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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13회 이기순 스크랩 「토지」의 무대 평사리
이기순 추천 0 조회 32 09.03.25 15:00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토지」의 무대 평사리


                                               

      

                                 전통 사대부가로 복원된 평사리 최참판댁

 

 섬진강 물줄기의 동쪽에 있다 해서 하동(河東) 고을. 백두대간의 신령한 기운을 마무리짓는 지리산과 굽이굽이 흘러가는 청정 생태하천 섬진강만이 이 땅의 모든 정기를 다 모두어 놓은 곳이 하동 땅이다. 뿐이랴, 십리 벚꽃 화개동천에다 역마의 길손들이 스쳐가는 만남과 이별의 장(場) 화개장터는 어떻고. 그 이름들만으로도 나그네의 여심이 훌훌 떠나간다.

 더욱이 국조 단군을 모시는 삼성궁이며 옛 선인(仙人)들이 청학을 타고 구름 위에 모여 사는 도인촌, 전통차의 고향으로 차나무를 처음 길러낸 시배지, 임란의 풍전등화 위기에 국운을 지켜낸 노량 등등, 내 나라 내 땅의 온갖 역사와 민족혼의 상징물들이 모여 있는 곳일진대, 길 떠나기를 즐기는 이들 치고 이곳 하동 지방을 찾지 않는 이 어느 뉘 있으랴.

 여기에 또 하나 민족사적 소설 <토지>의 본고장으로 우뚝한 정점을 차지했으니 하동은 찾을수록 깊은 정과 아득한 향수를 느끼게 하는 그런 곳이다.

 

 

      

                             평사리 사람들의 생명의 젖줄 섬진강

 

 역사의 한이 깊이 서린 민족의 영산 지리산을 넘나들다가 구례를 지나면서부터 맑고 푸른 섬진강 줄기를 끼고 화개장터를 지나 하동(河東)의 악양을 찾아든다. 천왕봉에서 시작한 산줄기가 남쪽으로 뻗어 내리면서 형제봉(1,115m)과  통점재로 갈라져 삼태기 형상의 큰 골짜기를 이루었으니 이름하여 악양이다.

  평사리는 섬진강에서 악양 골짜기로 들어가는 어구의 맨 첫머리로 우리 땅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로서 굴곡 많은 근대사의 생생한 현장으로 형상화 된 공간이다. 도로변에서부터 시작하는 마을을 끼고 몇 백 미터 쯤 걷다가 다시 왼쪽길로 들어서서 산자락을 타고 고샅길을 오르다 보면 상평마을 언덕배기 맨끝 집 위로 새롭게 지어진 최참판댁 가옥에 이르게 된다.

 평사리는 가공의 무대로 설정된 작품 속의 마을이며 실제 이 동네의 지명이다. 작품 <토지>의 명성과 문학적 가치를 기리기 위해 하동군에서 애써 전통 한옥으로 사대부가를 재현해 놓은 것이다. 1만여 평의 널찍한 터에 한옥 열 채의 최참판댁과 삼십여 채의 초가로 이루어진 드라마 <토지>의 세트장을 갖추고 있어어 이곳 하나만으로도 훌륭한 문화유산이 되고도 남음이 있다. 규모의 웅대함은 물론이려니와 서희의 거처인 별당과 뒷곁에 초당까지 마련한 것은 또 하나의 새로운 명소를 더보탠 셈이다. 더욱이 ‘평사리 문학관’까지 건립되어 악양, 아니 하동 지역은 근래 들어와 급속히 문향(文鄕)으로 자리를 굳혀 두었다.


 박경리 선생의 작품 <토지>는 5부 16권의 대하소설이다. 등장인물이 600여 명에다 원고지 분량만도 4만여 장. 1969년에 시작하여 위암 수술이라는 병고와 싸우며 1994년에 탈고하기까지 집필 기간만도 26년이 소요된 만큼, 작가의 온갖 문학적 열정과 혼을 담은 필생의 역작이다.

 구한말에서 광복에 이르는 격변기의 시대적 상황을 배경으로, 최참판댁으로 대변되는 한 가문의 몰락해 가는 과정과  빼앗긴 땅을 찾기 위한 서희(徐姬)의 피나는 노력을 통해 근대사의 역정을 그린 한편의 민족 대서사시다. 또한, 생동하는 인물들의 뜨거운 형상을 통해 작가가 지닌 지극한 생명 존중의 휴머니즘 결정체이기도 하다.

