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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2월 3일 월요일, 맑음.
잘 잤다. 아침식사로 소시지와 계란, 거기에 고추 절임을 곁들여 누룽지를 끓여 먹었다. 호텔에서 조용히 요리를 해서 먹으려니 좀 눈치가 보인다. 간단히 포트에 익혀 먹는데도 냄새가 가득하다.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본다. 오늘은 시내로 나가서 니즈와 행 버스 터미널을 알아보고 남은 시간은 무스카트 시내를 둘러보기로 했다. 숙소는 이틀 묵기로 하고 나왔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은 왠지 뜨거울 것 같아 걱정이 된다. 중동 사막 기후가 그렇듯이 맑은 날이다. 초여름 날씨 같다.
먼저 시외로 나가는 버스가 있는 Azaiba에 있는 Mwasalat – ONTC라는 버스 운송회사를 찾아가는 것이다. 우리가 묵고 있는 지역은 루위(Ruwi)지역으로 오만 사람보다 인도 사람들이 더 많아 보이는 분잡한 지역이다. 호텔 입구 반대편으로 걸어가니 K.M Trading라는 대형 슈퍼가 우리를 반기고 있다. 이곳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사면 될 것 같았다. 어제 내렸던 버스 터미널로 간다. 무스카트의 대중교통에는 대표적으로 Mwasalat Bus가 있다. 현재 무스카트 시내에는 총 7개의 Mwasalat Bus 노선이 있는데, Ruwi, Al Khuwair, Al Ghubra, Al Azaiba, Al Hail 등 무스카트 지역 곳곳에 버스 정거장이 자리 잡고 있다.
첫 차 시간은 6시에서 7시 사이, 막차 시간은 8시에서 9시 사이이며, 각 노선별로 15~20분 간격으로 버스를 운행한다. 버스 요금은 기본 200BZS(원화 약 600원) 정도다. 대부분의 오만 인들은 자가용을 이용하고 버스는 외국 노동자들이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탑승 시 주의가 필요하단다. 우리가 가려는 Azaiba는 초록색 1번 버스를 타고 가면 된단다. 버스를 타고서 메모지에 적은 지명을 버스 기사에게 보여 주었다. 차장은 없다. 무스카트 중심 도로인 Sultan Qaboos 스트리트를 20분 정도 달려서 AlAzaiba Mwasalat 정류장에 내렸다.
정류장과 정류장 사이가 멀어서 잘못 내리면 한참을 걸어야 할 것 같다. 조금 걸어가서 Mwasalat – ONTC 운송회사를 발견했다. 버스는 보이지 않고 빈 공터가 넓다. 작은 사무실로 들어갔다. Mwasalat – ONTC는 오만 최고의 운송 회사 중 하나다. 오만의 술탄 국에서 현대적인 고급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중동 최고의 대중교통 시스템, Oman National Transport Company는 1983 년에 설립되었다. 니즈와를 비롯해 살랄라, 수르등 각 지역을 연결하고 있었다.
수르 행 버스는 오전 7시 50분과 오후 2시, 이렇게 두 대가 있다. 거기에 두바이로 가는 국제버스도 운영하고 있다. 우리가 두바이로 돌아갈 때도 이곳으로 와야 했다. 우리가 가려는 니즈와 행 버스는 오전 6시와 9시 두 대가 있고 오후에도 2시와 3시 30분, 두 대가 있었다. 버스 티켓은 당일 사서 타고 가기로 했다. 이제 시내 구경을 한다. 사무실을 나오니 바로 앞에 장벽 같은 커다란 길이 나온다. 무스카트에서 가장 크고 중심을 달리는 도로인 술탄 카부스 스트리트다.
차들은 다니기 좋은데 도보 여행자는 직선으로 걷기는 그런대로 걸어가는데 건너려니 엄청 불편하다. 건널목도 너무 멀고, 지하도는 없으며 육교가 하나 보이는데 엄청나게 멀다. 사람이 다니는 보도는 보이지 않고 주로 잔디와 가로수로 이어진다. 가로수 그늘이 되는 잔디 위를 그냥 걸어가면 된다. 걸어 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다. 아니 보이지 않는다. 너무 뜨거운 탓인지 모르겠다. 전혀 인간을 배려한 도로가 아니다. 우리는 잔디 위를 걸어서 간다. 골프장을 걷는 기분이다.
