간 안에
[엄마] 얘 너 약먹을 시간인가부다
[제씨] 벌써 먹었어요
[엄마] 근데 왜 그래. 무슨 일이니
[제씨] 아무 일두 아무것도 아니에요 기분두 괜찮구요
[엄마] 괜찮은데, 근데 니가 널 쏠 거란 말이지
[제씨] 사실은 내가 가장 괜찮을 때까지 기다렸던 거에요
[엄마] 농담하지 마라. 너랑 농담할 기운 없어, 늙었어
[제씨] 엄마 나 농담이 아니야
[엄마] (제씨를 잠깐 본다. 조용히) 그거 고장난 거 너두 알지 죽기 직전에 니 아버지가 고장내켰어 진창에 떨어뜨려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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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씨] 고장난 거 같지 않은데 (제씨 탄창을 돌리고 겨냥해서 방아쇠를 당긴다 탄환이 없는 총이기 때문에 탁 소리만 들리고, 분명히 고장난 총은 아니다. 제씨는 고장난 총이 아닌 것을 이미 알고 있으면서 그냥 해보는 짓이다. 엄마는 말을 할 수가 없어진다)
[제씨] 나요, 씨슬것두 갖구 있었어요 이거 못 찾을 경울 대비해서. 하지만 아무래두 아버지껄 쓰는 게 낫겠어요
[엄마] 그 총알 아마 십오년두 더 된 걸거다
[제씨] (딴 상자 당기며) 지난 주에 새루 산거에요.
[엄마] 그걸 어디서 샀니
[제씨] 다슨이 가르쳐 준 사료 가게에서요
[엄마] 다슨이!
[제씨] 좀도둑때매 총이 있어야겠다니까 좋은 생각이라며 어떤 종률 살건지까지 가르쳐 주든데?
[엄마] 니가 어떤 생각을 하구 있는지 걔가 알았더라면
[제씨] 좋게 생각하든데 걘? 아마 내가 무슨 일에 흥밀 갖기 시작한 걸루 보였나봐 총알에 대해서두 자세하게 가르쳐 주면서 자주 만나 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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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두룩 하자구요
[엄마] 그따위 수작들을 할 때 난 어디 있었니
[제씨] 애그니스하구 통화중이었을 걸 아마? 우유깡통 얘길 한든데 그게 무슨 상관이유 암튼 다슨한테 내가 총알을 주문하면 보내 줄까 했더니 지가 주문하면 보내준다면서 전화 걸어 줬어요 걔말이 맞았어요. 여기 이렇게 왔잖우
[엄마] 그 녀석은 어쩜 그런 짓을 할 수가 있니
[제씨] 내 부탁 들어준 거 뿐이지 뭐
[엄마] 그 녀석은 총알을 구해 주구 난 또 너한테 총 있는델 가르쳐 주구
[제씨] (이 말을 즐기듯) 네에 모두 날 위해 자기 역할을 아주 잘해 줬어요
[엄마] 넌 그냥 호신용이라구 했잖아
[제씨] 네 암튼 엄마 손톱은 해 줄께 벽돌 색깔 한번 칠해 보겠수?
[엄마] 시끄럽다. 다슨한테 전활 걸어 볼란다. 그눔이 뭐라나 좀 들어 보자. 이 난릴 꾸며 놓구
[제씨] 걘 이 난리하구 아무 상관 없어요
[엄마] 니 동생이야
[제씨] 그뿐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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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일어서 전화쪽으로 움직어며) 이건 다슨이 막을 일이야 총을 어디루 없애버려야 해 걔가 해야 해.
[제씨] 내말 안 들으면 걔가 여기 오기전에 끝내 버릴 거에요 엄마가 전화 끊자마자 방에 들어가 문 잠거 버릴꺼야.
[엄마] 그렇겐 안돼! 이게 뭐야! 무슨 개수작이야!
[제씨] 걸어요. 그럼 다슨이 뒷처리하기 안성맞춤인 시간에 도착할 거에요. 경찰에두 걸구 그담엔 장의사 한테두요. 그 뒤엔 로렛타한테 거세요 엄마 손톱 칠해 줄 수 있나. (엄마 곧장 전화 있는 곳으로 가서 다이얼을 돌리기 시작한다. 그러나 제씨가 더 빠르다. 엄마 뒤로 와 수화기를 빼앗아 다시 놓는다)
[제씨] (조용하나 딱딱하게) 내가 안된다구 했죠? 이건 내 문제에요 다슨은 불청객이에요
[엄마] 그럼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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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씨] 아무두 못와요 나란 엄마만 있음 돼요 만약 다슨이 오게 되믄 왜 내가 이짓을 십년전에 해 치우지 못했나 싶어 나 자신이 더 더욱 병신같아져요
[엄마] 아무래두 너--- 우리 의사한테 연락하자. 아님 애블런스를 오라든지 얘 참, 니가 좋다구 했던 앰블런스 운전기사 누구지? 티미냐? 암튼 누구든 오라구 하자. 얘기 좀 할
[제씨] (자신의 의자로 돌아가며) 내 얘긴 끝났어요 엄마 엄마만 있음 돼요 누구도 필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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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세상에 하구한날 밤하구 똑같이 가만 앉았다가 뭐라구? 갑자기 죽겠다니.
[제씨] 대답 없다.
[엄마] 너 제대루나 쏠 거 같니? (반응없다.)
[엄마] 식불인간이나 돼 버리면 그꼴 참 볼만하겠다. 아니면 귀만 날려 버리구 말래? 알지 의사가 흥분하면 안된다구 한거. 너 총 겨누다간 발작난다.
[제씨] 내가 나는 죽일 수 있어 엄마.
[엄마] 너! 넌 못 쏴 제씨. 넌 도대체 아무 이유가 없잖아.
[제씨] (미소)
[엄마] (어투 바꾼다) 인간이라면 지가 목숨 끊는 짓, 그딴짓은 하는거 아냐 제씨. 그게 할 짓이니? 정신박약, 정신병자나 할 짓이지. 넌 정상이잖니 제씨야. 인간은 누구나 다 죽음을 두려워하게 돼 있어.
[제씨] 난 틀려요 엄마. 언제나 틀렸죠. 난 언제나 그 누구나에 포함되지 않았죠.
[엄마] 말도 안되는 소리 주절거리지 마라.
[제씨] 이게, 죽는 것이, 바로 내가 원하는 거예요. 캄캄하고 조용한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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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뒷마당도 캄캄하고 조용해. 눈 감구 귓구멍애 솜 틀어 막구 낮잠을 한번 자 봐라. 니방두 조용해! 텔레비 소리두 싫다면 내 밤새 안트마.
[제씨] 그런 식으루 조용한 거, 글쎄 그게 조용한 걸까? 아뇨. 아무도 날 볼 수 없어야 해요.
[엄마] 넌 죽음이 어떤지 아니? 그렇게 조용하지만두 않을 거야. 누가 아니? 죽음이 자명종 울리는 거 모양 계에속 시끄러울지두 모르잖아. 넌 일어나 멈추게 할 수두 없을 거구. 영원히 말이다.
[제씨] 죽음은--- 모든 사람이 또 내가 아는 모든게 다 사라지는거--- 사라져. 죽음은 아뭏튼 지긋지긋하게 조용한 거에요.
[엄마] 그건 죄악이야. 넌 지옥 갈거다.
[제씨] 아하! (과연 그럴까?)
[엄마] 간다.
[제씨] 예수두 자살했어요. 엄마 그사람이 어떻게 죽었나 나한테 한번 물어봐요.
[엄마] 넌 그 말 만으루두 지옥 가구두 남아.
[제씨] (자신도 놀라서) 어머, 내가 그렇게 생각하구 있는 줄은 나도 몰랐었네.
[엄마] 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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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씨 , 대답없다. 총알을 잰 총 , 상자에 넣고 부엌으로 간다. 엄마는 그녀가 방으로 갈까봐 두려워 당황한다)
[엄마] 너 내수건 못써! 내가 정든 거구 좋아하는 수건이야.
[제씨] 물었었잖우. 안 쓴다구 했잖어.
[엄마] 그리구 너, 느이 아버지 총두 못써. 그것두 내꺼야. 그리구 이 집에서두 못해.
[제씨] 엄마, (그러지 마, 엄마, 달래듯)
[엄마] 안돼! 못해 너! 여기서 내가 그꼴을 볼줄 알아? 이건 내 명의루 된 내집이야.
[제씨] 엄마 나 내방으루 들어가 문잠궈야 해요. 그래야 혹시 엄마가 날 죽인 건 아닌가 혐읠
안받지. 경찰이 아마 화약반응검사 정도는 할거야. 화약이 묻었나 안묻었나, 그 걱정은 할 거 없구.
[엄마] 내 집에서는 못해 너!
[제씨] 엄마가 그렇게 나올 줄 알았으면 말 안하는 건데.
[엄마] 그럼 내가 어떻게 나와야 하는거니. 그래 쏘아라 허락해주구 말구 아가야, 나두 한번 해봐야
겠구나, 그 결심을 왜 이제야 했니? 그러랴?
[제씨] 이제 이 문제루 더 이상 싸울 필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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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됐어. 커피 마시겠수?
[엄마] 얘 제씨, 니 생일이 다 됐다. 우리가 생일선물루 뭘 준비했는지 알구 싶지않니?
[제씨] 엄마는 분을 샀구 로레타응 홈웨어, 분홍색이겠지, 다슨은 실내화, 물론 또 작겠지만, 내
까운에 색깔을 맞추느라 그렇게 됐다 그러겠지.
[엄마] (말을 못 한다)
[제씨] 그렇죠. 맞죠? (맞았다) 금방 나올께요. (제씨, 총 상자를 타월 뭉치와 비닐백 뭉치 위에
놓고 침실로 들어간다. 엄마, 잠시 동안 혼자이다. 전화로 간다. 수화기 집어든다. 칩실 쪽 본다.
다이얼 돌리기 시작하다가 다기 놓는다. 제씨, 나온다. 엄마가 무엇을 하려다 말았는지 보지 않아도
묻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다. )
[엄마] 다슨한테 전화 걸려다 말았다.
[제씨] 잘했어요. 고마와요.
[엄마] (다시 시도. 다른 방향으로) 근데 대체 이것들이 뭐냐. 제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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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씨] 뭐가? (제씨 계획된대로 진행해나간다. 새 사탕으로 사탕병을 채우고, 초콜렛 껍질들을
상자에서 꺼내는등, 엄마는 보통은 이럴 때 먹곤 했었다. 오늘 밤은 그럴 수가 없다.)
[엄마] 내가 뭘--- 어떻게--- 잘못했니?
[제씨] 아니, 엄마가 뭘? 캬라멜 잡술래요?
[엄마] 나한테 뭐 화난 일 있니?
[제씨] 털끝만큼두 없어요. 나, 엄마가 걱정돼요. 떠나기 전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해 놓구
갈려구요. 오늘 우리 밤--- 그냥 가만히 앉아만 있을 순 없잖우. 그래서 여기 다 적어 놨어요.
[엄마] 뭘.
[제씨] 세탁기 쓰는 법 뭐 그런 것들요.
[엄마] 야! 내가 너 더러운 옷입혀 키웠니?
[제씨] 아아니.
[엄마] 세탁기 쓸 줄 알어. 빨래 집어 넣구 가루 비누 뿌려 스위치 틀구 그리구 기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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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만 하면 돼!
[제씨] 또 있어요. 그저 기다리기만 하믄 안돼죠.
[엄마] 뭘 하면서 기다리든 기다리는 건 기다리는 거다. 기다린다는 건 젤 더러운 일이지. 그
기다림이라는 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딴사람 시켜놓구 그리구 치르는 댓가야.
[제씨] (끄덕이며 심드렁하게) 밍이요. 빨래 비누는 어디 두는지 알아요?
[엄마] 찾을래믄 찾어.
[제씨] 그것 봐요.
[엄마] 너 빨래때메 화나서 그러는 거면 로렛타한테 시키면 돼.
[제씨] (야유) 어어. 그래요? 금 살아볼까? 걔 빨래하는 거 구경하게.
[엄마] 그래, 안할거니. 그게 뭐 하는게 있니? 할거 같니?
[제씨] 아뇨.
[엄마] 그런데 걘 뭐가 뭐가 문제니.
[제씨] 전 우리보다 나은 인간이라구 생각해요. 근데 아니거든.
[페이지] 024
[엄마] 어이구, 그눔으 노랑 옷이나 벗어던지지.
[제씨] 세탁기 고장나면 전화걸데, 세탁기 옆에 써붙여 놨어요.
[엄마] 얘, 제씨. 로렛티 여기 발그림 자두 못하게 할께. 다슨두 혼자 오라구 하마. 그리구 다슨이
널 귀찮게 하면 걔두 오랄 거 없다. 다슨이 널 귀찮게 한적 있니?
[제씨] 물론 있어요. 근데 엄마, 빨래 드라이어 쓰구 난 뒤엔 먼지 받개 갈아주는 거 잊으면 안돼요.
그리구 드라이어에 실내환 넣는거 아니에요. 고무 밑창이 녹아버려요.
[엄마] 다슨이 어떻게 귀찮게 굴든.
[제씨] 날 앞에 놓구 얘기하면서 제씨, 제씨 계속 내 이름을 지겹게 불러대요. 걘 내가 종일
뭘하면서 지내는지가 궁금하구 신기한가봐요. 실은 나자신두 신기하니까. 하지만 그게 나의
하루종일이에요. 신기함두 내꺼지 걔껀 아니에요.
[엄마] 가족은 계획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아니야. 그저 사고일 뿐이지. 다슨이 니 신경을 긁으려구
일부러 그러는건 아닐거다. 괜히 억지루 가족인척 하느라 그러는 것두 아니구. 걔들은 우리 식구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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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씨] 아뭏든 쓸데없이 너무 많이 알어.
[엄마] 뭐 아는데?
