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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대집지장십륜경 제5권
4. 유의행품(有依行品)①
[금강장 보살의 질문]
그때 금강장(金剛藏)보살마하살이 대중 가운데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하고 한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여 공경하며 게송으로 아뢰었다.
그 옛날 말씀하시길, 계율 깨뜨리고 맑은 덕 잃으면
그는 성현의 그릇이 아니요, 내 제자가 아니어서
모든 사문의 법을 재처럼 버리나니
마땅히 청정한 나의 무리 속에 있을 수 없다 하셨네.
탐(貪)ㆍ진(瞋)ㆍ치(癡)로 더러워져 바른 도 잃어버린
그들은 훌륭한 공양을 받을 자격 없고
모든 스님에게 보시하는 어떠한 물건도
조금도 받는 것 나는 허락지 않는다 하셨네.
네 가지 근본죄 하나만 범하여도
바다 떠도는 송장과 같이 청정한 대중의 버림을 받는다더니
그런데 어찌하여 지금은
악한 필추라도 참고 사랑하여 벌주지 말라 하십니까?
또 정성껏 그를 공양하고
가엾이 여겨 조금도 미워하는 마음 내지 말며
그의 설하는 법 공경하고 듣고 받들면
마땅히 복과 슬기와 큰 자비심 얻으리라고 전하십니까?
6신통으로 세상을 구제하는 것 다른 경전에 말했나니
그대들은 모두가 마땅히 대승의
정직하고 미묘한 보리도를 믿어야 하고
2승(乘)의 해탈 길 마땅히 버려야 한다고 권하십니까?
그런데 어찌하여 지금 다시 3승을 말씀하시어
두루 듣고 받아 지니고 공양하라고 권하되
5근(根)ㆍ5력(力)ㆍ7각지(覺支)ㆍ8성도(聖道)ㆍ사문과(沙門果)는
이 경에만 있고 다른 경에는 없다 하십니까?
여덟 가지 거룩한 도는 짝할 이 없어
3승이 모두 함께 이 도를 행하고
해탈을 구하고자 부지런히 정진하여
각기 그 소원 따라 보리를 증득하라 하십니까?
유정 중에서 가장 높으신 이여, 밝게 살피시어
옛날과 지금의 말씀이 어긋남 없게 회통하셔서
저 하늘과 사람과 보살들로 하여금
깨달아 알고 기뻐하면서 진실을 증득하게 하시옵소서.
대승의 말씀 듣고 누가 유익하고
대승의 말씀 듣고 누가 손해이며
열 가지 해탈의 성문승을
설하는 것 듣고 누가 손해며 누가 이익입니까?
어떤 사람이 법을 듣고 더욱 향상하며
어떤 사람이 법을 듣고 도리어 퇴보합니까.
어떻게 하면 모든 유위(有爲)를 싫어하여
늙고 죽음을 빨리 없앨 수 있겠습니까?
밤낮으로 부지런히 온갖 선(善)을 닦는 사람
어떤 묘한 이치를 의지하고 어떤 수레를 타야
넓고 깊은 4폭류(瀑流)을 잘 건너겠습니까.
이 세상 구제하기 위하여 모두 말씀해주소서.
그때 부처님께서는 금강장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구나. 선남자여, 그대는 지금 무량한 유정들을 이롭고 안락하게 하며, 저 하늘ㆍ사람ㆍ아수라 등을 위해서 큰 의리(義利)를 짓고자 여래(如來)에게 그런 깊은 뜻을 묻었구나.
그대는 자세히 듣고 잘 명심하여라. 나는 그대를 위하여 분별하고 해설하리라.”
금강장보살이 아뢰었다.
“예. 세존이시여, 기쁘게 듣고자 하옵니다.”
[사람의 몸을 얻기가 어려운 열 가지 보특가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열 가지 보특가라(補特伽羅:개별적인 존재)가 있는데 생사를 윤회하면서도 사람의 몸을 얻기가 어려우니라.
그 열 가지이란 어떤 것인가?