      

                                         평사리 사람들의 생명의 젖줄 섬진강

  

 ‘토지’는 단순히 곡식을 가꾸어 명줄을 이어가기 위한 평사리 사람들의 농토만의 의미가 아니라, 누천 년 삶을 이어온 한국인의 생활의 터전이며 삼라만상을 낳아 키우는 생명의 원천으로 대지의 이미지인 것이다. 동시에 이 땅에 깃을 틀고 살아가는 민초들의 원형적인 생활 현장이다.

토지- 땅은 지주와 소작인이라는 신분과 질서를 구분짓는 기준이며 국권의 상실로 인해 수난받는 고달픈 겨레의 모습으로서 일제로부터 다시 되찾아야 할 거룩한 우리 국토의 상징이기도 하다.

 

     

                          참판댁에서 바라본 「토지」의 무대 평사리 무딤이들

 

  솟을대문을 나와 바깥마당에 서면 악양평야의 무딤이들판과 평사리 마을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고 그 너머로 섬진강 물줄기가 그림처럼 물빛을 반짝거린다. 평사리가 작품의 무대로 등장하게 된 것은 작가가 <토지>를 구상하던 중에 불화(佛畵)를 전공하는 딸과 함께 쌍계사에 내려왔다가 잠시 이곳에 들러 조부자댁 건물을 보고 작품의 배경으로 설정할 생각을 굳혔다는 후일담이 전한다.

조부자댁 건물은 평사리에서 악양을 지나 2킬로미터 쯤 더들어가 경서리 상신 마을에 위치하는 평양 조씨(趙氏)의 종택이다. 작품 무대로서의 명성이야 최참판댁 건물이 들어서면서 빼앗겼지만, 예까지 먼 길을 찾아온 이들이라면 작품 <토지> 모태가 되는 조부자댁을 그냥 지나치지 말고 한번쯤은 들러보는 것도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과거부터 전해 오는 것만이 단순히 문화유산은 아니다. 전래의 유적을 가꾸고 보존하는 것이야 더 말할 나위가 없을뿐더러, 이같이 새롭게 의미를 부여하여 발굴하고 만들어 나가는 것도 또 하나의 전통 창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반만 년 역사에 우리 땅 어디고 유서가 깃들지 않은 곳은 없다. 국토에 대한 지극한 애정만 있다면 얼마든지 역사의 현장을 찾아내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문학의 산실을 일구어 낼 수도 있으며, 조상들의 숨결과 영혼이 깃든 소중한 명소를 가꾸어 나갈 수 있다. 이같은 의미에서 평사리의 최참판댁 재현은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가는 좋은 예가 된다.

      

                                 고향 통영의 미륵도 양지농원에 모셔진 묘소

 

 박경리 선생은 1950년 한국전쟁 시 남편의 납북으로 외동딸만을 데리고 살아왔다. 시인 김지하가 바로 그의 사위다. 옥살이하는 김지하의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는 딸을 돌보기 위해 원주 단구동으로 낙향했다가 흥업면 매지리에 '토지문화 재단'을 설립하여 그곳에서 평생 머물렀다.

 몇 해 전 작품 <토지>의 대단원을 완결시켰던 단구동 '토지문학공원'을 거쳐 매지리를 찾았을 때는 노쇠한 건강에 감기까지 들어 별채에서 바깥 출입도 삼가시더니, 지난 해 2008년 어린이날에 82세를 일기로 결국 영면하셨다.

 

       

                     묘소 앞으로 보이는 통영 앞바다가 그지없이 평온하다

 

 즐비하게 늘어선 조화(弔花) 가운데 <토지>의 고향 평사리 주민들의 이름을 보면서 한참이나 가슴이 먹먹해진 적이 있다. 그렇다. <토지>는 우리의 기억 속에 깊이 각인될 민족의 소설이요 민중의 영원한 노래다. 마찬가지로 하동 땅은 우리 겨레의 정신적 고향이요 마음의 안식처로 길이 기억될 것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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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9.03.25 22:57

    첫댓글 어릴적부터 우린 농사와같이 살아 왔기에 본인들에 토지에대한 애착심이 대단했지요 한때는 경사가 심한 산을 개간하고 계단식 받을 만들기도 해는데 지금은 묵는 농토가 많으니 세상이 좋아진건가 ..... 골짝마다 공장 오염되는 들과산 앞으로 어찌 될지 ...

  • 09.06.18 11:12

    우리들의 고향 열두각골도 보다 풍성한 문화의 고향으로 아름답고 건강하게 가꾸어 나가야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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