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를 위하여
산비알의 쑥 냉이 씀바귀, 봄이 오면
가장 먼저 나오는 것들은 땅바닥에 착 달라붙어
잎보다 뿌리가 더 길다.
겨우내 굶주린 것들의
첫 먹이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파리는 내줄망 정,
뿌리째 뽑히지는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솟은 꽃대의 씨앗 하나 끝끝내 박혀
이듬해의 봄을 부르는 냉이여, 쑥이여,
낮고 깊은 것들이여
오늘은 나도 쟁기의 보습을 갈고
시나락 종자를 가린다.
쌀값은 똥값이 되고,
밀고 들어오는 고물상과, 무인텔과
아파트의 돈바람에 뽑히지 않기 위하여,
잎보다 길고 꽃보다 진한
직근의 뿌리를 위하여
(시인 선종구)
선종구 시인님께서
온새미학교 농사수업편에
시집 선물을 보내주셨다.
농촌생활을 하시며 느끼신
해학과 어려움, 힘듦, 고생 등등...
희노애락이 이 시집안에 들어있는 듯 하다.
특히 첫 장의
뿌리를 위하여는
땅위로 솟아 오른 작은 모습이 다가 아니며
땅속에 깊이 파묻혀 잘 보이지 않는 뿌리가 더 중요한 부분임을 느끼게 하는 시이다.
우리네 사는 모습도 그런것 같다.
눈으로 보이는 그런 부분들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
잘 보이려고 애쓰고, 그런 화려한 부분들을 어필하려고 하는 사람들속에서
잘 나지 않고, 화려하지 않는 나 자신이 초라해질때가 있지만,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점....
비교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나 자체로
나를 더 아끼고
나를 더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그래서 시련이 오더라도 뿌리채 뽑히지 않는 것이
곧 나를 잃지 않는 길임을 잠시 생각해 본다....이 시를 통해서...
첫댓글 이파리는 내줄망 정, 뿌리채 뽑히지는 않아야 하기 때문에....그렇게 땅바닥에 착 달라붙어 있었구나....소농의 고귀함과 중요성을 느끼게 해준, 요즘 읽고 있는 책과 느낌이 비슷해서 애잔하게 다가옵니다
잎도다 길고 꽃보다 진한
직근의 뿌리를 위하여♡
이 책을 사야겠습니다
농사는 철학공부에 근본입니다. 온새미 친구들은 그 귀한 것을 보고 느끼며 하고 있네요..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