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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배심제의 합헌적 구현을 위한 연구
– 일본 재판원제도 운영을 검토하여 –*
손 형 섭**
<국문초록>
이 연구는 최근 대한민국의 정치적 격변기와 비상사태 속에서 제기된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 및 신뢰성 위기를 적시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근본적인 사법개혁의 방향으로 ‘국민의 사법참여 확대’로 배심제 도입을 제안한다. 이를 위하여 한국 사법제도와 유사한 역사적・구조적 배경을 가진 일본의 사법제도 변화 과정을 추적하고, 2009년 도입된 일본의 ‘재판원제도’를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일본의 재판원제도는 직업 법관 중심의 관료적 사법체계에 국민의 건전한 상식을 반영하여 사법의 민주화를 꾀한 시도로 평가되었다. 일본의 재판원제도와 한국의 국민참여재판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피고인의 선택권에 의존하고 법적 기속력이 없는 한국 국민참여재판의 한계를 명확히 한다.
나아가 현행 대한민국 헌법 제27조 제1항(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해석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두 가지 방안을 제시하였다. 첫째, 해석론적으로 ‘법관’의 개념을 비상임・임시 법관인 배심원까지 확대하여 수용하는 방안과 둘째, 입헌론으로 헌법개정을 통해 배심원의 재판 참여권과 평결의 기속력을 헌법으로 명시하는 방안이다.
결론적으로 이 연구는 근대적 ‘직업법관 전권주의’에서 벗어나 국민이 재판에 배심원 등으로 참여하여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현대적 사법제도’로의 이행을 촉구했다. 배심제와 같은 재판의 국민 참여를 구현하여 사법농단, 전관예우, 양형 불일치 등 고질적인 사법 불신 문제를 해결할 개혁으로 나아가야 한다.
주제어: 사법개혁, 배심제, 재판원제도, 국민참여재판, 사법의 민주화,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
| 目 次 | ||
| Ⅰ. 들어가며 Ⅱ. 일본 재판제도의 한계와 개혁 Ⅲ. 일본의 재판원재판 제도 Ⅳ. 재판원제도와 국민참여재판의 비교 Ⅴ. 한국에서 배심재판의 구현 Ⅵ. 맺으며 | ||
Ⅰ. 들어가며
2025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당대표의 공직선거법 사건에서, 대법원이 유죄 취지의 파기환송을 한 이후, 고등법원에서 대통령 선거까지 판결을 확정하지 않는 사건에서 사법부의 정치 개입이 논란이 되어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정치적 비판과 사법개혁이 정치권에서 과제가 되었다. 2024년 12.3 비상계엄이라는 국난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는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전 대통령을 탄핵결정하여 파면함으로써 헌법기관으로서 그 위상을 확고히 했다. 반면, 대법원은 국가 비상시에 사법권 행사에 정치적인 불투명한 입장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 종래 요구되었던 사법개혁 필요성에 불을 붙였다. 이는 단순히 대법원에 대한 반발이 아니라, 국민에게 오랫동안 필요로 했으나 실현하지 못했던 대한민국 사법개혁을 해야 하는 전환점이 되었다.
대한민국의 사법개혁에 관해서는 오랜 연구가 진행되었고, 필자는 헌법학 연구를 기반하여 몇 가지 핵심적인 방향을 제시했는데, 법관에게 재판을 전적으로 맡기는 재판관 독점적인 현재 재판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미국 연방 시스템과 유사하게 민사 및 형사재판에서 배심제도를 도입하거나 국민참여재판과 같은 준배심제도(혹은 참심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 등을 제안했다. 이러한 다양한 사법개혁의 방향 중에서 국민적 공감대와 동의를 얻을 수 있는 것부터 추진하는 것이 사법부를 더욱 국민을 위한 기관으로 만드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다수의 법률과 법 제도에서 우리는 일본과 유사성을 갖고 있고, 일본의 사법개혁 등의 법률제도 변화에 민감하게 영향받았다. 반면, 일본 법률가들은 대한민국의 사법제도 중에 인터넷 관련법, 전자소송 및 국민참여재판 등에 관심을 보였다. 우리 사법제도에 많은 영향을 주었던 일본의 사법제도 중에, 도입된 지 17년이 되는 재판원제도 등을 검토하여 우리 사법제도에 필요한 배심제 도입 가능성을 중심으로 연구한다.
Ⅱ. 일본 재판제도의 한계와 개혁
1. 사법제도의 정비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 사법제도는 메이지 헌법 제57조에서 사법권 행사와 독립을 규정하고, 제58조에서 법관의 자격 및 신분보장을 명시했다. 메이지 헌법은 당시 법치국가(Rechtsstaat)를 명문화한 프로이센 헌법의 영향을 받았다. 이 헌법은 사법권이 국왕의 이름으로 행해지더라도 법관은 오직 법률에만 구속된다는 규정(제86조)과 법관 종신제라는 신분보장 규정을 두었다. 일본은 1890년 민사소송법 제정 당시에, 1877년 독일 제국재판법과 독일 민사소송법을 모델로 삼았다. 독일은 프랑스 혁명 정신의 영향으로 1877년 법전상 '구술주의'를 대원칙으로 확립했으나, 실제 재판 실무에서는 여전히 서면 중심의 관행이 지배적이었다. 일본은 독일의 이 실무적 관행과 직권주의적 성향을 강하게 계수했다. 그 결과, 일본의 소송법은 법전의 외형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판사가 제출된 서류를 중심으로 사건을 파악하는 서면주의'와 직권주의 성향을 띠게 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의 승전국이었던 일본은, 독일 바이마르공화국과 비교하여, 사법개혁의 외부 동력이 크지 않았다. 1910~20년대 ‘다이쇼 데모크라시’라는 자유주의 흐름 속에서 1923년 배심제가 도입되었으나, 배심원의 평결에 구속력이 없었고 평결 결과에 대해 항소할 수 없다는 제약이 있었다. 1925년 치안유지법이 통과되고 1930년대 군국주의의 발호와 태평양전쟁을 거치며 1943년 배심법 정지 법률이 공포되어 자유주의 흐름도 정지되었다.
2차 대전 패전 이후 일본은 연합군 총사령부(GHQ)의 요구로 사법부 민주화를 위해 여러 영미식 제도를 도입했으나, 배심제는 부활하지 않았다. 서구에서 17~18세기 민주적 헌정국가의 발달과 함께 군주로부터 사법부를 독립하게 된 사법 근대화 과정이 일본에서는 2차 대전 이후 현행 일본 헌법에서 정비되었다. 전후 수립된 최고재판소는 사무총국을 정점으로 한 강력한 인사권으로 재판의 통일성에는 기여했으나, 법관들이 인사권자의 눈치를 보게 만드는 ‘사법관료화’를 초래했다.
