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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문경 상권
14. 자모품(字母品)
그때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일체 자모(字母)가 어떤 것이기에 일체 법이 모두 이 자모와 다라니(陀羅尼) 글자에 들어간다고 합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일체 법이 자모와 다라니 글자에 다 들어간다.
문수사리여, 가령 아(阿)자를 말하면 무상(無常)이라 함을 내는 음성이며,
장음 아(阿)자를 말하면 나[我]를 여읨이라 함을 내는 음성이며,
이[伊]자를 말하면 모든 감관[根]이라 함을 내는 음성이며,
장음 이(伊)자를 말하면 질역(疾疫)이라 함을 내는 음성이며,
우(憂)자를 말하면 황란(荒亂)하다 함을 내는 음성이며,
장음 우(憂)자를 말하면 낮은 중생이라 함을 내는 음성이며,
리(釐)자를 말하면 곧고 부드러움이 서로 계속된다 함을 내는 음성이며,
장음 리(釐)자를 말하면 염착[染]된 유희(遊戱)를 끊음이라 함을 내는 음성이며,
리(梨)자를 말하면 상생(相生)하는 법이라 함을 내는 음성이며,
장음 리(梨)자를 말하면 삼계[三有]에 염착된 모양이라 함을 내는 음성이며,
견(堅)자를 말하면 과환(過患)을 일으킴이라 함을 내는 음성이며,
예(翳)자를 말하면 뛰어나고 바른 도[聖道]라 함을 내는 음성이다.
오(烏)자를 말하면 집음[取]이라 함을 내는 음성이며,
오(燠)자를 말하면 화생(化生)이라 함을 내는 음성이며,
암(菴)자를 말하면 내 것이 없다 함을 내는 음성이며,
아(疴)자를 말하면 아주 없어짐이라 함을 내는 음성이며,
가(迦)자를 말하면 업(業)의 과보를 제거한다 함을 내는 음성이며,
가(佉)자를 말하면 허공과 같은 일체 법이라 함을 내는 음성이며,
가(伽)자를 말하면 깊은 법이라 함을 내는 음성이며,
항(恒)자를 말하면 굳고도 무거운 무명과 어리석음과 어두움을 제거한다 함을 내는 음성이며,
아(誐)자를 말하면 미리 알아서 행한다 함을 내는 음성이며,
차(遮)자를 말하면4성제(聖諦)라 함을 내는 음성이며,
차(車)자를 말하면 탐욕에 더럽힘을 끊음이라 함을 내는 음성이며,
사(闍)자를 말하면 늙고 죽음을 건너간다 함을 내는 음성이며,
선(禪)자를 말하면 나쁜 언어(言語)를 조복한다 함을 내는 음성이다.
야(若)자를 말하면 편히 머묾을 설한다 함을 내는 음성이며,
다(多)자를 말하면 번뇌를 끊어 없앰이라 함을 내는 음성이며,
타(他)자를 말하면 대답할 것을 그만둔다 함을 내는 음성이며,
타(陀)자를 말하면 악마의 적을 조복한다 함을 내는 음성이며,
단(檀)자를 말하면 모든 경계를 없앰이라 함을 내는 음성이며,
나(那)자를 말하면 모든 번뇌를 제거한다 함을 내는 음성이며,
가벼운 다(多)자를 말하면 다름이 없어 파괴하지 않는다 함을 내는 음성이며,
가벼운 타(他)자를 말하면 용맹스럽고 힘세고 빠르고 두려움이 없음이라 함을 내는 음성이며,
가벼운 타(陀)자를 말하면 보시ㆍ적정(寂靜)ㆍ수호(守護)ㆍ안온(安穩)이라 함을 내는 음성이며,
가벼운 단(檀)자를 말하면 성스러운 일곱 가지 재물[七聖財]이라 함을 내는 음성이며,
가벼운 나(那)자를 말하면 이름과 물질[名色]을 분별한다 함을 내는 음성이며,
파(波)자를 말하면 제일의(第一義)라 함을 내는 음성이며,
파(頗)자를 말하면 작증(作證)하여 과(果)를 얻는다 함을 내는 음성이며,
파(婆)자를 말하면 얽매임을 해탈한다 함을 내는 음성이며,
범(梵)자를 말하면 삼계[三有]라 함을 내는 음성이다.
마(磨)자를 말하면 교만을 끊음이라 함을 내는 음성이며,
야(耶)자를 말하면 법과 같이 분별한다 함을 내는 음성이며,
라(囉)자를 말하면 즐겨 하거나 즐겨 하지 않거나 제일의라 함을 내는 음성이며,
라(邏)자를 말하면 애욕을 끊음이라 함을 내는 음성이며,
파(婆)자를 말하면 뛰어난 승(乘)이라 함을 내는 음성이며,
사(捨)자를 말하면 믿음과 정진과 기억함과 선정과 지혜라 함을 내는 음성이며,
사(屣)자를 말하면 6입(入)을 조복하기 위해 6신통을 알지 않을 수 없음이라 함을 내는 음성이며,
사(娑)자를 말하면 일체 지혜를 깨달음이라 함을 내는 음성이며,
하(訶)자를 말하면 번뇌를 죽임이라 함을 내는 음성이며,
라(攞)자를 말하면 최후의 글자로서 이 모든 법을 뛰어넘음이라 함을 내는 음성이다.