[제씨] 엄마에 대해서두. 즈이꺼든 우리꺼든 상관없이 즈이가 받구. 봐, 엄마 내가 주문한
브라제어가 걔들 집으루 갔어요.
[엄마] 그건 착오지.
[제씨] 암튼, 암틈 뜯어 봤잖우. 거기 장미꽃 붙은거 까지 봤다잖아요. 박하 사탕 하나 잡술래요.
(다른 사탕 주면서)
[엄마] (고개 흔들며) 걔들이 너에 대해서 뭘 아니. 다시는 니얘기 입에 올리지 말라구 내가 주의
줄께. 근데 도대체 뭐니. 릭키에 대해서? 아님 씨슬 얘기? 니 발작 껀? 니 머리가 빠진다는 거? 니가
커피를 너무 마신다는 거? 아님 니가 집밖에 나가기 싫어한다는거? 응? 뭐야.
[제씨] 난 그냥 걔네들 화제가 싫어요.
[엄마] 알았다. 이제 문제가 뭔지 감잡았어. 게들 다시는 이집 문안에 못 들어오게 하마.
[제씨] 걔들 문제가 아니에요. 엄마. 단지 걔네들한테서 도망치기 위해 내가 죽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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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어쨌든 걔들이 오면 넌 나가라.
[제씨] 내가 왜 나가. 걔들이 엄마보러 오지 나 보러 와요? 난 내 맘이에요.
[엄마] 그건 걔들이 왔을때 내가 거의 방에 있으니까 넌 걔들이 싫다니까.
[제씨] 그만 둡시다. 걔들 문제가 아니에요.
[엄마] 그럼 뭐냐구.
[제씨] 노트장에 리스트 체크하면 수퍼마켓에서는 토요일엔 이제 더이상 배달 안올 거에요. 만일
엄마가 그날 오후에 배달 받구 싶은 오전 열시까지 주문해야 해요. 그리구 십오불 이하는 배달
안해줘요. 난 어떻게 하나 하믄요. 필요한 걸 먼저 불러주구. 십오부이 안되면 담밸 추가해서
채웠어요.
[엄마] 릭키때문이구나. 넌 그앨 바로 잡아 볼려구 했었구나.
[제씨] 그걸 할 수 있다구 생각했음 살아요.
[엄마] 릭키가 하두 개망난이라 니가 죽는걸루 어떻게 걜 사람 만들어 볼까 하는 거니? 그렇지?
[제씨] 걔두 날 가슴 아프게 했구 나두 걜 아프게 했구 피장파장 이에요.
[엄마] 너 걔한테 살인해두 괜찮다는 걸 가르칠려구 그러니? 이제 살인까지 하게 할래? 뭐가 나뻐.
엄마두 했는데, 그러라구?
[페이지] 027
[제씨] 시간 문제겠죠. 그런 연락이 오면 다슨한테 처리하라 그러세요.
[엄마] 얘야, 항상 나쁜 연락만 오라는 법 있니? 혹사 취직을 했다든지 결혼을 할 거라든지 또 누가
아니? 입댈할지두. 그럼 얼마나 좋겠니 , 안그러니?
[제씨] 케익점에 배달이 있으면 수퍼주문 전에 연락하세요. 그럼 수지가 케이크 수퍼마켓에 미리
갖다놔서 시장본 거하구 함께 배달 받을 수 있어요. 근데 꼭 수지한테 말해요. 언제쩍처럼 시장보따리
맨밑에 케익 집어 너 엉망 진창 만들지 말라구, 무슨 말인지 알겠수?
[엄마] 릭키가 지발루 들어올 수두 있다. 누가 아니, 바루 오늘 전화래두 할지.
[제씨] 릭키때문이 아니랬잖아요.
[엄마] 아니 혹시 또 누구 딴사람이래두 전화할지 아니?
[제씨] 토요일 밤엔 전화할 사람 아무두 없어요.
[엄마] 그럼 뭐니, 뭐야. 너 어디 아픈 거 아니니? 혹시 또 잇몸이 부었니? 그럼 낼 아침에 치과
가자.
[제씨] 아녜요. 엄마! 엄마 약 혼자 주문할 수 있어요? 다슨한테 맡겨요? 걔한테 줄 메모가 있으니까
그러라면 적어 널께요.
[엄마] 얘, 니 눈이 정상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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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그렇게 생각했댔어.
[제씨] 아녜요. 잡초때매 생긴 알레르기지 병은 아니에요.
[엄마] 간질은 병이야.
[제씨] 그걸루 죽지는 않아요. 죽는다면 내가 이럴 필요 없죠.
[엄마] 너 꼭 그래야만 되겠니?
[제씨] 아뇨, 꼭 그래야만 되는 건 아니죠. 나한테 선택의 자유가 있다는 게 , 그점이 좋아요.
[엄마] 그럼 내가 못하게 할테다.
[제씨] 엄마 권한이 아니에요.
[엄마] 제씨!
[제씨] 아버지가 헛간에 "낚시 갔음" 이라구 써 붙였던 것처럼 나두 목에다 그런 걸 걸었음 좋겠어.
[엄마] 넌 여기가 싫지.
[제씨] 네 그래요.
[엄마] 내 말은 이 집이 말이다.
[제씨] 그렇게 말한 거 알아요.
[엄마] 여기루, 나하구 같이 살러 들어온게 잘못이야. 씨슬이 나간 후래두 그냥 니 집을 갖구
있었든가, 아님 딴데루 이살 했었으면 좋았을걸. 그랬음 새 친구들두 생겼을거구. 니 일 니 생활이
있었을 텐데.
[제씨] 그랬을지두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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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그치만 내가 널 강제루 끌어들인 건 아니잖니.
[제씨] 내가 여기 들어온 게 잘못이면 구건 엄마랑 나랑 같이 틀렸던 일이죠. 엄마가 날 받어줬었구
난 또 그걸 고마워했었구요.
[엄마] 그땐 니가 혼자 살기엔 너무 그랬잖니. 암튼 여기서 멀든 가깝든 너만의 공간이 있었어야지
다 자란 딸인데.
[제씨] 엄마,--- 그냥 사는게 재미없었을 뿐이에요. 그리구 앞으루두 더 나빠지면 더 나빠졌지
좋아진다는 보장두 없구요. 너무 지쳐서 피곤하구, 많이 상처입구, 서럽구, 뭔가에 이용당했다는 생각
뿐이에요.
[엄마] 뭐에 지쳤니.
[제씨] 다, 여러가지루요.
[엄마] 다라니, 그게 무슨 뜻이야.
[제씨] 글쎄요, 더 잘 설멸할수가 없네요.
[엄마] 아니야, 넌 훨씬 더 잘 설명해야 해. 그럴 때까지 내가 가만 안 놔둘 거야. 뭐야, 그
여러가지라는 게. 상처입구. (제씨가 대답하기 전에) 너 나한테 퍼불려구 준비해뒀던 거야, 그렇지? 다
적어 놨던 말들이니? 얼마동안 생각하구 있던 일이니.
[제씨] 문득문득, 십년을요. 집중적으루는 크리스마스부터죠.
[엄마] 크리스마스에 무슨 일이 있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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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씨] 아뇨, 아무일두.
[엄마] 그럼 왜 하필 크리스마스니?
[제씨] 그거에요. 바루 그거.(엄마는 제씨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정확하게 안다. 그녀도
함께였으니까.)
[제씨] (사탕 봉지 치우며) 이것들 다 어디루 들어가는지 보세요. 매운 사탕들은 맨 앞이에요, 신
사탕하구 이건 섞어서 한 봉지에 넣구요. 그리구---
[엄마] 다시 그 얘기 말이다. 뭐에 상처입었니.
[제씨] (잘 알면서 왜 그래요) 엄마.
[엄마] 그래, 그럼 뭐가 서럽니. 요새 서러울 일 같은 거 하나두 없잖니. 것두 이혼 직후라든가 뭐
그럼 또 모르겠다.
[제씨] (리스트 보며 살합연다) 자, 이 설합에 다 있어요. 여기가 젤 나은 거 같아요. 전기코드,
전지약, 라이터, 샌드페이퍼, 풀, 압핀, 이런것들요. 쥐덫은 싱크대 밑에 있는데 쥐가 치이면 다슨
오래서 치워요.
[엄마] 뭐가 서럽냐구.
[제씨] 여러가지 일 돌아가는 게요.
[엄마] 그 말만으룬 충분하지 않아. 여러가지 무슨 일.
[제씨] (한숨) 다, 모두가 다요. 엄마와 나와 중공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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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거기서 중공은 빼자.
[제씨] 뒤로돌아 고실로 들어가며) 저기 복도 옷장에 보면 상자에 새 전구가 있어요. 그리고 퓨즈
상자에 새 퓨즈두 두세개 있구요. 그치만 엄마, 불이 나가면 다슨한테 전화걸구 엄만 한군데 가만 앉아
있어요. 그리구 냉자고 문은 열지 말아요. 그래야 차가운 채루 오래 가요.
[엄마] 내가 물었다.
[제씨] 신문에두 좋아할만한 일이 하나두 없어요. 거기 실리는 얘기들두 여기보다 나을 게 하나두
없구요.
[엄마] 니가 죽는다는 게 신문 때문이니? 그럼 그건 나래두 해결할 수 있어.
[제씨] 게다가 TV는 더하죠.
[엄마] (TV를 발로 차며) 내다 버리자꾸나.
[제씨] 엄마 안될 껄?
[엄마] 두구 보렴.
[제씨] 하루 종일 엄만 뭐할꺼유?
[엄마] (필사적으로) 노래하지. (제씨 웃는다) 한다. 보구싶니? 낼 아침까지라두 나 노래할께. 널
살아있게만 할 수 있다면 제씨야, 제발!
[제씨] 아아뇨, (상냥하게 애정을 담고) 근데 암튼 참 희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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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유, 무슨 노래를 해애?
[엄마] (이 질문에 대답할 수가 없다) 우리 여기서 편안하게 잘살구 있잖니.
[제씨] (부엌으로 다시 움직이며) 오늘 신문 끊으라구 했어요. 일요판은 놔두구요. 엄마 그 퀴즈
풀어야잖우. 일요일껀 그냥 올 거에요.
[엄마] 우리 개를 다시 키우자. 그 킹 말야.
[제씨] (손 씻으며) 네, 나 킹 좋아했아요.
[엄마] 이런, 난 왜 이렇게 멍텅구릴까. 그게 트랙터루 뛰어들었지, 참.
[제씨] 걔가 멍텅구리지 왜 엄마가.
[엄마] 킹 얘길 꺼낸게 말이다.
[제씨] 상관 없어요. 행주랑 스폰지는 싱크 밑에 있어요.
[엄마] 강아지 한마리 새루 사자. 안에서 키우자 응? 강아진 비씨지두 않어.
[제씨] (큰 약병 캐비닛에서 꺼낸다) 아뇨.
[엄마] 니가 보살필 게 있음 좋잖니.
[제씨] 엄마 맡았잖아요. 내가
[엄마] (미친듯이 약병에 약을 집어 넣으며) 그래, 나 때문에 너무 힘들지? 나두 하루 종일 약병에
약두 채울 수 있구 선반종이두 갈수 있구, 마루 걸레질두 힐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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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구경만 해라. 나 보살필 거 없어. 하기 싫으면 손하나 깟딱 안해두 돼. 제씨야!
[제씨] 알아요. 나 심심할까봐 시켰을 뿐이죠. 그쵸?
[엄마] (실수 깨닫고) 그야, 내가 너만큼 잘하진 못하지. 내 말은 집안일이 널 지치게 하구 니가
이용당하는 기분이 들구 그럼.
[제씨] 엄마 버스 타봤죠. 버스는 사람두 많구 덥구, 덜커덩 거리구, 시끄럽고, 오로지 내려버리구
싶은 생각 밖에는 안들어두 내릴수 없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아직두 더 가야만 자기가 내리는
곳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죠. 근데, 난 내가 원하면 지금 내릴 수 있어요. 왜냐구요? 만일 오십년을 더
타구 가다가 내려두 내가 내리는 곳은 같은 장소에요. 충분히 탔다구 생각되는 순간, 언제라두 기분이
내키면 난 내릴 수 있어요. 그게 내 종점이에요. 난 충분히 탔어요.
[엄마] 니 자신이 비참해서 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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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씨] 하수도 박힌 거 뚫는 압착기두 씽크 아래 있어요.
[엄마] 좋을 릴이 없어서라구? 인생이라는 게, 누가 누구한테 당신은 좋은 일만 생길 거라는 약속을
할수가 있는거니? 니 생각에 내 인생은 그렇게 좋았던 것 같냐?
[제씨] 엄마는 행복해 하는 편이에요. 네에, 엄마는 하구 싶은 일들이 있죠.
[엄마] 무슨 일.
[제씨] 뜨개질이라든가.
[엄마] 뜨개질 그거, 내 가르쳐주마.
[제씨] 난 잘 못해요 엄마.
[엄마] 좋은 일이 제발루 널 찾아오진 않아 제씨야. 너두 퀴즈두 풀 수 있구 정원에 나가 일일
하거라 수퍼마켓에두 갈수 있잖니. 얘, 우리 택시 불러 타구 지금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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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씨] 엄마가 두 주일 동안 쓸거 벌써 다 사놨어요. 화장실 휴지는 추수감사절까진 안 사두 될
거예요.
[엄마] 어쩜 꼭 싹수없는 애. 시건방떨듯 그럴 수가 있니? 너 자신한테 분통터지구, 모든 사람이 다
따분하구, 할일두 아무것두 없구, 에미두 지긋지긋하구, 나가기두 안나가기두 싫구, 그렇다구 누구랑
전화질하는 것두 싫구, 텔리비젼두 안보구 그러구는 너는 비참해. 웃기구 있네. 다 니탓이야.
[제씨] 그래서 내가 --- 내가 뭘 할때에요.
