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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성의 70-80% 정도는 부모로부터 유전된다(Campbell, 1999; Freedman, 1993; Sto, 1991). 영재성의 20-30% 정도는 부모와 가정의 환경에 의해서 그 계발정도가 좌우된다. 이런 사실은 주로 입양된 일란성 쌍생아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를 통해서 밝혀졌다.
이제 세계적인 성취를 이룬 인물들의 부모는 어떠한 사람들이었으며, 그들이 자녀를 어떻게 양육하였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어떻게 하면 우리 자녀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만족스러운 생활을 영위하고, 나아가 사회와 인류의 발전에 공헌할 만한 인물로 커 나갈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로 하자.
1) 공부와 일 그 자체가 목적이었다.
세계적인 인물들의 경우, 공부는 그 자체가 목적이었다. 공부 그 자체가 즐거워서 한 것이었지, 성적이나 석차나 일류대 입학을 목적으로 공부하지 않았다. 성적, 석차, 일류대 입학을 목적으로 한 교육은 그 목적을 달성한 이후에는 별로 쓰이질 못하였다.
한림대학교 총장 정범모박사는 자신이 하는 일에 신이 나서 연구를 하면 노벨상을 타게될 지 모르지만, 출발 부터 노벨상을 탈 것을 목적으로 한다면, 그 결과 노벨상을 타기는 어렵다고 했다. 좋아서, 신이나서, 자연스럽게 일을 하거나 탐구를 하는 순수한 목적에서 시작되는 활동들 만이 진정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노벨상 수상 위원회의한 서기관이 한국을 방문하였을 때의 얘기다. 그 서기관은 “한국은 이제 충분히 성장하였다. 이제는 노벨상을 목표로 과학 연구에 재정지원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노벨상을 타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노벨상에 대해서는 깡그리 잊어 버리고, 오로지 과학의 아름다움에 심취한 과학자를 가능한 한 많이 배출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노벨상을 타게 될 것이다. ”
무엇인가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서 일을 하였을 때, 그것을 얻기보다는 잃기가 쉽다는 것은 전래동화 속에도 잘 나타나 있다. 혹부리 영감이 그저 좋아서 노래를 했을 때는 혹도 떨어지고 금은 보화를 얻었지만, 마음씨 고약한 혹부리 영감이 금은 보화를 얻고자 노래를 불렀을 떄는 금은보화를 얻기는 커녕, 혹을 하나 더 붙이고 흠씬 두드려 맞았다. 흥부가 그저 제비가 불쌍해서 착한 일을 했을 때에는 박에서 금은 보화가 쏟아졌지만, 놀부가 금은보화를 얻고자 제비다리를 고쳐주었을 때는 가지고 있던 재산마저 모두 빼앗기고 만다.
공부나 일 그자체가 즐거워서 하지 않고, 좋은 직장이나 좋은 대학을 목적으로 공부하면 그 일이 싫어지는 것은 당연하고 원하던 좋은 직장이나 대학을 얻는 것은 실패로 돌아가기 마련인 것이다. 단기적으로 그저 당장의 성적이나 입학을 목적으로 공부하는 분위기가 없어지지 않고서는 세계적인 성취를 이루는 것은 불가능하다.
‘노벨상을 목표로’라는 말은 정치가, 기업인이나 구호로 할 부분이다.
2) 부모의 적성이 아이의 적성이다.
바이얼린의 신동 장영주는 네 살 생일 때 부모로부터 바이올린을 선물로 받고 매우 기뻐하였다고 한다. 영주는 어려서 부터 바이얼린을 좋아하였다. 태어나기 전 부터, 임신 중에도, 태어나자. 음악을 하는 부모 덕에 음악을 듣지 않을 수 없었고 그래서 바이얼린을 좋아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다아윈은 네살 때 부터 중학교 과학교사인 아버지를 들로 산으로 따라 다니면서 곤충채집과 식물채집을 하였다. 생물학과 유전에 대한 관심과 그 재능이 이때 이미 결정된 것이다. 모짜르트도 중학교 음악교사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릴 때 부터 음악을 좋아하였고 네살 때 부터 이미 작곡을 하였다. 93년 동계 올림픽의 여왕이라는 칭호를 받았던 에고르바는 2살 때 부터 스키를 좋아하는 아버지를 따라 설원을 누비면서 스키에 대한 적성을 키워갔다. 마리 뀌리와 삐에르 뀌리의 딸로서 노벨상을 탄 이렌느 졸리옽 뀌리도 역시 어릴 적 부터 물리학 탐구에 관한 적성과 재능을 키워갔다. 바둑의 천재인 이창호도 취학전 부터 할아버지 옆에서 바둑을 익혔다.
이들 부모들은 아이가 어릴 때 부터, 아니 이미 태어나기 전 부터 특정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취미나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아이가 태어났다고 해서 특별히 학원을 보내거나 가정교사를 부르지 않았다. 다만 자신이 하던 일을 아이와 계속하였다. 아이들은 부모가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적성을 키워간 것이다. 어릴 때 경험한 것은 아이들의 세포 하나 하나에 새겨져서 그 아이의 적성으로 남게된다.
