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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집요경 제5권
11. 치심품(治心品)
부처님은 모든 법을 펴고 굴릴 때
몸을 일러 무상이라 말씀하셨나니
술과 그리고 여인에 대하여
방일한 생각은 행여 내지 말아라.
이 마음은 국왕과도 같아
세상에서는 자재함을 얻기도 하고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깊고 험난한 곳에 떨어지게도 하네.
마음으로 모든 업을 지으면
어지럽게 두려움을 내거니와
슬기로운 이가 마음을 지니면
가장 높은 편안함에 머무네.
능히 뛰어난 곳에 태어나게도 하며
나쁜 갈래에 끌고 들어가기도 하니
만일에 때[垢]를 여의어 적정하면
즉시에 참되고 항상한 과보 얻으리.
즐거이 모든 법을 말하되
뜻 지음[作意]으로 앞장을 세우면
뜻이 청정하여진 까닭에
뛰어난 행을 성취하리.
어떤 사람이 마음을 잘 절제하면
마음을 따라서 움직이지 않고
모든 번뇌를 저버리게 되리니
마치 햇빛이 어두움을 제거하는 것 같으리.
그리고 그 마음 원수와 같으나
그 원수는 딴 곳에서 일어난 것 아니니
겁화(劫火)가 수미산을 태움과 같이
마음의 불길도 이와 같도다.
어리석은 이는 마음에 항복되어
모든 감관[根]이 자재함을 얻으나
능히 그러한 괴로움을 내면
보리와의 거리는 멀어지도다.
원수는 제 마음에서 나니
마음을 떠나면 어디에 있으랴.
모든 중생[有情]을 결박하여서
염마에게로 끌고 가느니라.
욕심의 경계를 즐기어
바른 법을 닦아 익히지 않고
어리석게 삿된 길을 밟으면
반드시 지옥에 떨어지리라.
마음은 불 속의 불과 같아서
최상으로 조복하기 어려우니
그를 조복하기 어려운 까닭에
반드시 지극한 괴로움을 받으리.
만일에 마음 놓고 자재하면
반드시 모든 허물 일으키리니
저러한 물든 욕심 잘 여의면
괴로움에 핍박되지 아니하리라.
이러한 마음을 일으킨 까닭에
그러한 과보를 받게 되나니
착한 행을 지으면 청정한 인이요
나쁜 행을 지으면 괴로움의 과보니라.
마음으로 업을 짓고
업으로써 과보를 받나니
마음과 업이 어울리는 것
윤회를 받는 까닭이니라.
어떤 이가 마음을 따라
모든 나쁜 업을 조작하면
저러한 지옥의 불 때문에
오래도록 태워지리라.
마음으로 모든 죄를 짓고
마음으로 과보를 받나니
그러므로 마음이란 것은
인연으로 생기는 것임을 알라.
중생들은 마음에 속아서
자재하게 모든 허물 짓다가
지옥에 떨어진 뒤에는
깊이 두려운 마음 내느니라.
반드시 바른 법을 따를 일이요
마음을 따라서 악을 짓지 말지니
착한 행은 언제나 편안하고
나쁜 행은 오로지 그릇된 법 뿐이리.
온갖 것은 오직 마음으로 짓고
과보도 또한 마음으로 얻나니
마음이 가지가지를 내면
과보도 또한 그와 같으리.
마음은 채색으로 그리는 이 같아서
삼계의 중생을 그림 그리되
편안히 머물러 있지 않으니
마음을 따라서 움직이지 말아라.
그리고 마음이 근본이 되어
해탈과 속박을 나게 하나니
착한 업은 반드시 해탈하고
나쁜 업은 반드시 얽매이리라.
중생이 업의 그물에 걸림은
마음에게 항복된 때문이니
보리에 나아갈 길 구하지 않고
장님같이 바른 길을 보지 못하도다.
이 마음은 한 가지 뿐이건만
능히 모든 업을 조작하나니
업이거나 그리고 마음이거나
반드시 삼계에 두루하니라.
그리고 다섯 가지 색[五色]으로
가지가지를 나타내는 것같이
다섯 감관[五根]의 모든 티끌 반연하면
반드시 곳곳으로 헤매느니라.
세상의 그림 그리는 사람은
모든 사람이 함께 보건만
마음의 그림 그리는 이는
교묘하여 볼 수 없느니라.
벽에다 모든 형상을 그리되
좋고 추한 것 화공(畵工)을 따르듯이
착하고 착하지 못한 업의 인연은
모두가 마음으로 말미암아 이루어지네.