[엄마] 그게 그래 자살이냐? 나 같으면 모든 그릇을 다 바꿔본다든가 그러겠다. 참, 의사가 너
운전해두 되니까 면허증 따라 그럴지두 몰라. 아니, 아니야 지금 바루 이 순간에 우리가 할 일이 있다.
가구를 옮기자꾸나.
[제씨] 옮기고 싶음 내가 할께. 언제나 텔레비젼이 딴데 있었음 했어요. 그럼 낮에 햇빛때문에
얼비쳐서 고생하는 일 없이 훨씬 좋을 거예요. 뭐든지 할께요. 떠나기전에---
[엄마] (그말에 매우 겁나서) 너 취직두 할 수 있잖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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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씨] 그래요. 전화기 판매원 했었죠. 거기서 번 돈으루 내 전화값두 못 물었구 --- 병원 앞
선물가게서두 일했었죠. 근데 내가 웃는게 손님들을 굉장히 거북하게 했대요.
[엄마] 너 장부정린 했었잖어. 니 아부지 장부
[제씨] 하지만 아무두 내가 제대루 했나 못했나 조사한 사람 없었죠.
[엄마] 니 아부지가 돌아가셨을때 왜 그, 계리사들이 조사 했잖아.
[제씨] 근데 그때 그 사람들이 장불 나한테서 압수해 갔죠.
[엄마] 그건 니 아버지가 죽었으니까 필요해서지 니가 잘못해서니?
[제씨] (약병 치우며) 엄만 내가 직업을 가질 수 없다는거 알죠? 나, 나는 아무것두 할 수가 없는
사람이예요. 내주변엔 사람이 있어본 적이 없어요. 병원에 있을 때 빼구는 그리구 발작은 아무때나
일어나요. 내가 가질 수 있는 직업, 엄마두 알다시피 오죽해요? 그저 나 자신을 더 비참하게 느끼게나
하겠죠.
[엄마] 제씨.
[제씨] 진실이예요.
[엄마] 니가 너혼자 진실이라구 생각하는 거야.
[제씨] (그 적확에 얻어 맞았다) 그래요. 맞아요.
[엄마] (병적으로 흥분) 그렇지만 그 문제에 대해서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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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씨] (조용히) 옳아요. 엄만 할 수 없어요. 그리구 나 역시 아무것두 할수가 없어요. 내 인생을
바꿀수두, 더 의미 있게두, 그저 이만하면 쓸 만하다 느끼게 조차 못해요. 아무것두 못해요. 그러나
내가 꺼버릴 수는 있어요. 막을 내려버리는 거예요. 듣구 싶지 않은게 나올때 라디오 끄듯이 말이예요.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예요. 꺼버리는 것, 그건 내맘대루 할 수 있어요. 그리고 그 뒤 무슨일이
일어날건가를 난 알수 있어요. 꺼버리면 멈출 거예요. 그래서 꺼버릴려는 거예요. 자 엄마, 우라 넘은
시간이나 잘 보냅시다.
[엄마] 잘 보내자구?
[제씨] 온 밤을 이것만으루 옥신각신 지샐 수는 없잖아요. 난 오래전부터 엄마한테 물어보구 싶었던
것들을 묻구, 엄만 나한테 핫초콜렛을 만들어줘요. 구식으루요.
[엄마] (자포자기) 구식으루 만들려면 코코아가 있어야지 제씨.
[제씨] (캐비닛에서 꺼내며) 코코아 사놨어요. 엄마. 그리구 캐러멜 애플 먹구 싶어요, 그 다음에
매니큐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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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너 저녁 입에 대지두 않었지.
[제씨] 그말 나 캐러멜 애플 못먹게 한다는 뜻이예요. 저녁 안먹어서? 어렸을 때처럼 말예요?
[엄마] 물론 내 말은 그게 아니야. (좀 웃으며) 만들어 줄께.
[제씨] 나두 그럴거라 생각했어요.
[엄마] 캐러맬 애플은 세상에서 내가 젤 잘만들거다.
[제씨] 알아요, 엄마 잘해요.
[엄마] 아니, 잘 만들었었지. 그리구 핫초콜렛두 옛날 내꺼 같은 건 어디서두 맛볼 수 없다 더이상.
[제씨] 알아요, 그런데 오래 걸리죠.
[엄마] 소금이 맛을 결정하는거야.
[제씨] 손 가구 복잡하구 전부 다가문제겠죠.
[엄마] (뒤로 물러서 스토브 쪽으로) 복잡하긴 뭐가 복잡하니, 냄비에 넣구 섞기만 하면 되는걸.
그래 좋아, 캐러맬 애플하구 핫초콜렛하구 그래. (제씨는 담배 찾으러 가고 엄마는 적당한 냄비를
찾는다. 단순한 웃음. 비슷한 게 있을 수 있고 엄마는 목소리를 가다듬을 수도 있다. 관객은 잠깐
휴식이 (그다지 편치는 않은) 있을 수 있다. 계속 움직이던 제씨가 이제는 앉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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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냄비를 찾다가 냄비를 하나하나 캐비닛에서 꺼내기 시작한다. 일부러 어지럽히는 의도가
엿보인다. 시간을 벌려는 노력.)
[제씨] 오늘 애그니스하구 통화 했어요.
[엄마] 엉, 이번주부턴 공중정화루 걸드구나. 즈집 전화 잡음하나 없이 깨끗한데 무슨 짓꺼린지 원.
[제씨] (웃으며) 요즘 어때?
[엄마] 요즘이 아니라 매일이 틀리지.
[제씨] 그 여자, 정말 이상한 사람이유 아니면 그냥 좀 우스운 사람이야.
[엄마] 아냐, 정말 이상해. 아마 또 불이 났나봐. 그래서 공중전활 쓰나봐.
[제씨] 엄마.
[엄마] 내가 왜 헛소릴하니, 그 여잔실던 집마다 불이 났었다. 여덟번이야, 이제 아홉번째 날 차롄데
오늘 내일 한다구.
[제씨] (웃는다) 아무리.
[엄마] (자신의 이야기에 정말 심취해서) 또 불이 난대두, 난 코끝두 찌끗 안하겠지만.
[제씨] (웃는다) 근데 왜 그런 얘기 나한테 안해줬어요. 그렇담 왜 그여잘 그대루 놔두? 체포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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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다친 사람이 없었으니까. 아마 불질러 놓구는 불이 붙자마자 사람들을 깨우나봐.
불구견하라구.
[제씨] 굉장한 배련데. 그건?
[엄마] 한번은 불내구는 테라스 의자 내놓구 레모네이드 대접까지 했다드라.
[제씨] (머리 저으며) 진짜 레모네이들?
[엄마] 먼저 살던 집 말이다. 너두 알지, 금방 무너질때 까지 뭐라러 기다려. 난 그렇게 밖에 생각할
수 없다. 애그니스는 뭘 해냈다구 생각하길 좋아해.
[제씨] (잠깐 생각하다가) 자신한테는 좋은 거지.
[엄마] 갑자기 왜 애그니스 얘기를 묻니. 한잔? 두잔?
[제씨] 한잔, 엄마 친구니까. 머쉬멜론 넣지 말아요.
[엄마] (우유도 꺼내면서) 넣어야 제맛이 나지. 그게 진짜 구식이야. 두개 널까? 세개 널까. 세개가
낫다.
[제씨] 그럼 세개요. 근데 그럼 집이 홀랑 다 탔었수? 옷이며 베개며 다 ? 난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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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옛날 젊었을때지 최근이 아니구. 근데 그여잔 지금두 그끼가 있어, 그래 있어.
[제씨] 이젠 못하겠지. 어디루 가 죽은 버스터한테 새집 지어내랄 수두 없구, 어떻게 불을 내겠어.
[엄마] 지금두 그런다면 그야말루 구경 꺼리겠지. 하지만 또 모를 일이다, 낼지두
[제씨] 뭘 물라 엄마. 그런 짓 안할거예요.
[엄마] (내키지 않게) 글쎄 --- 안하겠지.
[제씨] 또 뭐가 있지? 응, 근데 왜 그 호루라기들은 목에 걸구 다니우?
[엄마] 왜 새가 집에 가득 있는지?
[제씨] 몰랐어요. 새가 가득 있수?
[엄마] 그러엄 있지. 뭐새가 그냥 집으루 날아 들어왔다는데 난 알아. 나중에 산 앵무새 값 아직두
꺼나가구 있을걸? 지 말루는 뭐 생활을 뭔가루 채워야 한다드구나. 암튼 무슨 썰이 많은 사람이니까.
(제씨는 웃는다. 엄마는 계속한다. 자기가 이야기를 딴 방향으로 끌고 가고 있다고 확신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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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그놈의 끔찍한 채소, 오크란지 뭔질 먹어서 그런건지 원. 너 생각해봐. 어떻게 오크라만
하루에 두끼를 먹어대니. 그러니 탈이 생기지. 그것때매 좀 돌았나봐. 그 여자.
[제씨] 정말 오크랄 하루에 두끼씩 먹우? 그럼 겨울엔 어디서 구해 먹우?
[엄마] 암튼 많이 먹어. 두끼씩은 아닐지 모르지만. 보통 사람보다 좀 많이겠죠.
[엄마] (약 오르기 시작) 보통사람이 얼만큰 먹는지 내가 정확히 아니?
[제씨] 그럼 애그니스가 얼마나 먹는지는 정확히 알우?
[엄마] 정확히는 모른다 왜.
[제씨] 그럼 새는 집에 몇마리나 있수?
[엄마] 정확히 두마리다.
[제씨] 그럼 그 호루라기는 뭐에 쓰는거유?
[엄마] 진짜가 아니라 그냥 목걸이에 붙은 플라스틱인데 빙고게임 상품으루 받은거야. 내가 그따위
소릴한건 너 좀 한번 웃겨보려구야. 다 사실이 아니드래두 제씨, 날마다 반드시 사실만 정확히
얘기하라는 법이 어딨니?
[페이지] 043
[제씨] 근데 그여자 왜 우리집에 안오지? (엄마, 갑자기 조용해지며 그러나 코코아와 우유는 냄비에
준비가 되어 있다. 스토브에 불을 붙이고 냄비를 젓기 시작한다.)
[엄마] 얘 너 참 잘 생각했다. 핫초콜렛 자주 먹어야 해. 몸에 좋은거야.
[제씨] 근데 엄만 우율 싫어하잖어.
[엄마] (다른 얘기를 시도, 그러나 아까만큼 기운차지는 못하다) 아유, 우유는 딱 질색이야.
오크라만큼이나, 그게 목에 끼잖아. 아휴우. 징그럽구 싫어. 징그럽구 싫어.
[제씨] 나 때문이지, 그렇지? (애그니스가 안오는 이유)
[엄마] 얘 제씨, 아냐 그건.
[제씨] 맞아요. 엄마
[엄마] 좋아 그래. 그럼 그렇다. 어쨋든 애그니스는 이상해. 아니 미쳤어. 그게 미친거지 딴게
미친거니? 정신 병자야.
[제씨] 정확한 이유가 뭐유? 내가 뭐 실언한거 있수? 아님 나 발작하는 꼴 또 보게 될까봐?
[페이지] 044
[엄마] 내 생각으루는 ---
[제씨] 뭐유? 물어본 적 있수? 이유가 있을거 아뉴.
[엄마] 니 손이 차갑댄다.
[제씨] 그래서 그게 무슨 상관이래?
[엄마] 뭐 시체같이 차가와서 널 보면 지가 곧 죽을 거 같대나.
[제씨] 말두 안돼. 정말 돌았네.
[엄마] 글쎄 그렇다니까. 제씨를 보면 섬칫해. 나두 꼭 무슨 일 당할 것 같이 말유. 나 전염되면
어떡해. 설마 그러니까 당신이 이핼하든 말든 나 당신집에 더 못가겠어. 내 문 앞까지는 갈께.
그러드라.
[제씨] (안도의 웃음) 내가 싫어서 안오는줄 알았드니 무서워서? 그래, 날 무서워 해서였구나.
[엄마] 얘, 내가 오라면 또 와. 지금 새데리구 오라구 전화하자. 난 니가 애그니스한테 관심있는
줄은 몰랐다. 오라구 할께. 그럼 금방 올거다. 나한테 빚진거 있어. 지가 올차례거든.
[제씨] 아냐, 그럴 필요없어. 그저 잠깐 생각나서 물어본거예요. 내가 병원에 가 있을때는 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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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그집 부엌이 콧구멍만하잖니. 여기 오면 우리 부엌이 (목소리 좀 낮추며) 사람이라는게 다
남의 떡이 커보이잖니.
[제씨] (건성 대꾸) 그러엄 게다가 여긴 푸드득거리는 새두 없으니까.
[엄마] 아유 난 그 새들, 꼴두 보기싫다. 뭐 내가 새에 대해 모르기 때문이라나? 새를 알구 모르구
할게 뭐 있냐.
[제씨] 왜 있지. 첫째 애그니스는 새들을 좋아하구, 그러니까 새들은 도망갈 수두 있는데 안가구, 그
여자랑 함께 있잖아요. 또 물을 얼마나 줘야 되는지두 알구, 재재거리는 소리루두 무슨뜻인지
알아채구. 또 걔들두 애그니스가 누군지두 알아주구.
[엄마] 넌 왜 그렇게 모든 일을 다 알아야 하니. 난 도대체 눈에 걸리는 일들이 없드라.
[제씨] 눈에 걸리는 일은 있어두 얘기 꺼릴 삼을만한 일은 없는 거 겠죠. 근데 애그니스에 대해서는
거짓말 할 필요가 없었는데, 왜 하우.
[엄마] 내가 무슨 거짓말을 했니? 니가 언제 물어보기나 했니?
[제씨] 안했수? 집에 불질렀다는거, 새가 몇마리라는거, 오크라를 얼만큼 먹는다는거, 우리집에
안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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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내가 작정하구 꼬치꼬치 캐면 아마 밤을 새두 모자랄 거유.
