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월부터 지금(48개월)까지 맞벌이를 하며 도담에서 생활하는 맞벌이 부부 아빠 왕올챙이의 답변입니다.)
안녕하세요. 48개월 예준이 아빠 왕올챙이입니다. 부모가 함께 일을 하며 아이를 키우느라 고생이 많으시겠네요!
맞벌이를 하며 아이를 어린이집에 종일 보낸다는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저희 부부는 평일 9시-6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도와줄 가족들도 없어 온전히 우리 부부가 육아를 해내야 하는 상황이었죠.
갓 돌을 지난 아이를 도담에 보내며 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 돌이켜보면 도담 덕분에 잘 지내왔다고 생각합니다.
공동육아어린이집이라고 해서 부모참여가 굉장히 많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시간들이 아이와 함께 혹은 부모 개인으로서도 재밌고 의미 있는 일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도담 활동이란 어떤 의미였을까요?
월 1회 반모임은 선생님과 직접 대화하며 아이의 생활에 대해 듣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더하여 같은 반 아이들 부모와 서로의 상황과 어려움에 공감하며 위로받는 시간이 되기도 하지요. 코로나 전에는 가능한 집에 모여 맛난 술과 음식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답니다. 부모 중 한명이 참여해도 괜찮으니 월 1회 일정을 조정하여 참여하는 게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월 1회 소위모임은 조합의 일에 참여한다는 의미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작년 재정소위에서는 예산흐름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조합에 대한 이해가 한층 깊어졌고, 올해 홍보소위에서는 조합을 알리고 조합원을 모집하는 사명감을 갖고 임하고 있지요. 소위모임을 하며, 우리 조합에 이렇게 능력자가 많았나 생각이 들며 감탄하기도 한답니다.
연 1회 아마활동은 저에게 아이의 일상을 바로 옆에서 바라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글(날적이)과 말(반모임)에서 알았던 것을 직접 봤을 때 ‘아~ 우리 예준이가 이렇게 재밌는 일상을 보내고 있었구나, 도담에 보내길 정말 잘 했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정기총회, 조합행사 등은 주로 주말에 진행되었습니다. 함께 아이를 키우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이기에 행사를 참여하고 나면 ‘잘 놀고 왔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을 잘 키우자고 하는 활동인데, 더 신나고 재밌어 하는 건 항상 어른들입니다.
마실, 친목, 소모임은 말 그대로 소소한 재미입니다. 한 아빠가 품을 내어 시작한 기타 소모임은 저 개인의 평생 취미가 될 것 같구요. 도담 가족들과 함께 다니기 시작한 캠핑은 우리 가족만의 소중한 문화가 되어가기도 합니다. 저희 부부 모두 갑자기 야근을 하게 된 날, 연 2회 방학 때 충분히 휴가를 낼 수 없었던 날 등 난감한 상황에서의 마실은 저희와 같은 맞벌이 부부에게 정말이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연 2회 각 1주일씩의 방학기간에는 최대한 직장에서 휴가를 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직장인이 5일을 연중, 연말에 휴가내는 게 쉽나요ㅠ 특히 지난 겨울방학이 생각나네요. 코로나로 연차도 다 써버린 상황에서 저희는 마실 덕분에 별일 없이(오히려 예준이는 더 재밌게) 방학을 지낼 수 있었습니다. 평소 좋아했던 형아, 동생 집을 번갈아가며 신나게 놀고, 맛난 것도 잔뜩 먹고 말이지요. 마실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예준이가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엄마! 마실 좋다~ 또 하고 싶어!!’ 라고요. 이제 저희 부부는 방학이 두렵고 걱정되지 않습니다.
공동육아어린이집이기 때문에 들여야 하는 시간과 노력이 있습니다.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지요.
그렇지만 막상 해보니 이것 또한 해야 할 의무로 지어지는 부담이 아니라 자연스레 흘러가는 일상이 됩니다. 오히려 이런 활동이 일상을 다채롭고 풍성하게 덧칠해준다는 생각이 듭니다.
맞벌이로 시간이 없는 이유로 부담되어 도담을 망설이신다면, 오히려 그 이유로 도담해야 한다고, 걱정말고 함께 하자고 손을 내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