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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단계 하느님의 뜻 영성 교육 (제13강의)
제2장 성모님께 관한 말씀
3. 천상의 책 제17권 ~ 제18권
성모님의 원죄 없는 잉태와 시험에 대하여
17-25,1 존엄한 여왕이신 어머니의 원죄 없는 잉태에 대하여 생각하고 있노라니, 그 탁월한 특성과 아름다움과 경이로운 점들이 내 정신 안에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원죄 없는 잉태는 과연 하느님께서 피조물 안에 행하신 다른 모든 기적을 뛰어넘는 기적일 것이다. 그런데 한편 이런 생각도 들었다.
2 '원죄 없는 잉태는 정말 굉장한 기적이지만, 내 천상 엄마께서는 그 잉태 중에 아무런 시험도 받지 않으셨다. 하느님 편으로 보나, 하느님께서 그토록 행복하고 거룩하게 특은을 입혀 창조하신 어머니의 본성으로 보나, 모든 것이 어머니께 유리하였다. 그러니 무엇이 어머니의 영웅적인 용맹성을 입증할 시험이 되었겠느냐? 그렇다면 하늘이 천사들도 에덴동산의 아담도 시험을 면하지 못했으나, 여왕이시며 하느님 아드님의 어머니이신 그분만은 시험에서 제외되셨고, 따라서 이 '만물의 여왕'이신 분의 존엄하신 머리만은 시험(의 통과)에서 나오는 지극히 아름다운 후광도 제외되셨던 것일까?'
3 그렇게 혼잣말을 하고 있노라니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나의 내면에서 기척을 내시며 말씀하셨다. "딸아, 아무도 시험을 겪지 않고서는 내게 받아들여질 수 없다. 만약 시험이 없었다면, 내가 자유인이 아닌 노예 어머니를 갖게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노예근성이란 우리 (성삼위와)의 관계 속에 들어올 수 없으므로, 우리의 활동과 자유로운 사랑에 참여할 수도 없다.
4 내 엄마는 잉태의 첫 순간에 첫 시험을 받으셨다. 그분은 최초의 이성적인 행위를 하실 수 있게 된 순간부터 한편에 당신 자신의 인간적인 뜻이 있고 다른 한편에 하느님의 뜻이 있으며 양자택일의 자유가 자신에게 맡겨져 있다는 것을 아셨다.
5 그러자 그분은 단 한 순간도 지체하지 않고, 자신이 어느 정도로 전적인 희생을 바치고 있는지를 자각하면서 우리에게 자신의 뜻을 내주었으며, 다시는 그것을 알려고도 하지 않으셨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뜻을 그분에게 선물로 주었다.
6 이처럼 양편이 서로의 뜻을 주고받자, 모든 빼어난 자질과 아름다움과 놀라운 기적과 은총의 무한한 바다가, 모든 피조물 중 가장 큰 특은을 받으신 그분의 원죄 없는 잉태 안으로 쏟아져 들어간 것이다.
7 그러니 내가 시험에 부치는 것은 언제나 (인간의) 뜻이다. 모든 희생을 바치고 죽음까지 불사한다고 하더라도 (나의 뜻과 일치된 인간의) 뜻이 없다면 내게는 역겨운 것인즉, 도무지 내 눈길을 끌지 못한다. 너는 알고 싶지 않으냐? 이리도 거룩한 피조물 안에서 우리가 행한 가장 놀라운 일이 무엇이었는지를? 또한 아무도, 실로 아무도 대등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이 피조물의 가장 위대한 영웅성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8 그분은 우리의 뜻과 함께 삶을 시작하셨고 계속 그렇게 사셨으며 마침내 그 삶을 완성하셨다. 따라서 그분은 당신이 시작하신 시점에서 완성하셨고, 완성하신 시점에서 시작하셨다고 말할 수 있다.
