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에 부산바다를 벗을 삼은 금련산 황령산 탐방후기
회장 최홍구
1. 일 시 : 2015. 3. 14(토) 08:40~12:30
2. 탐방지 : 금련산~황령산
3. 산행코스 : 금련산역 6번출구-부산중앙교회-이정표-금련산청소년수련원 입구-도로건넘-숲길-갈림길-황령산 정상-봉수대-사자봉-목제테크-목제계단 끝부분에서 우회전-문현동 벽화마을- 문전역 2번 출구
4. 참석자 : 권정순, 김동주, 김진형, 문기홍, 박상태, 박은영, 배홍근, 윤내한, 이경옥, 이수명, 이우득, 임춘애, 조현미, 최홍구 등 이상 14명
5. 탐방후기
지난 달로 금정산 둘레길 아홉 개 코스를 1년여에 걸쳐 탐방을 모두 마쳤다. 이번 달부터는 부산시내에 소재하고 있는 산들을 탐방하기로 하고, 그 첫 번째로 금련산과 황령산을 찾았다.
출발지가 집에서 가까운 금련산역이라 이날 아침은 여유를 갖고 배드민턴을 평소보다 1게임을 더하고 버스를 이용해 출발장소로 가다보니 시간이 10분가량 지체됐다.
8시 40분 금련산역 6번 출구에 도착하니, 회원들은 삼삼오오로 길가에 엉거주춤하게 서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가 늦게 오는 나를 보고 질책은커녕 무척이나 반갑게 맞아주었다. 나는 머쓱해 하면서도 참가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었다. 회원들과 인사를 나누는데 권정순 교장은 내 앞으로 와서 얼마 전까지 본청에서 같이 근무했던 감만중 이경옥 교장을 모르는 줄 알고 내게 소개시켜 준다. 나는 권 교장이 무안하지 않은 적당한 선에서 반갑게 인사를 했다.
인사를 마치고 참가한 회원을 챙겨보니 나까지 총 14명이다. 참가 신청을 했던 최정식 회원은 배탈이 나 참가가 어렵다고 연락이 왔고, 출발지 인근에 사는 조귀정 회원이 가타부타 없이 참석하지 않았다. 전화를 해도 받지를 않는다. 출발시간이 지난 터라 무턱대고 기다릴 수가 없어 골목길인 일본총영사관저로 향하는 수영로487번길 쪽으로 금련산을 향해 천천히 출발했다.
일본총영사관저 담벼락에서 좌회전하여 한식당 푸른산장 앞으로 나와 황령산로를 따라 올라가다 부산중앙교회를 지나자마자 도로에서 우측으로 빠지는 금련산청소년수련원으로 향하는 산행초입으로 접어들었다.
이곳에서 금련산청소년수련원으로 향하는 등산길은 옥천약수터로 가는 길로 하늘높이 치솟은 울창한 편백나무 숲이 우거져 있고, 거리는 채 1Km도 안 돼는 급경사의 오르막을 나무토막으로 계단을 만들어 찾는 이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해 준다. 또한 길지 않는 거리로 산행실력을 시험하기 좋은 코스이기도 하고, 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로 힐링하기에도 아주 좋은 코스이다.
권정순 교장은 몇 년 전 처음 산행에 참가했을 때와는 다른 한참 향상된 산행실력을 보여주며 이날도 변함없이 선두로 나섰고, 처음 참가한 이경옥 교장도 같이 앞장서서 잘 걸어가고 있다.
멀지 않는 거리지만 가파른 오르막으로 인해 선두와 후미의 거리가 제법 나고 있었고, 일부 회원은 숨을 가쁘게 헐떡인다. 선두는 500m정도 올라가다 후미와 간격이 벌어지니까 잠깐 휴식을 취하다 이내 걸음을 재촉했다. 나는 후미에서 천천히 걷는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이내 선두로 올라섰고 우리는 청소년수련원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정문 앞으로 직진하여 수련원 입구 바로 위에 벤치에 도착해서 후미를 기다리기 위해 걸음을 멈췄다.
이곳에서 남쪽 바다 쪽으로 눈을 돌리면 멋진 조망이 펼쳐진다. 저 멀리 해운대 요트계류장과 동백섬, 우동에 있는 부산의 마천루가 한눈에 들어오고, 광안대교와 이기대가 넘실대는 푸른 파도를 벗하며 먼발치에서 아스라이 자리 잡고 있다.
우리가 경치를 구경하는 사이 뒤따라 올라오는 회원들은 경사가 심한 길을 오르다보니 얼마나 목이 말랐는지 가픈 숨을 훅훅 몰아쉬며 물통에 입을 댄 채로 벌컥벌컥 마시기도 한다.
