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각정심경 하권
[희론의 스무 가지 허물을 관찰하다]
세존이시여, 보살은 마땅히 어떻게 희론(戱論)을 좋아하는 것을 관찰하오며,
관찰할 바와 같이 하고 나서는 마땅히 어떻게 적정행(寂靜行)에 나아가야 하겠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미륵이여, 그 희론(戱論)이란 것은, 간략히 말하면 스무 가지 허물이 있나니, 마땅히 관찰해야 할 것이요, 만일 자세히 말한다면 끝없이 많으니라.
무엇이 스무 가지인가?
미륵이여, 희론이 많은 보살은 현재 법을 보고 있으면서도 수행하기를 좋아하지 않음이요,
인욕(忍辱) 중에도 다시 줄어들어 적어짐이요,
성냄을 훈습함이요,
아직 생기지 않은 선근(善根)을 능히 생기지 못하게 함이요,
이미 생긴 선근을 능히 줄게 하여 덜어냄이요,
마땅히 싸워야 할 원수가 있을 것이요,
마땅히 단명함을 얻을 것이요,
얼굴이 단정하지 못할 것이요,
언어가 어눌하여 껄끄러울 것이요,
만일 누가 법을 가르치더라도 마음에 두지 않을 것이요,
아직 경법(經法)을 말하지 않았기에 앞에 나타나지 못함이요,
선지식들이 모두 다 멀리함이요,
악지식(惡知識)과는 마땅히 빨리 화합할 것이요,
마땅히 괴로움의 길에 들어갈 것이요,
일체의 때에 희론만을 들을 것이요,
태어나는 곳에선 항상 의심의 그물에 떨어질 것이요,
8난(難)에 가까울 것이요,
청정한 법 중에서 부지런히 배울 곳을 구하여도 장애가 많을 것이니라.
미륵이여, 이와 같은 등이 간략히 말한 스무 가지 근심이니, 희론이 많은 보살을 위해서이니라.”
그때에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을 말씀하셨다.
현재 법에서 괴로움을 얻어 좋아하질 않고
인욕을 멀리하여 성냄을 조장하며
저 원가(怨家)들은 항상 기뻐하나니
희론을 행하는 자에겐 이런 허물 있다네.
나쁜 마왕이 그를 위해 기뻐하며
마의 권속들도 또한 다시 그러하여
갖고 있던 착한 곳도 모두 내버리니
희론을 행하는 자에겐 이런 허물 있다네.
저 착한 행동 하고 싶다 한들
그는 방일하기에 하지 못하며
그는 방일하다 나쁜 길로 향하니
희론을 행하는 자에겐 이런 허물 있다네.
믿음 없어서 마음 조복 못하고
낮고 천한 집에 태어나 업신여김 받으며
그의 혀는 항상 더듬거리나니
희론을 행하는 자에겐 이런 허물 있다네.
그를 위해 설법하나 듣지 않기에
그 법이 앞에 나타나지 않으며
모든 선지식들이 다 그를 멀리하니
희론을 행하는 자에겐 이런 허물 있다네.
모든 악업과 항상 어울리고
모든 승(乘)에선 청정하기 어려우며
법문 듣고도 좋아하지 않으니
희론을 행하는 자에겐 이런 허물 있다네.
그는 모든 착한 법에 장애가 많고
행하는 일에도 원수가 많으며
그가 움직일 때에는 장애가 많나니
희론을 행하는 자에겐 이런 허물 있다네.
이와 같은 근심을 지자(知者)는 알고서
일체의 희론을 마땅히 멀리하리니
희론을 행하는 자는 도를 얻기 어렵기에
그러므로 희론에 머물지 않느니라.
유순(由旬)에 다시 유순만큼 달아나
희론과 언쟁 멀리해서
난 이제 이곳에 있지 않으리니
순식간에 번뇌가 생길 곳이라네.
나 이제 출가하여 덕을 구할 것이요
투쟁 일삼아 악심(惡心) 내지 않으며,
농사짓고 장사하지 않을 것이니
무엇 때문에 싸움을 일으키리오.
아내와 자식 또한 하인과
집과 모든 재산 있지 않고
그 걸림 없이 자유로운 곳으로
이미 출가했으면 싸울 것이 없으리라.
이미 가사(袈裟)를 입었으므로
성인과 신선들이 인가하는 바이니,
너희들은 이 공덕 구족했기에
희론 버리고 인욕 닦을지어다.
마음이 독사나 나찰 같으면
지옥ㆍ아귀ㆍ축생에 태어나니
희론 행하는 자는 그곳이 분명하기에
그러므로 해탈하길 정진해야 하네.
갖고 있는 모든 괴로움과 해치며 묶여 있는 곳에
원수와 꾸짖음과 타박들로
얽혀 모여 서로 투쟁하나니
세간에 있는 것은 모두 여기 머무르네.
화합하면 원수 있을 수 없고
화합한 자는 명망이 높아지며
화합한 자는 경애를 받으니
지자(智者)가 어찌 화합하지 않으리오.
허물 엿보려 해도 빈틈이 없고
권속도 일찍이 파괴되지 않으며
그의 벗들도 흩어지지 않나니
희론을 멀리하면 가르침을 따를 수 있네.
안락한 승(乘) 가운데 청정함 얻어
업장을 벗어나 남은 것이 없고
마왕과 마군의 무리를 항복시켜
저의 비방과 훼손을 당해도 참는다네.
희론이 있다면 근심이 많으나
희론이 없다면 덕을 헤아리기 어려우니,
나는 이와 같은 등을 보여 주어서
보리를 얻고자 인욕하게 하려는 것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