문수사리여, 이것이 이른바 자모의 이치이니 일체 글자가 이 가운데 들어간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내가 또 여덟 글자를 설하겠으니 그 여덟 글자가 무엇인가?
피(跛)자는 제일의인 만큼 일체 법의 나 없음이 모두 이 가운데 들어가며,
라(羅)자는 이 상호(相好)와 상호 없음이 여래의 법신(法身)에 들어가는 이치이며,
파(婆)자는 어리석은 사람의 법이나 슬기로운 사람의 법이나 모두 법도(法度) 그대로여서 어리석음도 없고 슬기로움도 없는 이치이며,
사(闍)자는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을 제도하여 나지도 않고 늙지도 않고 병들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경지에 들어가게 하는 이치이며,
가(伽)자는 업(業)의 과보를 제도하여 업의 과보가 없는 경지에 들어가게 하는 이치이며,
타(陀)자는 모든 법과 뭇 언어(言語)가 공하고 상(相) 없고 조작 없음을 총괄하여 법계에 들어가게 하는 이치이며,
사(捨)자는 사마타(奢摩他)와 비바사나(毘婆舍那)로써 여실히 모든 법을 관하게 하는 이치이며,
사(沙)자는 일체 법에 있어서 찰나찰나에 생멸하는 것과 또한 생멸하거나 생멸하지 않음이 없어 본래 고요한 그대로 일체 법이 모두 열반에 들어가는 이치이다.
문수사리여, 이것이 이른바 여덟 글자이니, 이 여덟 글자를 받아 간직해야만 일체 법에 들어간다.”
그때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무상(無常)의 음성이라고 합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무상의 음성이란 일체 유위법(有爲法)이 다 무상함이다.
눈의 느낌이 무상한 것처럼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느낌도 무상하고,
빛깔의 경계가 무상한 것처럼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의 경계도 역시 무상하고,
눈의 경계와 빛깔의 경계와 안식(眼識)의 경계와 나아가 뜻의 경계와 법의 경계와 의식의 경계도 무상하고, 색온[色陰]이 무상하고 나아가 의온[識陰]이 무상함도 그러하니,
이것을 일러 무상의 음성이라고 한다.
다음 무아(無我)의 음성이란 일체 법이 다 내가 없는데, 나라든가 남이란 것을 말함은 조작하는 자나 조작하게 하는 자들이 혹은 단견(斷見)이고 혹은 상견(常見)이기 때문이니, 이것이 이른바 아상(我想)과 아각(我覺)인 외도들이 말하는 것이다.
만약 과거는 이미 사라졌고 미래는 아직 이르지 않았고 현재는 머물지 않는다면 12입(入)과 18계(界)와 5온[陰]이 모두 내가 없기 마련이니, 이것이 장음 아(阿)자의 이치라는 것이다.”
다음 모든 감관의 음성이란 큰 음성을 이름이니, 눈의 감관을 큰 음성이라 하는 것처럼 귀의 감관 내지 의식의 감관도 큰 음성이라. 이것이 이(伊)자의 큰 음성이라는 것이다.
다음 질역(疾疫)이 많다는 음성이란 눈이 질역이 많고 나아가 의식도 그러하니, 중생들의 몸과 마음이 갖가지 병고(病苦)이기 때문에, 이것을 일러 질역이 많은 음성이라고 한다.
다음 황란(荒亂)한 음성이란 국토가 편안하지 않아 인민들이 서로 핍박하고 도적이 사방에 일어나 흉년이 거듭함이니, 이것을 일러 황란한 음성이라고 한다.
다음 낮은 중생의 음성이란 하열한 중생들은 빈궁과 고통에 허덕여 선근(善根)이 없기에 저 날짐승ㆍ길짐승과 꿈틀거리는 벌레와 같음이니, 이것을 일러 낮은 중생의 음성이라고 한다.
다음 곧고 부드러움이 서로 계속되는 음성이란 곧음은 아첨하지 않는 것이고, 아첨하지 않음은 굽히지 않는 것이고, 굽히지 않음은 진실한 것이고, 진실한 것은 말대로 행하는 것이고, 말대로 행하는 것은 부처님의 말씀과 같이 행하는 것이다. 이것을 일러 곧음이라고 한다.
부드러움이란 여섯 종류가 있으니, 눈의 부드러운 것으로부터 나아가 의식의 부드러움을 이 부드러움이라 하고,
서로 계속됨이란 일체 선법(善法)을 떠나지 않음이라.
이것을 일러 곧고 부드러움이 서로 계속되는 음성이라고 한다.
다음 염착된 유희를 끊는 음성이란 욕계(欲界)에 염착된 서른여섯 가지 번뇌[使]를 끊고 네 가지 번뇌[四使] 끊을 것을 생각함이다.