2. 일본 사법제도의 문제점과 한계
일본의 커리어 법관제(직업법관제)는 사법부의 전문성과 안정성을 유지하는 장점이 있으나, 조직의 폐쇄성과 관료화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특히 최고재판소 사무총국을 정점으로 하는 강력한 인사 통제권은 법관의 독립성을 실질적으로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1) 사법 관료화의 문제
사법부 독립의 확보는 부차적으로 사법행정 조직(최고재판소 사무총국)에 의한 법관의 관료화를 가져왔다. 최고재판소는 법관의 평정, 보직, 전근권 등을 독점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개별 법관의 판결 성향을 간접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주류와 비주류를 나누는 인사 배치나 승진 누락 등을 통해 국가 정책에 반하거나 파격적인 판결을 내리는 법관에게 무언의 압박을 가한다는 비판이 존재한다.
일본의 커리어 법관제는 사법시험 합격 후 평생 법원 내부에서만 근무하기 때문에 법관의 사회적 경험 부족과 시대 변화에 대한 감수성 저하를 야기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특히 99%가 넘는 유죄 판결률은 법관의 보수성과 검찰과의 유착, 무죄 판결에 대한 인사상 부담이 결합된 결과로 분석된다. 최고재판소 사무총국 중심의 불투명한 인사 평정 시스템은 법관들로 하여금 국민보다 인사권자의 눈치를 보게 만든다. 이러한 사법 관료주의 문제를 해소하고 국민의 시각을 반영하기 위해 일본식 국민 참여 재판인 ‘재판원 제도’의 도입이 필요했다.
(2) 사법제도 구조상의 한계
미국의 사법체계는 연방주의(Federalism)에 기반하여 연방법원과 주법원이 상호 독립적인 관할권을 행사하는 이원적 구조를 취하고 있다. 이러한 분권화는 사법권 내부의 상호 견제와 균형을 가능케 한다. 주 대법원은 해당 주의 법 해석에 있어 최종 권한을 가진다. 그런데 연방 대법원은 주 법원의 재판이 연방헌법에 위배된 경우 이 사건을 다시 재판할 수 있다.
반면, 일본은 최고재판소를 정점으로 하는 강력한 단일적・계층적 사법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의 단일 사법체계 내에서 발생하는 권력 집중의 문제는 사법부 독립성과 견제와 균형 원리에 한계를 보인다. 일본의 단일적 사법 체제는 일본 헌법 제76조에 따라 최고재판소를 정점으로 하급재판소가 수직적으로 배열된 단일 체제이다. 최고재판소 사무총국은 전국의 모든 법관에 대한 인사, 예산, 행정 관리권을 독점한다. 하급심은 최고재판소의 판례뿐만 아니라 사무총국의 행정적 지침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
미국은 연방 사법제도와 주 사법제도라는 재판권의 분할과 헌법에 따른 사법심사권에 의해 재판에 대한 견제가 구현되지만, 단일 사법체계인 일본에서는 재판소의 외부적인 견제 장치가 뚜렷하지 못하다. 재판관에 대한 국민심사제도 형식적으로 무조건 신임되는 기조라서 사법권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라는 관점에서 취약성이 있다.
3. 일본 사법제도의 개혁방향
전술한, 일본 사법제도에서 사법부의 보수성과 관료주의와 같은 문제와 한계에 대하여. 일본 국민이 해온 저항과 개혁의 시도는 크게 형사사법의 재심 운동, 사법 참여(재판원 제도), 그리고 헌법 소송이라는 세 가지 축으로 진행되어왔다.
(1) 형사사법 개혁과 재심(再審) 운동
일본은 유죄 판결률이 99%에 달하는 ‘정밀 사법’ 체계를 갖추고 있어, 한 번 확정된 판결을 뒤집는 재심의 벽이 극도로 높다. 이에 대한 국민적 반발은 ‘억울한 죄(冤罪, 엔자이)’ 구제 운동으로 표출되었다. 세계 최장기 사형수였던 ‘하카마다 이와오(袴田巖) 사건의 무죄판결(2024년)도 있어, 일본 재심 제도의 폐쇄성을 공론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일본 국민과 변호사 단체는 검찰이 가진 증거를 전면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증거개시 제도’ 확립과 재심 개시 결정에 대한 검찰의 항고 금지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또한, 시민 단체를 결성하여, ‘엔자이(冤罪)’ 피해자와 가족, 인권 변호사들이 중심이 된 시민 단체들은 개별 사건의 재심 청구를 넘어, 사법부의 증거 판단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함을 비판하며 입법 개정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2) 국민의 직접 참여
사법의 관료화와 ‘법률가들만의 잔치’라는 비판에 직면하여, 일본은 재판원제도를 도입했다. 재판원제도는 과거의 참심제(및 배심제)를 발전시키고 보완하기 위해 도입되었고, 이제는 일본에서 재판원제도가 국민이 사법에 참여하는 핵심 제도가 되었다. 2004년 5월 ‘재판원이 참가하는 형사재판에 관한 법률’(이하 재판원법)이 성립되어, 일본에서 시민 재판원이 재판관과 함께 형사재판에 참여하게 되어 국민의 사법참여가 80년 만에 재현되었다. 그리고 이 법은 3년 후인 2009년 5월부터 재판원제도가 시행되었다. 실시한 3년 후에 이에 대한 검증과 개정작업이 수행되었다.
(3) 헌법 소송과 위헌 청구의 한계 및 시도
일본 내 학계와 시민사회에서는 이러한 구조적 결함을 해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대안을 제시해 왔다. 사무총국의 권한을 지역별 고등재판소로 이관하여 인사의 다원화를 꾀하자는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또한, 비밀리에 이루어지는 인사 평정을 공개하고, 외부 위원이 참여하는 법관 인사 위원회를 설치하여 사무총국의 독점을 견제하려는 시도가 있다. 나아가, 헌법재판소 신설론으로, 최고재판소의 보수성을 타파하기 위해 별도의 독립된 헌법재판 기관을 두어 정치적 권력에 대한 견제 기능을 실질화하자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결국, 일본의 사법체계는 단일성을 통해 효율성과 통일성을 확보했으나, 사법부 내부의 권력 집중으로 인해 견제와 균형이라는 헌법적 원리가 위협받았다. 미국식 분권형 모델은 일본 사법부가 나아가야 할 민주적 다양성의 방향을 제시해 준다.
Ⅲ. 일본의 재판원재판 제도
1. 법관의 재판과 배심제
(1) 법관의 재판 또는 법원의 재판을 받을 권리
대한민국 헌법 제27조 제1항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것은 일본 메이지 헌법(1889년 공포) 제24조 “일본 신민은 법률에 정한 재판관에게 재판을 받을 권리를 빼앗기지 아니한다.”와 유사하지만, 대한민국 헌법은 “헌법과 법률”이라고 규정하여 진일보한 모습이다.