우리는 먼저 길 건너편에 있는 대형모스크 술탄 카부스 그랜드 모스크를 찾아가기로 했다. 길을 건너려니 엄청 어렵다. 8차선으로 보이는 도로를 건너려니 차들이 쉴 틈 없이 밀려와 도저히 건널 수가 없었다. 할 수 없이 고가가 있는 곳까지 걸어가 고가 밑으로 조심스럽게 건너갔다. 벌판에 세워진 모스크가 눈에 들어온다. 주변에는 같은 정원수가 줄 맞추어 키워지고 있다. 화려한 꽃들도 심겨져 잘 자라고 있다. 도로이름도 카부스, 모스크 이름도 카부스, 대학 이름도 카부스다.
현재 오만의 새로운 술탄 즉 중심에 서 있는 이맘은 하이텀 빈 타리크 알 사이드(Tariq Al Said)이다. 2020년 1월 11일 토요일 오만 무스카트에 있는 술탄 카부스 그랜드 모스크에서 술탄 카부스 관 기도식에 참석했다고 한다. 유명한 카부스, 술탄 카부스 빈 사이드는 1970 년 궁전 쿠데타에서 권력을 장악하고 신중하게 적 이란과 미국 사이의 외교 관계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오만을 현대화하는데 기여했던 인물이다. 오만의 이맘, 술탄으로 올라서서 중동의 가장 긴 지배 군주로 지내다가 79 세로 사망했다.
이맘은 아랍어로 '지도자', '모범이 되어야 할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통례적으로는, 이슬람교의 크고 작은 종교 공동체를 지도하는 통솔자를 이맘이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예를 들어 한 나라의 통치자도 이맘으로 불 릴 수 있다. 그러나 대문자로 쓰인 이맘(Imām)은 이슬람 전통(특히, 시아파 믿음)에서 매우 중요한 함축적인 의미를 지닌다. 이맘의 가장 넓은 의미로는 무슬림에게 가장 중요한 의무 중의 하나인 집단 예배를 실시할 때 신도들을 지도하는 역할을 맡는 사람을 가리키는 호칭이다. 이 의미에서의 이맘은 원칙적으로는 상임의 역할이 아니고, 금요일 예배와 같이 사람들이 모스크에 모여서 집단 예배를 할 때 모인 신도들 중에서 가장 예배의 모범이 되는 자를 골라내어 이맘으로 삼게 되어 있다.
원칙상 이슬람교는 사제가 따로 없기 때문에 이 역할은 아주 중요하다. 금요일 예배 등 집단적인 예배를 하는 종교적으로 중요한 날에는, 예배에 앞서 후트바로 불리는 설교를 하티브가 실시하는데, 이맘이 하티브를 겸하는 경우도 있다. 그 때문에, 실제로는 이슬람에 관한 교육을 받아 이슬람 학문에 능통한 울라마로 불리는 사람들이 특정한 모스크의 이맘을 직무로서 맡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는 수니파에서는 혼자 예배를 보는 경우 혼자 이맘이 되고 가족이 함께 예배를 보는 경우 가족 중에서 웃어른이 이맘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슬람 군종이 없는 군대에서는 최선임자 또는 지휘관이 이슬람교를 믿는 경우 해당 지휘관이 휘하 무슬림 병력을 데리고 예배를 보는데 이 경우에는 지휘관이나 최선임자가 이맘이 된다.
현재 이맘이 통치하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는 1979년의 이슬람 혁명 이후의 이란이다. 이란은 대통령이 있지만 대통령은 행정 수반을 맡는 데에 그치며 실제로는 이맘이 강력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중동의 어느 지역에 그랜드 모스크는 그 지역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모스크를 의미한다. 때문에 그랜드 모스크는 역사적으로 매우 의미가 깊거나 아니면 규모가 큰 곳을 의미한다. 이곳 술탄 카부스 그랜드 모스크는 2001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그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오만이라는 나라가 1970년대까지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다.