마음은 언제나 생각하여서
밤과 낮에 잠시도 쉬지 않나니
그가 지은 업도 그와 같으며
과보를 받는 것도 모두 그러해.
마음에게 항복된 이는
즐기어 착하지 못한 일을 지으며
목숨이 다한 뒤에는 두려움을 내고
괴로움을 면할 길이 없으리.
업은 그림과 같아서
곳곳마다 나타나나니
마음에 의하여 이루어졌기에
과보도 따라서 움직이느니라.
가지가지 업이 차별되고
과보도 또한 그러하나니
마음이 미혹하게 되어서
삼계를 설치고 다니느니라.
어떤 이가 마음을 따르면
반드시 온갖 업을 지으리니
마음을 잘 조복하는 이는
참되고 항상한 즐거움 깨치리라.
이 마음은 가는 곳마다
포악하고 가벼이 움직이니
장하도다 마음을 조복한 이여
마음이 고요하며 괴로움이 없도다.
어떤 이가 마음을 잘 조복하면
반드시 모든 허물을 제거하리니
허물을 떠나면 지혜로운 사람
괴로움을 반드시 받지 않으리.
모든 괴로움은 마음에서 나나니
딴 데서 얻지 못함 알아야 하리.
핍박하여 견디기 어려운 것은
모두가 마음이 움직인 탓이니라.
하늘과 용과 아수라와
야차(夜叉)와 비사차(毘舍遮)가
모두 마음을 바탕으로 삼아
삼계의 처소에 두루하였느니라.
마음은 하늘로도 이끌고
인간 세상에도 나게 하며
나아가 모든 나쁜 길에
바퀴 돌듯 하게 하도다.
마음이 경계에 끌려가면
어리석은 이는 어지럽나니
뜻으로 애착을 내는 까닭에
무량한 괴로움에 머무느니라.
마음은 하나의 어리석은 행이나
포악하고 커다란 힘이 있나니
말할 수는 있으되 볼 수 없어서
생각생각 빠르게 옮기어 가네.
슬기로운 이는 마음 위에서
가지가지 허물을 조복받고
마군의 그물을 벗어나서
저 언덕에 건너갈 수 있게 되리라.
마음은 의혹을 나게 하고
아첨하여 움직임이 많으니
만일에 마음을 의지하는 이는
험난한 갈래를 구하는 것이다.
마땅히 마음의 허물을 여의라.
모든 감관은 적정해지고
죄되고 그릇된 법에 집착치 않으며
참모양[實相]을 분명히 볼 수 있으리라.
가장 훌륭한 선정을 얻는 것도
마음의 인연에서 일어나고
나쁜 길에 떨어지는 것도
또한 마음에서 일어나느니라.
이 마음은 능력이 있어서
가지가지 업을 조작하고
허공의 경계 안에서
잠시도 머물지 않도다.
마음은 알기가 어려워서
언제나 형상이 없건만
세간으로 이끌어 나게 하니
마음이 아니면 가지 않으리.
몸으로 모든 업을 짓고
어느 것을 버리고 어느 것에 머무르며
그들의 과보는 모두에게 보이지만
그들의 마음은 보는 이 없도다.
이 마음은 조복하기 어려워서
어리석은 이는 보지 못하거니와
능히 모든 중생을 이끌어다가
빨리 지옥에 나아가게 하네.
이 마음은 죄를 짓고
또는 복된 업도 짓나니
그들이 허깨비 같음을 알아서
항상 바른 길에 의지하여라.
이 마음은 가도 모르고
와도 볼 수가 없건만
능히 모든 중생을 끌고서
백천 생을 오고 가느니라.
날카로운 칼로도 끊지 못하고
훨훨 타는 불로도 태우지 못하여
어리석고 지혜가 없는 사람은
그들에게 파괴함을 입느니라.
이 업의 밧줄은 견고하여서
어리석은 중생을 속박하나니
백천 생 동안에
끊어도 끊어지지 안느니라.
이 마음은 잠깐 사이에
착하고 나쁜 업을 조작하나니
넉넉히 그 마음을 조복하는 이라야
곳곳마다 언제나 안락하리라.
여섯 감관의 문으로 들어가서
즐기어 경계에 집착하면
마음이 중생들을 끌고서
모르는 결에 험한 길에 떨어지는 것.
허공은 본래 명랑하고
물의 성품 언제나 맑고 잠잠해
만일에 마음이 그와 같으면
뛰어난 선행을 이끌어 내리.
경계에 대하여 구하는 마음 내고서
언제나 거기 화합하길 생각하면
마음이 모든 감관에 의지한 까닭에
임금이 앞과 뒤에 군졸 거느린 것 같으리.
