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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1,288m)
영동고속도로 호법에서 남원주까지의 구간이 4차선으로 확장되어 이제 치악산을 찾기가 더욱 쉬워졌다. 수도권에서 1시간30분이면 산행출발점에 닿을 수 있게돼 서울에서 하루산행으로 치악산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산행들머리까지 가는 시간이 단축됨에 따라 구룡사 일변도로 이루어져 온 산행 패턴이 많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면에서 주목받는 들머리는 상원사로 이어지는 원주시 신림면 성남리나, 영원사를 지나는 판부면 금대리라 하겠다. 특히 상원사 코스는 계획만 잘 세우면 주릉 10여km를 밟을 수 있고 상원사 아래의 높은 다리에서 한적함을 맛보며 민박을 할 수 있어 앞으로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치악산행의 묘미는 무엇보다 20여km 가까운 남북주릉을 종주하는 데 있다. 주릉을 얼마나 탈 수 있을까 하는 것은 산행시간과 체력에 달려 있다. 치악산이 근교산으로 자리를 잡아간다는 점에서 이 산을 자주 찾아 주릉의 거리를 점차로 늘려가는 산행을 해볼 만하다.
눈길 뚫고 나가는 데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고 가정하고 산행시간별로 코스를 잡아보자.
먼저 주릉을 걷는데 걸리는 시간을 살펴보면 시루봉(일명 비로봉)에서 남대봉의 남릉은 10km 남짓으로 5시간에서 6시간 걸린다. 시루봉에서 매화산까지의 북릉은 7시간에서 8시간을 잡아야 하는데 등산인이 거의 다니지 않는 능선이다. 북릉에는 천지봉 남쪽의 안부에서 세렴폭포쪽으로 하산하는 길과 매화산 남서쪽의 수래너미재에서 한다리로 내려가는 길 외에는 마땅한 탈출로가 없으므로 시간 여유를 가지고 산행에 나서야 한다.
매화산에서 시명봉을 잇는 남북주릉을 풀 종주하려면 어디서 시작하건 하루 이상을 산에서 자야한다. 9~10시간 계획이라면 높은다리 매표소~상원사~시루봉~구룡사 코스와 금대분소~영원사~남대봉~시루봉~구룡사 코스, 한다리~수래너미재~천지봉~시루봉~황골 코스 등을 가볼 만하다. 7~8시간이라면 국향사~고든치~시루봉~구룡사 코스, 관음사~시루봉~구룡사 코스, 부곡~시루봉~관음사 코스를, 5~6시간이라면 황골~시루봉~구룡사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치악의 주릉을 많이 밟기 위해서는 출발지에서 거리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택시나 승용차로 접근할 수 있는 가장 깊은 곳까지 가야 하는데 상원사 코스의 경우 높은다리 매표소는 물론이고, 매표소 위의 민박집이나 그 이상까지 간다면 시간에 대한 부담을 훨씬 덜 수 있을 것이다. 영원사의 경우에도 5번 국도의 금대리 정류소에서 내린 경우에는 일론마을의 매표소까지 40분 이상 걸어가야 하지만 승용차나 택시는 소쩍새마을 위의 일론마을 매표소까지는 합법적으로 갈 수 있으며, 그 위의 영원사까지도 콘크리트 포장길이 나있다.
이렇게 산행을 시작하면 시루봉 남릉을 모두 타고 상봉에 이른 다음 구룡사로 하산할 수 있다. 구룡사가 아니라 상원사나 영원사에서 시작하는 것은 능선종주끝에 시루봉에 올라 대미를 장식하자는 뜻에서다. 남북으로 뻗은 치악산 주릉은 원주시와 횡성군의 경계를 이루는데 동쪽인 원주에서 주릉까지는 거리가 짧은 대신에 경사가 급하고 서쪽은 완만하고 거리가 길다. 원주쪽에서 많은 등산로가 발달돼 있는 것은 거리가 짧은 것보다는 교통이 편
리함을 사기 때문이다.