[엄마] 그래 해 보자꾸나, 난 하나두 안졸려.
[제씨] 엄마 ---
[엄마] 좋아. 해보자구. 물어봐라. 뭐든지. 자! (잠깐 묘한 공백)
핫초콜렛 준비 끝났고 엄마, 받을준비 돼있는 제씨 컵에 따른다. 있는데도)
[제씨] (엄마가 한모금 마실때) 엄만 아버지 사랑했수?
[엄마] 아니
[제씨] (엄마가 정직한 것에 기분이 나아지며) 나두 그렇게 생각했었어요. 정말 열다섯살에
결혼했수?
[엄마] 느이 아버지가 그랬었잖니, 진창에 빠져있던 날 부엌에다 모셔다 놨다구. 그리하여
지급까지란다.
[제씨] 네, 그러셨죠.
[엄마] 아냐, 그건 전부가 새빨간 거짓말이야. 자기 딴에는 그렇게 말하는게 굉장한 유머였나부지.
맙소사, 이 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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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씨] 코코아때매 우유맛은 별루 모르겠는데.
[엄마] (적어도 이말에만이라도 동조를 받은 것이 기뻐서) 코코알 더 널걸 그랬어 그치? 아직두
우유맛이 나잖니, 아니니?
[제씨] 응, 이우유 맛이 갔어. 난 내가 산 날짜를 잘못 알았나 했더니 아냐. 상했어, 응 맞어
[엄마] 코코아만 버렸다. 먹지 마라.
[제씨] (컵 놓는다) 괜히 애만 썼수.
[엄마] 애당초 시작을 말걸 그랬다. 내 알었지. 좋아할리가 없지. 니가 언제 좋아한적 있니?
[제씨] 처음부터 사랑하지 않았수, 아님 무슨 일이 있어서 사랑 안하게 된거유, 뭐유?
[엄마] 날 만난걸 후회했어. 자긴 그저 평범한 시골여자 만나서 살려구 했는데, 내가 그렇지 않다구
평생 부르짖었으니까. 느이 아버지에 맞춰 변해줬으면 좋았을걸. 하루는 말이다, 테라스에 웃통을 벗구
서 있길래 셔츠라두 걸치랬더니 들어가 입구 나와서 한다는 소리가, 그래 어쨌든 이번에두 당신이
옳아. 신이 인간더러 빨가벗구 다니라구는 안했어. 그러니까 우리 태어날때 모두 옷입구 나왔잖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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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씨] (엄마의 상처를 이해하며) 뭐 그렇게 굉장한 뜻이 있었겠수?
[엄마] 그 남잔 꼭 할말만 하던 사람이다. 그날두 아마 하루 왼종일 그말 밖에는 안했을걸. 그 남자
입에서 나온 말에는 꼭 뭔가가 있어. 근데 난 여태까지두 무슨 뜻으루 그말을 했는지 몰라. 무슨
뜻이니.
[제씨] 나두 모르겠어요. 내가 엄마보다는 아버질 좋아했지만, 아버질 모르기는 엄마나 매일반이야.
[엄마] 내가 어떻게 그남잘 사랑할 수가 있었겠니. 그 남자가 원하는게 나한텐 하나두 없었어.
[제씨] (대답 없다)
[엄마] 그래두 그 남잔 저 누릴건 다 누렸다. 니가 내 몫까지 사랑해줬구, 너 느이 아버질 좀 쫄쫄
쫓아--- 얘 농사꾼들이 평생 농살 짖구 있으면서두 꿈은 늘상 이걸 누구한테 팔아넘기구 농살
때려엎을까 하는데, 누구나 다가 말이다. 근데 느이 아버지는 그것두 없었어. 허구한날 그저 그냥
앉아서,
[제씨] 파이프 쑤시개 철사루 내 남자 친구나 만들어 주셨죠. 그리구 그 철사 인형이 금방 춤이라두
출것같이 느긋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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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서 좋아하셨구. 난 또 그걸 얼마나 재밌어 했었는지. 언젠가 앓는 소를 지키면서 밤을 꼴딱 새면서
만든 코끼리를 머리맡에 놔 주셨죠.
[엄마] 아니면 그것두 안하구 그냥 앉어 있든지
[제씨] 난 가만히 있는 아버지가 좋았어요. 의자에 앉아 있는 덩치 큰, 빛바랜 진을 입은 남자,
조용했구요.
[엄마] 너희부녀 말시키는 것보단 애그니스가 지 새 말시켜 대답듣는게 아마 더 많을걸.
낚시갔음이란 판때기는 딴 데 걸거없이 자기 목에 걸구 앉아 있는게 나았을 걸.
[엄마] 머엉하니 물을 향해 앉아 날이 갰다 흐렸다하는걸 바라보구 있는 늬 아버질
지켜보노라면,나조차두 배가 보이는것 같은 착각이 들때까지두 가봤지만, 넌 느이 아버지가 뭘
생각했는지 넌 알지. 말좀 해다우.
[제씨] 나두 잘 몰라. 글쎄, 아버지 인생, 아버지 옥수수 농사. 아버지 장화, 또 우리들, 또 무슨
다른 일들, 그런 거였겠지. 왜 몰루?
[엄마] 난 모른다. 매일 저년 밥 먹구나면 느이 부녀 수근수근 했잖니, 뭘 쑥덕거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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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씨] 쑥덕거린게 아니죠. 엄마두 방건너 편에 있었잖우.
[엄마] 무슨 얘기들을 했니?
[제씨] 검정 양말이 왜 파란 양말보다 따신가, 그것 엄마한테 가서 얘기해야겠수? 엄만 괜히 꼴보기
싫어했던 거예요. 내가 엄마랑 설겆이나 해야는데 아버지하구 얘기만 하니까.
[엄마] 니가 어떤 딴 일보다 늬 아버지 하구 얘기하는걸 좋아했기 때문이야. (제씨, 테이블 건너편에
작은 시계를 집어 테엽감는다)
[엄마] 늬 아버지 대신 내가 죽었드라면 늬 아버진 나처럼 널 끌구 들어오지는 않았었겠지.
[제씨] 나 역시 아버지한텐 기대두 안했을 거구.
[엄마] 그럼 넌 어땠을까.
[제씨] 가끔 아버지 보러 왔겠지.
[엄마] 응 그래 알았다. 니 아버지가 죽어 날 떠맏게 돼 그것때매 화가 난 거구나.
[제씨] (테이블에서 일어나며) 더 이상 그만 둡시다. 아버지가 죽구 싶어 죽은거 아니잖우. 또 내가
여기 꼭 안들어왔어두 되는거구, 이 얘긴 아까 다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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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넌, 니 생각에는 내가 느이 아부질 쪼끔만, 아니 털끝만큼 이라두 사랑했다면, 느이 아부지가
아직 안죽구 살어 있을 거 같지.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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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씨] 그렇게는 생각해 본 적 없어요.
[엄마] 니 아부지두 널 한심해 했어. 까불지마. 너 낳자마자 그랬다. 얜 어째 살성싶잖다구.
[제씨] (설탕 그릇에 설탕을 채우며) 아버지가 날 사랑했던 거 난 알아요.
[엄마] 그래서 그게 뭘 바꿔 놀 수 있언니
[제씨] 꼭 뭘 어떻게 할 필요 없죠. 그저 내가 아버질 그리워 하는 거지.
[엄마] 너두 알지? 니 아버지 정말 한번두 단 한번두 낚시한적 없는거. 낚시 바구니는 씹는 담배루
채워져 있었구 한 거라구는 호숫가루 차몰구가 그냥 차안에 앉아 있던 거야. 다슨이 그러드라 낚싯밥
가게 베니가 다슨한테 니 아버지 정말 웃긴다구 하드래. 그리구 낚시해 왔다구 해서 보면 맨 그 철사루
만든 일가족이었다. 닭, 돼지들, 이상한 다리를 한 개 따위, 얼마나 흉칙하구 싫었는지, 그것들이 날
미치고 팔짝 뛰게 했어. 그래 그눔의 파이프 소제하는 철사를 몇번 숨겨두 봤는데 어디서 나오는지
새게 또 나오드라.
[제씨] 내 생각에는 아버지가 죽은 후 엄만 훨씬 나아졌잖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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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 일에 취미 붙일 수두 있구 수두 맘대루 쉴 수 있구 뭔가 좀 바꼈잖아.
[엄마] 뭘루? 여왕으루? 구두가게 점원으루? 왜! 내가 뭐하러? 니 아버지가 원해서, 니가 원해서.
[제씨] (고개 흔든다.)
[엄마] 난 니 아버질 위해서 태어난 게 아니야. 널 위해서두 아니구, 나두 모른다 내가 왜
태어났는지. 그리구 난 그런 것들에 대해 생각두 안해.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깨달으며) 그러나
분명한 건, 넌 아버지가 살았드라면 자살은 안 할 거다 그렇지?
[제씨] (꿀벌을 채우며) 그렇지 않아요.
[엄마] 아냐? 그럼 왜 갑자기 아버지 얘길 하니? 왜 내가 아버질 사랑했는지 어쨌는지를 알아야
하니?
[제씨] 그저 단지 엄만 그렇지 않았다구 생각했을 뿐이에요.
[엄마] 좋다 그럼. 니 생각이 맞았다 이제 속이 시원하니?
[제씨] (꿀병을 조심스럽게 닦으며) 뭘 맡췄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군요.
[엄마] 그건 상관없는 일이야. 아버질 사랑했든 안했든. 나하구두 니 아버지하구두 상관 없었어.
그리구 그게 꼭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얘기두 아냐. 그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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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그러 것들에 대해 얘길 한 적이 없어. (찬장에서 냄비들을 끌어내며) 이것들 다 테라스에 내
놔라.
[제씨] 뭐하게요.
[엄마] 이거 하나만 남겨. (포크 설합 벌컥 열며) 칼 하나, 포크 하나, 큰 숟갈 하나, 깡통따개만
어디 손 쉬운데 내놓구 다치워 버려. 큰 냄비에 숟갈, 포크, 칼 등을 집어 넣기 시작한다.
[제씨] 엄마, 그러지마, 그 설합 다 정리한 거야.
[엄마] (냄비 씽크에 던진다) 접시랑 컵들두 다 버려 나 종이루 된거 쓸란다. 로렛타 갖구 싶은 거
있음 골라가지라 그러구 나머진 다슨이 팔 수 있겠지.
[제씨] (조용히) 뭐 하는 거에요?
[엄마] 나 밥 안 해 먹을 거야. 밥 하는거 취미 있어본 적두 없구 사탕이나 먹지 뭐. 깡통 참치나
먹구, 난 그거 좋아해. 그래 깡통 참치나 먹으면 되지, 고맙다.
[제씨] (씽크에서 냄비를 꺼내며) 혹시 사과 버터 만들구 싶으면 어떻할라구요. 쬐끄만 데단
안되잖우 그리구 혹시 당근 삶다가 냄비 태우면요.
[엄마] 당근 싫어해.
[제씨] 딸기가 잘 되서 그걸루 뭘 만들구 싶어져 애그니스랑 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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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러 갈지 누가 알우.
[엄마] 그 여자더러 냄비 갖구 오라면 돼. 나 원하는대루 다 해줄거랬지. 찬장에서 냄비
덜그덕거리는 거 싫다. 더군다나 난 그 아래까지 꾸부릴 수두 없어. 어쨌든 버려 다!
[제씨] (냄비를 모으며) 도루 다 집어넣을 거에요. 테라스에 안 내놔요. 쓰게 되면 다 여기 있어요.
엄마 꾸부리구 꺼낼 수 있어요. 아까 코코아 만들 때 꾸부려서 꺼낸 거 같아요. 그리구 만일 딴 사람이
여기 와 뭘 하드라두 쓸 그릇은 있어야지,자, 인제 끝냅시다.
[엄마] 누가 여기 와서 요릴 해?
[제씨] 애그니스
[엄마] 내 그릇에다? 내 눈 시퍼런 동안을 어림없다.
[제씨] 둘이 못 살 이유가 없을텐데. 피차 돈두 적게 들구 외롭지 않구, 새가 싫으면 하루 날잡아
애그니스 미장원 간 새, 새들 데리구 나가 내버리구 엄마 혼자 들어 옴 되잖아.
[엄마] (숟갈들 다 정리하면서) 오오, 그래서 애그니스 껀으루 날 못살게 굴었구나. 날 위해 새
유모를 구해 놓구 가면 너 편히 쉴 거 같지. 근데 난 애그니스 하군 살고 싶지 않다. 애그니스하군
말두 하기 싫어. 그 여잔 그냥 이웃이구 오래 알았구 그게 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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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 여잘 내집에 들여놀 꺼 같니? 너 내 손아귀에서 그렇게 쉽게 못 빠져 나가.
[제씨] 그래요? 생각해 볼 문젠데요. 그럼.
[엄마] 생각해야 되는 일들은 난 싫다. 그냥 돼가는 일이 좋아.
[제씨] (숟갈 설합 닫는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던 날 엄마에게 뭐라구 하셨는지 알구 싶어요. 그날
엄만 그 방에서 뛰쳐 나오며 니가 저기 같이 있을 걸 그랬다구 했었어요. 물론 엄마 텔리비젼 볼
시간두 됐었지만, "건 스모크" 아버지가 뭐라구 했수.
[엄마] 끝까지 할말이 아무 것두 없나부드라 그래서 나왔다 단 한마디두 안하드라 흐흥, 그게 나한테
말 안할 마지막 기횐데 느이 아버지가 그걸 놓칠 사람이냐?
[제씨] (잠시 있다가) 엄마가 아버질 사랑하지 않았던 건 참 딱한 일이에요. 내말을 엄마한테
안됐다는 뜻이에요. 아버지 좋은 남자였잖우.