메이지 헌법은 제57조에서 사법권 행사와 독립을 규정하고 제58조에 법관의 자격 및 신분보장을 규정했다. 이는 당시 독일의 프로이센 헌법(1850년)에 영향받았다. 법치국가(Rechtsstaat)를 명문에 규정한 프로이센 헌법에서 사법권은 국왕의 이름으로 행해지지만, 법관은 오직 법률에만 구속된다는 규정(제86조)과 법관 종신제라는 신분보장 규정을 두었다. 이후 바이마르공화국(1919년 공포)의 헌법은 제102조에서 “법관은 독립하며, 오로지 법률에만 종속된다.”고 규정하고 제104조에서 법관의 신분보장, 제105조에서 특별법원 설치금지를 규정했다.
독일 본 기본법(1949년) 제92조는 사법조직의 독립에 관하여 “사법권은 법관에게 위임된다. 사법권은 연방헌법재판소, 이 기본법에 규정된 연방법원 및 각 주의 법원에 의하여 행사된다.” 제97조는 인적・물적 독립에 관하여 “법관은 독립하며 오직 법률에만 종속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신분상 독립 규정을 두었다. 따라서 독일에서 배심제는 인정되지 않고 일반 시민이 재판에 참여하는 참심제(Schöffengericht)가 인정된다. 제98조 제2항에서 법관 탄핵규정을 두었다.
일본의 ‘다이쇼 데모크라시’ 시대에 존재했던 참심제(參審制) 제도는 참심관(일반시민)이 판사와 함께 재판에 참여하여 심리 및 평결에 관여하는 방식이었다. 1923년경 배심법이 제정되어 1929년부터 1943년까지 배심재판이 실시되었다가 2차대전 중에 배심법의 효력이 정지되었다. 반면, 현재 일본 헌법(1946년 공포) 제32조는 “누구든지 재판소에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박탈당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이 재판을 받을 권리는 모든 사람에게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한 공평한 재판소에 의한 재판을 평등하게 보장하는 것이다. 반면, 독일이나 한국과 같이 “법률상 재판관”에 의한 재판 받을 권리의 보장하는 규정을 정하고 있는 국가가 많다. 따라서 독일은 참심제를 한국은 권고적 효력의 국민참여재판을 시행하고 있다. 반면, 일본 현행 헌법 제32조는 재판소에서 “재판을 받을 권리”의 재판을 “법률상 법관”에 한정하지 않고 있기에 배심재판을 도입할 수 있는 여지가 넓다.
(2) 배심원제도
배심제는 11세기경 영국에서 시작되어 오늘날에는 미국, 캐나다 호주, 러시아 등 50여개 국에서 실시하고 있다. 미국은 연방헌법 제정 시인 1787년부터 제2조 제2항에서 “탄핵 사건을 제외한 모든 형사재판은 배심제로 한다. 그 재판은 그 범죄 행위가 발생한 주에서 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나아가 1789년 수정헌법 제6조는 “모든 형사 소추에서, 피고는 범죄가 발생한 주 및 법률이 미리 정하는 지구의 공정한 배심원에 의해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기소의 내용과 근거에 관하여 통고받을 권리가 있다. 또 자기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지 않아도 될 권리와 자기에게 유리한 증언을 얻기 위하여 강제 절차를 취할 권리, 자신의 변호를 위하여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여 배심원 재판과 변호인 조력권을 헌법에 규정했다. 민사재판에 대해서도 1789년 수정헌법 제7조에서 “소송에 걸린 액수가 20달러를 넘는 때에는 배심원에 의한 심리를 받을 권리가 보장된다. 배심원에 의하여 심리된 사실은 관습법 규정에 따라 어떤 연방법원에서도 재심받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이러한 배심제도의 합리성에 대한 이론적 근거는 다양하다. 예를 들어 18세기 프랑스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Condorcet(1743~1794)가 “다수가 개인보다 문제를 판단할 때 더 정확할 수 있다.”라고 한 그의 배심정리에 따르면 “유무죄와 같이 두 가지 선택지에서 개인이 올바른 선택을 할 개연성이 평균 0.5보다 크면, 그 개인의 집단이 다수가 될수록 올바른 결정을 할 가능성은 1에 가까워진다.”는 것이고 이에 따르면 판사 1인의 판단보다 건전한 상식을 가진 다수 시민이 판단하는 것이 더 올바른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사고는 재판에서 배심제의 상대적 우월성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올바른 결정을 할 개연성이 0.5 이상인 유권자들 다수가 투표에 참여하면 올바른 판단을 할 확률이 높아져 민주주의 가치는 참여 보장을 넘어 합리적인 의사결정의 도구가 된다.
(3) 일본에서 배심제도 논의
일본에서 배심제도의 논의는 1980년대 후반에 사형판결 후 재심 판결이 발생한 계기로 인질사법, 조서재판이라고 형사재판을 비판하는 소리가 거세게 되었다. 1999년에 사법제도개혁심의회를 설치하고 21세기에 부합하는 새로운 사법제도에 대한 검토가 시작된 것이다.이 심의회의 여건에 따라 사법제도개혁추진본부가 설치되었고, 재판원제도의 구체적인 제도 설계 논의가 시작되었다.
결국, 2009년 5월, 사법의 주체적 참여를 통한 민주화 실현을 목적으로 재판원제도를 전격 도입했다. 도입 원인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검찰이 작성한 조서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조서재판’의 폐해를 극복하고 법정 내 공방을 중시하는 공판중심주의를 확립하기 위함이다. 둘째, 관료화된 직업 법관의 판단이 일반 국민의 법 감정과 괴리되는 현상을 방지하고자 했다. 셋째, 국민이 사법 절차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사법 시스템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높이고 공공의식을 함양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일본에서 최고재판소는 재판원제도를 합헌으로 판단하고, 이 제도가 다양한 시점과 감각을 반영하면서 양식 있는 결론에 달하는 것이 충분히 기대되고, 항소심에서 재판원이 참가한 제1심의 판결을 존중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항소심에서 억울한 죄(冤罪) 방지라는 형사재판의 사명을 다해야 한다고 한다.
일본의 재판원제도는 중대한 형사사건에 일반 시민(재판원)이 참여해 유무죄 평결과 형량 의견을 제시하는 제도로, 배심제와 참심제의 요소를 결합한 독자적인 시스템이다. 한편, 일본은 미국처럼 기소배심을 두지 않고, 검찰심사위원회를 두고 있다.