후미가 도착해 잠시 숨을 고르고는 이내 걷기 시작했다. 숲을 빠져나와 황령산로 도로를 가로질러 금련산과 황령산의 허리길인 황령산둘레길 숲속으로 접어들었다.
잘 정비된 둘레 숲길을 따라 걷다가 오르막을 올라 황령산 능선을 타고 정상을 향했다. 정상으로 가는 도중 황령산 봉수대 밑 KBS·MBC송신소 바로 맞은편에서 거대한 물체가 햇볕에 반사되는 우리들의 눈을 자극하고 무엇인지 우리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잠시 후 정상에 도착했다. 회원들은 즐거운 표정으로 표지석과 동서남북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이 학창시절 때 수학여행 가서 사진을 찍는 어린 소년 소녀들과 흡사하다. 특히, 오랜만에 산행에 참가한 문기홍 사무관과 권정순, 이경옥 교장은 정상에서뿐만 아니라 나중에 봉수대에서도 꼭 같이 그랬다. 천진난만하고 순진무구하게.
사진을 찍고는 정상에서 내려와 봉수대로 가는 길목 KBS·MBC송신소 바로 맞은편 전망대가 있던 장소에는 새로운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아까 눈을 부시게 했던 바로 그것은 공사자재가 햇빛이 반사되었던 것이다.
이 공사는 다름 아닌 부산시건설본부에서 시행하는 황령산봉수대조망지 쉼터조성이 한창이다. 공사기간은 작년 8월부터 공사가 시작되어 올해 2월 27일까지로 계획되어 있었지만 이날도 공사 중이었다. 불꽃축제 등 각종행사 때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겠지만, 자연은 그대로 나두면 최고로 좋으련만 찾는 이들의 편의를 위해 쉼터를 조성한다고 하니 반가움보다 걱정이 앞서는 건 왜일까?
부디 이 쉼터는 어느 개인의 영리를 위해서라기보다 황령산을 찾는 모든 사람들에게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고, 찾는 사람의 부귀귀천을 떠나 모두가 편안하고 편리하게 이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공기관에서 관리를 하고 운영하기를 마음속으로 빌고 또 빌어본다.
봉수대로 올랐다. 사방으로 펼쳐진 부산항과 부산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왔다. 바다 위를 잇는 광안대교, 부산항대교, 남항대교가 큰 위용을 뽐내고 있고, 출렁이는 파도 위에는 각종 배들이 넘쳐나고 있다.
남서쪽으로는 멀리 영도와 부산항, 부산항대교와 부산대교, 남항대교가 가까이는 광안리와 남천동, 광안대교와 이기대, 서면 일대 시가지가 친근하게 다가온다. 또 서북쪽으로는 낙동강과 주례·사상지역이, 북쪽으로는 백양산과 금정산 능선이 마주하고 있고, 동북쪽에는 연산동과 종합운동장과 야구장이, 동쪽으로는 장산과 동백섬이, 요트경기장 주변과 센텀지역의 고층빌딩들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우뚝 솟아 있다.
봉수대에서도 아니나 다를까 문기홍 사무관과 권정순, 이경옥 교장은 사진을 찍느라고 분주히 설친다. 다른 회원들도 덩달아 이쪽저쪽을 배경으로 사진 삼매경에 빠진다.
단체사진을 끝으로 봉수대를 내려와 사자봉으로 향하기 전에 화장실을 이용하는 회원들도 있고 해서 봉수대 바로 밑 전망대에서 잠시 쉬고 가기로 했다.
전망대 안전펜스에 기대서서 휴식을 취할 때 배홍근 회원은 배낭에서 큼직하고 맛깔스러운 빵들을 내어 회원들에게 나눠주면서 먹으란다. 회원들은 영문도 모르고 빵을 하나씩 집어 들었다. 나도 빵을 집어 들고 한입을 베어 물었다. 빵은 크기도 컸지만 맛도 좋았고, 출출하던 차에 웬만큼 요기가 됐다.
나는 그제야 배홍근 회원에게 어떻게 된 빵이냐고 물으니, 같은 학교(삼덕초등)에 행정실장으로 있는 오지숙 회원이 보낸 거란다.
사실 오지숙 회원은 지난 3월 1일자 나의 남산고로 인사이동이 있은 뒤 연락이 와서, 배홍근 회원과 함께 시간을 내서 찾아오겠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청렴한 부산교육청 분위기 조성을 위해 인사이동 때 찾아보는 관행 지양에 동참하기 위해 고마운 마음만 받아들인다며 오지 말라고 부탁을 했었다.