[엄마] (제씨가 냥장고로 갈 때) 이제 캐러멜 애플 만들어 먹을 수 있겠니?
[제씨] 네 금방 여기 마저 하구.
[엄마] 얘, 넌 사과두 싫어하지. 만들어 봤자 그것두 코코아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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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겠지. 넌 아뭏든 먹는 건 싫어해. 안 그러니? 뭘먹구 여태까지 살었니, 치약 먹었니?
[제씨] (냉장고 정리 시작하며) 자아, 우유 배달부가 매주 수요일 하구 토요일에 오구, 주문 쪽지는
달걀 상자에 넣어 노믄 되구, 돈은 한달에 한번 다슨 주면돼요.
[엄마] 그 사람들 아직두 오렌지 맛나는 쥬스 만드니?
[제씨] 오렌지 맛이 아니라 진짜 오렌지에요.
[엄마] 그것 좀 마셔야겠다. 생산이 중지된 줄 알았더니 니가 주문을 안했었구나.
[제씨] 엄만 우율 좀 마셔야 해요.
[엄마] 그 핫초콜렛이 끝이야 우윤 이제 쫑이야.
[제씨] (쓰레기 통, 씽크 아래서 꺼내며) 그 사람들한테 엄마가 뭐라든 일주일에 한명씩은 꼭
너으라구 했어요. 우유를 꼭 드시게 하라구요. 설마 엄마가 땅에 부어버리지는 않을테니까.
[엄마] (제씨 말을 받아) 니가 더 이상 주문을 안 할 거라는 얘기두 해 줬니?
[제씨] 엄마 시중 드는 일 좀 쉬려구 휴가 좀 간댔아요.
[엄마] 이상해 안하구 믿디? 문밖으론한 발짝두 안 내놓는 널 알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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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씨] (이 이야기를 즐기며,웃지는 않는다) 가실 때두 됐죠 하든데? 근데 왜 엄마 안모시구 가냐구.
엄마는 여행을 싫어한다구 했더니, 네 그럼요, 사람마다 다 쉬는 방법도 다르니까요. 합니다.
[엄마] 흐흥, 니 생각엔 그게 그렇게 재밌냐?
[제씨] (냉장고에서 병들을 꺼내며) 나 때문에 앰블런스 부를 필요 없었다는 거 엄마 알우? 병원에서
나한테 해 준거라군 응급실에서 내가 깨어나기 기다리느 것 뿐이었어. 나 여기서두 깨날수 있었어요.
자 필요 있나 없나만 대답하세요. 피클은 엄마 좋아하니까 놔두죠, 케찹은.
[엄마] 버리지 말구 둬.
[제씨] 작년 독립기념일 부터 있던 거에요.
[엄마] 그래두 그냥 둬,다.
[제씨] 아무 것두 안 말들어 먹을거니까 냄비두 필요없다면서 이건 왜 둘려구 하우, 그냥 마실거유?
다 썩어요.
[엄마] 그저 뭐든지 넌 내가 다 못마땅하지. 왜냐, 왠지 이유 좀 알자.
[제씨] 그렇지 않아요.
[엄마] 그리구 또 궁금한 건 너 그런 감정으루 여기서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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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두 오래 살았냐.
[제씨] 엄만 내 감정이 어떤지 도저히 이해 못해.
[엄마] 어떻게 알겠니. 넌 저어기, 정말 저어어기 딴데 있어 제씨,
[제씨] 저기 어디요.
[엄마] 거기 너 있는덴 어떠냐. 언제나 옳은 일만 하구 원하는건 뭐든 다 가질 수 있는데 말이다.
[제씨] 무슨 얘기유?
[엄마] 신문은 왜 보니. 나두 물어볼 말 많다. 내가 짜준 스웨터는 왜 안 입니, 넌 내가 어땠다는 거
기억하니 아님 애당초 옛날옛적부터 이렇게 늙은 할망구 였니, 발작 때 뭐가 보이니, 별이니, 아님
뭐가 보이냐구. 말에선 왜 떨어졌니, 솔직히 말해,씨슬하구는 왜 헤어졌니, 내 고물 안경은 어따 뒀니.
[제씨] (맹렬하게 놀라서) 안경은 엄마옷장 맨 아랫설합 헌 변비약 상자 안에 있어요. 씨슬하구는 그
남자가 자기와 담배 둘 중에 하날 선택하라구 했어요.
[엄마] 말도 안되는 억지야,그건.
[제씨]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어, 왜 나 담배 피는 걸 그렇게 싫어했는지. 내가 좋아하는 건데. 내가
아는 오직 하나 변함없이 똑같은 거, 또 하나 변함없이 똑같을 거는,담배 피는 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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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는 이미 폈든 맛이나,이제 피울 맛이나 똑 같애요. 내가 원할 때 거기 있어주고 또 말없이
조용해요.
[엄마] 담배한테 핑곌 돌리지 마라. 니 발작이 씨슬을 진절머리 나게 했던 거야. 너두 알아 왜 딴
소리 해.
[제씨] 증상이 라구 하세요. 발자깅 아니라 증상이에요.
[엄마] 그게 그거야 같은 소리라구. 병원에선 증상이라구 할지 모르지만 난 발작이다. 발작은 나같은
사람이 쓰는 말이야
[제씨] 그 남자, 그걸 상관하지는 않았어요. 그날 말 타자구 한 것두 그이에요. 나두 작정만 하면
뭐든 할 수 있어요. 말고삐 잡는 법을 몰라서 떨어진 거에요. 내가 말에서 떨어진 게 사고인것처럼
씨슬이 떠난 이유듀 거의 같은 거에요.
[엄마] 딴 여자가 있었어 제씨, 그 여자하구 창고에 있는데 내가 들이 닥친 적두 있어.
[제씨] (잠시 후) 좋아요. 그렇다구 칩시다.(담배 불 붙이고 ) 그 여자 이뻤수?
[엄마] 그 여자랄 거 없어. 애그니스 딸 칼린이다. 니가 판단하려무나 이쁜지 어쩐지.
[제씨] (거실로 움직이며) 그래서 엄마랑 애그니스랑 그문제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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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정했었수? 하 (콧방귀
[엄마] 나두 씨슬이 너한테 어울리는 상대라구는 한번두 생각해 본적 없어. 테네시 촌놈인거 내가 왜
몰라.
[제씨] 무슨 얘길 하는 거에요. 니보다 엄마가 더 좋아했잖아. 엄마가 쑤석거려 여기 테라스 짓게
했잖어. 안 그랬음 내가 어디서 그 남잘 만나요. 엄마 꿍꿍이룬 그 남자가 이것저것 도와 주구 들어와
커피 마시며 엄마 말벗두 되구 하늘은 알지 엄마 속셈, 맙소사 그 곱슬머리하구,
[엄마] 걔 만큼 손재주 좋은 사람 두 드물어. 걔가 진 느이집 지구가 박살이나두 그건 안
무너질거다.
[제씨] 이집에 테라스가 필요 있었수?
[엄마] 그래! 너 시집보내려구 그랬다.
[제씨] 네, 내능력으룬 처녀 귀신이 될테니까 그럼요.
[엄마] 안 그랬음 어떻게 남편을 얻을려구 했니. 사람까지는 관두구, 도무지 살아 움직이는 뭐 에두
입떼 본적 있니?
[제씨] 그래요, 난 말이 없어요, 말재주두 없구요, 그게 어때서요?
[엄마] 그래애, 널 여기 앉혀만 놨었어야하는 건데, 그렇지, 너희 아버지처럼 여기 그냥 앉어
있는거.
[제씨] 그랬을런지두 모르죠.
[엄마] 그렇게 둘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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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씨] 뭘 알아서요.
[엄마] 내가 언제 뭘 많이 안다구 한 적 있니? 그런 적 없다. 여기서 이렇게 살면서 뭘 배울게 있니.
또, 난 일생동안 내가 한 일 중에 알구 한건 반두 안돼. 사는동안 일은, 그냥 당하는 거야, 아는 게
아니라. 우리가 처리할 수 있는 만큼 처리하는거구 그리구 다음에는 또 닥쳐올 일을 기다리는
거야.좋아. 너한테 맞지 않는 남잘 골라 결혼시켰다. 인정하마. 그래서 그 남자가 널 버렸을 때 내가
널 맡았어. 그게 잘못이냐?
[제씨] 맞지 않는 남자는 아니었어요.
[엄마] 씨슬은 너를 사랑 안했어 제씨. 그렇잖음 왜 널 버렸겠니.
[제씨] 안맞는 남자는 아니었다구요. 난 씨슬을 많이 사랑했어요. 그래서 그 남자가 원하는 건 다
하려구 했었어요. 운동두 하구 밖에서 일하는 걸 좋아하는 남자라 나두 바깥을 좋아해 볼려구 또 함께
있을려구 꽤 많이 노력 했었죠, 하지만 그 남잔 내가 정말 좋아서 하는게 아니라 좋아해볼려구 애쓰구
있다는 걸 알았던 거에요. 그래서 어긋났던 거에요.
[엄마] 뭐랄까, 좀 이기주의야, 한번은 나한테 그러드구나. 지가 지어도 집에 사람들이 이사
들어가는 걸 보는 게 아주 싫대.
[페이지] 063
다 망가뜨려 놓는 거 같애서.
[제씨] 집 뒤 개울에 결쳐놓은 다리 , 나 참 좋아했었다우, 그냥 나무 쪽 두개 쯤 걸쳐놔두 되는
건데 그걸 소나물 쓰구 뻬파루 갈구,
[엄마] 그 사람 그래두 여기선 책임같은 게 있었어. 마누라두 있구 자식두 있구 --- 헌데 그
책임에서, 좌절같은 걸 느꼈겠지.
[제씨] 그 애기 침대, 릭키꺼 말유. 내가 그랬어요 그렇게 애쓸거 없다구, 그래두 이백 파운드는
견디게 만들어야 한다구 야단이드니 다 만들어 논 뒤에 옮길 수가 없었어요. 애기 침대가 얼마나
견고해야 하냐구 물었었어요. 그래두 암튼 그 남잔 그걸 그렇게 튼튼하게 만들어 노면 릭키를 마냥 죽
애긴채루 데리구 있을 수 있는 줄 알았나봐.
[엄마] 릭키는 지 애빌 너무 닮았어.
[제씨] 아녜요, 릭키는 오히려 내 사진이에요. 우린 옷 사이즈두 똑같잖우, 이것두 아마 걔걸거에요.
[엄마] 옷 치수 같은 거하구 사람 닮은 거하구 무슨 상관이야.
[제씨] 얼굴두 말하는 것두 나에요. 세상을 보는 관점두, 또 보는 것들두 같은 걸 봐요. 우습죠?
걔하구, 나하구 다른 점은 걘 세상하구 싸우죠. 아무두 못 믿는 것두 날 닮은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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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직안할려구 하는 것두 누굴 닮았겠수. 세상살일 꼭 이빠진 마룻장위를 걷듯이 그런데 그 마룻장을
누가 다 줬겠수, 나얘요.
[엄마] 릭키가 아주 가망없는 건 아니야. 걔가 어떻게 변할진 너두 모르는 일이야.
[제씨] (부엌으로 돌아가며) 아뇨, 나두 씨슬두 알아요. 릭키라는 작은 아이 속에 언제나 우리 두
사람이 함께 있는 거에요, 것두 그 작은 아이 속에서 서로 잡아 끌면서, 그게 안보인다면 엄마는
장님이에요.
[엄마] 좀 기다려 봐. 시간을 줘라 제씨.
[제씨] 아, 네 기다리면 충분히 보람이 있을 거에요. 허위 날조죄루 5년 무기 소지죄루 10년,
[엄마] (겁나서) 그만해! (변호하며) 제씨. 씨슬이 다시 살자구 할 지두 몰라. 그런 사람들 많드라,
시내루 나가 만나서 얘길 해 봐. 니가 얼마나 좋은 짝이었는지 몰랐었던 거야. 지금쯤 아마 생각이
달라졌을 거야. 근데 남잘 봐야 알지, 전화해 봐 지금 집에 있을지두 모르잖니.
[제씨] 그래서 뭐라구 해? 아무 것두 틀려진 건 없어요. 그냥 얼굴 좀 볼려구, 괜찮겠어요.? 그만
둬요. 그남자두 날 사랑했어요. 다만 내 주변의 모든 것들이 다 무너져 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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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씨] 괜찮아요. 그만 두세요. 매니큐어 할 거 갔구와요. 금방 갈께요. (쩨씨 큰 쓰레기 비닐
봉투를 묶어 내놓고, 싱크 밑에다 작은 봉투를 새로 넣는다. 그러는 동안 안정을 다시 찾으려고
필사적으로 애쓴다. 엄마, 조금 떨어진 곳에서 놓치지 않고 본다. 엄마, 무의식적으로 전화대로 손이
간다. 그러나 더 좋은 생각이 있다. 아니면 마지막으로 한가지 시도 해 볼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 일이 꼭 효과를 볼 것이라고 확신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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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제씨. 어쩌면 느이 아버지두 약간.
[제씨] (말 끊는다) 쓰레기 차 오는 날은 화요일이에요. 쓰레기통 되도록이면 월요일 밤 늦게 내
놔요. 아니믄 데이비스네 개가 와 온통 수라장을 만들어요. (씽크 밑에 있는 쓰레기 비닐봉지 바꾼다)
비닐봉툰 계속 두껍구 까만 걸루 사써요. 싼게 비지떡 아뉴. 그리구 묶는 끈은 망치랑 그런 것들
두는데 놔요. 새거 뜯자마자 끈은 몽땅꺼내 이 설합에 넣어노세요. 금방 그래놓지 않으면 다
잃어버려요. 잃어버리면 고무줄이나 뭐 딴 걸루는 안돼요.