198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석유와 천연가스로 경제성장을 이룬 국가다. 주변의 이렇게 큰 건물들은 모두 최근에 지어진 건물들이다. 불행하게도 우리가 방문한 시간은 입장시간을 지나서 들어갈 수 없었다. 그래서 모스크에 들어가지 못하고 다만 모스크 주변을 돌아보아야 했다. 다시 기회를 찾아보기로 했다. 잘 가꾸어진 정원 조경수 그늘 아래에서 잠시 쉬면서 간식을 먹기로 했다. 자몽을 먹는다. 시원한 그늘에 새콤한 자몽이 입에 가득하니 기분이 좋다. 줄지어 키워지는 가로수는 참 질서 있게 잘 가꾸어지고 있다.
길 건너편에 보이는 관공서(Supreme Court Of Oman) 건물도 웅장하여 궁전 같다. 그 옆에는 개선문 같은 건축물도 비슷한 느낌을 준다. 그런데 국기가 모두 조기로 달려있다. 조의를 표하는 것인지, 아니면 원래 이 나라는 그렇게 게양을 하는지, 아니면 더워서.... 잘 모르겠다. 오만의 국기 이름은 칸자르 오 세페인(단검과 두 개의 칼)이다. 1970년 12월 17일에 제정되었으며, 현재의 국기는 1995년에 국기의 일부를 수정한 형태의 국기이다. 하얀색, 빨간색, 초록색으로 구성된 세 가지 색의 가로 줄무늬 바탕에 깃대 쪽으로 빨간색 세로 줄무늬가 그려져 있으며, 빨간색 세로 줄무늬 안에는 오만의 국장이 그려져 있다.
하얀색은 평화를, 빨간색은 적으로부터의 침략을 막는다는 의미를, 초록색은 오만의 푸른 산지와 풍요로운 대지를 의미한다. 단검과 두 개의 장검이 참 인상적이다. 잠시 쉰 후에 그 다음 목적지를 무스카트에 있는 기독교 교회를 찾아보기로 했다. 무슬림이 95%이고 술탄 국인 오만에서의 기독교 건물이 궁금했다. 지도를 보니 그랜드 모스크 뒤편이다. 걸어서 가기로 했다. 거리는 무척 뜨거워 걷기가 힘들었다. 그늘이 없고, 다니는 사람도 없고, 그저 도로에 차들만 쌩쌩 달려간다. 태양 열기에 달궈진 하얀 건물들이 더 덥게 느껴진다.
커다란 병원 단지를 지나간다. Ghala 지역이다. 힘들게 위치를 찾아갔는데, 낮은 담으로 둘러싼 빈 공간이다. 대문을 들어서니 넓은 주차장에 현대식 작은 건물들이 보인다. 입구 작은 동산에 Holy Spirit Catholic Church라는 글씨가 보인다. 오순절 교회(Church of God Muscat)도 있다. 십자가가 없는 건물들이 교회인데 문이 닫혀 있다.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교회가 있다는 것이 참 신기했다. 근처에는 외국인 학교(The American International School of Muscat (TAISM))도 있다. 나중에 알고보니 우리나라 한인 교회도 무스카트에 있단다. 좀 실망을 하고 다시 돌아 나왔다.
버스가 별로 보이지 않아 다시 걸어 나온다. 도로변에 외롭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맥도널드 가게(McDonalds Ghala Plaza Muscat Oman)를 발견했다. 규모는 작지만 최근에 지어진 것 같은 깨끗한 매장이다. 늦은 점심을 치킨으로 했다. 콜라와 감자 칩을 곁들여 먹었다. 일단 매장 안이 시원하고, 치킨도 맛있었다. 흰색 모자와 흰색 치마를 입은, 전통 복장을 한 젊은이 둘이 메뉴를 주문할 뿐 손님이 없다. 잘 쉬다가 나와서 다시 모스크를 끼고 걸어서 카부스 스트리트로 왔다. 아내는 양산을 쓰고 걷는다. 버스 정류장(AlAzaiba South)에서 1번 버스를 탔다. 몇 정거장을 달려 LuLu Hypermarket Bus Station Avenues에서 내렸다.
