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트라이데 골목 위쪽으로 걸어 올라가면 696년에 건축된 성 페터 성당이 있는데 이 성당은 모차르트가 ‘다단조 미사곡’을 직접 지휘하며 초연한 곳이며, 이 곳에 바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마리아가 신입생 수녀로 있던 논베르크 수도원이 있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주인공 마리아가 트랩대령에게 느낀 사랑의 감정을 털어 놓자, 이 논베르크수도원의 원장 수녀가 마리아에게 자신에게 맞는 삶을 찾으라며 부른 노래가 있다.
산이란 산은 모두 오르세요. 높고 낮은 골짜기 모두 샛길이 보이면 들어서고 길이 나타나면 따라 가세요 산이란 산은 모두 오르고 개울이란 개울은 다 건너가세요. 무지개가 보이면 뒤쫒아가세요. 자신의 꿈을 찾을 때까지 혼신의 사랑을 바칠 수 있는, 그런 꿈. 사는 동안 끊임없이 사랑을 쏟을 수 있는, 그런 꿈
내가 잘츠부르크와 처음 만난 것은 1965년에 만들어진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통해서였다. 음악을 전혀 몰랐던 어린 나이에도 두 번이나 영화관에서 더 본 유일한 영화다. 바로 이 영화의 무대가 세계 최고의 음악도시 잘츠부르크다. 악성 모차르트와 지휘자 폰 카라얀이 태어나 활동했던 도시이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로 꼽히는 잘츠부르크는 동 알프스 북쪽 기슭에 위치하고 있으며 인구 15만 명의 작은 도시이다.
이 도시의 이름 ‘잘츠부르크(Salsburg)'는 ’잘츠(소금)와 ‘부르크(성)’라는 말이 합쳐 만들어진 말이며 지구의 융기 작용으로 알프스가 만들어질 때 같이 올라온 바닷물이 소금이 되자 소금을 채취하러 온 사람들에 의해 형성된 소금도시다.
파리에서 출발한 야간열차가 새벽 잘츠부르크역에 도착했다. 이른 새벽에 만난 잘츠부르크역의 작은 빵가게 겸 커피 가게의 새벽을 맞는 아가씨가 분주하다. 커피 한잔과 크로와상 몇 조각. 이젠 유럽 어디를 가도 일본처럼 커피 맛을 음미하지는 않는다. 그냥 그들만의 분위기와 커피 한잔의 행복만 가지면 될 뿐이다. 커피 맛을 논하기 위해 유럽의 커피점을 찾는다면 아마도 이제 그런 기대는 갖지 앉는 것이 좋을 것이다.
새벽 한적한 게트라이데 거리
게트라이데 거리는 철제로 만들어진 예쁜 간판들의 경연장이다. 건물 외벽을 불쑥 튀어나온 간판들이 ‘예쁜 간판이란 이런 것들이야’ 라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이 고풍스럽고 예쁜, 그리고 아담한 거리에는 백화점, 카페, 도자기가게, 서점들이 늘어 서 마치 현대와 과거가 공존하는 모습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이 거리 중심에 신동 모차르트가 17세까지 살았던 6층의 생가 건물이 있다. 모차르트는 이 건물 4층에 세 들어 있었는데, 현재 전시관으로 쓰이고 있는 이 건물에는 그가 사용하던 클라비코드와 바이올린, 그가 직접 썼던 자필 악보 등이 전시되어 있다. 이 게트라이데 골목 위쪽으로 걸어 올라가면 696년에 건축된 성 페터 성당이 있는데 이 성당은 모차르트가 ‘다단조 미사곡’을 직접 지휘하며 초연한 곳이며, 이 곳에 바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마리아가 신입생 수녀로 있던 논베르크 수도원이 있다.
사운드 오브 뮤직의 주인공 마리아가 트랩대령에게 느낀 사랑의 감정을 털어 놓자, 이 논베르크수도원의 원장 수녀가 마리아에게 자신에게 맞는 삶을 찾으라며 부른 노래가 있다.
산이란 산은 모두 오르세요 높고 낮은 골짜기 모두 샛길이 보이면 들어서고 길이 나타나면 따라 가세요 산이란 산은 모두 오르고 개울이란 개울은 다 건너가세요
무지개가 보이면 뒤쫒아가세요 자신의 꿈을 찾을 때까지 혼신의 사랑을 바칠 수 있는, 그런 꿈 사는 동안 끊임없이 사랑을 쏟을 수 있는, 그런 꿈
모든 산을 오르고 모든 개울을 건너고 모든 무지개를 뒤쫓으세요 자신의 꿈을 찾을 때까지
토마셀리와 콘디토라 카페
이 게트라이데 거리를 벗어나 시내 중심에 흐르고 있는 잘자흐강을 건너면 산위에 우뚝서있는 호헨잘츠부르크성 아래의 모차르트 광장을 만날 수 있다. 바로 이 모차르트 광장 중심에 잘츠부르크에서 가장 유명한 두 개의 카페가 있다. 오스트리아의 가장 오래된 카페의 하나인 ‘토마셀리’와 카페 콘디토라.