[엄마] 내 생각엔 말이다 느이 아버지두 간질기가 있었어. 의자에 앉아 있을 때 잠깐씩 발작을 했던
것 같애. 옛날에 아주 가벼운 간질기에 대해 잡지에서 읽었는데 그냥 살짝 깜빡하는 거래. 어떨땐 눈두
그냥 뜬 채 말이다. 그래서 뭐 그저 현깃증 정도루 말한다드라.
[제씨] (빨래 바구니에서 소파 카바를 꺼내며) 매니큐어 안하구 싶죠. 이거 빨았어요. 씌울려면 둘이
해야 해.
[엄마] 나 늬 아버지 눈 봤다. 맞어 그거 그거였어. 책에서 그러는데 어떤 사람들은 자기가 그
병인줄두 모른다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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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씨] 아버지가 간질이었다면 아버지는 아셨었겠죠. 엄마.
[엄마] 그 책에 나온 여잔 자기 발작횟수를 다 세어놨는데 십 일년 동안 팔만번이나 되드라.
[제씨] 다음 번 이 카바 빨거든요. 아직 축축할때 씌워서 말려요 그게 나아.
[엄마] 제씨. 내 말 들어. 그 여자 말이다. 하루에 다섯번에서 오백번을 발작을 했었다는 얘긴데
한번에 그저 십오초 정도 였든거야. 그럼 그걸 평생에서 계산해 빼면 정신 잃은건 겨우 두주일 밖에는
안된다는 얘기다. 그여자는 정상적으로 비서직에 근무하구 아이큐는 백 이십 이라드라.
[제씨] 엄마. 간질 얘기가 그렇게 하구 싶으세요. 그래요?
[엄마] 그래. 맞어. 내가 말하구 싶은 건.
[제씨] (자르며) 난 내가 발작을 했는지두 거의 몰라요. 깨어났을 땐 다른 옷을 입구 있구 파김치가
된 것 같은 아주 더럽게 지쳐 있는 느낌이 들뿐이에요. 어떤 땐 머리가, 빙글빙글 돌거나 내가 악쓰는
소릴 들어요. 또 어떤 땐 아주 몹시 불쾌하게 어지러운 기분이 들어요. 그건 발작 바루 전이겠죠.
엄마는 TV를 틀고 있는데 그걸 못 느낄수도 있어요. (제씨와 엄마가 소파카바를 씌우며 털실로 짠
쿠션따위를 의자에 놓을때. 마치 몸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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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는 듯한 감정이 표현된다.)
[엄마] 난 니가. 하기 직전을 알 수 있어. 니 눈이 이렇게 커지면서 그런데 제씨. 너 요샌 한번두.
[제씨] (도전적) 그래 그게 어떻게 보여요? 그게 말예요.
[엄마] (더듬듯) 매번 조금씩 달러 제씨.
[제씨] 그러우? 그럼 그중에 하날골라 보시구려. 맘에 드는걸루요. 나두 알구 싶어요.
[엄마] 뭐 그렇게 떠들어 댈만큼은 아니야. 그냥 푹 고꾸라져 마치 인형극에 나오는 인형 조종줄을
무가 한꺼번에 싹둑 끊어버린 것처럼. 아니믄 무슨 멕시코 영화 같은데 나오는 사형집행인들이 총살 할
때--- 암튼 벽에서 미끄러져 내리면서. 무슨 소린지 알지? 넌 어떻게 되는지 모르니? 아니 근데 어떻게
니가 모를수가 있니?
[제씨] 그때 난 굉장히 바쁘거든요.
[엄마] 이럴때 실실거리는 거 아냐.
[제씨] 실실거리는 거 아니에요. 그래서요. 내 머리가 빙빙 돌구 , 그리구 고꾸라지구 그다음엔
어떻게 돼요?
[엄마] 가슴이 답답한듯이 목에 뭔가 걸린 것같이 말이다. 숨을 암튼 아주 가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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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씨] 한번 해 봐요. 소리두 내보구. 날 위해서요.
[엄마] 싫다. 아주 흉해 암튼.
[제씨] 그렇군요. 아주 흉할것 같애. 그러군 어떻게 하우?
[엄마] 턱을 들까부니까 혀를 못 깨물도록 되도록 빨리 손을 써야지. 안그럼 니가 널 깨무니까.
[제씨] 아님 엄말 물우? 엄마두 깨물죠. 그렇죠?
[엄마] 한번 아주 지독하게 물었다. 파상풍 주살 맞았을 정도니까 이젠 어떻게 처치해야하는지
아니까 그런 일은 없다만 그리구. 새파래지면서 몸을 (동작을 움찔 움찔 하면서) 이렇게 마치 내가
무슨 꼬챙이루 널 찌른것 같이 아니면 전기 올른것 같이 말이다.
[제씨] 미친 개모양 게거품을 뿜으면서.
[엄마] 거품이면 거품이지 무슨 게거품이냐 원 세상에. 그럼 난 물수건을 갖구오면 돼. 그럼, 경련이
좀 진정되구. 오줌싸구 나면 끝난거다. 길어야 이분이야.
[제씨] 침대룬 어떻게 가우?
[엄마] 어떻게 갈 거 같니?
[제씨] 꽤무거울텐데 엄마가 날 어떻게 옮겨?
[엄마] 다슨을 불러. 그애 오기전에 널 다 깨끗히 해놓구 그리구 물론 너 깨기 전에 겐 보내.
[제씨] 그냥 바닥에 놔두죠 왜?
[엄마] 깨끗한 데서 깨나라구. 됐냐? (어조 바꿔 성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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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 그런데 제씨. 내가 이얘길 시작한건. 너 일년동안 한번두 그런일 없잖니. 일년 내내 안그래?
[제씨] 네, 그 훼노바쁘 약 때문일거에요.
[엄마] 그래. 아마 이제 다시는 안하게 될 거야. 인제 완전히 나은걸거야.
[제씨] 글쎄. 그럴수도 있겠죠.
[엄마] 그래. 이제 다 난 거야.
[제씨] 네. 기분상태두 아주 좋아요. 정말요. 심촌이 이중으루 보이는 일두없구 잇몸두 안붓구요.
몸에 뭐가 나는 일두 없어요. 아무렇지두 않아요. 평생 이렇게 기분 좋았던 일이 없었어요. 이젠 뭘
걱정할수두 있구 화두 낼 수 있을 것 같애요. 발작이 난다해두 겁나지 않구요 발작이 나면 또. 그까짓
것 하면 되겠죠.
[엄마] 그래. 그럼 해. 너 나한테 악써두 된다. 쓰구 싶으믄. 다받아줄수 있어 제씨. 남의 집처럼
생각하지마. 제가 그러지 마라. 이거 니집두 돼.
[제씨] 제일 기분 좋은건 기억력이 돌아온 거에요.
[엄마] 니 기억력은 언제나 좋았어. 언제 뭘 기억못한 게 있었니? 내가 할일 언제나 니가
챙겨줬는데.
[제씨] 그건 언제나 모든 걸 다 메모해 놨었으니까죠. 그래두 전엔 부엌행주라구 써논 메몰 보면서두
이게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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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고 한건지. 산다는 건지. 찾아야 한다는 건지 몰랐어요. 왜냐믄 행줄빨아서 어디 뒀는지두 기억
못했으니까요. 그렇지만 이젠 개켜놔야 한다는 건지 로렛타 생일 선물루 사야된다는 건지를 알 수
있어요.
[엄마] (소파 씌우는 거 끝냈다) 넌 늘 니가 써논 메모를 찾군 했어. 나두 눈치채구 있었단다.
그래두 그게 어디 있는지를 늘 알드라. (갑자기 걱정하며) 참 로레타 생일이 금방이구나 그렇지?
[제씨] 사람들 생일 다 적어 놨어요. 엄마것 까지두. (미소) 그러니까 로레타한테 전화루 엄마
생일이 가까와 온다고 슬쩍 옆구릴 찌를 수두 있어요.
[엄마] 로레타 생일에 로레타데리구 우리 하워트 죤슨에 가 조개후라이 먹자. 더 그거 좋아하잖니.
[제씨] (잠깐 사이) 나 그때 여기 없죠. 엄마.
[엄마] 여태 우리가 무슨 얘길 했니! 너 여기 있을 거다 제씨. 이제 괜찮을 거야. 왜 또다시
시작하니 니입으루 말했잖아. 모든 걸다 기억할 수 있다구! 그리구
[제씨] 나 여기 없어요. 만일 내가 지금처럼 모든 걸 다 제대루 생각할 수 있었다면 벌써 오래전에
여기 없게 됐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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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명령조) 안돼 제씨!
[제씨] (나머지 빨래 개면서) 한번 기억하기 시작하니까. 그 기억들을 다 끌어모아 보니까 이제
보여요. 그게 뭘 의미한는지.
[엄마] 발작은 완전히 끝난거야.
[제씨] 발작이 문제가 아니에요.
[엄마] 그럼 나니? 내가 너한테 물려준 유전이라? 하지만 난 아니다. 내가 준게 아니야.
[제씨] 발작이 아니라니까요. 엄마두 그랬죠. 약이 좋아서 이젠 약으루 다된다구.
[엄마] (막으며) 니 아버지 쪽에서 받은거야. 니 아버지 쪽에서 니 눈은 녹색이구. 니 머린 곱쓸이
아니야. 내 잘못이 아니야!
[제씨] 그래요? 만일 아버지한테 가벼운 간질기가 있었대두 그건 유전이 안돼요. 내가 말에서 떨어진
탓이에요. 그리구 그건 사고였어요.
[엄마] 그게 아니야 제씨. 너 다섯살때 발작한 일이 있어.
[제씨] 아네요. 그런 적 없어요.
[엄마] 그랬어. 아이스케키 먹다 갑자기. 니 아버지가 물려준거야. 그남자 잘못이야. 내가 아냐.
[제씨] 그래요? 그럼 왜 나한테 이얘길 하기까지 이토록 오랜 세월이 걸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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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따섯살짜리한테 어떻게 그 얘길 하니.
[제씨] 그때 의산 뭐라구 했어요?
[엄마] 애들 때는 그러는 수가 많으니까 또 그러나 안그러나 뾰족한 수 없다구 했었다.
[제씨] 그런데 그런 일 다시는 일어난 적 없었죠.
(침묵)
[제씨] 그럼 엄마말은 내가 어렸을적 부터 간질이었는데 내가 어디서 떨어지나 다른 사고가 생길
때까지 기다렸단 거유. 입다물구? 그래서 사람들이 씨슬이 저 여자가 왜 저러나 할때까지 기다렸단
말유?
[엄마] 쭉 그랬든 건 아니야 제씨. 학교 가기 시작했을때 부터는 변했어. 니 아버지가 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래 그때가 좋았던 때야. 니 아버지랑 니가 여기 앉아 낄낄거리다 싸우다
[제씨] 그래서 발작을 몇번이나 했수?
[엄마] 너를 다치게 한 일은 한번두 없다. 너한테서 눈을 뗀 적이 없었으니까. 번번이 내가 잡었다.
[제씨] 엄만 누구한테두 비밀이었죠.
[엄마] 딴 사람들이 알 필요가 어딨니.
[제씨] 챙피해서 였겠지.
[엄마] 난 누구두 모르길 바랬어. 너까지두.
[제씨] 나까지두요? 그건 내껀데 내가 알아야죠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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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것이 아니쟎아요. 아버지는 알았수 그럼?
[엄마] 아버진 니가 --- 니가 또 잘넘어졌었어. 그래 그냥 그런 줄 아셨지. 니가 조심성이 없다구.
아니믄 또 모르지. 그 남잔 내가 널 팬다구 생각했었는지두, 모르겠다. 그 남자가 어껑게 생각했었는지
그 남잔 그런 거에 대해 아무 생각두 안했을거다.
[제씨] 엄마가 아버지한테 얘기 안했기 때문이죠.
[엄마] 그래. 만약 내가 니아버지한테 니 얘기를 했었다면 난 그 남자 모든것에 대해서두 얘길
했어야 했어.
[제씨] 나 싫어! 나 (신경질적으로) 이런 얘기 정말 싫어! 정말 지겨워요.
[엄마] 이런 얘길 좋아할거라군 나두 생각안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가만 있었어.
[제씨] 엄마. 내가 간질병이라는 걸 알았었다면 미쳤다구 말을 탔겠어요?
[엄마] 그럼 내가 널 그런 벼엉신을 느끼게 해줬어야 했단 말이니?
[제씨] 매니큐어 할 바구니나 갖구와 앉으세요.
[엄마] (바구니 마루에 던지며) 안해.
[제씨] 네 안하구 싶은거 같애요.
[엄마] 아마 내가 널 떨어뜨린 적이 있나부다. 나두 모르지. 안그랬던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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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씨] 엄마가 안 그랬다면 맞겠죠.
[엄마] (꺽이기 시작하며) 뭘 잘못먹혔든가. 고열이 났을 때 손을 빨리 못 썼든가 아님 내가 진
죄값이든가.
[제씨] 무슨 죄?
[엄마] 나두 몰라. 늬 아버지가 싫어서 아일 더 안 날라고 했었든 거에 대한 벌이든가. 아님 널 배구
담배를 너무 피웠다든가 안 먹을걸 먹었다든가 어쨌든 내가 한짓 때문이겠지.
[제씨] 그게 무슨 상관이유. 간질은 병이지 저주가 아니에요 간질이외 다른 의미 따윈 없어요. 그저
간질병일뿐이에요.
[엄마] 지금 간질병 정의내리는 거 아니다 제씨. 니 자살에 대해 애기하는 거야. 나 때문이야 모든
게. 이 모든 지난일이 없었다면 니가 왜 자살을 한다겠니. 내가 너한테 숨겼던거 널 어울리지 않는
남자와 결혼시켰던거. 또 널 이집으루 끌어 들인 거. 그래서 너한테서 니 생활을 뺐은거 이게 다
합쳐진 결과야. 근데 나두 모르겠다. 내가 왜 그랬는지. 그러나 분명히 내가 한짓이라는건 알아. 이게
다 내 잘못이다 제씨. 그런데 이제 이걸 내가 어떻게 수습해야 될지를 난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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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씨] (이 말을 다시 되풀이해야 하는 것에 격분)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엄마하구는 아무 상관이
없다구요!