9 그러니 우리가 행한 가장 놀라운 일은, 내 엄마의 생각과 말과 숨과 심장 고동과 동작과 발걸음 하나하나마다 우리의 뜻이 그 위로 쏟아져 들어간 일이었다. 그러면 그분은 당신 안에서 활동하는 영원하고 신적인 심장 박동과 그러한 생각과 말과 숨의 영웅적 자질을 우리에게 봉헌하셨다. 이것이 그분을 얼마나 드높였는지 우리가 본성적으로 지니는 지고한 높이에 그분은 은총으로 도달해 있을 정도였다.
10 이 놀라운 일에 비하면, 그분의 다른 특권과 특은들 및 바로 원죄 없는 잉태의 특전까지도 전혀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이것이 일생토록 그분을 확고부동하게, 건실하고 힘차게 한 점이기도 하였다.그분에게 쏟아 부은 나의 계속적인 뜻이 그분을 신성에 참여하게 하였고, 내 뜻을 그렇게 끊임없이 받음에 의해 사랑에도 강하고 고통에도 강하게 되셨으니, 이는 다른 모든 사람과 두드러지게 구분되는 점이었다.
11 그분 안에서 활동한 우리의 이 뜻이 '말씀'을 지상으로 끌어당겼고, 사람이요 하느님인 나를 인간의 개입 없이 잉태할 수 있는 신적 생식력의 씨를 형성하여 그분으로 하여금 당신 창조주의 어머니가 될 자격을 갖추게 했던 것이다.
12 이것이 내가 항상 내 뜻에 대해 강조하는 이유다. 내 뜻은 영혼을 내 손에서 나왔을 때와 같이 아름답게 보존하며, 자기 창조주의 원형(원형)처럼 드높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얼마나 위대한 일을 많이 하고 큰 희생을 바치건 그 안에 내 뜻이 없으면 나는 받아들이지 않으며 인정하지 않는다. 그런 것은 내 음식이 되지 못한다. 내 뜻이 없는 것은 지극히 훌륭한 것이라고 해도 인간 자신의 뜻과 자만심과 탐욕의 먹이가 될 따름이다."
모든 선을 소유하신 성모님
17-37,5 그것은 그분께서 내 어머니요 동정녀이며 여왕으로서 내 구원 사업의 모든 선들을 맡아 가지고 계셨기에, 내가 그분을 구원된 모든 사람의 으뜸 자리에 오르시게 하면서 다른 누구에게도 주어지지 않을, 뚜렷하고 유일무이하며 독특한 사명을 그분에게 맡겼기 때문이다.
6 그분께서 소유하시지 않은 선을 도무지 없었다.사도들 자신과 온 교회도 그분께 의지하며 그분에게서 그것을 받았으니, 곧 모든 선이 그분에게서 나왔던 것이다. 내 어머니이신 그분의 모성적인 가슴에 내가 만물과 만인을 맡긴 것은 지당한 일이었다. 모든 것을 품어 안고, 모든 사람에게 모든 것을 줄 수 있는 능력은 오직 내 어머니에게만 있었던 것이다.
예수님과 성모님의 유일무이한 사명
17- 40,2 딸아, 어떤 사명 내지 임무에는 대단한 선물과 은총과 재산과 특권들이 그 안에 들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만일 이를 받은 사람이 그 임무를 돌보지 않는다면 받아 가진 그 위대한 선물들은 불필요한 것이 될 것이다. 그것이 그에게 주어진 것은 그 임무를 완수하는 데에 필요하기 때문이었으니 말이다.
3 내 인성은 내 신성으로부터 영혼 구원의 사명을, 즉 사람들을 속량해야 하는 '구원자'로서의 임무를 받았다. 이 임무로 인해 그들의 영혼 및 고통과 보속이 내게 맡겨졌다. 그러므로 나는 모든 것을 내 안에 지니고 있었다. 나의 인성이 만약 단 하나의 영혼, 단 하나의 고통, 단 하나의 보속이라도 빼놓았다면 구원자로서의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을 것이고, 각 영혼에게 줄 필요가 있는 모든 은총과 재산과 빛을 내 안에 지니고 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4 또한, 비록 모든 영혼이 다 구원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나로서는 모든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그들 각자에게 필요하고도 넘치는 은총을, 모든 선들을 내 안에 가지고 있어야 했으니, 이것이 구원자인 나와 나의 그 임무에 합당한 품위요 영예이기도 하였다.
