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살선계경 제5권
1.14. 선품(禪品)
1) 성선(性禪)
무엇을 일러 보살마하살의 성선(性禪)이라 하는가?
보살이 만일 보살 법장(法藏)을 들으면 그 뜻을 생각하고, 세간선(世間禪)과 출세간선에서 마음을 한 곳에 고정하여 선정과 지혜를 균등하게 나누어 도(道)를 닦아 쌓는다.
이것을 성선(性禪)이라 한다.
2) 일체선
일체선(一切禪)에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세간이고, 둘째는 출세간이다.
이 두 가지에 다시 세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선에 든 현재에 즐거움을 받는 것이고,
둘째는 선에 들어 보리를 늘리는 것이며,
셋째는 선에 들어 중생을 이익되게 하는 것이다.
현재에 즐거움을 받는다는 것은 보살마하살이 모든 의혹의 그물[疑網]을 깨뜨리고 몸과 마음이 적정(寂靜)하여 즐거움을 멀리 여읨[遠離樂]을 받아들여 모든 교만을 깨뜨리는 것이다. 맛에 탐착(貪着)하지 않고 모든 상(相)을 떠난다. 이것을 선에 든 현재에 즐거움을 받는다[入禪現在受樂]고 한다.
선에 들어 보리를 늘린다는 것은 보살마하살의 선정에 갖가지 연(緣)이 있는 바, 사유할 수 없으며, 계산할 수 없으며, 한량이 없는 것이다. 십력성(十力性)을 붙잡아서 갖가지 삼매를 얻는다. 이러한 삼매는 모든 성문과 벽지불 등이 아직 그 이름도 모르는데 더구나 이를 수집할 수 있겠는가? 또한 공법(共法)이 있으니, 이른바 팔승처(八勝處)ㆍ십일체처(十一切處)ㆍ사무애지(四無礙智)ㆍ원지(願智)ㆍ무쟁지(無諍智)ㆍ정지(頂智)로서, 이와 같은 공유(共有)의 법을 늘리기 때문에 이것을 선에 들어 보리를 늘린다[入禪增長菩提]고 한다.
선에 들어 중생을 이익되게 하는 데는 열한 가지가 있으니, 「지계품」 중에서 설한 것과 같다.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은 열한 가지의 선을 닦아서 구족(具足)하면 능히 중생을 교화하여 고통과 번뇌를 깨뜨린다.
선법(善法)의 갖가지 지혜를 닦아서 은혜를 알아 은혜를 보답하며, 능히 중생의 갖가지 고뇌를 구제하고, 모든 필요로 하는 물건을 혜시(惠施)한다. 방편을 잘 알아서 능히 제자를 기르며, 제자로 하여금 뜻하는 대로 받아들여 실천하게 한다.
이러한 여러 선정을 일체선이라 한다.
3) 난선
난선(難禪)에 세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보살마하살이 선정에 들 때에 받는 쾌락이 모든 세간의 즐거움과 출세간의 즐거움보다 뛰어나지만 중생을 위하기 때문에 선정의 즐거움을 버리고 욕계(欲界)의 몸을 받는 것이다.
둘째는 보살마하살이 선정을 닦되, 한량없고 가없는 아승기(阿僧祇)와 같이 생각할 수 없고 셈할 수도 없이 삼매를 닦는 것이다. 모든 성문과 벽지불 등은 능히 그 들어간 경계를 알지 못한다.
셋째는 보살마하살이 선인연(禪因緣)으로 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 것이다.
이것을 난선이라 한다.
4) 일체자선(一切自禪)
일체자선(一切自禪)에 네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공각관(共覺觀)이고, 둘째는 공희(共喜)이며, 셋째는 공락(共樂)이고, 넷째는 공사(共捨)이다.
이것을 일체자선이라 한다.
5) 선인선(禪人禪)
선인선(禪人禪)에 다섯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무애(無愛)이고, 둘째는 공자(共慈)이며, 셋째는 공비(共悲)이며, 넷째는 공희(共喜)이며, 다섯째는 공사(共捨)이다.
이것을 선인선이라 한다.
6) 일체행선(一切行禪)
일체행선(一切行禪)에 열세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선무기(善無記)이고, 둘째는 신족(神足)이며, 셋째는 취사마타(趣舍摩他)이며, 넷째는 취비바사나(趣毘婆舍那)이며, 다섯째는 자리(自利)이며, 여섯째는 이타(利他)이며, 일곱째는 다섯 가지 신통한 공덕선(功德禪)을 얻는 것이며, 여덟째는 사인연(辭因緣)이며, 아홉째는 의인연(義因緣)이며, 열째는 사마타상인연(舍摩他相因緣)이며, 열한째는 비바사나상인연(毘婆舍那相因緣)이며, 열두째는 사상(捨相)인연이며, 열셋째는 현재에 즐거움을 받는 행(行)의 인연이다.