부모는 아이의 재능과 적성을 결정한다. 적성과 재능은 유전되는 동시에 태어나자마자 부터 우연히 보고 들으면서 길러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아이를 낳고, 기른 부모에 의하여 그 아이의 적성과 재능이 결정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많은 부모들은 집중적인 관심이나 취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자녀에게 보여주거나 같이 할 것이 없다. 또는 관심이나 취미가 있다고 하더라도 아이와 그 취미를 함께 할 시간이 없다. 밤마다 늦게 들어오는 아버지, 집안 일로 두서없이 분주하기만 한 엄마는 아이의 적성을 기르기 위한 경험의 기회를 주지 않는다. 아이는 부모의 분신이다. 적성이나 재능마저도 부모의 분신이다. 그러므로 부모는 자녀의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독특하고 집중적인 취미와 관심을 본인들이 먼저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
어느 날 영국의 디즈레일리 수상 앞에 젊은 부인이 세 살 난 자기 아들을 데리고 와서 물었다. “이 아이를 언제부터 가르쳐야 훌륭하게 키우겠습니까?” 수상은 “이미 늦었소”라고 대답하였다고 한다.
아이의 적성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면 이미 때는 늦다.
아이의 적성은 나타나는 것이기보다는 길러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의 적성은 부모와 함께 놀이를 하는 과정에서 길러지는 것이다.
3) 대를 물려받아야 한다
저명하게 된 인물들은 태어나면서 부터 부모에 의해서 특별한 재능을 계발하기 위하여 집중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받았다. 그들이 특별이 훈련을 받은 영역은 부모 특히 아버지가 갖는 적성 또는 취미 분야였다. 모짜르트, 말더스, 피트가 모두 아버지의 전통을 따랐다. 처어칠, 존슨, 케네디, 아담스, 태프트, 루스벨트 등도 역시 그 부모의 대를 이어받아 특별 훈련을 받았다. 대체로 대를 물려 주는 것은 아버지이고 어머니가 아니다. 아마도 어머니는 전문적인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엄마가 아이를 지도할 수 있는 수준은 많이 제한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일본 긴자거리의 유명한 국수집 역시 국수 만드는 기술과 노하우를 아버지, 나아가 할아버지 대로 부터 물려받았다고 한다. 대를 물려받는 것은 학원이나 학교에서 글로 배울 수 없는 많은 노하우를 옆에서 지켜보며 익히는 것이다. 대를 물려 배우는 것의 잇점은 아주 어려서 부터 시작한다는 점과 말로 가르쳐 줄 수 없는 것을 배운다는 점이다. 대를 물려 받는 것은 체계적인 훈련으로 배울 수 있는 지식과 기능 뿐이 아니다. 한 분야에서의 성취를 하는 데 중요한 부분으로는 머리를 쓰는 것 이상의 것이 있다. 즉 시장에서 좋은 재료를 고를 때 감각을 이용하는 방법, 국수를 반죽하거나 삶을 때의 요령같은 것들은 이미 어렸을 때 익히게 된다. 국수 만들기를 정식으로 배우기 시작할 때는 이미 상당한 수준의 전문성을 갖춘 상태이다. 나아가 늘 가까이 있지 않으면 배울 수 없는 태도, 습관, 가치관 같은 것들이 생활 속에서 배워질 수 있다.
예를 들면 올리버 크롬웰은 국회에 등단하기 전 이미 국회의원이었던 6명의 사촌이 있었다. 노벨상 수상자인 삐에르 뀌리와 마리 뀌리 딸 이렌느와 그 딸의 남편 프레데릭 졸리옽은 다시 노벨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대를 물리는 과정에는 두세대 이상에 걸친 식구들간의 상호작용, 즉 할머니 할아버지와의 대화를 통하여 집안의 유대와 역사, 그 일의 중요성과 자존심을 길러주는 요소가 있다. 일을 하기는 하지만 그 일의 중요성이나 보람, 그일에 대한 긍지와 확신을 갖지 못한다면, 수많은 역경을 이겨나가는게 쉽지 않다.
부모나 조부모의 재능을 그대로 대 물려 받을 것이 없는 가정이라고 하더라도, 가족 구성원 간에, 또는 여러 세대에 걸친 식구들간에 일의 중요성, 보람, 일에 대한 긍지를 물려받을 수 있다면, 어느 분야에서나 뛰어난 성취를 할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하겠다.
세계적으로 저명하게된 인물들은 어려서 부터 지적 자극을 계속받았다. 그 가정은 대체로 가치 지향적이며, 그 가문이 수세대를 거쳐 존경해 오거나 좋아하는 대상이 있다. 나아가 각 가정과 부모는 가족의 관계와 외부 문화와의 관계를 정의해 주었다. 이들은 가족 중의 다른 구성원이 무슨일을 하고 있는 지를 서로 알고 있고 서로 참여할 수 있으며, 서로 이해하며 서로 상호작용하는 특별한 패턴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알렉스 헤일리의 소설과 그 소설을 영화화 한『뿌리』에서 그 할머니는 집안의 자랑스러운 초기 역사에 관하여 킨타쿤테에게 사명감과 용기를 부여하는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가문의 다른 구성원들의 중요한 경험에 대하여 알게 됨으로써, 아이는 그 가정의 가치관을 배우게 되고, 그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의 종류에 대해서도 알게되고 그 가정에서의 자기의 위치를 더 잘 인식하게 된다.
그런가 하면, 가정에서 자녀가 어느 위치에 있는가와 식구들이 얼마나 한 아이를 재능있다고 생각하는가에 따라서 가정의 상호작용이 달라진다. 아동이 얼마나 다르며, 얼마나 특별하다고 인식하는가에 따라서 부모들이 그 자녀의 재능을 계발하기 위해서 쏟는 노력의 정도도 달라지게 마련이다.