첫째 선근(善根)을 심지 않는 것이요,
둘째 복업(福業)을 닦지 않는 것이며,
셋째 잡되고 더러움을 상속하는 것이요,
넷째 나쁜 벗의 행을 따르는 것이며,
다섯째 후세의 고과(苦果)를 돌아보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는 것이요,
여섯째 사나운 탐욕이며,
일곱째 사나운 분노요,
여덟째 사나운 어리석음이며,
아홉째 그 마음이 미혹하고 어지러운 것이요,
열째 나쁘고 삿된 견해를 고집하는 것이다.
[열 가지 무의행]
이와 같은 열 가지 무의행(無依行)의 인(因)은 여러 중생들로 하여금 근본죄(根本罪)를 범하게 하고 계율을 헐뜯고 범하게 하여 온갖 나쁜 세계에 떨어지게 하느니라.
열 가지 무의행이란 어떤 것인가?
이른바 내 법 가운데에서 출가한 이로서,
첫째 어떤 이는 수행은 깨뜨리나 뜻[意樂]은 깨뜨리지 않고,
둘째 어떤 이는 뜻은 깨뜨리나 수행은 깨뜨리지 않으며,
셋째 어떤 이는 수행과 뜻 모두를 깨뜨리고,
넷째 어떤 이는 계율은 깨뜨리나 지견(知見)은 깨뜨리지 않으며,
다섯째 어떤 이는 지견은 깨뜨리나 계율은 깨뜨리지 않고,
여섯째 어떤 이는 계율과 지견을 모두 깨뜨리며,
일곱째 어떤 이는 비록 수행과 뜻[意行]과 계율과 지견을 모두 깨뜨리지 않지만 다만 나쁜 벗의 힘과 행에 의지하여 무의행을 짓느니라.
여덟째 어떤 이는 비록 좋은 벗의 힘과 행을 의지하지만 마치 우둔하기가 벙어리 양[瘂羊]처럼 어리석어 모든 일을 전연 분별하지 못한다. 그리하여 좋은 벗이 선악의 법에 대해 설하는 것을 들어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기억하여 지니지 못하여 선과 악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나니, 이런 인연으로 무의행을 짓는다.
아홉째 어떤 이는 갖가지 재보(財寶)와 온갖 필수품에 대해 항상 만족하지 못하고, 그것을 구하는 인연으로 말미암아 마음이 미혹하고 혼란하여 무의행을 짓는다.
열째 어떤 이는 갖가지 병 때문에 핍박과 고통을 받자마자 곧 갖가지 사당의 제사와 주술(呪術)을 구하나니, 이런 인연으로 말미암아 무의행을 짓느니라.
이런 열 가지 무의행의 인(因)은 중생들로 하여금 근본죄를 범하게 하여 현재의 법 중에서 성현의 그릇이 아니게 하고 계율을 헐뜯고 범하게 해서 온갖 나쁜 세계에 떨어지게 하느니라.
선남자야, 만일 어떤 보특가라가 수행은 깨뜨려도 뜻을 깨뜨리지 않고, 따라서 한 가지 무의행의 인(因)을 만나 근본죄를 범하였더라도 곧 깊이 두려워하고 부끄럽게 여겨 버리고서 거듭 악행을 짓지 않으면, 여래는 그를 이롭게 하기 위하여 도를 더럽히는 사문[汚道沙門]이 있다고 설하느니라.
왜냐 하면 그는 이런 중한 악업을 짓고는 곧 숨기지 않고 드러내어 부끄러워하고 참회하나니, 그는 이렇게 부끄러워하고 참회함으로 말미암아 그 죄가 소멸되어 상속을 아주 끊고 다시는 짓지 않기 때문이다.
비록 그가 모든 사문의 일[法事]에서 쫓겨나고 사문의 모든 필수품 쓰기를 허락받지 못하더라도
그는 3승 중에서 법기(法器)를 이룰 수 있기 때문에
여래는 자비심으로, 혹은 그를 위해 성문승(聲聞乘)의 법을 설하고, 혹은 연각승(緣覺乘)의 법을 설하며, 혹은 무상승(無上乘)의 법을 설하느니라.