이것을 일체행선이라 한다.
7) 제선(除禪)
제선(除禪)에는 여덟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보살이 삼매에 들어 능히 중생의 갖가지 고통의 독(毒)인 이른바 폭풍ㆍ우박ㆍ눈ㆍ비ㆍ열병ㆍ귀병(鬼病) 같은 것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것을 선(禪)이라 한다.
둘째는 만약 삼매에 들 경우 능히 중생의 몸이 가진 네 가지 큰 조적(調適: 조화롭고 쾌적함)하지 못한 고통을 다스리는 것이다. 이것을 선이라 한다.
셋째는 만약 삼매에 들 경우, 능히 심한 가뭄으로 기근이 들게 된 세상에 단비를 내려주는 것이다. 이것을 선이라 한다.
넷째는 만약 삼매에 들 경우 능히 중생으로 하여금 갖가지 두려움인 이른바 사람에 대한 두려움, 귀신에 대한 두려움, 물에 대한 두려움, 땅에 대한 두려움에서 떠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을 선이라 한다.
다섯째는 만약 삼매에 들 경우 능히 광야에서 굶주리는 중생에게 물ㆍ간장ㆍ음식과 필요한 물건을 베푸는 것이다. 이것을 선이라 한다.
여섯째는 만약 삼매에 들 경우 능히 가난하고 고생하는 자들에게 갖가지 필요한 물건을 베푸는 것이다. 이것을 선이라 한다.
일곱째는 만약 삼매에 들 경우 능히 시방 중생의 방일(放逸)함을 깨뜨리는 것이다. 이것을 선이라 한다.
여덟째는 만일 삼매에 들 경우 능히 중생의 갖가지 의혹의 그물을 깨뜨리는 것이다. 이것을 선이라 한다. 이상의 것을 제선(除禪)이라 한다.
8) 자링리타선
자신을 이롭게 하고 남을 이롭게 하는 선[自利利他禪]에 아홉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신족(神足)을 인하여 선에 들기 때문에 중생을 조복(調伏)하는 것이다.
둘째는 타심지(他心智)를 인하여 선에 들기 때문에 중생을 조복하는 것이다.
셋째는 진실설(眞實說)을 인하여 선에 들기 때문에 중생을 조복하는 것이다.
넷째는 악한 중생을 위하여 이들에게 지옥의 고통을 보여 주려고 선에 드는 것이다.
다섯째는 벙어리가 된 자에게 말을 하도록 하려고 선에 드는 것이다.
여섯째는 생각을 잃어버린 자에게 생각을 하게 하려고 선에 드는 것이다.
일곱째는 십이부경(十二部經)과 보살법장(法藏)과 보살마이(摩夷: 行母)를 이치에 따라 해설하여 법을 위해 오랫동안 머물게 하려고 선에 드는 것이다.
여덟째는 능히 중생의 갖가지세간의 일인 서소(書疏)ㆍ산수(算數)ㆍ독송(讀誦)ㆍ서인(書印)ㆍ금장(金匠)ㆍ목장(木匠)ㆍ와장(瓦匠) 같은 것을 가르치려고 선에 드는 것이다.
아홉째는 큰 광명을 베풀어서 세 가지 악한 세계 중생의 고뇌를 깨뜨리기 위해 선에 드는 것이다. 이것을 자신을 이롭게 하고 남을 이롭게 하는 선이라 한다.
9) 적정선(寂靜禪)
적정선(寂靜禪)에 열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세법적정정(世法寂靜淨)이고, 둘째는 출세법(出世法)적정정이고, 셋째는 방편(方便)적정정이고, 넷째는 근본(根本)적정정이고, 다섯째는 상(上)적정정이고, 여섯째는 입(入)적정정이고, 일곱째는 주(住)적정정이고, 여덟째는 기(起)적정정이고, 아홉째는 자재(自在)적정정이고, 열째는 번뇌지혜이장(煩惱智慧二障)적정정이다.
이와 같은 열 가지의 적정정을 정선(淨禪)이라 한다.
보살이 이와 같은 열 가지 선을 닦아 쌓으면 한량없고 가없는 공덕을 성취하여 위가 없는 보리의 과보[菩提果]를 얻는다.
그래서 과거ㆍ미래ㆍ현재의 보살들이 모두 이 선을 닦아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