대체적으로 우수한 성취를 남긴 사람들은 부모가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분야의 재능을 보였으며, 게다가 맏이거나 외동이었기 때문에 가정의 전통과 관심 속에서 집중적인 재능을 계발할 기회를 갖는 운좋은 아이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대가족이 서로 어울려 지내면서 여러 세대간에 걸친 대화가 있어야 가문의 역사가 전달이 되고 가문을 중시하고 자존심이 북돋아 지게 된다는 사실은 핵가족을 지향하는 우리네 현대 가정에서 재능의 계발이 간단한 일이 아님을 알게 해준다. 핵가족을 지향하더라도 할아버지 할머니와의 교류를 빈번히 하고, 여러 세대에 걸친 가족들간의 유대를 돈독히 함으로써, 아이들이 자존심을 키우고 가치지향적이 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4) 집중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1976년의 미국 농구선수로 각광을 받았던 마르키스 존슨은 여섯 형제중 독자였다. 마르키스가 태어날 때, 의사는 아버지에게 이 아기가 198cm 까지 크겠다고 말해주었다. 마르키스가 두살 되던 해부터 아버지는 자신이 늙어서 더이상 할 수없게 될 때 지 농구를 가르쳤다. 마라톤의 황제 황영조 역시 어려서 부터 20리 길의 학교를 달렸갔다. 아주 어려서 부터 학교를 다니느라, 땔감을 준비하느라, 배고픔을 잊기 위해서 늘 달리기를 했다.
미국의 콕스에 의하면 세계적인 저명인사는 어렸을 적에 특별히 집중적인 훈련을 받은 경험이 있다. 부모들은 사회적인 접촉과 우수한 교육을 통해서 그들의 재능을 발달시켰다. 그 예로 피트, 존 아담스, 니이버, 훔볼트 형제, 모짜르트, 웨버, 미켈란젤로 등으로 이들은 대부분이 맏이이다.
맏이가 재능의 계발에 필요한 훈련을 집중적으로 받을 수 있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맏이는 적어도 동생이 태어날 때 까지는 혼자서 독차지할 수 있는 것이 많다. 집안의 공간이나 장난감이나 부모의 관심, 음식 등 모든 것을 맏이가 독차지 할 수 있는 것이다. 나아가 맏이를 부모들은 자신의 동반자로 생각하여 어른 취급을 하여 주었다. 일찌기 책임감을 갖게 하였으며, 독립심을 길렀고, 비록 좋지 않은 환경일지라도 동생들 보다는 어려서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
굳이 맏이가 아니더라도 그 가정에서 특별한 관심을 독차지할 이유가 충분히 있으면, 재능의 계발에 더 유리하다. 예를 들면, 위의 형제들이 일찍 죽어서 혼자만 남게되었던가, 터울이 너무 커서 아주 귀여운 아들이었든가, 아이를 낳지 못하다가 오랫만에 낳게 된 아들이라든가 하는 등의 이유로 해서 가정에서 특별한 취급을 받은 아이들은 재능을 집중적으로 계발하는 훈련을 받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특별한 이 아이들에게 어른 특히 아버지들은 많은 지적 자극을 제공하였다. 아이들은 어른의 세계에 관하여 어른이 쓴 책을 읽으면서 어른의 세계를 간접적으로 경험하였다. 아이들은 책읽기를 통해서 지식을 쌓을 뿐 아니라 수없이 많은 상상을 하게 된다. 아이들은 어른의 세계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면서 그냥 읽어갈 지 모른다. 그러나 상상을 다이나믹하게 함으로써 일부 이해되는 것도 있었다.
이들은 어리다고 해서 어린 아이 취급만 받지는 않았다. 일찍부터 어른의 세계를 접함으로써 많은 상상을 하게되었고, 이것은 그들로 하여금 일찌기 어른의 세계에 뛰어들게 하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상상은 상상력을 필요로 하는 직업에서 뿐만 아니라 통상적으로 상상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직업에 종사한 영재들 조차도 그들의 발달에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한 듯하다. 기존의 이론을 뒤집을 만한 이론을 개발한 과학자들의 경우, 상상이나 꿈을 통해서 이론의 실마리를 잡게된 경우가 허다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저명인사의 부모들은 자녀가 즐길 수만 있다면 어른의 것도 하게 허용하고 격려하였다. 이들은 다른 아이들과의 놀이 또는 교제가 적었고, 가족외의 다른 사회구성원과 밀접한 관계를 갖거나 애정적인 관계도 적었다. 대체로 부모와의 동반적인 시간이 많았고 일반 아동들과의 시간은 거의 없었다. 대부분의 친밀한 관계를 식구 중의 다른 형제와 가졌다. 특히 남자들의 경우에는 누이 또는 다른 형제와 매우 친밀한 관계를 가졌다.
친구들과의 놀이나 교제에 능하기 보다는 상상 속에 자신의 매일매일을 맡겨 버림으로써, 자신의 깊이를 알고, 자아의식이 분명해지며 결국은 독립적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강한 상상력의 계발이 때로는 위험할 수도 있다. 만약 그 상상이 사회적인 관계를 통해서 생산적으로 소비되지 못하면, 사회적으로 쓸모없는 것으로 치부되어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
5) 아이를 특별하게 생각하여야 한다
아이를 특별하게 생각하면 아이의 자아 존중감, 자아 효능감, 자존심이 높아져서 뛰어난 성취를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게되는 맏이, 외동이, 독자, 부모 나이 40,50에 태어난 아이뿐 아니라, 타고난 재능 때문에 부모가 특별하게 여긴 아이들의 재능 계발은 쉽게 이루어진다.