2. 재판원제도
일본에서 2009년 재판원제도의 도입으로, 만 20세 이상 국민 중 추첨으로 선발된 재판원(6명)이 전문 판사(3명)와 함께 형사재판에 참여하여 유무죄 판단 및 양형 의견을 결정한다. 프랑스식 참심제와 영미식 배심제의 절충 형태로, 국민의 사법 참여를 확대하고 사법 민주화를 목표로 했다. 대상 사건은 살인죄, 강도죄 등 중대한 형사사건이 주 대상이며, 2019년부터는 민사사건에도 적용 확대 논의가 있었으나 사건의 복잡성 등의 이유로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
실시되고 있는, 형사재판의 재판원제도는, ①사형・무기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살인, 강도치상 등), ②법정 합의 사건으로 고의의 범죄행위에 의해 피해자를 사망하게 한 사건(상해치사, 위험운전치사 등)의 재판에서 재판관 3인과 국민 중에서 선임된 재판원 6인이 협동하여 재판을 하는 제도이다. 그 결과는 재판원재판에서 양형의 변화로 중대 사건에 대하여 양형이 무거워지는 경향이 있고, 재판원이 피고인의 갱생에 관심을 가지고 보호관찰부 집행유예 판결이 증가하였다는 것이다. 일본에는 형사재판에서 피해자 참가제도가 형사소송법 등의 일부개정법률에 의해 제도화되었다.
3. 재판원제도의 모습과 구조적 특성
(1) 구조
일본의 재판원제도는 중대 형사사건에 대해 시민인 재판원 6명과 직업 법관 3명이 합의체를 구성한다. 배심제와 달리 재판원은 유・무죄뿐만 아니라 양형(형량 결정)에도 실질적인 투표권을 가진다. 다수결 방식을 채택하되, 다수 의견에는 반드시 법관 1인의 찬성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혼합형 배심제’의 성격을 띤다. 시행 이후 법정에서 어려운 법률 용어가 순화되고 시각 자료 활용이 늘어나는 등 ‘이해하기 쉬운 재판’이 정착되었다. 일본에서 재판관과 재판원은 기본적으로 동등한 권한을 가진다.
(2) 공판전 정리절차
일본에서 공판전 정리절차는 형사공판절차의 신속・충실화를 목적으로 재판원재판에 필수적인 절차로 도입된 제1회 공판기일전 공판준비를 말한다. 이 절차에서 법원은 양 당사자에게 주장을 제시하게 하고, 증거조사청구를 시키고, 입증취지나 신문사항까지 확정하고, 증거조사 결정까지 하여 공판기일 심리계획을 확정한다. 이런 절차를 통하여 신속한 재판과 증거 중심의 재판이 구현된다.
(3) 중간평의
한국의 국민참여재판이 공판기일 1일 또는 2일에 짧은 일정으로 평의는 공판심리가 끝난 후 행해지는 반면, 재판원재판은 재판관과 재판원의 평의는 공판심리가 중간에 빈번히 중간평의가 진행되고 재판원과 재판관 사이의 질문과 재판관에 의한 설명 등이 행해진다. 중간평의는 ① 심리 개시의 단계에서 재판관이 사건의 쟁점과 관련 법령, 그에 관한 해석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재판원으로부터의 질문에 응답하여 “어떤 점에 주목하여 심리에 임해야 할지”에 대해 재판관과 재판원이 공통의 인식을 형성하고, ②증거조사의 단계에서는 증인신문의 포인트가 되는 점을 확인시켜두는 등 재판원이 적절한 심증을 형성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증거조사와 병행하여 의견교환을 해두는 등 그 시점에서의 심증의 정도와 방향성을 상호 인식하는 것이 가능토록 한다. ③최종적인 판단은 변론종결 후에 행하는 것이기에 중간평의 시에는 그것이 준비적인 의견교환이지 결론을 낼 필요는 없음을 재판원에게 설명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국 재판관과 재판원이 하나의 재판체로 심증을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있었다.
한국의 용산참사 사건에서 30일의 연일 개정과 60인의 증인신문 등의 어려움을 이유로 국민참여재판을 배제한 것 같이 복잡한 사건의 경우 배제결정한 사례가 있다. 반면 일본의 재판원재판은 60일간의 연일 개정과 3명의 의사를 포함한 15명의 증인신문의 예(오사카 파칭코살인사건)와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해 공판을 중지하고 새로이 재판원을 선임하여 공판을 재개(센다이지방재판소의 3구분심리사건)한 사례와 같이 복잡하고 어려운 사건에도 불구하고 공판전 정리절차와 공판기일에 있어서의 심리방법을 연구하여 재판원재판을 하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점을 준다.
(4) 평결
재판원법 제67조(평결)에 따르면 “평의에서 재판원이 관여하는 판단은, 재판소법 제77조의 규정에 관계 없이, 구성재판관 및 재판원의 쌍방의 의견을 포함한 합의체의 원수의 과반수의 의견”에 의하도록 하고 있다. 형의 양정에 대해서 의견이 나누어져, 구성 재판관 및 재판원의 쌍방의 의견을 포함한 합의체 원수의 과반수 의견이 되지 않을 때는, 그 합의체의 판단은 구성 재판관과 재판원의 양측의 의견을 포함한 합의체의 원수의 과반수의 의견이 될 때까지 피고인에게 가장 불리한 의견의 수를 순차 이익인 의견의 수에 더하고, 그중 가장 이익적인 의견에 의하도록 한다(동조 제2항).
4. 항소심의 방식
일본은 형사소송에서, 프랑스나 미국과 달리, 1심 판결에 대한 검사의 불복에 법률적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것이 한국과 같다. 항소심의 구조는 복심, 사후심, 속심으로 나뉘는데, 복심은 항소심에서 원심판결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새로이 심판을 시작하는 심리방식이다. 사후심은 대상 사건이 아니라 원심판결 자체를 심판대상으로 하여, 원심판결의 당부를 사후적으로 심사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속심이란 사후심과 복심의 중간형태로 원심의 재판을 재계・속계하는 심리방식이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영미법의 영향으로 항소심 구조는 독일식 복심에서 영미식 사후심으로 전환되었고, 재판원 제도 도입 이전부터 형사소송법상 항소심 구조를 사후심으로 보는 견해가 다수설이었다. 그러나 일본 형사소송법에서도 사실오인을 항소이유로 두고 있어 순수한 사후심 구조와는 차이를 보인다.
재판원 제도의 도입으로 재판원재판의 항소심 구조에 대하여 일본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었다. 결국. 항소심이 사후심이라고 해도 실질적으로 항소심에서 사건에 대한 새로운 심증을 형성하고 파기자판을 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점을 인정하고, 항소심에서 1심에 준하는 직접주의, 구두주의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증거조사를 해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2012년 2월 13일 최고재판소에서 항소심에서의 사실판단에 대한 기준으로 원죄(冤罪) 방지를 위해 실효적으로 판단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결국, 재판원재판 1심의 무죄판결을 항소심이 뒤집고 유죄를 선고하는 것도 문제가 없다는 논리를 구축하게 되었다.