5 이와 같은 현상은 지평선 위로 떠오르는 태양에게도일어난다. 그것은 모든 사람에게 줄 수 있을 만큼 많은 빛을 내포하고 있다. 비록 모든 이가 그 빛을 누리기를 원하지는 않더라도 태양은 그것이 지닌 유일무이한 임무로 말미암아 사람들이 거부하는 빛까지도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태양에게 합당한 이유는 땅에 열을 주면서 빛으로 온 땅을 싸안는 유일한 구체(球體)가 되도록 하느님께서 태양을 창조하셨기 때문이다.
6 과연 어떤 것, 곧 어떤 임무가 오직 하나뿐일 때에 이 임무를 완수하려면,티끌만큼도 모자람 없이 다른 사람들에게 줄 수 있을 만한 선을 지니고 있을 필요가 있다.
7 하물며 영혼들의 새로운 태양이 되어야 했던 나는 한층 더 그러하지 않았겠느냐? 나는 모든 사람에게 빛을 주고 모든 것을 내 빛으로 싸안아 지존하신 하느님께 데려가야 했고, 모든 행위들을 내포한 하나의 행위를 하느님께 봉헌해야 했으며, 그리하여 넘치도록 풍성한 빛이 그들 모두에게 내려오게 함으로써 모두를 안전하게 해야 했으니 말이다.
8 나 자신 외에도 내 천상 엄마 역시 '천주 성자의 어머니'라는 유일무이한 사명과 인류 '공동 구속자'가 되어야 하는 임무를 맡으셨다. 그분은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어야 하는 사명으로 인해 얼마나 풍부한 은총을 입으셨는지. 하늘과 땅의 다른 모든 피조물의 모든 것을 다 합친다고 해도 절대로 그분과 대등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 점만으로는 당신 모태 속으로 '말씀'을 끌어당기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
9 그분은 모든 피조물을 싸안으셨고, 그 모두를 대신하여 지존하신 하느님께 사랑과 보속과 흠숭을 바치셨다. 이와 같이 인류가 대대로 하느님께 지고 있는 모든 빚을 그분께서 홀로 갚으신 것이다. 그러므로 그분의 순결한 마음속에는 하느님과 다른 피조물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이 있었으니, 하느님께서 이 동정녀 안에서 모든 이의 사랑의 보답을 보시고 기뻐 어쩔 줄 모르시며 그 태 안에 잉태되셨던 것이다.
10 내 어머니는 그렇게 나를 잉태하시자 곧바로 공동 구속자의 임무를 떠맡으셨고, 모든 고통과 보속과 배상을 나와 함께하시면서 만인에 대한 모성애를 기꺼이 받아들이셨다. 그러니 그분의 마음속에는 각 사람에 대한 모성 근성이 있었다. 내가 십자가 위에서 내 어머니를 만인의 어머니로 선포했던 것은 그러므로 진실하고도 마땅한 일이었다.
11 그분은 사랑에도 고통에도 또 모든 것에도 나와 함께해 주셨고, 나를 홀로 버려두는 법이 없으셨다. 영원하신 하느님께서 오직 내 어머니 한 분에게서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실 정도로 어머니 안에 많은 은총을 넣어 주시지 않았다면, 인류를 구원하시려고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시지 않았을 것이다. 여기에 '말씀의 어머니'라는 사명을 띠신 그분이 그 사명으로 말미암아 만물을 싸안고 또 능가해야 했던 필요성과 당위성이 있는 것이다.