캘리포니아의 피쳐 대학 교수인 로버트 알버트 박사가 1983년에 쓴 논문에서 미국 대통령 39명 중 맏아들이 49%, 독자가 3%, 막내가 10%, 맏이로 태어나지는 않았으나 형이 세상을 떠남으로 해서 결국 맏아들이 된 사람이 18% 로 나타났다. 전체 미국 대통령 중의 80%가 특별한 위치, 그중에서도 67%는 맏이였다. 미국 부통령 중에서나중에 대통령이 된 9 명 중에서 8명이 맏아들이었다. 그런가 하면 노벨상 수상자 31명 중 독자가 31%, 맏이가 41%, 중간 서열이 20%였다. 즉 독자 또는 맏이가 전체 노벨상 수상자의 72%를 차지하고 있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드는 “엄마의 애정을 마음껏 받은 아이는 정복자처럼 자신만만하게 살아간다.” 고 하였다.
그러나, 자녀를 과보호하거나 자녀에게 권위를 잃은 부모는 금물이다. 미국 대통령의 형제수는 평균 6.8이라고 한다. 그만큼 엄마가 아이의 뒤를 매일 같이 쫓아다니며 들볶을 겨를이 없다는 뜻이다. 다이윈은 8세에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그 이후로 누나가 돌보았다. 행동을 일일이 간섭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며 형제들과의 관계 속에서 사회성이나 인간간의 관계를 익힐 기회는 많았을 것이다.
6) 부모가 배움을 중시하여야 한다.
과학자들의 평균 지적 능력은 우수하지만 일부 과학자들 중에는 지적 능력이 높지 않으면서도 대단한 업적을 남기 경우가 상당히 있다. 그 한예가 와트슨이다. 와트슨은 행동주의 심리학자로서 노벨상을 받았으나, 그의 지능은 100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 뿐 아니다. 에디슨이나 아인슈타인도 지능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는 대체로 가정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으면, 아이들이 그와 상응하는 정도로 성취도 높게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학교에서의 성적은 가정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상응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사회에 나와서 성취를 이루는 정도와 사회경제적 지위와는 별 특별한 관계가 없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로라는 학자가 64명의 대단히 뛰어난 한 연구에서 밝힌 바에 의하면 세계적인 과학자 부모의 53% 만이 전문가였다. 과학자 부모중 13%는 농부였고, 31%는 사업을 하였으며 2명은 기능공이었다. 비숙련 기능공 부모를 가진 과학자들이 없는가 하면, 대단히 부자인 부모를 가진 가정도 없다. 다른 연구에서도 과학자 66명의 51% 만이 전문적인 직업을 가진 아버지였다.
그러나 이들 가정의 공통적인 특징으로 나타난 것은 가정에서 배움 그 자체를 매우 중시하였다는 점이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서 한 아이의 재능이 계발되는 데 중요한 것은 아버지의 직업이 전문적인 정도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아버지의 지적인 수준 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배움에 대한 가치와 중시하는 태도라는 점이 밝혀진 것이다. 즉, 배움에 대한 가치와 중시는 아동이 관심있어하는 분야의 능력을 촉진시키는 주요 요소라는 것이다.
중산층일 수록 아이들을 지적인 활동에 집중적으로 참여하게 하는 특징이 있다. 아이들로 하여금 지적 활동에 집중적으로 참여하게 하면, 아이들이 주로 지적 활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정서적인 문제를 피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부모가 특정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취미나 관심을 갖고 있지 못한 경우, 대체로 성실과 배움에 대해 커다란 가치를 두고 아이들로 하여금 이를 중시하게 함으로써 그들이 커다란 성취를 이루게 하는 원동력의 역할을 하게 하였다.
한국 명사 150명이 쓴 “내가 기억하는 부모님”이라는 책에서 대부분의 명사들이 기억하는 부모들의 공통점으로 역시 성실한 생활 태도, 최선을 다하는 생활 태도 등이 매우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을 본적이 있다. 이들은 아침에 일어났을 적에 이미 일어나서 일을 하고 있었고, 이들이 잠자리에 들기 전에 먼저 자리에 눕는 적이 없었던 부모들이었다고 회고한다.
세계적인 수준의 성취를 한 미국의 120명의 인물을 대상으로 연구를 한 시카고 대학의 블룸도 이들의 가정의 공통점을 찾아내고자 분석하였다. 이들의 부모들 중에는 박사학위를 가진 부모들도 있었지만, 국민학교 밖에는 나오지 않은 부모들도 있었다. 대단한 부자도 있었지만, 수입이 그저 근근이 살아갈 정도인 경우도 있었다. 직업의 전문적인 정도에서도 각양각생이었다. 이렇게 외양으로 나타나는 특징들 중에서는 공통점을 찾아보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결국 이들은 더 깊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부모의 특징 까지 분석을 하였다. 그 결과 이 부모들이 직업, 교육수준, 수입의 수준 등에서는 달라도 성실하며, 배움에 대단한 가치를 부여하며, 하는 일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한다는 점에서는 공통되다는 점을 확인해내었다. 전문적인 일을 하지 않는 부모라면, 집안의 하찮은 일이나 자원봉사를 하는 과정에서 라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케네디가의 형제들을 모두 유수한 정치가로 길러낸 로즈 케네디 여사는 “Why not the best?"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일은 했다하면 최선을 다해야지 왜 최선을 다하지 않는가라는 뜻이다. 또 하는 일이 무엇이든간에 둘째 가라면 서러운 인물이 되어야 한다는 뜻도 담겨있을 것이다.
7) 관심, 취미를 집중적으로 추구하여야 한다
한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성취를 이루려면 적어도 그 분야에서의 경험이 누구보다도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많고 우수하여야 한다. 양적으로 많아야 한다는 것은 이미 세계적인 저명 인사들의 어린 시절이 친구들과 노는 시간도 없을 정도로 어른과의 배움으로 가득차 있었다는 것으로 알 수 있다.