5. 재판원제도의 평가
일본에서는 재판원제도에 대한 평가와 참여자의 앙케트 조사를 꾸준히 해 왔다. 2024년 재판원 참여자 앙케트를 보면, 재판원에 남성과 여성, 그리고 고른 연령대가 참가를 보였다. 참여업종은 정규직이 50% 이상을 점하고 자영업, 아르바이트, 전업주부, 학생, 무직, 기타로 나왔다. 재판원의 앙케트는 심리내용이 이해하기 쉬웠다는 의견이 73%, 보통이 24.2%, 이해하기 어려웠다는 2.35%, 불명은 0.5%였다.
전반적으로 검사나 변호인의 법정활동에 대한 인상도 좋은 편이고 재판관의 설명도 쉬웠다는 평가가 93.1%에 해당했다. 평의의 충실도에 대해서는 충분히 논의가 되었다는 의견이 80.2%, 불충분했다가 4.6%이었다. 재판에 대한 인상도 적절했다가 74.2%, 보통이 24.6%, 부적절한 대응이었다가 0.7%, 불명이 0.5%였다. 재판원 참가의 감상도 매우 좋은 경험이었다는 평가가 매우 높았다. 재판원의 심리는 1일에서 6일 이상의 사건으로 분류되었다.
Ⅳ. 재판원제도와 국민참여재판의 비교
1. 재판원제도의 주요 문제점
(1) 제도적 문제
일본에서 재판원제도 시행으로, 종래 서면 중심주의로부터 형사소송법 체계가 증거 중심의 재판이 되었다. 시민의 형사사법에의 이해도도 높아졌다. 또한, 형사변호사의 권한이 충실해져서, 재판원재판에서 변호사는 수사단계에서부터 충분한 방어권이 보장되게 되었다.
그러나, 제도 운용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점도 지적되었다. 우선, 도입 초기와 달리 재판원 후보자의 사퇴율이 60~70%를 상회하고 있다. 장기화하는 재판 일정과 일상생활의 지장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며, 이는 제도의 대표성을 약화한다. 그리고 살인, 강간 등 잔혹한 범죄의 증거 사진이나 영상을 직접 확인해야 하는 재판원들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례가 있었다. 2013년에는 한 재판원이 시신 사진을 본 후 PTSD 판정을 받고 국가배상을 청구한 사례도 있었다. 또한, 법률 전문가가 아닌 시민들이 참여하면서 유사 사건에 대해 지역이나 시기에 따라 양형 편차가 커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2) 실제 양형을 이유로 파기된 사건
재판원재판의 가장 큰 쟁점은 ‘시민이 내린 결정을 전문 법관(항소심)이 어디까지 존중해야 하는가’이다. 논란의 판례로, 지바현 대학생 강도살인 사건에서는 2009년 발생한 강도살인 사건에서 1심 재판원들은 피고인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이는 기존의 사형 선고 기준이 “살해된 피해자가 1명인 경우 원칙적으로 사형 지양”하는 것을 넘어선 시민들의 엄벌 의지였다. 그러나 항소심인 도쿄 고등재판소는 “과거의 양형 균형을 깨뜨릴 특별한 사정이 없다”며 무기징역으로 감형했다. 최고재판소 역시 이를 확정하며 “재판원의 판단이 상식에 기초하더라도, 과거 재판 실무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현저히 벗어나서는 안 된다.”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다. 이 판결은 시민 참여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다는 비판과 법적 안정성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찬반론을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3) 시사점
일본 형사소송법에서 이른바 전문법칙의 예외와 서면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재판원제도 실시로 구두주의, 직접주의원칙에 충실한 공판 운영을 하게 되었다. 또한, 그동안 불충분했던 형사변호권이 충실해진 점이 있다. 반면, 성범죄 피해자의 보호와 어떻게 조화하는가의 문제도 있다. 성폭력 피해자가 재판원재판에서 2차 피해를 받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성범죄는 재판원재판의 대상으로 제외해야 한다는 논의도 있었다. 결국 성범죄가 제외되지는 않고, 비공개 심리 및 차폐시설, 피해자 특정 정보 비공개, 재판원 선임 단계에서 편향적인 후보자의 필터링을 통해 피해자 보호 시스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리되었다.
2. 한국의 국민참여재판과 차이점
(1) 국민참여재판
한국의 국민참여재판은 피고인이 희망하는 경우에만 실시되는 ‘피고인의 선택권’을 기초로 한다. 또한, 배심원 후보자가 불출석하더라도 제재가 상대적으로 약해, 시민의 참여가 ‘의무’보다는 ‘권리’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반면, 일본 재판원제도는 살인, 강도치사상 등 특정 중대 범죄에 해당하면 피고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반드시’ 재판원재판을 받아야 하는 ‘강제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시민 또한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면 과태료가 부과되는 등 재판 참여를 하나의 ‘공적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2) 평결의 효력과 양형 참여
시민의 판단이 판결에 미치는 법적 영향력에서도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한국에서, 배심원은 유・무죄 및 양형에 대해 의견을 내지만, 이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적 효력’만을 가진다. 판사가 배심원의 의견과 다른 판결을 할 수 있으나, 이 경우 판결문에 그 이유를 명시해야 한다. 일본에서, 재판원은 법관과 동등한 권한으로 유・무죄 및 양형 결정에 참여한다. 다수결에 의해 결정된 결론은 그대로 ‘판결’이 되며, 법관도 이 결정에 귀속된다.
<한일 국민참여재판의 비교>
| 구분 | 한국 (국민참여재판) | 일본 (재판원 제도) |
| 도입 시기 | 2008년 1월 | 2009년 5월 |
| 참여 형태 | 배심제 (배심원) | 혼합형 (재판원 + 법관 합의) |
| 실시 요건 | 피고인의 신청 필요 | 대상 사건인 경우 강제 실시 |
| 대상 사건 | 합의부 관할 형사사건 전체 | 사형・무기징역 등 중대 강력범죄 |
| 평결 효력 | 권고적 효력 (구속력 없음) | 사실상 구속력 (법적 결정권) |
| 양형 권한 | 양형 의견 개진 | 법관과 대등한 양형 투표 |
| 구성 인원 | 5, 7, 9명의 배심원 | 6명의 재판원 + 3명의 법관 |
(3) 평의 및 평결 방식의 차이
한국에서는, 원칙적으로 배심원끼리만 토론(평의)하여 결론을 내린다. 법관은 배심원의 요청이 있을 때만 출석하여 법률적 조언을 할 수 있다. 이는 법관의 권위가 시민의 독립적 판단을 저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일본에서는 처음부터 법관과 재판원이 한자리에 모여 평의를 진행한다. 법관이 복잡한 법률 쟁점을 실시간으로 설명하며 함께 논의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전문성과 상식의 조화를 꾀하지만, 법관의 의견에 시민이 동조하기 쉽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4) 항소심에서의 취급
한국에서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배심원이 만장일치로 내린 무죄 평결을 항소심 법관이 뒤집으려면 ‘명백하고 객관적인 사유’가 있어야 한다고 판시하며 시민의 판단을 가급적 존중한다.
