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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도론 1권
3.3. 삼매를 닦는 법(2)
3.3.3. 자기의 기질에 맞는 어떤 명상주제
3.3.3.1. 기질의 종류
74. ‘자기의 기질에 맞는’(§28):
여기서 기질이란 여섯 가지가 있다.
즉 탐하는 기질, 선내는 기질, 어리석은 기질, 믿는 기질, 지적인 기질, 사색적인 기질이다.
어떤 자는 [이 여섯 가지에다] 탐욕 등을 혼합하여 다시 네 가지를 더 만들고,
그와 같이 믿음 등을 혼합하여 다시 네 가지를 만들어,
이 여덟가지와 함께 14가지 기질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이 분류하여 설하면 탐욕 등을 믿음 등과 혼합하여 여러 가지 기질이 더 있게 된다. 그러므로 간략히 여섯 가지 기질을 알아야 한다.
기질(cariyā), 천성(pakati), 개성(ussannatā)은 뜻으로는 같다.
이것에 따라 여섯 종류의 사람이 있다.
그것은 탐하는 기질을 가진 사람, 성내는 기질을 가진 사람, 어리석은 기질을 가진 사람, 믿는 기질을 가진 사람, 지적인 기질을 가진 사람, 사색적인 기질을 가진 사람이다.
75. 탐하는 기질의 사람에게 유익한 [업]이 일어날 때에 믿음이 강해진다. 믿음은 탐욕에 가까운 특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해로운 법(不善法) 가운데서 탐욕은 사랑스럽다. 그것은 혐오스럽지 않다.
유익한 법(善法) 가운데 믿음도 그와 같이 [사랑스럽고 혐오스럽지 않다].
탐욕이 그것의 대상으로 감각적 욕망을 찾듯이 믿음도 계 등의 덕을 [찾는다]. 탐욕이 이롭지 못한 것을 버리지 않듯이 믿음도 이로운 것을 버리지 않는다. 그러므로 믿는 기질을 가진 자는 탐하는 기질을 가진 자와 비슷하다.
76. 성내는 기질의 사람에게 유익한 [업]이 일어날 때에 통찰지가 강해진다. 통찰지는 성냄에 가까운 특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해로운 법 가운데 성냄은 사랑스럽지 않은 것이고 대상을 거머쥐지 않는다.
유익한 법 가운데 통찰지도 그와 같다.
성냄이 사실이 아닌 허물만 찾듯이 통찰지는 사실인 허물만 찾는다.
성냄이 중생을 비방하는 형태로 일어나듯이 통찰지는 상카라(行)들을 비방하는 형태로 일어난다.
그러므로 지적인 기질을 가진 성내는 기질을 가진 자와 비슷하다.
77. 어리석은 기질을 가진 자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유익한 법들을 일어나게 하기 위해 노력할 때 주로 장애가 되는 사색(vitakka)이 일어난다. 이 사색은 어리석음에 가까운 특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어리석음이 혼란으로 인하여 들떠있듯이 사색도 여러 측면으로 생각함 때문에 들떠있다.
어리석음에 [대상에] 깊이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동요하듯이 사색도 경솔하게 추측하기 때문에 그와 같다.
그러므로 사색하는 기질을 가진 자는 어리석은 기질을 가진 자와 비슷하다.
78. 어떤 자는 갈애, 자만, 사견으로 다시 세 가지 기질을 말한다.
여기서 갈애는 탐욕일 분이고 자만은 그 [탐욕]과 함께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둘은 탐하는 기질에 지나지 않는다.
어리석음을 인하여 사견이 생기기 때문에 사견은 어리석기질에 속한다.
79. 그러면 무엇이 이 기질들의 원인인가?
이 사람은 탐하는기질을 가졌고 이 사람은 성냄 등에서 어떤 다른 기질을 자졌다고 어떻게 알겠으며, 어떤 기질을 가진 사람에게 어떤 것이 적합한지 어떻게 알겠는가?