세계적인 첼리스트로 최근 부각되기 시작한 12세의 장한나가 라디오에서 한 인터뷰 내용을 들었다. 장한나의 하루 첼로 연습 시간은 3-4시간이라고 한다. 우리 어른이 적어도 3-4시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연습을 한다고 생각하면, 그 정도의 수준에 못다다를 리도 없다. 다만 누구도 똑같은 연습을 매일같이 반복하기란 쉽지 않아 많은 인내심을 요구한다. 그러나 만약 배우는 것을 진정으로 사랑하여 즐거운 마음을 가질 수만 있다면 같은 일이라고 해서 굳이 반복을 싫어하지는 않을 것이다.
세계적인 성취를 한 120명의 인물을 대상으로 한 블룸의 연구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이들은 아주 어려서 부터 그 일에 익숙해 있었고, 그 일을 집중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국민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가서도 계속적으로 한 분야에서의 재능을 집중적으로 계발하기 위해서 오랫 동안 한가지 일에 몰두하는 것은 당연하고 가장 즐거운 일이기도 하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마치 물마시고 밥먹는 것 처럼 당연히 해왔다. 이런 습관은 아주 어려서 부터 눈뜨면 해오던 일이기 때문에 가능하게 된 것이다. 어느 날 부터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 하기 시작한다면, 그 일을 쉬지않고 하기란 쉽지 않다.
매일 같이 초,중,고,대에서 하루 1-2, 3-4, 5-6, 12시간 이상씩 공부하고 탐구하고 매달려야만 그 재능이 발휘가 되는데 우리는 이것저것 띠끔 띠끔하도록 한다. 어느것에라도 특별히 관심을 갖고 매달리려고 하면 이를 걱정하기 시작한다. 아이가 어느 활동에 대해서 특별히 재미 붙이려면 그만 두라고 한다. 아이가 기를 쓰고 밤새워가면서 열심히 하려는 것도 부모들은 말려야 한다. 문화센터, 과학관, 음악관, 체육관 등이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가능하여야만 아이들의 이런 강한 관심과 취미가 추구될 수 있다.
창의성은 아이가 개인적으로 특정한 주제에 대하여 강렬한 관심과 취미를 가지고 있을 때에 발달된다. 창의성은 집단 지도를 통해서는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스스로 자기의 관심분야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창의성이 발달되는 것이지 남이 시켜서 하라는 대로 해서 창의성이 게발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아이들이 스스로 관심 주제를 추구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여 주어야 한다.
8) 독립심, 강한 의지. 인내심을 길러주어야 한다
캘리포니아의 피쳐 대학 교수인 로버트 알버트 박사가 1983년에 쓴 논문에서 밝힌 바에 의하면 저명인사들 중에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경우가 일반인보다 많다. 알버트가 연구한 39명의 미국 대통령 중의 21 %가, 영국 수상 48명 중의 27%가, 로(Roe)가 1952년에 연구한 저명한 과학자 64명 중의 16 %, 마틴데일이 1971년에 연구한 저명한 불란서와 영국 시인 33 명 중의 24%가 적어도 16세 이전에 아버지를 잃었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 중에서 어머니를 일찍 잃은 비율은 아버지를 일찍 잃은 비율 보다 적어서 5-11%의 사람들이 본인이 16세가 되기 전에 어머니를 잃었다. 일반 대학생 1,696명 중에서 16세 이전에 아버지를 잃은 사람이 4%이고, 어머니를 잃은 비율이 2% 인 것을 보면, 저명한 인사들이 부모를 일찍 여읜 경우가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부모를 일찌기 잃음으로써, 이들은 더 독립적인 마음을 갖게된 것으로 보인다. 불란서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아버지가 아들을 위하여 할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유익한 것은 일찍 죽어 주는 것이다”고 말하였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인사들 중에 아버지를 일찍 잃은 사람이 많다는 데서 기인한 말이라고 본다. 이들은 어린 시절에 보통 아이들과는 다른 경험으로서 아버지나 형제나 어머니를 잃었다고 한다. 적어도 자신의 직업상의 입지를 세우기 전인 16세 전에 아버지나 부모나 형제를 잃은 경우를 말한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게 되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게 되고 일찌기 독립된 인생설계를 하게 되며, 자신의 주변 문제를 모두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독립심을 가지게 된다.
