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원 | 사람 따라 다르겠지만, ‘민초’(民草)라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김수영의 ‘풀’이다. 나중엔 일어나 웃지만, 비를 몰아오는 마파람에 발밑까지 엎드려 울 수밖에 없는 힘없는 민초의 모습을 그렸다. 그런데, 그런 모습을 질기디질긴 ‘질경이’라는 풀에서 본다. 질경이는 주로 길가에 줄기 없는 잎들이 서로 얼싸안고 “나 잡아 잡수!” 하는 양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자란다. 사람들의 발길에 짓밟히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끈질기게 살아서 남는다. 그래서 밟고 밟아도 다시 일어서는 질긴 풀이라는 뜻이 담긴 이름이 붙었다. 식물학자들이 확인한 바로, 질경이는 잎 조직이 질겨서 잘 찢기지 않으며, 생장점이 땅속에 있어 뜯겨도 견디며 다시 난다고 한다.
이름에 걸맞게도 질경이는 가난한 백성들이 보릿고개를 넘기게 하는 구황식물이기도 했다. 가난한 시절 멀건 죽을 먹을 수밖에 없었던 나이 드신 분들도 적잖은데, 요즘은 ‘참살이’의 한 방편으로 ‘질경이밥 하는 법’이 신문·방송에까지 돌고 있으니, 세월이 돌고 돎을 느낀다. 아이들은 질경이를 뿌리째 뽑아 제기를 차기도 해서 ‘제기풀’이라고 부르기도 했으며, 요즘은 생태학교 학습 프로그램에도 등장한다. 한자 이름은 ‘차전초’(車前草)인데, 말 그대로 ‘수레바퀴 앞에 있는 풀’이라는 뜻이다. 수레바퀴에 깔리면서도 살아남는 끈질김을 질경이한테서 본다. 북한에서는 ‘길짱구’라 부른다. 길에서 잘 자라는 풀이라는 뜻이니까 차전초와 뜻이 바로 통한다. 옛말은 ‘길경이’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하지만 이는 인간 기준일 뿐이고 생태계에 있어서는 잡초도 물론 필요하다. 뿌리를 깊이 내리기 때문에 땅 속 깊숙한 곳에서 영양 염류를 퍼 올리는 역할을 하며 땅을 섬유화시켜서 표토 층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기후가 건조한 미국 텍사스의 한 과수원에서는 잡초 때문에 골머리를 앓자 주변의 잡초를 아예 씨를 말려버렸더니 극심한 토양침식과 모래바람으로 몇 년 치 농사를 망쳤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그 근방에서는 과수 사이에 잡초를 키워둔다고. 이에 대해서는 더스트 볼을 참조하자. |
특징 | 바닷가 풀밭에서 자란다. 전체가 장대하고 원줄기와 털이 없다. 잎자루가 긴 잎이 뿌리에서 모여나와 비스듬히 자란다. 잎은 길이 10~30cm의 달걀모양 타원형으로 두껍고 광택이 있다. 굵은 평행맥이 있으며 잎끝은 약간 둔하고 밑은 잎자루로 흐른다. 가장자리는 밋밋하거나 밑부분에 얕게 패어 들어간 톱니가 있다. 잎자루는 3~20cm이다. 꽃은 5~7월에 흰색으로 피며, 많은 꽃이 꽃자루 위쪽에 수상꽃차례로 달린다. 꽃자루는 길이 40~80cm이다. 꽃받침은 4개로 갈라지며, 달걀모양 포(苞)로 싸여 있다. 화관(花冠)은 끝이 4개로 갈라지고, 4개의 수술이 길게 밖으로 나온다. 암술은 1개이다. 열매는 타원형 삭과로 꽃받침보다 2배 정도 길다. 안에는 검은 갈색의 종자가 8~12개 들어 있다. 연한 잎을 나물로 먹고, 종자는 약재로 쓴다. 한국(남부)·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백과사전) 감기 신경통 월경감소 유즙불통 이명 상처 부스럼
▶ 지혈산어, 지통, 소염, 보혈, 감기, 치통, 치조농루, 옴, 사마귀, 종기, 어혈, 가려움증, 각종염증, 자궁경부암, 기능성 자궁출혈, 신경통, 월경감소, 유즙불통, 이명, 상처와 부스럼을 다스리는 갯질경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