80. 여기서 우선 처음 세 가지 기질은 이전에 쌓은 [업]과 요소(dhātu, 界)와 [볍의 요소인] 체액이 그 원인이라고 어떤 자는 말한다.
전생에 바람직한 일을 했고 좋은 업을 많이 지었거나 혹은 천상에서 죽은 뒤 이 세상에 태어난 자는 탐하는 기질을 가진 자가 된다고 한다.
전생에 끊고 죽이고, 묶는 잔인한 행위를 많이 한 자거나 지옥 뱀의 세계에서 죽은 뒤 이 세상에 태어난 자는 성내는 기질을 가진 자가 된다고 한다.
전생에 술을 많이 마셨거나 배우고 질문함을 게을리 했거나 혹은 동물의 세계에서 죽은 뒤 이 세상에 태어난 자는 어리석은 기질을 가진 자가 된다고 한다.
이와 같이 전생에 쌓은 [습성]이 원인이라고 말한다.
81. 두 가지 요소, 즉
땅의 요소(地界)의 과잉 대문에 사람은 어리석은 기질이 되고,
나머지 두 요소의 과잉 때문에 성내는 기질이 되고,
모든 것이 균등하기 때문에 탐하는 기질이 된다고 한다.
체액 가운데서 가래(점액)가 많은 사람은 탐하는 기질이 되고
바람이 많은 자는 어리석은 기질이 된다고 하며,
혹은 점액이 많은 자는 어리석은 기질이 되고
바람이 많은 자는 탐하는 기질이 된다고도 한다.
이와 같이 요소와 체액이 원인이라고 말한다.
82. 전생에 바람직한 일을 했고 좋은 일을 했거나 천상에서 죽은 뒤 이 세상에 태어난 자들이라 해서 모두 탐하는 기질을 가진 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혹은 다른 자들도 각각 성내는 기질을 가진 자나 어리석은 기질을 가진 자 되는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앞서 설한 그런 방법에 의한 [특정] 요소의 현저함에 대한 법칙도 없다.
[법의 요인인] 체액의 법칙 가운데서는 탐욕과 어리석음의 둘만을 설했다. 그것도 서로 모순이 된다.
믿는 기질을 가진 사람 등에 대해서는 단 하나의 원인도 설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이 모든 것은 결정적인 말이 아니다.
83. 다음은 주석서를 [설하는] 스승들의 견해에 따른 설명이다.
‘현저함의 설명’에서 이와 같이 설하셨기 때문이다.
“이 중생들은 이전의 원인의 법칙에 다라 탐욕이 성하기도 하고 성냄이 성하기도 하고 어리석음이 성하기도 하고, 탐욕없음이 성하기도 하고 성냄 없음이 성하기도 하고 어리석음 없음이 성하기도 한다.
업을 쌓는 순간에 탐욕이 강한 반면에 탐욕 없음은 약하고, 또한 성냄 없음과 어리석음 없음은 강한 반면에 성냄과 어리석음이 약한 사람은 그의 탐욕 없음이 약하기 때문에 탐욕을 극복할 수 없다.
그러나 성냄 없음과 어리석음 없음은 강하기 때문에 성냄과 어리석음을 극복할 수 있다.
그러므로 그는 그런 업에 의해 주어진 재생연결로 다시 태어날 때 탐하고 좋은 천성을 가지고 성냄이 없고 통찰지를 가지고 금강과 같은 지혜를 가진다.
84. “그런데 업을 쌓는 순간에 탐욕과 성냄이 강한 반면에 탐욕 없음과 성냄 없음이 약하고, 어리석음 없음이 강한 반면에 어리석음이 약할 때 그는 앞서 설한 방법대로 탐욕과 성냄을 가지고 통차지를 가지고 금강과 같은 지혜를 가진다. 마치 닷따아바야(Datta-Abhaya) 장로처럼.
업을 쌓는 순간에 탐욕과 성냄 없음과 어리석음은 강하지만 나머지가 약할 때 그는 앞서 설한 방법대로 탐하고 우둔하다. 그러나 천성이 좋고 성내지 않는다. 마치 바훌라(Bahula) 장로처럼.