그리하여 그는 제2, 제3의 생(生)으로 바뀌어 나는 동안에 바른 원력(願力)을 내고 좋은 벗의 힘을 입어 그가 지은 모든 나쁜 업장(業障)이 남김없이 소멸하게 되어, 혹은 성문승의 과(果)를 증득하고, 혹은 연각승의 과를 증득하여 열반에 들며, 혹은 광대하고 매우 깊은 무상승(無上乘)의 이치를 깨달아 들어가느니라.
이와 같이 계율을 깨뜨려도 지견을 깨뜨리지 않는 이도 또한 그러함을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만일 어떤 보특가라가 뜻은 깨뜨려도 수행을 깨뜨리지 않으면,
여래는 그를 이롭게 하기 위하여 네 가지 범주(梵住:無量心)의 법을 구할 것을 설하여 그가 성문승의 그릇이나 혹은 연각승의 그릇이 되게 한다.
만일 어떤 보특가라가 수행과 뜻[意樂]을 모두 깨뜨리면
그가 깨달음에 이르는 여러 가지 방법[乘]을 수행할 만한 법기가 아니어도
여래는 그를 이롭게 하기 위하여 보시를 찬탄하여 설하느니라.
만일 어떤 보특가라가 지견은 깨뜨려도 계율을 깨뜨리지 않으면
여래는 그를 이롭게 하기 위하여 연기(緣起)의 법을 설하여 나쁜 지견을 버리고 현재의 몸으로 성문법이나, 혹은 연각의 법에 들게 하며, 혹은 다른 몸을 가지고 바야흐로 깨쳐 들어가게 하느니라.
만일 어떤 보특가라가 계율과 지견을 모두 깨뜨리면,
그가 불법을 이룰 만한 그릇이 아님에도
여래는 그를 이롭게 하기 위하여 보시를 찬탄하여 설하느니라.
만일 어떤 보특가라가 수행과 뜻과 계율과 지견(知見)을 모두 깨뜨리지 않되, 다만 나쁜 벗의 힘과 행을 의지하면,
여래는 그를 이롭게 하기 위하여 10선업도(善業道)를 찬탄하여 설하느니라.
만일 어떤 보특가라가 좋은 벗의 힘과 행을 의지하더라도 마치 우둔하기가 벙어리 양[啞羊]과 같아 선한 법과 악한 법을 이해하지 못하면,
여래는 그를 이롭게 하기 위하여 익히고 외우는 것을 찬탄하여 설하느니라.
만일 온갖 가난과 병의 핍박을 받고 여러 가지 생각 때문에 미혹된 이가 있으면,
여래는 그들을 이롭게 하기 위하여, 해탈을 구하는 자에게는 생사의 세계를 벗어날 수 있는 성문승과 4성제(聖諦)의 법을 열어 보이고, 단견론자(斷見論者)를 위해서는 모든 연기법을 찬탄하여 설하며, 상견론자(常見論者)를 위해서는 3계(界)의 모든 존재가 일체 세계에 있어서 여기서 죽어 저기서 나는 것이 마치 옹기장이의 수레바퀴처럼 끊이지 않고 오가는 무상(無常)한 법임을 설하느니라.
선남자야, 여래가 설하는 명자(名字)와 말과 음성은 결과가 없는 공한 것이 아니며, 모두가 유정을 성숙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므로 여래가 설하는 일체의 정법(正法)을 헐뜯고 비방하여 여러 유정들의 정법의 눈을 파괴하는 죄는 모든 무간죄(無間罪)와 무간죄와 비슷한 무량한 중죄보다 더 중하느니라.
만일 내가 일체 유정들을 이롭고 즐겁게 하기 위하여 설하는 정법, 즉 성문승에 의하여 설하는 정법이거나, 혹은 연각승에 의하여 설하는 정법이거나, 혹은 대승에 의하여 설하는 정법과 또는 하나의 게송이라도 비방하고 막고 방해하고 숨기고 없애면 그를 바른 법을 비방하는 자라고 하고, 또 8성도를 헐뜯는 자라고 하며, 또 일체 유정들의 정법의 눈을 파괴하는 자라고 함을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이런 사람은 스스로도 아무 이로움이 없는 행을 익히고 행하며, 또 일체 유정들로 하여금 아무 이로움이 없는 행을 익히고 행하게 하나니,
그들은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스님들[無慚愧僧]을 의지하기 때문에 이같이 여래의 정법을 헐뜯고 비방하느니라.