끊음이란 아주 없애 버린다는 뜻이고, 유희란 다섯 가지 욕락의 뭇 도구가 그것이니,
중생들이 여기에 유희하므로, 이러한 것을 마땅히 끊어야 하는지라, 이것을 일러 염착된 유희를 끊는 음성이라고 한다.
찰나찰나에 생멸하는 것과 또한 생멸하거나 생멸하지 않음이 없어 본래 고요한 그대로 일체 법이 모두 열반에 들어가는 이치이다.
다음 상생(相生)하는 법이라 함을 내는 음성이란 일체 법이 나 없음으로 상(相)을 삼는지라, 찰나찰나에 생멸하는 고요한 상이니,
나 없음으로 상을 삼음이란 색온[色陰]이 무상(無常)하고 나아가 식도 그러하므로 이것을 일러 나 없음으로 상을 삼음이라 하며,
찰나찰나에 생멸한다는 것은 일체 행은 찰나찰나에 나고 나면 곧 사라지니, 이것을 일러 일체 법이 찰나찰나에 생멸하는 것이라 하며,
고요한 상이란 공하여 처소가 없는 것이어서 빛깔도 없고 형체도 없음이 허공과 같은지라, 이것을 일러 고요한 상이라고 하니,
과거ㆍ미래ㆍ현재가 무상하므로 이것을 일러 상생하는 법의 음성이라고 한다.
다음 삼계에 염착된 상의 음성을 내는 것이란, 이 상은 다섯 가지 욕락의 뭇 도구인 욕계의 상과 형상에 염착된 색계의 상과 무형에 염착된 무색계의 상이 그것이니 이를 상이라 하며,
삼계라 함은 욕계와 색계와 무색계가 그것이니,
욕계가 무엇인가? 지옥 내지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이고,
색계가 무엇인가? 범신천[梵身] 내지 색구경천(色究竟天)이고,
무색계가 무엇인가? 공처(空處) 내지 비상비비상처(非想非非想處)이며,
염착이란 삼계의 아흔여덟 가지 번뇌가 그것이니,
이것을 일러 삼계에 염착된 상의 음성이라고 한다.
다음 과환(過患)을 일으키는 음성이란 세 가지를 구하는 욕심의 구함[欲求]과 존재의 구함[有求]과 범행의 구함[梵行求]이 그것이다.
욕심의 구함이란 빛깔ㆍ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을 구하는 것이니,
빛깔의 구함[色求]이 무엇인가? 두 종류의 빛깔로서,
첫째가 빛깔[色]이고,
둘째가 모양의 빛깔[形色]인데,
빛깔이 열두 종류로서 푸르고 누렇고 붉고 흰 것과, 연기ㆍ구름ㆍ먼지ㆍ안개ㆍ광선 또는 그림자와 밝음과 어두움이 있고,
모양의 빛깔이 여덟 종류로서 길고 짧음과 모나고 둥긂과 높고 낮음과 판판하고 판판하지 않은 것이 있어 이를 욕심의 빛깔[欲色]이라 한다.
욕심의 소리[欲聲]가 무엇인가?
그 소리가 일곱 종류로서 소라[螺]의 소리ㆍ북[鼓] 소리ㆍ작은북 소리ㆍ큰북 소리ㆍ노랫소리ㆍ남자의 소리ㆍ여자의 소리가 그것인데 이를 욕심의 소리라 한다.
욕심의 냄새[欲香]가 무엇인가?
그 냄새가 역시 일곱 종류로서 감관[根]의 냄새ㆍ마음의 냄새ㆍ피부의 냄새ㆍ당분[糖]의 냄새ㆍ잎의 냄새ㆍ꽃의 냄새ㆍ열매의 냄새와 혹은 남자의 냄새와 여자의 냄새가 그것인데 이를 욕심의 냄새라 한다.
욕심의 맛이 무엇인가?
그 맛이 역시 일곱 종류로서 단맛ㆍ신맛ㆍ짠맛ㆍ쓴맛ㆍ떫은맛ㆍ담담한 맛과 매운맛과 혹은 남자의 맛과 여자의 맛이 그것인데 이를 욕심의 맛이라고 한다.
욕심의 감촉이 무엇인가?
그 감촉이 여덟 종류로서 차갑고 뜨거움과 가볍고 무거움과 거칠고 미끄러움과굶주리고 목마름과 혹은 남자의 감촉과 여자의 감촉이 그것인데 이를 욕심의 감촉이라 하니, 이러한 것을 모두 욕심의 구함이라고 한다.
존재의 구함[有求]이란 무엇인가?
욕계의 존재와 색계의 존재와 무색계의 존재가 그것인데 이를 존재의 구함이라 하며,
범행의 구함[梵行求]이란 무엇인가?
출가하여 고행을 닦되 천당(天堂)을 구하려 하거나 열반을 구하려 함이 그것인데 이를 범행의 구함이라 하니,
구한다는 뜻이 무엇인가?
이른바 좋아하여 집착한다는 뜻이다.
어떤 것이 과환(過患)을 일으키는 음성인가?