업을 쌓는 순간에 탐욕과 성냄 없음과 어리석음은 강하지만 탐욕없음과 성냄 없음과 어리석음 없음이 약할 때 그는 앞서 설한 방법대로 탐하고 성내고 멍청하다.”
85. “업을 쌓는 순간에 탐욕 없음과 성냄과 어리석음은 강하지만 다른 것이 약할 때 그는 앞서 설한 방법대로 오염이 적다. 천상의 대상을 보고서도 동요하지 않는다. 그러나 성내고 통찰지가 둔하다.
업을 쌓는 순간에 탐욕 없음과 성냄 없음과 어리석음이 강한 반면에 다른 것이 약할 때 그는 앞서 설한 방법대로 탐하지 않고 성내지 않고 천성이 좋지만 둔하다.
업을 쌓는 순간에 탐욕 없음과 성냄과 어리석음 없음이 강한 반면에 다른 것이 약할 때 그는 앞서 설한 방법대로 탐내지 않고 통찰지를 가진다. 그러나 성을 내어 분노한다.
업을 쌓는 순간에 탐욕 없음과 어리석음 없음이 간한 반면에 탐욕 등이 약할 때 그는 앞서 설한 방법대로 마치 마하상가락키타(Mahā-Saṅgharakkita) 장로처럼 탐내지 않고 성내지 않고 통찰지를 가진다.(MA.ii.373-74)”
86. 여기서 탐하는 자라고 설한 것은 탐하는 기질을 가진 자다.
성내는 자와 둔한 자라고 한 것은 각각 성내는 기질과 어리석은 기질을 가진 자다.
통찰지를 가진 자는 지적인 기질을 가진 자다.
탐욕과 성냄 둘 다 없는 자는 천성적으로 믿는 성질을 가졌기 때문에 믿는 기질을 가진 자다.
어리석음 없음을 수반한 업으로 태어난 자는 지적인 기질을 가진 자다.
이와 같은 강한 믿음을 수반한 업으로 태어난 자는 믿는 기질을 가진 자다.
감각적욕망에 대한 사색(생각)을 수반한 업으로 태어난 자는 사색하는 기질을 가진자다.
탐욕등이 혼합된 것을 수반한 업으로 태어난자는 혼합된 기질을 가진 자다.
이와 같이 탐욕등 가운데서 어떤 것을 수반하여 재생연결을 생기게 하는 업이 기질들의 원인이라고 알아야한다.
3.3.3.2. 기질을 아는 방법
87. 그런데 앞서 설한 이 사람은 탐하는 기질을 가졌다고 어떻게 알겠는가라는 등에서 이것이 [아는] 방법이다
① 행동거지에 따라
② 일하는 것에 따라
③ 먹는 것에 따라
④ 보는 것 등에 따라
⑤ 법(심리현상) 일어나는 것에 따라
⑥ 기질들을 분류해야 한다.
(1) 행동거지에 따라
88.
(1) 행동거지에 따라:
탐하는 기질을 가진 자는, 자연스런 걸음걸이로 갈 때 신중하게 가고 천천히 발을 내려놓고 반듯이 발을 내려놓으며 반듯이 들어올리고 그의 발자국은 만곡이 있어 중앙이 땅에 닿지 않는다.
성내는 기질을 가진 자는 발끝으로 땅을 파듯 걷는다. 급히 발을 내려놓고 급히 들어올린다. 그의 발자국은 [발을 내려놓음 때에 질질 끌듯이 내려놓아] 질질 끌어져있다.
어리석은 기질을 가진 자는 혼란스런 걸음걸이로 걷는다. 당혹한 사람처럼 발을 내려놓고 당혹한 사람처럼 발을 들어올린다. 그의 발자국은 급하게 눌러져있다.
마간디야 숫따(Māgaṇḍiya Sutta)의기원에서도이와같이설하셨다.
“탐하는 자의 발자국은 만곡이 생기고
성내는 자의 발자국은 질질 끌어져 있고
어리석은 자의 발자국은 급하게 눌러져있다.
