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땅을 파서 구덩이를 만들어 일곱 가지 보물을 간직하다
옛날 어떤 국왕이 사람을 시켜 친구를 불렀다.
친구는 말하였다.
“왕에게 죄송하다고 말해 주시오. 나는 마침 땅을 파서 구덩이를 만들어 일곱 가지 보물을 간직하려 하오.”
왕은 이 말을 듣고 매우 놀라면서 사람을 시켜 다시 불렀다.
그는 아뢰었다.
“지금 곧 보물을 구덩이에 내려놓고 있는 중이오.”
왕은 다시 불렀다.
그는 또 아뢰었다.
“지금 막 땅을 고르고 있는 참이오.”
왕은 물었다.
“그대는 어찌 그리 어리석은가? 보물을 간직하면서 왜 남에게 말하는가?”
친구는 말하였다.
“온갖 맛있는 음식을 장만하여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공양하려는 것은, 땅을 파고 구덩이를 만드는 것과 같소.
국과 밥을 차려 놓는 것은, 보물을 구덩이 속에 내려놓는 것이며,
땅을 쓸고 물을 돌리고 경의 뜻을 밝히는 것은, 땅을 고르는 것과 같습니다.”
그는 이어 말하였다.
“이 보물은 왕이라도 빼앗지 못하는 것입니다.”
왕은 말하였다.
“착하고 착하구나. 그대가 먼저 남에게 알리지 마시오. 내가 먼저 알리겠소. 내게는 여러 창고의 보물이 있소.”
왕은 곧 창고를 열어 크게 보시하고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공양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그를 위해 청정한 축원을 말씀하시어 그는 곧 도의 뜻을 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