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다녀온 사람이 중국박사
흔히 중국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중국을 한번 가본 사람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중국을 눈으로 직접 보았기 때문이다. 중국박사급이란다. 장님이 코끼리 다리 만지는 격이다. 중국을 조금 아는 사람은 중국을 몇 번 다녀온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중국석사로 중국을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이다. 중국에서 1년 정도 산 사람은 중국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는 중국학사이다. 왜냐하면 이게 중국인가 하면 또 다른 것이 나타나서 전에 알던 것과는 전혀 다른 일이 보여서 중국에 대해 도통 알 수 없다는 의미이다. 중국에서 10년 정도 산 사람은 중국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는 유치원생이란다. 보면 볼수록, 알면 알수록 알 수 없는 중국이기 때문이다. 아주 넓고, 엄청 다양해서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다는 의미이다. 중국은 정말 알 수 없는 양파라고나 할까? 그러한 중국에 대해서, 중국의 산에 대해서 말을 한다는 것은 무지의 극치를 보이는 것이다. 그럼에도 여기저기 몇 번 올라본 중국산을 보면서, 정말 알 수 없는 중국의 산에 대해 궁금했던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주차장에서 다시 차로 이동하는 중국의 산
우리는 산에 오를 때면 산 아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좁은 산길을 따라 땀을 뻘뻘 흘리며 정상으로 오른다. 중국의 산도 산 아래에 주차장이 있고, 그곳에 주차를 하는 것은 같다. 중국의 산은 우리의 산처럼 산 입구에서 바로 등산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산도 많다.
우선은 산 입구에 주차를 하고 입장권을 구입한다. 황산의 경우 230원, 우리 돈으로 하면 2010년 현재 약 45,000원, 헉헉이다. 아니 지리산, 설악산, 한라산을 가는데 45,000원이라면 ‘나는 안 가겠네’다. 엄청 비싼 입장료이다. 그런데도 산에는 사람들이 벌떼처럼 많다.
주차를 하고나면 걸어서 산으로 올라야 하는데 우리와 달리 마이크로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작은 버스를 타고서 좁은 산길을 20-30분간 다시 달린다. 좁은 산길은 지리산 종주도로처럼 꾸불꾸불하다. 좁은 2차선 산길을 조금 달리다 확 구부러진 길을 돌아 다시 달리고, 또 확 구부러진 길을 달리다 또 다시 구부러진 길, 이렇게 달리기를 30여 분 정도 한 후 하차한다. 달리는 동안 몸은 이리 밀쳐졌다 간신히 몸을 바로 세우면 또 다시 반대쪽으로 몸이 쏠리고, 그렇게 몇 구비를 돌고 돌아 도착한다. 이 대목에서 우스갯소리가 생각난다. 옆에 예쁜 아가씨가 앉아 있으면 ‘주여, 뜻대로 하소서!’ 하고, 반대편에 뚱뚱보 아줌씨가 있으면 ‘주여, 시험에 들지 말게 하소서!’ 한다는 이야기. 꼭 그런 상황이다. 주차장에 주차하고서 왜 작은 차로 옮겨 타고 또 한참을 달려야 하는가? 중국산에 오르면 이런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 차가 갈아타는 작은 버스다.
비로소 작은 버스에서 내려 등산을 시작한다. 등산은 작은 산길이 아니라 잘 정리된 넓은 돌계단이 길게 늘어서 있는 것을 밟아 올라간다. 돌계단의 길이가 한 3미터 정도 되게 넓다. 몇 백 개의 계단을 오르면 되는 것이 아니라 넓기만 넓은 산 전체가 온통 돌계단이다. 황산의 경우는 16만 개의 돌계단이 있다. 산 전체가 온통 돌계단인데, 이 돌계단을 1500년 전에 만들었단다. 이 많은 돌계단을 누가, 왜, 어떻게 만들었을까? 또 그것도 자연석 돌을 파서 만들었다니. 이런 황당한 일이 있을 수 있는가? 황산의 소나무는 흙을 보지 못 하고 살아간다는데 황산은, 아니 중국산은 흙을 밟지 않고 돌계단만 밟다 온다. 산 정상 부근에는 좁은 돌계단이 있다. 큰 바위를 정으로 쪼아 계단을 만들었다. 대단한 정성, 존경스럽다.돌계단은 자연보호인가, 자연파괴인가?
좁은 돌계단. 큰 바위를 정으로 쪼아 계단을 만들었다. 대단한 정성, 존경스럽다.
계곡에서 이어진 돌계단
끝없이 이어진 돌계단, 오르기 전에 쳐다만 봐도 질린다, 질려! 어쩌잖은 거여, 시방!
계단아! 너, 정말 이래도 되는 거야! 내 관절을 시험하는 거냐! 좋은 말 할 때 작작해라, 알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