장막을 걷어버린 자의 발자국은 이외 같다(SnA.544)”
89. 탐하는 기질을 가진 자의 경우 서있는 자세도 자신 만만함을 불러오고 우아한 자태이다.
성내는 기질을 가진 자의 경우 그것은 완고한 모습이다.
어리석은 기질을 가진 자의 경우 그것은 혼란한 모습이다. 앉아있는 자세의 경우도 이 방법이 적용된다.
탐하는 기질을 가진 자의 경우 서두르지 않고 자리를 마련하여 천천히 누워서 바르게 놓고 편안한 모습으로 잔다. 일어날 때에도 급히 일어나지 않고 마치 의심을 가진 것처럼 천천히 응답한다.
성내는 기질을 가진 자는 서둘러 어떤 식으로든지 자리를 마련하여 몸 을던져 미간을 찌푸린 채잠잔다. 일어날 때에도 급히 일어나서 성난 것처럼 응답한다.
어리석은 기질을 가진 자는 비뚤어지게 자리를 마련하여 몸을 산란하게 이리저리로 뻗고 대부분 얼굴을 아래로 두고 잠잔다. 일어날 때에도 ‘흥’하는 소리를 내면서 느릿하게 일어난다.
90. 믿는 기질을 가진 자 등은 탐하는 기질을 가진 자 등과 동등하기 때문에 그들의 행동거지도 이와 같다.
이와 같이 우선 행동 거지에 따라 기질들을 알아야 한다.
(2) 일하는 것에 따라
91.
(2) 일하는 것에 따라:
빗질하는 등의 일을 할 때 탐하는 기질을 가진 자는 비를 잘 잡은 뒤 모해를 성급히 뿌리지 않고 마치 신두와라 꽃을 뿌리듯이 뿌리면서 깨끗하고 고루 쓴다.
성내는 기질을 가진 자는 비를 꽉 잡고 서둘러 양쪽으로 모래를 뿌리고 귀에 거슬리는 소리로 깨끗하지도 안호 고르지도 않게 쓴다.
어리석은 기질을 가진 자는 느슨하게 비를 잡고 이리저리 뒤집어 [모래와 쓰레기를] 섞어서 깨끗하지도 않고 고르지도 않게 쓴다.
92. 빗질하는 것처럼 옷을 빨고 물들이는 등 모든 행위에서 탐하는 기질을 가진 자는 능숙하고 우아하고 고르고 신중하게 한다.
성내는 기질을 가진 자는 긴장되고 완고하고 고르지 않게 한다.
어리석은 기질을 가진 자는 능숙하지 않고 혼란스럽고 고르지 않고 결정적이지 않다.
옷을 입는 것도 또한 탐하는 기질을 가진 자의 경우 너무 곽 죄이지도 너무 느슨하지도 않으며 곱고 반듯하게 입는다.
성내는 기질을 가진 자의 경우 꽉 죄이고 어설프게 입는다.
어리석은 기질을 가진 자의 경우 느슨하고 혼란스럽게 입는다.
믿는 기질을 가진 자 등은 이들과 비슷하게 때문에 이들에 따라서 이해해야 한다.
이와 같이 일하는 것에 따라 기질들을 알아야 한다.
(3) 먹는 것에 따라
93.
(3) 먹는 것에 따라:
탐하는 기질을 가진 자는 말랑말랑하고 달콤한 음식을 좋아한다. 먹을 때에도 너무 크지 않게 둥글게 덩어리를 만들어서 갖가지 맛을 경험하면서 급하지 않게 먹는다. 맛있는 것을 얻으면 기뻐한다.
성내는 기질을 가진 자는 거칠고 시큼한 음식을 좋아한다. 먹을 때에도 입이 가득 차도록 덩어리를 만들어서 맛도 모른 채 급하게 먹는다. 맛이 없는 것을 얻으면 성을 낸다.
어리석은 기질을 가진 자는 특별히 좋아하는 것이 없다. 먹을 때에도 둥글지도 않게 잘게 덩어리를 만들어서 주발에 흘리고 입가를 더럽히면서 산란한 마음으로 이것저것을 생각하면서 먹는다.