3. 시사점
일본의 사례는 한국 국민참여재판의 발전을 위해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시민 평결의 권고적 효력을 넘어선 실질적 권한 부여를 검토하되, 상급심과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양형 기준의 공유가 선행되어야 한다. 둘째, 재판원의 심리적 돌봄 시스템을 제도화하여 참여 시민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 셋째, 선정 기일을 효율화와 참여 인센티브 확대를 통해 참여 기피 현상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일본 재판원제도는 사법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다. 다만, 시민의 법 감정과 법적 안정성 사이의 간극을 메워야 하는 점도 있다. 일본의 재판원제도를 한국에서 도입한다면 실질적인 공판중심주의 구현을 위해 시민을 사법 결정의 직접적인 주체로 편입시키는 형사소송 제도를 구축하게 될 것이다.
Ⅴ. 한국에서 배심재판의 구현
1. 배심제 구현
우리 헌법 제27조 제1항은 독일 프로이센 및 바이마르 헌법과 메이지 헌법에서 유래한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계승하며, 법관의 인적・물적 독립을 통해 사법권의 실질적 행사를 보장했다. 이는 법관에 의한 재판 원칙을 명문화한 독일 본 기본법의 흐름과 궤를 같이하며, 결국 재판을 받을 권리는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된 공평한 법원에서 법관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을 핵심으로 했다.
그런데,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헌법 제1조 제2항과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민주 정부의 개념에도 불구하고 입법과 행정에 비하여 사법은 국민에 의해 실시되지 않았다. 영국 왕의 법정에 반발하여 건국헌법에서부터 배심제를 규정한 미합중국과 달리 우리 헌법은 재판의 독립을 보장하면서 왕이나 정부 권력으로부터 재판의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지극히 근대적인 노력을 확보하는 데 연연해 왔다. 즉,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유럽식 사법 시스템을 수용한 우리 대한민국은 건국 이후 사법권 독립을 위해 노력했으나 군사정권의 영향에 자유롭지 못했다. 독일이나 일본처럼 ‘패전’이라는 강한 사법개혁 동력도 없었다. 따라서 아직 우리 사법제도와 사법부의 독립 논의는 근대사법(近代司法) 가치에 머물러 왕으로부터의 독립을 보장하려다 사법부 스스로 독립적 아성을 구축했다.
그동안 국민으로부터 지적되는 사법제도의 문제점은 사법거래와 사법농단을 포함한 사법부에 대한 불신, 전관예우 의혹, 법조비리, 의심스러운 사법권 독립, 법원의 관료화, 권위주의적 사법과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판결 등이다. 또한, 많은 재심 청구사건들과 양형의 국민감정 불일치도 문제였다. 사법부가 우수하고 공정한 엘리트 법조인들을 많이 보유했고, 이들이 오랫동안 사법 정의를 위해 노력했음에 비하여, 사법부에 대한 불신으로 초라한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국민참여재판 제도가 시작되기 전까지 대한민국에서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재판은 한 번도 운행된 적이 없었다. 사법부의 독립과 직업 법관 체제가 굳어지면서 국민의 법 감정과 괴리된 판결이 문제가 되었다. 이는 “판결이 현실과 따로 논다”는 비판과 사법 불신으로 이어졌다. 또한 사법부의 특권 집단화도 드라마나 소설의 주요 소재가 되었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인데, 전관예우나 사법권 남용 등으로 사법부가 조직과 기득권을 보호하는 폐쇄적인 집단으로 변질되었다는 비판을 받게 되었고, 또한 전관예우(前官禮遇)라를 부끄러운 용어와 관행도 문제가 되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권자인 국민이 사법 과정에 직접 참여하여 민주적 통제를 실현해야 하며, 그 구체적인 방안으로 배심제나 참심제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에 따르면 사법권이 오직 법관에게 귀속됨을 전제로 하기에 영미식 배심제를 적용하기 어렵고 상대적으로 일반 시민이 재판부에 합류하는 참심제(Schöffengericht) 형식을 취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에서는 배심제를 도입하는 경우 “법관에 의한 재판”에 대한 헌법개정 문제 등도 논의될 필요가 있다.
2. 한국에서의 배심제
대한민국 헌법 제27조의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제103조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는 규정으로 법관의 독립성을 규정하고 있다. 반면, 국민참여재판에서는 “대한민국 국민은 모든 형사재판에서 국민참여재판을 권리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으나, 국민참여재판법 제3조(국민의 권리와 의무) 제1항은 “누구든지 이 법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제5조에서 그 대상 사건을 정하고 있다. 따라서 모든 형사재판에서 국민참여재판을 할 수 있지 아니하다. 헌법재판소도 헌법 제27조 제1항의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직업 법관에 의한 재판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것으로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권리”가 헌법에서 규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보호 범위에 속하지 않는 것으로 보았다.
종례 학계에서도 헌법 제27조의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은 직업 법관을 전체로 한 재판을 규정한다. 여기에 배심원이나 참심원이 포함될 수 없다는 의견이 있다. 반론으로는 독일에도 기본법 제97조는 “법관은 독립하며 오직 법률에만 종속한다.”라고 규정하여도, 참심제를 합헌으로 인정하며, 법관의 독립성과 재판의 공정성이 확보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있다면 직업 법관에게만 사법권을 전담시킬 헌법적 근거는 없다고 한다. 특히 제27조에서의 법관은 직업 법관이 아니라 국가의 사법권을 행사하는 법관을 의미하며, 제27조는 법관이 주도적으로 이끄는 재판까지 포함하고, 군사법원에서 비법률가의 재판 참여를 허용하는 점을 근거 등으로 합헌론이 제기되었다.
만일 현행 헌법을 유지하면서 배심제도를 강화한다면 독일과 같이, 국민참여배심도 법률이 정한 임시직 법관에 해당한다는 법률의 구체적인 규정을 두고 법관에 대한 재판의 요건을 갖추게 하는 방법도 있으나, 이에 대해서는 찬반론과 위헌・합헌 논의가 계속될 수 있다.
