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이벤트 실험이 성공비결=박준영 전남도지사의 공약사업으로 지난 2005년 10월 최초로 설립된 남도예술은행은 지역거주 미술작가들로부터 작품을 직접 구입해 관광객이나 애호가들에게 판매하고 수익금은 작품구입비로 재투입하는 방식으로 운영, 호응을 받고 있다. 지역미술작가 140명을 지원하고 연인원 7000여명이 참여 1억8000여만 원의 낙찰 수입을 올리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로 어려운 미술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토요경매가 특히 남도예술은행의 주력무기다. 이런 토요경매도 처음에 난관이 있었다. 특별한 노하우가 없던 상황에 출발한 인터넷 경매가 매주 평균 3∼4점 내외에 머물던 낙찰실적을 보여 주위를 실망시켰다. 하지만 지난해는 총 520점이 팔려나가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이유는 바로 다양한 운영방식을 적극적으로 실험해보는 과감성 덕분.
전남도는 그동안 토요 경매와 함께 지역 특산품을 파는 벼룩시장을 병행하고 현지 미술인이 참여하는 방문객 무료서화체험, 중앙 미술인사 초청 팸투어는 물론 소품기획전, 한정균일가판매, 경품퀴즈이벤트 등 그동안 짜낼 수 있는 모든 이벤트를 선보였다.
또 도립국악단 토요공연과 연계해 토요남도예술여행 등 관광 상품을 만들어 내고, 강진군과 연계해 도자기 경매 사업도 실시했다. 머릿속 계산에만 머무르지 않고 과감한 마케팅을 시도해 실패한 것은 버리고 성공한 것을 더욱 발전시키는 ‘진화’를 해온 것. 특히 기업체를 대상으로 작품판매망을 구축하고 영문 홈페이지를 마련하는 계획을 공개했으며 경매장소인 진도 운림산방 내 경매장, 전시장, 소장 작품 수장고 등을 갖춘 다목적 미술관 건립에 대한 예산편성을 이미 완료했다. 결국 이같이 지속적인 비전제시 자체가 안정적인 미술시장에 버팀목이 될 수 있다고 해석된다.
◇경매장 폐해 타산지석 삼아야=온라인 미술경매가 성공으로 달려가기 위해서는 조심해야할 몇 가지 덫이 있다. 거래과정에서 자칫 가격조작, 특정 미술인 쏠림 현상 등으로 미술시장이 교란될 위험성을 안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인터넷 거래에 대한 강력한 감시기구 또한 요구되고 있다. 한국화랑협회 한 관계자는 “주식시장처럼 수억 원이 오가는 경매시장도 감시기구가 필요하다”며 “새로이 움트는 경남 온라인 경매의 경우에도 태동단계에서는 불거지지 않을지 몰라도 소더비, 크리스티 등 유명 경매시장에서 그랬던 것처럼 가격조작, 내부자거래의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실제 판매 작품 중 위조 작품의 비율이 30%에 이르고 매출신고 자체도 하지 않는 등 불투명하고 비체계적인 거래를 하는 화랑이 종종 문제가 되는 것을 감안하면 기존 거래행태를 그대로 답답해 온라인으로 전염될 우려도 있다.
이와 함께 온라인 정보 수집에 의존하다보니 잘못된 가격책정으로 인한 연쇄피해 또한 염두에 둬야한다는 지적이다.
만약 수천만 원의 감정가를 가지고 있는 한 화가의 인터넷 경매사이트상 평가액이 100만원이라면 이를 검색하는 잠재적인 구매자들의 인식은 그대로 100만 원대로 머무를 위험성이 있다.
많은 접속자들이 해당 가격대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면 평균적인 감정가 역시 100만 원대에 벗어나지 못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인터넷 공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익명성에 덧붙인 급속한 정보흐름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 때문에 ‘추정가’에 대한 체계적인 가격흐름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감정위원위에 구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결론이다.
마지막으로 경남전업작가협회의 나홀로 운영에 맡기는 도내 미술경매체계는 한 방향으로 치우칠 수 있다.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예, 서양화, 동양화, 서예작품 등 다양한 장르가 골고루 활성화 될 수 있는 중개단체가 출범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