(4) 보는 것 등에 따라
94.
(4) 보는 것 등에 따라:
탐하는 기질을 가진 자는 형상이 조금만 마음에 들어도 그것을 보고선 놀랍다는 듯이 오랫동안 쳐다 본다. 사소한 덕이라도 집착하고 큰 허물이라도 헤아리지 않는다. 떠날 때에도 떠나기 싫은 듯이 아쉬워하면서 떠난다.
성내는 기질을 가진 자는 형상이 조금만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것을 보고선 지친 듯이 오래 쳐다보지 않는다. 하찮은 허물도 지적하고 큰 덕도 헤아리지 않는다. 떠날 때에도 떠나고 싶은 것처럼 하고 털끝만큼도 아쉬워함이 없이 떠난다.
어리석은 기질을 가진 자는 어떤 형상이던지 그것을 보고선 남들이 하는 대로 한다. 남들이 비난하는 것을 들으면 [자기도] 비난하고 칭찬하는 것을 들으면 칭찬한다. 그러나 그 자신은 지혜가 없기 때문에 무관심하다. 이 방법은 소리를 듣는 것 등에서도 적용된다.
믿는 기질을 가진 자 등은 이들과 동등하기 때문에 이들에 따라서 이해해야 한다.
이와 같이 보는 것 등에 따라 기질들을 알아야 한다.
(5) 법(심리현상)이 일어나는 것에 따라
95.
(5) 법(심리현상)이 일어나는 것에 따라:
탐하는 기질을 가진 자에게는 속임수, 사기, 자만, 삿된 욕심, 크나큰 욕심, 만족하지 않음, 맵시내기, 치장하려는 욕심 등의 법(심리현상)들이 자주 일어난다.
성내는 기질을 가진 자에게는 노여움, 적의, 얕봄, 비교함, 질투, 인색 등의 법들이 자주 일어난다.
어리석은 기질을 가진 자에게는 해태, 혼침, 들뜸, 근심, 의심, 천박하게 거머쥠, 버리기를 싫어함 등의 법들이 자주 일어난다.
믿는 기질을 가진 자에게는 관대함, 정직함, 신뢰할만한 것을 신뢰함 등의 법들이 일어난다.
지적인 기질을 가진 자에게는 상냥한 말씨, 선우의 성품, 음식에서 적당량을 앎, 마음챙김과 알아차림, 깨어 있으려고 노력함, 두려움을 일으키는 원인에 두려워함, 두려움을 가진 자의 지혜로운 노력 등의 법들이 일어난다.
사색하는 기질을 가진 자에게는 말이 많음, 대중을 좋아함, 유익한 법을 위한 노력에 지겨워 함, 일을 끝마치지 못함, 밤에 연기 냄, 낮에 타오름, 이 대상 저 대상으로 마음이 달려감 등의 법들이 자주 일어난다.
이와 같이 법(심리현상)이 일어나는 것에 따라 기질들을 알아야 한다.
96. 그러나 이런 기질들을 인지하는 방법은 전적으로 성전이나 주석서에서 전해 내려온 것은 아니다. 단순히 스승들의 견해에 따라 설한 것이다. 그러므로 절대적으로 믿을만한 것은 아니다.
비록 성내는 기질을 가진 자일지라도 부지런히 사는 자는 탐하는 기질을 가진 자에게 두드러진 특징을 가진 행동거지는 적용 되지 않는다.
그러나 주석서에서 기질을 인지하는 방법을 설한 것은 전적으로 믿어야 한다. 이와 같이 설하셨기 때문이다.
“[남의] 마음을 아는 지혜(他心通)를 얻은 스승은 기질을 알아 명상주제를 설할 것이다. 나머지 스승들은 제자에게 물어야 한다.”
그러므로 [남의] 마음을 아는 지혜나 혹은 그 사람에게 물은 다음
‘이 사람은 탐하는 기질을 가진 자로구나.’라거나
‘이 자는 성내는 기질 등의 가운데서 어떤 것을 가진 자로구나.’라고 알아야 한다.