중생들의 모든 존재를 모두 과환이라고 이르니, 천당과 열반을 제외한 그 밖의 다른 곳을 구함은 모두 과환이 있는 것이므로, 이를 일러 과환을 일으키는 음성(音聲)이라고 한다.
바른 도의 뛰어난 음성이란 8정도(正道)의 바른 소견으로부터 나아가 바른 선정이 그것이다.
과환이 없고 집착함이 없기 때문에 바른 도라고 하니, 이것을 일러 바른 도의 뛰어난 음성이라고 한다.
잡는[取] 음성이란 모든 법을 잡아 가짐이니, 이것을 일러 잡는 음성이라고 한다.
화생(化生)의 음성이란 네 가지 쌓임[四陰]인 느낌과 생각과 지어감과 의식, 이것을 화생이라고 한다.
다시 태생(胎生)ㆍ난생(卵生)ㆍ습생(濕生)ㆍ화생(化生)을 설하겠다. 태생에 네 종류가 있으니, 동불우체(東弗于逮)ㆍ남염부제(南閻浮提)ㆍ서구야니(西拘耶尼)ㆍ북울단월(北鬱單越)이 그것이고, 난생은 일체 새[鳥] 종류이고, 습생은 모기[蚊]ㆍ등에[虻]ㆍ이[虱] 등이고, 화생은 모든 천인이니, 이것을 일러 화생의 음성이라고 한다.
다음 내 것이 없는 음성이란 일체 법이 바로 내 것이 아님은 나[我]라는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내 것이 없음이란 내 것이라는 교만이 없다는 것이니, 이것을 일러 내 것이 없는 음성이라고 한다.
아주 다 없어지는 음성이란 무명이 없어지기 때문에 지어감이 없어지고, 나아가 태어남이 없어지기 때문에 근심ㆍ슬픔ㆍ괴로움이 다 없어짐이라.
아주 다 없어짐이란 열반의 고요한 경지여서 다시는 아무것도 나지 않음이니, 이것을 일러 아주 다 없어지는 음성이라고 한다.
업(業)의 과보를 제도하는 음성에서,
업은 세 가지 업으로서 몸에 대한 세 가지와 입에 대한 네 가지와 뜻에 대한 세 가지 업이 그것이고,
과보란 세 가지 업의 청정함이니,
이것을 일러 업의 과보를 제도하는 음성이라고 한다.
다음 허공과 같은 모든 법의 음성이란 모든 법이 허공과 같다는 것이다.
허공과 같음이 무엇인가?
일체 법은 이름이 있고 생각이 있을 뿐, 상(相)이 없어 분별할 수 없고, 체(體)가 없어 동요하지 않고, 부사의하여 생멸하지 않고, 조작함이 없음에 따라 상모(相貌)가 없고, 형색(形色)이 없으므로 다니는 곳이 없어 허공과 같이 평등에 머물고, 늙지 않고 죽지 않고 근심ㆍ슬픔ㆍ괴로움이 없는지라,
물질이란 허공과 같아서 느낌과 생각과 지어감과 의식도 그러하고 과거는 이미 지났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고 현재는 머물지 않으니, 이것을 일러 허공과 같은 모든 법의 음성이라고 한다.
깊은 법의 음성이란, 무명이 지어감을 인연하고, 나아가 태어남이 늙어 죽음과 근심함과 슬퍼함과 괴로워함을 인연하니 만큼,
무명이 사라지면 지어감이 사라지고, 나아가 태어남이 사라지면 근심하고 슬퍼하고 괴로워함이 사라지므로 저 이치의 진실한 것을 깊음이라 이름하니,
깊음이란 이 12인연을 일체 말로써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이라,
끝이 없고 처소가 없고 시절(時節)이 없고, 장부(丈夫)를 끊고 세간의 성품을 끊어 평등함에 들어가서 자타의 고집을 깨뜨리니, 이것을 일러 깊은 법의 음성이라고 한다.
굳고 무거운 무명과 어리석음과 어두움을 제거하는 음성에서,
굳음이란 신견(身見) 등 5견(見)이고, 무거움이란 5온[陰]이며,
무명이란 전제(前際)와 후제와 죄 있고 없음을 알지 못하고, 불ㆍ법ㆍ승을 알지 못하고, 보시와계율과 하늘을 알지 못하고, 5온ㆍ18계(界)ㆍ12입(入)을 알지 못하는 것으로서 이것을 무명이라 하며,
어리석음이란 깨달아 생각할 것을 잊어버리는 것으로서 이것을 어리석음이라 하고,
어두움이란 모태[胎]의 고뇌와 일체 부정(不淨)한 것에 들어가면서도 즐거운 느낌을 내어 가고 옴에 미혹하는 것으로서 이것을 어두움이라 한다.
3세(世)에 무지(無知)하여 방편이 없어 요달하지 못하는 것을 어두움이라 하며,
진실하고도 자세히 광명을 열어 보며, 스스로 과(果)를 제거하고 번뇌를 제거하고 그 밖의 번뇌 아닌 것과 다른 번뇌를 다 제거함으로써 주로 평등함과 부사의함에 들어가는 것을 제거하는 이치라고 하니,
이것을 일러 굳고도 무거운 무명과 어리석음과 어두움을 제거하는 음성이라고 한다.