하느님 뜻의 축일로 불려야 할 성모 승천 축일
18-2,8 그 후 나는 천상 엄마의 승천 축일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애정 깊고 감동적인 어조로 이어서 말씀하셨다.
9 "딸아, 이 축일의 참된 이름은 '하느님의 뜻 축일'이 되어야 한다. 인간의 뜻은 하늘을 닫고 창조주와의 유대를 끊으며 불행과 고통이 세상에 들어오게 하여, 조물이 하늘에서 누렸을 축제의 기쁨에 종지부를 찍었다.
10 그런데 '만물의 여왕'이신 이 사람은 모든 일 속에서 언제나 영원하신 하느님의 뜻을 실행했으니 - 그뿐만 아니라 그의 생명이 바로 오직 하느님의 뜻이었다고 할 수도 있었다. - 그리함으로써 하늘을 열고 영원하신 하느님과 유대를 맺었으므로, 이 사람과 함께 하늘에 축제들이 다시 열리게 되었다.
11 이 사람이 지고한 뜻 안에서 행한 각각의 행위마다 그가 하늘에 시작한 축제였다. 그것은 그가 이 축제를 장식하려고 만든 태양들이었고, 천상 예루살렘을 즐겁게 하려고 그가 보낸 아름다운 음악들이었다. 그런즉 이 축제의 진정한 원인은 내 천상 엄마 안에서 활동하며 완성된 하느님의 영원한 뜻이었다.
12 이 영원한 뜻은 내 엄마 안에서, 하늘과 땅을 놀라게 하면서 끊을 수 없는 사랑의 끈으로 영원하신 분을 묶으며 '말씀'을 그 모태 안으로 끌어넣을 정도로 큰 기적들을 행했으니, 천사들은 좋아서 어쩔 줄 모르며 서로 이렇게 되뇌었다.
13 '이 탁월한 피조물에게 보이는, 일찍이 본 적 없는 이리도 큰 영광과 영예, 이리도 놀라운 위대함과 기적들은 대체 어디에서 오는 걸까? 그런데 이 사람은 귀양살이 하는 땅에서 올라오고 있다!
14 그리하여 천사들은 이 피조물 안에서 활동하는 생명이 그들 창조주의 뜻임을 알아보고 놀라움에 잠겼다. 그리고 두려워 떨면서 외쳤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지존하신 우리 주님의 뜻에 영예와 영광이 있나이다. 이 지극히 높으신 뜻이 자기 안에서 활동하시게 한 이분께도 영광이, 삼중의 거룩함이 있나이다!'
15 그러므로 무엇보다도 내 뜻이, 지극히 거룩하신 내 어머니의 승천일에 경축되었고 또 경축되고 있다. 오직 내 뜻 만이 내 어머니를 그토록 높이 오르게 하며 만인 중에 빼어나게 했던 것이다.
16 나의 이 놀라운 뜻을 소유하시지 않았다면, 그분의 다른 모든 것은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내 뜻이 그분에게 신적 생산력을 주어 '말씀의 어머니'가 되시게 했고, 모든 피조물을 다 보고 다 싸안을 수 있게 하여 모두를 신적 모성으로 사랑하는 '만인의 어머니'가 되시게 했으며 또한 다스리고 지배하게 하여 '만물의 여왕'이 되시게 했기 때문이다.
17 그날 내 뜻은 첫 영예를 받았고 창조 활동의 영광과 그 풍성한 열매를 거두었으며, 내 사랑하올 어머니 안에서 행한 업적이 찬양되는, 결코 중단되지 않을 축일을 시작하였다.
18 이 '천상 여왕'께서 하늘로 올림을 받으셨을 때에는 하늘이 나에 의해 열려 있어서 이미 수많은 성인들이 천국을 소유하고 있었던 때였지만, 그럼에도 하느님의 지고한 뜻을 모든 것 속에서 이루신 이 여왕이 그것의 일차적 원인이었다. 우리는 따라서 지극히 거룩한 뜻을 그처럼 영예롭게 빛내시며 이 놀라운 뜻을 진실로 소유하고 계셨던 그분이 '지고한 의지를 기리는 첫 축제'를 열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19 오! 숭고한 이 여왕께서 영원한 태양인 하느님의 지고한 의지에 감싸여 가장 높은 천국의 궁궐 한가운데로 들어오시는 것을 보자, 온 천국 주민이 그 영원한 뜻을 얼마나 드높이 기리며 찬미 찬양했던지!