부모가 돌아가시면 지적 발달에 매우 해가 되거나 장애가 된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전혀 장애를 초래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아이가 재능, 영재성, 적성이 우수하다고 주위 사람들이 인정함으로써 아이들은 강한 자아를 가지고 있을 수 있어서 나쁜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적어지며, 아버지가 아니라도 다른 사람들이 적절하고 자극적인 지적 발달의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28대 대통령 우드로우 윌슨, 32대 대통령 루즈벨트, 정신분석학자 프로이드, 진화론의 다아윈이 모두 가족외의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컸다. 가족이 아닌 사람으로 부터 격려와 자극을 받는 경우, 가족들간에서 쉽게 생길 수 있는 갈등은 없고, 자기 자신의 능력에 대한 안정감과 자신감을 갖게 되기 때문에 더 성취를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의 책임감과 독립감을 키워 주는 것이 아이를 저명의 길로 들어서게 하는 중요한 방법임을 알려주는 것으로 이동렬 교수가 지적한 불협화음의 가정에서 자라난 저명인사들의 경우이다. 부모 또는 보호자와 아이간에 불협화음이나 갈등이 많이 있던 가정에서 자란 사람들 중에서 저명인사가 된 사람들 중에는 어른이 되어서도 아버지를 너무나 증오했던 체코슬로바키아의 소설가이자 시인인 카프카가 있다. 그런가 하면 무선전신의 발명가 마르코니의 아버지는 마르코니가 어렸을 때 어린 아들의 실험기구를 내동댕이 치거나, 부셔버리면 어머니가 몰래와서 달래주고 격려해주었다고 한다. 가극의 왕 카루소의 아버지는 입만 열었다 하면 아들에 대한 욕설을 퍼부었고, 야단만 쳤다고 한다. 이태리의 물리학자 페르미는 아들을 냉대하기로 소문난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우리나라의 이승만 대통령도 야단만 치고 냉대만 하는 아버지와 질식할 정도로 숨도 못쉬게 억압하기만 하는 나이 많은 어머니 밑에서 자라났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처럼 불협화음의 가정에서 자라난 저명인사 가정은 과보호보다는 아이에 대한 냉대와 욕설이 더 특징적인 불협화음이었다. 이런 가정에서 갈등이 일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부모나 보호자가 전통적인 직업을 갖도록 요구하는 데 비해서 본인은 비 전통적인 직업으로서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택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주로 생긴다. 가족 구성원간의 갈등은 아이가 좀 더 자신의 인생을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기 보다는 스스로 그 갈등을 해소하거나 그 갈등에 의한 희생자가 되지 않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더 굳은 의지를 갖게됨으로써 더 저명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요즘 부모들은 자신의 어려웠던 시절을 회상하면서 왜 아이들이 부족한 것 없이 먹을 것, 입을 것 다 대주는 데 왜 공부를 안하는지 궁금해 한다. 사실 물질적으로 풍부하면 할 수록 오히려 성취를 해야겠다는 의지는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유태인들이 세계적인 성취를 하는 이유 중의 하나로 고난의 역사를 꼽는다. 그들은 오랜 세월 동안 노예의 신세를 겪어야 했고, 유랑의 민족으로서 정착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떠돌아 다녀야 했다. 이런 고난의 역사는 그 민족에게 강한 의지와 투지와 사명감을 길러주었다. 민족이 총체적으로 고난을 당하면서도 하나님이 선택한 민족이라는 의식은 그들로 하여금 고난에 쓰러지기 보다는 역경을 이겨나갈 수 있는 힘을 오히려 제공해주었다.
1994년 한국에서 열린 제 3 차 아시아 태평양 영재학술대회에서 캐나다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의 이동렬 박사는 “著名으로의 길”이라는 논문에서 가족 구성원간의 관계에 따라서 저명하게 되는 경로가 다르다는 점을 밝혔다. 그는 저명인사에 관한 연구들을 종합 분석한 결과 저명에 이르는 길 중, 제1의 길은 가족 구성원간의 조화, 일관성, 합의로 특징지어지며 이런 가족들은 아동의 재능을 수용하고, 가족 간에 잘 합의가 이루어지며 정서적인 갈등문제가 적다. 주로 자연과학 계통의 명사들에게 이런 유형이 많다. 제2의 길은 부모와 자녀간에 갈등이 많고, 부모의 통제가 지나치게 많거나 적으며, 부조화를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길을 밟는 명사들은 주로 인문사회계통에 주로 많다. 이 외에도 풍부한 에너지, 열정, 헌신, 심신의 활력, 열심히 일하고 참여하는 등의 특징은 저명으로 이르게하는 주요 요인인 것으로 나타남으로써 반드시 가정이 안정되고 평안하여야만 저명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9)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하인즈라고 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의 케찹 회사 사장은 연구원들에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하는 경영전략을 사용함으로써, 지금과 같은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고 한다. 수백명의 연구원 중 한명이 연구를 하다가 실패를 하면, 그 실패를 축하하기 위한 파티를 열어주곤 하였다. 이렇게 함으로써 연구원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 생각을 그대로 펼쳐 연구할 수 있었다. 그 회사의 연구원들은 “실패를 해도 좋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이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실험정신이 그 회사를 세계적인 회사로 만들었다.
큰 성공은 항상 실패를 바탕으로 깔고 있다. 아인쉬타인은 한번의 성공을 위해 천번의 실패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얘기한다. 천번의 실패 없이 발명을 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오히려 실패의 두려움을 심어주는 것은 아닌가하는 의문을 가져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대로 발표하기 보다는 “선생님이 생각하고 있는 답이 바로 이것 아닌가?”라는 소극적인 생각을 하면서 발표한다. 우리 아이들은 자기 나름대로의 생각보다는 선생님의 생각에 꿰어 맞추려고 노력한다. 이런 과정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기는 어렵다. 아이들의 생각이라고 하더라도 어른의 생각 못지않게 그럴듯한 아이디어들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들어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맞거나 틀린 갯수에만 신경을 쓴다. 더 노력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부분은 얼마나 성실하게 노력하였는지, 얼마나 논리적으로 맞는 생각을 하였는지, 얼마나 창의적인 생각을 하였는지 등이다. 시험에서 높은 점수 받고, 합격만 하면 된다는 생각은 우리 사회의 발전에는 저해가 될 수 있다. 왜 옳고 그른지를 따질 수 있어야 하고, 자발적으로 생각하여 주위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어 놓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떄에 가장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자기 자신의 생각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고 남의 생각만을 의식하고 살아온 학생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결국 노력을 안한다.