시루봉에서 향로봉까지 5km 남짓한 주릉에는 황골, 관음사, 국향사 등에서 올라오는 등산로가 발달해 있어 주릉종주시 탈출로로도 유용하다. 동쪽으로는 부곡에서 시루봉과 남대봉의 거의 중간지점인 고든치로 올라서는 등산로가 있지만 원주에서 부곡까지 가는 버스가 하루에 네번밖에 없으므로 교통이 불편한 편이다.
주릉에 올라서는 길을 중심으로 치악산 등산로를 소개한다. 이들 오름길과 주릉을 이은 다음 오름길 하나를 하산길로 잡으면 훌륭한 치악산 등산코스가 될 것이다.
주릉으로 올라서는 이 코스들 외의 등산로로는 삼봉 코스를 들 수 있다. 시루봉에서 남릉을 타고 가다 황골 갈림길 전에서 북으로 뻗은 능선이 삼봉 능선이다. 삼봉 남동쪽 아래의 쥐너미고개에서 도실암골을 거쳐 구룡사 야영장 위의 선녀탕과 약초원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고, 삼봉, 투구봉, 토끼봉을 거쳐 구룡사 입구 버스정류소 부근으로 연결되는 능선길도 있다.
이 두 코스는 하산길로 한번쯤 잡아볼 만한데 시루봉만을 다녀올 계획이라면 오름길로도 좋다.
구룡사코스
구룡사를 산행들머리로 잡을 경우 사다리병창 코스와 그 서쪽의 계곡길을 통해 주릉에 오를 수 있다. 이 두 코스가 산행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주등산로다. 그러나 이들 코스는 주릉에 올라서는 데 3시간 정도가 걸리므로 주릉종주를 위한 들머리보다는 종주 후의 하산길로 적당하다.
사다리병창코스로 오른 경우 시루봉으로 바로 오르게 되며 계곡길을 탄 경우에는 시루봉 서쪽, 공중전화부스와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능선으로 오르게 된다. 이곳에서 시루봉까지는 300여m의 오르막으로 철계단이 놓여 있다.
이 두 코스는 구룡사 매표소를 통과하자마자 왼쪽에 있는 황장금표를 보는 것으로 산행이 시작된다.
줄기가 붉은 금강소나무를 보면서 10여분 걸으면 구룡사다. 여기서 야영장과 입산통제소가 있는 곳까지는 10여분이면 되고 큰골을 따라 30여분 더 걸으면 세렴폭포 아래의 갈림길에 선다. 이 부근에서 사다리병창 코스와 계곡길이 갈라진다.
이곳에서 정상까지는 사다리병창 코스로 2시간, 계곡길은 이보다 20분쯤 더 걸린다.
구룡사를 들머리로 하면 이밖에 세렴폭포 아래 갈림길에서 큰골을 계속 따라가다 베너미재 북쪽의 시루봉 지릉으로 오르는 코스와 세렴폭포골을 따라 천지봉 남쪽 안부로 오르는 길이 있다. 전자는 94년부터 자연휴식년제로 묶여 산행인의 출입을 막고 있고 후자는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다.
황골(입석사)코스
구룡사 코스와 함께 많은 사람들이 찾는 코스다. 구룡사에서 시루봉으로 오른 경우의 하산길로 많이 이용되며 이곳에서 시작해 시루봉으로 가는 경우도 많다. 이 코스로 올라 남대봉쪽 주릉을 종주할 경우에는 시루봉을 빼 먹게 되어 아쉬움이 남지만 시루봉을 거쳐 북쪽 주릉을 탈 생각이라면 좋은 들머리가 된다.
매표소에서 1시간쯤 오르면 입석사에 이른다. 이곳부터 주릉까지는 경사가 급하고 길이 약간 험한데 30분쯤 걸린다. 주릉에 오르면 시루봉이 30여분 거리다. 황골매표소에서 주릉까지 1시간30분이면 오를 수 있고, 내려올 때는 1시간쯤 걸린다.