[네 종류의 스님]
또 선남자야, 네 종류의 스님이 있다.
그 네 종류의 스님이란 어떤 것인가?
첫째 승의승(勝義僧)이며, 둘째 세속승(世俗僧)이며, 셋째 아양승(啞羊僧)이요, 넷째 무참괴승(無慚愧僧)이다.
[승의승]
어떤 이를 승의승이라 하는가?
부처님과 혹은 보살마하살 중에서 그 덕이 존귀하여 모든 법에서 자재함을 얻은 사람과 혹은 독승각(獨勝覺)과 혹은 아라한, 혹은 불환과(不還果), 혹은 일래과(一來果), 혹은 예류과(預流果) 등이니,
이런 일곱 가지 보특가라는 승의승에 속하느니라.
혹은 유정으로서 재가(在家)의 형상 즉 수염과 머리를 깎지 않고 가사도 입지 않고 비록 출가한 모든 이가 받는
별해탈계(別解脫戒)를 받을 수 없어 일체의 갈마(羯磨)와 포살(布薩)과 자자(自恣)에 참여하지 못하더라도 불법(佛法)이 있고 성인의 과보가 있으면 그 때문에 승의승에 포섭되나니,
그러므로 그도 승의승이라 하느니라.
[세속승]
세속승이란 어떤 것인가?
이른바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출가한 이의 별해탈계를 성취하였으면 그를 세속승이라 하느니라.
[아양승]
아양승이란 어떤 것인가?
이른바 근본죄 등의 죄를 범했는지 범하지 않았는지를 알지 못하고,
그 가볍고 무거움을 알지 못하며,
근본죄에 수반하여 짓는 갖가지 작은 죄를 범하고도 그 범한 것을 드러내어 참회할 줄 모르며,
어리석고 둔하여 조그만 죄라고 해서 가벼이 여겨 돌아보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으며,
총명한 선사(善士)를 의지하여 살지 않고,
다문(多聞)의 총명한 사람에게 자주 찾아가서 친근하여 받들어 섬기지 않는다.
또한 자주 그에게 ‘어떤 것이 선이며 어떤 것이 선이 아닌가?
어떤 것이 죄이며 어떤 것이 죄가 아닌가?
무엇을 닦으면 훌륭하다 하고 무엇을 지으면 악이 되는가?’ 라고 공경히 묻지 않는다.
그런 일체의 보특가라는 아양승에 속하므로 그를 아양승이라 하느니라.
[무참괴승]
무참괴승이란 어떤 것인가?
이른바 어떤 유정이 살기 위해 내 법에 귀의하여 출가하기를 원하여 출가하고 출가 뒤에는 받아 지녀야 할 별해탈계를 모두 범하고도 부끄러움이 없으며, 후세의 고과(苦果)를 돌아보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마음속은 다 썩어 마치 달팽이나 소라와 같고, 세속 음악을 좋아하고 구행(狗行)을 짓고 항상 거짓말을 좋아하여 조금도 진실이 없으며,
간탐하고 질투하며 어리석고 교만하여 몸과 말과 뜻으로 짓는 세 가지 선업(善業)을 떠났으며,
이익에 탐착하고 명예를 공경하며,
6진(塵)에 빠져 음탕하기를 좋아하고 빛깔ㆍ소리ㆍ냄새ㆍ맛ㆍ촉감 등의 경계를 사랑하면,
이런 일체의 보특가라는 다 무참괴승에 속하는 것으로서 바른 법을 훼방하나니,
이것을 무참괴승이라 하느니라.
[스스로 도를 이루는 사문]
선남자야, 승의승(勝義僧) 가운데에는 혹 스스로 도를 이루는 사문[勝道沙門]에 속하는 이가 있다.
스스로 도를 이루는 사문이란 8성도(聖道)에 의지하여 스스로 모든 번뇌의 격류를 건너고, 또 남도 건너게 하는 사람이다.
