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까야 강독 II』
들어가는 말 1. 본서 제1편의 주제 - 금생의 행복과 내생의 행복
불교 2600년사의 흐름은 모두 역사적으로 실존하셨던 석가모니 부처님 즉 고따마 싯닷타(Gotama Siddhattha, Sk. Gautama Siddhartha) 그분으로부터 출발한다. 이처럼 부처님으로부터 시작하였으며 아난다, 사리뿟따, 깟사빠, 아누룻다 존자 등의 많은 부처님의 직계제자들이 전승해온 가르침을 우리는 초기불교라 한다. 아비담마(아비달마), 반야중관, 유식, 여래장, 정토, 밀교, 선불교로 전개되어온 후대의 모든 불교의 흐름은 그분 부처님이 깨달으시고 45년간 설법하셨던 이러한 가르침을 뿌리로 해서 전개된다.
그러면 그분 부처님은 무엇을 가르치셨는가? 본서는 이제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부처님은 행복을 가르치셨다.
불교의 목적, 행복
인간은 행복을 추구한다. 경제행위, 정치행위, 문화행위, 철학행위, 의술행위, 종교행위 등 인간의 모든 행위는 행복해지기 위해서이다. 불교도 행복을 추구한다. 그래서 예부터 스님들은 불교의 목적을 이고득락(離苦得樂)이라고 표현하였다. 초기경에서 부처님께서는 다양한 행복을 말씀하셨다. 그것을 간추려보면 금생의 행복, 내생의 행복, 구경의 행복이 된다.
세존께서는『상윳따 니까야』제1권「알라와까 경」(S10:12)에서 이렇게 읊으신다.
“믿음이 여기서 인간의 으뜸가는 재화이며
법을 잘 닦아야 행복을 가져오느니라.
진리가 참으로 가장 뛰어난 맛이며
통찰지를 [구족하여] 살아야 으뜸가는 삶이라 부르느니라.”{847}
여기서 ‘법을 잘 닦는다.’는 것은 보시와 지계와 수행(dāna-sīla- bhāvanā-dhamma)을 말한다고 주석서는 설명하고 있다.(SA.i.329) 그리고 계속해서 “‘행복을 가져온다.’는 것은 이 법을 닦으면 인간의 행복(manussa-sukha = 금생의 행복)과 천상의 행복(dibba-sukha = 내생의 행복)과 궁극적으로는(pariyosāne) 열반의 행복(nibbāna-sukha = 궁극적 행복)을 가져온다는 뜻이다.”(SA.i.329)라고 덧붙이고 있다. 이 가운데서 보시(dāna)와 지계(sīla)는 인간의 행복과 천상의 행복을 얻는 수단이며, 수행(bhāvanā) 즉 37보리분법으로 정리되고 팔정도로 귀결되는 도닦음(paṭipadā)은 궁극적 행복을 얻는 방법이다. 그래서 이 셋은 대승불교의 육바라밀에도 모두 포함되고 있는 것이다.
초기불전에서 행복으로 옮겨지는 단어로는 즐거움을 뜻하는 sukha와 길상, 행복, 행운 등으로 옮기고 있는 망갈라(maṅgala)라는 술어를 들수 있다. 이 망갈라라는 단어는 행복을 뜻하는 의미로 초기경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으며 베다 문헌이나 대승불교 문헌에도 자주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러한 행복을 강조하고 있는 대표적인 경으로는 본서에서 첫 번째 경으로 싣고 있는『숫따니빠따』의「큰 행복 경」(Mahā-maṅgala Sutta, 大吉祥經, Sn2:4/46∼47)을 들 수 있다. 이 경에서 세존께서는 12개의 게송을 통해서 아주 다양한 행복을 말씀하시는데, 특히 금생의 행복을 여러 가지로 나열하신 뒤에
“감각기능을 단속하고 청정범행을 닦으며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를 보고
열반을 실현하는 것,
이것이 으뜸가는 행복이라네.”{267}
라고 강조하고 계신다. 열반의 실현이야말로 궁극적 행복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여러 경에서 인간의 행복, 천상의 행복, 열반의 행복, 혹은 금생의 행복, 내생의 행복, 궁극적 행복은 강조되고 있다. 이처럼 불교는 괴로움을 여의고 행복을 얻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이러한 행복을 얻을 수 있는가, 그 방법은 무엇인가일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이러한 세 가지 행복을 실현할 수 있을까?
금생의 행복
초기불전은 금생에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특히 학문과 기술(sippa, vijjā, sikkha)을 익힐 것을 강조하고 있다. 자기 소질에 맞는 기술을 익혀서 그것으로 세상에 기여를 하고 소득이나 이윤을 창출하여 금생에 행복하게 사는 것이 인간이 추구하는 중요한 행복이다. 그래서『디가 니까야』제1권「사문과경」(D2)에서 마가다국의 아자따삿뚜 왕은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린다.
“세존이시여, 세상에는 여러 가지 기술 분야들이 있습니다. 즉 코끼리몰이꾼, … 제과인, 정원사, 염색인, 직공, 바구니 만드는 자, 항아리 만드는 자, 경리인, 반지 만드는 자, 그 외에 여러 가지 기술 분야들이 있습니다. 그런 기술의 결실은 지금 여기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으며 그들은 그런 결실로 살아갑니다. 그들은 그것으로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부모를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처자식을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친구와 동료를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며, 사문․바라문들에게 많은 보시를 합니다. 그러한 보시는 고귀한 결말을 가져다주고 신성한 결말을 가져다주며 행복을 익게 하고 천상에 태어나게 합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도 이와 같이 지금 여기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을 천명하실 수 있습니까?”(D2 §14)
그러나 기술만으로 금생의 행복은 얻어지지 않는다. 아무리 그 사람이 전문직종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나쁜 인성을 가지고 있다면 그는 사회와 자신을 망가지게 한다. 바른 인성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도덕적으로 건전하고, 이웃에 봉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부처님께서는 이를 각각 지계와 보시로 강조하셨다. 이처럼 인간은 자기에게 맞는 기술을 익히고, 도덕적으로 건전하고, 봉사하는 삶을 삶으로 해서 금생의 행복을 얻게 된다고 부처님께서는 강조하셨다.