오스트리아의 유명한 커피하우스들은 나름대로의 공식을 지키고 있는 데 토마셀리 또한‘크리스탈 샹드리에와 대리석 테이블, 푹신한 가죽소파와 나무봉으로 철을 한 신문’공식을 그대로 지키고 있는 전통 있는 커피하우스이다.
이른 새벽 잘츠부르크 기차역에서의 커피 한 잔 후, 아직 잠이 깨지 않은 게트라이데 거리를 지나 토마셀리에 도착하자, 새벽의 푸른빛이 아직 걷히지 않은 가운데 푸른 빛 속의 토마셀리가 정겨운 빛을 내고 있다. 벌써 서너 테이블에 손님이 않아 신문을 보며 커피를 마시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커피 하우스들은 커피를 시키면 스푼이 거꾸로 얹혀진 물 한잔이 따라 나오는 데, 이 물은 물이 귀하던 시절 커피 하우스에서 손님에게 표시하던 환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일층에 바가 없이 곧장 주방으로 연결되어 있다. 주방 구석에 커피 머신이 있고 그 위엔 일리 커피 깡통이 보인다. 전문 바리스타 없이 주방에서 일하는 아주머니(?)인 듯한 분이 커피를 내린다. 새벽의 한가로움일까? 맞이해주는 눈길들이 모두 따뜻하다. 이층의 제과실에서는 5명의 파티시에들이 분주하게 케익을 만들고 있다. 정결한 주방과 밝은 모습들이 인상적이다.
커피 하우스 토마셀리는 오래된 편안함이란 무엇인지 말하고 있는 듯하다. 오래된 것이 위압감이 아닌 편안함으로 다가오는 것이 토마셀리의 진정한 매력인 듯 하다.
토마셀리의 맞은편에 있는 카페 콘디토라는 잘츠부르크에서 가장 유명한 초콜릿인 ‘모차르트 쿠겔을 처음으로 만들어낸 커피하우스이다. 이곳의 과자 기술자였던 ’파울 퓌르스트‘는 1890년 초콜릿에 피스타치오로 만든 소가 들어 있는 수제 모차르트 쿠겔을 만들어냈다. 지금은 일반화 되어 있고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하고 있지만 그 당시에 그는 이것으로 이 커피 하우스를 유명하게 만들었다. 잘츠부르크에는 어디에 가도 이 모차르트 쿠겔을 기념품혹은 상품으로 팔고 있지만 오리지널 모차르트 수제 쿠겔은 오직 이곳에만 맛 볼 수 있어 아직도 관광객들이 많이 오고 있는 곳이다.
새벽인데도 이 곳 또한 커피 마시는 손님들이 몇 테이블은 앉아 있다. 커피는 자동 머신으로 내려준다. 오리지널 모차르트 쿠겔을 만든 집답게 진열장에는 각종 모양의 쵸콜릿과
케잌이 가득 차 있다. 토마셀리에 비해 규모나 여러 면에서 뒤떨어지지만 아담한 모양으로 모차르트 광장의 새벽을 열어가고 있는 잘츠부르크의 두 커피하우스다.
두 커피하우스 사이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마리아가 팔 벌리고 드넓은 초원 위를 달리며‘산들은 음악소리로 살아 움직인다’(The Sound of Music)를 부를 때 배경이 되었던 운터베르크 산이 우뚝 솟아있고 그 전면에 호헨 짤츠부르크성이 새벽 푸른빛을 띠며 잘츠부르크 시를 내려다보고 있다. 현대와 구시대가 잘 조화된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움이 어떤가를 보고 싶다면 이 곳 잘츠부르크에 와 봐야 할 것이다.
잘츠부르크에는 매년 7, 8월에 음악축제가 열린다. ‘잘츠부르크 음악축제’는 세계 최고의 명지휘자와 연주자들이 연주회 기간 내내 출연한다. 이 음악회는 1877년부터 1910년 사이에 8회에 걸쳐 개최된 모차르트 축제가 효시로 처음에는 모차르트 음악만 연주되다가 점차 래퍼토리가 다양해졌다. 잘츠부르크 음악축제는 베를린 필, 빈 필하모니 등 세계 최고의 악단과 카랴안, 토스카니니, 푸르트벵글러 등 당대 최고의 지휘자들이 무대에서 세계 최고의 음악 페스티벌로 자리 잡았다. 현재는 이 기간 중 5, 6편의 오페라 공연과 수십 종의 연주회, 연극, 발레공연 등 이어져 전 세계 각지에서 이 축제를 즐기기 위해 찾아오며, 그 수가 이 곳 인구의 두 배인 30만 명이 매일 찾아온다고 한다. 그 기간 중 이 곳 커피하우스는 물론 레스토랑들이 발 디딜 틈 없이 바쁘다고 한다.
30년 전 영화‘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만났던 잘츠부르크를 이제 커피라는 이름으로 다시 만났다. 긴 여정 중 몇 시간의 짧은 만남이어서 아쉬움만 남는다.
언젠가 이 잘츠부르크를 음악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만날 날을 기다려 본다.
글_김용덕 |
첫댓글 그대여! 이런 카페 쥔장이 되소서~~~
감사합니다.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