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맹(까페에서) 이라 사진 삽입해서 다시 올립니다.
이번엔 잘 되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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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구간 : 성산재 ~ 여원재
o 산행일 : 2006. 8. 15(화요일) 맑음
o 누구랑 : 이쁜구슬(미자언니), 김영상 샘, 그리고 나
o 산행시간 : 10시간 10분 (무진장 느린보 걸음으로 산행)
* 시종일관 도움주신 분 : 홍성복 대장님
【 삼총사(?)의 보충산행 기념촬영 】
정상적으로 갔다면 7월 30일날 다녀왔어야 했는데...
선약 탓으로 불참하는 바람에 나머지 공부같은 보충산행을 하게 되었다.
어쩔 수 없이 3구간인 여원재 ~ 복성이재 코스를 이틀 전인 8월 13일에 다녀와서 잠시 숨 돌릴 새도 없이 곧바로 이어진 산행은 내게 있어 무리한 산행이 아닐 수 없었다.
사실 14일 월요일 오후까지도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차편문제, 애기아빠의 은근한 압력(?), 딱히 “가지 말아라” 말씀은 안하셔도 표정에서 읽을 수 있는 시어른의 불편한 모습을 뒤로하고 주섬주섬 짐을 꾸려 약속장소로 향했다. 홍대장님 댁 아파트 앞에서 9시 30분에 합류해서 원주(김영상샘) 제천(이정선씨)대원이 기다리고 있는 치악체육관에 겨우 약속시간에 당도하였다. 아무래도 젊은 대원인 정선씨가 조수석에 앉는 것이 여러모로 도움이 될까 싶어 홍대장님이 자리배치를 나름대로 정해주셨다. 안주인 미자언니는 뜻밖에 홍대장님 옆좌석이 아닌 뒤편 가운데 가장 불편한 자리에 앉아 자리배치가 끝나자 곧 치악체육관을 빠져 나왔다. 그 시각이 10시 10분경, 막바지 샌드위치 휴일을 즐기려는 피서객들로 영동 고속도로는 만종분기점부터 밀리기 시작했다.
대전간 고속도로 상황을 훤히 꿰고 있는 김영상 샘이(대전이 본가임) 1시간이상 지체이자 여주부근에서 국도를 이용하자는 제안을 하셨다. 북적대는 고속도로 사정과는 달리 국도는 제 속도를 내는데 전혀 지장을 주지 않았다. 오히려 간간히 설치한 무인카메라 탓에 과속을 자제하며 지체인 시간을 보상이라도 하듯 휴게소를 거침없이 지나쳐서 3시 10분경에 지리산 중산리 매표소 입구에 도착하였다. 이정선대원의 간 큰 행동은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여자 혼자 캄캄한 어둠을 헤치고 산행한다는 것은 예사스런 일은 아니다. 그 대담한 일을 이정선대원은 담담하게 추진했다. 첫구간 보충산행을 하는 정선씨를 중산리에 내려주고 우리 일행은 곧바로 단성 IC로 다시 진입해 성삼재로 향했다. 5시 20분경에 성삼재에 도착했다. 아직 주위는 어둠이 거치지 않았다. 산행준비를 완료하고 5시 30분경 무단출입하면 어마어마한 벌금을 낸다는 경고문을 무시하고 철망사이 조그맣게 뚫린 입구를 통과해 산행 길에 올랐다.