미리 알아 행하는 음성이란, 여덟 가지 미리 알아 행하는 것이 있으니, 이른바 바른 소견으로부터 바른 선정까지이니, 이것을 일러 보살이 미리 알아 행하는 것이라고 한다.
5견(見)을 끊는 것을 바른 소견이라 하고,
탐욕ㆍ진심ㆍ우치를 생각하지 않는 것을 바른 생각이라 하고,
몸과 뜻의 업이 청정한 것을 바른 업이라 하고,
입의 업이 청정한 것을 바른 말이라 하고, 속이고 아첨하여 거짓으로 욕심 적음을 나타내어 이익으로써 이익을 구하되 다섯 가지를 판매하는 것, 이른바 술을 팔거나 고기를 팔거나 독약을 팔거나 칼 등의 무기를 팔거나 여색을 팔거나 하는 이런 악업을 제거하는 것을 바른 생활이라 하고,
착한 몸의 행과 착한 뜻의 행을 바른 정진이라 하고,
4념처(念處)를 염하는 것을 바른 염이라 하고,
안정된 마음으로써 염착(染着)함이 없는 고요한 상(相)과 아무것도 없는 상과 공(空)한 상, 이것을 바른 선정이라 하니,
이것을 일러 미리 알아 행하는 음성이라고 한다.
4성제의 음성이란, 이른바 고제(苦諦)ㆍ집제(集諦)ㆍ멸제(滅諦)ㆍ도제(道諦)이다.
고제가 무엇인가? 열 가지 번뇌를 끊는 것이며,
집제가 무엇인가? 일곱 가지 번뇌를 끊는 것이며,
멸제가 무엇인가? 역시 일곱 가지 번뇌를 끊는 것이며,
도제가 무엇인가? 여덟 가지 번뇌와 네 가지 생각을 끊고, 나아가 형상[色]이 있거나 형상이 없는 번뇌를 끊는 것이니,
이것을 일러 4성제의 음성이라고 한다.
욕심의 염착을 끊는 음성에서,
욕심은 즐거움에 더럽히기를 싫어하지 않는 것이니, 장엄하려거나 집착하려거나 자태(姿態)를 내려 하거나, 또는 생각하는 욕심과 생각하는 감촉이 서로 기다려 서로 따르는 것이다.
염착이란 얽매이는 것이고, 즐거움이란 저 6진(塵)을 즐기는 것이고,
싫어하지 않음이란 전일한 마음으로 반연에 집착되어 다른 생각이 없는 것이며,
욕심이란 기뻐하는 것이고, 장엄이란 뜻을 더럽히는 것이고,
집착이란 유희하는 것이고, 자태란 갖가지 모양을 내는 것이고,
생각하는 욕심이란 5욕(欲)에 집착하는 것이고,
생각하는 감촉이란 서로 친근하려는 것이고,
기다림이란 향ㆍ꽃으로써 서로 유인하는 것이고,
서로 따르는 것이란 욕심에 염착된 마음이 서로 따르는 것이고,
끊음이란 앞의 불선한 법을 다 제거하는 것이니,
이것을 일러 욕심의 염착을 끊는 음성이라고 한다.
늙고 죽음을 제도하는 음성에서,
늙음이란 온몸이 쇠하고 상하여 지팡이에 의지해 겨우 행보하거나 모든 감관이 쇠모(衰耗)된 것이니 이것을 늙음이라 한다.
죽음이란 모든 감관이 허물어진 것이니, 왜 죽음이라 하는가? 다시 태어날 곳을 찾아 받기 위해 저 행의 업이 성숙했기 때문에 이를 일러 죽음이라 한다.
늙음과 죽음의 차별이 어떤 것인가?
모든 감관이 성숙된 것을 늙음이라 하고, 모든 감관이 허물어진 것을 죽음이라 하니, 먼저 늙고 뒤에 죽는 이것을 일러 늙어 죽음이라 한다.
이 늙고 죽음을 건너가는 것을 제도한다고 하니,
제도란 뜻이 무엇인가?
건너간다는 뜻으로서 자유로운 저 언덕[彼岸]에 이르러 다시는 태어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것을 일러 늙고 죽음을 제도하는 음성이라고 한다.
다음 나쁜 언어(言語)를 조복하는 음성에서,
조복한다는 것은 말씨를 조복하거나 몸을 조복하는 것이다.
언어를 조복함이 어떤 것인가?
같은 유(類)의 말로써 다른 유의 말을 깨뜨리고 다른 유의 말로써 같은 유의 말을 깨뜨리거나,
진실한 말로써 진실하지 않은 말을 조복하고 진실하지 않은 말로써 진실한 말을 조복하거나,
말답지 않은 말로써 말을 조복하고 말다운 말로써 말답지 않은 말을 조복하거나,
제일의(第一義)로써 제일의 아닌 것을 조복하고 제일의 아닌 것으로써 제일의를 조복하거나,
결정된 말로써 결정되지 않은 말을 조복하고 결정되지 않은 말로써 결정된 말을 조복하거나,
하나로써 많은 것을 조복하고 많은 것으로써 하나를 조복하거나,
범함이 없음으로써 범함이 있음을 조복하고 범함이 있음으로써 범함이 없음을 조복하거나,
현증(現證)으로써 현증이 아님을 조복하고 현증이 아님으로써 현증을 조복하거나,
과실로써 과실이 아님을 조복하고 과실이 아님으로써 과실을 조복하거나,
종류(種類)로써 종류를 조복할 수 없고 종류가 아님으로써 종류가 아님을 조복할 수 없다.