쇼핑센터 건물과 호텔 건물들이 가득하다. 건너편에는 무스카트 대학교 건물도 보인다. 오만 국기에 들어있는 문장, 단검과 장검의 형태가 길 건너편에 두 개 만들어져 있다. 잔디를 다듬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보인다. 골프장 잔디 깎는 기계를 타고 열심히 잔디를 깎고 있다. 인도 사람들 같다. 규모가 작지만 아름다운 모스크가 옆에 세워져 있다. Masjid Al Zawawi 모스크다. 모스크 앞에 있는 육교가 있어서 반가웠다. 겨우 길을 건널 수 있었다. 육교를 건너며 주변을 살펴보니 경관이 한 눈에 들어온다.
육교 아래를 지나는 차량들은 엄청 빠르게 끊임없이 지나간다. 육교를 건너 푸른색 돔이 있는 하얀색 궁전 같은 건물로 간다. 관공서(Mosque and the Ministry of Religious Affairs and Alaoakkak)란다. 주변의 잔디밭이 넓고 걸으면 감촉이 너무 좋다. 로터리 중앙에는 배 모양의 조형물도 전시되어있다. 그 옆에 산양 모양을 갖고 있는 자연사 박물관(Natural History Museum)이 있다. 건물들을 둘러보고 거리를 걷는데 너무 뜨겁고 지친다. 다시 도로를 건너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간다. 정류장도 엄청 멀다.
1번 버스를 타고 루위(Ruwi)지역 종점까지 다시 왔다. 루위 지역에 도착하여 거리의 사람들을 보니 좀 기운이 난다. 복잡하고 오래되 보이는 거리에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주로 남자들이다. 전통복장을 한 늙은이들은 커다란 나무 그늘에 앉아 놀고 있다. 복잡한 길을 걸어서 오전에 보았던 커다란 슈퍼(KM Trading Ruwi)로 들어갔다. 엄청 크고 넓은 슈퍼인데, 외국인, 주로 인도 사람들이 가득하다. 소고기가 싸다. 1kg에 10,000원 정도 하는 것 같다, 고추 절임과 토마토, 오이, 오렌지, 사과, 버터를 샀다. 작은 배낭에 가득 찬다. 숙소로 들어왔다.
일단 짐을 내려놓고 샤워를 했다. 소고기를 버터에 구워서 토마토와 오이로 저녁 식사를 했다. 초저녁 날이 어두워지자 거리 산책을 나갔다. 낮에는 문을 닫고 있던 가게들이 밤에는 문을 열어 훤하다. 어디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왔는지 거리에는 사람들도 많이 활기차다. 특히 귀금속 가게, 금과 다이아몬드 가게들이 화려하다. 규모도 크고 금 세공품도 다양하다. 주로 목걸이와 반지 등이다. 고객들은 주로 여성들인데 돈 많아 보이는 인도계 여성들이다. 유명한 인도 여자 배우들의 사진도 커다랗게 걸려있다.
엄청난 종류의 사탕가게도 눈에 들어온다. 먹거리를 파는 노점상도 연기와 냄새를 풍긴다. 중심 거리가 Souq Ruwi St이고 골목길도 많다. 거리를 걷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뜨거운 태양 아래를 걸어 다니니 더위를 먹은 것 같이 머리가 무겁다. 내일은 니즈와로 가려고 한다. 니즈와 숙소를 예약해 두고 위치를 찾아 주소와 지도를 캡쳐해 두었다. 오전 버스를 타야할 것 같다. 이렇게 오만에서의 두 번째 밤을 맞이한다.
2월 3일 경비- 시내 버스비 1.6리알, 치킨 4리알, 슈퍼 6.05리알,(12.65*3000=37,950원)
숙박비 54,706원
계 92,656원
누계3,71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