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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월, 미국 디트로이트의 한 시민이 시장에게 "필라델피아에 록키 동상이 있는 것처럼 디트로이트 시내에 로보캅 동상을 만들면 좋겠다"라고 건의를 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아직은 그럴 계획이 없다"며 시민의 의견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디트로이트 시민들은 페이스 북에 '로보캅 동상 설립을 원하는 디트로이트 시민들' 이라는 페이지를 만들어 모금을 시작했고 6만 달러가 넘는 돈이 모였다고 합니다.
이처럼 어떤 프로젝트를 성사시키기 위해 서로 모르는 다수의 사람들이 참여하여 십시일반으로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이 소셜 펀딩, 또는 크라우드 펀딩의 원리입니다. 요즘은 남다른 아이디어나 명분만 있다면 인터넷을 통해 다수의 사람들로부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현재 세계적으로 약 400개가 넘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가 운영되고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킥스타터 (www.kickstarter.com)입니다. 2009년 오픈한 킥스타터는 "펀딩을 통해 창조의 후원자가 돼라"라는 모토를 가진 회사로 음악가인 페리 첸, 디자이너인 찰스 아들러, 에디터 얀시 스트리클러 등 3명이 공동 창업하였습니다. 킥스타터라는 사명도 오토바이에 시동을 걸기 위해 레버를 발로 힘차게 차는(kick) 모습에서 따 왔다고 합니다. 킥스타터에는 2019년 12월 기준 1,700만 명으로부터 총 7억 달러를 모집하였고 성공한 프로젝트도 174,356개에 달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성공률은 약 37.44%에 달하고 있습니다.
그럼 킥스타터의 등록 프로세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크게 등록, 심사, 후원금 모집, 관리, 배송 이렇게 5가지 단계로 구분됩니다. 크라우드 편딩을 통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싶은 크리에이터(creator)가 프로젝트를 등록하면 킥스타터에서 기존 프로젝트와의 중복 여부, 개발 진행 여부, 배송 계획 등에 대해 꼼꼼하게 따지는 심사절차를 거칩니다.
오케이 사인이 떨어지면 정해진 기간 내 목표액을 모금하게 되는데, 목표금액에 도달하면 성공, 그렇지 못하면 실패로 간주돼 전액 후원자에게 다시 환불되고 프로젝트는 없었던 것으로 됩니다. 후원금 모집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이제부터 진짜 시작입니다. 킥스타터에서 진행 상황을 엄격하게 체크하고 개발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를 수시로 관리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하여 기간 내 프로젝트의 결과물이 나오면 후원자에게 배송하게 되는 프로세스입니다.
이쯤 되면 킥스타터에서 가장 많은 모금액을 기록한 프로젝트가 궁금해지는데, 영예의 주인공은 7만 8천 명의 후원자로부터 2천만 달러를 모금한 스마트워치 페블 타임 (Pebble Time)이 주인공입니다. 페블 타임은 킥스타터에 올라온 지 2시간 만에 목표금액인 2만 달러를 달성했고 5주 후에는 1,026만 달러 모금하는 등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였습니다. 스마트워치의 원조라고 불리는 페블 타임은 99달러에 판매됐는데 제품 출시 전 28만 대의 선주문이 예약됐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바 있습니다.
그러면 킥스타터에서 사용하는 용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크라우드 펀딩에 등록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프로젝트'라고 부르고 프로젝트 등록자를 크리에이터(개설자), 후원자를 '배커(backer)'라고 부릅니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한 펀드 시커(fund seeker)가 사이트에 프로젝트를 등록하면 다수의 후원자 (backer)들이 후원을 하고 그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되면 먼저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됩니다. 킥스타터에는 간혹 이런 걸 왜 하지라는 생각이 드는 프로젝트도 올라오는데 의외로 인기를 끄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감자 샐러드를 만들려 한다(I'm making potato salad)'는 제목으로 킥스타터에 등록된 프로젝트는 애초 목표치인 10달러가 훨씬 넘는 5만 5천 달러를 모집한 바 있습니다.
킥스타터의 공동 창업자인 얀시 스트리클러는 “색다른 무엇인가를 창조하고 싶고 이를 통해 대중과 만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자는 생각으로 킥스타터를 시작했다”며 "킥스타터는 산업의 흥행 공식을 따르는 게 아니라 개인의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어 그를 원하는 군중을 찾을 수 있도록 해주는 플랫폼이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킥스타터의 주요 고객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해 보고 싶은 창업가(예술가, 기술자, 디자이너, 기획자 등)이며 가치제안은 아이디어나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fund seeker에게 마이크로 펀딩을 주선하여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것입니다. 수익모델은 중개수수료입니다. 보통 프로젝트가 펀드 모집에 성공하면 모집 금액의 총 5%를 수수료로 받고 있습니다.
그럼 킥스타터의 성공 요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진 예술가 등 크리에이터와 대중을 연결하는 양방향 플랫폼을 구축한 점입니다. 킥스타터는 산업의 흥행 공식을 따르는 게 아니라 개인의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어 그를 원하는 군중을 찾을 수 있도록 해주는 플랫폼으로 남과 다른 생각을 하는 아이디어를 가진 개인이 세상을 바꿀 수 있도록 후원하고 있습니다. 페이스 북에 인수 된 VR기기 제조사인 오큘러스, 그리고 삼성전자에 인수된 루프 페이가 킥스타터를 통해 유명해진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두 번째 성공 요인은 독특한 게임의 법칙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모 아니면 도(Ali or Nothing)'라는 게임의 법칙인데, 정해진 기간에 목표 금액이 다 모아지지 않으면 펀딩이 없었던 것이 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한 달간 5만 달러를 모금하기로 계획을 세웠는데 4만 달러에 그쳤다면 그 프로젝트는 사라지고 후원액은 다시 주인을 찾아가게 됩니다. 킥스타터는 보편화된 산업의 흥행 공식을 따르는 게 아니라 개인의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어 그를 원하는 군중을 찾을 수 있도록 해주는 플랫폼으로 그 이면에는 이곳은 상인이 아닌 장인이 인정받는 곳이고, 제품의 진정성에 가치를 매기는 공간이라는 서로에 대한 굳은 신뢰가 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디지털이니셔티브그룹 CEO 에이해브님의 글에서 발췌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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