나쁨이란 언어가 실답지 않고 자세하지 않고 분별하지 않음이며, 조복이란 끊는다는 뜻이고 막는다는 뜻이고 가린다는 뜻이니,
이것을 일러 나쁜 언어를 조복하는 음성이라고 한다.
편히 머묾을 설하는 음성이란,
덮거나 감추지 않는 도를 열어 보이고 분별하여 법을 따라 설함이니 이것을 편히 머묾이라 하며,
한곳에 머물러 있어서 열반과 출세간을 말하여 말할 바 성취하는 말이고,
어떤 상(相)이 없는 말이고, 모양이 없는 말이고, 이상함이 없는 말이고, 조작이 없는 말이고, 깨달은 말이고, 공한 말이고, 고요한 말을 성취함이니,
이것을 일러 편히 머묾을 설하는 음성이라고 한다.
번뇌 끊음을 설하는 음성이란, 무명이 사라지고 나아가 늙고 죽음도 사라져 일체의 쌓임[陰]이 소멸함이다.
사라짐이란 아주 없어져 절대 나는 것이 없음이니 이것을 사라짐이라 하며,
끊음이란 일체의 번뇌를 끊되, 번뇌의 뿌리를 끊어 남음이 없게 함이니,
이것을 일러 번뇌를 끊는 음성이라고 한다.
대답을 그만두는 음성이란 물음에 따라 대답하는 것과 분별하여 대답하는 것과 반문하여 대답하는 것과 대답을 그만두는 것이 있다.
어떤 것이 물음에 따라 대답하는 것인가? 묻는 그대로를 곧 대답하는 것이고,
어떤 것이 분별하여 대답하는 것인가? 상대의 물음에 따라 자세히 분별하는 것이고,
어떤 것이 반문하여 대답하는 것인가? 묻는 사람에게 도로 물어서 대답하게 하는 것이고,
어떤 것이 대답을 그만두는 것인가? 단(斷)이라든가, 상(常)이라든가 이러한 것을 물을 경우 그만두고서 대답하지 않는 것이다.
분별하는 물음으로써 물을 때엔 물음에 따라 대답하고,
도로 질문하는 물음으로써 물을 때엔 분별하여 대답하고,
대답을 그만두어야 할 물음으로써 물을 때엔 도로 질문하여 대답하고,
문답에 따른 물음으로써 물을 때엔 그만두고서 대답하지 않으니,
이것을 일러 대답을 그만두는 음성이라고 한다.
다음 마군의 적[魔賊]을 거두어 조복하는 음성이란,
마군의 적이 네 종류가 있으니,
물질과 느낌과 생각과 지어감과 의식을 음마(陰魔)의 적이라 하며,
이 세계로부터 저 세계로 건너가 모든 일이 휴식되는 것을 사마(死魔)의 적이라 하며,
무명과 애욕과 잡음[取]을 번뇌마(煩惱魔)의 적이라 하며,
5욕의 뭇 도구가 갖추어진 것이 천마(天魔)의 체가 되는 것을천마의 적이라 하니,
이것을 일러 마군의 적을 거두어 조복하는 음성이라고 한다.
모든 경계를 없애는 음성이란, 빛깔을 없애고 나아가 감촉을 없애는 것이다.
경계란 빛깔과 소리와 냄새와 맛과 감촉이니, 이것을 일러 모든 경계를 없애는 음성이라고 한다.
모든 번뇌를 제거하는 음성이란 번뇌를 끊어 없애는 것이다.
번뇌를 제거함이란 욕심에 더럽힌 큰 독(毒)에는 부정하다는 관[不淨觀]이 약이 되고,
성내거나 미워하는 큰 독에는 자비가 약이 되고,
무명의 큰 독에는 12인연의 관(觀)이 그 약이 되는 것이니,
이것을 일러 모든 번뇌를 제거하는 음성이라고 한다.
다름이 없고 파괴하지 않는 음성에서,
다름이 없음은 곧 파괴함이 없는 것이고, 다름이 없음은 곧 제일의의 진리이니,
공하여 상(相)이 없고 형체가 없고 평등하여 움직이지 않고 생각할 수 없는 이것을 다름이 없음이라 하며,
파괴하지 않음이란 곧 다른 형체가 없어 평등하고 상(相)이 없어 움직이지 않고 깨어지지 않고 끊이지 않고 순일(純一)하여 과환(過患)이 없고 마음도 없고 앞뒤도 없음이니,
이것을 일러 다름이 없고 파괴하지 않는 음성이라고 한다.