[엄마] 니가 하는 모든 일이 전부다 나하구 상관 있어! 너는 나야! 니가 세수를 해두 손톱 하날
깎아두 그건 결국 내꺼야. 그래 좋아. 널죽이는 것처럼 나두 죽여라. 우린 같은 거야. 그것두 같이
하자.
[제씨] 그렇다면. 모든 게 엄마랑 상관 있는 일이라면. 내가 소유한게 엄마 뿐이구 그 엄마가 나는
불만이라면 엄마만 없으면 나머진 다 견뎌낼 수 있는 일이라면. 엄마한테서 영원히 도망칠 수 있는
길이 오직 날 죽이는 일뿐이라면 그리구 이게 다 사실이라면 그럼 나 죽어두 돼요?
[엄마] (필사적으로 눈물) 제씨! 날 버리지 마라!
[제씨] (잠깐 서 있다가 침실 쪽으로 향한다) 안돼요.
[엄마] (제씨의 팔을 잡는다)
[제씨] (조심스럽게 그녀의 팔을 치운다) 내가 사람들 한테 나눠 주구 싶은거 챙겨놨어요. 그거
가지러 가는 거에요. 일분이면 돼요.
(제씨 사라지고 엄마. 전화쪽으로 그러나 이번에는 수화기를 잡을수조차 없다. 대신 쟁반에서 쏟아진
병들 치우려 꾸부리고 앉는다. 제씨 슈퍼에서 온봉투들고 돌아온다. 엄마 아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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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에 엎드려 바닥 정리한다.그녀가 깨끗이 청소를 하면 혹시 제씨가 머물러줄까 하는 희망으로.)
[엄마] 제씨. 너없이 내가 여기서 어떻게 살겠니. 난 니가 있어야 해. 니가 있어서 설땐 똑바루 스라
그러구. 분홍이 어울린다구두 해주구 우유두 마시라 그러구. 밤이면 문단속으루 한바퀴 돌아 안심하게
해주구. 아침에 깨어나면 니가 커피를 끓이구 있구. 내가 날마다 늙어가는 걸 봐줘야 하구. 그리구
때가 오면 나 죽는걸 도와줘야잖니. 난 혼자 할 수 없어. 제씨. 난 너하구 틀려 난 조용한게 무섭구
죽구 싶지 않아 내가 어떻게 널 떠나보낼수가 있니 제씨. 어떻게 내가--- (잠시 사이 있어야 한다)
어떻게 매일 아침눈을 뜰 수가 있니. 니가 더 이상 상처받을 수 없어 자살을 했다는걸 알면서 말이다.
게다가 늘 너랑 같이 지내면서 눈치두 못채구. 그리구 나한테 널 붙잡을 수 있는 기회를 이렇게
줬는데두 천치같이 난 아무것도 못했던 걸 알면서. 이 일담에 내가 어떻게 살수가 있니. 제씨!
[제씨] 내가 가야하는 이유를 설명힌것 뿐이에요. 엄마 자신을 자책하지 말라구요. 가여워하지두
말구요. 엄만 무슨 말루두 내마음을 바꾸게 할수가 없는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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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날 구해주길 바라지 않았어요. 그저 알구만 있으면 했었어요.
[엄마] 조금만 더 같이 있어아우. 몇년이래두. 나두 그렇게 오래 남아있진 않을거 같애.제씨. 나
죽거든 니가 원하는 조용함이 여기 있을 거야. 그럼 어느날 앞쪽 화단에 베건니알심구, 여름 내내
비두잘와 줄거야. 그때 쯤 릭키는 결혼해 손주새끼들 데리구 오구, 넌 그애 부부 몰래 애들 사탕두
주구. 그리구 걔들이 다 즈이집으루 돌아간 뒤 넌 너 좋아하는 조용함과 다시 만날 수 있구.
[제씨] 봐요 엄마. 내가 하는 일은 뭐든지 이렇게 꼬여요 왜 엄마가 날 이해할 거라구 생각했지?
엄마가 매니큐얼 하구 싶어 하는 줄 알았든 것두 또 잘못이구 엄만 그냥 손톱칠할 자세루 손들구
앉았다가 내 총소리 듣는게 그 편이 나을 뻔 했수? 미안해요. 엄마. 그렇지만 어쩔 수 없어요. 난 꼭
해야 해.
[엄마] 자살할 용기가 있다면 제씨. 살 용기두 있는거야.
[제씨] 건 알아요. 문제는 내가 어느쪽을 택하느냐 뿐이에요.
[엄마] 내가. 니가 어째서 하는질 궁리해낼 순 없을지두 몰라 그렇다구 해서 꼭 아무 해결책이 없는 건 아니잖겠니? 니가 찾어봐. 뭔가 생각해 봐. 너 스스루 용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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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구 좀더 노력할 수 있어. 포기할 필요없어 응?
[제씨] 포기하는 게 아니에요. 이게, 다른 걸 해보려구 노력하는 거에요. 내가 시도해 볼 다른 일이 있다는 걸 나두 알아요. 어쩜 성공할지두 모르는 일 말예요. 하지만 어쩌면 성공할지두 모른다는 정도룬 이제와서 충분치 못해요. 나한테 지금 필요한 건 꼭 성공할 일이에요. 그래서 선택한거에요.
[엄마] 그렇지만 니가 꼭 뭔갈 안해두 딴일이 너한테 일어나 줄수두 있는 거 아니니? 뭔가 모든 걸 한꺼번에 바뀌게 해줄수 있는 일 말이다 누가 알겠니 그게 뭔지. 기다려 보는게 마냥 소용 없지만은 않을지두 모르쟎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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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씨] (반응없다)
[엄마] 이 주일만 더 기다려 보자. 우리가 지금같은 얘길 더 할 수두 있잖니?
[제씨] 아뇨. 엄마.
[엄마] 내가 너한테 관심을 보이마 응? 니 질문에 사실대루 대답하구 그리고 내 얘기만 들으라구 안하구 니 얘기두 들을께.
[제씨] 아녜요 엄마. 오늘밤같은 얘긴 더 이상 안될 거에요. 없을 거에요. 끝이 있어서 이 부분이 이렇게 좋을 수 있어요. 이게 내가 할 얘기구 , 내 생각 전부예요. 그리구 내 대답은 노예요. 다슨, 로렛타, 중공, 간질병, 릭키, 씨슬, 엄마, 나, 그리고 희망 내가 할 대답은 노에요. (소파에 있는 엄마에게로) 편하게 가게 해줘요. 엄마.
[엄마] 내가 어떻게 널 가게 하니?
[제씨] 할 수 있어요. 해야 하니까.
[엄마] 넌 내새끼야.
[제씨] 우연히 엄마 딸루 태어났던 것 뿐이에요.
[엄마] (대답 못한다)
[제씨] 애깃적 옛날사진을 본적 있어요. 내가 아닌 딴 사람, 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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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실한 분홍색 피부에 병이 뭔지, 외로움이 뭔지 들어본 일조차 없는, 주면 먹구, 안으면 안겨있구, 발길질을 해두 누구하나 다치게 못하는, 자라면 눈감구, 눕히면 눕구, 흔들어주면 웃구, 매일 새로운 재롱을 피우구, 이불에 침흘리구, 엄마가 이불을 잡아주면 그걸 느꼈었던, 그런 시작을 했던 내가 지금, 이런 나루 남은 거에요. (자기연민 삭제) 이게 내 문제의 핵심이에요. 그때 그 아이를 난 잃었어요. 그래요 나 자신을 잃어버린 거에요. 내가 되고자 했던 나, 하지만 될 수 없었구 끝내 안돼줬던, 그리구 영원히 될수 없는 나를 기다렸었던 거에요. 자 보세요. 그러니 세상이 이집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게 나하구 무슨 상관이 있겠어요. 잃어버린 날 기다렸던 것두 나, 기다릴수 없었던 것두 나였구, 나 , 나에요. 또 다른 나를 만들수 있었을지두 모르는것두 나자신, 그런데 그렇게 된다해두 사람들한테 그걸 꼭 보여줄 필요가 뭐 있수. 여기 머무를 이유가 아무 것두 없어요. 엄마의 당신의 상대루 남는 거 외엔. 근데 그게 --- 그 이유만으룬 남을 이유가 충분치 못해요. 또 난, --- 좋은 상대두 못돼요. (사이)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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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진실을 말해야 한다는 걸 알고) 그래 알아. 나두 니 좋은 상대는 못되구.
[제씨] 참 우스운 생각을 했었다우. 뭐 그다지 안 우스울수두 았지만. 어쨌든 크리스마스 이후, 자살 결심을 한 후 말에요. 가끔 궁금했었어요. 무엇이 날 이세상에 붙잡아 둘수가 있을까, 무엇이 살만한 가치가 있는 일일까, 무엇이었는지 알아요? 내가 뭔가를 좋아한다면 라이스푸딩이나 콘 훌레이크나 뭐 그런걸 굉장히 좋아 한다면 그것만으루두 충분한 이유가 아닐까 하구요.
[어마] 라이스 푸딩 맛있지.
[제씨] 난 맛없어요.
[엄마] 두렵지 않니?
[제씨] 뭐가 두려워요?
[엄마] 난 두려워. 내가,내말은 죽을때가 오면, 물론 이미 오구 있지만, 그렇지만---
[제씨] 그게 언젤지 누구두 모르죠. 공포영화처럼
[엄마] 그래. 공포영화에서 탈옥한 살인범이 내가 손에 뭘 잔뜩 들어 옴짝달싹 못할땔 기다리며 뒷뜰에 숨어 날 지켜보구 있는 거같이 말이다. 그럼 난 어느틈에 어떻게 대비를 해야하는 건가, 어떤 얼굴루 무슨 소릴 내며 내뒤를 쫓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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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을 많이 줄건가, 죽이는데 오래 걸릴건가, 또 그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내 할일을 다 못해노면 어쩔건가 따위.
[제씨] 엄만 준비할 시간 충분히 남았어요.
[엄마] 근데 난 뭘 해놔야 하는지를 몰라. 그때까지. 또 언제까진지두. 뭘 위해서.
[제씨] 닥쳐올 일들을 위해서, 모르겠어요. 남은 시간을 위해서? 애그니스가 또 한번 불낼때를 기다리기 위해? 다슨이 머리칼이 빠진다는 소릴 듣기위해?
[엄마] (아.나) 제씨, 나 여기 그냥 이렇게 앉이서, 그래 좋다. 네가 원한다면 죽어라 할 순 없다.
[제씨] 할수 있어요. 지금 금방 말했잖아요. 다시 해봐요.
[엄마] (소스라치게 놀라며) 제씨! (조용한 공포) 니가 어떻게, (사납게 오려보며) 어떻게 감히 TV보다 싫음 그만두듯 여길 떠날 수 있다구 생각할수가 있니. 안된다 제씨. 그럴 순 없어. 넌 살아남을 날 병신으로 만들구 있어. 아가야. 넌 잘못됐어 틀렸어. 그래, 난 여기가 좋다. 그래서 난 여기 남을 거다. 신이 날 가게 할때까지, 악쓰며 소리 질르며 무덤으로 끌려 갈 때까지. 그래 넌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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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하다. 잘났다! 나 죽기전에 도망가는거. 오냐 그래, 내가 죽음에 뒷덜미 끌려갈땐 니 평생에 첨듣는 악을 쓸테니까. (제씨 돌아선다) 나 지금 누구랑 얘기하는 거니. 넌 벌써 가버린 애지 그렇지? 내가 못 막지? 벌써 딴데루 가버린 사람이니까. 나두 니 속 다 꿰뚫어 볼 수 있어. 너 죽은뒤 사람들이 뭐라구들 할까 그거 생각하지 지금! 니 생각엔 이짓이 사람들을 굉장히 혼란시킬거라구 믿지? 오오 그럼, 크리스마스 때부터 너혼자 속으루 웃었겠지. 이사람들이 얼마나 놀랠까. 흥! 아무두 놀랠 사람 없다. 이 일두 너답게 해. 쉽게 하지 말구 어렵게 해. 그러엄, 그래야 내 딸이지. (제씨 부엌으로
간다. 엄마, 그녀 따라 가면서) 딴 사람들이 누굴 안됐어할지 너두 알지? 나다. 어떠냐, 니가 아니야. 나야. 넌 욕해. 수치야. 다슨한테 누가 니 얘길 꺼내 봐라. 아마 금방 딴 얘기루 바꿀걸? 창피해서. 요새 주차비가 얼마 올랐나 하는 식으루.
[제씨] 제발 날 내버려 둬요!
[엄마] 사실을 말하는 거야.
[제씨] 그냥 쪽지 한장만 남기는건데 잘못했어요.
[엄마] 그래애! (그리고는 갑자기 제씨의 말을 이해하며, 생각만으로도 거의 마비가 되어 제씨쪽으로 천천히 얼굴 돌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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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게 속삭인다) 아니야, 아냐. 그랬다면 아마 난 오늘 밤 니 얘기들을 하나두, 암것두 몰랐을거야.
[제씨] 괠찮아요. (엄마, 몇분 동안의 정신적 황폐로 인해 거의 넋이 나갔다. 부엌 테이블 의자에 앉는다. 고통과 분노와 무서운 공포, 그러나 거의 감정이 없는 상태로 보인다. 그녀는 고통에서 훨씬 넘어선 사실상 건드릴수 없는 상태이다. 제씨는 그것을 안다. 조용히 이야기한다. 엄마가 다시 회복되기를 기다리며 제씨 씽크대에서 손을 씻는다)
[제씨] 엄마, 아버지 장례식 맡았던 목사님 좋아했죠. 생각나세요? 그분한테 부탁하구 싶으면 나두 상관없어.
