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럽고 힘든 아르바이트 중 물탱크 청소는
인내와 기술, 그리고 유연성을 필요로 하는 고난이도의 작업에 속해요.
일반 가정의 옥상에 있는 물탱크 뿐만 아니라
아파트 단지의 대형 물탱크나 정수장의 지하 물탱크도 작업의 대상이 됩니다.
일반 주택이나 작은 아파트 옥상에 있는 노랗고 파란 소형 물탱크는
많은 힘은 들지 않지만 고도의 절제된 움직임을 필요로 해요.
뚜껑을 열고 몸을 겨우 집어 넣고 나면 숨쉬기도 곤란하며
팔을 뻗어 벽을 문지른다는 것은 그 자체로서 힘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아파트 지하나 옥상에 설치되어 있는 대형 물탱크는
그 크기가 다양하지만 보통 농구코트 정도의 면적!!
높이는 사람 키의 두 배에서 세 배 정도니
그 안을 말끔히 청소하기는 생각보다 힘들어요 ㅠㅠ
작업이 있기 전에 물을 약간만 남겨놓고 뺀 다음,
남은 물을 벽에 뿌려가며 녹슨 곳을 수세미로 청소합니다.
일차로 묵은 때를 벗겨내면 세척기를 동원해 수압으로 뒷마무리를 해요.

말은 이렇게 쉽게 하지만 그게 그렇게 간단치가 않다는...
물탱크의 내부가 휑한 것이 아니라 배수조절을 위해
미로처럼 칸막이가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어떤 것은 초등학교 운동장에 있는 정글짐처럼 되어 있는데
칸칸이 빠지지 않고 청소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인내와 유연성이 필요해요.
물 탱크 청소 일당은 3만 원

하루 8시간에서 9시간 정도 일하고 받은 임금은 일당 3만 원...
노동량에 비해 분명 적은 액수였지만 몇 가지 장점이 있어 그만두지 못하고,
올해 한여름을 물탱크 속에서 보내야 했어요.
장점이란 그날 할당량을 빨리 끝내면 그 만큼 일찍 퇴근한다는 것과
한여름에 시원한 물을 뿌려가며 일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보다 더 큰 장점은 같이 일하던 동료들이 참 좋았다는 것!!
일이 아무리 힘들어도 동료와 마음만 맞다면 참을 수 있죠
농사를 지을때 서로 농가를 부르며 힘든 일을 하듯
우리도 벽을 문지르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어요.
이야기를 하다보면 적은 임금도, 고된 일도 참을만 했어요
첫댓글 수고 많으셨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