이러한 사람은 누구인가?
이른바 부처님과 독승각(獨勝覺)과 모든 아라한이다.
이런 세 가지 보특가라는 일체 유지(有支:윤회)의 권속을 떠났기 때문에
그것을 승도(勝道)라 하느니라.
[보살]
또 보살마하살의 무리가 있다.
다른 인연을 빌지 않고 모든 법의 지견(智見)에 있어서 장애가 없으며, 일체의 유정을 거두어 이롭고 즐겁게 하는데
그도 역시 승도사문에 속한다 하느니라.
[도를 가리키는 사문]
그 승의승과 세속승 가운데에도 혹 도를 가리키는 사문[示道沙門]에 속하는 이가 있다.
만일 그가 별해탈계를 성취한 참되고 훌륭한 이생(異生)으로서, 게다가 세간의 바른 소견을 원만히 갖추었으면, 그는 기설변현(記說變現)의 힘으로 말미암아 능히 남을 위해 설명하되, 모든 성도(聖道)의 법을 열어 보이나니,
그러므로 그런 보특가라를 가장 하열한 도를 가리키는 사문[示道沙門]이라 하느니라.
[성문4과]
그리고 예류과(預流果)를 증득한 보특가라를 제2라 하고,
일래과(一來果)를 증득한 보특가라를 제3이라 하며,
불환과(不還果)를 증득한 보특가라를 제4라 하고,
다시 보살마하살을 제5라 하나니,
이른바 초지(初地)에서 10지(地)까지의 사이에 머물고, 나아가 최후신(最後身)에 편히 머무르는 이들은 다 도를 가리키는 사문에 속하느니라.
만일 어떤 이가 별해탈계를 성취하고 계율을 지키고 행이 청정한 이가 있으면 이들은 다 명도(命道) 사문에 속한다. 도로써 살기 때문에 명도라 한다.
또 보살마하살로서 일체 유정을 거두어 이롭고 안락하게 하기 위하여 6바라밀을 구족하게 수행하면 그도 또한 명도라 하느니라.
[세간의 진실한 복밭과 사문을 도를 더럽히는 사문]
이런 승도(勝道)ㆍ시도(示道)ㆍ명도(命道)의 세 종류 사문을 세간의 진실한 복밭이라 하고,
그 이외의 사문을 도를 더럽히는[汚道] 사문이라 한다.
그럼에도 그들을 사문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들이 비록 진실하지 아니하여도 아직은 복밭의 수(數) 가운데 들 수 있기 때문이니라.
[참괴함이 없는 사문]
만일 참괴함이 없는 사문[無慚愧僧]을 의지하는 보특가라가 있으면, 그를 나의 바른 법인 비나야(毘奈耶:율장) 가운데서의 송장이라 한다.
청정한 대중의 바다에서 그를 내쫓아야 하나니, 그는 법기(法器)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그를 대사(大師)라 부르지 않고 그도 또한 나의 제자가 아니니라.
그러나 참괴함이 없는 사문이 있어 아직 법기를 이루지 못하였더라도,
나를 그의 스승이라 일컫고 나의 사리와 내 형상에 대하여 깊은 공경과 신심을 내며,
나의 가르침과 스님과 스님이 받는 거룩한 계율에 대해서도 깊이 공경하고 믿으며
스스로도 삿된 소견에 집착하지 않고 남으로 하여금 나쁜 사견(邪見)에 집착하지 않게 하며,
남을 위해 나의 법을 널리 설명하고 드날리며 찬탄하고 훼방하지 않고,
항상 바른 서원을 세워 범한 죄를 끊임없이 싫어하고 버리며 드러내고 참회하여 모든 업장(業障)을 다 없애면,
그런 보특가라는 3보와 거룩한 계율의 힘을 믿고 공경하기 때문에,
저 아흔 다섯 종류의 외도들보다 백천 곱이나 더 훌륭함을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비록 열반의 성(城)에 빨리 들어가지는 못하나 저 전륜성왕도 그에 미치지 못하거늘 하물며 다른 온갖 종류의 일체 유정들이겠느냐?