[엄마] (대답이 아닌 그냥 소리) 뭘.
[제씨] (손에 로션을 바르며 말한다) 그리구 엄마 좋아하는 노래 하나 골라요. 아님 애그니스더러 골드라든지. 어떤 노래가 어울릴지 잘 알거에요. 참! 엄마, 아버지 장례식 때 입었던 옷, 세탁해
놨어요. 그거 엄마한테 잘 어울렸었어요.
[엄마] 생각 안난다.
[제씨] 장례에 엄마 친구들이 오기 시작하면서부턴 그다지 힘들지 않을 거에요. 오랫동안 못만난 친구들두 보게 될 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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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문상을 받을때 허둥거리지 말라구할말을 생각해 놨어요. 그 사람이 들어올때 ---
[제씨] (간단히 반복조) 들어 보세요.
[제씨] 모시구 들어가서 꽃들을 보여줘요.좋아할 거에요.참 안됐읍니다 하거든 엄만 그냥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코니, 그리군 그 사람들 정원에 꽃이 잘 자라나, 아님 추수감사절엔 뭘 할건지 아님 애들 안부를 묻구.
[엄마] 그 사람들 자식 안부는 안 묻는게 좋겠구나. 그냥 요즘 뭘 했냐구 물을 거다. 언제나 그게
무난해. 그리구 뜨개질할 걸 갖구 앉아 있을 거다.
[제씨] 애그니스가 같이 있은 테니까 엄만 아마 아무 얘기두 할 필요 없을지두 몰라요.
[엄마] 코니 리챠드가 오면 그 아이리쉬 털실을 어디서 사냐 물을테다. 지가 아이리쉬 털실이라지만 내가 알어. 정말 아일랜드에서 오는 건 아니야. 그거 아마 흔하디 흔한 녹색 포장지에 싸여 있는, 여기 걸꺼야.
[제씨] 식이 끝난 뒤에 꼭 사람들이 집에 많이 오도록 해요. 음식 넉넉하게 장만해서 충분히 먹게 하구, 엄마 것두 남겨 놀수 있게, 집에 싸갖구 가지는 못하게 해요. 특히 로렛타요.
[엄마] 음식은 로렛타가 다 할텐데, 마카로니 정도는 싸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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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씨] 아녜요 엄마 . 인제부터는 엄만 엄마 생각만 해야 해요. (엄마와 같이 앉으며) 자, 이제 말예요. 누가, 주책없이 내가 왜 자살을 했냐 물으면엄만 그저 모른다구 하세요. 엄만 날 사랑했구, 엄마두 알죠. 내가 엄말 사랑한 걸. 그냥 여늬날 밤하구 마찬가지루 같이 앉아 있다가 내가 엄마한테 키쓰하면서 안녕히 주무세요 엄마. 그랬다구, 엄마는 내가 내방문 닫는 소리를 들었는데 총소리가 난 거에요. 그리구, 이유가 어쨌든 엄마 생각으룬 내가 그 이유는 가지구 간 거에요.
[엄마] (조용히) 그건 당사자 사정이었다구.
[제씨] 그래요. 그게 좋아요, 엄마.
[엄마] 그래, 그럼 그렇게 말할께.
[제씨] 당사자 사정--- 네.
[엄마] 다슨이랑 로렛타한테두 똑같이 말하는 거냐? 둘이 그냥 앉아 있다가 니가 나한테 키쓰하구 엄마 안녕히 주무세요 걔들이 믿겠니? 뭔가 더 있다구 생각하겠지.
[제씨] 그럼 우리가 한 일들을 말하세요. 사탕병을 채우구 냉장고 청소두 하구 핫 초콜렛두 만들어 먹구 소파 카바두 바꾸구, 엄만 전혀 눈치 못챈 거에요. 알죠? 그게 훨씬 나아요. 우리가 이문젤 서루 얘기한줄 알면 걔들 그야말루 정말 이해못해요. 엄마가 어떻게 날 내버려 뒀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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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대답없다) 이건 비밀이에요. 엄마하구 나만의 밤이에요. 누구두 나눠 가질수 없어요.
[엄마] 알았다. 그럼.
[제씨] (엄마 뒤에 서서 그녕의 어깨를 잡고) 총소리가 들리면 엄마 내방에 들어오지 말아요. 일어나기 힘들테니까 애쓰지 마세요. 다슨한테 전화해요. 그리구 경찰, 그리구 애그니스한테 걸어요.그담엔 누가 올때까지 할일이 있어야 해요.핫초콜렛 만든 냄비두 닦구 있어요.
[엄마] 그냥 앉아 있을랜다. 할일까지 필요하진 않아. 경찰들은 무슨 질문을 할거니?
[제씨] 화약반응검살 할 거에요. 그리구 무슨 일이 있었냐구 물을 거에요. 앰블린스가 와서 날 실어낼 거구. 그건 엄마두 알죠. 어떻게 하는지. 엄만 여기 다슨 부부하구 함께 있어요. 꼭 다슨하구 같이 방 바깥에 있으세요. 다슨이 아니구 경찰이 먼저 내방에 들어오게 해 주세요. 꼭요.
[엄마] 만일 다슨네가 날 즈이 집으루 가자구 하면?
[제씨] (거실로 돌아가며) 그건 엄마 맘대루 해요.
[엄마] 여기 있는게 나을 거야 걔들 집에는 커피두 쌍카만 마시구 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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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씨] 며칠간은 애그니스가 와서 같이 있어줄 거에요.
[엄마] 아무래두 나 혼자가 나을 거같다. (제씨가 아까 갖다 놓은 상자 쪽으로 움직여 가면서)
[엄마] 사람들 나눠줄 거니?
[제씨] (둘이 소파에 앉아 제씨 무릎에 상자 놓고) 이 계산기, 로렛타 주세요. 다슨이 저 쓸려구
산건데 엄마두 알죠? 더 좋은 걸 사군 두갤 다 즈이 집으루 갖구 갈 수가 없으니까, 로렛타가 일원 한장에 떨면서 따지잖우, 그래서 나 하나 준건데 로렛탈 주면 좀 우습겠죠. 그리구 내 실내화, 몽땅 다 자루에 넣어 옷장에 뒀어요. 한번두 안신은 거에요. 다 맞을 거야. 다슨 있는데서 얘기 해요. 다슨이
로렛탈 끔찍히 사랑해서 다행이에요. 그것두 알겠지. 로렛타 발이 흔한 싸이즈가 아니라는 거.
[엄마] (계산기 잡으며) 알았다.
[제씨] (상자에서 꺼내며) 이건 다슨주세요. 거의 엄마에 관한 얘기니까 읽구 싶음 읽구요. 엄마 생일하구 크리스마스때 줄 선물 목록두 앞으로 한 이십년 후꺼까지 썼어요. 엄마가 따루 특별히 원하는게 있으면 다슨 주기전에 더 써 넣어요. 선물받으면서 그냥 놀래면서 받구 싶거든 읽지 말구요.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거의 집에 필요한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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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을 받을 거에요. 목욕탕 카펫이든지 뭐 편물루 만든 거든지, 그런 거요. 내년 크리스마스껀 좀 비싼 것들이에요. 다슨이 꽤 깨질 걸요? 엄마가 굉장히 좋아하는 것들이에요. 상상할 수 없는 것들.
[엄마] 다슨이 비싼 걸 사줄것 같니?
[제씨] 이렇게 다 써 놨는데 안하면 지가 아마 좀 께름직 할 거에요. 그리구 이건 씨슬 전화번호에요. 지난 주 여기루 걸었드니 받드라구요. 아직 거기 살 거에요.
[엄마] 뭐라구 해야 하니.
[제씨] 내가 그사람 얘기--- 좋은 얘기만 하드라구요. 중요한 건 릭키 찾아 내 소식 전하구, 엄마가 그애 몫으로 남겨둔걸 맡아 갖구 있으니까 와서 갖구 가라구 하세요. (상자에서 봉투 꺼내며)
[엄마] (빈 본투인 것 같은 느낌에) 그게 뭐냐?
[제씨] (꺼내며) 내 시계에요.
(봉투에 시계 넣고 속에서 리본 꺼내 묶는다)
[엄마] 팔아 먹을 걸 뭐.
[제씨] 그러라구요. 아직까지 안 훔쳐간 것만두 고마운데 뭐. 내가 뭐 맛있는걸 사먹였으면 좋았을텐데.
[엄마] 그걸루 마리화나나 사겠지.
[제씨] 그럼 그거라두 좋은 걸루 사서 함 되겠죠. 나머지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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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에요. (상자를 엄마에게 건네 주고 엄마, 이것저것 만지며 들여다 본다)
[엄마] (놀라며) 이걸 언제 다 했니. 응, 나 낮잠잘 때 했겠구나.
[제씨] 시끄럽지 않게 하려구 애썼어요.
[엄마] 선물들이라는 것에 석연치 않다.
[제씨] 별거 아니에요. 그저 엄마가 좋아할 그림이라든지 엄만 잃어버렸다구 생각했던 시시한 것들이에요. 엄마 껀지두 모르구 있던 것들요. 보면 알거에요.
[엄마] 내가 이걸 갖구 있구 싶을지 의문이다. 니 생각만 나게 할걸.
[제씨] 안그럴 거에요. 샘플 치약같은 것들이니까. 구석구석 처박혀 있던 거 찾아낸 거에요.
[엄마] 오, 그래 그럼.
[제씨] 아마 거기 하나는 괜찮을 거에요. 할머니가 주신 반진데 엄마 좋아할 거에요. 근데, 지금 주면 엄마 안 낄 거 같아서요.
[엄마] (상자 테이블 근처에 놓으며) 그래, 못낄 거다. 나 이제 매니큐어해두 될 것 같다. 손 새루 씻으랴?
[제씨] (일어서며) 이제 그만 들어가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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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빠르게) 안돼, 제씨! 아직 밤이 멀었다.
[제씨] (엄마, 제씨 잡았을 때) 안돼요, 엄마.
[엄마] 아직 열시두 안됐잖니.
[제씨] (조용히) 가게 두세요.
[엄마] 난 못한다. 넌 갈 수 없어! 니가 어떻게 이럴수가 있니! 이렇게 빠를 거라구 언제 말했니! 난 무섭다 응? 제씨! 난 널 사랑해 아직.
[제씨] (뿌리치며) 가게 해 주세요 엄마. 할 말 끝났어요.
[엄마] (꼼짝 않고 잠깐 서 있다가) 너 내 손톱 해 준댔지.
[제씨] (조금 뒤로 물러서며) 이젠 못해요. 너무 늦었어요.
[엄마] 늦긴 뭐가 늦니.
[제씨] 엄마가 전화걸 때 다슨네 잠에서 깨게 하구 싶지 않아요. 잠자리에 들기 전이라야 금방 올수 있잖아. (뒤로 물러 서며)
[엄마] (그녀 가까이 움직이며 조심스럽게) 깨야할땐 걔들 잠귀 밝어. 걔들은 이집하구 별상관 없는 애들이다. 너하구 난 상관있어. 아직 끝나지 않았어. 아직두 정리해야 할 게 잔뜩 남었다.난 내 약처방이 어딨는지두 모르구. 넌 닥터 데이비스가 전화하면 내가 할말두 아직 안 해 줬어. 그리구 릭키한테두 어디까지 얘길해야 하는지두 모르구 낙엽 긁을 때가 되면 누굴 불르는 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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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씨] 날 막을려구 애쓰지 마 엄마, 엄마 안돼.
[엄마] (그녀 다시 잡으며, 이번에는 세차게) 왜 안돼! 왜 못해! 내가, 이렇게 버티구 있는데 넌 날 빠져나갈 수 없어. (싱경이질 하며) 갈려면 제씨, 날 넘어뜨려야 해. 나 아직 널 그냥, (문 앞에서 둘이 잡고 뿌리치고 하다가 제씨 빠져 나간다)
[제씨] (거의 속삭임) 안녕히 주무세요 엄마. (제씨, 자기 방으로 사라지고 엄마, 문 앞에 왔을때 문 잠그는 소리 들린다)
[엄마] (악쓴다) 제씨! (두들긴다) 제씨! 물 열어라. 제발 이러지 마라 제씨. 문 열때까지 나 악쓴다. 제씨! 제씨! 제씨! 니가 나한테 시킨대루 나 하나두 안하면 어쩔래. 씨슬한테 니가 나쁜놈이라 그러드라구 할거야. 그래서 니가 이렇게 된 거라구! 릭키 주라는 시계는 다슨 줄란다! 그렇게 못하게 할려면 니가 나와서 날, 제씨! (두드린다) 제씨 그만 둬! 내가 몰랐어! 내가 줄곧 너하구 같이였는데 어떻게 그토록 너혼자 외로왔다는걸 짐작이나 할 수 있었겠니.
(엄마, 잠깐 쉰다. 숨이 차다. 귀를 문에 댄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자 뒤로 조금 물러나 똑바로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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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악쓴다)
[엄마] 제씨야! 제발!
(그 대답인 것처럼 총소리 들린다. 엄마, 문 앞에서 무너지듯 주저 앉는다. 눈물 줄기가 그녀 얼굴에 흘러내린다 그러나 더 이상 소리는 지르지 않는다.)
[엄마] 제씨, 제씨, 내 아가. 날 용서해 다우. (사이) 난 니가 내껀줄 알았었다.
(문에서 떠나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는채 거실의 가구 근처를 어딘지도 모르는 채 움직이다가 그러다 마침내 부엌 렌지 위에 냄비를 (핫 초콜렛을 만들었던) 들고 전화로 간다. 다이얼을 돌리는 동안에 그 냄비를 꼭 쥔채, 내려다 본다. 다시 꽉 잡는다. 냄비에 그녀의 목숨이 달려 있는듯이. 로렛타의 대답 듣는다.)
[엄마] 로렛타. 다슨 좀 바꿔다우.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