용맹스럽고 힘세고 빠르고 두려움이 없는 음성에서,
용맹은 정진하는 것이고, 힘은 10력(力)이고, 빠름이란 말의 빠름과 같은 것이고, 두려움이 없음이란 일체 곳에 겁내거나 두려워하지 않음이니,
이것을 일러 용맹스럽고 힘세고 빠르고 두려움이 없는 음성이라고 한다.
보시ㆍ적정(寂靜)ㆍ수호(守護)ㆍ안온(安穩)의 음성에서,
보시가 두 종류로서 안의 보시와 바깥의 보시가 있으니,
안의 보시가 무엇인가? 4제(諦)를 설하는 것이고,
바깥의 보시가 무엇인가? 뼈ㆍ살ㆍ껍질ㆍ피와 국성(國城)ㆍ처자ㆍ남녀ㆍ재물ㆍ미곡 등을 보시하는 것이며,
적정은 세 종류로서 몸ㆍ입ㆍ뜻의 적정이 있으니,
몸의 적정이 무엇인가? 세 가지 허물을 짓지 않는 것이고,
입의 적정이 무엇인가? 입의 네 가지 허물이 없는 것이고,
뜻의 적정이 무엇인가? 탐하지 않고 성내지 않고 어리석지 않은 것이며,
수호라 함은 6근(根)을 수호하는 것이며,
안온이라 함은 같이 화합하여 상대의 허물을 찾지 않고 만족할 줄 알아 욕심을 적게 하고 남의 장점과 단점을 논란하지 않고 남의 허물을 들춰내지 않고서로가 잘못을 따지지 않고 이것으로써 저것을 말하지 않음이니,
이것을 일러 보시ㆍ적정ㆍ수호ㆍ안온의 음성이라고 한다.
일곱 가지 성스러운 재물[七聖財]의 음성이란,
첫째는 믿음[信]이며,
둘째는 스스로 부끄러움이며,
셋째는 남에게 부끄러움이며,
넷째는 보시이며,
다섯째는 계율이며,
여섯째는 많이 들음이며,
일곱째는 지혜이니,
이것을 일러 일곱 가지 성스러운 재물의 음성이라고 한다.
이름과 물질[名色]을 분별하는 음성이란,
이름은 4온[陰]이 그것이고, 물질은 4대(大)가 그것이며,
분별이란 이름과 물질을 분별하는 것이니,
이것을 일러 이름과 물질을 분별하는 음성이라고 한다.
제일의의 음성이란, 5온[陰]을 분별하는 것이니, 이것을 일러 제일의의 음성이라고 한다.
작증(作證)하여 과위[果]를 얻는 음성에서,
과위는 4과(果)로서 수다원(須陀洹)으로부터 아라한까지와 연각의 과가 그것이며,
얻음이란 들어간다는 뜻이고, 증(證)이란 현재 증득하는 것이고, 작(作)이란 조작하는 것이니,
이것을 일러 작증하여 과위를 얻는 음성이라고 한다.
얽매임을 해탈하는 음성에서,
얽매임은 세 가지 얽매임으로서 탐욕과 진심과 우치의 얽매임이며,
해탈이란 이 세 가지 얽매임을 여의는 것이니,
이것을 일러 얽매임을 해탈하는 음성이라고 한다.
삼계[三有]를 내는 음성이란 이른바 생유(生有)ㆍ현유(現有)ㆍ후유(後有)가 그것이니, 이것을 일러 삼계를 내는 음성이라고 한다.
교만(憍慢)을 끊는 음성에서,
교(憍)는 얼굴이 잘났다는 교[色憍]ㆍ한창이라는 교[盛壯憍]ㆍ돈이 많다는 교[富憍]ㆍ제멋대로 할 수 있다는 교[自在憍]ㆍ귀족이라는 교[姓憍]ㆍ선한 일을 행한다는 교[行善憍]ㆍ나이가 많다는 교[壽命憍]ㆍ총명하다는 교[聰明憍]가 그것이니, 이를 여덟 가지 교라 한다.
만(慢)은 난 체하는 만[慢慢]ㆍ더 잘난 체하는 만[大慢]ㆍ뛰어난 체하는 만[增上慢]ㆍ나라는 만[我慢]ㆍ같을 이가 없다는 만[不如慢]ㆍ뛰어나다는 만[勝慢]ㆍ삿된 생각을 내는 만[邪慢]이니, 이를 일곱 가지 만이라 하며,
끊음이란 교만을 끊음이니,
이것을 일러 교만을 끊는 음성이라고 한다.
모든 법을 통달하는 음성에서,
통달은 경계 그대로를 아는 것이며,
모든 법은 선한 법과 불선한 법이니, 5욕을 많이 갖춤을 불선한 법이라 하고 5욕을 제거하여 끊는 것을 선한 법이라 하니,
이것을 일러 모든 법을 통달하는 음성이라고 한다.