【지리산 반야봉 저멀리 일출】 【 성삼재에서 출발전 찰각】
나와 미자언니는 이틀 전 복성이재 구간을 다녀온 탓인지 이번 산행이 초반부터 힘겹지 않았지만 오랜만에 산행을 한다는 김영상 샘은 힘에 부치는 모습이 역력했다. 산행지도를 준비하고, 산행기를 몇 건 준비해 왔지만 혹시라도 대간금이 아닌 엉뚱한 길로 들어설까 봐 내심 걱정이 앞섰다. 그래도 남자인 김영상 샘이 든든한 버팀목이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나와 미자언니가 더 씩씩하게 한발 두발 만복대를 향해 걸어갔다. 작은 고리봉을 지날 즈음 일출과 운해 그리고 간간이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은 초반에 힘겹게 오르는 우리일행에게 커다란 힘이 되었다. 8시경에 만복대에 도착하였다. 가끔 마주 오는 대간 팀을 만나기도 했다. 만복대 정상에서 뒤따라오던 포함팀과 잠깐 몇 마디 대화를 나누었다. 기념사진을 찍어 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했다. 그 팀은 대간이 아닌 지리산 태극종주를 한다고 했다. 몇가지 정맥, 지맥 등에 대한 산행지식을 안내해 주기도 하고 야후 까페 “신산경표” 박정태의 “두발로 가는길” “비슬지맥” 등을 소개해 주기도 했다. 그 당시는 금방이라도 인터넷 검색을 할 것 같은 기분이었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도 그분들의 어드바이스는 그날 산행시간을 체크하던 수첩 한 켠에 긁적인 낙서처럼 엉성하게 메모되어 있을 뿐이다.
【만복대 정상에서 바라본 운해】
만복대 1348.4M 정상을 서서히 내려오니 저 멀리 정령치 휴게소가 보인다. 출발 전 홍대장님과의 약속으로 고픈 배는 쉴 때마다 간식으로 채웠다. 정령치 휴게소에서 함께 아침식사를 하자고 했기 때문에 아예 도시락은 홍대장님 차에 실려 있었다. 9시 05에 정령치 휴게소에 도착하였다. 휴게소에서 제법 편안한 자세로 식사를 하곤 9시 42분에 다시 홍대장님과 몇시에 고기리 마을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정령치 소공원 장승 앞에서 기념사진 몇 컷 찍고 고리봉을 향해 산행을 시작했다.
【정령치 휴게소 장승앞에서】
10시 07분에 고리봉에 도착했다. 다시 오르막 길이다. 세걸산으로 가는 길이 워낙 잘 닦여져 있어 자칫 잘못하면 대간금을 놓칠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주의를 하고 간 탓에 용케도 갈림길에서 우리일행은 좌측으로 대간길을 잘 찾아 갔다. 정상을 지나 내려올 즈음 갑자기 먹구름이 온 시야를 덮었다. 분명히 정령치 휴게소에서 고리봉까지 올라 갈 때는 내리쬐는 햇볕이 부담스럽게 느껴졌는데 순식간에 끼어든 먹구름은 금방이라도 한줄기 빗방울을 토해날 성 싶었다. 비도 안오는데 간간히 눈에 띄는 바위는 흠뻑 젖어 있었다. 언젠가 과장님한테 바위가 눈물을 흘린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바로 이런 현상을 보고 그런 표현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햇빛과 무더위에 머금은 열기가 갑자기 끼어든 먹구름으로 주위 기온이 하강하면서 이슬이 맺혀 바위가 마치 샤워를 한 듯 온통 젖은 모양이다.
하산 길에 마주치는 대간팀도 없고 구름 때문에 시야 확보도 안 되고 우리 일행은 조용히 고기리를 향해 열심히 내려갔다. 얼마쯤 갔을까 먹구름은 조금씩 거치기 시작했다. 그 틈새를 노린 것일까 거의 다 내려와서 약 500m를 남겨둔 지점에서 갑자기 미자언니의 비명소리에 정신이 버쩍 났다. 난 맨 뒤에 따라 왔기 때문에 못 보았는데 영삼 샘과 언니는 살모사를 보았다고 했다. 그래도 어쩌랴 피해서 통과해야지...... 고기리에 11시 32분에 도착했다. 약속대로 홍대장님이 마을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산기슭 사이로 흐르는 도랑물도 정말 깨끗했다. 그 옆에는 바로 꽤 넓은 계곡이 있었지만 경사가 심해 내려가기가 불편했다. 그냥 도랑물에서 발을 닦는 것도 우리일행은 행복하게 여겨졌다. 몇몇 피서객이 도랑물에 발을 씻는 우리를 이상한 듯이 힐끗 쳐다보았다. 아마도 바로 옆에 멋진 계곡물이 있는데 말이다. 더위에 지치고, 독사에 놀란 차에 주위 시선은 안중에도 없었다.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홍대장님과 덕치리 마을로 향했다. 당연히 두발로 걸어가야 함이 마땅한데 우린 요령껏 다리품 팔지 않고 노치샘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지난번 산행 때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다래나무집 가게 앞에 자리를 잡았다. 아이스크림을 사는 요량으로 가게집 평상까지 세를 얻었다. 평상에 둘러앉아 점심식사를 했다. 내리쬐는 햇볕을 무방비 상태로 걸어오던 홀로대간꾼도 우리팀과 함께 식사를 했다. 그 분은 경남 진주에서 왔다고 했다. 혼자 온 탓인지 간단하게 김밥 몇줄만 가져와 우리팀 도시락과 나눠 먹었다. 노치샘에서 맛난 샘물을 한모금 마시고, 언제 이곳을 다시오랴 기념사진 한 컷 찍고 우리 일행은 12시 40분에 홍대장님을 남겨 두고 덕치리를 벗어나 수정봉을 향했다.