이런 의미에서 여래는 일체 유정들이 그 업으로 받는 차별된 모양을 관찰하고는 이렇게 말하느니라.
‘나의 법 안에서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은 이에게 저 찰제리 등이 헐뜯고 욕하고 꾸짖고 벌하는 것을 나는 결코 허용하지 않는다.
만일 누가 출가한 모든 사람을 헐뜯고 욕하고 꾸짖고 벌하면 그가 받는 죄의 과보는 앞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다.’
또 나의 법에 의지하여 집을 버리고 출가하여 수염과 머리 깎고 붉은 가사 입었으면 과거ㆍ미래ㆍ현재의 모든 부처님이 자비로써 호념(護念)하시느니라.
위의(威儀)의 형상으로 입은 가사까지도 과거ㆍ미래ㆍ현재의 모든 부처님이 자비로써 수호하시나니, 그러므로 수염과 머리 깎고 붉은 가사 입은 출가한 사람을 경멸하거나 헐뜯으면 그는 과거ㆍ미래ㆍ현재의 모든 부처님을 경멸하고 헐뜯는 것이 된다.
이런 인연으로 말미암아 지혜로운 사람이 갖가지 고통을 두려워하고, 인간ㆍ천상과 열반의 즐거움을 즐겨 구한다면 세속을 버리고 출가하여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은 사람을 경멸하거나 헐뜯지 않아야 하느니라.
참괴함이 없는 승려 중에는 계율을 파괴하고 3승의 어진 법기를 이루지 못하고 스스로 모든 사악한 견해에 집착하고 또한 남으로 하여금 사악한 견해에 집착하게 하는 이가 있는데,
이른바 저 참되고 훌륭한 찰제리ㆍ참되고 훌륭한 바라문ㆍ참되고 훌륭한 재관ㆍ참되고 훌륭한 거사ㆍ참되고 훌륭한 사문ㆍ참되고 훌륭한 장자ㆍ참되고 훌륭한 벌사(筏舍)ㆍ참되고 훌륭한 수달라(戌達羅)등의 남자나 혹은 여자들에게 말한다.
‘이 세간에는 아버지도 없고 어머니도 없으며, 또한 선악의 업으로 받는 과보도 없고 성인의 도과(道果)를 얻는 자도 없으며, 일체 법이 인(因)에서 생기는 것도 아니다.’
혹은 색계(色界)는 항상하여 변괴하는 법이 아니라는 견해를 집착하여 주장하고,
혹은 무색계(無色界)는 항상하여 변괴하는 법이 아니라는 견해를 집착하여 주장하며,
혹은 외도들이 추구하는 모든 고행의 법으로 구경(究竟)의 청정함을 얻는다고 집착하여 말한다.
혹은 오직 성문승만이 구경의 청정함을 얻는다고 집착하여 독각승과 대승은 불가능하다고 말하면서 성문승만을 믿고 공경하며 칭찬하고 설명하여 개시(開示)하며 독각승과 대승을 비방하고 헐뜯고 방해하고 덮고 감추어 널리 퍼지지 못하게 한다.
혹은 오직 독각승만이 구경의 청정함을 얻는다고 집착하여 성문승과 대승은 불가능하다고 말하면서 독각승만을 믿고 공경하며 칭찬하고 설명하여 개시하며 성문승과 대승을 비방하고 헐뜯고 방해하고 덮고 감추어 널리 퍼지지 못하게 한다.
혹은 오직 대승만이 구경의 청정함을 얻는다고 집착하여 성문승과 독각승은 불가능하다고 말하면서 대승법만을 스스로도 믿고 남도 믿게 하며,
스스로도 공경하고 남도 공경하게 하며, 스스로도 칭찬하고 남도 칭찬하게 하며, 스스로도 베껴 쓰고 남도 베껴 쓰게 하며, 스스로도 읽고 외우고 남도 읽고 외우게 하며, 스스로도 받아 지니고 남도 받아 지니게 하며, 스스로도 생각하고 남도 생각하게 하며, 다른 유정에 대해 그가 법기이거나 혹은 법기가 아니어도 미묘하고 매우 깊은 대승법의 뜻을 자세히 설명하여 나타내 보이고 해석해 주느니라.