관음사코스
원주시 행구동 관음사에서 주릉의 고든치로 올라서는 길이다. 고든치에서는 시루봉까지 4.8km, 상원사까지 5.7km로 어느 쪽을 택하든 시루봉과 남대봉 능선의 절반 가량을 맛볼 수 있다.
행구동 포장도로가 끊기는 곳에서 관음사로 이어지는 콘크리트길을 따라 오른다. 나무의자가 있는 쉼터를 지나자마자 관음사 바로 아래서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게곡을 건너면 산행이 시작된다. 안내표지판이 있어 입구를 찾는 데는 문제가 없
다. 조금 올라가면 길이 둘로 갈리는데 왼쪽의 계곡길이 고든치로 올라가는 길이다. 10여분 가면 물을 건넌다.계곡을 오른쪽에 두고 등산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작은 폭포가 연이어 나타난다. 계곡을 두번 건너고 나면 조릿대길이 나온다. 계곡이끝날때부터는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오르막이 30여분 계속된다. 마지막 급경사 사면을 오르면 고든치다.
관음사에서 고든치까지는 3.6km의 거리로 오를 때는 1시간30분쯤 걸리고 내려설 때는 50분쯤 걸린다.
국향사코스
원주시 행구동 국향사에서 출발해 보문사를 거쳐 향로봉 남쪽의 주릉으로 올라서는 길이다. 주릉을 타고 시루봉에 이른 다음 구룡사쪽으로 하산하거나 남쪽으로 주릉을 타고 남대봉을 거쳐 상원사나 영원사로 하산하는 데 무리가 없는 들머리다.
국향사에서 매표소를 지나 보문사까지는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콘크리트길이다.보문사에서 주릉까지는 경사가 급하다.
국향사에서 주릉까지 1시간30분, 내려설 때는 1시간이면 충분하다.
부곡코스
영동고속도로 확장으로 치악산을 찾기가 쉬워진만큼 동쪽의 횡성군 부곡에서 출발하는 산행을 해볼 만하다. 특히 이 코스는 급경사가 없는 계곡길이 고든치까지 이어져 힘들이지 않고 주릉에 올라설 수 있어 좋다. 94년부터 휴식년제에서 풀린 코스로 고든치에 올라선 다음에는 주릉을 타고 시루봉까지 가 사다리병창이나 계곡길로 하산하면 제격이다.
시내버스를 이용할 경우 원주에서 아침 8시6분에 출발하는 첫차를 탄다. 이 버스는 횡성을 경유하기 때문에 부곡 종점까지 2시간10분이 걸린다.
부곡리 버스종점에서 서쪽으로 곧게 뻗은 콘크리트 마을길을 10여분 따라가면 마을이 끝나고 비닐하우스가 나온다. 곧 입산통제소(거의 근무자가 없다)에 닿는다. 오래된 임도가 소나무숲 사이로 계속된다. 계곡을 왼쪽에 끼고 이어지는 이 길은 산책로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15분쯤 가면 계곡수보호와 공원준수사항이 적힌 두개의 안내판이 있는 곳에 도착한다. 이 부근의 계곡미가 일품이다.
곧 길이 좁아지고 계곡이 갈린다. 왼쪽 계곡을 따른다. 오른쪽 다리골에도 주릉까지 이어지는 길이 있지만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다.15분쯤 가면 계곡이 다시 한번 갈린다. 오른쪽은 원통재로 이어지는 원통골이다. 왼쪽 계곡을 따라가다 보면 곧 계곡이 작아지고 억새밭에 이른다. 억새밭을 지나면 일본이깔나무숲 속으로 등산로가 이어진다. 경사가 약간 급해지면서 잣나무 조림지가 나오고 샘을 지나 100여m 오르면 고든치다.
부곡마을 버스종점에서 1시간30분이면 주릉에 오를 수 있다. 원즈서 첫차를 타고 온 경우라면 12시경이면 고든치에 올라설 수 있다.