3. 헌법 해석에 의한 구현 방법
(1) ‘법관에 의한 재판’의 현대적 재해석
“법관에 의하여”를 ‘오직 법관만으로 구성된 재판부’로 좁게 해석할 것이 아니라, 법관이 재판의 주재자로서 절차적 정당성을 관리한다면 국민이 사실판단에 참여하는 형태도 “법률에 의한 재판”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 헌법 제101조 제1항의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는 규정은 사법권의 독립을 의미하는 것이지, 국민의 직접적인 사법 참여를 배제하는 독점적 권한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2) 배심원의 법관 개념 수용
1) 법관개념의 기능적 확대 해석
헌법 제27조 제1항이 규정한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을 반드시 ‘사법고시나 변호사시험을 합격하고 대법원장이 임명한 직업 공무원’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는 헌법은 법관의 자격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고 “법률이 정한” 바에 따르도록 위임하고 있다. 따라서 국회가 법률(예: 국민참여재판법)을 통해 특정 재판에 한하여 사실 판단권을 행사하는 국민을 ‘임시법관’ 또는 ‘명예 법관’(비상임 법관)의 지위를 부여한다면, 이들 또한 헌법상 법관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2) ‘법률에 의한 법관’ 중 임시법관 구성 원리
헌법 제101조 제3항은 “법관의 자격은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한다. 이것은 법관의 자격제도를 법률로 정하도록 한 것이다. 국회가 법률을 개정하여 배심원에게 ‘사실인정에 관한 한 판사와 동등한 권한을 가진 비상임 사법관’이라는 법적 신분을 부여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배심원은 단순한 조력자가 아니라, 해당 사건의 ‘사실관계(유・무죄)’를 확정하는 헌법상의 재판 주체가 된다. 법관이 배심원의 평결과 다른 판결을 내리는 것은 ‘다른 법관의 독립된 판단을 침해하는 것’이 되어 허용되지 않게 된다. 이 모델에서는 재판부를 ‘법률 전문가인 법관’과 ‘상식과 경험칙을 가진 임시법관(배심원)’의 복합체로 구성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법리적 권한으로 증거능력의 결정, 법률 해석, 형량 결정(양형)을 직업 법관이 담당할 것인지, 임시 법관과 동일하게 권한을 배분하여 표결할 것인지는 입법으로 구체화해야 한다. 이러한 제도는 미국식 배심제도를 선택할 것인지, 독일식 참심제를 선택할 것인지, 일본식 재판원제도를 선택할 것인지에 따라 차이가 있고, 다양한 입법적 검토가 필요하다.
독일의 형사재판은 법정형 2년 미만의 경미한 사건을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참심원(Schöffe)이 참여하는 재판부에서 진행된다. 지방법원(Amtsgericht) 참심재판부 및 본원(Landgericht) 형사부의 재판 절차에는 시민 참심원이 참여하며, 지방법원 상사부를 비롯하여 노동・행정・재정・사회법원의 재판부에는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명예법관(Ehrenamtliche Richter)이 재판의 구성원으로 참여한다.
반면 일본의 재판원제도는 살인, 강도치사상 등의 중요 형사사건에만 직업 법관 3인과 재판원 6인이 합의제로 구성하는 재판으로 유・무죄 및 양형은 과반수로 결정하므로, 반드시 직업 법관과 재판원 양측에서 각각 최소 1표 이상의 찬성이 포함되어야 한다. 이는 시민의 의견만으로, 혹은 법관의 의견만으로 판결이 나오는 것을 방지하는 장치이다.
살펴보건대, 독일 참심제도와 일본 재판원제도를 참조한 혼합형 참심제도를 도입하여 평결의 구속력을 확보하고, 일본식 평결 방식을 참고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반면, 일본처럼 사건마다 1회만의 재판원을 뽑는 것과 독일식으로 일정 기간 시민 법관이 임기를 갖고 참여할 것인지를 입법적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규정의 배경에는 “재판소에 재판을 받을 권리”를 규정하고 있는 일본 헌법과 “법관의 재판”을 재판의 요건으로 구성하여 시민 참여자도 일정한 임시법관 지위를 부여해야만 하는 독일의 헌법의 차이가 있다. 우리도 한국 헌법의 규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3) 헌법 제103조(법관의 독립)와의 조화
일본도 재판관의 신분보장을 하지만, 재판원의 존재는 상정되어 있지 않기에 재판을 받을 권리를 구하는 재판소인가, 피고인이 신속하고 공정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해야 하는데 재판원에도 재판관과 같은 정도의 독립성, 중립성, 공정성이 확보될 수 있는가 등의 위헌 논의가 있었지만 재판원제도가 헌법의 여러 규정에 위반하지 않는다는 최고재판소 판례로 합헌적인 제도임을 명확히 했다.
한편, 대한민국 헌법 제103조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배심원을 임시법관으로 인정할 경우, 배심원 역시 제103조의 보호를 받는 주체가 되고, 따라서 배심원의 평결은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독립된 심판의 결과가 되며, 직업 법관이 이를 뒤집는 것이 오히려 배심원의 ‘사법권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가 된다는 논리가 성립할 우려가 있다.
4. 헌법개정에 의한 구현
(1) 헌법 개정안의 구체적 방향
따라서, 앞의 해석을 통한 배심원제도 등의 도입은 법적 불안정성과 위헌 시비의 소지가 여전하다. 특히 일본 헌법에서 “재판소에 의한 재판”을 보장하기에 배심원 재판의 도입 가능성이 넓은 것과 달리, 여전히 “법관에 의한 재판”을 규정하는 우리 헌법(헌법 제27조)의 한계를 무시할 수 없다. 헌법 제101조 제1항은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고 규정하고 제105조 제3항은 “대법원장과 대법관이 아닌 법관의 임기는 10년으로 하며,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연임할 수 있다.”, 제4항 “법관의 정년은 법률로 정한다.”다고 규정하여 배심제도의 도입을 현행 규정에서 문헌상 허용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 이 문헌상 한계는 구 독일 바이마르 헌법의 규정과 같은 한계이다.
이렇게 배심제를 중심으로 한 사법개혁에 위헌 소지가 있어서는 추진되기 어렵다. 위헌 소지가 없던 대법관의 증원이나 재판소원의 인정 추진에 대하여도 반대 논리가 제기되었던 것을 보면, 국민의 재판 참여를 헌법적 권리로 격상시키고, 영미법상의 배심제와 대륙법상의 참심제를 아우르는 한국형 사법 참여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개헌이 필요하다.문재인 정부 개헌안에도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한 재판”을 삭제하고 이를 “헌법과 법률에 따라 법원의 재판”을 받을 권리로 개정해, 일본 헌법에서와 같이 배심제와 참심제가 도입될 수 있도록 했다.
현행 헌법상 수용할 수 있는 범위로 배심제를 인정한 것이 국민참여재판이라고 생각되며, 이를 더욱 배심제도와 참심제로 강화하기 위해서는 헌법 해석론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결국, 배심제나 참심제, 재판원제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헌법개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논거로 헌법 제105조 제3항 “대법원장과 대법관이 아닌 법관의 임기는 10년으로 하며,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연임할 수 있다.”고 임기가 보장되는 직업 법관을 요구하는 문헌상 한계도 있기 때문이다.