성문승과 독각승을 비방하고 헐뜯으며 방해하고 덮고 감추어 널리 퍼지지 못하게 하며,
스스로도 그것을 믿지 않고 남도 믿지 못하게 하며,
스스로도 공경하지 않고 남도 공경하지 못하게 하며,
스스로도 칭찬하지 않고 남도 칭찬하지 못하게 하며,
스스로도 베껴 쓰지 않고 남도 베껴 쓰지 못하게 하며,
스스로도 읽고 외우거나 받아 지니거나 생각하지 않고,
남도 읽고 외우거나 받아 지니거나 생각하지 못하게 한다.
그리하여 3승의 법의 뜻을 자세히 설명하여 개시하고 해석해 주기를 좋아하지 않느니라.
혹은 오직 보시만을 닦아야 구경의 청정함을 얻는다고 집착하여 계율과 인욕, 나아가 지혜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혹 어떤 이는 오직 계율만을 닦아야 청정함을 얻는다고 집착하여 보시와 인욕과 나아가 지혜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하며,
혹 어떤 이는 오직 인욕만을 닦아야 구경의 청정함을 얻는다고 집착하여 보시와 계율과 나아가 지혜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혹 어떤 이는 오직 정진만을 닦아야 구경의 청정함을 얻는다고 집착하여 보시와 계율과 나아가 지혜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혹 어떤 이는 오직 선정만이 구경의 청정함을 얻는다고 집착하여 보시와 계율과 나아가 지혜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하며,
혹 어떤 이는 오직 지혜만을 닦아야 구경의 청정함을 얻는다고 집착하여 보시와 계율과 나아가 선정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또 혹 어떤 이는 오직 세간에서 익히는 온갖 기예의 지혜만이 구경의 청정함을 얻게 한다고 집착하여 말하고,
혹 어떤 이는 오직 바위에서 떨어지거나 불 속에 뛰어들거나 스스로 굶는 등 갖가지 고행만이 구경의 청정함을 얻게 한다고 집착하여 말하느니라.
선남자야, 이와 같이 계율을 깨뜨리는 악행 필추로서 법기가 아닌 자들은, 갖가지로 참되고 훌륭한 법기인 유정들을 속이고 미혹시켜, 그들로 하여금 나쁜 견해에 집착하게 한다.
뒤바뀐 여러 가지 나쁜 견해로 말미암아 참되고 훌륭한 찰제리와 나아가 참되고 훌륭한 수달라 등의 남녀들이 가진 깨끗한 믿음과 계율ㆍ들음[聞:가르침을 들음]ㆍ버림[捨:모든 것을 평등하게 대함]ㆍ지혜 등을 파괴함으로써 찰제리를 포악하게 만들고, 더 나아가 벌사와 수달라 등을 포악하게 만든다.
이 법기가 아닌 계율을 깨뜨리는 필추와 찰제리 및 포악한 이들의 스승과 제자들은 모두 선근을 끊고, 결국 저 무간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선남자여, 마치 사람이 죽어 퉁퉁 붓고 허물어져 나쁜 냄새가 날 때, 그것을 와서 보는 사람 모두가 그 냄새에 젖게 되고, 그 허물어지고 냄새나는 송장을 가까이 하고 접촉하고 닿는 정도에 따라 냄새에 젖는 것과 같이
저 참되고 훌륭한 찰제리왕과 나아가 참되고 훌륭한 수달라 등의 남녀들도 계율을 깨뜨리고 법기가 아닌 악행 필추를 친근하되 혹은 사귀어 놀고, 혹은 같이 거처하며, 혹은 사업을 같이 하면 그에 따라 그 나쁜 견해의 더러운 냄새에 물드느니라.
그와 같이 저 참되고 훌륭한 찰제리왕과 나아가 참되고 훌륭한 수달라 등의 남녀들로 하여금 깨끗한 믿음과 계율ㆍ들음ㆍ버림ㆍ지혜 등을 잃게 하여 포악한 이가 되게 하는 그 스승과 제자도, 다 선근을 끊고 결국 무간지옥에 떨어지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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