97. 어떤 기질을 가진 사람에게 어떤 것이 적합한가?(§79)
탐하는 기질을 가진 자에게 숙소는 그 튓마루가 더러운 곳이나, 땅이 깎아지른 곳이나, 자연적인 산굴이나 풀로 만든 토굴이나 나뭇잎으로 만든 암자 등에서 어떤 것이나, 먼지가 깔려있고, 박쥐가 가득하며, 건물이 헐고, 너무 높거나 너무 낮고, 환경이 열악하며, [사자나 호랑이가 나올]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더럽고 울퉁불퉁한 길이 나있고, 그곳에 침상과 의자도 빈대가 버글버글하고, 형태도 추하고, 빛깔도 바랬고, 그것을 보는 사람에게 혐오감이 일어나는 이런 곳이 적합하다.
상ㆍ하 의복은 가장자리가 찢어지고, 옷 전체에 너덜거리는 실오라기로 가득 차있음이 마치 그물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것과 같고, 대마처럼 촉감이 꺼칠꺼칠하고 더럽고, 무겁고, 모양이 일그러지고 두개골처럼 혐오스런 것이 적합하다
발우는 색깔이 칙칙한 흙으로 만들었거나, 못과 땜질 자국으로 볼꼴사나운 철로 만든 것이거나, 무겁고 모양이 일그러지고 두개골처럼 혐오스런 것이 적합하다.
탁발 가는 길도 불쾌하고 근처에 마을이 없고 울퉁불퉁한 것이 적합하다.
탁발 가는 마을도 그 지역의 사람들이 그를 못 본 척 하면서 행하고, 그 지역에서 단 한 가족으로부터도 걸식을 얻지 못하고 떠나려 할 때 사람들이
‘스님, 이리 오십시오’라고 휴식소로 청하여,
죽과 밥을 공양 올린 다음 갈 때에도 마치 소를 축사에 넣어두는 것처럼 무심코 가버리는 그런 곳이 적합하다.
음식을 시중드는 사람도 하인들이나, 안색이 어둡고 추악하고 옷이 더럽게 악취가 나고 혐오스런 고용인들이 무례하게 죽과 밥을 그에게 던지듯이 시중드는 그런 사람이 적합하다.
죽과 밥과 씹어 먹는 딱딱한 음식은 거칠고 색깔이 바래었고, 기장과 밀과 부스러기 쌀 등으로 만든 것, 상한 버터밀크, 쉰 죽, 센 채소로 만든 국, 다만 위장을 채울 수 있는 그런 것이 적합하다.
행동거지는 서있거나 걷는 것이 적합하다.
[명상의] 대상은 푸른 색깔의 까시나 가운데서 깨끗하지 않은 어떤 색깔이 적합하다.
이것은 탐하는 기질을 가진 자에게 적합한 것이다.
98. 성내는 기질을 가진 자에게 숙소는 너무 높지도 너무 낮지도 않고, 그늘과 물이 공급되고, 담벼락과 기둥과 계단이 고르게 균형 잡혀있고, 띠 모양의 장식과 격자 모양의 무늬로 준비되어있고, 갖가지 그림으로 빛나고, 고르고 평탄하고 부드러운 지면에 세워져 있고, 브라흐마의 궁전처럼 꽃줄과 갖가지 색깔의 천으로 만든 천개로 장식되고, 깨끗하고 마음에 드는 덮개에 덮인 침상과 의자가 있고, 향기롭게 만들기 위해 꽃아 둔 꽃의 향기가 스며들어 향기로우며, 사람들이 보기만 해도 희열과 기쁨을 자아내게 하는 그런 곳이 적합하다.
99. 그의 숙소로 가는 길은 모든 위험에서 벗어나고, 깨끗하고, 바닥이 고르고, 잘 정리되어있는 것이 적합하다.
숙소의 필수품은 곤충과 빈대와 뱀과 쥐들이 숨어사는 것을 막기 위해 나무 많지 않은 단 하나의 침상과 의자가 적합하다.