이 규정과 유사하게 일본 헌법 제80조 제1항에서 “하급재판소 재판관의 임기는 10년으로 하고 재임될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 규정은 법관의 임기를 보장하는 규정이다. 그런데 상술한 바와 같이 일본에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재판소에 의한 재판”으로 규정하고 있어 재판원의 재판을 할 수 있도록 열려있다. 또한, 대한민국 헌법 제106조 제1항 “법관은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파면되지 아니하며, 징계처분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정직・감봉 기타 불리한 처분을 받지 아니한다.”라는 규정도 법관에 임시 혹은 명예 법관의 재판을 구현하는 것에 한계가 된다.
따라서, 배심재판과 같이 국민의 건전한 상식에 의한 판단이 가능하게 하려면, 우선 헌법 제27조(재판을 받을 권리) 개정으로 “모든 국민은 법관과 배심원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제27조를 개정하여 배심재판을 국민의 기본권으로 명시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제101조(법원)도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하며,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민이 재판에 참여할 수 있다.”와 같이 개정하여 사법권의 행사 주체에 국민을 명문화하여 사법의 민주적 기초를 공고히 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2) 제도적 설계 및 고려사항
개정 헌법에 근거하여 배심원의 유・무죄 평결에 법적 기속력을 부여하고, 법관이 배심원의 평결이 법률에 명백히 반하는 경우 ‘평결 번복’이나 ‘재판 재개’를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을 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배심 사건의 범위로는 모든 재판이 아닌 중죄(심각한 형사사건)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하여, 피고인에게 선택권을 주지 말고 예외 없이 법에서 정한 형사사건에는 모두 시민들의 참여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타당하다. 헌법개정을 통한 배심제 도입은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법치주의를 실질적 민주주의와 결합하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다. 이는 단순한 절차의 변경이 아닌, 사법주권의 주체를 국민에게 되돌려주는 헌법적 결단이다.
이렇게 국민에 의한 재판을 하게 되면, 서두에서 제시한 “사법제도의 문제점인 사법 거래와 사법농단 가능성, 전관예우 문제와 같은 고질적인 사법제도 상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법조비리의 발생도 새로운 양상이 될 것이다. 시민에 의해 참여하고 감시되는 재판은 사법권 독립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그리고 재판의 형량도 시민의 눈높이로 맞춰질 것이다.
Ⅵ. 맺으며
사법의 근대화는 사법을 독립시키는 것으로 시작되었고, 한국도 사법부의 독립을 실현하기 위한 많은 사람의 노력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 사법제도는 독일에서 형성되어 일본을 거쳐 온 근대사법(近代司法)의 옷을 여전히 입고 있다. 일본은 재판원제도를 통하여 중요 형사사건에서 재판원제도를 구현하고 있지만, 한국의 사법제도는 여전히 법관에게만 맡겨져 있다. 민주주의의 가치를 “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라 한다면, 사법(司法)의 가치도 근대에서는 왕과 독재 권력으로부터 법관 독립을 확보하는 것이었고, 이제는 사법에 국민 참여를 통해 더 국민의 상식에 맞는 재판이 구현될 수 있도록 현대사법(現代司法)으로의 개혁이 필요하다. 미국은 건국 때부터, 영국 왕의 법정에 반발하여, 배심재판을 해 왔다. 우리는 국민참여재판을 경험했고 “국민에 의한 재판”이 평결과 양형에도 확대되면, 집중심리가 이루어지고 증거탐지 제도가 시행되고, 증거 중심의 재판이 이루어져 사법개혁을 구현할 수 있다.
이는 법관의 지위나 권한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법관의 역할을 스스로 혼자 판단하고 혼자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배심원들과 함께 판단하고 그러한 판단을 법리적으로 잘 매듭짓는 역할의 변경을 의미한다. 말 그대로 “국민 배심원(또는 참심원)과 함께” 판단하는 사법제도로 개혁이 진행되어, 법원이 “사법 관료주의”라는 오명을 씻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국민의 사법부’로 거듭나야 한다.
대한민국 사법을 근대사법을 넘어 현대사법으로 개혁할 때다. 국민주권에 맞는 국민을 위한 사법제도의 구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법관에 의한 재판이 아니라 국민에 의한 법원의 재판이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배심제의 확대는 사법에서 국민주권을 실현하고 실체적 진실 판단에 건전한 국민의 판단에 따르도록 하여 국민주권을 구현할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에 근대 사법제도가 도입된 이후 100여 년 동안 직업 법관에 의한 사법제도가 운영되었으나, 최근 정치적 민주주의의 성숙과 민주 의식 고양으로 국민이 직접 사법제도에 참여하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 사법부는 사법부의 독립을 주장하면서 사법개혁에 반대하기 전에, 스스로 입고 있는 근대사법의 옷을 거울에 비춰보아야 한다. 그동안 왕의 법원이 아니라 법관에 의한 재판을 보장하던 근대사법의 가치에서, 이제는 배심제나 재판원과 같이 국민에 의한 재판이라는 현대 사법의 가치를 구현해야 한다. 이러한 재판에 국민의 참여를 구현하여, 말 그대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사법제도”를 구현할 때다.
(논문접수일: 2026.02.27. 심사개시일: 2026.03.20. 게재확정일: 2026.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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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A Study on the Constitutional Implementation of the Jury
System in Korea
— Through the Operation of the Japanese Lay Judge System —
Son, Hyeung-Seob*
This study addresses the crisis of political neutrality and public trust in the South Korean judiciary, exacerbated by recent political upheavals and states of emergency. As a fundamental solution for judicial reform, it proposes the expansion of public participation through the introduction of a jury system. To this end, the study traces the evolution of the Japanese legal system—which shares similar historical and structural backgrounds with Korea—and provides an in-depth analysis of the “Saiban-in (Lay Judge) System” implemented in Japan in 2009.
The Japanese Saiban-in system is evaluated as a significant attempt to democratize the judiciary by integrating the “sound common sense” of citizens into a bureaucratic legal system centered on career judges. By comparing the Japanese model with Korea’s current “Participatory Trial” system, this research highlights the limitations of the Korean system, which depends entirely on the defendant’s choice and lacks legally binding force in its verdicts.
Furthermore, to overcome the interpretative limitations of Article 27, Paragraph 1 of the Constitution of the Republic of Korea (the right to be tried by judges), this study proposes two distinct approaches. The first is interpretative Approach expanding the definition of “judge” to include jurors as non-permanent, temporary judges. The second, Constitutional Approach is amending the Constitution to explicitly grant citizens the right to participate in trials and ensure the binding force of jury verdicts.
In conclusion, this study calls for a transition from the modern “monopoly of career judges” to a “contemporary judicial system” where popular sovereignty is realized through jury participation. It suggests that implementing a jury system is a vital path to resolving chronic judicial distrust caused by issues such as judicial administrative scandals, “Privileged treatment for former judges and prosecutors”, and sentencing inconsistencies.
Key Words: Judicial Reform, Jury System, Lay Judge System, Citizen Participatory Trial, Constitutional Amendment, Right to Trial by Ju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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