마음이 언제나 설레고 다니면
그 몸은 곳곳마다 따라가나니
서로서로 힘과 능력 있는 까닭에
삼계의 바다에서 윤회하느니라.
지은 업이 두루하는 것
모두가 마음이 그렇게 하나니
만일에 착한 인연이 없으면
작은 즐거움도 얻지 못하리.
마땅히 바른 법을 꾀하고 구하여
여러 가지 선정을 닦고 익히라.
마음이 모든 허물을 여의면
해가 구름에서 나온 것 같으리.
만일에 마음이 잘 머무르면
반드시 바른 소견 낼 것이요
집에서 청정한 믿음을 내면
반드시 윤회하는 환난을 면하리.
만일에 마음으로 죄악을 안 지으면
허물은 반드시 일어나지 않고
번뇌를 여의고 청정하여지면
언제나 하늘 위에 태어나리라.
마음은 모든 감관을 따라서
빠르게도 헤매이나니
마음을 잘 다스려 지키는 이는
다음 생에 하늘에 태어나리라.
만일 마음에 집착이 있어
온갖 죄를 짓거나
그릇된 법행(法行)에 의지하면
영원히 윤회하는 속에 있으리.
이 마음은 찰나 사이에
백천 번의 생멸이 있건만
본성은 오직 가벼이 움직이는 것
허깨비와 같아서 실답지 않도다.
이 마음은 큰 힘이 있어
산란함이 잠시도 머물지 않나니
만일에 지혜로써 적정을 알면
반드시 그를 결박하리라.
이 마음은 조복하기 어려워서
모든 감관을 어지럽게 하나니
슬기로운 이가 잘 다루고 지니면
넉넉히 저 언덕에 이르리라.
이 마음은 만족을 모를 뿐이니
만족을 아는 밧줄이 능히 묶으리.
그러한 마음을 잘 다스리면
세간의 지혜로운 사람이 되리라.
이 마음이 욕심의 경계를 따라
항상 애착하는 마음을 내나니
착한 일 행하면 능히 쉬고
나쁜 일 지으면 자라나느니라.
어떤 이가 마음이 적정하면
모든 욕심 보기를 독약과 같이 하고
어리석은 사람이 마음대로 하면
탐내어 아름다운 맛이라 하느니라.
이 마음은 조작하기만 하면
저 업은 따라서 움직이나니
감관과 경계에 의하여 난 것이므로
모두가 어울리고 화합하게 되도다.
슬기로운 이가 안 뒤에
이것을 버리면 편안함을 얻나니
색(色)들은 보아도 모두 같거늘
어찌하여 다르다는 생각을 내리.
온갖 색의 경계로 인(因)을 삼으면
능히 마음을 어지럽게 하나니
그 마음을 잘 조복하는 이는
모든 허물을 여읠 수 있으리라.
하나의 곡식 씨앗이
빛과 향기를 다르게 내는 것같이
서로서로가 화합한 까닭에
각각 마음을 따라서 일어나느니라.
세간의 장인[匠者]은
기관(機關)을 잘 수리하나니
바른 법에 의하여 마음을 다스리면
그는 언제나 안락하리라.
경계가 마음을 끌면
어리석은 이는 기쁨을 내거니와
지혜로운 이는 잘 관찰하므로
빨리 청정하게 하느니라.
그리고 그 마음이 움직이면
모든 온(蘊)과 계(界)와 그리고
삼계의 안을 반연하나니
진실한 소견이 없는 때문이니라.
그리고 큰 바다 위에
바람이 치면 파도가 일듯이
마음과 경계가 화합하여
세간을 따라서 해매이느니라.
착한 업이 마음을 이끌면
반드시 뛰어난 과보를 받나니
응당 착한 행을 행하여
다시는 악을 짓지 말아라.
마음과 선정이 상응하면
물 위에 바람이 없는 것 같나니
제각기 인연에서 생기어
업을 따라 돌아가는 것이라.
이 마음은 지극히 신속하여
잠시에 가고 오나니
혹은 하늘을 반연하고
혹은 지옥에도 떨어지리라.
마음은 모든 악을 끊고
또는 온갖 선을 지어서
이끌고 해탈의 문에도 이르나니
마음이란 이런 거니라.
이 마음은 가장 가볍고 빨라
그보다 더할 것 아무것도 없나니
만일에 지키기를 잘 하지 않으면
반드시 언제나 욕심에 집착하리.
이 마음은 잠깐 사이에
착하고 나쁜 업을 능히 짓나니
마음은 자성이 본래부터 움직이는 것
찾으며 구하여도 얻을 수 없도다.