그의 상ㆍ하 의복은 중국 천, 소마라 천, 비단, 순면, 순 라넨 등에서 고급스런 것으로 만든 홑옷이나 겉옷이 좋고, 가볍고 사문(수행자)에 걸맞게 물을 잘 들이고 색깔이 고운 것이 적합하다.
발우는 물거품모양처럼 잘 만들어졌고, 보석처럼 잘 문질러졌으며, 얼룩이 없고, 사문에 걸맞게 깨끗한 색깔을 가진 철로 만든 것이 적합하다.
탁발 가는 길은 위험에서 벗어나고, 고르고, 마음에 들고, 마을과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곳이 적합하다.
탁발 가는 마을은 그곳의 사람들이
‘이제 스님이 오시겠지’라고,
물을 뿌리고 깨끗하게 청소를 한 곳에 자리를 마련한 뒤 마중 나와 발우를 받아들고 집안으로 모셔서 마련된 자리에 안도록 청하고 나서 공손하게 직접 가지 손으로 시중을 드는 그런 곳이 적합하다.
100. 음식이 시중드는 자도 잘 생기고, 화사하고, 목욕을 깨끗이 하고, 기름을 바르고, 훈향과 꽃의 향기로 향내를 풍기며, 갖가지 색깔로 물들인 깨끗하고 예쁜 천으로 만든 옷으로 장엄하고, 신중하게 일을 하는 그런 사람들이 적합하다.
죽과 밥과 씹어 먹는 딱딱한 음식은 색깔과 향과 맛이 있고, 영양분이 있고, 마음을 끌고, 모든 면에서 가장 멋지고, 원하는 만큼 충분한 것이 적합하다.
행동거지는 누워있거나 혹은 앉아있는 것이 그에게 적합하다.
[명상의] 대상은 푸른 색깔 등 색깔의 가시나 가운데서 아주 깨끗한 어떤 색깔이 적합하다.
이것은 성내는 기질을 가진 자에게 적합한 것이다.
101. 어리석은 기질을 가진 자에게 숙소는 사방으로 향해 있고, 막히지 않고 그곳에 앉아서 확 트인 사방을 볼 수 있는 것이 적합하다.
행동거지 가운데서는 경행이 적합하다.
[명상의] 대상은 체의 크기만 하고 찻잔크기 만한 작은 것은 적합하지 않다. 협소한 공간에서 그의 마음은 더욱 혼란스러워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넓고 큰 까시나가 적합하다.
나머지는 성내는 기질을 가진 자에게 설한 것과 같다.
이것이 어리석은 기질을 가진 자에게 적합한 것이다.
102. 믿는 기질을 가진 자에게는 성내는 기질을 가진 자를 위해서 설한 모든 방법이 적합하다. [명상의] 대상들에 대해서는 여섯 가지 계속해서 생각함(隨念)의 주제 가운데 하나가 적합하다.
지적인 기질을 가진 자에게 숙소 등에 관한한 적합하지 않은 것이 없다.
사색하는 기질을 가진 자에게 숙소는 확 트여 사방으로 향해 있고, 그곳에 앉아서 정원과 숲과 연못과 아름다운 전망과 마을과 도시와 시골의 파노라마와 청산이 보이는 그런 곳은 적합하지 않다. 그런 것이 사색으로 달리는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핫티굿치빱바라(Hatthikucchipabbhāra)의 마힌다(Mahinda) 동굴처럼 숲으로 가려진 깊은 동굴에 살아야 한다. 명상의 대상도 넓은 것은 적당치 않다. 그런 것은 사색으로 달릴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체와 찻잔만한 크기의] 작은 것이 적당하다.
나머지는 탐하는 기질을 가진 자에게 설한 것과 같다.
이것이 사색하는 기질을 가진 자에게 적합하다.
이것이 ‘자기의 기질에 맞는’이라고 전해 내려온 기질의 종류, 원인, 인지하는 방법, 적합함과 적합하지 않음을 판별하여 상세하게 설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