【덕치리 영험한 소나무】 【보충산행기 사전기록 의무감으로】
그 영험한 소나무 그늘 아래서 잠시 땀을 식히고 다시 언덕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진주에서 온 분은 속도가 우리대간팀 무박종주팀 속도와 맞먹는다. 출발한지 불과 몇분도 안되어 수정봉으로 향하는 언덕길로 모습을 감추었다.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이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씻어주었다. 대간팀이 아닌 등산객 몇팀을 보았을 뿐 무더운 날씨로 마주치는 산꾼은 보이지 않았다. 1시 44분에 수정봉을 통과했다. 입망치를 지나 가도 오르내리막 길을 여러번 통과했다. 먼저 다녀온 분들 얘기를 들어 수정봉에서 여원재코스가 여간 지루한 코스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설마설마 했었다. 그러나 역시나였다. 한고개만 가면 끝날 것 같은데 고개를 하나 넘으면 또 다른 고개가 눈앞에 나타나고 이러기를 서너 번 3시 30분이 넘어서야 저멀리 임도가 보이며 마을이 가까워졌음을 느꼈다. 밭둑길을 통과해 홍대장님과 정선씨가 기다리고 있는 여원재 마을로 도착하니 3시 40분이었다.
입망치 지나 오면서 사실은 혼자하는 산행이었으면 까무러칠 뻔 했다. 손바닥 만한 돗자리와 낡아보이는 가래떡 한봉지, 별로 좋아보이지 않은 등산화 한 켤레, 조그만 수첩 한권 등이 대간금 바로 옆에 놓여 있었다. 순간 온 몸에 소름이 끼쳤다. 다행이 일행이 3명이라 거기다 남자인 김영상 샘도 있기에 내심 담담한 척 했지만 맨 뒤로 가던 난 뒷 골이 오싹거렸다. 혹시나 주위에 뭔가 있을까 두리번거리기도 했다. 내 앞에 선 미자언니 역시 주위를 살펴보는 모습이 잔뜩 겁에 질린 눈치였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전승주 대원도 하루 전날 이 곳을 통과 할 때 보았다고 한다. 그러나 별 의미없이 수첩까지 뒤져보고 갔다고 한다. 여자들이 민감한 탓일까? 나와 미자언니는 오만잡생각을 다했는데....
길 옆 할머니댁 우물가에서 간단하게 씻고 4시가 넘어서야 원주․ 횡성을 향해 출발했다. 8시 40분경 치악체육관에 도착했을 때는 앞을 분간 못할 장대비로 차안에서 20분을 기다리다 겨우 제천팀 내려 주고, 다시 무실동쪽으로 차를 돌려 비 피할 고속도로 굴다리 밑에서 김영상 샘을 내려드리고, 횡성으로 돌아왔다. 나와 미자언니, 김영상 샘은 보충산행을 위해 고생하시는 홍대장님의 노고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출발부터 도착까지 잠 한 잠 잘 수가 없었다. 다들 정신력이 대단하다.
홍대장님! 보충산행 무사히 마칠 수 있게 시종일관 도움주심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