그래서『숫따니빠따』「큰 행복 경」(Sn2:4)에서도 많이 배움(bahu-sacca), 기술(sippa), 규율[律, vinaya], 잘 공부지음(susikkhita), 보시(dāna), 공덕을 쌓음(kata-puññatā) 등을 금생의 행복의 조건으로 나열하고 있다. 이를 정리하면 보시, 지계, 학문과 기술이 된다.
이처럼 인간은 예나 지금이나 자기 적성에 맞는 학문과 기술을 익혀서 이것으로 세상에 기여를 하고 그래서 생기는 소득이나 이윤을 가지고 자신과 가족이 편하게 살고 다시 그것을 가지고 세상과 종교에 보시를 하면서 행복을 추구한다.
이런 차원에서 국가들도 국민전체의 복지 증진과 확보 및 행복 추구를 국가의 가장 중요한 사명으로 삼고 있는데 이는 오랫동안 복지국가(福祉國家, welfare state)의 건설을 추구해온 우리 정부의 목표와도 일치할 것이다. 한때 국민교육헌장에서 볼 수 있었던 “학문과 기술을 배우고 익히며”라는 표현은 바로 이 점을 강조했던 것으로 보인다. 복지국가의 건설이야말로 금생의 행복을 실현하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내생의 행복
인간이 짓는 종교행위는 기본적으로 내생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은 금생에 종교행위를 함으로 해서 사후에 인간이나 천상이나 극락세계에 태어나거나 천당에 가게 된다고 각 종교마다 이론은 다르지만 이구동성으로 사후세계의 행복을 말하고 있다.
불교에서는 인간이 짓는 의도적 행위(업)가 원인이 되어, 해로운 업(불선업)을 많이 지은 자는 지옥, 축생, 아귀의 삼악도에 태어나게 되고 유익한 업(선업)을 많이 지은 자는 인간과 천상에 태어나게 된다고 가르친다. 초기불전에서 부처님께서는 인간이나 천상에 태어나는 방법으로 보시와 지계를 말씀하셨다. 한역『아함경』에서는 이를 시․계․생천(施․戒․生天)이라고 옮겼다. 금생에 이웃에 봉사하고 승가에 보시하며, 도덕적으로 건전한 삶을 살면 내생에 천상에 태어나게 된다는 말씀이다. 특히『디가 니까야』제3권「삼십이상경」(D30)에서는 세존께서 32상(相)의 각각을 갖춘 것은 아주 이전 생에서부터 보시를 하고 계를 호지하고 십선업을 짓고 포살일을 준수하는 등을 통해서 천상에 태어나 큰 행복을 누리신 뒤에 인간으로 태어나서 이러한 대인상(大人相)을 얻으셨다고 강조하고 있다.(D30 §1.4 이하 참조)
물론 불․법․승․계에 대한 믿음도 강조되고 있는데, 불․법․승에 대한 흔들림 없는 믿음과 계를 지님의 넷은 본서 제1편에 싣고 있는『앙굿따라 니까야』제5권「공덕행의 토대 경」(A8:35)에서 공덕행의 토대로 강조하고 있으며『상윳따 니까야』제6권「예류 상윳따」(S55)의 여러 경들에서도 예류과를 얻은 자들이 갖추고 있는 구성요소로 설명되고 있다.
그리고『앙굿따라 니까야』의 많은 경들에서도 천상에 태어나는 방법으로 이러한 보시와 계의 구족과 믿음이 강조되고 있음은 주지해야 한다. 예를 들면「공덕이 넘쳐흐름 경」1(A4:51)과「견해 경」(A4:212) 이하의 여러 경들을 들 수 있다. 특히『앙굿따라 니까야』제2권「합리적인 행위 경」(A4:61)에서 세존께서는 급고독 장자에게 “믿음을 구족하고 계를 구족하고 보시에 대해 관대함을 구족하고 통찰지를 구족하면, 금생에 법답게 재물을 얻고, 친척들과 스승들과 더불어 명성을 얻고, 오래 살고 긴 수명을 가진 뒤, 죽어서 몸이 무너진 다음에는 좋은 곳[善處], 천상세계에 태어난다.”고 가르치고 계신다.
그러므로 특히 재가자들은 이처럼 불․법․승 삼보에 대한 믿음과 보시와 지계를 닦아서 금생에도 행복하고 내생에도 행복할 토대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하여 초기불전에 나타나는 금생의 행복과 내생의 행복에 대한 가르침을 살펴보았다. 본서 제1편은 행복의 토대라는 제목으로 주로 금생의 행복과 내생의 행복에 관계된 부처님의 가르침을 모았다. 삼보에 대한 확신이나 봉사하는 삶과 도덕적인 삶 즉 보시와 지계가 토대가 되지 않는 교학적인 이해나 전문화된 수행은 자신과 세상의 행복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첫댓글 불교의 행복관은 뚜렸하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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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두사두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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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 감사합니다. _()_ _()_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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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특히 재가자들은 이처럼 불법승 삼보에 대한 믿음과 보시와 지계를 닦아서 금생에도 행복하고 내생에도 행복할 토대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고맙습니다,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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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드립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