그런데 오지숙 회원은 그대로 있기가 뭐했는지 본인은 참가하지도 못한 산행에 회원숫자에 맞춰 배홍근 회원을 통해 빵을 보냈던 것이다. 그 마음이 너무나 고마웠고 내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오지숙 회원님! 정말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나와 회원들은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맛있는 빵을 먹는다고 회원이 없는 줄도 몰랐는데, 두 사람이 모자란다. 이우득 고문과 이수명 회원이 보이질 않는다. 주위와 화장실을 둘러봐도 보이질 않는다. 소리쳐 불러봐도 대답없는 메아리만 되돌아 왔다. 한참을 찾고 있던 중 윤내한 회원 왈 ‘다른 사람이 봉수대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사이 두 사람이 먼저 내려갔다’는 것이다.
우리도 서둘러 바람고개 쪽으로 향했다. 사자봉을 거쳐 바람고개 쪽으로 내려오다 목제테크 전망대에서 잠시 주위를 관망하기도 했다. 이내 목제테크를 따라 바람고개 쪽으로 내려오다 목제계단이 끝나는 지점에서 바로 우측 능선 쪽으로 방향을 꺾어 내려갔다. 100여m의 내리막을 내려가다 평평한 능선을 지나 돌로 상과 아담한 자리가 마련된 곳에서 간식과 술을 한잔하기로 하고 자리를 잡았다.
나는 준비해간 과메기를 안주를 내고 회원들은 술과 간식을 내고 한 순배의 술을 돌리고는 안주로 과메기를 쪽파, 고추, 마늘과 함께 김과 미역, 봄동에 싸서 먹는데, 처음 참가한 이경옥 교장이 정말 잘 먹었고, 먹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먹고 또 먹고, 또 먹는 식성이 부럽고 과메기를 준비해 간 나에게 뿌듯함까지 선사해 주었다.
과메기를 맛있게 먹다보니 먼저 내려간 이우득 고문과 이수명 회원 생각이 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몇몇 회원들과 큰소리로 두 사람을 불러보았다. 역시나 돌아오는 건 대답 없는 메아리뿐이었다.
연락을 취해야하는데 무전기도 없으니 휴대폰으로 연락하는 방법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시원찮은 내 휴대폰으론 연락이 잘 안되었다. 대신 옆에 있던 문기홍 회원의 휴대폰으로 연락을 취하니 통화가 됐다.
이우득 고문은 이수명 회원의 부인이 건강이 좋지 않아 일찍 집에 가봐야 된다고 같이 내려가자고 해서 내려가다 이수명 회원만 먼저 보내고 혼자서 바람고개에서 기다리고 있단다.
나는 목제테크 쪽으로 마중나가기로 하고 이우득 고문을 올라오도록 했다. 그런데 이정표가 없는 산에서 사람을 조우한다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서로 사자봉과 바람고개로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엇갈린 끝에 목제테크 계단 아래에서 만났다. 우리를 찾느라 걱정을 많이 했는지 이우득 고문은 얼굴이 많이 상기되어 있었다.
술이 약한 이우득 고문이지만 재회의 기쁨인지 과메기를 안주로 막걸리를 연거푸 잘도 들이킨다. 만일 이우득 고문이 우리와 길이 엇갈려 술과 과메기를 먹을 수 없었다면 얼마나 쓸쓸해했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과메기로 술을 한잔한 뒤 조현미 샘과 권정순 교장, 김진형, 박은영 회원 등이 가져온 과일로 입가심을 하고는 문현고개로 내려와서는 문현동 벽화마을 중간 길을 내려가면서 벽화들을 대충 둘러보고 골목길을 이용해 테크노과학고등학교 정문을 지나 문전역 2번 출구에 도착해 산행일정은 모두 마쳤다.(12:30)
대다수의 회원들은 문전역에서 2호선 지하철을 이용해 집으로 향했고, 역사 구내 화장실을 이용한다고 늑장을 피운 나와 이우득 고문, 김동주, 임춘애 회원은 국밥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가자는 윤내한 회원의 제의로 평화시장 옆 구 시외버스터미널까지 걸어가서 소고기내장국밥집에 들러 맛있는 소고기내장국밥을 안주로 소주 서너 병을 비우면서 속을 든든히 채웠다. 고맙게도 계산은 윤내한 회원이 했다.
식사가 끝난 뒤 4명의 회원은 집으로 가는 전철을 타기 위해 범일역으로 갔고, 나는 집에 들렀다 배드민턴을 치러가려고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14시 경)
우리는 이렇게 산행과 뒤풀이로 오늘 하루를 즐겁게 마무리했다.
첫댓글 황령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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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과메기와 국밥 생각이 간절~
그런데 이경옥 회원은 과메기 먹방으로 인해 넘사스러버서 ㅋㅋ 이젠 못오겠다는데요??
맛있게 먹는 모습이 보기만 좋든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