영원사코스
원주에서 5번 국도를 타고 신림, 제천방향으로 가다 금대리 버스정류소에서 좌회전해 들어간다. 중앙선 똬리굴 직전의 철도교각(백척교)이 있는 곳이다. 치악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금대분소 앞에는 넓은 주차장이 있다.
승용차나 택시는 소쩍새마을을 지나 일론마을의 매표소까지 들어갈 수 있다. 걸어서는 금대리정류소에서 금대분소까지 15분, 일론매표소까지 40여분이 걸린다. 분소에서 일론매표소 사이에 민박집이 서너곳 있다.
일론매표소에서 영원사까지는 2.4km의 거리로 승용차가 다닐 수 있는 넓은 길이다. 걸어서는 1시간 이상 걸린다. 영원사에서 40여분 오르면 등산로는 북동쪽으로 이어지는 주계곡을 버리고 오른쪽의 작은 계곡으로 나있다. 표지기가 곳곳에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20여분 올라가면 계곡은 협곡을 이루고 그곳에 이정표가 있다. 이곳부터 주릉까지는 급경사의 오르막길이다. 1시간여를 올라 주릉에 서면 상원사, 시명봉, 남대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갈린다.
영원사에서 주릉까지는 2.3km의 거리로 2시간쯤 걸린다. 주릉에서 영원사까지는 1시간10분, 일론매표소까지는 1시간40분쯤 걸린다.
상원사코스
치악산의 유래가 담겨있는 상원사를 거쳐 남대봉 남쪽의 주릉에 올라서는 코스다. 준족이라면 아침 일찍 출발해 남대봉, 향로봉, 고든치를 지나 시루봉까지 간 다음 구룡사로 하산할 수 있다. 이게 무리라면 상원사를 거쳐 남대봉에 오른 다음 되내려서서 영원사로 하산하는 것도 좋다. 높은다리 매표소에서 2시간이면 주릉에 설 수 있다.
버스를 이용할 경우에는 종점인 성림초교에서부터 산행을 시작해야 한다. 승용차는 성림초교에서 1.5km쯤 위에 있는 매표소 부근의 주차장을 이용한다. 매표소 앞에서부터는 자동차를 통제한다.
높은다리의 매표소를 통과해 넓은 길을 따라 15분쯤 가면 집이 두어채 나온다. 이곳에서도 민박을 할 수 있다. 계곡 옆으로 난 길을 따라 20여분 가면 넓은 길은 끝난다. 곧 철다리를 지나게 되고 15분쯤 더 가면 두번째 다리 앞에 상원사 2km라고 쓰인 이정표가 나온다. 아후 20여분 동안 4개의 다리를 더 건넌다. 계곡이 끝이 나고 상원사로 이어지는 능선으로 올라 붙으면서 경사가 급해진다. 30여분 오르면 쌍룡수라는 샘이 나오고 곧이어 상원사 일주문이다.
주릉으로 오르려면 상원사를 구경하고 일주문으로 다시 나와 일주문 앞에서 오른쪽 등산로로 들어선다. 이곳에 이정표가 있다. 200여m를 가면 남대봉으로 오르는 길과 영원사로 가는 길이 갈린다. 시루봉으로 가려면 남대봉길을 따른다. 200여m를 올라가면 남대봉 남쪽의 주릉 위다. 한편 영원사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조릿대 숲길을 10여분 올라 주릉 위에 설 수 있다. 이곳에서 남대봉까지는 1.2km, 시루봉까지는 11.6km다. 남쪽으로 주릉을 타고 시명봉(신림에서는 이 봉우리를 남대봉이라 하고 지도의 남대봉을 망경봉이라 부른다)쪽으로 갈 수도 있다. 남대봉쪽으로 1km쯤 가면 상원사로 내려가는 길이 갈린다.
참조:치악산 종주르포-구룡사~사다리병창~비로봉~향로봉~남대봉~상원사~영원사 19.7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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