우리나라에서 대학까지 나온 학생들이 미국에 유학을 간 경우, 학생들 중에서 박사학위 논문을 작성할 때 까지는 ‘올 에이’로 아주 우수한 성적을 나타내지만, 학위를 따고 난 다음에는 문제의식이 없기 때문에 연구 프로젝트비를 따지 못해서 빈둥빈둥 노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다른 사람이 지시한 내용에 대해서는 아주 잘 해내지만, 자신 만의 문제의식을 갖고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노력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뒤늦게 문제의식을 갖게되기란 쉽지 않다.
10) 화려한 영광의 뒤에는 커다란 희생이 있다.
1994년 제 3 차 아시아 태평양 영재학술대회에서 대만의 타이퉁 사범대학의 덴모짜이(Den Mo Tsai)는 대만 학생들 중에서 국제 과학 올림피아드에 입상한 학생들의 부모들의 특성을 조사하였다. 그 결과 이 부모들은 아동의 뛰어난 성취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부모와 가정이 갖는 가치관과 적극적인 지원을 꼽았다. 구체적으로 성공적인 학생의 가정은 가족 구성원간의 결속, 교육, 교사와 어른에 대한 존경심, 근면, 훈육을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공적인 부모들의 공통된 특성으로 나타난 것은 아동의 능력 수준에 따라 그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아동을 이해하면서도 도전하며, 정신적으로 뿐만 아니라 재정적으로도 아동을 도와주며, 역할 모델을 제공하며, 아이들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을 아동과 함께 하며 시간을 지내며, 충분히 의사소통을 하는 점이다.
11) 재능은 남들이 인정해 주어야 재능의 구실을 한다
우리의 옛 속담에 “굼벵이도 기는 재주가 있다. ”라는 말이 있다. 굼벵이 같은 하찮은 미물도 그 나름대로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재주가 반드시 하나는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속담이다. 그러나 그 재주를 부모가 알아주고 인정해주지 않는 한, 아이가 보이는 어떤 재주도 사실은 쓸모없이 되어 버린다. 우리가 생각하는 바에 따라서 한 사람이 얼마나 다르게 취급 받을 수 있는가에 대한 우리의 옛 이야기로 『효자』에 관한 게 있다. 효자라고 생각된 아들의 행동은 어떤 것도 효행으로 해석되었다. 그러나, 불효자로 여겨진 아들은 그가 마음을 고쳐먹고 아무리 효행을 해도, 그 부모는 그 행동 모두에 대해서 불효 막심한 놈이라는 해석밖에는 내리지 못하였다. 똑같이 부모님을 위해서 자리를 깔아놓고 그 자리위에 누웠어도 해석이 달랐다. 자기 아들을 효자로 생각한 부모는 효자로서 아버님을 위해서 따스하게 해드리려는 것으로 해석하였지만. 자기 아들을 생각한 보모는 아버지가 누우실 자리에 미리 눕는 버르장머리 없는짓으로 해석하였다.
재능에 관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아이의 재능을 인정해주고, 그것을 특별하게 생각하면, 그 재능은 진정한 재능이 된다. 그러나 아이의 재능도 쓸모없다고 생각하고 밉게 생각하기 시작하면, 아이가 가지고 있던 재능조차도 사라지고 재주라곤 하나도 없는 아이가 되고 만다. 유태인 어머니들은 자기 아이가 태어날 때 부터 하나님으로 부터 적어도 하나의 탈란트를 부여받았다고 믿는다고 한다. 그래서 자기 아들이나 딸에 대해서 말할 때, “우리 아이는 ㅇㅇ을 잘해요”라고 말한다고 한다. 우리 문화에서 자식 자랑하는 사람은 팔불출의 하나라고 놀리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인 문화이다.
자기 자녀의 재능을 찾아내려고 하기는 고사하고 오히려 다른 집 아이들의 재능만을 부러워하는 부모들이 더 많다. 자존심이 낮은 탓인지도 모르겠다. “누구를 봐라, 걔는 그렇게 잘하는데 너는 왜 못하니?” “남들은 다 하는데 너는 왜 못하니?” 등과 같은 말은 그 아이가 나타내는 재능조차도 사라지게 하는 결과만을 초래할 것이다. 또 자신감마저 짓밟는 결과를 낳는것이다. 부모가 인정해주지 않는 재능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과 같아지기를 바라는 것은 옳지 않다. 오히려 다른 아이들과 다른 점을 귀하게 여길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부모들은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는 누구나 다 자기 아이가 영재라고 생각하지만, 학교에 들어가고 난 후에는 영재조차도 영재가 아닌 것으로 되어버리고 만다. 이렇게 되는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영재가 보이는 재능을 학교 선생님이 인정해주지 않는 경우이다. 부모는 학교에서 중시하는 능력에 초점을 맞추어 자녀의 재능을 가늠해보려는 경향이 크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강조하는 것은 암기능력일 뿐이다.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가 보다는 암기를 잘하는 정도가 더 중요한 척도가 된다. 학교에서의 시험 문제는 교과서의 내용만을 그대로 외서 답을 써야 맞는 경우가 많다. 고급한 수준의 책을 많이 읽은 아이들에게는 답이 없거나 답이 여러개인 문제들도 상당히 많다. 이런 시험에서 영재들은 별로 좋은 점수를 맞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험을 몇번 하고나면, 대단히 강한 가치관을 갖지 않은 학부모로서는 자녀의 영재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필자가 서울 시내 265명의 국민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각 담임이 맡고 있는 반의 영재라고 판단되는 아동의 수를 조사한 결과 1학년 담임교사가 보고한 영재의 수보다 6학년 교사가 보고한 영재의 수가 40% 더 적었다. 국민학교 1학년 때에는 그래도 영재성을 보이던 아이들 중 약 40%는 지금과 같은 교육 풍토 속에서 국민학교 5-6년을 다니고 나면 그저 평범한 어린이로 전략하고야 마는 것이다. 일부는 문제아로 낙인 찍히지 않는게 다행스럴 정도다.
