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6일 새벽 5시경, 대전 서구 도마동 새벽인력시장. 한파가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트럭 한 대가 멈춰 섰습니다.
대전곰두리복지재단(회장 김종수)이 운영하는 곰두리자원봉사연합 회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차량에서 내리더니 금방 천막 한 동이 만들어집니다.
봉사자들은 이어 천막 안에 테이블과 의자를 배치하고 쌀밥과 육개장,
김치, 나물 등을 그릇과 접시에 나눠 담습니다.
30여 분이 경과하자 건설현장에서 노동을 팔기 위해 삼삼오오 몰려든 일용근로자들이 하나 둘씩 천막 안으로 들어와 국밥을 말았습니다. 지난해 새벽 인력시장을 1차 점검하고 일용 근로자 일자리 확대와 복지대책을 수립하고 있는 시 공무원들도 함께 앉아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눴습니다.
한 공무원이 일용근로자들에게 “많이 드세요”하자 50대의 한 아주머니는 눈물을 글썽이며 “오랜만에 아침을 먹네요. 호출을 받아 일하러가도 새참을 안주면 속이 쓰렸는데…”라며 말꼬리를 흐리더군요.
새벽 인력시장 아침식사는 대한건설협회 대전광역시회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한 불우이웃돕기 기금을 지원하고, 곰두리자원봉사연합이 도마동 서부인력공사 인근에서, 불교재단 참사랑의 집(백강 금산스님)이 대전역 인근에서 이날부터 다음달까지 매주 화요일 제공한다고 합니다. 대전시는 선거법 검토를 거쳐 봉사기관과 단체를 연결하는 역할만 했다고 하네요.
아침식사 제공을 위해 만들어진 천막
육개장을 담고 있는 봉사자
식사를 마친 후 대전시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협의해 아침식사 제공을 확대하는 후속관리 마련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또 시 공무원들은 서부인력공사를 찾아 건설현장으로부터 호출을 기다리는 대기자들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일용 근로자들은 지난해 인력시장 방문 시 자전거보관대를 설치해 달라는 요구를 즉각 수용해 줘 고맙다는 인사치레부터 시시콜콜한 개인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까지 수 십 명이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가장 많은 하소연은 단연 일자리가 없다는 것.
대전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는 서부인력공사 임장수 대표는 “새벽에 100여 명이 일자리를 기다리지만 겨울철이다 보니 절반 정도는 발길을 돌려야 한다”고 말해 줍니다.
대전시 공무원들은 “시에서는 올해에도 조기발주를 통해 건설현장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할 계획”이라며 “시에서 발주하는 사업은 건설사들과 협의를 통해 새벽 인력시장을 활용토록 조치하겠다”고 근로자들에게 설명했습니다.
특히 조경사업과 꽃동산 조성, 하천관리 등은 일일이 손으로 노동이 이뤄지므로 일용근로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새벽 인력시장 일용근로자들을 적극 활용해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따뜻한 육개장에 밥을 말아 아침식사를 하고 있는 일용 근로자들
지난해에도 대전시는 새벽 인력시장을 방문했었는데, 이후 장애인 복지공장(전국 최초로 장애인들에게 일할 권리를 주기 위해 현재 대덕산업단지에 건립 중), 엑스포 남문광장 공간재창조 사업 등 직접 발주한 공사현장과 인력시장을 연계했었습니다.
대전시는 또 현재 지역 주요건설사들과 지역 인력시장 인부를 활용하기 위한 협약 체결을 준비 중입니다.
첫댓글 좋은일 하는분들에게 복이 있으시길.......
어렵게 사는 이에게 조그만 관심만 보이더라도 우리 사회는 밝아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