20 그들은 그분이 '지고한 피앗'의 능력으로 온통 뒤덮여 있음을 보았다. 단 하나의 심장 박동에도 이 피앗의 인장이 찍혀 있지 않은 것이 없었으니, 모두가 경탄하며 그분을 바라보았고, '올라오십시오. 더 높이 올라오십시오. 지고하신 피앗을 이리도 영예롭게 빛내신 분, 우리가 이분을 통하여 천국에 있게 되었으니, 이분께서 가장 높은 어좌에 앉으시어 우리의 여왕님이 되시는 것이 마땅하고도 옳은 일입니다.'하고 말하였다.
21 그리고 내 엄마가 받으신 가장 큰 영광은 하느님의 뜻이 영광을 받으시는 것을보시는 것이었다.
마리아와 루이사
18-6.1 평소와 같은 상태로 있는 중에 내 하찮은 마음이 극히 숭고한 어떤 분위기에 싸여 있음을 알았다. 하느님을 뵙고 있는 것 같았는데, 과연 천상 아버지의 한쪽 무릎 위에 여왕이신 엄마가 마치 돌아가신 것처럼 꼼짝도 않고 계셨다. 아무래도 생명이 없어 보였다.
2 깜짝 놀란 나는 '내 엄마가 돌아가셨다. 하지만 얼마나 행복한 죽음이랴! 우리 창조주의 무릎 위에서 죽는 것은!' 하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엄마의 몸에서 분리된 듯 한 그분의 뜻이 거룩하신 아버지의 손에 들려있었다. 나는 놀라움에 잠겨 바라보고 있었을 뿐, 눈앞에 보이는 이 광경이 무슨 영문인지 알 수 없었다. 그때 하느님의 옥좌로부터 이렇게 말씀하시는 음성이 들렸다.
3 "이는 뽑힌 자들 중에서도 뽑힌 사람, 온전히 아름다운 사람이다. 우리 (성삼위)에게 자기의 뜻을 선물로 바친 유일한 피조물이니, 그것을 우리 손에 맡기고 우리 무릎 위에 죽은 듯이 가만히 있었던 것이다. 우리도 그 보답으로 우리의 뜻을 선물로 주었는데,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최상의 선물이었다.
4 왜냐하면 이 지고한 뜻을 받아 가짐으로써 '말씀'을 세상에 내려오게 하여 인류 구원 사업이 이루어지게 할 능력도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인간적인 뜻이었다면 우리를 지배하거나 끌어당길 능력이 없었겠지만, 우리가 이 비할 데 없는 사람에게 준 신적인 뜻은 우리를 이기고 정복하며 황홀하게 하기도 하였다. 그러기에 저항할 수 없어진 우리는 '말씀'을 땅으로 보내달라는 그 청원에 항복했던 것이다.
5 이제 우리는 네가 우리의 다른 쪽 무릎 위에 올라와서 네 뜻을 우리에게 주고 죽은 듯이 가만히 있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하여 너의 뜻이 너에게 더는 없는 것처럼 우리 손안에 죽은 상태로 있는 것이 보이면, 우리의 뜻을 선물로 줄 작정이다. 또한 그런 너를 통해서, 즉, 너에게 주어진 우리의 이 뜻을 통해서, 우리의 '피앗'이 땅에서도 살기 위해 다시 갈 것이다.