법과 같이 분별하는 음성에서,
‘같이’란 평등하다는 뜻이고, 법은 선한 법과불선한 법이며, 불선한 법이란 5욕을 많이 갖춘 것을 끊지 않는 것이고, 선한 법이란 5욕을 많이 갖춘 것을 끊는 것이고, 끊는다는 것은 파멸(破滅)한다는 뜻이니,
이것을 일러 법과 같이 분별하는 음성이라고 한다.
즐겨 하거나 즐겨 하지 않거나 제일의(第一義)의 음성에서,
즐겨 함은 5욕의 경계이고, 즐겨 하지 않음은 5욕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며,
제일의란 공하고 상(相)이 없는 이치이니,
이것을 일러 즐겨 하거나 즐겨 하지 않거나 제일의의 음성이라고 한다.
애욕을 끊는 음성에서, 애욕은 색(色)에 대한 애욕과 나아가 감촉에 대한 애욕이며, 끊음이란 소멸하고 제거하는 것이니, 이것을 애욕을 끊는 음성이라고 한다.
뛰어난 승(乘)의 음성이란, 이른바 3승으로서 불승(佛乘)과 연각승(緣覺乘)과 성문승(聲聞乘)이다.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과 10지(地)를 불승이라 하며,
자신을 조복하고 자신을 고요히 하여 자신으로 하여금 열반에 들어가게 하는 이것을 연각승이라 하며,
부드러운 근기의 중생과 겁내는 근기의 중생들이 생사를 벗어나려는 것을 성문승이라 하니,
이것을 일러 뛰어난 승의 음성이라고 한다.
믿음과 정진과 기억함과 선정과 지혜의 음성에서,
한 군데에만 쏠려 생각의 관찰을 달리하지 않는 것을 믿음이라 하며,
용맹과 근면으로 일을 행하거나 일을 간직하는 이것을 정진이라 하며,
오로지 한마음을 거두어 생각하는 것을 기억이라 하며,
모든 일에 흔들리지 않는 이것을 선정이라 하며,
반야가 순일(純一)하고도 평등한 것을 지혜라고 하니,
이것을 일러 믿음과 정진과 기억함과 선정과 지혜의 음성이라고 한다.
6입(入)을 조복하여 6통(通)을 알지 않을 수 없는 음성에서,
이른바 6입은 눈의 느낌[眼入]으로부터 의식의 느낌[意入]까지이며,
거두어 조복함이란 색(色)을 거두어 조복함으로부터 법을 거두어 조복함까지이며,
6통이란 천안통(天眼通)과 천이통(天耳通)과 타심통[他心智]과 숙명통[宿命智]과 신통(身通)과 누진통(漏盡通)이며,
알지 못함이란 무명(無明)이며, 알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은 저 무명을 제거하는 것이니,
이것을 일러 6입을 조복하여 6통을 알지 않을 수 없는 음성이라고 한다.
일체지(一切智)를 깨닫는 음성에서,
일체지는 일체 세간을 모두 아는 것이다.
세간이란 찰나찰나에 생멸하는 것이고,
또 세간이란 모든 5온ㆍ18계ㆍ12입이고,
또 세간이란 두 종류로서, 첫째는 중생 세간이며, 둘째는 지어 가는 세간[行世]이다.
중생 세간은 일체 중생이고, 지어가는 세간은 중생들이 머무는 처소다.
이러한 일체 세간을 알 수 있고 알아야 한다.
지혜도 역시 두 종류로서, 성문의 지혜와 일체지이니, 이것을 지각(智覺)한 자가 자신을 깨달아서 타신(他身)까지를 깨달은 것이라 하니,
이것을 일러 일체지를 깨닫는 음성이라고 한다.
번뇌를 바로 죽이는 음성에서,
죽임이란 제거하여 끊어 버린다는 뜻이며,
번뇌라 함은 아흔여덟 가지 번뇌 가운데, 욕계의 고제에서 끊어야 할 열 가지 번뇌와, 집제와 멸제에서 끊어야 할 일곱 가지 번뇌와, 도제에서 끊어야 할 여덟 가지 번뇌와, 사유(思維)의 진리에서 끊어야 할 네 가지 번뇌이며,
색계의 고제에서 끊어야 할 아홉 가지 번뇌와, 집제와 멸제에서 끊어야 할 여섯 가지 번뇌와, 도제에서 끊어야 할 일곱 가지 번뇌와, 사유에서 끊어야 할 세 가지 번뇌이며,
무색계에 있어서도 그러하다.
바로[正]란 분명히 제거하여 남은 더러움이 없게끔 끊어 버림이니,
이것을 일러 번뇌를 바로 죽이는 음성이라 고 한다.
최후의 글자로서 이 법을 초월해서는 말할 수 없는 음성이란,
만약 글자마저 없는 것이라면 이는 이른바 열반이고, 글자가 있는 것이라면 이는 생사이며, 최후라 함은 라(羅)자를 제외하고는 아무런 글자가 없는 것이며,
말할 수 없음이라 함은 얻을 수 없고 분별할 수 없음이니, 물질이 없기 때문에 말할 수 없는 것이며,
모든 법이라 함은 5온ㆍ18계ㆍ12입과 37품(品)이니,
이것을 일러 최후의 글자로서 이것을 초월해서는 말할 수 없는 음성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