또 전과목 성적이 우수해야 하는 현 대학 입시제도로는 재능이라곤 전혀 없고 흥미도 없는 과목을 배우기 위해서 학원으로 전전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적성이 있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탐구하거나 추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영국의 주요 경제신문 이코노미스트지의 논설위원 아드리안 울들리지는 1993년 10월에 아시아의 교육이 ‘책상 앞의 호랑이’를 길러내고 있다고 비판하였다. 아시아의 부모와 학교는 학교 공부만 잘하는 아이들, 시험을 잘 보는 아이들을 길러낼 뿐, 막상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오면 당장 눈앞에 닥친 작은 문제조차도 해결하지 못하는 무능력한 어른들로 길러낸다는 비판인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학교의 모범생이 사회의 열등생’ 이라는 말이 있어왔다. 파행을 거듭하는 우리의 교육의 현주소를 잘 대변하는 것이다.
12) 영재성을 길러주는 것이 영재교육이다
영재교육이란 영재들에게 ‘영재’라는 딱지를 붙여주는 것만은 아니다. 영재성이 있어보이는 아이들을 발굴해서 그들에게 영재로서의 특성이 더 많이 나타나도록 각종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영재들의 특성 중 가장 중요한 특성이며, 우리가 환경의 변화를 통해서 길러줄 수 있는 것은 학습 또는 일에 대한 열정과 흥미와 동기다. 나아가 그 일에 대해서 『미치고』, 그것을 가지고 일한다기 보다는 『논다는』기분을 갖는게 필요하다. 영재적인 과학자들에게 과학의 개념과 실험기구들은 그들의 가장 좋은 장남감이다. 그들은 어렸을 때부터 그런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다. 세계적인 과학자들은 과학연구에 전념할 수 있을 때 가장 행복하고 즐겁다. 세계적인 과학자들은 자나 꺠나, 앉으나 서나 자신이 연구하고 있는 주제에 대해서만 생각한다. 그 중 일부 학자들은 일을 하고 있을 때만 즐거울 정도로 병적인 사람도 있다. 그런가하면 비영재적인 과학자들은 과학실험이 그들의 일에 불과하다. 그들은 시간만 나면 다른 일에 관심을 갖는다.
영재교육의 목표로서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길러주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학자들이 동의한다.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 대학교의 이성수 교수는 창의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개념의 학습, 규칙의 학습 및 자기 통제 능력의 신장 및 과제에 대한 열정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교수는 개념, 규칙에 관한 학습과 자기 통제 능력을 기계부품이 잘 조립된 자동차라면, 가솔린은 과제에 대한 동기와 열정이라고 볼 수 있다고 하면서, 아이의 영재성을 기르기 위해선 개념과 규칙의 학습, 자기 통제능력을 길러주어야 하지만, 만약 과제 집착력을 길러주지 못한다면 잘 조립된 자동차가 연료가 없어서 움직이지 못하는 꼴이 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13) 영재교육은 신바람나는 문제해결자로 길러내는 일이다
영재교육은 모든 사람이 자신의 자아를 충분히 실현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어야 한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재능을 충분히 살려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하고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야 한다. 영재교육은 모든 사람들이 신바람나게 일 하면서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자기자신의 일을 충실히 쉴새없이 노력하는 사람만이 인류와 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남에 의해서 주어진 일을 할 수 없이 하는 사람이 역사와 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만할 공헌을 하리라고 기대하기란 대단히 어렵다. 우리의 아이들을 미래의 신바람 나는 문제해결자로 키우는 일이 영재교육이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아이들 각자가 타고난 재능을 발휘하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타고난 재능은 무시하고, 타고나지도 않은 재능을 키우려고 하는 것은 헛된 노력에 불과하다. 그것은 귀여운 자녀를 망치는 첩경이다.
그러므로 아이들에게 일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우리 부모와 가정의 큰 역할이며 의무이다. 이러한 즐거움으로 인해서 계속적으로 집중적으로 임하는 동안에 과제에 대한 집착력과 창의성을 길러지게 될 것이다. 자녀 교육의 성패의 관건은 학습과 일에 대한 즐거움을 길러줄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 즐거움은 유전과 초기 환경에 깊은 뿌리를 가지고 있다. 아이가 다 자라 버린 다음에는 아무리 일과 학습의 즐거움을 알게 해주려 해도 매우 어렵다. 아이가 아직 분명한 인식을 갖기도 전 부터 경험을 하여야 한다. 아주 어릴 때 부터 그 일에 접하고, 그 일을 배우기 시작하였다는 증거는 세계적인 인물들의 성장사에 나타나 있으며, 많은 연구들이 그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는 바이다.
우리는 아이들을 잘 기르는 것으로 전인교육을 말한다. 그러나 아주 어려서 부터 대단히 많은 희생을 치른 다음에야 이러한 지혜가 얻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한 과학자의 뒤에는 이 과학자를 길러내기 위해서 일생을 바친 어머니 또는 아버지가 있거나 또는 배우자가 있다. 자신은 친구들과 노는 시간도 없이 많은 날 들을 자기만의 추구에 보내곤 한다. 그러나 이런 시간이 본인에게는 가장 즐거운 시간이라는 데야 어쩔 수가 없다. 일이나 공부가 가장 즐거운 놀이로 여겨지는 사람들이 많이 나와야 하겠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만이 노벨상 수상자가 탄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조석희 (한국교육개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