이 마음은 와도 모르나니
간들 어떻게 볼 수 있으랴.
인연이 합하면 잠시 있으나
인연이 흩어지면 있는 곳 없네.
이 마음은 쌓아 모은 것 아니며
또한 오래 가는 것도 아니며
집착하여 지닐 것에 상응하지 않나니
온갖 곳에 볼 수가 없는 것이니라.
마음이라 하여도 억지의 이름이니
화합을 따라서 일어난 것이라.
쇠똥과 마니 구슬도
두 가지 모두가 그런 것이니라.
색근(色根)들도 그러하여서
모두가 식(識)에서 나왔거니와
어떠한 법(法) 하나라도 화합하지 않으면
이루어진 것을 볼 수 없느니라.
이와 같아서 저 경계를
중생들은 제거하기 어렵나니
만일에 바른 법에 머무르면
욕심을 어떻게 짓게 되리오.
이 마음은 지극히 흉악하고
힘이 세어 조복하기 어려우며
즐기어 모든 업을 짓건만
어리석은 이는 깨닫지 못하네.
모든 업을 지은 까닭에
해매이는 원인이 되었으니
3유(有)의 한 가운데에서
오래도록 모든 괴로움을 받도다.
설사와 풍병[風疾]에 걸렸더라도
죽은 뒤에 나쁜 길엔 안 가지만
탐심들의 저 허물은
반드시 지옥에 떨어지느니라.
마음의 허물이 가장 크므로
언제나 모든 악을 짓는 것이라
풍병도 좋은 것은 아니니
반드시 뛰어난 행을 닦으라.
풍병은 고칠 수 있는 것이니
이 몸이 죽으면 흩어지지만
탐심의 병통은 그렇지 못하여
백천 생에 오래오래 남아 있느니라.
그러므로 알아라, 탐욕의 병은
풍병에 견주건대 차별이 있나니
뛰어난 수행을 잘 닦으면
탐심의 허물을 여읠 수 있으리.
이 마음은 의왕(醫王)과 같아서
뜻의 허물을 잘 다스리나니
세간의 의원들이 몸의 병만을
고치는 것과는 같지 않느니라.
마음으로 좋은 생각을 일으키면
모든 번뇌를 내지 않거늘
어리석은 이는 바른 법이 없어서
반드시 험한 길에 떨어지느니라.
어떤 사람이 선정을 즐기거든
산림(山林)에 의지하여라.
어리석은 이는 적정하지 못하여
어긋나는 많은 다툼을 일으키느니라.
이 마음은 그림 그리는 화가와 같아서
두루 모든 형상을 그리나니
모두가 그를 인하여 조작되어
다섯 갈래에 두루 헤매게 되도다.
세상의 화가는 정교하여서
백천 가지 종류를 그려 내지만
업보의 그림은 지극히 넓어서
삼계를 그들의 화폭으로 삼는 것이다.
얼마쯤의 중생을 그리되
다섯 갈래를 따라 헤매이나니
업이 광대한 까닭에
곳곳에 모두가 두루하느니라.
그리고 마음의 화가[畵師]는
모든 업보의 그물을 그리나니
세상의 모든 중생[有情]들은
모두가 그에게 속박되느니라.
비바람과 연기와 티끌에
세상의 그림은 모두 망가지나
백천 구지 겁이 지나도
업보의 그림은 항상 새롭다.
대지도 망가질 때가 있고
바닷물도 마를 때가 있지만
업보의 그림만은 오래 있어서
곳곳마다 어디에나 나타나느니라.
모든 업이 항상 따라서
과보는 어김이 없나니
중생이 마음을 놓으면
모든 갈래에 헤매이리라.
어떤 이가 마음으로 쾌락에 집착하여
욕심의 경계에 나아가려 하면서
착하지 못한 업을 끊지 않으면
반드시 괴로움에 떨어지리라.
그러므로 반드시 마음을 절제하여라.
저들은 지극히 악하고 두려우니
쾌락과 욕심 경계에 화합하면
애욕의 독약은 항상 가득하리라.
험난한 것을 돌아보지 않고
항상 애욕을 추구하나니
쾌락이 무너지면 괴로움이 따라서
스스로 그의 과보 받게 되리라.
어떤 이가 나쁜 갈래를 두려워하여
항상 마음이 적정하면
그가 적정하여진 까닭에
지혜의 생명이 자라나느니라.
이 마음은 큰 힘이 있고
사나워 지키기가 어려우나
슬기로운 이가 잘 조복하면
근심과 두려움을 여의게 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