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 2016. 9. 18. 07:30~13:10 (5시간 40분)
- 이동경로 : 춘천역-신매대교-경강교-샛터삼거리-밝은광장-팔당대교-능내역-동서울터미널
- 이동거리 : 118km
당일 종주로 춘천을 가는 방법은 여러가지 있지만, 무조건 김천역에서 01시 33분에 출발하는 무궁화 열차를 타야 한다. 용산역에서 06시 출발하는 ITX 청춘열차를 타면 춘천역에는 07시 16분에 도착한다. 그런데 이 날 ITX 열차 타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다.
원래 북한강 종주는 금요일에 실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김천에는 추석 이후 연휴 내내 비가 온다고 예보하기에 아직 비가 오지 않는 금요일에 텃밭 정리하고 종주계획은 토요일로 옮겼다. 아뿔싸! 막상 토요일로 옮기고 보니 김천과 춘천 모두 비가 오는게 아닌가. 일단 10월로 계획을 미루기로 하고, 토요일 하루는 진종일 방바닥을 뒹글었다. 무척 지겨운 하루가 되고 말았다.
혹시나 싶어 일요일 날씨를 알아보니 춘천과 서울은 화창하겠다는 예보다. 토요일처럼 일요일을 허무하게 보내선 안 될 것 같아, 일요일 새벽 1시 안개비를 뚫으며 김천역을 향했다.
토요일 실컷 잠을 자서 그런지 별로 잠이 오지도 않지만 4시 30분경 서울역에 도착했어도 그다지 피곤하지도 않다. 떡을 먹으며 5시 20분 회기역 가는 1호선 첫 열차를 기다린다. 그런데 새벽에 먹은 떡 때문인지 속이 불편하고, 대장에서는 빨리 방출(?)해야 한다고 난리를 친다.
회기역과 상봉역은 열차 연결 시간이 맞지 않기 때문에 자전거로 이동해야 했다. 6시 춘천행 첫차를 타는데는 천만다행으로 지장이 없었다. 만약 방출(?)하기위해 대기했었다면 첫차는 포기해야 했을 것이다. 맨 앞칸으로 이동하여 거치대에다 자전거를 걸쳤다. 거치대가 없으면 서서 있어야 하는데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춘천역은 무인인증센터가 있지만 준비만 하고 있을 뿐 인증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큰 길을 따라 막연히 지전거 도로라 생각하고 따라가다 보니 소양호길 깊숙이 들어가고 있다. 지도를 확인해 보니 다리를 건너지 않았다. 2km를 되돌아 자전거 도로를 따라가는데 혹시나 춘천마라톤 코스와 겹치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대부분은 전혀 다른 길이다. 그러나 신매대교를 지나면서 의암댐까지는 많은 부분이 코스와 겹치게 된다.
10월 23일 춘천마라톤 대회에 다시 오겠지만 의암호는 참 아름답다. 주변에 감악산과 한북정맥에서 분기된 산줄기를 거의 섭렵한 나로서는 참 익숙한 풍경이라 더욱 반갑다.
시간당 30km 속도로 이동하지만 사진 찍느라 자주 멈춰섰다. 그러다보니 평속 20km/h로 찍힌다. 의암댐을 지나 강촌교에서 다리를 건너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강 왼쪽으로 라이더들이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모습을 보고 알아차렸다. 그렇다고 해서 길을 잘못 든 것은 아니다. 양쪽으로 다 자전거길이 있으니깐.... 춘성대교를 건넜지만 중앙분리대가 있는 곳이라 2~3km는 역주행을 하다가 횡단보도에서 강변로를 찾아 들어갔다.
경강교에서는 초등학교 2학년쯤 보이는 어린 아들과 함께 종주를 하고 있는 부자를 만났다. 규민이와 병민이가 초등학교 때 백두대간을 함께 종주하던 생각이 떠 올랐다.
샛터삼거리까지는 로드싸이클을 타는 의정부 사시분 분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무척 빠르게 이동한 것 같다. 평속 30km/h를 한참 넘기도 했다. 점점 팔당에 다가갈 수록 싸이클 타는 분들이 많아진다. 샛터 삼거리에서 멈춰서서 인증도장을 찍으려 할 때 그분과는 이별을 할 수밖에 없었다.
삼거리이기 때문에 딱히 잘못 들어섰다고 할 수는 없지만 마석으로 진입을 하고 말았다. 4km를 지나 커피숍이 있길래 커피한잔하며 길을 확인하자 팔당방향이 아닌 것은 확실하고, 되돌아 천천히 가더라도 동서울역에서 14시 10분 버스를 타는데는 지장이 없을 것 같다.국토종주 자전거길 노선도에는 마석역까지도 종주길이라고 함께 표시되어 있다.
밝은 광장에는 11시 30분에 도착했다. 20대 초중반의 아가씨 세명이서 처음인지 두번째인지 인증도장을 찍고 있을 때 내 수첩을 보여주자 무척 부러워하며 축하한다고 격려해준다.
마무리 인증(졸업장)을 유인센터에서 하고자 했지만 추석연휴라 월요일까지 쉰다고 한다. 수첩을 고객센터에 보내기로 하고 동서울터미널까지 30km를 다시 페달링한다. 자전거 도로를 꽉 메운 사람들 때문에 도저히 추월을 할 수가 없다. 팔당대교를 지나지 않고 강 오른쪽을 계속 진행하자 자전거도로는 그제야 한산해진다. 강 왼쪽(강남 방향)은 여러번 다녔지만 강 오른쪽(강북 방향)은 처음이다. 그러나 같은 강이라도 느낌은 천지 차이다. 마치 외국의 어느 유명한 강변에 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강변으로 연이어 오프한 그럴싸한 식당에는 손님들이 많아 당연히 동서울터미널 근처에도 음식점이 오픈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오산이다. 막상 터미널에 도착했지만 오픈한 식당이 전혀 없다. 터미널 바로 앞 포장마차 안에 막걸리가 보이길래 그냥 들어갔다. 국수와 김밥으로 점심을 떼우고 막걸리 한병을 비웠다. 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하자 오후 5시 30분이 되었다. 하루가 꽉 찬듯한 이런 느낌이 참 좋다.
북한강 종주를 끝으로 이제 모든 국토종주 인증을 마쳤다. 2016년 6월 18일 시작하여 3개월만에 81개의 인증과 국토종주 전체거리 1,781km를 모두 완주했고 실제 접속거리를 포함하면 약 2,000km를 이동했다.
이젠 또 뭐하지?
<비어 있는 춘천역 인증센터>
<습관적으로 저곳을 지날 때 마라토너들은 괴성을 지른다>
<의암댐>
<규민이와 춘천마라톤 종주할 때 사진 찍힌 장소>
<마석방향에서 보는 샛터삼거리 인증센터>
<마석가는 자전거길>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