6 우리의 양 무릎 위에 죽은 듯이 가만히 있는 이 두 뜻이 수많은 반항적인 뜻들을 배상하는 몸값이 되리니, 우리는 그들을 다른 사람들의 모든 죄악들을 기워 갚을 소중한 보증으로 간직하겠다. 그들이 우리의 뜻으로 우리에게 보속을 바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7 그 음성이 더 이상 들리지 않을 무렵, 아버지의 다른 쪽 무릎 위에서 내가 마지막 숨을 쉬며 죽어 가고 있음을 알았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나 자신 안에 돌아와 있는 나를 보기도 했는데, 그 내가 내적으로 느낀 것은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었다. 말할 수 있는 것은 다만 나의 뜻이 다시는 결코 내 안에 들어오지 않고 오로지 하느님의 뜻만이 내 안에서 생명을 지니게 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하고 있었다는 것뿐이다.
8 아, 그렇다! 하느님의 뜻만이 모든 선을 가져오며 영혼들 안에 예수님을 재현할 수 있다. 또한 '창조 피앗'을 되울리면서 마치 단숨에 하는 것처럼 순식간에 만물과 만인을 싸안고 하느님께 창조와 구원과 성화 사업에 대해 보답할 수도 있다. 우리 안에서 활동하는 이 거룩하신 뜻은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으니, 정녕 만물 위에 군림하여 다스리는 참된 여왕이다.
하느님 뜻의 자녀들에 대한 성모님의 역할
18-6,9 나중에 나는 아기 예수님을 팔에 안고 계신 내 천상 엄마를 뵈었는데,입 맞추며 아기를 가슴께로 추어올려 지극히 깨끗한 젖을 주시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씀드렸다. "엄마, 그런데 저에게는, 저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않으시렵니까? 제발, 적어도 엄마가 예수님께 입 맞추실 때에 저의 '사랑합니다.'를 엄마의 입과 예수님의 입 사이에 두는 것만은 허락해 주십시오. 저의 작은 '사랑합니다'가 두 분께서 행하시는 모든 것 안에 흘러들게 하려는 것입니다."
10 그러자 어머니께서 이르셨다. "딸아, 부디 그렇게 하여라. 너의 작은 '사랑합니다'를 나와 내 아들의 입뿐만 아니라 우리둘 사이의 모든 행위들 안에도 갖다 놓아라.
11 너는 이 점을 알아야 한다. 내가 내 아들에게 행한 모든 것에는 장차 하느님의 뜻 안에서 살게 될 영혼들에게도 그렇게 하려는 지향이 들어 있었다. 왜냐하면 그들이 하느님의 뜻 안에 있으면 내가 예수에게 행한 모든 행위를 받아들일 준비를 갖추고 있을 것이다. 내가 그것들을 맡길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12 그러므로 내 아들에 대한 나의 입맞춤은 그들에 대한 입맞춤이 되기도 하였다. 그들이 내 아들의 지고한 뜻 안에 그와 함께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그들은 내 아들 안에 정렬한 듯 늘어선 첫 사람들이었으니, 내가 내 아들에게 행한 모든 것에 그들도 참여시키는 것이 내 모성적 사랑의 요구이기도 했던 것이다. 또한 이 거룩한 뜻 안에서 살려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은총이 필요하기에, 나는 나의모든 재보와 은총과 고통들을 그들이 마음대로 쓸 수있는 곳에 두어, 그들의 도움과 보호와 힘과 지주 및 빛이 되게 하기도 하였다.
13 이리하여 하늘에 계신 아버지 뜻의 자녀들을 내 자녀들로 가지게 된 나는 행복감을 맛보았고 더없이 큰 영예를 누리게 되었다. 나 또한 아버지의 뜻을 소유하고 있었으므로 그들을 내게서 태어난 자녀들로 여길 수 있었던 것이다.
