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음과 새로움이 공존하는 도시
과거와 미래를 잇는 로컬 크리에이터의 터전
성수동을 ‘창고형 카페의 성지’로만 아는 사람이 많다. 이러한 성수의 모습이 매력 없다고 느끼는 이들도 있고, 지역 이미지만 소비하고 금세 떠날 채비를 하는 이들도 있다. 동네 창작자가 모이는 커뮤니티 공간과 다양성에 기반한 선순환 생태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성수동에서는 이러한 지적에 부응하는 움직임이 이미 10여 년간 진행되어왔으며, 이는 지난 50여 년간 쌓여온 준공업지역으로서의 특징에 기반한다. 이러한 면면을 종합해 한마디로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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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미래를 잇는 로컬 크리에이터의 터전
성수동을 ‘창고형 카페의 성지’로만 아는 사람이 많다. 이러한 성수의 모습이 매력 없다고 느끼는 이들도 있고, 지역 이미지만 소비하고 금세 떠날 채비를 하는 이들도 있다. 동네 창작자가 모이는 커뮤니티 공간과 다양성에 기반한 선순환 생태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성수동에서는 이러한 지적에 부응하는 움직임이 이미 10여 년간 진행되어왔으며, 이는 지난 50여 년간 쌓여온 준공업지역으로서의 특징에 기반한다. 이러한 면면을 종합해 한마디로 정리해보자면 《아는동네》 편집부는 성수동을 ‘과거와 미래를 잇는 로컬 크리에이터의 터전’이라고 말하겠다.
이때 로컬 크리에이터는 밀레니얼이나, 신산업 분야 종사자, 힙스터만을 일컫는 것이 아니다. 각종 피혁 제품 및 수제화 제조업, 인쇄업, 자동차 정비업 등 성수동의 고유한 산업 생태계를 40~50년 동안 가꿔온 장인들도 포함한다. 그들이 모이며 다양한 공장과 자재 창고가 들어섰고, 현재 이 공간들은 대림창고, 자그마치, 성수연방, 블루보틀 등의 창고형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여 성수동을 찾는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대중은 단순히 카페나 맛집 등 ‘인스타그래머블’한 공간을 찾기 위해서만 이곳을 찾지는 않는다. 공유 경제 대표 주자 ‘쏘카’, 코워킹 스페이스 ‘카우앤독’, 코리빙 스페이스 ‘디웰하우스’ 등 로컬 지향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주목하고 방문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성수동은 10년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상전벽해를 겪으며 지역 자체적인 기억상실과 젠트리피케이션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부동산 임대료는 치솟고, 과도한 투기 자본이 몰렸다는 소문이 돌기도 한다.
하지만 긍정적인 변화도 있다. 문화의 불모지에 문화재단과 공연장이 들어섰고, 작은 브랜드와 협업하는 신개념 편집숍과 공유형 공장이 들어섰다. 이곳을 오랫동안 지켜온 사람들은 이런 변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상을 영위한다. 결국 도시는 물리적 공간의 변화로 바뀌는 게 아니라 이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움직인다. 빨리 뜨고 빨리 지는 전철을 밟지 않고 오래됨과 새로움, 낡음과 새로움이 공존하며 도시의 혼성을 간직하는 것이다.
《아는동네 아는성수》에는 이곳이 다시 지속할 수 있는 개성을 갖춘 지역으로 거듭나길 바라는 목소리를 담겨 있다. 성수동을 아끼는 사람, 성수동에서 생활하는 사람, 성수동을 더 알고 싶은 사람 모두에게 이 책이 이곳과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가교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