구원 사업에서 성모님과 예수님의 역할
18-13,15 '영원한 말씀'이 구원 사업을 하러 지상에 오기 위해서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사천 년이라는 긴 시간이 요구되었고, 이 기간 동안 구원 사업의 위대한 선을 얻기 위한 준비로 사람들이 해야 할 모든 행위들이 정해져 있었다. 또한 지고하신 임금님께서 '말씀'의 강생이 사람들 가운데 가져올 같은 선을 알리려고 주신 모든 은총과 지식도 정해져 있었다. 여기에 구약의 족장들과 성조들, 예언자들과 모든 선인들이 포함된다. 이들은 대망의 구원 사업의 성취를 위해서 그들의 행위들로 길을 덮고 계단을 덮기로 되어 있었던 것이다.
16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그들의 행위가 얼마나 선하고 거룩하건, 그들과 하느님 사이를 갈라놓는 원죄의 장벽이 너무나 높이 솟아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원죄 없이 잉태된 동정녀가, 순결하고 거룩하며 하느님께서 주신 모든 은총으로 부요한 동정녀가 필요하였다.
17 하느님께서 사천 년 동안 수행되어 온 그 모든 선한 행위들을 전부 동정녀 자신의 것으로 삼게하셨고, 동정녀는 이 행위들을 그녀 자신의 죄 없는 무구(無垢)함과 성덕과 순결로 덮어, 하느님께서 이 무구하고 거룩한 피조물의 행위들을 통해 저 행위들을 보시게 되었다. 동정녀는 옛적의 행위들을 죄다 받아들여 지니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녀 자신의 행위들로 그 모든 것을 뛰어넘고 있었다. '말씀'이 지상에 강생하는 은혜를 얻어 낸 것은 그 때문이었다.
18 옛적의 모든 선행들은 돈으로서의 가치가 없는 다량의 금은과 같다. 이러한 귀금속은 그 자체의 가치는 지니고 있지만, 왕의 초상이 찍혀 있어야 금화나 은화로 불릴 수 있고, 그 왕국 안에서 화폐의 자격으로 유통될 수 있다. 그런데 왕이 금이나 은을 손에 넣고 주화의 형태를 부여하며 왕 자신의 초상을 찍는다고 가정해 보아라. 그 금이나 은은 즉각 화폐로 통용될 자격을 획득하지 않겠느냐?
19 그렇게 한 것이 바로 저 동정녀였다. 하느님의 뜻을 온전히 소유하고 있었으므로 그 자신의 무구함과 성덕과 하느님 뜻을 예로부터의 저 모든 행위들 위에 찍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한꺼번에 하느님께 바침으로써 대망의 '구원자'를 얻어 내었다. 그러므로 이 동정녀는 '말씀'을 강생하게 하는 데에 필요한 모든 행위들을 완성하였다.
20 그러나 이것이 끝은 아니었다. 이 구원자가 지상에 자신의 활동 영역을 가지고, 또 원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하늘 나라를 사기 위한 화폐로 그 활동을 사용하게 하기 위해서도 그 무구함과 성덕과 하느님 뜻의 날인이 필요하였다. 그리고 사람을 천국으로 오르게 하기 위해서 '말씀' 자신의 활동의 날인도 필요하였다. 동정녀의 날인이 나를 피조물 가운데로 내려오게 하기에 족했다면, 사람을 올라가게 하기 위해서는 내 거룩한 활동이 필요했던 것이다.
21 나는 그러므로 저 모든 행위들을 싸안고 나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그 전부를 보속하였고, 모든 것을 완성했으며, 첫 사람에서부터 이 세상에 태어날 마지막 사람에 이르기까지 모두를 위하여 모든 선행에 거룩한 인장을 찍었다.
22 그리고 이 인장은 일찍이 유례가 없었던 내 고통과 내 피로 만든 것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관대한 임금처럼 모든 이에게 천국을 살 수 있는 화폐를 주었으니, 이 모든 것은 '창조되지 않은 지혜'가 미리 정한 것이었고, 따라서 단 하나의 행위도 빠뜨리지 않고 구원 사업을 이루게 했던 것이다.
[출처]
제2단계 하느님의 뜻
영성 교육 (제13강의)|작성자
도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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